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엉뚱하게 웬 백인이 한국식 트로트를 노래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입니다. 멜로디는 무척이나 친숙합니다만, 정작 제목은 처음 듣습니다. '오 그대여 춤추자'. 가사도 한국어 가사라고 하기엔 참 엉성하지만, 어쨌든 서양 사람이 이렇게 구성지게 트로트를 구사한다는 건 참 신기하게 여겨집니다.

유튜브를 통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들은 뉴질랜드 출신의 듀오 플라이트 오브 콘코즈(Flight of Conchords)입니다. flight는 알겠는데 conchords는 뭔지 모르겠군요. 사전에도 안 나오는 희한한 말인데... 아무튼 못 보신 분들이 있다면 이들의 노래를 일단 들어보시는게 급선무입니다. 한번 들어 보시면 설명이고 뭐고 필요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플라이트 오브 콘코즈는 브렛(브렛 매켄지)과 저메인(저메인 클레멘트)의 듀오입니다.

뉴질랜드 출신이긴 하지만 이들은 지금 미국에서 활동중입니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HBO의 시트콤 Flight of Conchords의 주인공으로서죠. 이들은 극중에도 실명으로 출연해 웃음을 자아냅니다. 매회마다 이들이 부르는 노래가 나오고, 저 트로트 가요 '오 그대여 춤추자'도 그중 하납니다.
시트콤은 2007년부터 시작됐고, 현재 시즌2가 방송중입니다. 위 노래는 2008년 시작된 시즌 2의 7번째 에피소드에 나오는 것으로, 지난 2일 방송됐다는군요. 정말 전파가 빠릅니다.

이들이 부르는 저 트로트곡의 배경이 한국식 노래방 화면이라는 건 금방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만큼 에피소드를 짠 사람들이 한국 문화에 정통했다는 얘기죠. 또 노래하는 브렛 매킨지를 보면 한국식 트로트를 들어 볼 만큼 들어봤다는 것도 드러납니다.

가사는 이렇습니다.

오 그대여 춤추자

그가 너를 쳐다본다
넌 꿩처럼 건강하다 (대체 왜 하필 꿩?)
하지만 사랑은 가끔은 방해가 된다
방해는 이처럼 다양하다
가끔은 사랑이란 갈비처럼 달콤하다
다른 때는 사랑이란 변한 우유처럼 새콤한
(잘못된 소의 우유처럼) 맛을 낸다

삶이란 가끔 집을 짓는 어떤 돌처럼 힘들다
쉬울 때도 있다
오 그대여 춤추자
오 그대여 춤추자
오 해피 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슨 얘긴지 참 엉성하지만 아무튼 노래는 노랩니다. 멜로디는 정말 그럴듯 하죠. 정교한 스토리보다는 노래가 위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방송한다 해도 뭐 그리 썩 히트할 것 같지는 않지만, 아무튼 저 트로트 노래 하나만큼은 압권입니다.

이들의 프로필에는 '포크 듀오'라고 되어 있지만 부르는 노래는 포크 뿐만이 아닙니다. 우선 힙합입니다. 제목은 하마 대 코뿔소(Hiphopopotamus vs. Rhymenoceros)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노래의 제목은 '우주의 보위(Bowie's in Space)'. 그렇습니다. 데이비드 보위의 음악 세계를 그대로 재현해 낸 노래입니다.




마지막은 좀 우습긴 하지만 어쨌든 포크. '인간은 죽었다(Humans are dead)입니다. 인간이 사라지고 로보트들만이 살게 된 미래의 지구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에 개그맨 정재환씨가 이런 식의 코믹 듀오로 활동한 적이 있었죠. 사실 코믹송이라고 해도 매주 이런 노래를 만들어 낸다는 건 참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가사가 문득 생각나는군요.





p.s. 아, 물론 나탈리 화이트를 이 대목에서 빼놓으면 안되겠죠.^^  '스타킹' 녹화에서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