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조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1.17 빌리 조엘, 헛되지 않은 30년의 기다림 (55)
  2. 2008.07.26 '님은 먼곳에'와 영화 속 월남전 노래들 (38)
빌리 조엘의 공연을 보러 가기 전에 미리 몇 글자 써 놓고 가도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하지만 막상 뭔가 글을 쓰려고 하는데도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이 멈춰 버리는 듯 하는 경험을 하게 되더군요.

1949년생. 내년이면 환갑. 언제 다시 오실지 모른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중요한 다른 일정도 있었지만, 이 공연을 뒤로 미루고 할 만한 일이라는 건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형님'은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멋진 공연으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 주셨습니다.

아마도 앞으로의 제 인생에서 2008년은 '빌리 조엘의 공연을 본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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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역사를 정리할 때 흔히 50년대는 엘비스 프레슬리, 60년대는 비틀즈, 70년대는 엘튼 존/ 빌리 조엘, 80년대는 마이클 잭슨의 시대로 정리하곤 합니다. 틀린 말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차트상으로 볼 때는 분명 참이 아닙니다. 엘튼 존이나 빌리 조엘은 나머지 세 아티스트에 비해 빌보드 싱글/앨범 차트 1위 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빌리 조엘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한 앨범은 4장(52nd Street, Glass Houses, Storm Front, River of Dreams)이지만, 싱글 히트곡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곡은 It's Still Rock and Roll to Me, Tell Her about It, We Didn't Start the Fire의 단 세 곡 뿐입니다. 어덜트 컨템퍼러리 차트는 내놓는 족족 석권했지만 전체 싱글 차트에서는 그렇게 위력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아티스트들 중 홀 앤 오츠 등과 비교해도 초라해지는 성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숫자들은 단기간에 압도적인 성적을 내지는 않았다는 것일 뿐, 20년간의 앨범 활동 기간을 통틀어 본 전체적인 앨범 판매량으로 따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전미 음반산업협회(RIAA) 자료에 따르면, 빌리 조엘은 생애 통산 미국내 앨범 판매량에서 약 8천만장을 판 것으로 나타나 종합 6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약 6천만장으로 집계되는 마이클 잭슨(17위)보다 많습니다. 전 세계 판매량을 합치면 1억장을 훨씬 넘겠죠.

BEATLES, THE 170
BROOKS, GARTH 128
PRESLEY, ELVIS 118.5
LED ZEPPELIN 111.5
EAGLES 100
JOEL, BILLY 79.5
PINK FLOYD 74.5
STREISAND, BARBRA 71
JOHN, ELTON 70
AC/DC 69

(사실 가스 브룩스야 미국내 인기를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개인적으로는 AC/DC의 경우가 정말 놀랍습니다. 저 정도로 많은 앨범을 팔았다니.)

역시 RIAA 집계에 따르면 단일 앨범으로도 빌리 조엘의 '베스트 1, 2집 합본(물론 맨 처음부터 합본으로 나왔습니다)'은 2100만장이 팔려 역대 미국 내 히트 앨범 6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9 EAGLES/THEIR GREATEST HITS 1971 - 1975 EAGLES ELEKTRA
27 THRILLER JACKSON, MICHAEL EPIC
23 LED ZEPPELIN IV LED ZEPPELIN ATLANTIC
23 THE WALL PINK FLOYD COLUMBIA
22 BACK IN BLACK AC/DC EPIC
21 GREATEST HITS VOLUME I & VOLUME II JOEL, BILLY COLUMB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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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빌리 조엘의 가치는 단기간의 1, 2위에 있는 게 아니라 두고 두고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 셀러 가수로서의 힘에 있다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혹자는 그의 성공을 가리켜 미국 라디오 방송사들이 록에 적응하지 못하는 성인 청취자들을 겨냥하고 의도적으로 그를 '키워낸' 결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만, 뭐 그렇게 '키워내서' 이 정도의 스타가 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 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1971년 데뷔해 1973년, 두번째 앨범에서 'Piano Man'을 내놨던 빌리 조엘은 1993년 "더 이상 새 앨범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클래식 연주자로서의 길을 걷습니다. 하지만 신곡을 내놓지 않았을 뿐, 공연을 통해서는 팬들과 계속 만났습니다. 1999년 12월31일의 밀레니엄 콘서트는 물론이고 총 24회에 걸친 엘튼 존과의 조인트 콘서트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는 전 세계를 흥분시킵니다. 일본에서도 몇 차례 '페이스 투 페이스'의 공연이 있었는데, 대체 왜 한국에서는 이 공연이 유치되지 않는가에 분통을 터뜨린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어 2006년부터는 전미 순회 공연이 이뤄졌고, 잘하면 한국에도 올 수 있겠다고 기대를 부풀게 하던 즈음에 마침내 한국 공연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날짜가 하필 11월이어서 실내(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로 들어가야 했지만, 조금만 빨랐다면 엘튼 존이 했던 잠실 종합운동장 메인 스타디움도 채울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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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오후 7시20분쯤 조엘 선생은 7명의 백밴드와 함께 무대에 올랐습니다.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의 기본 멤버에다 퍼커션과 두 명의 브라스 주자가 있었습니다. 피아노는 - 당연히 포함.

공연을 보다 보면 이 백밴드의 활약에 감탄하게 됩니다. 한가지만 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색소폰 주자는 'Stranger'의 앞부분 휘파람 라이브를 맡기도 하고, 여성 퍼커션 주자는 백보컬을 겸하고 있습니다. 이제껏 본 중에 가장 다재다능한 밴드가 아닐까 합니다.

