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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1박2일' 100회는 요란한 특집 없이, 아주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케이크와 선물, 그리고 팬들이 만들어 보낸 강호동의 '예능의 정석' 책이 아니었더라면 여느 때와 전혀 다를 게 없었다고 할 방송이었습니다. 요란하게 특집 방송을 준비했어도 이상할 게 없었을텐데, 지나치게 평온해서 오히려 놀랐을 정도입니다.

이날 방송의 웃음 포인트는 지난주부터 계속된 YB대 OB의 대결 과정에서 나온 YB의 반발이었습니다. 특히 강호동이 주도하는 '예능의 정석'을 부정한 YB들은 은지원의 '정석은 낡았다', 혹은 '정석은 식상했다'는 주장으로 무장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이 주장한 예능의 요체는 '돌발'이었습니다.

과연 '예능은 돌발'이라는 은지원의 '새로운 정석'이 정답일까요?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1박2일' 100회 특집(?)의 의미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은 '정석은 역시 정석'이라는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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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능은 돌발'이라는 패러다임이 이날 빛을 발한 부분도 있습니다. 수시로 바뀌는 룰, 가위바위보에서 눈치게임을 오가는 어지러운 전략 변화, 즉석에서 이뤄지는 '편가르지 않고 저녁 함께 먹기'와 '입수 담당자 지정' 규정의 신설 등은 '예능은 돌발'이라는 대명제 아래서 이뤄진 일들입니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만족스러운 웃음을 줬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1박2일'이 거쳐온 길을 생각하면 사실 '예능은 돌발'이라는 주장은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일정한 형식을 가지고 안정될 때부터 - 이 말 자체가 역설일 수도 있지만 - '돌발성'은 프로그램의 특징이 되어 왔습니다. 기본적으로 1) 목적지까지의 이동 미션 - 2) 저녁 식사 복불복 - 3) 잠자리 복불복 - 4) 아침 식사 미션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매주 새로운 돌발 형식을 찾아내 시청자들을 질리지 않게 할 것이냐를 연구하는 것이 매주 '1박2일'이 걸어온 길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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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어느 한 주도, 정해진 미션을 변형 없이 치러낸 주는 없었다고 봐도 좋습니다. 간단한 미션 하나가 결정되는 데에도 강호동 특유의 '제작진과의 딜'이 들어가지 않은 주가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예능은 돌발'이라는 은지원의 말은 이미 '예능의 정석'에 들어가 있는 한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표현은 다르지만 굳이 말하자면 '똑같은 반복은 예능의 악이다'라는 명제 속에 포함된다고 봐야겠죠. 이걸 굳이 '신 정석'이라고 포장할 이유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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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00회 특집(?)을 100회답게 한 것은 '예능은 협동'이라는 강호동의 정리였습니다. 이미 전날 '예능은 몸을 아껴선 안된다'는 버라이어티 정신이 팀의 모토로 다시 한번 강조됐지만 고지식하게 규칙 - 강호동이 좋아하는 '시청자와의 약속' - 에 매달렸다면 김C는 꼼짝없이 197회의 계곡물 입수를 치러내야 했을 겁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비가 퍼붓는 가운데 순간적인 '다함께 도와주자'라는 구호가 힘을 발휘하지 않고 김C 혼자 그 고생을 해야 했다면 시청자들의 뒷맛도 그리 깔끔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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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불쑥 등장한 강호동의 '예능의 정석 7막 7장'이 바로 '예능은 협동'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여섯 멤버들이 하나의 팀으로 미션을 마칠 때 최고의 마무리가 나올 수 있다는 탁월한 판단이었다고 봐야 할 듯 합니다. 결국 1인당 30여회씩의 입수로 미션이 마무리되면서 자연스럽게 아침 식사 나눠먹기로 홍천 야영이 의미를 갖게 됩니다.

정리하면 '예능은 돌발'이라는 것은 이미 이 팀이 2년간 열심히 실천해 온 정석 중의 정석입니다. 그리고 '몸을 아끼면 안 된다'는 버라이어티 정신 또한 마찬가지죠. 거기에 '예능은 협동'이라는, 물론 새롭지는 않지만 잊고 지나기 쉬운 부분을 마저 챙기고 지나간 것이 100회를 맞은 '1박2일' 팀의 농익은 성숙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수많은 예능 팀들 가운데서도 왜 이 팀이 유난히 팀웍의 상징처럼 불리는지를 알 수 있는 한 회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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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나자나 이 팀도 초기 무한도전처럼 미션복을 아예 만들어서 입고 지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특히 여름철이면 이 팀 멤버들의 스타일리스트들은 대체 옷을 몇벌씩 갖고 다녀야 할지...  참,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100회 특집을 축하합니다.



