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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포스팅했던 오란씨의 새 광고와 함께 요즘 가장 눈길을 끄는 광고는 소녀시대와 2PM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캐리비안 베이 광고입니다. TV CF에서는 30초 가량의 분량에 별 눈길을 끄는 내용이 없지만 인터넷으로 공개된 4분30초 가량 길이의 '캐비송' 뮤직비디오 형식을 빈 광고 동영상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두 그룹의 멤버 중 6명이 주인공 격이긴 하지만, 풀버전 동영상을 보면 마지막 파티 장면에 2PM의 6명과 소녀시대 9명이 모두 등장합니다. 최고 인기의 남녀 아이들 그룹이 한꺼번에 CF 한 편에 출연한다는 건 지금까지 유례가 없던 일이죠. 특히나 최고 인기 여성 아이들 그룹이 다른 남성 아이들 그룹과 함께 광고에서 짝을 이루는 건 예전 같으면 절대 금기였습니다.

그럼 이런 파격적인 광고는, 굳이 따져 본다면 과연 두 그룹 중 어느 쪽에 더 이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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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에서 요란한 터라 못 보신 분이 있을까 싶지만 혹시나 해서 동영상부터 올려 봅니다. 소녀시대의 수영복이 살짝 아쉽긴 하지만 뭐 이 정도면 대단한 수작(?) 광고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전제하자면 둘 중 누구도 손해는 아닙니다. 수많은 경쟁자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현재 걸 그룹들 가운데 최고의 인기 걸 그룹이 단연 소녀시대라는 점을 인정하고 나면, 소녀시대와 짝을 이룰만한 그룹은 2PM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얘기일 수 있습니다. 일단 슈퍼주니어가 있지만 같은 소속사라는 점이 왠지 좀 걸립니다(아무것도 아니라고도 할 수 있지만 오히려 SM 쪽에서 기피할 일입니다). SS501은 멤버간 인기 격차가 너무 큰 편이고, 빅뱅은 스타일 면에서 소녀시대 멤버들에 비해 왜소해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스트나 엠블랙, 제국의 아이들 등도 최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긴 하지만 앞서 언급한 그룹들과는 아직 넘을 수 없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게 놓고 보면 2AM과 2PM이 남지만, 역시 남성미라는 면, 특히 광고의 컨셉트가 수상구조요원을 선발하는 점이었다는 점을 놓고 보면 원조 짐승돌의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남성 그룹들 가운데서 2PM이 현재 걸 그룹 가운데서 소녀시대가 누리는 것 만큼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보기는 힙들지만, 그래도 광고의 컨셉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르라면 2PM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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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실 이런 광고를 찍을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소녀시대와 SM의 자신감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경우, 걸 그룹은 주요 팬층인 젊은 남성들을 자극하지 않는 의미에서 웬만하면 다른 남성 아이들 그룹과 '엮이는' 일은 피하는 게 정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이후 소녀시대는 어지간해선 이런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습니다. 워낙 두터워진 팬층이 하루 아침에 돌아서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도 엿보이지만, '걸 그룹 멤버들도 어쨌든 사람'이라는 식의 이성적인 사고가 가능해졌다는 놀라운 세상의 변화도 한몫을 한 것입니다.

심지어 얼마 전 '강심장'에서 소녀시대 멤버 효연은 자신이 짝사랑하는 남성 아이들 그룹 멤버가 있다느 충격 발언까지 했습니다. 이건 5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그룹이 공중분해 될 수도 있는 발언이었지만 이번엔 얘기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들이나 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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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번 광고는 윤아/택연, 닉쿤/유리, 찬성/서현의 3개 커플을 등장시켜 알콩달콩한 화면을 연출해내기도 합니다. 심지어 윤아와 택연이 '패떴2'에 이어 또다시 커플로 등장하자 많은 팬들은 '진짜 사귀는 것 아니냐' 혹은 '진짜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으로 들끓고 있습니다.

21세기초까지 당대 최고의 여성 인기 그룹이었던 핑클이 멤버들의 사생활과 관련된 소문에 초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어쩌면 소녀시대 멤버 개개인의 열애설이 퍼지더라도 팀의 존립에는 아무 영향이 없는 시대가 이미 왔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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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위에서 말한 내용을 뒤집어 생각하면 2PM에게는 이번 광고가 대단한 명예일 수도 있고, 좋은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는 남성 아이들 그룹의 멤버들이 다른 여성 아이들 그룹 멤버들과 친하게 지낸다거나 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인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꺼리던 시절이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영향은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또 2PM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라는 건 박재범 탈퇴 이후 겪었던 우울한 기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데서 읽을 수 있습니다. 두 그룹의 멤버들을 한 자리에 모으려면 모델료만 15억원 이상은 될 겁니다. 이런 대형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광고주가 여전히 현재의 재범 빠진 2PM을 지지한다는 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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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이번 광고의 승자는 두 그룹 가운데 2PM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2PM이 이번 광고 관련 영상이나 다른 자료, 다른 방송에서 소녀시대와 너무 가까운 모습을 보여 이탈할 팬들도 좀 있겠습니다만 이번 광고를 통해 건재를 만방에 과시한 댓가라고 생각하면 억울할 게 없을 겁니다.

물론 마지막으로 한가지 덧붙이자면, 진정한 승자는 두 그룸을 한방에 모신다는 원대한 야망을 품고, 그 야망을 성공시킨 캐리비안 베이 측일 겁니다. 현재 일고 있는 화제의 크기를 생각하면 그 정도 광고비는 아깝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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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닉쿤이 '우리 결혼합시다'에 나간다면 상대는 역시 유리가 좋을까요? 혹시 달리 생각나시는 분이 있으면 어떤 의견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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