이날의 공연 목록은 이랬습니다.

1. Angry Young Man
2. My Life
3. Honesty
4. Zanzibar
5. New York State of Mind

6. Allentown
7. Stranger
8. Just the Way You Are
9. Movin' Out
10. Innocent Man

11. Keeping the Faith
12. She's Always a Woman
13. Don't Ask Me Why
14. River of Dreams
15. Highway to Hell (AC/DC)

16. We Didn't Start the Fire
17. It's Still Rock and Roll to Me
18. Big Shot
19. You May Be Right

여기에 앵콜로 Only the Good Die Young 과 Piano Man까지 총 21곡. 숨가쁘게 흘러간 100분간이었습니다. 당연히 30년을 기다렸던 골수 팬들이 운집했을테니 첫곡부터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피아노 전주만 듣고도 함성을 울려댔으니 말입니다. 'Honesty'나 'Just the Way You Are'처럼 국내에서 인기 높은 곡들은 더 말할 것도 없었죠.

 
(15일 서울 공연의 모습과 거의 똑같다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피아노 위의 생수병만 머그 잔으로 바꿔 놓으면 정말 구별을 못 할 지경이군요.^^)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River of Dreams에서 We Didn't Start the Fire까지 세 곡의 열광. River of Dreams에서는 앞으로 뛰쳐나온 관객들을 저지하려던 질서유지요원에게 빌리 조엘이 화를 내면서 잠시 공연이 중단되는 사태가 있었고, 아무튼 그 열띤 분위기가 그대로 온 관객을 벌떡 일어서게 했습니다. 조엘이 기타리스트로 변신하고 스태프 중 하나(?)라는 거구의 호주 남자가 AC/DC의 Highway to Hell을 멋지게 불러 제끼는 깜짝 이벤트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짜여진 각본대로 앵콜이 진행됐고, 누구나 알고 있었던 마지막 앵콜 곡인 Piano Man이 흘러나오면서, 대형 스크린에는 Piano Man의 가사가 뜨기 시작했습니다. 조용필 선생이 잠실벌을 노래방으로 만들듯, 조엘 선생은 체조경기장을 다시 한번 노래방으로 만든 순간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가슴 속에서 뭔가가 울컥 치밀어 올랐습니다.

묘하게도 그 순간은 '토요일 저녁 오후 9시(Nine O'clock on a Saturday)' 즈음이었고, 온 관객이 한 마음으로 Piano Man을 따라 불렀고, 가사가 Pretty Good Crowd for Saturday에 이르고 조엘이 슬쩍 관객들을 바라보자 센스 있는 관객들은 일제히 함성을 내질러 자축했습니다.

긴 노래도 어느덧 끝나 가고 있었을 때 조엘 선생은 반주를 끊고, 관객들에게 이날의 공연을 함께 마무리할 기회를 줬습니다.

Sing Us a Song, You're a Piano Man,

Sing Us a Song, Tonight.

We're All in the Mood for a Melody,

You've Got Us Feeling Alright.

마지막 네 소절이 관객들의 생 목소리로 울려퍼졌습니다. 다시 한번 목이 메어 옵니다. 이 노래를 듣기 위해, 그의 피아노와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 노래를 따라 부르기 위해 기다렸던 긴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으니까요.

 


p.s. 당연히 그렇지만 - 어느 곡 하나 버릴 게 없는 명곡들의 나열인데도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못 들은 명곡들, 예를 들어 제가 좋아하는 'And So It Goes'나 'Longest Time', 'I Go to Exterme', 'Lenningrad'나 'Goodnight Saigon' 같은 노래들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아, 물론 'Uptown Girl'은 기대도 안 했습니다만.

And So It Goes의 뮤직비디오는 퍼올 수가 없어서 King's Singers의 리메이크를 가져왔습니다. 이 버전도 훌륭하지만 빌리 조엘의 원곡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원곡은 http://kr.youtube.com/watch?v=eELB6NxrZ7A


I Go to Extreme을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부르는 80년대 조엘의 모습입니다.




p.s. 이제 인생에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엘튼 존과 빌리 조엘이 내년 일본에서 페이스 투 페이스(F2F) 공연을 재개할 계획이라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죠.

두 명의 슈퍼 피아노 맨이 만나 벌이는 피아노와 노래의 혈투. 생각만 해도 흥분됩니다. 일본까지 오는 김에 한국에도 한번 들러 주길 바랄 뿐입니다. 아니면 휴가라도 내야겠죠?

1998년 도쿄에서 있었던 F2F 공연의 한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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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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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황교진 2008.11.17 10: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개인적으론 "New York State of Mind"를 좋아합니다. 대학교 4학년 때 전공수업 중 가장 큰 산이었던 졸업작품 설계를 마무리할 때 한밤중에 24시간 영업하는 도면복사 집으로 가던 차 안에서 이 노래가 흘렀는데 1학기 내내 밤을 새운 피곤한 몸을 어찌나 위로해주던지.. 빌리조엘 노래는 멜로디 만으로 고단한 마음을 위로해주는 힘이 있음을 느껴요. 중고등학교 때 들은 "Honesty"를 비롯해서.. (제 개인홈피의 메인 BGM에 넣은 곡이기도 하죠.)
    송원섭 기자님 블로그는 추억을 여행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어느덧 아기아빠가 되고 문화생활하기가 쉽지 않은 직장인으로서는 이 블로그의 글 만으로도 커피 한잔 마시는 동안의 구원을 얻을 수 있네요..

