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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4 붐-준코와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숙명 (7)
최근 붐이 '미녀들의 수다'에 나오는 일본 미녀 사가와 준코와 사귀었네, 말았네 하는 사건이 꽤 관심을 끌었습니다. 간단하게 사건을 정리하자면 일단 붐이 한 프로그램에서 "준코와 사귀었다"고 주장했고, 준코가 "무슨 소리냐"고 반박한데 이어 붐이 "그런 말을 한 것은 경솔했지만 사귄 것은 맞다"고 다시 강조했고, 준코는 미니홈피를 통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재반박을 했습니다.

분명히 똑같은 두 사람인데, 한 쪽은 사귄 사이라고 하고 한 쪽은 안 사귄 사이라고 하니 이보다 황당무계한 일이 있을까요? '붐이 이상하다' '준코가 이상하다' '한일간의 문화 차이다'라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왔습니다. 아무튼 지난 13일 밤, 붐이 패널인 MBC TV '섹션TV 연예통신'은 이 소식을 어떻게 다룰지도 관심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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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프로그램이라면 '우리 식구'를 곤란하지 않게 하는 것이 방송 현장 윤리(?)라고 할 수 있지만, 연예 정보 프로그램이 한창 뜨거운 연예 뉴스를 짚지 않고 넘어가는 건 직무유기일 수도 있죠. 결국 붐은 MC 김용만-현영의 질문에 "내가 잘못한 것 같다. 나는 사귀었다고 생각했는데, 저 쪽에선 아니라고 생각한 모양이다"라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사실 붐이 연예정보 프로그램 패널이 아니었다면 '마지막 물러섬'은 없어지고 이 미완의 열애설(?)은 그냥 미궁에 빠질 수도 있었습니다. 일본에 가 있는 준코야 직접 얘기할 기회도, 이유도 없으니 사람들의 궁금증 역시 모두 붐의 몫이었던 셈이죠. 그리고 이런 경우, 결국은 붐이 사과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안 그랬다면 계속 이미지가 나빠질 뻔 했죠. 이날 스튜디오에서도 얘기가 나왔듯 "이런 경우는 대개 남자의 착각"으로 여겨지는게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내 식구 감싸기'와 '프로그램의 정도' 사이에서 딜레마에 휩싸이는 일은 그리 드물지 않습니다. 예전에도 이런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얘기죠. 물론 처음에는 이니셜이 등장합니다만, 그건 그냥 퀴즈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일요일은 재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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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같은 편? 우린 그런 거 잘 몰라    

SBS TV [한밤의 TV 연예](이하 '한밤')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는 간판 리포터 조영구의 열애설이 보도됐을 때, 이날 연예계 인사들의 관심은 과연 [한밤]에서 조영구 관련 소식을 보도할지 말지에 쏠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밤]이라면 당연히 조영구에게 직접 질문을 날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놀랍게도 그 주의 [한밤]은 이 소식을 아예 전하지 않았다.

같은 편이면 곤란한 상황에선 봐 줄 수도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은 그동안 [한밤]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의 생각이다. KBS에는 [연예가중계]가, MBC에는 [섹션TV 연예통신]이 있지만 [한밤]은 처음 방송될 때부터 다른 프로그램들과 완연히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

바로 공격적인 취재와 접근 방식이었다. 사실 [한밤]이 등장하기 전까지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은 '좋게 좋게 가자'를 모토로 삼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어차피 TV 예능국에서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언제든지 서로 신세지고 은혜를 베풀 수 있는 것이 예능 PD들과 연예인들의 사이인데, 얼굴 붉힐 필요가 뭐 있느냐는 식이었다.

하지만 [한밤]의 출현 이후 이런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교양 PD 출신인 이충용 PD가 지휘봉을 잡은 [한밤]은 한마디로 연예 취재에서 성역을 없앴다. 전유성을 비롯해 역전의 용사들인 리포터들은 주저없이 열애설이 돈 연예인들을 직접 찾아가 질문을 날렸다. 이들이 자리를 피하거나 손으로 카메라를 가리거나 하면 그 장면을 방송으로 내보냈다.

[한밤]의 명성이 절정에 달한 것은 바로 이 프로그램의 여자 MC인 이소라가 당시 인기 절정의 개그맨이었던 신동엽과의 열애설 주인공이 됐을 때였다. 이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제아무리 [한밤]이라고 해도, 설마 자기네 프로그램의 여자 MC에게 마이크를 들이대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뒤집혔다. 그때나 지금이나 생방송이던 [한밤] 팀은 준비된 뉴스를 모두 내보낸 뒤, 당시 MC 유정현의 입을 통해 이소라에게 직접 질문을 던졌다. "시청자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 하실 겁니다. 사실 저희도 궁금합니다. 이소라씨의 입으로 직접 듣고 싶습니다."

미리 언질을 받았든 안 받았든, 이소라의 얼굴에는 긴장의 빛이 완연했다. 아무튼 카메라는 돌아가고 있었고, 누구라도 이 상황에서 입을 다물고 있을 수는 없었다. 이소라는 천천히 입을 열고 '해명'에 들어갔다. 그런데 해명은 상당히 장황하고 길어서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의미가 전달되지 않았다. 이때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전유성이 끼어들었다. "아니, 그러니까 복잡하게 하지 말고 딱 잘라 얘기하세요. 그러니까 사귄다는 겁니까, 안 사귄다는 겁니까?"

한국 연예정보 프로그램 사상 이런 식의 '심문'이 생방송으로 진행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시청자들은 물론이고 연예계 인사들의 눈도 휘둥그레졌다. 이때부터 [한밤]의 명성은 강호를 진동시켰다.

