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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7 빌리 조엘, 헛되지 않은 30년의 기다림 (55)
빌리 조엘의 공연을 보러 가기 전에 미리 몇 글자 써 놓고 가도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하지만 막상 뭔가 글을 쓰려고 하는데도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이 멈춰 버리는 듯 하는 경험을 하게 되더군요.

1949년생. 내년이면 환갑. 언제 다시 오실지 모른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중요한 다른 일정도 있었지만, 이 공연을 뒤로 미루고 할 만한 일이라는 건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형님'은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멋진 공연으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 주셨습니다.

아마도 앞으로의 제 인생에서 2008년은 '빌리 조엘의 공연을 본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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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역사를 정리할 때 흔히 50년대는 엘비스 프레슬리, 60년대는 비틀즈, 70년대는 엘튼 존/ 빌리 조엘, 80년대는 마이클 잭슨의 시대로 정리하곤 합니다. 틀린 말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차트상으로 볼 때는 분명 참이 아닙니다. 엘튼 존이나 빌리 조엘은 나머지 세 아티스트에 비해 빌보드 싱글/앨범 차트 1위 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빌리 조엘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한 앨범은 4장(52nd Street, Glass Houses, Storm Front, River of Dreams)이지만, 싱글 히트곡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곡은 It's Still Rock and Roll to Me, Tell Her about It, We Didn't Start the Fire의 단 세 곡 뿐입니다. 어덜트 컨템퍼러리 차트는 내놓는 족족 석권했지만 전체 싱글 차트에서는 그렇게 위력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아티스트들 중 홀 앤 오츠 등과 비교해도 초라해지는 성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숫자들은 단기간에 압도적인 성적을 내지는 않았다는 것일 뿐, 20년간의 앨범 활동 기간을 통틀어 본 전체적인 앨범 판매량으로 따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전미 음반산업협회(RIAA) 자료에 따르면, 빌리 조엘은 생애 통산 미국내 앨범 판매량에서 약 8천만장을 판 것으로 나타나 종합 6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약 6천만장으로 집계되는 마이클 잭슨(17위)보다 많습니다. 전 세계 판매량을 합치면 1억장을 훨씬 넘겠죠.

BEATLES, THE 170
BROOKS, GARTH 128
PRESLEY, ELVIS 118.5
LED ZEPPELIN 111.5
EAGLES 100
JOEL, BILLY 79.5
PINK FLOYD 74.5
STREISAND, BARBRA 71
JOHN, ELTON 70
AC/DC 69

(사실 가스 브룩스야 미국내 인기를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개인적으로는 AC/DC의 경우가 정말 놀랍습니다. 저 정도로 많은 앨범을 팔았다니.)

역시 RIAA 집계에 따르면 단일 앨범으로도 빌리 조엘의 '베스트 1, 2집 합본(물론 맨 처음부터 합본으로 나왔습니다)'은 2100만장이 팔려 역대 미국 내 히트 앨범 6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9 EAGLES/THEIR GREATEST HITS 1971 - 1975 EAGLES ELEKTRA
27 THRILLER JACKSON, MICHAEL EPIC
23 LED ZEPPELIN IV LED ZEPPELIN ATLANTIC
23 THE WALL PINK FLOYD COLUMBIA
22 BACK IN BLACK AC/DC EPIC
21 GREATEST HITS VOLUME I & VOLUME II JOEL, BILLY COLUMB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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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빌리 조엘의 가치는 단기간의 1, 2위에 있는 게 아니라 두고 두고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 셀러 가수로서의 힘에 있다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혹자는 그의 성공을 가리켜 미국 라디오 방송사들이 록에 적응하지 못하는 성인 청취자들을 겨냥하고 의도적으로 그를 '키워낸' 결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만, 뭐 그렇게 '키워내서' 이 정도의 스타가 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 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1971년 데뷔해 1973년, 두번째 앨범에서 'Piano Man'을 내놨던 빌리 조엘은 1993년 "더 이상 새 앨범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클래식 연주자로서의 길을 걷습니다. 하지만 신곡을 내놓지 않았을 뿐, 공연을 통해서는 팬들과 계속 만났습니다. 1999년 12월31일의 밀레니엄 콘서트는 물론이고 총 24회에 걸친 엘튼 존과의 조인트 콘서트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는 전 세계를 흥분시킵니다. 일본에서도 몇 차례 '페이스 투 페이스'의 공연이 있었는데, 대체 왜 한국에서는 이 공연이 유치되지 않는가에 분통을 터뜨린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어 2006년부터는 전미 순회 공연이 이뤄졌고, 잘하면 한국에도 올 수 있겠다고 기대를 부풀게 하던 즈음에 마침내 한국 공연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날짜가 하필 11월이어서 실내(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로 들어가야 했지만, 조금만 빨랐다면 엘튼 존이 했던 잠실 종합운동장 메인 스타디움도 채울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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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오후 7시20분쯤 조엘 선생은 7명의 백밴드와 함께 무대에 올랐습니다.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의 기본 멤버에다 퍼커션과 두 명의 브라스 주자가 있었습니다. 피아노는 - 당연히 포함.

