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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은동아] 관련 아홉번째 일지입니다.

 

지나간 글들은 이쪽입니다.

 

[사랑하는 은동아] 1. 왜 이 드라마를 선택했나 http://fivecard.joins.com/1312

[사랑하는 은동아] 2. 좋은 예고를 만들기 위해서 http://fivecard.joins.com/1314

[사랑하는 은동아] 3. 그렇다면 화양연화는 어떨까? http://fivecard.joins.com/1315

[사랑하는 은동아] 4. 주니어, 이자인이라는 보석의 발견 http://fivecard.joins.com/1316

[사랑하는 은동아] 5. 웹 드라마로 먼저 보여드리는 이유는? http://fivecard.joins.com/1318

[사랑하는 은동아] 6. 캐스팅은 어떻게 이뤄졌나? http://fivecard.joins.com/1319

[사랑하는 은동아] 7. 김태훈. 김민호. 김미진을 통한 완성 http://fivecard.joins.com/1320

[사랑하는 은동아] 8. 주진모라는 배우를 다시 알다  http://fivecard.joins.com/1322

 

 

 

 

직업의 특성상(물론 전 직업을 포함해서) "만나 본 여자 연예인 중에 누가 제일 예쁘냐"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게 아니라도 남자들끼리의 술자리라면 "난 전지현이 제일 예쁜데", "그래도 얼굴은 김태희 아닌가?" "무슨 소리야. 손예진이지" 하는 얘기들이 오가는 게 이상하지는 않습니다(반대 경우라면 강동원 정우성 김우빈 등이 거론되겠죠). 아무튼 이런 경우, 저 위에 있는 이름들 못잖게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 있습니다. 코드 네임 김러브. 김사랑이죠.

 

 

 

 

 

김사랑의 비주얼은 이미 전설이 된지 오래입니다. 2000년 미스코리아는 진 김사랑, 선 신정선, 미 손태영을 배출한 역대 최강급의 대회로 꼽힙니다(여기에 미스 한주여행사 박미선 - 박시연도 있죠). 얼마 전 JTBC에서 역대 미스코리아 출신들이 출연하는 '비밀의 정원'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송할 때, '2010년대 이후 미스코리아 출연자들이 뽑은 가장 인상적인 선배'로 김사랑이 뽑혔다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몸매까지 포함하면 정말 반칙이죠. 물론 얼굴만 보더라도 결코 부족함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이 얼굴이 지금까지도 전혀 손상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 포털 검색창에 '김사랑'을 치면 '김사랑 나이'가 연관 검색어로 나옵니다.

 

 

 

 

누가 봐도 사기 유닛이죠. 다른 여배우들이 나란히 서기를 꺼린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 김사랑이 출연한 드라마 중 가장 지명도 높은 작품인 '시크릿 가든'에서도 이 장면이 유독 화제가 됐습니다. 진정한 '피지컬 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화력 시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사랑은 '시크릿 가든' 이후 4년 동안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습니다. 스포츠용품 광고는 큰 화제가 됐지만 드라마든 영화든 출연작이 없었던 거죠. "그렇게 내키는 작품이 없었다"던 김사랑에게 '사랑하는 은동아'가 찾아간 건 어쩌면 큰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첫 미팅에서 이태곤 감독이 김사랑에게 그 4년 동안 주로 뭘 했느냐고 물었습니다. "기도"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아마도 김사랑을 '사랑하는 은동아'로 이끈 건 하느님의 말씀이었던 듯.

 

그리고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는 지금, 역시 그 선택은 올바른 것임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는 수많은 명장면들이 꼽히고 있지만 김사랑의 감정이 가장 아름답게 폭발한 장면은 아무래도 이 장면 아닐까 싶습니다.

 

 

 

 