  3. la boumer 2008.11.17 11: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공연실황 어디서 구할수 없나요...
    한국에서 하는 공연엔 관객들이 떼창을 해서 아주 좋더라구여..
    Piano Man을 관객들이 부르는 장면..읽기만 해도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네요..한국관객들..이럴때 참 멋있어요.

    • zizizi 2008.11.17 16: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전 게을러서 그런 짓 안하지만, 우리나라 열성관객들은 공연 전에 일부러 가사 달달 외워서 갑니다. 우리나라 공연하고 가면 모두들 감동하고가는 이유가 있죠. 심지어 메탈리카는 자기 홈페이지에 가사 따라하는 관객들은 봤어도 기타 리프를 다 따라하는 인간들은 첨 봤다~ 라는 글을 남기기도. ^^

    • 그 홈페이지 2008.11.17 22: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주소 좀 알려주세요.ㅎㅎ

    • zizizi 2008.11.21 15: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다시 찾아봤는데 안 보입니다. -_- tour diary 비슷한 거였는데, 이미 다음 공연이 진행되고 있어서인듯. 그나저나 메탈리카는 북미와 유럽을 돌아주시더군요.

  4. 민 구 2008.11.17 11: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와이프를 따라서 다녀왔습니다

    사실은 제가 외국노래들을 잘 몰라서
    Honesty 와 Piano man 밖에는 제목을 모르고 있었는데
    모든 노래들이 익히 어디선가 잘 들어봤던 곡들이더군요

    중간에 안전요원들에게 제지당해 무대앞에서 객석으로 돌아가던 관객들을 돌려세우던 모습에서
    그야말로 거장의 아우라가 느껴졌었습니다

    노란 은행잎이 가득히 떨어져 쌓이던
    가을비 뿌리는 올림픽공원과 어울려
    아주 좋은 시간 보내고 왔습니다^^

    • 송원섭 2008.11.17 13: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런데 그분들 때문에 앞이 가려진 R석 관객들로선 불쾌한 일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공연은 정말 좋았죠.

    • 민 구 2008.11.17 15: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렇죠!!
      와이프도 그 걱정을 하더군요...
      물론 우리는 2층에 있어서 뛰어내릴 수도 없는 처지였지만^^

  5. 하이진 2008.11.17 12: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깊어가는 가을에 정말 잘 어울리는 콘서트였겠군요. 학기말이 되다보니 레포트에 치여서 죽을 맛인 저에게 정말 염장을 질러주시는 포스팅이군요. 부러울 따름입니다. 내년에 엘튼 존과 함께 올지도 모른다구요. 저도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더불어 저의 우상 마돈나도...

  6. LieBe 2008.11.17 15: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아~~

    멋진 포스트입니다...오랜만에 빌리 조엘을 떠올리게 하네요.
    덧붙이신 영상들도 참 감사합니다...^^

    덧: 빌리 조엘도 많이 팔았지만 미국을 벗어나서 전세계적으로 보면 훌리오 이글레시아가 1-2위를 다툴텐데 그분도 보고 싶네요....ㅜㅜ

  7. 에이라이 2008.11.17 15: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몇번을 생각해봐도 이번이 한국서 빌리 형님을 뵐 수 있을 마지막 기회 같았습니다.

    R석 F1에 앉아있던 덕에 공연의 절반 이상을 스탠딩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 살아 생전에 빌리 형님을 뵐 수 있을거라곤 생각도 한적 없었는데 직접 눈앞에 3m도 안되는 곳에서 피아노치며 노래하시는걸 보니 정말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보안요원이 뒤에 사람들 안보인다고 들어가라고 할때 아쉬움을 달리며 '이렇게라도 앞에서 본게 어디야 T_T'하며 뒤돌아서던 순간 음악이 멈추더군요. 이게 뭐냐고 역정을 내시고 다들 돌아오라며 손을 저으시던 형님의 모습에 미친듯이 뛰쳐나갔습니다.

    아 지금 답글을 달면서도 온몸이 찌릿찌릿해오는군요. 연세도 있으신 형님께서 마이크대를 붙잡고 서커스를 하시던 모습이라거나, AC/DC 노래를 부르실때 기타 연주하시던 손가락을 만져본 경험이라거나, 팬서비스 차원에서 관객들과 악수를 2번 정도 해주셨는데 두번 다 악수할 수 있었다는건 정말 평생 못 잊을 추억입니다.

  8. 꼬날 2008.11.17 15: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말 Honesty 전주가 시작되는데 눈물이 핑 - 돌더군요. 제가 그렇게 수없이 들은 어니스티를 들으면서 울 줄은 몰랐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정말 다재다능했던 밴드 멤버들에 박수 보내고 싶구요. 전 특히 My Life 에서의 코러스가 너무 좋더군요. '우쭈우쭈우쭈우쭈 쭛쭈 - ' 하는 코러스 완전 재치 만점이었어요.

    @.@ 엘튼존 아저씨 공연도 보면서 울었지만, 이번 빌리조엘 아저씨의 공연만큼 감동적이진 않았어요. 진짜 못 잊을 공연일 것 같습니다.

  9. zizizi 2008.11.17 16: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엘튼 존 공연은 의외로 좀 시큰둥하게 본 저였는데, 빌리 조엘은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오히려 나이 먹어서 나오는 윤기 같은 게 느껴지더군요.

    공연에서 노래가사 자막이 나온 건 처음이라 깜짝! 놀랐습니다만, 만여명의 관객들이 입을 모아 떼창을 하는 그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더군요. 솔직히 잠시 눈물이 핑~ 돌았다는.. 아무래도, 기자님이 말씀하신 대로 `토요일밤 9시'에 딱 맞추어 그 노래를 앵콜로 돌린 것 같았습니다. Pretty Good Crowd for Saturday에서도...