공연을 보다 보면 이 백밴드의 활약에 감탄하게 됩니다. 한가지만 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색소폰 주자는 'Stranger'의 앞부분 휘파람 라이브를 맡기도 하고, 여성 퍼커션 주자는 백보컬을 겸하고 있습니다. 이제껏 본 중에 가장 다재다능한 밴드가 아닐까 합니다.

이날의 공연 목록은 이랬습니다.

1. Angry Young Man
2. My Life
3. Honesty
4. Zanzibar
5. New York State of Mind

6. Allentown
7. Stranger
8. Just the Way You Are
9. Movin' Out
10. Innocent Man

11. Keeping the Faith
12. She's Always a Woman
13. Don't Ask Me Why
14. River of Dreams
15. Highway to Hell (AC/DC)

16. We Didn't Start the Fire
17. It's Still Rock and Roll to Me
18. Big Shot
19. You May Be Right

여기에 앵콜로 Only the Good Die Young 과 Piano Man까지 총 21곡. 숨가쁘게 흘러간 100분간이었습니다. 당연히 30년을 기다렸던 골수 팬들이 운집했을테니 첫곡부터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피아노 전주만 듣고도 함성을 울려댔으니 말입니다. 'Honesty'나 'Just the Way You Are'처럼 국내에서 인기 높은 곡들은 더 말할 것도 없었죠.

 
(15일 서울 공연의 모습과 거의 똑같다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피아노 위의 생수병만 머그 잔으로 바꿔 놓으면 정말 구별을 못 할 지경이군요.^^)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River of Dreams에서 We Didn't Start the Fire까지 세 곡의 열광. River of Dreams에서는 앞으로 뛰쳐나온 관객들을 저지하려던 질서유지요원에게 빌리 조엘이 화를 내면서 잠시 공연이 중단되는 사태가 있었고, 아무튼 그 열띤 분위기가 그대로 온 관객을 벌떡 일어서게 했습니다. 조엘이 기타리스트로 변신하고 스태프 중 하나(?)라는 거구의 호주 남자가 AC/DC의 Highway to Hell을 멋지게 불러 제끼는 깜짝 이벤트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짜여진 각본대로 앵콜이 진행됐고, 누구나 알고 있었던 마지막 앵콜 곡인 Piano Man이 흘러나오면서, 대형 스크린에는 Piano Man의 가사가 뜨기 시작했습니다. 조용필 선생이 잠실벌을 노래방으로 만들듯, 조엘 선생은 체조경기장을 다시 한번 노래방으로 만든 순간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가슴 속에서 뭔가가 울컥 치밀어 올랐습니다.

묘하게도 그 순간은 '토요일 저녁 오후 9시(Nine O'clock on a Saturday)' 즈음이었고, 온 관객이 한 마음으로 Piano Man을 따라 불렀고, 가사가 Pretty Good Crowd for Saturday에 이르고 조엘이 슬쩍 관객들을 바라보자 센스 있는 관객들은 일제히 함성을 내질러 자축했습니다.

긴 노래도 어느덧 끝나 가고 있었을 때 조엘 선생은 반주를 끊고, 관객들에게 이날의 공연을 함께 마무리할 기회를 줬습니다.

Sing Us a Song, You're a Piano Man,

Sing Us a Song, Tonight.

