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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라디오 신청곡에 대한 글에 쏟아진 성원에 용기를 얻어서 두번째도 관련있는 글로 써 봅니다.

결혼식 축가로 쓸 수 있는 곡은 천지사방에 널려 있습니다. 우리 나라 가요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가사가 사랑이라는 말이 농담이 아니기 때문이죠. 물론 사랑에도 기쁜 사랑과 슬픈 사랑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가수 신승훈은 그 많은 히트곡 중에 결혼식 축가로 쓸 노래는 막상 거의 없어서(죄다 이별 노래) 몇년 째 '어느 멋진 날' 하나로 버티기도 하더군요.

아무튼 축가로 많이 불리는 노래, 축가로 적당한 노래, 축가로 살짝 적당하지 않은 노래들에 대핵서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일단 축가로 많이 불리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축가계의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죠. 유리상자의 '신부에게'나 '사랑해도 될까요', 한동준의 '사랑의 서약',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로 시작하는 '사랑은', 그리고 역시 CCM 곡인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등등이 있죠. 최근들어 이재훈의 '사랑합니다'도 많이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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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래들이 축가로 장수할 수 있는 건 너무나 당연하게도 멜로디가 아름답고, 가사도 좋고, 사람들이 많이 알기 때문에 호응도 좋고, 수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평생에 한번 하는 결혼'이기 때문에 축가도 특이한 걸 바라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약간 갸우뚱한 선곡도 가끔 나옵니다.

일단 현재 많이 불리는 노래 중에는 이문세의 '그대와 영원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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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클어진 머릿결 이젠 빗어봐도 말을 듣지 않고
초점없는 눈동자 이젠 보려해도 볼 수가 없지만
감은 두눈 나만을 바라보며 마음과 마음을 열고
따스한 손길 쓸쓸한 내 어깨위에 포근한 안식을 주네

저 붉은 바다 해끝까지 그대와 함께 가리
이 세상이 변한다해도 나의 사랑 그대와 영원히

무뎌진 내 머리에 이제 어느하나 느껴지질 않고
메마른 내 입술엔 이젠 아무말도 할 수가 없지만
맑은 음성 가만히 귀기울여 행복의 소리를 듣고
고운 미소 쇠잔한 내 가슴속에 영원토록 남으리

저 붉은 바다 해끝까지 그대와 함께 가리
이 세상이 변한다해도 나의 사랑 그대와 영원히

제목이야 너무나 좋고 가사도 어쨌든 대의는 좋은 뜻이지만, 이 노래는 묘하게 뭔가 남습니다. '감은 두눈' '보려 해도 볼수가 없지만' 등등은 뭔가 핵폭발로 인류가 멸망하는 시점에 적막한 바닷가에 덩그러니 앉아 죽어가는 두 남녀(^^)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묘하게 어두운 내용이라, 축가로는 왠지 걸맞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이문세의 노래 중에서 꼽으라면 '깊은 밤을 날아서'가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은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 어느 결혼식에서 제가 살짝 갸웃했던 노래입니다.

지금 곁에서 딴 생각에 잠겨
걷고 있는 그대
설레는 마음에 몰래 그대 모습
바라보면서 내안에 담아요

사랑이겠죠 또 다른 말로는
설명할수 없죠
함께 걷는 이길 다시
추억으로 끝나지않게
꼭 오늘처럼 지켜갈께요

사랑한다는 그말 아껴둘걸 그랬죠
이젠 어떻게 내맘 표현해야 하나
모든 것이 변해가도
이 맘으로 그대 사랑할께요

망설였나요 날 받아주기가
아직 힘든가요
그댈 떠난 사람 그만 잊으려고
애쓰지마요

나 그때까지 기다릴테니
사랑한다는 그말 아껴둘걸 그랬죠
이젠 어떻게 내맘 표현해야 하나
모든 것이 변해가도
이 맘으로 그대 사랑할께요

눈물이 또 남아있다면
모두 흘려버려요
이 좋은 하늘아래 우리만 남도록

사랑할수 있나요 내가 다가간만큼
이젠 내게 와줘요 내게 기댄 마음
사랑이 아니라해도
괜찮아요 그댈 볼수 있으니
괜찮아요 내가 사랑할테니


가사 내용이 위험수위를 살짝 넘었다 다시 들어왔다 합니다. 그러다 2절 첫부분에서 아찔해집니다. 아무래도 이 노래는 이혼경험이 있는 재혼부부의 경우에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그러고 보니 축가일 때는 1절만 두번 부른다는 얘기도 들은 듯 합니다)

아슬아슬한 노래는 또 있습니다. 최근 이승기에 의해 부활한 조규만의 '다줄거야'입니다.


