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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가우디의 작품을 꼽으라면 그건 누가 뭐래도 당연히 라 사그라다 파밀리아다. 그리고 조금 더 꼽아 보라면 카사 바트요 Casa Batillo 카사 밀라 Casa Mila 를 꼽게 된다. 두 건물은 모두 바르셀로나의 청담동인 그라시아 거리에 있다.

 

(두 건물과 주변 거리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http://fivecard.joins.com/1181 이쪽 참조. )

 

첫날 그 주변을 돌아봤고, 넷째날에는 건물 안까지 들어가서 살펴봤다. 소감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카사 바트요는 가우디의 다보탑, 카사 밀라는 가우디의 석가탑이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고르라면 카사 바트요 쪽.

 

 

 

카사 바트요의 모습이 무엇을 본뜬 것인가에 대해서는 나비 모양, 고양이 모양, 해골 모양 등 여러가지 설이 있다. 

 

 

 

위 사진을 보면 이 건물을 왜 '뼈로 만든 집'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건물 한채가 전부 인체의 뼈대를 압축한 것이란 주장도 있다.

 

 

한편 카사 바트요의 옥상을 보면 용의 비늘과 등뼈가 드러난다. 이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용이라는 설.

 

 

 

뭐 이런 데를 보면 너무나 명백하게 고양이 해골인데, 이게 나비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꽤 있다고.

 

 

 

아무튼 카사 바트요는 전체 모습을 찍기가 꽤 까다롭다. 앞의 보도가 좁은데다 건물이 동향이라 오후에는 항상 역광이 된다. 차라리 밤에 가서 야경을 찍는게 좋을 듯. 야경은 이렇게 환상적으로 나온다고 한다.

 

 

 

이건 기본 조명이고, 여기서 더 나가아면 특정한 날마다 다양한 조명으로 이 건물을 화려하게 꾸민다고 한다. 안 봐도 엄청나게 멋질 것 같다. 앞으로 바르셀로나를 방문하시는 분은 밤의 카사 바트요를 놓치지 마시기 바란다. 나는 야경은 못 봤다.

 

대신 적잖은 입장료를 내고 건물 안으로 진입.

 

무려 1인당 20.35유로다. 바르셀로나 시내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10%로 할인권을 주긴 하는데 그래 봐야 18.3유로. 몇 층 되지도 않는 건물 치고는 정말 비싼 입장료가 아닐 수 없다.

 

 

 

1층. 바로 들어가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의 작은 공간이 나오는데, 여기부터 예사롭지 않다. 두 개의 도자기 형상이 방문자를 반기는데 그 바로 위에 앙증맞은 채광창이 따로 나 있다. 이게 바로 이 건물에 담긴 철학을 압축한 모습.

 

 

 

2층의 응접공간.

 

 

밖을 내다보면 이런 모습이 된다.

 

 

 

흔히 말하길 '가우디의 건물에는 직선이 없다'고들 하는데, 방 구조를 보면 금세 알 수 있지만 직선이 있긴 있다. 하지만 최대한 직선을 직선같지 않게, 원만한 선으로 감싸게 디자인 된 것만은 분명하다. 그 아름다움이 탄성을 자아낸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채광. 이 건물 2층에서 가장 어두운 공간이다. 하지만 책상에 앉으면 바로 앞의 불투명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이용해 충분히 책을 읽을 수 있다.

 

무슨 수를 써서든 자연광이 건물 안의 깊숙한 속살에까지 미치게 되어 있는 디자인. 가우디가 괜히 가우디가 아니다.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복도. 정면에 보이는 작은 유리 문은 엘리베이터 룸이다.

 

 

 

어찌 보면 해골 무늬같은 창이 잇달아 있어 약간 코믹하게 보이기도 하는데 사실 그 해골의 입 부분에 나 있는 세 줄의 구멍은 환기구 역할을 한다. 아무튼 푸른 색 타일로 장식된 계단 회랑이 마냥 아름답다.

 

 

 

2층 바깥쪽에 있는 작은 테라스.

 

 

 

그리고 그 테라스에서 바라본 카사 바트요의 뒷면. 앞면만큼 아름답지는 않다는 느낌이다.

 

어쨌든 그 중간 층은 입주해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

 

 

 

몇층 더 올라가면 천장의 채광창이 바로 보인다. 이 빛 역시 사방으로 나 있는 창을 통해 각 층의 공간으로 전달된다.

 

물론 공기도.

 

 

 

 

 

중간 층의 굳게 닫힌 문들. 이 안으로도 들어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1층과 2층, 그리고 맨 꼭대기층만이 공개된다.

 

 

이것이 꼭대기층의 복도.

 

 

어디서나 나선 계단은 기본이다. 이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간다.

 

 

꼭대기층의 시뮬레이션 룸에선 카사 바트요에 조명을 비추면 어떤 모습이 되는지를 모형으로 보여준다.

 

 

카사 바트요 옥상에서 뒤편을 바라보면 그라시아 거리의 이런 광경이 보인다.

 

 

 

그리고 옥상 앞쪽으로 가면,

 

이런 기둥들이 보인다. 바로 가우디 특유의 트렌카디스(trencadis) 기법이 사용된 전형적인 예다.

 

 

 

동화속 같은 굴뚝 너머로 용의 등뼈가 보인다.

 

 

 

카사 바트요의 상징인 마늘 십자가와 용의 등 껍질.

 

 

정면에서 바로본 길 건너편.

 

 

 

 

 

 

 

 

다시 옥상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뭐 화장실은 그리 특이하지 않다.^^

 

기념품 샵으로 향했다.

 

 

 

 

 

 

확실히 스페인이 디자인 강국임을 느끼게 한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가우디가 직접 디자인했다는 바로 이 의자.

 

그렇다. 사진을 키워 보면 가격이 1400유로. 뭐 한국 돈으론 약 200만원밖에 안 한다.

 

보면 볼수록 예쁜데 그냥 몇개 사 올 걸 그랬다. 가격도 얼마 안 하는데... (스페인 여행 카드 영수증을 받고 슬슬 미쳐가고 있음)

 

 

이건 미니어처. 하지만 가격은 결코 미니어처가 아니었다.^^ 디자인 값.

 

평소보다 조금 짧은 포스팅으로 마친다.

 

카사 바트요를 본 소감은 '어쨌든 죽기 전에 다시 와서 알록달록 야간 조명으로 물든 카사 바트요를 다시 보고 싶다'다.

 

 

 

다음 순서는 기대하시라 카사 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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