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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과 김태희의 MBC TV 새해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가 SBS TV '사인'과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월화 드라마가 '역전의 여왕', '드림하이', '아테나'의 3자 대결 국면인 데 비해 수목 시장은 '마이 프린세스'와 '싸인'이 '프레지던트'를 따돌리고 선두 경쟁을 하는 모습이죠.

'마이 프린세스'는 두 명의 톱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기대를 모은 만큼 우려도 많이 모은 작품이었습니다. 비주얼로는 국내 최강의 자리를 누구에게 내주기 힘든 송승헌-김태희를 남녀 주인공으로 놓고도 우려가 있었다는 것은 대체 왜일까요. 따지고 보면 지금까지 '최강 비주얼'을 투톱으로 내놓은 드라마들의 성적이 썩 우수하지만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떤 드라마가 있었는지 살펴보시겠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뭐 누구랑 누구랑 같이 하는 드라마가 망할 리가 있겠어'라고 쉽게 얘기하곤 하지만, 다음 드라마들을 보시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걸 깨닫게 될 겁니다.




여기서 예로 드는 드라마들의 시청률은 '그리 낮지 않았던' 작품들도 섞여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방송 전에 몰렸던 기대에 비하면 저조한 성적이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런 작품들 위주로 꼽았습니다.

남녀 톱 주인공에 대한 기대를 배신한 작품들이라는 면에서 기억해둘만 합니다. (혹은 망각 속에 묻어 두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을지도...^^)




5. 장동건-김현주, '청춘'

이런 드라마가 있었나 싶은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심지어 장동건-김미숙-최지우가 공연한 '사랑'과 혼동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1999년의 장동건은 톱스타이긴 했지만 지금처럼 후광이 머리 뒤에 걸려 있는 스타는 아니었고, 김현주는 앳된 미모가 확 피어나던 무렵이었습니다.

아무튼 이 드라마는 초반부터 시청률 부진으로 삐걱거린데다, 일본 드라마 '러브 제너레이션'의 표절 시비에까지 말려들며 조기 종영의 비운을 면치 못했습니다. 장동건의 연기 역사상 유일한 조기 종영작...이라고나 할까요.



4. 이정재-최지우 '에어 시티'

비교적 최근작이라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공항을 무대로 국정원 요원 이정재와 노련한 공항 운영 전문가 최지우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였죠.

물량이며 인물 배치에서 방송사에 남을 드라마 한 편이 나오는게 아닌가 하는 기대를 모았지만 개봉 직후 시청률은 연일 급락을 면치 못했습니다. 아무튼 이 드라마를 통해 유일하게 위너가 된 건 최지우-이진욱 커플 뿐이라는 농담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3. 권상우-김희선, '슬픈 연가'

도저히 망가질래야 망가질 수 없을 것 같았던 이 프로젝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 속에 잊혀져가고 있는 건 아무래도 송승헌의 중도 하차에서 가장 큰 원인을 찾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송승헌-권상우-김희선의 동갑내기 트리오가 함께 출연한 예고편 형식의 뮤직비디오(라고는 하지만 20여분의 길이입니다. 한편의 단편영화라고 해도 좋을 정도)는 지금 봐도 가슴 떨리는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막상 드라마가 시작될 때에는 송승헌 자리에 연정훈이 투입됐고, 한 축이 빠진 멜로드라마는 기운 배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돌았습니다. 물론 10%대 후반의 시청률을 나쁜 시청률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원안이 성사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4. 송승헌-손예진, '여름향기'

'가을동화'의 윤석호 감독, 주인공은 송승헌과 손예진. 어디서도 실패의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지만 뚜껑을 열고 난 뒤 드라마는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멜로드라마는 주인공들 사이의 상성이 중요한데, 송승헌과 손예진은 그리 잘 맞는 파트너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여름향기'는 시청률로 보면 그리 실패한 드라마는 아닙니다. 20%대를 넘나들며 선방한 드라마였지만 워낙 '가을동화'와 '겨울연가'의 후광이 강렬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성과를 내고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을 들은 거죠. 아무튼 '여름향기'에서 전작들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윤석호 감독은 서서히 한류 대표 연출자의 자리를 위협받게 됩니다.




1. 배용준-김혜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지난 10년간 '가장 섹시한 여배우'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김혜수와 당대 최고의 미남 스타 욘사마가 함께 출연했지만 이 드라마는 흥행 면에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며 고학으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가는 배용준이 연상의 대학 강사인 김혜수를 사랑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였죠.

하지만 이 드라마를 지금까지 기억에 남게 하는 것은 최초의 '마니아 드라마'라는 기록입니다. 시청률에 비해 그 시청층의 충성도가 엄청나게 높았던 겁니다. 게시판은 격려와 성원의 포스팅으로 가득 찼고, 드라마의 완성도를 칭송하는 소리가 하늘을 찔렀습니다. 힘든 사랑의 나날이 지나고 배용준의 죽음으로 드라마가 막을 내릴 때에는 탄식이 가득 찼다고 해야 할까요.

이런 '마니아 드라마'의 특징은 '우정사'를 거쳐 '다모', '아일랜드' 등으로 이어졌고, 노희경, 인정옥 등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작가군의 팬층을 두텁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건 이뤄질 뻔 했던 '슬픈연가' 뮤직비디오 판의 한 장면.)

이상 다섯 편의 드라마를 살펴봤습니다. 이밖에 이병헌 최진실 정우성 이영애라는 당대 최강의 얼굴들을 모아 놓은 '아스팔트 사나이'도 있지만, 1995년작이다 보니 시청률 관련 자료가 쉽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아무튼 당시 이 드라마도 성과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분명합니다.

이들 작품들 가운데 몇몇 작품은 높은 완성도에 비해 시청자의 성원이 떨어진 작품으로, 또 몇몇 작품은 출연한 배우들의 얼굴이 아까운 졸렬한 작품으로 기억될 겁니다. 어쨌든, 시청률이 낮았다고 해서 드라마의 품질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은 대단한 착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에 예로 든 작품들은, 저마마한 주인공들을 내걸고도 실패할 수 있을만큼, 드라마 한 편의 성공이란 천-지-인의 기운을 다 모아야 가능한 어려운 일이라는 진리를 확인시켜주는 작품들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전작들을 감안하면 '마이 프린세스'의 성공 역시 '당연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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