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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KBS 2TV '1박2일' 멤버들이 언제든 유식하게 보인 적은 없습니다. MBC TV '무한도전' 멤버들은 항상 '대한민국 평균이하'를 자처합니다. 수입으로 따지면 대한민국 1% 아닌 0.1%에 더 가까운 톱스타들이지만 어쨌든 이들은 '지능만큼은 시청자 대다수보다 낮은 수준'임을 강조합니다.

특히 25일 방송된 '1박2일'은 어찌 보면 그동안 간간이 보여졌던 평균 이하의 지적 능력을 웃음으로 승화(?) 시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웃다 보니 한숨이 나오더군요. 이게 출연진의 진짜 수준일 수도 있고, 방송에서의 웃음을 위한 과장일 수도 있겠지만, 과연 '무식' 혹은 '무지'가 좋은 예능의 기본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25일 방송된 '1박2일'에서 제작진은 저녁 복불복으로 '속담 앞구절 듣고 뒷구절 맞추기', 줄여 '속담 릴레이'라는 게임을 제시합니다. 즉 '낮말은 새가 듣고'를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를 맞추는 게임입니다.

그동안 수없이 이들을 보아 온 제작진으로부터 나온 문제였기 때문에 당연히 출제된 속담의 수준도 그리 높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제작진이 제시한 6라운드의 기회 가운데 이들은 단 한 차례도 6명이 모두 성공시키는 승리를 맛보지 못했습니다.



그 가운데서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짐승은 죽어서 꺼죽을 남긴다' '되로 주고 뒤로 받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날이 좋다' 등 다양한 새로운 속담이 만들어졌고, 결국 모든 저녁식사 옵션을 잃은 출연자들이 '명예회복'을 요구하면서 4자성어 중 앞의 2글자를 듣고 뒤의 2글자를 대는 게임이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도 별로 다를 게 없어서 '무위도식' 아닌 '무위타이(무에타이)', '용두사미'아닌 '용두마차', '마이동풍'아닌 '마이 아파', '우유부단' 아닌 '우유급식', '단도직입' 아닌 '단독주택'이 양산됐습니다. 나중에는 이수근의 주도 아래 명예회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누가 더 4글자로 웃기는 조어를 할 수 있는지 경쟁이 펼쳐지는 분위기더군요.



사실 TV 예능 프로그램 내용을 보고, TV에 나오는 사람들의 수준이 저 정도냐고 하는 건 무의미한 일일 듯 합니다. '무한도전'에서 벌에 쏘인 유재석을 보고 항히스타민제의 이름을 척척 대는 박명수와, '거성쇼'를 진행하면서 '무식한 건 죄가 아니다'라고 강변하는 박명수는 분명 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송을 보고 있으면 생각나는 옛날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래 전 국회의원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한 출마 준비 세미나에 가 본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한 선배 정치인은 이런 조언을 하더군요. '서울에선 몰라도 지방에선 반드시 조심해야 하는 게 있다. 동네에서 여론이 "그 사람 똑똑하긴 한데 사람이 차다"는 소문이 나면 모든 게 끝장이다. 절대 똑똑한 척, 아는 척 해서는 안된다. "그 사람 잘난 척만 하고 시골 사람 깔본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절대 명심해야 한다.'



정치인들에게도 그렇다는데 예능 프로 보면서는 오죽하겠습니까. 한 개그맨도 사석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세상이 개그맨에게 원하는 게 그런게 아니잖아요. 우리가 예능 퀴즈쇼 나가서 잘 맞추고 1등하면 무슨 소용 있어요. 재미있는 오답 대는게 훨씬 더 중요한거에요. 예능 프로 나갔으면 예능을 해야죠."

그러니까 똑똑한 사람도 '똑똑할' 때와 '바보처럼 처신할' 때를 알아야 성공하는게 한국 사회입니다. 이건 늘 똑똑하기보다도 어려운 일이죠. 반면 '늘 바보같이 처신하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진짜 바보이면 되니까요.



많은 사람들은 자신보다 바보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TV에 나오는 걸 보면서 편안함을 느끼는 듯 합니다. 미국에서도 '심플 라이프'같은 프로그램이 히트하는 걸 보면 이런 정서는 만국 공통인 것 같습니다. 돈 많고 날씬하고 예쁜 패리스 힐튼이 소와 돼지도 구별 못하는 바보라는게 기분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정작 힐튼은 "그렇게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고 많은 돈을 버는 내가 과연 바보일까?"라고도 말할 줄 아는데 말입니다.

정치 얘기를 갑자기 꺼내서 많은 분들이 '우리가 9시 뉴스 볼때와 예능 프로그램 볼때도 구별 못하는 바보인줄 아느냐'고 화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발 아니길 빕니다. 아무튼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시청자들이 너무 바보 흉내만 좋아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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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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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사진 Chic 저도 게임을 보면서 웃기기 보단 많이 답답하던데...