    한국 온 모든 아티스트들이 "이렇게 끝내주는 관객이 있을 수가!!!"하고 돌아가지만, 빌리 아저씨도 그러셨으리라 믿습니다. (Rage Against the Machine은 해체 직전에 왔는데, 왜 여길 진작 안 왔을까 하고 머릴 쥐어뜯다가 갔습니다.)

    호주 출신이라는 기타 테크니션이 나와서 부른 AC/DC의 Highway to Hell 너무 재밌었구요. 어떤 블로거는 말하더군요. 빌리 조엘에 가서 AC/DC를 듣다니 계란 깨보니 노른자 2개 나온 것 같더라고.. ㅋㅋ

    중간에 앞으로 뛰어나간 관객들은 비교적 저렴한 Honesty석 사람들이었다고 하는데, 그 뒷자리가 바로VIP석이라서 내보내려다가 빌리 아재가 화내신 것 같더군요. 근데 그 뒤쪽 R석 사람들 반응을 보면, VIP들 40~50분 지나서 우르르 나가더라고. 그 꼴 꼴보기싫어서 관객들 뛰어나가서 앞을 가린 게 오히려 꼬소하다~ 하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ㅎㅎ

    • 에이라이 2008.11.17 17: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중간에 뛰쳐나간 사람들이 honesty석이였나요? 저는 R석에 F1 구역에 안보인다고 투덜대던 사람들을 위해서 앞에 나가서 보라고 해준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겪은 바로는 R석 사람들을 진행요원이 와서 앞에 나가서 보셔도 된다고 앞으로 내보냈었습니다. F1 가장 맨앞에 앉은 사람들은 무대가 아예 안보일만큼 시야가 좋지 않더군요. 무대가 넓을줄 알았는데 무대가 좁아서 스크린을 쳐 놓은 곳 바로 아래에 있는 R석 사람들은 공연을 스크린만 보고 있어야할 상황이였습니다.

      그래서 10명 정도 되보이는 일가친척 다 온듯한 사람들이 항의를 공연시작전부터 거세게 했었습니다. 의자도 걷어차고 큰소리도 해가면서요.

      결국 공연시작전에 전액환불을 약속하고 명함을 주었더군요. 저는 그냥 앉아서 볼만하다 싶어서 앉아있다가 명함은 못 받았습니다만, 그렇게 거세게 항의하던 아저씨는 과연 공연을 제대로 즐기셨을지 싶습니다.하시는걸 보니 그냥 생색내려고 오신거지 음악 좋아서 오신분이라기엔 너무 분위기 망쳐주시던데...

      ps. 아.. honesty석에 계시던 분들까지 나오셨었다니 비싼돈주고 같은 자리서 본건 조금 싫네요;;;

    • zizizi 2008.11.17 19: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그런 사연이 또 있었군요. 근데 r석인데 그런 자리였으면 저라도 항의했겠는데요. 공연이라는 게 꼭 비싸다고 좋은 자리가 아니더라구요. 경사가 전혀 없는 플로어에 있던 R석 뒤쪽은 앞사람 뒤통수만 보였다고 분통 터뜨리는 사람도 있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전 스탠딩석 마련해줘도 왠만하면 2층 제일 앞섹션 정도가 좋습니다. 스탠딩이 힘들기도 하려니와 앞사람 때문에 잘 안 보이거든요. 그리고 놀만한 공연은 어차피 좌석제라도 다 일어서서 노니까. 금요일의 자미로콰이 공연 같이.

  10. 호이호이 2008.11.17 18: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망설이다가 결국 못 보았습니다.. 평생 후회할 것 같네요...
    이런 기회가 다시는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ㅠㅠ

  11. bass 2008.11.17 18: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부럽소!! ^^

  12. 소울푸드 2008.11.17 19: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중3 때 학원선생님이랑 대판 싸우고 집에와서
    뉴욕 스태이트 오브 마인드를 들었는데,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습니다.
    그때 펑펑 울고 담날 선생님이랑 화해했죠. ㅎㅎ
    제가 빌리 조엘을 알게 해 준 곡....

    그 곡을 직접 듣게 돼서 정말 기뻤습니다.
    전 3층에 있었는데..
    전속력으로 뛰어나가서 무대 앞에서
    공연 봤습니다. ㅡ.ㅡ;; 공연 보다가 요원들이
    뭐라고 하길래 다시 돌아갔는데.. 후회막심 ㅜ.ㅜ

  13. Saturday.. 2008.11.17 20: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앞에 있다가 보안요원들이 앞으로 가라고 하기에 멋도 모르고 뛰어갔다가 무대 2번째줄에서 봤습니다. ㅎㅎ 스탠딩 공연 처음이었는데 앉아서 멀뚱하게 보는것과는 차원이 틀림을 깨달았습니다.

    • 송원섭 2008.11.18 11: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대개는 앵콜 타임에 달려나가는데, 이번엔 엄청나게 타이밍이 빠르더군요. 그것도 한 무리가 우루루..

  14. 우유차 2008.11.17 21: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공연 반응이 그렇게 좋았다면 내년에도 투어 일정에 넣지 않을까요. '자신에게 호응해주는 관객' 덕분에 아자씨도 행복했을테니까요. ^^ 그런 이유로 지난 번에 가신 그분 다시 오시네- 경우가 몇 번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공연 후기 보면서 '아, 부럽다… 아, 좋으셨겠다…' 이러고 있사옵니다.