김사랑은 이 드라마를 통해 비주얼에서 끝나지 않는 진정한 내면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사랑하는 은동아'의 여주인공 캐스팅이 어려웠던 것은 - 물론 어떤 작품의 캐스팅이 쉬울까 마는 - 이 역할이 가지고 있는 약점 때문이었습니다. 첫째,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 서정은은 열살짜리 아들이 있습니다. 그냥 편하게 '애 엄마 역에는 애 엄마'를 캐스팅하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그래도 작품의 특성상 '애 엄마 느낌이 나지 않는 배우'를 찾았기 때문에 저희는 고난의 세월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이 역할은 본질적으로 매우 어려운 역할입니다. 서정은은 톱스타 지은호의 구술 녹음을 듣고 자서전을 써 주는 대필 작가입니다. 그런데 이 대필 작업이라는 걸 하면 할수록, 왠지 친숙한 이야기라는 것을 조금씩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지은호 매니저를 만나고, 지은호 주변 사람들을 만나고, 마침내 곡절 끝에 지은호 본인을 만나고, 자신이 자신이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조금씩 알아차리게 됩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기억이라는 것이 단 한 순간에 망치로 머리를 띵 맞고 한꺼번에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8부 엔딩에서 서정은은 일단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았지만, 자기가 바로 지은호가 찾고 있는 지은동이라는 것을 학적 확인을 통해 안 것이지, 그 당시 자신이 지은동으로 살았던 기억이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에서 연기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즉 정은의 마음 속은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왠지 낯설지 않은, 뭔가 이상한 느낌의 상태' - '혼란스럽지만 마음이 흔들리는 상태' - '알 수 업는 설렘과 함께 그 남자가 마음 속으로 들어오는 상태' - '내가 누구인지는 알았지만 기억이 돌아오지는 않은 상태' 를 거친 뒤에야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일이 실제로 벌어졌는지가 모두 기억나는 상태'가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사실 김사랑은 이 과정에서 몇 차례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공감하시겠지만, 이 각각의 상태들을 구분해 연기하기란 어떤 배우라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사랑은 역할에 대한 애정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냈고,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인생 연기'라는 호평을 듣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이제 반환점을 넘었지만, 문득 이 드라마를 완주한 뒤의 김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천부적인 하드웨어에 감정 연기 옵션이 추가된 완전체가 된다면. 결국 그 뒤의 김사랑을 얘기할 때 사람들은 그 경계가 된 작품으로 '사랑하는 은동아'를 꼽게 되지 않을까요. 

 

저는 그럴 거라고 확신합니다.

 

 

 

 

P.S. 티저 촬영 때의 잠시 설정샷. 제작발표회 때 시청률 5%가 넘으면 김사랑의 기타 연주 영상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저는 아직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아울러 언젠가는 이렇게 두 사람이 기타를 연주하며 마주 보는 장면을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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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은동아] 관련 여덟번째 일지입니다.

 

지나간 글들은 이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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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은동아] 2. 좋은 예고를 만들기 위해서 http://fivecard.joins.com/1314

[사랑하는 은동아] 3. 그렇다면 화양연화는 어떨까? http://fivecard.joins.com/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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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은동아] 7. 김태훈. 김민호. 김미진을 통한 완성 http://fivecard.joins.com/1320

 

 

벌써 몇달째 이 드라마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지만, 매주 시청자의 입장이 될 때가 있습니다. 각 회의 편집된 영상을 처음으로 보는 순간입니다. 물론 대본에서 다 읽은 대사고, 촬영할 때도 간혹 지켜보는 신들이지만 그것이 한편의 드라마로 만들어진 뒤의 모습을 처음 볼 때에는 역시 남다른 감동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드라마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점점 느끼게 되는 것은 주진모라는 배우의 가치입니다. 매주 '사랑하는 은동아'를 보면서, 그동안 이 배우가 얼마나 과소평가되어 왔는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사실 이 배우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주 오래 전, '댄스 댄스'라는 영화를 통해 황인영과 함께 데뷔했을 때부터, 이 배우의 깎은 듯한 얼굴은 정평이 나 있었습니다. '해피 엔드', '미녀는 괴로워' 같은 영화를 통해서도 충분히 빛을 발했습니다.

 

 

 

 

물론 어떤 배우도 나이를 먹습니다. 그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주진모도 이제는

 

 

 

 

더 이상 이런 모습으로 승부하지 않습니다.

 

 

 

 

이미 이런 풋풋했던 시절의 모습은 아닙니다.

 

또 영화 '쌍화점'과 '사랑', 드라마 '기황후' 등을 거치면서 주진모에게는 '근엄한 왕 역할이 어울리는 배우'라는 이름표가 붙었습니다. 이 말은 뒤집으면 '다소 경직된', 혹은 '멜로드라마에는 잘 맞지 않는'이라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주진모에게 아직 카드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몇해 전 본 '무릎팍 도사'에서의 모습이 생생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주진모는 결코 '무게만 잡는' 배우의 모습이 아닌, 인간의 얼굴을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사실 '사랑하는 은동아'의 남자 주인공은 첫째, 톱스타라는 직업에 어울리는 관록을 보여주는 배우여야 했고 둘째, 그러면서도 마음 속에 열일곱 악동 소년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이 두 조건을 다 갖춘 배우로 주진모를 떠올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역시 몇해 전, 한 술자리에서 주진모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거의 속내를 내보이지 않는, 지나치게 관리가 철저한 몇몇 배우들과는 달리 주진모는 술자리에서 밝은 웃음과 소탈한 자세로 좌중과 함께 진정으로 자리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시의 모습을 떠올려 보면 - 이미 '사랑하는 은동아'를 지켜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 매니저 동규(김민호)와 중학생 수준의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은호의 모습과 주진모가 아주 잘 겹쳐지는 조합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이런 확신이, 결코 싸지 않은 몸값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인공은 주진모'라는 주장에 힘을 싣게 한 것 같습니다.