그대 내게 다가오는 그 모습
자꾸 다시 볼 수 없을 것만 같아서
감은 두 눈 뜨지 못한거야 너를 내게 보내준 걸
감사할 뿐야 고마울 뿐야

정말 많이 외로웠던거니 그동안
야위어가는 너를 보며 느낄 수 있어
너무 힘이 들 땐 실컷 울어
눈물 속에 아픈 기억 떠나보내게

내 품에서

서글픈 우리의 지난 날들을
서로가 조금씩 감싸줘야해
난 네게 너무나도 부족하겠지만
다 줄거야 내 남은 모든 사랑을


아니 도대체 신랑이든 신부든 한쪽이 얼마나 속을 썩였길래 야위어가기까지 한 겁니까. 얼마나 결혼에 난관이 많았던 걸까요. 속사정을 몰랐던 친지나 양가 부모님이 흥분하시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축가로는 살짝 피하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이보단 덜하지만 살짝 걸리는 노래가 자전거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입니다.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나에게 넌 내 외롭던 지난 시간을  환하게 비춰주던 햇살이 되고
조그맣던 너의 하얀 손위에 빛나는 보석처럼 영원의 약속이되어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나에게 넌 초록의 슬픈 노래로 내 작은 가슴 속에 이렇게 남아
반짝이던 너의 예쁜 눈망울의 수많은 별이 되어 영원토록 빛나고 싶어

정말 아름답고 멋진 노랩니다만, 가사 속의 '추억'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가슴에 콕 박힐 여지가 있습니다. 대개 현재 사랑하고 있는 사람을 추억이라고 말하진 않죠. 물론 같이 살아가면서 추억을 만들어 가기도 하고, 저 노래가 미래의 한 시점에서 두 사람의 사랑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공간이동을 할 수도 있는 만큼 별 문제가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아주 살짝 껄끄러운 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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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우려했는지 나무자전거(자전거 탄 풍경의 바뀐 이름이죠)의 강인봉 선생은 아예 축가용 노래를 새로 내놨더군요. 서영은이 참여한 '내가 사랑해'입니다.

항상 내 곁에 있어줘
햇살처럼 닿는 너의 온기
나를 깨워줘

간지러운 봄비 마음을 적시고
힘들고 지쳤을 때
나를 안아줘

오래 널 지켜줄게
어지러운 세상 한가운데
보살펴 줄게
그림자가 되어 따라갈게
작은 별을 따줄게
밤마다 네 마음 비춰줄게
꽃피워줄게
싱그러운 아침 이슬을 머금고
오래 기다려 왔어

너를 사랑해
내가 사랑해


사연이 있는 커플이라면 그 사연을 살리는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예를 들어 신랑 신부가 초등학교 동창이라거나, 오랜 동안 같은 동아리에서 친구로 지내다가 연인으로 급 발전해 결혼에 이르렀다면 김동률-이소은의 '기적'같은 노래가 맞춤형 축가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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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눈을 바라보면 모든게 꿈인 것 같아요... -D
이 세상 많은 사람중에 어쩌면 우리 둘이 였는지 -D
기적이었는지도 몰라요 -D

그대의 품에 안길때면... -S
새로운 나를 깨달아요.. -S
그대를 알기 전에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요 -S
죽어있었는지도 몰라요 -S

어쩌다 이렇게도 엇갈려왔는지..-D
우린 너무 가까이 있었는데.. -S
서로 사랑해야 할 시간도 너무 모자라요 -D&S
나를 믿어요 -D (믿을께요) -S
세상 끝까지 함께 할께요 -D&S

얼마나 나를 찾았나요 -S (헤매었나요) -D
나의 기도를 들었나요 -S ( 내 기도에 귀 기울였나요)-D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단 한번 스쳐지나갈때 워~~ -D
한 눈에 서로 알아볼 수 있게 되길 ... -D 이렇게.... -D&S

김동률의 '감사'도 요즘 뜨고 있는 축가입니다. 권상우가 결혼식에서 직접 불렀던 노랩니다.