    차라리 상식(?)을 요하는 복불복 게임보다는 몸으로 떼우는 게임을 하는게 더 재밌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2010.07.26 12:26
  • 프로필사진 블랙라군 무식한 척도 정도껏 해야죠...;;; 보는사람들에게 장난치는 것처럼 비친다는... 2010.07.26 12:42
  • 프로필사진 농부 그러게요 모든게 다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하지만 갈수록 가관이군요 메인MC의 튀는 사투리에다 (이 아저씨 몇년전에 가짜 명품시계에 낚여 망신당한적 있는데...)그저 그만한 수준끼리 모여서 노는걸 예능이라고 하니 ㅡ.ㅡ 2010.08.03 13:28
  • 프로필사진 랜디리 뭐 어쨌든 중2 수준으로 가야 되는 게 현실 아니겠슴까. 2010.07.26 13:12
  • 프로필사진 iparangi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가 맞는거 아닌가요?....프로그램 보면서도 갸우뚱했는데....여기도 반대로 쓰셨네요....^^ 2010.07.26 14:37
  • 프로필사진 가을남자 '晝語鳥聞 夜語鼠聞' 한문으로는 이렇게 표기하지요.
    무식한짓이 자랑일때 홀로 유식한척 해봤읍니다.
    2010.07.27 09:36
  • 프로필사진 송원섭 제가 요새 밤낮이 헷갈려서...^^ 2010.07.27 10:00 신고
  • 프로필사진 1박2일광팬 진짜 최악의 작품이었네요...
    중1인 제가 더 답답합니다.. 에이구
    2010.07.26 14:52
  • 프로필사진 사랑과평화 실제로는 그 정도로 무식한것은 아니라하면, 그런식으로 웃기는게 통할거라 생각한 발상이 한심스럽고

    실제로 그 정도 지적수준이라하면, 그 자체로 한심스럽고.

    뭐든지 정도가 심하면 곤란하겠죠.
    2010.07.26 15:00
  • 프로필사진 1박2일은 리얼로드야생버라이어티닷! 아무리 카메라 켜지고 찍는건 현실이 아니라지만
    어느정도 수준은 가줘야하는데..
    그럴거면 아예 시청자들도 처음 듣는 어려운걸 내던가요..

    이수근이 급속하게 치고 올라오면서 1박2일이 가지던
    리얼함은 온데간데 없고 개콘스러워지는게 참..
    학력미달로 병역면제된 귀한집 아들은 그렇다치고 나머지는 뭡니까?

    리얼(생)야생로드 버라이어티
    1박2일은 처음 이걸로 시작했다는걸 잊지 맙시다!
    2010.07.26 15:56
  • 프로필사진 양보는 됐고 대한민국 퀴즈계의 성골이신 송본부장님께는

    예능프로의 무식자랑이 좀 거슬리는 듯하군요 ㅋㅋㅋ

    저도 참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병역비리 파문이 일고 있는 엠씨몽은 계속 나오나요?
    2010.07.26 17:10
  • 프로필사진 송원섭 무슨 규제 방안이 있나요? 2010.07.27 10:00 신고
  • 프로필사진 -,.ㅡ; 가끔 보면서 피식거리긴 했지만.... 이젠 짜증이 밀려오면서 도가 지나치다 싶네요. 평균이하의 눈높이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데....

