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0011 나폴레옹 솔로>는 워낙 유명해지다 보니 한국 아동 소설에도 우정출연을 하게 됩니다. 그 작품의 이름은 조풍연 원작의 <백자바위의 마인>입니다.
6권짜리 장편이었던 이 소설은 70년대라는 배경 탓에 반공 소설의 굴레를 쓰고 있지만 실상은 007 뺨치는 첩보 SF 모험 활극 소설이었습니다.

백자(30m) 높이의 절벽에 비밀 본부를 설치한 마인(결국 정체는 북한이 파견한 거물 간첩입니다)은 부하인 마인단을 이용해 대한민국을 어지럽히고, 몇몇 영웅들이 그에 맞서 싸우는 줄거리입니다. 후반부에 가면 '앙클(?)이라는 첩보기관에서 파견된 나폴레옹 솔로'가 주인공들을 돕는 역으로 등장합니다. 물론 저작권 같은 것은 들어본 적도 없던 시절의 얘깁니다. 하기야 이런 식의 막 갖다 쓰기는 모리스 르블랑 선생의 주 특기였죠.

이 이야기는 70년대 후반 이원복 선생에 의해 <백자바위 마인>이라는 만화로 극화돼 클로버문고에 수록됩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만화판' 나폴레옹 솔로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제법 닮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만화로 바꾸다 보니 중요하다 싶은 이야기가 상당 부분 삭제되어 있고, 원작에서는 사실 조연급인 소년 마호석이 주인공으로 부각되어 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만화도 구하기 힘들어진 셈입니다. 

나폴레옹 솔로의 파트너 일리야 쿠리야킨은 러시아 출신의 전향한 스파이. 둘 다 여자에 강한 캐릭터였지만 나폴레옹이 전형적인 플레이보이라면 일리야는 어느 정도 모성애를 자극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으로 치면 남성훈-조민기 계열인 듯^^이 역할을 맡은 데이비드 매컬럼 역시 수많은 출연작을 갖고 있지만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스티브 매퀸, 찰스 브론슨, 제임스 코번 주연의 <대탈주 The Great Escape> 입니다. 묘하게도 출연진이 <황야의 7인>과 상당 부분 겹치고, 데이비드 매컬럼이 이 영화에 나왔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도 로버트 본과의 공통점입니다. 물론 두 영화 모두 감독은 <OK목장의 결투> 등을 남긴 웨스턴의 거장 존 스터지스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장면을 보시면 아마 기억이 날 지도... 탈출에 성공한 뒤 기차역에서 상관의 적발을 막기 위해 일부러 이목을 끌다가 총에 맞아 죽는 역할이었습니다.매컬럼은 이 시리즈에는 나폴레옹 솔로의 뒤를 이은 넘버2지만 곧 자신이 주역인 시리즈를 갖게 됩니다. 바로 한국에서 <얼굴없는 사나이>란 제목으로 방송됐던 The Invisible Man이죠.  (이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다음 번 글은 '투명인간의 역사'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참, 맨 위에 사용된 사진은 <0011 나폴레옹 솔로>의 정리판 형식으로 1983년 제작된 TV 영화 <The Return of the Man from U.N.C.L.E.>의 한 장면입니다. 지금부터 23년전이지만 이미 로버트 본의 귀밑머리는 희게 변해 있죠.

로버트 본의 최근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기회는 얼마전 시네마TV를 통해 방송됐던 BBC의 인기 시리즈 <허슬 Hustle>이었습니다. 여기서 본은 왕년의 실력을 살린 노련한 늙은 사기꾼으로 등장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데이비드 매컬럼은 지금도 가끔 XTM에서 방송되는 <NCIS>에 고정 출연하고 있습니다. 바로 사진 뒷줄에 있는 말라드 박사 역이죠. 나이를 먹으면서 젊은 날의 날카로운 모습보다는 곱게 늙은 노인의 이미지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첩보원 0011 이야기는 이걸로 마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