눈부신 햇살이 오늘도 나를 감싸며
살아있음을 그대에게 난 감사해요

부족한 내 마음이 누구에게 힘이 될줄은
그것만으로 그대에게 난 감사해요

그 누구에게도 내 사람이란게
부끄럽지 않게 날 사랑할게요
단 한 순간에도 나의 사람이란 걸
후회하지 않도록 그댈 사랑할게요
이제야 나 태어난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아요
그대를 만나 죽도록 사랑하는게
누군가 주신 나의 행복이죠


지금부터는 제 마음에 드는 축가입니다. 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좋은 노래들이 있겠지만 그중 두 곡을 골라 보겠습니다. 첫번째 노래는 제가 결혼할 때 들어보고 싶었던 노랩니다. 본래는 당연히 성가곡이지만 종교적인 냄새는 거의 없습니다.



내가 천사의 말 한다해도
내 맘에 사랑 없으면
내가 참 지식과 믿음 있어도
아무 소용 없으니
산을 옮길 믿음이 있어도
나 있는 모든 것 줄지라도
나 자신 다 주어도 아무 소용없네 소용없네
사랑은 영원하네

사랑은 온유하며
사랑은 자랑치 않으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불의 기뻐하지 아니하네

내가 천사의 말 한다해도
내 맘에 사랑 없으면
내가 참 지식과 믿음 있어도
아무 소용 없으니
산을 옮길 믿음이 있어도
나 있는 모든 것 줄지라도
나 자신 다 주어도 아무 소용 없네 소용 없네
사랑은 영원하네 영원하네 영원히

...혼성 4부합창 정도로 들어야 제 맛인데, 퍼온 동영상이 제값을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다음은 그냥 개인적인 취향이라고 생각하시길. 요즘 축가로 가끔 사용되고 있다고도 들었습니다만, 축가 부탁을 받은 사람이 노래에 좀 자신이 있다면(당연히 그런 사람이겠죠^) 이 노래를 부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적 - 다행이다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 수가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보며 숨을 쉴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 흘릴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란걸


이렇습니다. 가사가 정말 와 닿죠. 뭐 이밖에도 좋은 노래는 끝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축가를 좋아하시는지?




일전의 '라디오 신청곡도 조심해서 하자'는 글은 다음 링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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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주말의 일입니다. 운전을 하고 가디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을 듣고 있는데, 대략 이런 사연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대단히 엄격하고 권위주의적인 분이었는데, 나이가 드시더니 어머니가 하자는 대로 다 해주고 계시다. 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공연까지 같이 보러 가셨다. 두 분이 사이 좋게 해로하셨으면 한다."

그리고 사연을 보낸 사람(그 부부의 딸)은 부모님이 함께 들으시라면서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신청했습니다. 어어, 왜 하필 신청곡을 그 노래로? 하는 사이에 벌써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DJ나 PD가 제지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만 노래가 나오더군요.

이 노래를 아시는 분들은 다 악 소리를 냈을 겁니다. 가사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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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고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 때를 기억하오

막내아들 대학시험 뜬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 때를 기억하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큰딸아이 결혼식날 흘리던 눈물 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 눈물을 기억하오

세월이 흘러가네 흰머리가 늘어가네
모두가 떠난다고 여보 내 손을 꼭 잡았소

여기까지는 뭐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젭니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 못올 그 먼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그렇습니다. 이 노래는 사랑하던 아내의 죽음을 맞은 어느 노인의 애절한 노래였던 것입니다. 부모님이 오래 오래 함께 행복하게 사시란 노래가 아니었죠. 제목만 보고 가사 내용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탓에 착한 따님이 불효녀가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이런 경우는 그리 드물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짓궂은 친구들이 일부러 결혼식 피로연 같은 데서 임지훈의 '사랑의 썰물'이나 윤종신의 '너의 결혼식'같은 노래들을 부르기도 했습니다만, 이런 노래를 결혼식 축가로 신청하는 사람은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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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더 오래된 고전인 트윈 폴리오의 '웨딩 케익'이란 노래는 결혼식 신청곡으로 종종 등장했습니다. 장난기 있는 DJ들은 친구들이 보낸 신청곡 사연은 다 읽어 준 뒤, "제가 이 노래를 틀어 드리면 10년 우정이 끝장 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다른 노래로 바꿔 틀어 주곤 했죠.

이 노래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이제 밤도 깊어 고요한데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잠못 이루고 깨어나서 창문을 열고 내어다 보니
사람은 간곳이 없고 외로이 남아 있는 저 웨딩케익
그 누가 두고 갔나 나는 아네 서글픈 나의 사랑이여
이밤이 지나가면 나는 가네 원치않는 사람에게로
눈물을 흘리면서 나는 가네 그대 아닌 사람에게로
이밤이 지나가면 나는 가네 사랑치 않는 사람에게로
마지막 단 한번만 그대 모습 보게하여 주오 사랑 아...