'예능의 정석'의 위대함(?)에 대해 예전에 썼던 내용입니다.
댓글
  • 프로필사진 아자哲民 100회 방송이라 대단하군요. 2009.07.13 08:59
  • 프로필사진 찾삼 아직 못봐서...ㅎㅎ
    조금있다가 보고나서 다시 한번 글을 읽어봐야겠네요 ㅎㅎ

    아..그리고 2등!!
    2009.07.13 09:15
  • 프로필사진 사랑과평화 아! 아깝다 3등...
    저는 무한도전 멤버와 1박2일 멤버가 가장 부럽습니다.
    타고난 끼로 잘 놀구, 또 그걸로 돈벌구...
    그들에게 어떤 스트레스가 있을지...
    저같이 못노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카메라 앞에서 자유분방하게 놀아라하면 엄청난 스트레스겠지만...ㅋㅋ
    2009.07.13 09:21
  • 프로필사진 송원섭 오죽 뛰어나면(?) 그걸로 돈을 다 벌까 하고 생각하시는 편이. 2009.07.13 15:10
  • 프로필사진 사랑과평화 머 결국 같은 얘기지요 허허허... 2009.07.14 08:57
  • 프로필사진 후다닥 처음 시작했을 때는 무도 아류라는 둥 얘기가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비난을 벗어나서 하나의 전형을 이루어낸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상대 방송사에서 이 포맷을 차용한 경쟁 프로를 만들어냈을까요?
    어제 방송 중간중간 끊어가면서 봤는데 확실히 강호동이란
    인물이 왜 오늘날 대한민국 연예게를
    쥐락 펴락하는 자리까지 올라갔는지를 몸소 보여준 한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은지원도 그에 못지않은 만만하지 않은 내공을 선보이면서
    프로그램내에서 강호동에 대항할 유일한 존재로 부각되는 듯 했습니다.
    어제 저녁에 본 계곡은 보는 것만으로도 추워 보이던데 멤버들 입수하는 거 보면서 새삼 대단해 보이더군요 ^^;;;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3등입니다. ^^
    2009.07.13 09:26
  • 프로필사진 후다닥 이런 4등이군요... 2009.07.13 09:26
  • 프로필사진 송원섭 은지원의 성장이 눈부시죠. 2009.07.13 15:10
  • 프로필사진 아침의눈 100회 특집이 평범해서 더 좋았어요.
    우리 축하해줘 강요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절로 축하하게끔 만드는 자연스러움..
    그 소박한 마인드가 1박의 힘인 것 같습니다.
    단순 아이템으로 매번 새로운 재미를 주는 1박2일..
    앞으로도 계속 대한민국 누비고 다니며 즐거운 웃음 주길 바랍니다.
    2009.07.13 09:42
  • 프로필사진 송원섭 그러게말입니다. 2009.07.13 15:10
  • 프로필사진 궁금이.. 송기자님 도 은근 1박2일 왕팬이신듯..ㅎㅎ
    그리고 항상 깔끔하게 정리해 주셔서.. 더 좋아요..
    2009.07.13 10:17
  • 프로필사진 안영식 왜 일박이일이 인기가 있는지 잘 보여준 100회 방송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패밀리가 떴다'가 요즘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를 잘 보여주시는 글이었던 것 같네요. 2009.07.13 10:26
  • 프로필사진 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1박다운 100회더군요. 재미를 위해선 한없이 과장하고 동화돼 적극적인 액션들이 나오는데 그들의 자축자리에선 소소하게 지나가는...그래서 더 맘에 와닿았어요. 100회가 기쁘기도 하고말이죠.

    혹서기, 혹한기 특집은 있어도 100회특집은 없는 1박2일, 예능의 장수프로그램으로 남아주었음 하네요.
    2009.07.13 10:27
  • 프로필사진 MN 열심히 챙겨 보진 못해도 볼때마다 늘 유쾌한 1박 2일. 조화로운 인물 구성과 정말 "생 야생 리얼"이란 점이...시청자가 보기에도 진짜 쟤네 죽기 살기로 하는 구나 라는 느낌이 드니까 푹 빠지게 되는 것 같아요. 2009.07.13 11:27
  • 프로필사진 대한민국 황대장 재미있는 글 잘 보았습니다.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
    2009.07.13 11:46
  • 프로필사진 낯선골목 100회 편은 유독 맘에 남네요. 단순히 '재밌다'가 아니라 묵직하게 뭔가 그들이 치열하게 외치는 '버라이어티 정신'이라는 걸 새삼 생각하게 하는 회였습니다. 2009.07.13 12:07
  • 프로필사진 현수맘 TEO PD가 강호동외 멤버들과 1박2일을 맡아보고,
    나PD가 유재석등 멤버들과 무한도전을 맡아
    한회 촬영분을 찍어보면 어떨까... 심히 궁금해집니다.

    김태호피디는 강호동의 카리스마에 질질 끌려다닐런지~
    고지식한 유재석은 나피디와 제작진의 느물느물한 제안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소화시킬것인지~ㅋㅋ
    2009.07.13 12:09
  • 프로필사진 송원섭 정말 흥미롭군요. 한번 해볼만 할텐데..^^ 2009.07.13 15:11
  • 프로필사진 강호동팬이면 강호동만쓰세요. 글을 비비꼬지말구요. 2009.07.14 08:09
  • 프로필사진 선우재우부 예능 프로그램의 정석1.-특집은 없다.
    ?장수하고 싶으면 나이를 잊어라.......^;
    2009.07.13 12:10
  • 프로필사진 후다닥 선우재우부님 안녕하세요 ^^
    선우재우부님 글을 읽다 보니 문득 해법예능은 유재석씨가
    집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그럼 1장에는 "오로지 겸손만이 살실이다"정도가 나올것
    같아요
    2009.07.13 13:09
  • 프로필사진 선우재우부 후다닥님!
    요즘 들어 유가 밀리는 느낌입니다.
    겸손해서 그런 건가요?.......^;
    2009.07.13 17:55
  • 프로필사진 푸우 어제 이거 보느라고 놀러나가기로 약속하고 간 친구네집에 눌러앉아 친구 어머니가 시켜주신 자장면 먹으면서 봤어요. 정말 자리를 뜰 수가 없더라고요.