    아, 그리고 퍼올 수 없었다던 유튜브 영상을 좀 여기저기 건드려서 퍼와볼까 했으나 어찌나 꼭꼭 막아뒀는지 뒷길이 없네요. 물론 본인이 직접 관리하는 건 아니겠지만 YouTube 빌리조엘 영상 등록자 id는 거의 대부분 billyjoel -_-;

    그르나- http://kr.youtube.com/user/billyjoel?ob=1 로 보니 '구성 날짜' 항목이 대박이네요. ^^'

  15. echo 2008.11.17 22: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마디로 부럽군요...우리아이들의 ipod에도 빌리조 노래가 들어가 있을 정도로 남녀노소팬을 다 어우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가수중 하나죠. piano man과 uptown girl은 둘째가 we didn't start the fire는 큰 애가 줄줄 외우고 다니죠...(손버릇만 고치면 좋을텐데.-_-)

    • 송원섭 2008.11.18 11: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 판문점 나오는 긴 기사를 다 외운단 말입니까? (츤재...)

    • echo 2008.11.18 22: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년도별로 정리가 되 있어 현대사 공부에 도움이될 듯^^

      그나자나 빌리조가 크리스티를 상습적으로 때렸다는게 사실일까요.

  16. 랜디리 2008.11.18 01: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And you were living in an allentown (...?)

  17. still 러브 세리 2008.11.18 01: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honesty, just the way you are, piano man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귀에 거슬리지않고 계속 듣게되는 불후의 명곡들이죠.

    운전중 가끔 조용한 음악을 틀어주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저 노래들이 나올땐, 창문 좀 열고 목청 터져라 따라부르기도 하지요.

    • 송원섭 2008.11.18 11: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전 이 정도 속도의 노래라야 따라할 수 있다는 비애가... (My Life나 We didn't Start the Fire 같은 건 도저히 따라할 수가 없어서)

  18. microfountain 2008.11.18 02: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빌리조엘 노래 참 좋아해요. 두 장 짜리 합본 cd, 제가 가진 것 중 가장 많이 들은 cd증 하나죠. 랜디리님이 언급하신 Allentown 저도 특히 좋아했는데, 그래서 어릴 때 대체 이게 어디 있는 동네인지 지도에서 찾아보기도 했었다는...기차소리와 공장 소리가 노래에 참 잘 어울렸어요. 요즘 경제상황에 어울릴 법한 우울한 가사라는 건 나중에야 알았지만요.

  19. halen70 2008.11.18 03: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 Uptown girl 이 빌보드차트 1위곡이 아니었군요.. 저는 이곡이 당연히 빌보드 1위를 차지한줄 알았는데요.. 제개인적으론 젠지바 라는 곡을 참 좋아했습니다..

  20. 우기 2008.11.18 12: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올려주신 글만 읽어도 울컥하는데요.

    부디 오래 건강하셔서 언젠가 제가 꼭 공연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1. 김도환 2010.05.14 01: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마도 2008년은 제 인생에 있어서
    빌리 조엘을 만났던 해로 기억될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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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님은 먼곳에' 때문에 시작한 포스팅입니다. '님은 먼곳에'와 그 노래들에 대한 포스팅은 다른 쪽에 있습니다. 이 글은 거기서 시작돼 본격적으로 다른 영화들과 그 수록곡들을 살펴보는 내용입니다.




월남전을 소재로 한 작품의 음악 중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는 건 개인적으로는 역시 롤링 스톤스의 Paint It Black입니다. 실제로 당시 월남에 있던 병사들이 즐겨 듣던 음악이기도 하고, TV 시리즈 '머나먼 정글'의 주제곡으로 명성을 떨쳤죠.

(그런데 정작 '머나먼 정글'이 국내 방송될 때 이 노래는 금지곡 - 반전, 퇴폐성이라는 이유로 - 이었습니다. 그걸 모르고 오프닝을 그대로 살려 놓았던 담당자는 뜨악했죠. 하지만 그걸 문제삼은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조용히 넘어갔다는 엄청난 얘기가 있습니다.)

자, 추억의 '머나먼 정글(Tour of Duty)'.



베트남전은 저에게도 먼 역사 속의 일입니다. 1975년, 월남 패망 당시 미국 대사관을 철수하던 헬리콥터에 줄줄이 매달려 있던 피난민들의 모습을 어렴풋이 뉴스 화면으로 본 듯한 기억이 있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리 먼 과거는 아니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 - 삼촌뻘이죠 - 로부터 월남전과 관련된 전설(?)은 꽤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특히 저번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학교 다닐 때 교련 선생님들은 대부분 월남전 참전 장교 출신이었죠. 물론 학생들이 확인할 길은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월남은 커녕 제주도도 못 가본 분들이더라도 학생들 앞에선 "이 새퀴들이, 백마부대 깡다구 강중위 그러면 베트콩 새퀴들도 다 죽었다고 엎드렸는데 어디서 개수작이야!"라고 충분히 표정관리를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아무튼 그때로선 비 오는 교련시간에 '월남 무용담' 듣는게 퍽이나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때 들은 이야기 중 기억나는 것 몇 토막(위문공연 이야기는 저번에 써 먹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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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졸병들도 항상 실탄과 수류탄을 휴대했기 때문에 상급자라도 지나치게 심한 얼차려나 인간적인 모욕을 할 수 없었다. 자살하거나 내무반에서 총질을 하는 사고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못살게 굴던 고참을 쏴 죽이고 밀림으로 달아난 놈이 있었다. 얼마 지나서 그리 멀지도 않은 곳에서 시체를 찾았는데, 온몸 살가죽이 다 벗겨진 채로 죽어 있었다. 당시 부대원들과 혹시라도 베트콩에게 생포될 것 같으면 서로 쏴 죽여 주자고 약속했다.