아픈 내마음도 모르는 채 멀리서 들려오는 무정한 새벽 종소리
행여나 아쉬움에 그리움에 그대 모습 보일까 창밖을 내다봐도
이미 사라져 버린 그모습 어디서나 찾을 수 없어
남겨진 웨딩 케익만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네
남겨진 웨딩 케익만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네 음...

...네. 특히나 신랑 되시는 분이 이 노래를 들었으면 참 심경이 묘했을 겁니다. 신부의 친구들이 결혼 축하곡이라고 신청해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가 이 노래라니. 이건 무슨 경고도 아니고 암시도 아니고 그냥 지금이라도 결혼 취소하라는 노래군요.

이 노래는 Cornnie Francis의 'Wedding Cake'를 그대로 가져다 가사만 붙인 노랩니다. 이 시절에는 도대체 저작권이란 개념이 없어서 그냥 작곡자 란에 '외국곡'이라고 써 버리면 그만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원곡의 가사는 저 가사와 정 반대 방향으로 '새로 출발하는 커플의 행복'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죠.

원곡은 이렇습니다. (트윈폴리오의 곡은 없더군요.)




어버이날에도 비슷한 노래가 있습니다. 사실 god의 '어머님께'에서도 어머니는 마지막에 일어나지 못하시죠. 이 노래에 흐르는 모자간의 끈끈한 사연은 참 눈물겹지만 어버이날 축하곡으로 듣기엔 너무 청승맞은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아버지는 이 노래에서 완전히 소외되어 있습니다.요즘 분위기에 맞는 어버이날 축하곡은 테이의 '어머니'나 박효신의 '1991년 어느 추운 날에' 정도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아버님을 챙기고 싶은 분들은 싸이의 '아버지'나 넥스트의 '아버지와 나' 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데 절대 신청해선 안 될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최성빈, 혹은 F&F의 '사랑하는 어머님께'입니다. 이 노래가 아직도 가끔 어버이날 라디오에서 선곡된다는 건 참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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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이렇게 흘러가기 때문이죠.

어머님 죄송합니다.
이 글을 읽으실 때쯤 전 그녀와 함께 멀리 떠나있을 꺼예요.

어머니와 그녀를 사이에 두고 많이 고민했지만 저의 현실은 그녀를 버릴 수 없어요
어머님께서 가르쳐 주신 사랑을 그녀에게서 배웠으니까요
저 몰래 어머님이 그녀를 만나 심한 말 하신 걸 알고 그녀에게 갔었죠
조그만 자취방에 그녀는 고열로 의식을 잃은 채 하염없이 울고 있었죠
그녀를 업고 병원으로 뛰면서 전 정말 죽고 싶었죠

이제껏 무책임한 저의 행동은
순결했던 그녀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기에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너를 이렇게 만든 건 모두 나의 잘못이야
용서해 너의 몸이 낫는 대로 우리 멀리 떠나자 아무도 없는 곳에
어머님 용서하세요 그녀에게 저밖에 없는데 그녈 버릴 수는 없어요
언젠가 우리 모두가 다시 뵐수 있는 날까지 건강하시기를

저희는 지금 기차 안에 있어요
떠나기 전에 우리는 그녀가 다니는 성당에서 조촐한 결혼식도 올렸어요
그리고 신부님 앞에서 그녀와 전 눈물로 약속했죠 후회하지 않겠다고
어머님 저는 그녀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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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위에 나오는 황당무계한 신청곡들을 들은 DJ들이 정말로 틀어주고 싶었을 노래는 아마도 이 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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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지 타임이 최진실에게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제니퍼 빌(Jennifer Veale)이라는 기자가 서울발로 기사를 썼더군요. "South Koreans Are Shaken by a Celebrity Suicide"라는 제목입니다. 주요 내용은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기사가 한국의 실정을 과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려는 말은 알겠지만 의도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팩트가 약간 갸우뚱한 부분이 있습니다.