    처음으로 패떴에 이어 1박2일을 봤는데...그 깊이감! 정말 패떴은 댈 것도 아니더군요. 1박2일 기다리느라고 시간 죽이기용으로 보는데 죽을 맛이더라고요...

    똑같은 반복은 악이라고 하지만 1박2일 100회를 보면서, 그 일정 부분 반복이 없었다면 1박2일에 이렇게 열광하지 못했을 거 같아요. 시청자도 예능에 맘 놓고 즐기며 웃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반복 학습으로 익숙함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듯해요. (저만 그런가요 ㅋ)
    2009.07.13 12:21
  • 프로필사진 송원섭 그 떴다...는 루스해서 도저히 볼 수가 없더라구. 2009.07.13 15:12
  • 프로필사진 트래비스 글들을 잘 보고는 있는데요, 무한도전의 팬으로서 유독 예능프로그램 중 1박2일에 대한 글이 많은 이유는 뭔지 궁금합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이니깐 물어볼것도 없다고 봐야하나?.. 2009.07.13 13:28
  • 프로필사진 송원섭 당연히 취향이죠.^ 2009.07.13 15:12
  • 프로필사진 kerygma 본부장이 되신 지금 아주... 바쁘시겠지만...

    다음번의 발모임(?)은 1박 2일로 하면 어떨까요?

    지방에서 오시는 분들 생각하면, 가볍게... 서해안에서 -_-;

    늘 가져가는 자만 가져가는 퀴즈말고,

    눈치게임이나.. 복불복으로도... 상품을!

    머리 나쁜 사람도 상품을 가져 갈 수 있는 기회를!
    2009.07.13 14:07
  • 프로필사진 송원섭 얼마든지^^ 2009.07.13 15:12
  • 프로필사진 허허 1박2일은 여섯 멤버의 능력과 팀웍도 좋지만 무엇보다 담당 PD 의 능력이 뛰어난듯 합니다.백두산 특집 그 즈음까지 진행했던 그분과는 차원이 다른듯... 중간에 한번 예전의 그분이 진행하신 편은 지루해서 봐줄수가 없더라구요...ㅎ

    다른 얘기지만, 무한도전은 5분 이상 보기에도 지루하고 단지 시끄럽기만 한 프로그램인데 종종 잘 만들어진 1박2일과 비교되는것 자체가 참으로 신기합니다. MBC의 힘인지...
    2009.07.14 02:37
  • 프로필사진 H 1박2일과 무한도전을 비교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제 생각에는 둘의 차이점은

    무한도전은 신선한 콘텐츠들에서 오는

    멤버들의 독특하고 재기발랄한 행동들이고

    1박2일은 정해진 룰에서 빚어지는

    멤버들간의 협동과 그 안에서의 사소한

    불협화음이라고 생각되네요..

    아이디어와 방송을 이슈화 시키는 점에선

    무도가 낫지 않을까요?

    1박2일은 좀 더 우직한 웃음?
    2009.07.14 03:35
  • 프로필사진 1박에 손 반복된 틀 안에서 매회 신선한 재미를 주는 1박 능력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무도는 소재를 다양하게 공략할 수 있고 영화,음악 패러디를 통해 이슈화도 시킬 수 있으니 1박 보다 이슈 선점이나 소재 다양면에서 수월한 면이 있죠. 2009.07.14 08:51
  • 프로필사진 트래비스 무한도전과 1박이 리얼버라이어티라는 점에서 많이 비교가 될수밖에요. 1박이 초기에는 KBS도 무한도전 비슷하게 따라 시작했다는 점이 맘에 안들었는데 최근에는 특성화된 재미가 점점늘고 발전된다는 건 느끼네요. 어쨋건 KBS를 개인적으로 안좋아하기도하고 뭘 더 좋아하든 개인 취향이겠죠. 2009.07.14 11:08
  • 프로필사진 echo 장수프로로 오래도록 남았으면 좋겠네요.

    예전에 강호동씨 유재석씨랑 쿵쿵타 할때만 해도
    저렇게 끼가 있다고 생각 못했었는데,
    이경규씨가 사람보는 눈이 있긴 있나보네요.^
    2009.07.14 12:05
  • 프로필사진 윤호매니아 오랜만에(?) 들러 밀린 글 읽고 갑니다^^
    일요일마다 일이 있어 1박 2일을 못 보는데...
    송원섭님 글을 읽고 나니 꼭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
    2009.07.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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