2. 더운 지역이라 땅을 파고 화장실을 만들어도 너무 냄새가 심해 고역이었다. 고민 끝에 석유 드럼통을 절반으로 자르고, 석유를 반쯤 부은 다음 그 위에 널빤지를 깔아 간이변소를 만들었다. 어느 정도 변이 차면 바로 불을 질러 소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편했다.

그런데 한 놈이 그 위에서 양담배를 꼬나물고 꽁초를 휙 버린 거였다. 죽진 않았지만 중요 부분이 모두 불고기가 돼 있었다. 나중에 병원으로 문병을 갔는데, 침대에도 바로 눕지 못하고 허리가 공중에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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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베트콩이 이쪽으로 도주한다는 정보를 받고 1개 소대가 잠복했다. 잠시 후 눈앞으로, 멀쩡히 보고 있는데 한 50미터 앞에서 사람들이 죽을 힘을 다해 뛰어가는게 보였다. 몇 초 사이지만 한 20명 정도가 지나갔을 거다. 당연히 일제사격을 가했다. 경기관총을 포함해서 M-16을 자동으로 놓고 드륵드륵 갈겼다. 그런데. 실제로 총에 맞고 쓰러진 건 단 2명이었다.

총이라는게 그렇게 안 맞는 건지 그때 처음 알았다. 하긴, 사람이 초긴장상태가 되면 총에 맞고도 전혀 이상 없이 달린다고도 하더라. 맞긴 맞았는데 다 도망갔다가 어디 엉뚱한 데서 쓰러졌는지도 모르지.

4. 미국이란 나라가 무서운 걸 처음 알았다. 헬리콥터고 트럭이고 부서졌다고 말만 하면 바로 새걸로 갖다줬다. 국내에서 훈련할 땐 '탄피 100% 회수' 때문에 어지긴히 신경을 썼는데 여기선 다음 보급때까지 전에 받은 탄약 다 쓰는게 귀찮을 정도였다. 사격 훈련도 전부 자동으로 놓고 긁었다. 원 없이 쏴 봤다. 탄피? 아무도 안 찾더라.

처음엔 C-레이션도 나중에 먹으려고 껌이며 통조림을 챙겨 놓는 놈들이 있었는데, 곧 그게 바보짓이란 걸 알게 됐다. 레이션 같은건 산처럼 쌓여 있었고, 오히려 김치랑 밥이 먹고 싶어 혼났다. 나중엔 입맛이 고급이 되어서 왕건이 통조림만 하나 까 먹고 나머지는 죄다 현지인 꼬마들한테 뿌렸다. 미국이란 나라랑 같은 편에서 전쟁한다는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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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얘기가 너무 길었군요. 그럼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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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영화 얘기를 하자면, 아무래도 이 영화를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겠습니다.

일단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 부터.





인상적인 모먼트는 여럿 있지만 도어즈의 'The End'로 시작하는 오프닝만큼 강렬하지는 않습니다. 단, 시퀀스가 너무 길기 때문에 원래 좋아하시는 분들 아니면 클릭을 자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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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툰'이란 새로운 단어를 가르쳐 준 영홥니다. 이 영화에선 뭐니 뭐니 해도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가 유명했지만 그 외의 당시 분위기를 살린 팝 명곡들이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White Rabbit'. 월남전-마리화나-사이키델릭 록은 빼놓을 수 없는 3박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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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는 유명한 인종주의자 마이클 치미노의 극단적인 오리엔탈리즘 때문에, 아시아인이 보기엔 어처구니없는 괴작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디어 헌터'의 음악만큼은 매우 훌륭합니다.

백만인의 애청곡, '카바티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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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큐브릭의 '풀 메탈 재킷'은 평범한 미국 청년들이 어떻게 전쟁 기계로 길러졌는지에 초첨을 맞춘 작품입니다. 저번 글에서 어느 분이 말씀하셨지만 마지막의 소녀 저격수 시퀀스가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죠.

본래는 트래쉬맨의 'Surfin Bird'가 삽입된 장면이 유명하지만, 다른 장면을 한번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 이 영화를 보신 분들 중에도 이 노래가 무슨 노래인지 궁금했던 분이 있었을 겁니다.



MIC, KEY, MOU, SE. 그렇습니다. 이 노래는 바로 '미키 마우스 송'이었던 겁니다. 전쟁터에서 총 든 군인들이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안 어울리는 노래죠. 큐브릭이 보여주고자 했던 전쟁의 한 단편이 이 노래에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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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빼면 울 것 같은 분이 있어서 넣었습니다. 사실 로빈 윌리엄스는 거의 모든 영화에서 지나치게 작위적인 모습으로 나오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이 영화에서의 'What a Wonderful World'는 참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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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심지어 포스터는 뮤지컬)가 뭐냐고 의아해하실 분이 꽤 있겠지만, 록 뮤지컬의 효시라고 불리는 '헤어'는 월남전을 무대로 한 유명한 반전 작품입니다. 비록 전쟁터를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주인공이 파월 장병으로 징집되는 데서 영화가 시작하고, 영화 전편이 전쟁에 대한 거부의 몸짓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결국 주인공 중 하나는 훈련소에서 월남으로 파병됩니다.

뒷날 '아마데우스'를 만드는 밀로스 포먼이 감독한 영화판은 뮤지컬 영화의 흐름을 바꾼 걸작이라고 감히 평가합니다. '헤어'를 유명해지게 한 노래는 'Aquarius'와 'Let the sunshine in'이죠. 본래 흑인 보컬 그룹 5th Dimension이 두 노래를 합쳐 불러 히트시킨 버전이 유명하지만 오늘은 따로 따로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Age of)Aquarius.