[한밤]의 역사가 길어지다 보니 여자 MC들이 도마에 오를 일이 다시 발생했다. 몇해 전의 일이다. 당시 [한밤]의 여자 MC였던 K는 드라마와 영화의 잇단 히트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그런 K에게 어느날 갑자기 마약 상용의 의혹이 드리워진 것이다.

당시의 연예계는 자고 일어나면 사고가 터지는 상황이었다. 황수정이 필로폰 복용으로 법정에 섰고, 성현아 또한 신종 마약이라는 엑스터시 복용으로 도마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성현아의 절친한 친구인 K가 검찰의 수사선상에 등장했다는 소식은 전 연예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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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이 바로 [한밤]의 생방송날. K는 평소처럼 방송국에 등장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평소보다 약간 빨리 도착한 셈이었다. 그런데 K가 [한밤]팀의 회의실에 들어서는 순간, 그날 따라 늘 보던 스태프들이 눈에 띄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었다.

무슨 일인지 약간 의아했던 K. 하지만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고 자리에 앉으려는데, 마침 잔뜩 긴장한 채 커다란 박스를 들고 밖으로 나가려던 조연출 한 명이 앞으로 고꾸라지며 박스의 내용물을 와르르 쏟아냈다. 안에 들어 있던 것은 자료실에서 가져온 각종 영상 자료 테이프들. 그런데 테이프 겉에는 하나같이 K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바보가 아닌 K는 그 순간 왜 스태프들의 자신을 보고 긴장했는지 알아버렸다. [한밤] 제작진은 K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 이날 방송, 혹은 다음 방송의 톱 뉴스 아이템이 될 것에 대비해 과거 영상들로 꾸미는 자료 화면 구성 논의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사람 좋고 총명한 K는 이 상황에서도 안색을 바꾸지 않고 "어머~~ 다들 준비성도 좋으셔라"라는 코멘트로 스태프들의 낯을 더욱 뜨겁게 했다.

그 뒤로 일어난 일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바와 같다. 김정은은 떳떳하게 검찰 조사에 응했고, 무혐의 판정을 받았으며, 그 뒤로 지금까지 방송과 영화 양쪽에서 모두 톱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니 다행이지, 만에 하나라도 무슨 일이 있었다면 [한밤] 팀은 정말 김정은 앞에서 오래 오래 고개를 들지 못할 뻔 했다. (끝)




아시는 바와 같이 두 친구는 지금도 사이가 매우 좋습니다. 부케까지 받을 정도로.

생각할수록 대단한 것은 김정은의 당시 임기응변입니다. '한 식구'인 팀에게 그런 일을 겪었으면 상당한 배신감이 들었을텐데 그렇게 웃어 넘길 수 있었다는 건 어지간한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이죠.

아무튼 결과적으로 보자면 김정은이나 성현아나 현재 상태는 해피엔딩입니다. 성현아도 훌륭하게 재기해 좋은 남자 만나 결혼식을 올렸고, 김정은은 잘 아시는 바와 같죠.

앞으로도 이런 일은 끝없이 이어질 겁니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라고 해서 사건사고에 휘말리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아직 현역 MC의 열애설은 몰라도 결별설이 나온 경우는 없었던 것 같군요. 그런 경우라면 스튜디오가 눈물바다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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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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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종엽 2008.12.14 10: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헉 1등...

  2. 순진찌니 2008.12.14 10: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붐 나빠요~
    지난여자이야기 하면 안되요..
    주말출근해서 확인하는 형님의 글은
    비참한 제 현실의 한줄기 빛으로 다가오네요.ㅋㅋ
    암튼 붐은 제가꼽는 비호감 연예인 1호..에요
    남자가 치사하게 지난여자 이야기를 저렇게 남들앞에서 하다니..
    치사한 붐..

    그리고 경축 또 일빠입니다. ㅋㅋ

  3. 지나가다 2008.12.14 11: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런데 진짜로 그런 일이 있고,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자주 일어납니다.
    남자가 그런 경우도 있고 여자가 그런 경우도 있죠.

    한 쪽에선 연인사이라고 굳게 믿고
    지금 만나는 건 데이트라고 알고있는데,
    상대편은 친한 선후배 내지는 편한 친구간에
    어쩌다 얼굴 한 번 본 것뿐일 수가 있죠.

    모두 남녀간에 소통이 안 되어 일어나는 비극입니다.

    그딴 걸 공중파에서 지껄이는 사람이 찌질이인 건 변함없지만
    그게 사실일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은 드네요.

  4. ㅇ_ㅇ 2008.12.14 13: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김정은씨도 그 일에 대해 당당한 입장이었기에 그런 반응이 가능했던 것 같네요^^

  5. ㅁㄴㅇㄹ 2008.12.14 16: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실명거론한 붐이 문제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도 드네요. 요즘 유행하는 어장관리의 피해자라는 느낌이...

  6. ikari 2008.12.15 12: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항상 첫사랑이어야짐... 쯧

  7. 후다닥 2008.12.15 16: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붐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방송가 밥 그정도 먹었으면 '자기생각'에 사귀었다고
    하면 어떤 파문이 일지 뻔히 알았을 텐데
    실명을 거론한건 정말 남자답지 못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대상이된 여성으로부턴 犬무시 당하는
    참사까지 벌어졌으니 여러모로 모양새가 빠졌더군요
    김정은씨 사건은 옛날 집에서도 써주셨던 기억이 나는데
    이소라씨 사건은 첨 알았네요..
    요즘은 그때도 말씀 하셨듯 TVN에서 하는 프로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보일 만큼 들이대더군요...
    "나는 PD다"에 출연한 이영자씨가
    안재환씨 사건 두고 한마디 하는게 꽤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