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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기에도 신랑 신부가 모두 조글조글합니다. 어떤 사연이냐구요? 조급해하지 마시고...

75년 9월14일과 21일 방송된 The Return of the Bionic Woman 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스티브 오스틴은 어느날 바이오닉 조직의 다리에 이상을 느껴 OSI의 의료원으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눈 좋은 죄로, 어느 건물 방의 커튼 사이로 꿈에도 잊지 못하던 제이미 소머즈를 발견합니다.

자신이 잘못 봤을리가 없다고 확신한 오스틴은 루디 웰스 박사를 집중 추궁하고 결국 제이미 앞에 서는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감았던 눈을 뜬 소머즈는 오스틴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냉동치료 끝에 바이오닉 조직에 대한 거부반응은 극복했지만 그로 인한 뇌손상이 기억상실을 유발한 것이죠.

오스틴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심지어 주치의인 젊은 미남 의사와 다정한 모습을 보이는 소머즈를 보며 가슴이 찢어집니다. 하지만 진심은 통하는 법, 소머즈는 서서히 오스틴에게 마음을 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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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소머즈는 기억 회복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안고, 오스틴과 함께 모종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떠납니다.

이 장면은 이상하게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임무 수행을 위해 떠나는 소머즈에게 오스카 국장이 몸조심을 당부하자 소머즈는 오스틴의 손을 잡고 웃으며 오스카에게 말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여기(오스틴을 보며) 오빠같은 분이 있으니까요."

오빠같은 분. 오빠같은 분. 이 말 앞에 좌절한 작업남은 대체 인류 역사상 몇명이나 될까요. "오빠는 남자로 느껴지지 않아요. 진짜 친오빠 같은 걸요." 반대로 "너는 나에게 그냥 여동생 같은 존재야" 이런 말 앞에 좌절한 여자분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는 이런 남녀관계의 요체를 알 나이가 아니었건만, 저 대사가 가슴 한 구석에 던졌던 찌릿한 느낌은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참 별일이군요.

...아무튼 오스틴과 소머즈는 임무 수행을 위해 노력하지만, 소머즈는 갑자기 오스틴과의 옛일이 환상처럼 눈 앞에 드리우며 발작을 일으킵니다. 오스틴과의 옛 기억이 현실과 충돌한 것이죠. 결국 임무 수행은 실패하고, 두 사람은 간신히 목숨을 건져 돌아옵니다.

결국 오스틴은 결단을 내리죠. 둘이 같이 있는 것은 또 이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니 소머즈는 자신과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보내고, 둘이 같은 임무를 수행하게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합니다.

떨어져서 별도의 임무만 수행하게 하라니! 솔직히 저는 감동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스핀오프(물론 그때는 이런 말을 몰랐지만)라는 것이 가능해지는구나. 이렇게 해서 <600만불의 사나이>와 <특수공작원 소머즈>라는 두 개의 시리즈가 별도로 진행될 수 있게 되는 거였구나. 무릎을 쳤죠.

4개월 뒤인 76년 1월11일, Welcome Home, Jaime라는 두 편짜리 에피소드의 첫회가 방송됩니다. 바로 새로운 시리즈 Bionic Woman의 첫회였던 것이죠. 이렇게 해서 소머즈라는 미녀 공작원이 자신만의 새로운 모헙을 시작합니다. 물론 자매 시리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의 시리즈에 우정출연합니다. 특히 사스콰치와의 두번째 에피소드인 The Return of Big Foot이나 로보트인 가짜 오스카가 등장하는 Kill Oscar 등에서는 멋진 협력을 펼치죠.

그럼 두 사람의 결말은 어떻게 되느냐. 해피엔딩이냐는 것이 궁금해지는데, 두개의 드라마를 통해 두 사람은 그냥 어정쩡한 상태로 시리즈의 끝을 봅니다. 후반으로 가며 소머즈 쪽이 다른 방송사에서 나가게 되면서 협력 체제에도 금이 가고, 그러다보니 두 사람을 맺어줄 여유 같은 건 제작진에게 기대할 수 없었죠.

린제이 와그너는 83년, 리 메이저스가 주연하던 드라마 <스턴트 맨 Fall Guy>에 우정출연합니다. 이게 아마 바이오닉 시리즈가 끝난 뒤의 첫번째 재회일 겁니다. 그 뒤로 두 사람은 3편의 TV용 영화에서 공연합니다. 모두 바이오닉 시리즈의 후속편격입니다.

The Return of the Six Million Dollar Man and the Bionic Woman (May 17, 1987)
Bionic Showdown: The Six Million Dollar Man and the Bionic Woman (April 30, 1989)
Bionic Ever After? (a.k.a Bionic Breakdown. November 29, 1994)

이 중에서 두번째 편인 Bionic Showdown은 <돌아온 600만불의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주말명화 시간에 방송됐습니다. 두 늙은;; 바이오닉 영웅과 두 젊은 신세대 바이오닉 영웅의 이야기가 엇갈렸는데 여기서 젊은 여자 '소머즈' 역으로 산드라 불록이 나왔죠. 하지만 두 사람은 애틋하기만 할 뿐, 맺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심지어 오스틴은 한번 결혼해 아들을 두고 부인과 사별한 상태였죠. 아무튼 추억을 반추시키는 효과 정도만 있을 뿐, 영화적인 재미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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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두 사람은 94년, Bionic Ever After에서 웨딩마치를 올립니다.



스티브 오스틴이 바이오닉 파워를 잃는 내용이라고 하는데 뭐 안 봐서 모르겠지만 참 기구한 인연의 연인들이라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75년에 처음 만났으니 19년만에 드디어 면사포를 쓴 것 아닙니까. 방송의 상업성(?)에 끌려다니다 결국 온 인생을 허비한 비운의 커플인 셈이죠. 아무튼 그 기구한 사연 끝에 결국 두 사람을 맺어준 것이 드라마 세계의 의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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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런 좋은 시절 다 보내고 늘그막에야 맺어 주다니. 린제이 와그너가 수영복 입은 사진 찾느라 제법 힘들었습니다. 노출이 별로 없던 시절이라^^)

이렇게 해서 3편에 걸쳐 소머즈의 탄생신화를 정리했습니다. 다음번부터는 두 바이오닉 영웅들을 위협했던 막강한 적수들의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댓글
  • 프로필사진 Say 스핀오프인줄은 알았는데..
    이렇게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어요^^
    초등학교 시절에 본거라 기억이 잘 안나나..-.-;;
    여하튼!! 재밌게 잘 보고 갑니다~~ ^0^
    2008.06.27 02: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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