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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의 영구탈퇴 처리와 2PM에 대한 팬들의 비난으로 이어진 사태가 참 점입가경입니다. 물론 현재 2PM의 재범을 뺀 나머지 여섯 멤버들과 소속사 JYP를 비난하고 있는 팬들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지만,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습니다.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PM의 잔류 멤버 6명은 대체 왜 그렇게 팬들의 눈에 '배신자'로 보일 정도의 태도를 드러낸 것일까요. 그들이 박재범과 함께 활동할 수 없고, 박재범을 제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에 혹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어떤 식으로든 확실한 결론은 내릴 수 없겠지만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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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팬들이 의지하고 있는 것은 '어쨌든 박재범은 비난받을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무슨 이유에서건) 박재범을 2PM에서 제거하려는 JYP의 간교한 책동에 의해 조작된 일'이라는 믿음입니다.

하지만 단적으로 얘기해서, 정말로 박재범이 비난받을만한 행동을 했는지, 혹은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극소수일 뿐입니다. 그럼 박재범은 정말로 비난받을만한 행동을 했을까요, 혹은 하지 않았을까요?


일단 제가 알고 있는 지난해 12월 초까지의 상황을 공유하겠습니다. 지난 12월10일, 2009 골든디스크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이때 주최측이었던 저희는 골든디스크 시상식장에서 재범과 여섯 멤버의 재결합이 이뤄지게 하는게 어떠냐고 JYP 측에 제의했습니다.

이렇게 제의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JYP가 이미 재범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단지 시점이 문제였죠. 팬들은 당시에도 '복귀 시점을 명확하게 밝히라'고 주장하고 있었지만 그 시점을 밝힌다는 것은 '우리는 이미 재범의 복귀를 결정했다'고 선전하는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건 이미 잠잠해진 재범에 대한 반대 여론을 다시 확산시킬 우려가 있는 행동이었으므로 대외적으로 신중할 필요가 있었을 뿐입니다.

(지난해에 썼던 박재범 관련 글들입니다.)

 




아무튼 골든디스크는 물론이고 지상파 3사의 연말 가요 프로그램, 케이블TV M-NET의 MAMA 시상식, 등등 연말에 몰린 거의 모든 행사 주최측은 '재범과 2PM의 재결합' 이벤트를 자기네 행사에 유치하려고 달려들었습니다. 이미 관계자들 사이에서 재범의 복귀는 기정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어느 한 쪽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JYP 측은 "일단 연말까지는 복귀 계획이 없다. 복귀는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JYP의 현재 주장에 따르면 재범이 '문제있는 행동'을 회사 측에 통보해 온 것이 12월22일, 그리고 회사와 2PM의 나머지 멤버들이 재범의 제명을 결정한 것이 1월초입니다. 12월22일 이전까지, 팬들은 몰랐을 수도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재범이 곧 돌아온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뭔가 그 분위기에 변화가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감지된 것은 1월 중순 이후의 일이죠. 그러니까 12월말부터 1월 초 사이에 '뭔가'가 있었던 건 확실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현재의 상황을 두가지로 나눠 생각해 보겠습니다. 물론 설명을 위한 것이고, 현재로서는 두 가지 모두 가정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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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1. 재범은 아무런 문제될 행동을 하지 않았다. 회사가 재범에게 엉뚱한 혐의를 뒤집어 씌우고 그를 제거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 것이다.

이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모든 행위에는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대체 왜 JYP는 재범을 제거하려 한 것일까요? 그 전에 과연 재범을 2PM에 합류시키는 것이 JYP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각에선 '6명만으로도 잘 나가는데 굳이 7명이 필요하겠느냐'고도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 재범의 컴백은 모든 미디어가 앞장서서 기다리던 이벤트입니다. 이미 모든 분위기가 무르익어 있었고, '1:59' 앨범으로 정상에 올라선 2PM에게 감동적인 재회는 그동안 반신반의하고 있던 팬들을 폭발시킬 수 있는 엄청난 호재입니다. 기획사라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유혹입니다.

일각에선 '7명이 나눠갖던 걸 6명이 나눠갖기 위해', 즉 멤버들이 돈 욕심으로 재범을 따돌렸다는 추정까지 나오는데, 이것 역시 업계 종사자의 생각으로는 말이 되지 않습니다. 재범이 추가된 7명의 2PM은 훨씬 더 폭발력있는 존재가 됩니다. 6명일때의 전체 수입 규모를 100으로 본다면 재결합 이벤트는 파이의 크기를 150이상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즉 7로 나눠도 개개인의 몫은 훨씬 커집니다. 물론 6명이든 7명이든 멤버들에게 돌아갈 몫은 정해져 있으니 회사의 수입은 더더욱 커지죠.

그리고 또 한가지. 만약 재범에게 아무런 실수가 없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재범은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일단 '도의적인 책임'이라는 표현에 의한 명예훼손에 대해, 자신이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팀에서 제외됨에 따라 입는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법적인 권리를 내세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래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전혀 그럴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박재범의 모친이 밝혔다는 입장에도 '재범의 실수 없음' 에 대한 내용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이렇게라도 끝나서 다행'이라는 얘기 뿐입니다. '그 아이들(나머지 멤버들)도 재범 때문에 고민 많았을 것'이라는 말은 '내 아들의 결백'을 주장하는 표현으로 해석하기 힘든 부분들입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아무 잘못 없이 회사로부터 해고되고, '해고 사유는 본인 사생활상의 도의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널리 알려진다면 이 정도로 가만히 있겠습니까?

