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마이클 잭슨을 보내는 자리에 가족이 아닌 '여자'로 나온 사람은 결국 브룩 실즈 뿐이었습니다. 브룩 실즈는 그와의 추억, 어린 왕자였던 잭슨의 모습을 찬찬히 털어놔 사람들을 감동시켰죠. 실즈의 말 가운데 가장 가슴에 남는 말은 "우리가 같이 다니고 사람들로부터 열심히 사진을 찍힐 때,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이상한 커플, 있을 수 없는 커플'이라고 손가락질 했지만 우리에겐 그런 둘만의 관계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살아 있는 동안, 여자관계에 대한 소문은 하루도 끊일 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그 여자들과 MJ가 진지한 관계(육체적인 관계?) 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은 것 같다는 점 역시 아이러니죠. 다이애나 로스에서 시작하는 잭슨과 여자들의 관계는 테이텀 오닐, 브룩 실즈,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거쳐 두 아내와 보모에 이릅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명멸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잭슨에게 있어 첫 여인은 아무래도 다이애나 로스일 겁니다. 1967년, 9세의 잭슨이 형들과 함께 할렘 아폴로 극장에서 모타운 레코드 오디션을 겸한 무대에 섰을 때 23세의 로스는 이미 슈프림스의 일원으로 스타덤에 올라 있었습니다.

14세 차이는 이 정도 연령대에선 거의 엄마와 아들의 차이죠. 아무튼 잭슨5도 곧 스타가 됐고 잭슨과 로스는 자주 얼굴을 대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무렵 다이애나 로스는 어린 마이클에게 이른바 미의 전형 역할을 했고, 마이클의 심미안은 이후로 줄곧 로스를 기준으로 움직인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80년대 이후, MJ가 잇단 성형수술을 할 때 그 모델이 로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재미있는 동영상이 있어 퍼 왔습니다. 10대 초반인 듯한 마이클이 프랭크 시나트라의 'It was a very good year'를 부르며 20대 중반인 다이애나 로스에게 쿨하게 이별을 통보하는 플레이보이를 연기합니다.

영상에서도 보듯 이 두 사람의 사이를 염문설로 묘사하는 건 좀 무리가 있는 듯 합니다. 뭐랄까, 사이 좋은 모자 같은 관계라고 보는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나서 MJ의 인생에는 테이텀 오닐이 등장합니다. 요즘에 와선 잊혀진 이름이지만 테이텀 오닐은 '러브 스토리'의 남자 주인공 라이언 오닐의 딸로, 11세 때인 1974년 아버지와 공연한 영화 '페이퍼 문'으로 사상 최연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가 됐습니다.

오닐은 지난 2003년 "12세 때 17세인 마이클 잭슨이 나를 덮쳤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사실 이건 "테이텀 오닐이 12세 때 나를 집으로 유혹해 키스하려 했다"는 잭슨의 주장을 반박한 것입니다. 오닐은 "잭슨이 나에게 키스하려 했지만, 내가 거절하자 머쓱한 얼굴로 '나 갈래'라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보면 별 것 아닌 얘기지만, 당시 잭슨은 오랜 아동 성추행 재판중에 있었고 오닐의 이런 주장은 원고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예민한 얘기였죠.

아무튼 이들이 친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나이에 이미 모든 사람이 알아보는 스타가 된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이클 잭슨의 오랜 팬인 쿨탱씨는 MJ의 여자들로 꼽히는 테이텀 오닐, 브룩 실즈,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공통점으로 '이미 유년 시절에 웬만한 성인들을 능가하는 스타가 된 사람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죠.