We're All in the Mood for a Melody,

You've Got Us Feeling Alright.

마지막 네 소절이 관객들의 생 목소리로 울려퍼졌습니다. 다시 한번 목이 메어 옵니다. 이 노래를 듣기 위해, 그의 피아노와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 노래를 따라 부르기 위해 기다렸던 긴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으니까요.

 


p.s. 당연히 그렇지만 - 어느 곡 하나 버릴 게 없는 명곡들의 나열인데도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못 들은 명곡들, 예를 들어 제가 좋아하는 'And So It Goes'나 'Longest Time', 'I Go to Exterme', 'Lenningrad'나 'Goodnight Saigon' 같은 노래들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아, 물론 'Uptown Girl'은 기대도 안 했습니다만.

And So It Goes의 뮤직비디오는 퍼올 수가 없어서 King's Singers의 리메이크를 가져왔습니다. 이 버전도 훌륭하지만 빌리 조엘의 원곡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원곡은 http://kr.youtube.com/watch?v=eELB6NxrZ7A


I Go to Extreme을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부르는 80년대 조엘의 모습입니다.




p.s. 이제 인생에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엘튼 존과 빌리 조엘이 내년 일본에서 페이스 투 페이스(F2F) 공연을 재개할 계획이라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죠.

두 명의 슈퍼 피아노 맨이 만나 벌이는 피아노와 노래의 혈투. 생각만 해도 흥분됩니다. 일본까지 오는 김에 한국에도 한번 들러 주길 바랄 뿐입니다. 아니면 휴가라도 내야겠죠?

1998년 도쿄에서 있었던 F2F 공연의 한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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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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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황교진 2008.11.17 10: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개인적으론 "New York State of Mind"를 좋아합니다. 대학교 4학년 때 전공수업 중 가장 큰 산이었던 졸업작품 설계를 마무리할 때 한밤중에 24시간 영업하는 도면복사 집으로 가던 차 안에서 이 노래가 흘렀는데 1학기 내내 밤을 새운 피곤한 몸을 어찌나 위로해주던지.. 빌리조엘 노래는 멜로디 만으로 고단한 마음을 위로해주는 힘이 있음을 느껴요. 중고등학교 때 들은 "Honesty"를 비롯해서.. (제 개인홈피의 메인 BGM에 넣은 곡이기도 하죠.)
    송원섭 기자님 블로그는 추억을 여행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어느덧 아기아빠가 되고 문화생활하기가 쉽지 않은 직장인으로서는 이 블로그의 글 만으로도 커피 한잔 마시는 동안의 구원을 얻을 수 있네요..

  3. la boumer 2008.11.17 11: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공연실황 어디서 구할수 없나요...
    한국에서 하는 공연엔 관객들이 떼창을 해서 아주 좋더라구여..
    Piano Man을 관객들이 부르는 장면..읽기만 해도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네요..한국관객들..이럴때 참 멋있어요.

    • zizizi 2008.11.17 16: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전 게을러서 그런 짓 안하지만, 우리나라 열성관객들은 공연 전에 일부러 가사 달달 외워서 갑니다. 우리나라 공연하고 가면 모두들 감동하고가는 이유가 있죠. 심지어 메탈리카는 자기 홈페이지에 가사 따라하는 관객들은 봤어도 기타 리프를 다 따라하는 인간들은 첨 봤다~ 라는 글을 남기기도. ^^

    • 그 홈페이지 2008.11.17 22: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주소 좀 알려주세요.ㅎㅎ

    • zizizi 2008.11.21 15: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다시 찾아봤는데 안 보입니다. -_- tour diary 비슷한 거였는데, 이미 다음 공연이 진행되고 있어서인듯. 그나저나 메탈리카는 북미와 유럽을 돌아주시더군요.

  4. 민 구 2008.11.17 11: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와이프를 따라서 다녀왔습니다

    사실은 제가 외국노래들을 잘 몰라서
    Honesty 와 Piano man 밖에는 제목을 모르고 있었는데
    모든 노래들이 익히 어디선가 잘 들어봤던 곡들이더군요

    중간에 안전요원들에게 제지당해 무대앞에서 객석으로 돌아가던 관객들을 돌려세우던 모습에서
    그야말로 거장의 아우라가 느껴졌었습니다

    노란 은행잎이 가득히 떨어져 쌓이던
    가을비 뿌리는 올림픽공원과 어울려
    아주 좋은 시간 보내고 왔습니다^^

    • 송원섭 2008.11.17 13: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런데 그분들 때문에 앞이 가려진 R석 관객들로선 불쾌한 일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공연은 정말 좋았죠.