원문을 보시라고 하면 고문이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꽤 있을 것 같아서 거칠지만 살짝 번역을 해 봤습니다. 뭐 사소한 오역은 꽤 있겠지만, 꽤 중요한 부분이 잘못된 경우엔 가차없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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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was more than South Korea's Julia Roberts or Angelina Jolie. For nearly 20 years, Choi Jin Sil was the country's cinematic sweetheart and as close to being a "national" actress as possible. But since her body was found on Oct. 2, an apparent suicide, she has become a symbol of the difficulties women face in this deeply conservative yet technologically savvy society. Incessant online gossip appears to have been largely to blame for her death. But it's also clear that public life as a single, working, divorced mom - still a pariah status in South Korea - was one role she had a lot of trouble with.

그녀는 한국에서 줄리아 로버츠나 안젤리나 졸리보다 한 단계위의 스타였다. 근 20년 동안 최진실은 극장에서 전 국민의 연인이었고, 실제 존재하는 배우들 중 가장 '국민 여배우'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2일 명백히 자살로 보이는 시체가 발견된 이후, 그녀는 '최신기술에는 빠삭하지만 엄청나게 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 여자들이 직면해야 하는 어려움'의 상징이 되었다. 끊임없는 온라인상의 가십이 그녀의 죽음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혼하고 아이가 딸린 채 일을 해야 하는 여성 - 한국에선 여전히 불가촉 천민(pariah)에 해당하는 - 으로서의 역할이야말로 그녀를 가장 괴롭혔다는 점 역시 명백하다.

파리아는 인도에서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의 네 카스트에 들지 못하는 그 이하의 천민을 말합니다. 가끔 인도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빨래 하는 노역자 등이 이 계급에 속하죠.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쇠고기를 먹어도 될 정도라는군요.

싱글맘을 이상한 눈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긴 하겠지만 요즘은 꽤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요? 인도의 불가촉천민 - 손으로 건드리는 것도 피해야 한다는 뜻 - 과 비교하는 건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계속 이어집니다.

Dubbed the "nation's actress," Choi starred in some 16 movies and more than a dozen TV soap operas throughout the 1990s. But her career took a hit in 2002, when the public learned of her troubled marriage and subsequent divorce from Cho Sung Min, who plays baseball for the big leagues across the sea in Japan. After her divorce in 2004, the mother of two became anathema to producers and broadcasters who, according to industry observers, were and still are reluctant to put single mothers in starring or prominent roles. After four years of struggling, Choi's career had begun to pick up when her body was found in her bathroom in southern Seoul. She apparently hanged herself with a rope made of medical bandages. (Hanging is the most common form of suicide in South Korea, where gun ownership is illegal.) Her suicide has gripped the nation, dominating headlines as authorities, relatives and even the government try to determine what went wrong.

'국민 여배우'로 일컬어지는 최진실은 90년대를 통틀어 16편의 영화와 최소한 12편 이상의 TV 드라마에 출연했다. 하지만 그녀의 커리어는 지난 2002년 일본 프로야구에도 진출했던 조성민과의 결혼 생활의 파탄이 대중에게 알려지고, 잇달아 이혼으로 이어지면서 타격을 받았다. 2004년 이혼한 뒤에는 두 아이의 엄마인 최진실은 방송 관계자들에게 저주받은 사람 취급을 받게 됐다. 업계를 지켜보는 사람들에 따르면 이들은 싱글맘들을 주인공이나 눈에 띄는 역할에 캐스팅하는 걸 꺼린다. 4년간 (이런 통념과의)투쟁 끝에 최진실의 커리어는 회복되기 시작하고 있었지만 그 시점에서 최진실의 시신은 강남에 있는 자신의 집 욕실에서 발견됐다. 그녀는 붕대로 노끈을 만들어 목을 맨 것이 분명했다. (총기 사용이 불법인 한국에서는 목을 매는 것이 가장 흔한 자살방법이다) 그녀의 자살은 한국인들의 관심을 장악했고, 헤드라인을 독점해 전문가들, 친척들, 심지어 정부까지 나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밝혀내려 진땀을 뺐다.

최진실이 2000년 결혼부터 2004년 이혼때까지 출연한 작품은 연변 처녀로 나와 류시원과 공연한 MBC TV '그대를 알고부터' 한편뿐입니다. 출산과 육아로 스스로 활동을 자제한 덕분이죠. 이혼의 충격으로 부진했다고 할만한 드라마 역시 2004년의 MBC TV '장미의 전쟁' 뿐입니다. 바로 이듬해인 2005년 KBS 2TV '장밋빛 인생'으로 화려하게 복귀합니다.

