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7일 아침에 뉴스라인을 훑던 분들, 일본에 개각이 있었고 렌호(蓮舫)라는 초선 의원이 행정쇄신상이 됐다는 기사를 보셨을 겁니다. 아마 많은 분들은 그냥 이름 보고 지나치려고 하다가 사진 보고 다시 한번 '응?' 하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순수한 일본 사람으로는 아마 거의 없을듯한 두 자 이름은 누가 봐도 중국계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고, 흰 옷에 짧은 머리의 미모가 심상치 않았으니 43세라는 현재 나이에 과연 전직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되는게 당연지사였을 겁니다. 그렇다면 렌호라는 신임 대신은 본래 뭐 하시던 분일까요.

한때 그라비아 아이도루 모델로 활동했다는 경력이 눈길을 끕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렌호. 43세. 대만 출신. 아버지는 대만 출신의 사철신(謝哲信)씨, 어머니는 한때 '미스 시세이도'라고 불렸던 사이토 게이코(齊藤桂子)씨- 이게 모델이었다는 얘긴지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습니다-입니다. 본래는 사련방(謝蓮舫)이어야겠지만 어머니의 성을 따서 사이토 렌호(齊藤蓮舫)라는 이름이 됐고, 일본 아오야마 대학 재학중 신인 모델 선발대회에 입상해 연예인의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모델 대회 출전 이유가 "부친이 사달라던 차를 사주지 않아서"라니 참 당돌한 아가씨지만 아무튼 우승 상금으로 차를 샀고, 그 뒤로 연예인의 길로 들어섭니다. 그라비아 아이도루 모델을 했고, 한 음향기기 업체의 '클라비아 걸'이라는 전속 모델로 활동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중에 배우 겸 아나운서로도 활동하지만 그리 톱스타는 아니었던 듯. 아무튼 기타노 다케시의 '독설' 덕분에 지명도를 늘렸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다케시 왈, "역대 클라리온 걸 중에서 렌호만큼 사진집이 안 팔린 사람은 없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뉴스 캐스터로도 활동했지만 한때 현장에 나가 리포트를 하면서 세상 누구나 아는 다이와(大和) 은행을 '야마토 은행(大和는 야마토라고도 읽습니다^^)'이라고 읽는 바람에 '역시 미모와 지성은 함께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1993년 남편 무라타 노부유키씨와 결혼했고, 이름도 자동으로 무라타 렌호(村田蓮舫)로 바뀌었지만 활동명은 여전히 렌호. 그리고 2004년 민주당 소속으로 도쿄에서 출마해 일본 최초로 중국계 참의원으로 당선됩니다. 이때 같이 당선된 분이 한국계인 백진훈(하쿠신쿤)씨죠. 물론 당선될 때에도 얼굴로 정치하냐, 혹은 몸매로 정치하냐는 비판이 예상대로 들끓었다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타 의정활동중에도 "왜 1등만 지향하냐, 2등 정도만 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질책을 했다가 "1등을 지향하지 않고 2등이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거센 반발을 샀다는 얘기도 들려왔습니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특히 2009년 들어 의정활동에서 꽤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고, 그 덕분에 이번에 행정쇄신상이라는 각료의 자리에 올랐다고 전해집니다. 매스컴이 내린 평가는 '모델 출신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더군요. 이번 대신 임명에 대해서도 그리 비판적인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 세계적으로 미녀 정치인이라는 것은 매우 드물기도 하고, 또 드문 만큼 대접을 확실히 받기도 합니다. 항상 뽑아 놓을 때에는 능력이 어쩌네 정치가 쇼네 말이 많지만, 또 뽑히고 나면 자기 몫을 제대로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네. 미모라는 자산은 어떤 자리에 있어도 확실히 무시할 수 없는 위력을 발휘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만 연예인과 정치인의 공통점에 대한 논의는(주로 부정적인 쪽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거론되어 온 만큼, 연예인 출신 정치인들이 '보여지기만을 위한 정치활동'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그건 비난받아 마땅한 일일 겁니다. 뭐 연예인 출신이 아닌 정치인들이 더 연예인처럼 활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 그분들만 욕하는 것도 불공평할 듯 하고... 아무튼 표를 많이 얻어 당선된 분들인 만큼, 그 찍어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시는게 여러 모로 좋겠죠.

P.S. 혹시 남의 나라 장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식의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거 많이 순화한 겁니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P.S.2. '인디애나 존스3'를 보신 분들에겐 보너스가 있습니다.

http://blogimg.goo.ne.jp/user_image/31/7d/240beff3d5a95078a553a6a6c49b9ef3.jpg


흥미로우셨으면 왼쪽 아래 손가락 마크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