    • 민 구 2008.11.17 15: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렇죠!!
      와이프도 그 걱정을 하더군요...
      물론 우리는 2층에 있어서 뛰어내릴 수도 없는 처지였지만^^

  5. 하이진 2008.11.17 12: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깊어가는 가을에 정말 잘 어울리는 콘서트였겠군요. 학기말이 되다보니 레포트에 치여서 죽을 맛인 저에게 정말 염장을 질러주시는 포스팅이군요. 부러울 따름입니다. 내년에 엘튼 존과 함께 올지도 모른다구요. 저도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더불어 저의 우상 마돈나도...

  6. LieBe 2008.11.17 15: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아~~

    멋진 포스트입니다...오랜만에 빌리 조엘을 떠올리게 하네요.
    덧붙이신 영상들도 참 감사합니다...^^

    덧: 빌리 조엘도 많이 팔았지만 미국을 벗어나서 전세계적으로 보면 훌리오 이글레시아가 1-2위를 다툴텐데 그분도 보고 싶네요....ㅜㅜ

  7. 에이라이 2008.11.17 15: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몇번을 생각해봐도 이번이 한국서 빌리 형님을 뵐 수 있을 마지막 기회 같았습니다.

    R석 F1에 앉아있던 덕에 공연의 절반 이상을 스탠딩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 살아 생전에 빌리 형님을 뵐 수 있을거라곤 생각도 한적 없었는데 직접 눈앞에 3m도 안되는 곳에서 피아노치며 노래하시는걸 보니 정말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보안요원이 뒤에 사람들 안보인다고 들어가라고 할때 아쉬움을 달리며 '이렇게라도 앞에서 본게 어디야 T_T'하며 뒤돌아서던 순간 음악이 멈추더군요. 이게 뭐냐고 역정을 내시고 다들 돌아오라며 손을 저으시던 형님의 모습에 미친듯이 뛰쳐나갔습니다.

    아 지금 답글을 달면서도 온몸이 찌릿찌릿해오는군요. 연세도 있으신 형님께서 마이크대를 붙잡고 서커스를 하시던 모습이라거나, AC/DC 노래를 부르실때 기타 연주하시던 손가락을 만져본 경험이라거나, 팬서비스 차원에서 관객들과 악수를 2번 정도 해주셨는데 두번 다 악수할 수 있었다는건 정말 평생 못 잊을 추억입니다.

  8. 꼬날 2008.11.17 15: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말 Honesty 전주가 시작되는데 눈물이 핑 - 돌더군요. 제가 그렇게 수없이 들은 어니스티를 들으면서 울 줄은 몰랐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정말 다재다능했던 밴드 멤버들에 박수 보내고 싶구요. 전 특히 My Life 에서의 코러스가 너무 좋더군요. '우쭈우쭈우쭈우쭈 쭛쭈 - ' 하는 코러스 완전 재치 만점이었어요.

    @.@ 엘튼존 아저씨 공연도 보면서 울었지만, 이번 빌리조엘 아저씨의 공연만큼 감동적이진 않았어요. 진짜 못 잊을 공연일 것 같습니다.

  9. zizizi 2008.11.17 16: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엘튼 존 공연은 의외로 좀 시큰둥하게 본 저였는데, 빌리 조엘은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오히려 나이 먹어서 나오는 윤기 같은 게 느껴지더군요.

    공연에서 노래가사 자막이 나온 건 처음이라 깜짝! 놀랐습니다만, 만여명의 관객들이 입을 모아 떼창을 하는 그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더군요. 솔직히 잠시 눈물이 핑~ 돌았다는.. 아무래도, 기자님이 말씀하신 대로 `토요일밤 9시'에 딱 맞추어 그 노래를 앵콜로 돌린 것 같았습니다. Pretty Good Crowd for Saturday에서도...