PD들이 저주받은 사람(anathema) 취급하면서 피했다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심지어 '장미의 전쟁'이 부진했는데도 MBC TV와의 계약 잔여분을 무시하고 '장밋빛 인생'에 출연하려다 MBC로부터 고소당하기도 했습니다. 필요 없는 연기자라고 생각했으면 절대 그랬을 리가 없죠. 2005년부터 2007년까지 MBC TV '나쁜여자 착한여자'도 꽤 주목을 끌었고,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이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CF도 끊기지 않았죠. 윗글처럼 'STRUGGLE'이라고 할 만큼 사회 통념(?)과 싸울 기회가 아예 없었습니다.


According to Korean news reports, Choi became depressed when rumors started circulating last month in the country's very active online communities that she was a loan shark and had driven a fellow actor, Ahn Jae Hwan, to kill himself. The word on the Net was that Choi had been pressuring Ahn to repay a loan of some $2 million. After enduring the accusations (which police said after her death were untrue), Choi killed herself in a "momentary impulse," according to the investigative team, driven by malicious rumors and prolonged stress.

한국 보도에 따르면 최진실은 한국에서 대단히 활발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달 이후 그녀가 고리대금업자이며, 친한 연기자인 안재환을 자살로 몰고 간 장본인이라는 루머가 떠돌기 시작했을 때 매우 의기소침했다. 온라인상에 떠돌던 소문에 따르면 최진실은 안재환에게 200만달러에 달하는 빚을 갚으라고 압력을 넣어왔다는 것이다. 수사 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소문(경찰은 그녀가 죽은 뒤에야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을 참다 못한 최진실은 악의적인 루머와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순간적인 충동'으로 자살했다.

South Korean police have since announced that they will crack down on online defamation, but little has been said about the late actress's problems as a single mother in this deeply conservative society. Choi spoke openly on the taboo topic and sought to change the unpopular public perception of single moms in South Korea. "Korean society does not like strong women, and thinks single moms have a personality disorder," says Park Soo Na, a national entertainment columnist. "It's like a scarlet letter." She says single mothers often ask their parents to raise their grandchildren so the kids don't have to endure the shame of living without a father figure.

한국 경찰은 심지어 온라인상의 명예훼손을 근절시키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런 지독하게 보수적인 사회에서 이 여배우가 싱글맘으로서 겪었던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나오질 않았다. 최진실은 터부시되어 온 주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해왔고, 한국에서의 싱글맘에 대한 일반인들의 호의적이지 않은 인식을 바꾸려 했다. "한국 사회는 강한 여성을 좋아히지 않고, 싱글맘들은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국의 연예 칼럼니스트 박수나씨는 말한다. "그건 마치 '주홍 글씨'와도 같다"고 말한 그녀는 싱글맘들은 자녀들이 아버지 없이 자라는 치욕을 견디지 않아도 되도록, 자신들의 부모에게 아이들의 양육을 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누가 이분에게 이런 정확하지 못한 정보를 제공했나 했더니 박수나씨라는 분이군요. 그런데 그 하늘의 별처럼 많은 인터넷의 연예 라이터들 중에도 박수나라는 이름은 전혀 검색에 걸리지 않습니다. 대체 이 분은 어디다 칼럼을 쓰시는 걸까요. 자기 일기장에?
 
(...혹시 나박수씨는 아니겠지요?)

또 최진실이 대체 언제 터부시되어온 주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를 했으며(spoke openly on the taboo topic),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운동을 했단 말입니까.

게다가 아버지 없는 아이들이 외조부모와 함께 살면 아버지 있는 자식이 된단 말입니까. 오히려 엄마도 없는 자식이 되어 버리죠. '애비 없는 자식'이라고 놀릴 사람이라면 오히려 더 심하게 놀리겠군요. 이런 얘기는 10대 딸이 사고를 쳐 낳은 아이를 자기가 늦동이로 낳은 아이라고 속이는 어머니의 경우에나 해당되는 얘기일 것 같습니다. 오히려 '차이나타운'이나 '초원의 빛'같은 옛날 미국 영화에 많이 나오는 얘기로군요.


And for women without a movie star's bankroll, there's limited public financial support available, forcing some women to place their children in orphanages for long stretches or even put them up for adoption. "There's still a negative notion about single moms," says Lee Mijeong, a fellow at the Korean Women's Development Institute. "They have a hard time."

그리고 영화계 스타만큼 돈을 벌지 못하는 여성들의 경우, 공공 재정 지원이 매우 제한되어 있어서 몇몇 여성들로 하여금 오랜 기간 동안 자녀들을 고아의 상태로 방치하거나, 아예 입양시키게 하기도 한다. 한국 여성개발원의 이미정 연구원은 "여전히 싱글맘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 그들은 매우 고생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인들이 싱글맘보다는 자녀 입양에 100배 정도 더 부정적이란 사실을 모르는 듯. 물론 해외 입양인지도 모르겠군요.