다음은 Let the Sunshine in. 일부러 영화 버전과 다른 버전을 골랐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노래 같다가 2분30초쯤부터 나오는 유명한 후렴구를 듣고 나서 '아, 이 노래?' 하실 분들도 꽤 있을 겁니다.





두개를 붙인 휩스 디멘전의 노래.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아, 음악이라는 게 이렇게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있는 거였구나.... 하는 느낌을 받은 노래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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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마지막은 빌리 조엘의 'Goodnight Saigon'입니다. 영화음악도 아니지만 이 노래가 빠진 월남전 노래 이야기는 상상하기 힘들 것 같아서 넣어 봤습니다. 물론 마마스 앤 파파스의 'California Dreaming' 처럼 실제로 당시 히트하던 노래들도 있지만 가사의 내용은 이 쪽이 훨씬 와 닿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끝까지 들었는데 왜 '님은 먼곳에'가 안 나오는지 궁금한 분들은




영화 리뷰를 보실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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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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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ter153 2008.07.26 09: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논문 한편을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오늘 님은 먼곳에 보러 갑니다.....

  2. 순진찌니.. 2008.07.26 09: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여전히 Paint it black은 자주 듣는 음악인딩.. 글 잘읽고 가요.
    지금도 다시 듣는중이에욤.. 순위권이넹..ㅋㅋ

  3. 찾삼 2008.07.26 10: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려서..
    머나먼 정글을 무척 재밌게 봤었죠..

    그런데...나이를 먹고 20대를 넘어가는 순간부터..
    전쟁영화가 그렇게 싫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재밌게 봤는지 이해가 안될정도로..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노래를 들을때마다 떠오르는 추억이 하나쯤이 있잖아요..저에게 '투다다다다다다'하는 헬리콥터 소리는 머나먼 정글이 떠올라요..그래서 더 전쟁영화가 싫은지도모르지요...

    님은 먼곳에도 보고싶었지만 전쟁영화를 끔찍히 싫어해서 안가고 있었는데 오늘 보러 갈까 싶네요...(순전 스핑크스님 때문입니다 ㅎㅎ)

  4. echo 2008.07.26 11: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옥의 묵시록
    paint in black
    말론 블란도
    Aquarius
    러시안 룰렛
    탄피
    카바티나
    로버트 드니로
    .....10,20대의 한구석을 자리했던 조각들이군요.

  5. 노바당 2008.07.26 11: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작품입니다.
    'Let the sunshine in'의 영상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곳은 뉴욕 맨해튼의 워싱턴 스퀘어 파크군요.
    워싱턴 스퀘어 파크는 영화 '어거스타 러쉬'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제 딸이 올해 워싱턴 스퀘어 파크 옆에 있는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박사과정(nyu stern ph.d) 에 입학하게 되어서 특히 기억되는 곳입니다.
    좋은 영상과 음악 잘 들었습니다.

  6. 무면허 2008.07.26 12: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게르만 민족주의라고 해야 할까요, 백인우월주의자라고 해야 할까요. 어쨌든 헬기 타고 군인, 민간인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하면서 바그너의 음악을 틀고 쳐 들어가는 장면에서 어쩌면 그렇게 작곡가의 심성이 현실에 잘 반영될 수 있을까(물론, 영화지만) 싶기도 합니다.

  7. 우유차 2008.07.26 13: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토요일 아침 8시도 되기 전에 글을 쓰시다니…

  8. 맛돌이 2008.07.26 13: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CNTV에서 머나먼 정글을 봤는데 좀 유치하더라구요. 80년대엔 획기적인 장면들이 많았었는데요...문득 든 생각이 밴드오브브라더스도 10년 뒤에 보게 되면 유치할까? 였습니다.

    2차대전 영화 이야기도 다뤄주세요.
    80년대엔 2차대전 영화를 많이 방영해줬쟎아요?...개인적으로 "머나먼 다리", "파비안느",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가 가장 기억이 남습니다만 송기자님의 기억에 남는 80년대 추억의 2차대전 외화 시리즈를 보고싶네요...
    저는 그때 초.중학생이었기 때문에 송기자님이 더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실것 같아서요...

    아, 그리고 혹시 2차대전 당시 그리스 빨치산들이 주인공이었던 거 같은데, 마지막에 주인공 남-녀가 원형극장 같은 곳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는데 남자 주인공 복장이 독일군 장교 복장이어서 빨치산들에게 오인사격 받아 죽어버리는...요 영화 기억하시는지...

    • 송원섭 2008.07.26 14: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나타샤'죠. '나바론'과 똑같은 트릭을 쓰는 영화였습니다.

    • 블랙라군 2008.07.26 17: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전 티비에서 해줬던, 게디슨유격대(?)가 생각나는군요.
      그걸 모방해서 mbc에서 했던 '3840 유격대'와 k본부의
      '전우'도..ㅎㅎ

  9. 송원섭 2008.07.26 14: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결말 내용을 얘기하시면 곤란하죠.

  10. 메렝게로 2008.07.26 20: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님은 먼곳에"에 쓰인 군가가 "전선을 간다"가 흘러 나오던데 그 보다는 "맹호부대" 군가가 그 시대상에 더욱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배경이 1971년인데 1972년인가 1973년에 국민학교 다닐 때 파월부대(맹호부댄지 백마부댄지 가물가물하지만) 귀국환영대회로 을지로에서 카 퍼레이드를 하던 장면과 어린 마음에 꽃다발과 태극기를 들고 인파속을 헤매던 기억이 영화보면서 오버랩 되더군요.