 

 

 

 

대본에 대해 처음 얘기를 나눌 때, 주진모에게 "이 역할은 멋지게만 보이는 역할은 결코 아니다. 대신 진모씨의 연기 역정에서 뭔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주진모 역시 "나도 잘 알고 있다. 그게 바로 내가 이 대본을 선택한 이유"라고 대답하더군요.

 

그 자신에게도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었던 겁니다.

 

 

 

 

물론 이렇게 '다 내려놓은' 가벼운 연기로만 '사랑하는 은동아'의 주진모를 평가한다는 건 언어도단입니다. 그의 진가를 볼 수 있는 건 역시 눈물 어린 멜로 연기였습니다.

 

 

 

 

드라마를 보신 분이라면 이 장면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렇게 애타게 찾아 해메던 그 여자가 바로 근처에 있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한 은호. 그러나 이미 그녀에게 남편과 아이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도 알고 있는 상황.

 

그래서 그녀를 발견하고도, 섣불리 다가가서 나를 모르겠느냐고 나서지 못합니다. 이보다 안타까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 놓인 은호의 심정은 주진모의 안타까운 눈물을 통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흔히 가끔 지나치게 잘 생긴, 조각 같은 남자의 얼굴을 보면 '느끼하다'고 말하는 여자들이 있습니다. 주진모는 물론이고 20대 때의 장동건도 흔히 들었던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 눈물은 그런 선입견을 날려 버리기 충분했습니다.

 

못 보신 분이 있다면 한번 보시길. '심쿵' 준비가 필요합니다.

 

 

 

(안타깝습니다. 저기서 무너질듯 주저앉아 통곡하는 은호의 모습까지 화면이 이어져야 하는데... 이 장면을 못 보신 분들은 VOD를 이용하시길. 돈이 아깝지 않으실 겁니다.)

 

저렇게 망가질 땐 제대로 망가져 줬다가 이런 멜로 장면에선 시청자의 가슴을 쥐어 짤 수 있는 배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런 그의 호연 덕분에 이미 수많은 분들의 호평이 온/오프라인을 메우고 있습니다. 시청률 면에서도 곧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 TV평점순위에서 '사랑하는 은동아'는 700여명의 네티즌들로부터 9.9의 평점을 받았습니다.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들 가운데 단연 1위 입니다. 10점 만점에 9.9라는 점수가 나온다는 건 누구라도 상상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것도 한두명도 아닌, 700여명이 투표를 했는데 말입니다.

 

 

 

정말 신기할 따름...

 

어떤 분 말마따나 "이 드라마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편만 본 사람은 없을 것"이란 말이 실감납니다. 그런 호평들 덕분에, 용기를 잃지 않고 제작진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리고 있습니다.

 

 

 

 

다음번엔 '사랑하는 은동아'의 속살, 세트를 살짝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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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은동아] 관련 일곱번째 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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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은동아] 2. 좋은 예고를 만들기 위해서 http://fivecard.joins.com/1314

[사랑하는 은동아] 3. 그렇다면 화양연화는 어떨까? http://fivecard.joins.com/1315

[사랑하는 은동아] 4. 주니어, 이자인이라는 보석의 발견 http://fivecard.joins.com/1316

[사랑하는 은동아] 5. 웹 드라마로 먼저 보여드리는 이유는? http://fivecard.joins.com/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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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드디어 메인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사실 김태훈이라는 배우가 사람들 앞에 얼굴을 드러낸 건 꽤 오래 전 일이지만, 솔직히 저 자신부터도 '아저씨' 이전의 모습은 기억에 없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노희경 작가의 '굿바이 솔로' 같은 드라마에 나왔다고 하는데, 글쎄 무슨 장면이었는지는 떠오르지 않더군요. 아무튼 '아저씨'에서 형사 역으로 두각을 보인 뒤(당시엔 '어, 김태우 닮은 배운데 연기를 잘 하네...') 무섭게 풀려나갔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악역. 최근 끝난 '앵그리 맘'에서도 악역이었죠.^ 아무래도 강렬한 눈빛이 악역의 면모를 갖추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지만, '사랑하는 은동아'의 서정은 남편 최재호 역은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어야 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연기를 잘 하는 배우여야 했죠.