Whatever the motivation for her suicide, the actress's death has raised fears about a ripple effect. Korea has had the highest rate of suicide among the world's industrialized countries for the past five years. Policy makers and the general public readily admit that mental illness - even a common disorder like depression - is rarely talked about openly in the country.

그녀의 자살 동기가 무엇이건, 최진실의 죽음으로 인해 파문 효과(ripple effect)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5년간 세계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여왔다. 정책입안자들이든 일반 대중이든, (거의 모든 사람이) 한국에서 정신질환이 - 신경쇠약 같은 아주 흔한 질환까지도 - 공개적인 화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당연하게 여긴다.

"Koreans are very secretive about psychiatric problems," says Lee Myung Soo, a psychiatrist at the Seoul Metropolitan Mental Health Centre who agrees that one of the main reasons that people won't talk about it here is fear of losing one's job. More people will probably seek treatment because of Choi's death, explains Lee. But he also fears that there will be more suicides, as has happened after other celebrity deaths.

서울 시립정신병원의 이명수 박사는 "한국인들은 정신질환과 관련된 문제를 매우 은밀하게 여긴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 얘기하길 꺼리는 이유가 직업을 잃을 수도 있다는 데 동의했다. 이박사에 따르면 최진실의 죽음으로 인해 치료받으러 나선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그는 또한 유명인사의 죽음 이후 더 많은 자살사건이 있을 것을 우려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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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렇습니다. 마지막 부분은 그냥 상식적인 내용. 은근히 한국을 너무 덜 깨인 나라 취급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도 오리엔탈리즘의 샤워가 다 씻기지 않은 듯 합니다. 게다가 IT 강국 한국의 인터넷이 한국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매체인지를 잘 모르는 듯한 뉘앙스도 풍깁니다. 그래서 자기 나름대로 납득할만한(물론 한국 독자들이 아니라 한국이 어디 붙어 있는지도 잘 모르는 고국의 독자들이) 이유를 제시하려다 한국 여성들을 차도르를 쓰고 다니는 아랍 여성들 취급을 해 버린 듯 합니다.

(흑백논리를 사랑하시는 여러분들을 위해 꼭 덧붙이자면) 물론 한국이 싱글맘에게 온통 마음을 열어놓고 있는 나라라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 글에 나오는 정도로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다(pariah)'는 주장은 지나친 과장이라는 생각입니다.

Veale씨, 웬만하면 한국어를 좀 배워서 진짜 한국 사람들과 대화를 해 보시는게 어떻습니까. 그리고 연예 칼럼니스트 박수나씨의 글은 어디 가면 볼 수 있는지도 좀 가르쳐 주시죠.





p.s. 시사주간지 타임과 일간신문 타임즈(Times)를 혼동한 인터넷 기사도 눈에 띄던데 다시 찾아보니 안 보이는군요. 그새 수정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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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물론 대한민국의 영화감독이 가장 사랑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입니다. 누구보다 표현의 자유나 정치적 발언을 억압하는 것에 대해 싸워왔습니다. 그러나 이은주에 이어 최진실마저 보내게 된 상황을 생각하면 이것이 과연 진정한 언론의 자유이자 표현의 자유인가 되묻게 됩니다.