    • 송원섭 2008.07.26 20: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영화 속 엄태웅의 부대가 '백호부대'인 걸 보면 실제 부대명은 아예 피하기로 한 것 같았습니다. 그럼 맹호부대 노래는 더더욱 쓸 수가 없었겠죠.

  11. 송원섭팬 2008.07.26 22: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1. '굿모닝 베트남'의 당시 시대보다 'What a wonderful world'가
    나중에 나온 곡이라는 걸 최근에서야 알았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는
    루이 암스트롱의 목소리와 함께 오버랩되는
    월남전의 단상들이 흘러가는 이 시퀀스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눈물 찔끔 났었거든요.

    2. '발퀴레의 기행' 시퀀스 이후에
    헬기부대 대대장인 로버트 듀발이 쑥밭이 되버린
    마을 앞 바다에서 서핑보드를 탔었더랬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영화는
    비디오가 출시될 당시에는 누더기가
    될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검열관의 눈에는 불온한 영화였을테니...
    그래도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수익을 낼 수 없는 러닝타임 때문인지도...ㅡㅡ^

    3. '풀 메탈 자켓'은 신병들이 실전에 배치되는
    후반부 보다는, 전반부가 더 무섭더군요.
    순진한 젊은이들을 삭발로 만들어대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컨트리 뮤직...아마도
    'Good bye my darling, Hello Vietnam~~~'
    가사가 이랬을겁니다...ㅋ

    • 송원섭 2008.07.27 09: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1. 굿모닝 베트남의 배경이 1965년이었군요. 몰랐습니다.

      2. '가만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너무나 당연한 얘기였죠, 그 시절엔. 하지만 이 영화가 한국에서만 누더기가 된 건 아니었죠. 코폴라가 괜히 Redux를 내놓은 게 아닙니다.

    • 메렝게로 2008.07.27 09: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2. "지옥의 묵시록"의 리덕스가 나오기 전에는 발퀴레의 기행이 나온 이후에 킬고어 중령이 베트콩 시체를 타고 서핑을 타는 씬이 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었죠.

  12. 커버플스 2008.07.27 00: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푸하하 드뎌 알았습니다. let the sunshine in 이 왜 익숙한 멜로디인지.. 윤항기 씨의 "노래하는 곳에" 후렴구와 비슷합니다. ㅋㅋ

    하루종일 고민했었는데 이제서야 생각나다니 ㅋ

  13. bytheg 2008.07.27 00: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Paint it black는..머나먼 정글의 오프닝곡이기도 하지만 한해먼저 풀메탈패닉의 엔딩크레딧으로 쓰였죠..미키마우스송이 나오고 바로 엔딩크레딧올라가며 흘러나옵니다.. 중간에 나오는 울리불리도 있군요..
    지옥의 묵시록에서도 롤링스톤즈의 Satisfaction이 나오죠..

  14. tianjin77 2008.07.27 12: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도어즈의 Light My Fire는 왜 빼놓으셨는지...? ^^ 올리버 스톤에게 플래툰의 영감을 준 노래중 하나라고 인터뷰기사를 본듯하네요. 스톤이 월남참전전 군입대를 위해 머릴깎는데 라디오에서 이 노랠듣고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는...

  15. 맥쿠의 팬 2008.07.27 20: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Fitth Dimension 의 영상을 오랜만에 보니..
    마릴린 맥쿠(오른쪽 여성)의 출중한 미모가 다시금 돋보이는군요.. (최소한 제 눈에는요..)

    몇년전에 같은 영상을 보고는 흑인 여성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솔직히 그 전까지는 인종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솔직히 고백합니다.)

    • 송원섭 2008.07.27 21: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지금에서야 알았습니다. ^^

    • bass 2008.07.28 21: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냥 지금 위키 검색하다가 본 건데요. 이 글 올라온 날(7월 26일)이 저분들 (McCoo와 저 중에 누군지 저는 알 수 없는 그 남편) 결혼 40주년 기념일이었다는군요... 암튼 너무나 귀에 익숙한 저 메들리도 좋지만, 그 위에 렛더선샤인인 앞부분도 괜찮네요. 잘 들었습니다. 덕분에 오늘도 퇴근이 늦고 있는 중..^^

    • 송원섭 2008.07.29 10: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다행입니다. 좋아해 주셔서.^^

  16. rainbowme 2008.07.28 16: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나이가 있는지라(?)
    지옥의 묵시록은 redux 버전으로 뤼미에르 극장에서 처음 접했더랬습니다.
    훌륭한 영화이지만 극장안에서 3시간 이상 되는 작품을 한자리에서 보기는 좀 힘들더군요.
    그러나 막판으로 갈수록 섬뜩했던 그 느낌은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지옥의 묵시록과 '발퀴리의 기행'은 영화음악사에 굵은 한 획을 긋는 명장면이 아닐런지요.

    p.s: 큐브릭의 '풀메탈 재킷'이 나와서 말인데, 기회가 되시면 언제 큐브릭의 영화들 이야기를 정리해주시면 어떨까요? 그의 영화들과 뒷이야기들 참 흥미로운데요^^

    • 송원섭 2008.07.28 17: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관심 있는 분이 하시는게 낫지 않을까요?^ 저는 '스파르타커스'와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샤이닝' 정도에나..

  17. 사랑과평화 2008.07.30 14: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월남전 영화에서 CCR노래도 자주 나온다고 느꼇어요. 미국인들에게는 CCR이 60년대를 회상시켜 주는 모양이다...라고 느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