    한국 온 모든 아티스트들이 "이렇게 끝내주는 관객이 있을 수가!!!"하고 돌아가지만, 빌리 아저씨도 그러셨으리라 믿습니다. (Rage Against the Machine은 해체 직전에 왔는데, 왜 여길 진작 안 왔을까 하고 머릴 쥐어뜯다가 갔습니다.)

    호주 출신이라는 기타 테크니션이 나와서 부른 AC/DC의 Highway to Hell 너무 재밌었구요. 어떤 블로거는 말하더군요. 빌리 조엘에 가서 AC/DC를 듣다니 계란 깨보니 노른자 2개 나온 것 같더라고.. ㅋㅋ

    중간에 앞으로 뛰어나간 관객들은 비교적 저렴한 Honesty석 사람들이었다고 하는데, 그 뒷자리가 바로VIP석이라서 내보내려다가 빌리 아재가 화내신 것 같더군요. 근데 그 뒤쪽 R석 사람들 반응을 보면, VIP들 40~50분 지나서 우르르 나가더라고. 그 꼴 꼴보기싫어서 관객들 뛰어나가서 앞을 가린 게 오히려 꼬소하다~ 하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ㅎㅎ

    • 에이라이 2008.11.17 17: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중간에 뛰쳐나간 사람들이 honesty석이였나요? 저는 R석에 F1 구역에 안보인다고 투덜대던 사람들을 위해서 앞에 나가서 보라고 해준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겪은 바로는 R석 사람들을 진행요원이 와서 앞에 나가서 보셔도 된다고 앞으로 내보냈었습니다. F1 가장 맨앞에 앉은 사람들은 무대가 아예 안보일만큼 시야가 좋지 않더군요. 무대가 넓을줄 알았는데 무대가 좁아서 스크린을 쳐 놓은 곳 바로 아래에 있는 R석 사람들은 공연을 스크린만 보고 있어야할 상황이였습니다.

      그래서 10명 정도 되보이는 일가친척 다 온듯한 사람들이 항의를 공연시작전부터 거세게 했었습니다. 의자도 걷어차고 큰소리도 해가면서요.

      결국 공연시작전에 전액환불을 약속하고 명함을 주었더군요. 저는 그냥 앉아서 볼만하다 싶어서 앉아있다가 명함은 못 받았습니다만, 그렇게 거세게 항의하던 아저씨는 과연 공연을 제대로 즐기셨을지 싶습니다.하시는걸 보니 그냥 생색내려고 오신거지 음악 좋아서 오신분이라기엔 너무 분위기 망쳐주시던데...

      ps. 아.. honesty석에 계시던 분들까지 나오셨었다니 비싼돈주고 같은 자리서 본건 조금 싫네요;;;

    • zizizi 2008.11.17 19: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그런 사연이 또 있었군요. 근데 r석인데 그런 자리였으면 저라도 항의했겠는데요. 공연이라는 게 꼭 비싸다고 좋은 자리가 아니더라구요. 경사가 전혀 없는 플로어에 있던 R석 뒤쪽은 앞사람 뒤통수만 보였다고 분통 터뜨리는 사람도 있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전 스탠딩석 마련해줘도 왠만하면 2층 제일 앞섹션 정도가 좋습니다. 스탠딩이 힘들기도 하려니와 앞사람 때문에 잘 안 보이거든요. 그리고 놀만한 공연은 어차피 좌석제라도 다 일어서서 노니까. 금요일의 자미로콰이 공연 같이.

  10. 호이호이 2008.11.17 18: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망설이다가 결국 못 보았습니다.. 평생 후회할 것 같네요...
    이런 기회가 다시는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ㅠㅠ

  11. bass 2008.11.17 18: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부럽소!! ^^

  12. 소울푸드 2008.11.17 19: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중3 때 학원선생님이랑 대판 싸우고 집에와서
    뉴욕 스태이트 오브 마인드를 들었는데,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습니다.
    그때 펑펑 울고 담날 선생님이랑 화해했죠. ㅎㅎ
    제가 빌리 조엘을 알게 해 준 곡....

