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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당연히 '하이랜드로 가는 길(2)'입니다. 아직 (1)을 안 보신 분은 그쪽부터 들렀다 오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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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거쳐온 호수들과 네스호는 물 색에서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일단 물빛이 지독하게 검습니다. 우리의 뻥기사 왈, "5미터 이상만 잠수하면 자기 손도 잘 안 보인다." 뭐 그런데 물 색으로 봐선 정말 믿을만 합니다.

물론 그늘진 곳에 있거나, 물이 워낙 깊거나 하면 검은 색으로 보이죠. 하지만 네스호의 물은 그런 수준이 아닙니다. 실제로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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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아니고 콜라색입니다. 왜 그런지를 물어봤습니다.

"호수를 구성하는 암반에 포함된 광물이 녹아 들어가서 그렇다."

그럼 마시면 콜라 맛이 날까?

"장난하지 마라. 마시면 죽을 수도 있다."

그렇군요. 네네. 그럼 네시는 어떻게 사나요?

"물고기도 많이 산다."

...음, 그럼 그 물고기는 먹을 수 있을까?

"너무 어려운 건 물어보지 마라. 나 동물학자 아니다. 가이드다."



아무튼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을 보다가 호수쪽으로 이동합니다.

왜 항상 멋진 호수에는 요트가 떠 있는 걸까요. 검은 물 위의 흰 배. 로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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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드디어 본격적으로 네스호가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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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 보시면 알겠지만 포트 오거스투스에서부터 네스호는 아주 가늘고 길게 뻗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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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아서 이 정도지, 저 앞의 산자락이 안 보이는 날이 태반이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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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다리 쪽으로 오니 네스호와 다른 호수를 연결하는 갑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고도차이가 있는 두 호수를 이렇게 갑문으로 연결해 배가 왕래할 수 있게 해 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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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시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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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호수는 어딘가 깊숙한 곳에서 동굴 같은 것으로 연결되어 있을 거라고 추정한답니다.

왜 추정만 하지? 연결된 곳 찾으면 될텐데.

"물이 꺼매서 안 보인다니깐!"

아니 양쪽에 사는 물고기한테 표지를 붙여 놓고, 물고기가 왕래하는지 보면 될 것 아닌가베. 이건 가이드가 화낼까봐 못 물어봤습니다. (사실은 영어가 짧아서 못 물어봄.)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귀향이라는 겁니다.

지도에도 포트 오거스투스까지만 나와 있고, 이제 귀환해야 오후 8시에 맞출 수 있다며 기세를 올립니다. 방심했다가 허를 찔렸습니다.


사실 네스호를 좀 더 보고 싶었거든요. 네스 호 연안에 있다는 유명한 우르크하트 성(Urquhart Castle)도 보고 싶었고, 혹시라도 인버네스 구경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투어 상품 중에 인버네스까지 가는 것도 있었는데 그걸 마지막에 자세히 확인하지 않은 죄인 듯 합니다.

참고로 우르크하트성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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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이면 더 멋질 것 같은 폐허입니다.

다음번에는 아무래도 인버네스를 한번 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버네스에서 하룻밤 정도 자고 네스호 주변을 천천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와야 할텐데.^^ 뭐 거기를 안 가면 어디고 다른 곳을 갈 수 있겠죠.

그렇게 해서 기나긴 귀환 길에 올랐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도로는 그리 잘 닦인 편이 아닙니다. 거의 2차선 도로라 어쩌다 사고라도 나거나 수리중일 때는 온 도로가 정체상태로 변합니다. 데이 투어 날짜를 주말을 피해 잡은게 꽤 다행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오는 도중의 길도 매우 멋졌지만 정말 지치더군요. 필트로이라는 마을에 마지막으로 들렀습니다. '글렌의 군주'라는 드라마의 무대가 되는 멋진 도시라는데, 그냥 관광객들의 주머니를 털자는 예쁘장한 쇼핑 타운이더군요. 별로 들러서 구경할 가치는 없었습니다. 그러려면 그냥 네스호나 더 구경하고 오지...

에딘버러로 돌아오니 이미 캄캄해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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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발푸어 호텔. 웨이벌리 중앙 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열두시간의 하이랜드 투어가 끝났습니다.

다음에는 식생활편을 올려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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