    밑바닥 수준도 아니고 아예 파고들어갈 기세를 풍기면서 히히거리는걸 보노라면 '공부나 최소한의 상식따윈 즐때리고 살아도 이리 잘먹고 잘살아요~' 시위하는 느낌까지 든다면 지나친건가요. 슬슬 나이어린 시청자들에겐 역기능이 미칠까 우려될 판입니다.
    2010.07.26 17:39
  • 프로필사진 공감 너무 바보인척을 하는게 바로 시청자를 바보로 안다는 거죠..시청자들의 보편적인 심리는 너무 잘난척하고 너무 빈틈없고 우아하고 이쁘고 잘생기고 그런 사람이 나와서 웃기려고 하면 잘 웃어지지가않는다정도겠죠.그러나 웃기는 여자들은 실제로 이쁘고 똑부러지는 스타일이라도 약간 빈틈있는 -한성주나 정시아같은- 스타일이 웃음을 주는데 남자들은 외모부터 좀 바보컨셉을 잡긴하더라구요.참고로 남자들은 바나나껍질을 밟고 넘어지면 웃는데 여자들은 아..불쌍하다.그런다고 해요.남자들은 자기보다 못나면 웃음이 잘 나오고-아마도 내 능력을 인정받을 기회가 없고 잘난 놈들이 설치는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듯-여자들은 자신을 죽여서 웃음을 주면 응원차원에서 웃는다고 해요.그런것도 참고하시길..개그프로그램만드는 피디가 남자고 출연진이 남자고 그렇다보니 주로 목소리높은쪽이 남자다보니.. 2010.07.26 20:42
  • 프로필사진 echo 너무 티나게 '무식한 척' 하면 오히려 보는 쪽이 놀림을 당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인셉션글은 혹 스포일러 나올까 뛰어넘고^^;;)
    2010.07.26 19:58
  • 프로필사진 후다닥 듣기좋은 꽃노래도 한두번인데 멤버들의 무식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이제 좀 식상합니다..
    본인들은 설정이 아니라고 하지만 한눈에 보기에 빤히 보이는걸 아니라고 하니 그것도 좀 우습구요
    흡연 논란과 더불어서원래 제작진의 공백이 많이 느껴집니다.
    2010.07.27 08:33
  • 프로필사진 송원섭 이번주 제작진이 '더 원래' 제작진인데요.^ 2010.07.27 10:01 신고
  • 프로필사진 가을남자 나이탓인지 예능프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1박2일은 박찬호선수 나올때 두번인가 본것같읍니다.
    2010.07.27 09:39
  • 프로필사진 그냥 난 아무 생각없이 봐서 그런가 재미만 있던데
    너무 오바인거 같네요
    예능에 어쩌구저쩌구 그냥 생각없이 웃자고 보는건데
    거기에 자기보다 무식한 사람을 보며 위안 삼는다라는
    식의 억지를 갖다 붙이시는거 같네
    달리 해석하면 그런 평균이하의 사람들이 노력으로
    목표를 성취하는 감동같은걸 보여줄 수도 있는것일텐데
    2010.07.27 11:59
  • 프로필사진 지나가는 나그네 꼬우면 당신도 1박2일같은거 하던지..
    하튼 대한민국 인간들은 나도 같은 시민이지만..
    넘 잘되는꼴 못본다니까..
    2010.07.27 14:09
  • 프로필사진 공작소장 남잘되는것 보다 잘못될까 걱정하는거 같아요..
    그렇게 많은돈 받고 일하면서 가끔은 왜 그만큼돈을 받는지
    알아야 하지않나싶네요...
    정말 그만큼 하는지 ..
    2010.07.27 14:23
  • 프로필사진 하이디 태생적 한계인것 같아요.
    예능에 나오는 분들, 퀴즈쇼 맞추러 나온 건 아니잖아요.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웃음을 줄까 그들도 고민할거에요.
    저렇게 엉터리로 말하면서 그들역시 같이 웃는 다는 것 자체가 퀴즈를 퀴즈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것도 하나의 웃길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그런면에서 저는 그들이 자신의 역할을 아주 똑똑하게 잘 해냈다고 봅니다.
    그리고 속담릴레이, 사자성어 가지고 그들이 '바보스럽다'라고 단정짓지 않았으면 합니다. 똑똑하냐 아니냐의 문제는 그런 것으로 판명이 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례로 저는 개그만 '김현철'씨가 말도 더듬고 어눌한 사람이라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1대100에서 퀴즈 푸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거든요.
    연예인은 지극히 시청자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보여주는데 충실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저런 단어를 생각해내는 1박 2일의 멤버들이
    저보다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저런 유머센스가 부족하거든요.
    2010.07.27 14:22
  • 프로필사진 달려야하니 나는 티비에서 이프로그램하면 "어~병신짓 방송하네" 하고 딴데로 돌린다. 2010.07.28 00:55
  • 프로필사진 ㅡㅡ; 솔직히 짠티 너무 났음 ㅡㅡ;

    1박2일 대체 갑자기 왜이러는지
    2010.07.29 01:56
  • 프로필사진 bond k 안보면 되잖여 2010.08.04 11:18
  • 프로필사진 초점을 바꿔보아요 웃음을 유발하는 수많은 방법 중 한가지가 바로
    예상을 뒤엎는 것인데요.
    뻔히 답을 안다거나 뒤의 내용을 유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엉뚱하면서도 말은 되는 답을 제시하는 것은 보는 이의 예상을 깸으로써 어이가 없으면서도 신선함을 느끼게 하죠
    이것은 보통 유쾌함과 즐거움으로 이어져서 웃음이 나게 됩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보고 마음이 편해져서 위안을 얻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이런 시각으로도 바라보실 수 있다고 말씀드려봅니다ㅋㅋㅋㅋ
    근데 한걸음 물러나서 이 상황을 바라보자면
    생각없이 티비앞에 멍청히 앉아서 주는대로 받아먹는 시청자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청자들도 많은 것같아서 참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고 좋네요~
    2010.08.06 22:53
  • 프로필사진 결정적으로 일박이일은 안 웃긴것도 너무 큰소리로 웃어주는게 제일 큰 문제인 것 같음 강심장도 그렇고
    강호동의 엠씨 스타일이 그런 것 같음.
    무조건 소리지르고 크게 웃고....
    난 그래서 1박 2일 안보는데........
    2010.08.0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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