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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꽤 흘러서 '미녀들의 수다'에 나오던 '준코 사태'를 잊은 분들도 있겠군요. 한국인 교수(실제로는 강사)가 학점을 빌미로 외국인 여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폭탄 발언 때문에 문제의 교수가 해임된 사건을 말합니다.

한번 기억을 더듬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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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예리해져야 할 미녀들의 ‘일침’This Week People
송원섭 | 제16호 | 20070630 입력 
사진 KBS 제공 


KBS 2 TV ‘미녀들의 수다’가 “한국인 교수로부터 학점을 빌미로 성희롱을 당했다”는 일본 미녀 준코의 폭탄발언으로 다시 여론의 초점이 됐다.

준코의 발언 이후 그가 재학 중인 한국외국어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속한 반응을 보였다. 방송이 나간 지 16시간 만에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1시간 만에 해당 강사의 파면이 결정됐다. 과연 준코가 외국인이 아니고, 준코의 발언이 인기 방송 프로그램을 타고 나가지 않았더라면 이런 빠른 귀결이 가능했을까. 그래 보이진 않는다.

‘미녀들의 수다’는 한국인의 비리를 파헤치던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 토크쇼에는 매주 수십 명의 한국 거주 외국인 ‘미녀들’이 등장해 한 가지 주제를 놓고 한국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토론이라기보다는 제목 그대로 ‘수다’에 가깝고, 이번처럼 따끔한 지적이 나오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

처음 이 프로그램이 나왔을 때 일본 TBS의 인기 프로그램인 ‘아이치테루(アイチテル)’를 흉내 낸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일본 거주 외국인 여성들의 연애 상담 프로그램인 ‘아이치테루’보다는 1998년부터 TBS에서 방송됐던 ‘여기가 이상해, 일본인(ここがヘンだよ日本人)’ 쪽이 훨씬 촌수가 가깝다.

영화감독 겸 배우로 더 유명한 기타노 다케시가 진행하던 이 프로그램은 일본에 거주하는 남녀 외국인이 자신의 시각에서 일본인의 희한한 행동을 짚어내는 포맷으로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그래도 늘 웃음만 감돈 것은 아니다. 가끔은 한국인 출연자가 나와 일본의 식민지배와 역사왜곡에 대해 열변을 토하기도 했을 정도로 일본 문화와 일본인에 대한 가차없는 비판이 가해지기도 했다.

여기에 비하면 ‘미녀들의 수다’ 쪽은 훨씬 부드럽다. 아무래도 ‘미녀들’이 발언자인 까닭도 있겠지만, 제작진이나 ‘미녀들’ 모두 한국 시청자의 비위를 거스르고 싶지 않다는 속내를 수시로 드러낸다. 이 방송으로 스타가 된 에바(영국-일본 혼혈)나 루베이다(캐나다) 등이 “한국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인기 영합성 발언(?)을 수시로 쏟아내는 걸 보면 깊이 있는 비판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결론이 쉽게 내려진다.

대신 이들은 인기를 얻었다. 초기 패널 중 베트남 출신의 하이옌은 연예기획사와 계약을 하고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떠났다. 제작진이 ‘순수 아마추어’로만 방송하겠다는 뜻을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멤버도 이미 CF를 찍고 다른 방송 프로그램으로 잇따라 진출하는 등 ‘코리안 드림’을 성취해가고 있다.

이런 ‘미녀들’에게 한국과 세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기대하면 좀 무리일까. 미녀들의 발언 주제나 수위를 크고 심각하게 바꾸지 않더라도, 최소한 이들이 말하는 ‘한국 문화의 이상한 점’을 납득이 가게 설명해줄 수 있을 정도의 지성을 갖춘 한국인 패널이 배치된다면 좀 더 한국인의 국제감각 향상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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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들도 바뀌고, '미녀들의 수다'도 변해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 변화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이제 '미녀들의 수다'는 '우리가 잘 아는 우리나라를 외국인들이 어떻게 보는지'에서 한발 나아가서, 미녀들이 살고 있던 나라들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시켜나갔으면 합니다.

그러려면 세계를 잘 아는 패널들도 더 필요하겠죠. 아무튼 이 프로그램은 제겐 여전히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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