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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엔 후다닥 올립니다.

 

3월 공연/음악계가 꽤 풍성합니다. 조카들 졸업/입학 선물로 지출이 많으셨던 분들은 주머니 사정이 안 좋으실 수도 있겠지만, 월 10만원 정도는 나만을 위한 지출로 남겨 두셔도 좋을 듯 합니다.

 

생각해 보면 꽤 좋은 습관일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그 돈 모아 봐야 다른 큰 일 못해요. 2년 모아야 명품 비슷한 백 하나 살 정도... 그러니까 마음을 살찌우는데 팍팍 쓰세요.^^

 

 

 

 

 

 

10만원으로 즐기는 3월의 문화생활가이드

 

 

우선 뮤지컬 마니아들이 흥분할 만한 소식. 지난해 7월 라민 카림루가 소리소문없이 내한공연까지 하고 나가더니 이번엔 알피 보 내한공연 소식이 들어와 있네. 315일 예술의전당.

 

혹시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면 알피 보는 현재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주연 테너야.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역으로 특히 잘 알려졌지. DVD로 발매된 레미제라블 25주년 기념 공연을 통해 국내 뮤지컬 마니아들에게도 친숙한 편이야.

 

당연히 그리 싸지는 않아. R석은 13만원. 꽤 비싼 공연인데 노래 들으러 가는 거니까 C 4만원도 갈만 한 공연이라고 봐. 각자 사정에 맞게 좌석 선택하길 바라. 그리고 이 공연을 보러 갈 사람이라면 이미 갖고 있겠지만, 위에서 말한 25주년 기념 공연 DVD는 정말 돈이 아깝지 않을 거야.

 

지난 2010 103일 런던 O2아레나에서 열린 레미제라블’ 25주년 기념 공연은 지금껏 인구에 회자되는 명연인데, 사실 알피 보가 장발장 역을 맡은 건 이 공연이 처음이야. 그 뒤로 웨스트엔드에서 장발장 역을 맡아 명성을 떨쳤고, 지금은 현역 최고의 장발장이 됐지. 물론 개인적으론 초연 때의 코엄 윌킨슨이 더 마음에 들지만. 9900(1년 전에도 추천한 적이 있으니 이번 달 계산에선 뺄게).

 

 

전시. 38일부터 51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스팀펑크 아트전도 눈길이 가네. 스팀펑크(steamfunk)라는 말이 생소한 사람도 꽤 있을 거야. 하지만 직접 눈으로 보면 , 이런 거?’하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는 친숙한 물건들이지.

 

SF장르가 염세적인 분위기의 사이버펑크로 진화하던 무렵, ‘혹시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정서를 그대로 간직한 채 현대문명으로 진화한 세계가 있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등장한 거야. ‘스팀펑크의 스팀은 당연히 증기기관을 말하는 거고, 증기기관 시대의 아날로그적인 디자인이 현대 문명과 결합됐을 때 이질적이면서도 옛스러운 느낌을 즐기는 거지. 이게 디자인에서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았어.

 

알기 쉽게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나 영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같은, 19세기적인 분위기에 최첨단 기술이 결합된 느낌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야. 이런 분위기에는 유머 감각이 필수라서 꽤 즐거운 구경이 될 거야. 12000.

 

 

321일에서 23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연극 무사시도 관심이 가네. 일본의 셰익스피어 극 전문가인 니나가와 유키오가 연출한 미야모토 무사시의 일대기인데, 영화 데스노트의 주인공인 청춘 스타 후지와라 타츠야가 무사시 역을 맡아서 화제가 됐던 작품이야. 물론 국내 공연에도 후지와라가 온대. 무사시의 라이벌인 사사키 고지로 역도 드라마 신참자시리즈로 인기 높은 미조바타 준페이라니, 얼굴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베가본드로만 무사시 이야기를 접한 사람은 벙어리인줄 알았던 사사키 고지로가 말을 하는 걸 보고 당황할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노우에의 설정일 뿐, 사사키가 벙어리였다는 기록은 없어. 어쨌든 본 적 없는 연극을 추천하는 게 약간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문화의 다양성을 수용하자는 취지에서 일단 추천. 티켓은 7만원에서 3만원까지인데, 주인공들 얼굴 표정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3만원 짜리 추천.

