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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마돈나’ 꿈꾸며 일본으로
가수 이효리
송원섭 | 제12호 | 20070602 입력
 사진 뉴시스 


가수 겸 엔터테이너 이효리가 바다를 건넜다. 3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리는 ‘SG 워너비’의 공연에 게스트로 참여, 20여 분간 무대에 선다. 4일에는 효리 자신이 주제가를 부르고 주인공까지 맡은 드라마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의 유료 시사회도 열린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효리의 하이라이트를 일본 관객과 연예 관계자들 앞에 펼쳐 보이는 셈이다. 양쪽 모두 티켓은 매진됐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사람들은 상대 국가의 어떤 사물을 소개할 때 자국의 것에 비교해서 설명하곤 한다. 고도(古都) 경주를 설명할 때 일본에서는 ‘한국의 교토’라고 하고, 요코즈나(橫綱ㆍ일본 씨름인 스모의 최고 지위)라는 단어를 설명할 때도 흔히 ‘일본의 천하장사’라고 말한다.

한국에 이효리가 있다면 일본에는 고다 구미라는 여가수가 있다. 2005년과 2006년 일본 골든디스크 대상을 2연패한 고다 구미는 가창력도 수준급이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인기의 원천은 과감한 노출을 피하지 않는 섹시하고도 역동적인 이미지 때문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두 가수는 그래서 자기 뜻과는 상관없이 각각 ‘한국의 고다 구미’와 ‘일본의 이효리’로 불릴 때가 많다.

그 ‘일본의 효리’ 고다 구미가 지난해 6월 전남 담양에서 열린 ‘아시아 송 페스티벌’ 참가차 내한했을 때 누군가 “한국의 이효리와 비교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대답은 ‘좋다’도 ‘나쁘다’도 아닌, “한국 연예인과 비교하는 질문은 받지 않겠다”였다. 그래서 현장에선 “고다가 이효리를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 돌았다.

사실 이효리는 이번이 첫 번째 공식 일본 프로모션이다. 지난해 4월 케이블TV M.net의 일본 개국 축하 공연차 다른 가수들과 함께 한 차례 도쿄 무대에 선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인터뷰도, 집중 조명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연예계가 이효리에 대해 보인 관심은 적지 않았다. 올해 국내 무대에 서기 시작한 소녀가수 윤하는 “일본에서 활동할 때 한국 연예인들에 대한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중 효리 언니에 대해 묻는 사람이 단연 많았다”고 털어놨다.

최근 국내 활동 성과가 성에 차지 않았던 이효리는 과연 일본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까. 일각에서는 이효리를 ‘한류의 미래’라고 보기도 하지만, 계은숙 이후로 한국 여가수가 일본에 연착륙한 적이 없다는 우려 섞인 비관론도 있다.

고다 구미가 불편해한 것은 자기는 ‘일본의 이효리’가 아니라 ‘일본의 마돈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효리 역시 지향점은 ‘한국의 마돈나’. 효리가 다시 바다를 건너올 때쯤이면 누가 ‘아시아의 마돈나’인지 판가름이 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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