그렇게 조명과 분장, 박수갈채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에게는 남들은 죽었다 깨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을 거란 점을 생각하면 매우 타당한 이론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MJ의 내면을 감싸 줄 수 있는 여지가 있었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84년, '스릴러'로 지구 최고의 팝스타가 된 MJ는 당시 버전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브룩 실즈를 데리고 그래미상 시상식에 나타납니다. 둘의 로맨스는 널리 널리 퍼져나갔고, 이때 한창 피어나던 커플인 존 본 조비-다이언 레인은 아예 이들의 화제에 묻혀 뒤 페이지로 밀려나는 굴욕을 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커플은 어딘가 어색하다는 평이 늘 따라다녔습니다. 최고 스타들끼리의 만남이라는 건 좋지만 MJ는 이미 이 시절부터 성적 정체성을 의심받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 만큼 자신에게 따라다니는 이상한 소문을 떨구기 위한 위장 데이트라는 의혹이 있었습니다. 브룩 실즈 또한 극성스러운 엄마 때문에 '순결 선언' 같은 닭짓을 할 때였으므로 '별난 것들'이란 시선이 따가웠죠. 결국 이 커플은 소리없이 그냥 해체돼 버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MJ가 아무리 유별나다 해도 26년 연상인 엘리자베스 테일러와의 관계를 그냥 사이 좋은 의붓 모자 이상을 보는 건 힘들 듯 합니다. 테일러는 마이클의 죽음을 맞아 "I loved Michael with all my soul and I can't imagine life without him" 이란 비탄 어린 코멘트를 남겼을 정도로 끈끈한 사이였습니다. 특히 2005년 재판 때 잭슨을 위해 증언한 사실도 유명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리즈 테일러는 저 위 사진의 '화장 짙게 한 할머니' 이미지로 남아 있겠지만, 전성기 때의 리즈 테일러는 정말 '세계 최고의 미녀'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미모를 자랑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모르시는 분들에게 한번 보시라고 끼워 넣어 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까지가 진정한 사랑이었다면, 정작 그의 아내들은 참 뭐라 말하기 묘합니다. 잭슨이 1994년 리사 마리 프레슬리와 결혼했을 때 대다수 인물들의 반응은 "대중음악 사상 최고의 정략결혼"이라는 것이었죠. '팝의 제왕(King of Pop)'인 잭슨이 로큰롤의 제왕(King of Rock'n Roll)의 딸과 결혼했으니 이건 글자 그대로 왕가의 결혼인 셈이니까요. 두 사람은 왕자와 공주 자격으로 리사 마리가 7세 때인 1975년 라스베가스에서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말 결혼을 하긴 한거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이들은 2년만인 1996년 갈라섭니다. 리사 마리는 한참 뒤인 2002년 니콜라스 케이지와 결혼하지만 오래 가지 못합니다. 물론 지금의 케이지는 '케서방'이 되어 있죠.

마이클 잭슨의 팬들이 리사 마리에 대해 그리 좋은 감정을 갖고 있을리 만무하지만 인터뷰 등을 종합해 볼 때 리사 마리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딸 답게, 대중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태어날 때부터 몸에 익힌 사람이었고 MJ와도 충분한 공감의 여지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MJ가 정신적으로 리사 마리를 많이 의존했다는 주장도 있죠. 하지만 리사 마리의 자유분방함을 '소년 그 자체인' MJ가 감당하는 것은 역시 무리였을 듯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96년 리사 마리와 이혼한지 10개월만에 잭슨은 간호사 출신인 백인 여성 데비 로와 결혼한다고 발표해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합니다. 로는 두 아이 프린스1과 패리스를 낳고 99년 MJ와 이혼해 사라집니다. 셋째인 프린스2(블랭킷)는 로와 이혼한 뒤에 태어난 아이로, 누가 낳았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로는 팬들에겐 저주의 대상입니다. 아이들의 생모이지만 실제로는 수정된 난자를 받아 아이들을 낳은 대리모의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 그 자신이 아이들에 대해 아무런 애정을 보이지 않았으면서도 MJ가 죽고 난 지금 아이들의 양육권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죠. 참고로 MJ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을 경우 아이들을 어머니인 캐슬린 잭슨이나 다이애나 로스가 맡아 주었으면 한다는 유언을 남긴 바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생부와 생모 중 한 쪽이 사망했을 때 다른 한 쪽이 친권을 갖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데비 로는 지난 2003년 했던 인터뷰 내용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곤경에 처해 있습니다. 이 인터뷰에서 로는 "아이들은 나를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도 아이를 낳아 주기로 했지만 엄마가 될 생각은 없었다"며 아이들을 마이클에게 내주고 혼자 위자료를 챙겨 떠난 데 대해 아무런 후회나 고통이 없음을 밝힌 바 있기 때문입니다. 생물학적인 엄마라고는 하지만 스스로를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 아이를 맡길 수 있겠느냐는 생각을 심어 주기에 충분한 내용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MJ의 마지막 여자로 기록될 사람은 아마도 아이들의 보모인 그레이스 르와람바일 듯 합니다. 비서와 보모로 총 17년 동안 잭슨가와 인연을 맺었던 르와람바가 사실은 MJ와 비밀 결혼을 올린 사이라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사실이라면 이미 본인이 아이들과 재산에 대한 권리를 천명하고 나섰을테니 별 근거는 없는 얘기인 듯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튼 영결식에서 딸 패리스의 눈물이 세상 사람들의 가슴을 찢어 놓은 가운데 세 아이는 어떻게 될지, 특히나 '마이클 잭슨의 딸' 패리스는 어떻게 자라게 될 지, 제왕의 후계자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이글과 관련된 다른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