    그 곡을 직접 듣게 돼서 정말 기뻤습니다.
    전 3층에 있었는데..
    전속력으로 뛰어나가서 무대 앞에서
    공연 봤습니다. ㅡ.ㅡ;; 공연 보다가 요원들이
    뭐라고 하길래 다시 돌아갔는데.. 후회막심 ㅜ.ㅜ

  13. Saturday.. 2008.11.17 20: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앞에 있다가 보안요원들이 앞으로 가라고 하기에 멋도 모르고 뛰어갔다가 무대 2번째줄에서 봤습니다. ㅎㅎ 스탠딩 공연 처음이었는데 앉아서 멀뚱하게 보는것과는 차원이 틀림을 깨달았습니다.

    • 송원섭 2008.11.18 11: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대개는 앵콜 타임에 달려나가는데, 이번엔 엄청나게 타이밍이 빠르더군요. 그것도 한 무리가 우루루..

  14. 우유차 2008.11.17 21: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공연 반응이 그렇게 좋았다면 내년에도 투어 일정에 넣지 않을까요. '자신에게 호응해주는 관객' 덕분에 아자씨도 행복했을테니까요. ^^ 그런 이유로 지난 번에 가신 그분 다시 오시네- 경우가 몇 번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공연 후기 보면서 '아, 부럽다… 아, 좋으셨겠다…' 이러고 있사옵니다.

    아, 그리고 퍼올 수 없었다던 유튜브 영상을 좀 여기저기 건드려서 퍼와볼까 했으나 어찌나 꼭꼭 막아뒀는지 뒷길이 없네요. 물론 본인이 직접 관리하는 건 아니겠지만 YouTube 빌리조엘 영상 등록자 id는 거의 대부분 billyjoel -_-;

    그르나- http://kr.youtube.com/user/billyjoel?ob=1 로 보니 '구성 날짜' 항목이 대박이네요. ^^'

  15. echo 2008.11.17 22: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마디로 부럽군요...우리아이들의 ipod에도 빌리조 노래가 들어가 있을 정도로 남녀노소팬을 다 어우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가수중 하나죠. piano man과 uptown girl은 둘째가 we didn't start the fire는 큰 애가 줄줄 외우고 다니죠...(손버릇만 고치면 좋을텐데.-_-)

    • 송원섭 2008.11.18 11: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 판문점 나오는 긴 기사를 다 외운단 말입니까? (츤재...)

    • echo 2008.11.18 22: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년도별로 정리가 되 있어 현대사 공부에 도움이될 듯^^

      그나자나 빌리조가 크리스티를 상습적으로 때렸다는게 사실일까요.

  16. 랜디리 2008.11.18 01: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And you were living in an allentown (...?)

  17. still 러브 세리 2008.11.18 01: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honesty, just the way you are, piano man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귀에 거슬리지않고 계속 듣게되는 불후의 명곡들이죠.

    운전중 가끔 조용한 음악을 틀어주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저 노래들이 나올땐, 창문 좀 열고 목청 터져라 따라부르기도 하지요.

    • 송원섭 2008.11.18 11: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전 이 정도 속도의 노래라야 따라할 수 있다는 비애가... (My Life나 We didn't Start the Fire 같은 건 도저히 따라할 수가 없어서)

  18. microfountain 2008.11.18 02: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빌리조엘 노래 참 좋아해요. 두 장 짜리 합본 cd, 제가 가진 것 중 가장 많이 들은 cd증 하나죠. 랜디리님이 언급하신 Allentown 저도 특히 좋아했는데, 그래서 어릴 때 대체 이게 어디 있는 동네인지 지도에서 찾아보기도 했었다는...기차소리와 공장 소리가 노래에 참 잘 어울렸어요. 요즘 경제상황에 어울릴 법한 우울한 가사라는 건 나중에야 알았지만요.

  19. halen70 2008.11.18 03: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 Uptown girl 이 빌보드차트 1위곡이 아니었군요.. 저는 이곡이 당연히 빌보드 1위를 차지한줄 알았는데요.. 제개인적으론 젠지바 라는 곡을 참 좋아했습니다..

  20. 우기 2008.11.18 12: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올려주신 글만 읽어도 울컥하는데요.

    부디 오래 건강하셔서 언젠가 제가 꼭 공연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1. 김도환 2010.05.14 01: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마도 2008년은 제 인생에 있어서
    빌리 조엘을 만났던 해로 기억될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