여기에 대한 가장 쉬운 대답은 '돈을 써서 막았다'는 것일 겁니다. 그럼 대체 얼마나 큰 보상을 제시해야 이런 상황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대체 얼마나 큰 돈을 들여야 '한창 정상에 서 있던 청년'이 '사생활의 문제'라는 근거 없는 불명예를 안은 채 톱스타의 꿈을 버리고 나설까요? 30억원? 50억원? 만약 여러분이면 대체 얼마를 받아야 '2PM의 리더 재범'의 자리를 포기하고 '뭔가 큰 잘못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재미교포 전직 아이들 가수'로 물러나겠습니까? 아마도 상당히 큰 거액이 아니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럼 일단 '돈으로 입을 막는다'는 것이 가능하다고 치고, 여기서 다시 '대체 왜'의 문제가 떠오릅니다. 대체 왜 '돈에 환장한' JYP가 그렇게 막대한 손실(재범에게 줘서 입을 막는 돈 + 재범을 한국으로 데려왔을때 벌 수 있었던 돈)을 감수해가면서 재범을 제거하려 할까요? 단순히 박진영이 박재범을 싫어해서? 단지 '싫기 때문'이란 이유로 과연 수십억원의 손실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가정 2. 재범은 뭔가 상당히 큰 실수를 저질렀다.

그럼 이런 가정 하에 현재 상황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는 것은 여섯 멤버들이 팬들과의 간담회에서 보인 태도입니다. 팬들은 다들 '어제까지 형이었던 사람에게 너무 적대적인 태도라 놀랐다'고들 합니다.

그럼 대체 이들은 왜 팬들까지도 등질 수 있는 이런 위험한 태도를 보였을까요. 재범이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을 질투해서? 재범에게 돌아갈 1/7의 수익이 탐나서? 솔직히 재범이 빠짐으로 인해 JYP가 입게 될 금전적인 손실을 설명하기엔 너무 약한 설명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재범이 이들을 실망시킬만한 행동을 했을 것' 이라고 가정하면 그들의 행동은 훨씬 쉽게 설명됩니다.

물론 팬들은 '재범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만, 거기에 대해 뭔가 논리적인 증거가 뒷받침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재범이나 재범의 가족들이 그 주장을 반박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악한 의도를 갖지 않았더라도 실수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팬들은 '절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그건 그냥 기대의 표현일 뿐입니다.

그럼 왜 JYP는 재범의 '도의적인 잘못'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을까요. 일단 '재범이 뭔가 큰 실수를 했다'는 가정하에서 설명하자면, (1) 재범의 잘못이 낱낱이 공개될 경우, 본인에게 너무나 치명적인 사항이다 (2) 혹시 문제가 공개될 경우 추가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다 (3) 문제 해결을 위한 모종의 합의(?)에 비공개 약속이 들어 있다 (4) 어쨌든 재범에 대한 마지막 의리다 등등의 이유를 가정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어쩌면 이중 1, 2, 3, 혹은 2, 3, 4 등 몇가지가 함께 해당될 수도 있겠죠.

마지막으로 그럼 왜 '도의적인 잘못'이라고 발표해 재범에 대한 의혹을 부추기느냐...는 의문이 있습니다. 이 답은 바로 팬들입니다. 그동안 줄기차게 재범의 복귀를 간청하고, JYP에 재범을 복귀시키려는 의사가 있느냐고 의심해 온 팬들을 설득하기 위해 '복귀가 좌절된 것은 회사의 책임이 아니라 재범의 책임'이라고 주장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까지 JYP는 몇몇 소속 그룹 멤버들을 바꾸고, 계약을 해지한 경우도 있었지만 '본인의 잘못'이라고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개는 학업, 건강상의 이유, 본인의 의사 등으로 설명했었죠. 그 때문에 이번 경우가 훨씬 두드러져 보입니다.)

또 한번 가정해 봅니다. 만약 소속사가 아무런 설명 없이 '재범과 JYP의 합의로 재범은 JYP에서 자진 탈퇴하기로 했다. 본인이 국내 활동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으면 팬들은 과연 납득했을까요. 절대 그럴 리가 없다는 건 아마 팬들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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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1의 경우와 2의 경우를 가정해서 설명해 봤습니다. 애써 여러 입장을 가정해 봤지만, 확실히 현재의 상황에서는 1보다 2쪽이 납득이 가는 설명인 게 분명합니다.

어쨌든 1이든 2든 모두 가정일 수밖에 없는 것은 사건의 한쪽 당사자인 재범이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팬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현재 상황에서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지 않는 것은 자신에게 지워진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뿐입니다.

그럼 만약 박재범이 입을 연다는 것을 가정할 때, '나는 억울하다'고 주장하면 JYP는 어떻게 맞서게 될까요. 반대로 '내가 잘못한게 맞다'고 말하면 그때 팬들은 어떤 입장을 취할까요. 역시 궁금한 것 투성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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