 

최재호는 왕년의 아마야구 최고 투수 출신. 메이저리그의 손짓을 받고 미국으로 진출하기 직전,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모든 것을 잃고 휠체어 신세가 됐습니다. 그래도 그 사고 때 약혼녀 정은(김사랑)을 지켜냈고 - "사고 날 때 남자가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핸들을 꺾고 자기 쪽으로 충돌해 여자는 거의 다치지 않았다"는 대사가 나옵니다 - 결국 정은과 결혼, 아들 라일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역할 덕분에 김사랑으로부터 발을 씻어주는 서비스.;; 를 받고 있는 김태훈... 뿌듯할듯)

 

본래는 상당히 유복한 집안이었지만 오랜 재호의 투병 때문에 살림은 풍족하지 않고, 결국 정은이 여러 개의 알바를 하면서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늘 그것 때문에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죠. 어느날 아내가 톱스타 지은호의 자서전을 쓰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며 기뻐합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로 돈을 벌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남자가 자서전을 쓰는 이유를 안 다음, 그는 더 이상 편히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리고 서서히, 그는 자신 안의 이기심이 고개를 드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천성이 선한 사람이기 때문에 갈등은 더욱 커져 갑니다.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배우는 많지 않죠. 몇 안 되는 후보 가운데서 당연히 김태훈이 첫 손에 꼽혔습니다만, 문제는 이 분이 당시 '앵그리 맘'에 한창 출연하고 있었다는 점이죠. 어떻게든 스케줄을 만들어 달라는 수차에 걸친 요청 끝에 김태훈의 출연이 성사됐습니다. 특히 제작진 중 여성 스태프들의 성원이 절대적이었는데, 어쨌든 캐스팅 이후 재호의 분량은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은호의 수행 매니저(실장급)인 고동규 역. 이 역할 역시 대한민국의 25~30세에 이르는 배우들 중 웬만한 배우는 거의 다 - 물론 주연급들은 빼고 - 거쳐간 역할입니다. 주인공인 지은호와 가장 많은 장면에 같이 등장해야 하는 - 심지어 여주인공 정은 보다 더 - 역할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매니저와 스타는 절대적으로 각별한 사이입니다. 특히나 이 작품에서 동규와 은호의 호흡은 절대적입니다. 은호는 표면적으론 최고의 스타지만 개인적인 공간으로 들어가면 10대 초반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인데, 그 십대 소년 같은 어리광(?)을 슬쩍 받아 넘기면서 은호에게 회사가 원하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이 동규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스타가 죽으라면 죽는 것이 매니저지만 동규는 이미 그 선을 넘어 섰고, 은호의 머리 꼭대기에 선 것은 물론 은호의 비위를 맞출 때는 맞춰 주면서 실질적으로 은호를 '관리'하는 인물입니다. 동규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어디 가면 나 만한 매니저가 있을 줄 알아요? 형은 나 없으면 큰일 나'라는 자신감이 있고, 실제로 그렇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은호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 동규 역할을 위해선 뭔가 곰의 외형과 여우의 내면을 갖춘 배우가 필요했는데, 까다로운 이태곤 감독이 마침내 OK를 한 것이 신인 김민호였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론 동규 역할에 뭔가 주진모를 삼킬듯한 미소년이 하나 나와 주기를 바랐던 바라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탄탄한 연기력은 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했습니다.

 

머잖아 드라마에도 그의 놀라운 개인기(?)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근데 볼수록 싸이 닮았군요.)

 

 

 

 

마지막으로 김미진. 한때 '목소리 이영애'로 유명했지만, 연기력 또한 발군입니다. 왕년의 '소울메이트'에서 명연기가 지금도 생생한. 극중에선 동규의 사촌 누나이며, 정은과 인연이 깊은 미용실 원장입니다. 가족이 없는 정은에게 친언니 같은 존재고, 뒷날 은호와 정은 사이에서 뭔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소리없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연들이 있습니다. 요즘 남주혁과 함께 가장 핫한 남자 모델로 꼽히는 장기용이 '2005년 당시 배용준 급이었던 이석태' 역으로 이미 2회에 출연했고, 2회에서의 느끼한^ 연기가 호평을 받으면서 2015년에도 '왕년에는 배용준 급이었지만 어느새 몰락한' 성인 연기자 이석태 역으로 이어 출연하기로 했습니다.

 

(문득 생각해보니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이 10대, 20대 30대로 갈라져 있는 바람에 10년을 뛰어넘어 출연하시는 분들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은호의 동생 현아 역의 20대와 30대 역으로 김윤서, 은호의 평생 친구인 현발이의 10대와 20대 역으로 김형규, 그리고 이석태의 20대와 30대 역으로 장기용... 아, 여기에 2005년과 2015년에 같이 나오는 가율할머니가 계시긴 합니다.)

 

그리고 미세스 탁 역의 황혜진, 오디션 때 영어 발음으로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했던 아역 박민수. 그리고 정동환 이영란 남경읍 서갑숙 등 관록있는 배우들로 '사랑하는 은동아'의 진용이 갖춰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3회. 실질적인 드라마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제공 들어갑니다.... 스피커는 쿠르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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