 

지난해 12월 조용히 콜린 윌슨의 부음이 떴어. 아는 사람들은 저 이름을 보는 순간 아웃사이더라는 책이 떠올랐을 거야.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영화 아웃사이더의 원작이냐고? 아니, 그건 수잔 힌턴의 소설이고, 아웃사이더콜린 윌슨의 독특한 시선으로 본 세계 문명사라고 해야 할 그런 책이야.

 

이 책을 접하면 누구나 참 벼라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진 인간이 있었군이라는 생각을 하게 돼. 케사르, 징기스칸, 바그너, 히틀러 등 인류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대의 아웃사이더라는 관점에서 서술한 책이거든. 그런데 그 다음 순간, 이 책을 썼을 때 콜린 윌슨이 25세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충격이 오지.

 

물론 읽다 보면 스물 다섯 청년만이 할 수 있는, 세상의 이치를 다 깨달은 듯한 치기 어린 오만함을 느끼고 미소를 지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 나이에 이만한 성과를 낸 해박함과 기발함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책이지. 이 책 한권만을 읽고 나도 콜린 윌슨만큼 박식해졌다고 착각하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야. 대략 12000.

 

3월은 아무리 봄이라도 쌀쌀해. 다들 감기 조심하고, 4월에 만나.

 

 

315일 알피 보 내한공연          C 4만원

321~23일 연극 무사시           C 3만원

38~518일 스팀펑크 아트전    12000

콜린 윌슨, ‘아웃사이더              12000

(선택:레미제라블 25주년 기념 공연 DVD      9900)

 

합계                              94000(103900)

 

 

 

 

미야모토 무사시 이야기 처럼 잘 정리된 신화도 적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요시카와 에이지 원작 소설 '미야모토 무사시'의 권위가 워낙 견고하기 때문이죠. 이나가키 히로시 감독이 1954년부터 내놓은 영화 '미야모토 무사시' 3부작도 원작 소설의 길을 충실히 따르고 있고, 사실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베가본드' 역시 몇가지 새로 만들어 넣은 에피소드와 몇몇 설정(예를 들면 사사키 고지로를 벙어리로 설정해 둔 것 같은)을 제외하면 원작 소설의 스토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본 적 없는 작품을 추천한다는 건 꽤 꺼려지지만, 공연의 스펙으로 볼 때 안목을 넓히는 역할 정도는 충분히 할 듯.

 

스팀펑크라는 장르는 위에 설명한 이상은 힘들 듯 합니다. 그러니까,

 

 

 

 

윌 스미스 주연 영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는 전형적인 스팀펑크의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19세기 유럽의 낙관적인 분위기 + 첨단 과학기술을 그려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장르는 유머가 필수가 돼 버렸습니다.

 

 

 

황정민 엄지원 주연 영화 '그림자 살인'은 한국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스팀펑크의 분위기를 가진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알피 보. 뭐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마는.

 

 

 

 

 

레미제라블 관련 곡들은 많이 들어보셨을테니. 알피 보가 부르는 'Music of the Night'입니다.

 

 

 

 

다음은 영화 '물랑 루즈' 수록곡인 'Come What May'를 왕년의 걸 그룹 스파이스 걸스 멤버 멜라니 C와 함께 부르는 모습. 왜 듀엣 상대를 멜라니 C로 골랐는지 모르겠지만 두 가창자의 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좋은 듀엣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아무튼 목적은 알피 보의 솜씨를 보자는 것이니 일단 들어 보시길.

 

 

 

마지막으로 알피 보가 본래 정통 테너였음을 보여주는 영상. 그가 부르는 Nessun Dorma를 듣고 나니 그가 뮤지컬 활동에 전념하는 것이 기존 테너들에게는 큰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오페라 스타로도 요나스 카우프만을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을지도. (외모지상주의)

 

 

 

노파심에서 설명을 덧붙이자면, 이번 공연의 이름은 '알피 보 내한공연'이 아니라 '2014 봄의 소리'입니다. 그러니까 알피 보의 단독 공연이 아니라는 말씀이고, 보가 부르는 노래는 전체 레퍼토리 중 7곡입니다(듀엣 포함).

 

왜 이런 구성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알피 보를 한국에서 만날 기회라는 것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 소개했습니다. 혹시라도 '단독 공연이 아니었어!' 라는 실망을 하실 분들이 있을까봐 미리 말씀드립니다.

 

http://www.sac.or.kr/program/schedule/view.jsp?seq=21400&s_date=201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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