인터넷에 유포되는 악성 글들은 우리를 참담하게 합니다. 이처럼 인터넷이 서로에게 소통의 장이 아니라 침 뱉는 장소가 된다면 우리는 차라리 아날로그로, 펜으로 편지 글을 쓰던 시대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영화 한 편을 만들면 우리는 그를 둘러싼 다양한 평가들을 원합니다. 칭찬이든 비판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우리 감독들은 문화 권력이 너무 익명의 네티즌들에게 일방적으로 가 있지 않나 우려합니다. 창작자의 발언, 전문가인 기자·평론가의 발언, 그리고 관객인 네티즌의 발언이 고루 힘의 균형을 이뤄야 함에도 거의 일방적으로 네티즌의 파워에 쏠려 있는 불균형 상태를 심히 우려합니다. 때로는 막말과 인격 살해를 일삼는 그 네티즌이 과연 관객 전부를 제대로 대변하는 것인지도 의심스럽습니다(후략)."
('최진실을 보내며'. 10월2일 한국 영화감독네트워크 성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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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법'의 추진 움직임이 정치권의 화두가 됐습니다. 물론 어떻게 해도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이번 사건이 통칭 사이버 모욕죄의 등장에 도움이 된다면, 그나마 값진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최진실의 죽음의 원인이 100% 인터넷의 악성 댓글 때문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항상 어리석은 사람들일 수록 100%냐 아니냐를 따지죠. 정말 한심한 일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모든 정황으로 볼 때 악성 댓글과 인터넷을 통해 유포된 루머가 상당한 역할을 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의 인터넷 환경에 대해 문제점을 느끼지 않은 사람도 없을 듯 합니다. 수많은 댓글과 근거 없는 루머의 확산 채널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둡고 습기가 차면 당연히 곰팡이가 핍니다. 남들이 볼 수 없는 곳에 웅크리고 세상에 독을 뿜어내는 족속들에게 인터넷은 너무나 바람직한 환경이 됩니다. 슬쩍 얼굴을 가릴 수 있다는 익명성, 그리고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아도 좋다는 방임의 환경이 이런 곰팡이들을 천지에 피어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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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요 포털은 '최진실'이란 이름이 들어가는 모든 기사에 댓글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몇 차례, 죽음을 맞은 연예인들의 경우 이런 식으로 댓글을 차단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 2년 전, 그러니까 이의정의 암 투병-복귀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들을 보고 하도 기가 차서, 이런 광경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만, 당시 접촉했던 포털 홍보 담당자의 말은 이랬습니다. "인터넷은 자유로운 의사 교환의 장이며 댓글은 그 중요한 수단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댓글을 차단하거나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네. 아름다운 말입니다.

의사 표현의 자유는 보호되어야 합니다. 저는 그걸 근거로 먹고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맹목적인 옹호는 해방 후 우리나라에서 한동안 만연했다는 이런 광경을 연상시킵니다.

남자 A, 남자 B의 뒤통수를 친다.
B: 왜 때려?
A: 자유야.
B: 뭐?
A: 나한테는 너를 때릴 자유가 있어. 이제 해방됐으니 자유야.
B: 뭐가 어쩌고 어째. 오냐. 그럼 이 방망이로 너를 패는 것도 자유지? 맛좀 봐라.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실 겁니다. 현대 사회에서 '자유'라고 있는 것 중에서 책임이 따르지 않는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면, '자유'라는 것은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한도 안에서, 혹은 부득이하게 피해를 줄 경우 타인의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지는 한도 안에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언론과 출판의 자유? 단군 이래 지금만큼 이 자유가 널리 보장된 적은 아마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언론과 출판의 결과물은 엄격한 법에 의해 배포 이후 일어나는 일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어 있습니다. 명에훼손과 사생활 침해, 모욕죄, 업무방해죄 등에 의거해 언론의 잘못되거나 왜곡된 보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떻습니까. 백화제방의 시대를 맞아 인터넷에서는 개인의 의견이 어떤 언론보다 큰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됐습니다. "정선희 남편이 죽었는데 최진실이 왜 기절해?" "글쎄, 돈 빌려 줬었나보지"라는 식의 실속 없는 농담이 "최진실이 거액의 사채를 빌려줬다더라"는 어처구니없는 루머가 되어 돌아오는 게 인터넷 환경의 특징입니다.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남의 인격을 파괴하는 행위는, 고층 건물에서 창밖으로 볼펜을 던지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볼펜에 맞고 누군가 죽었다면, 당사자는 책임을 져야겠죠. 그것이 사이버 모욕죄의 존재 이유입니다. 사이버 공간에서 아무런 죄책감이나 책임 의식 없이 툭툭 던지는 심한 말들로 인해 피해를 보고 괴로워하는 사람이 속출하는 사태를 막으려면, 그것이 처벌받을 수 있는 범죄라는 사실을 알려 주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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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존재하는 법규로도 어느 정도의 처벌(그래봐야 솜방망이지만)은 가능합니다. 제가 종사하는 분야가 이런 쪽이라 자주 봐 왔지만, 연예인에 대한 악성 댓글이나 허위 소문의 유포로 막상 경찰에 잡혀 온 사람들이 그 다음에 하는 짓 또한 너무도 똑같습니다. "별 악의 없이 한 일이다.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인지 몰랐다. 용서를 빈다." 그러고 나서, 해당 연예인이 '선처를 호소'하지 않으면 악플이 다시 달리기 시작합니다. "** 재수없다. 지가 대단한 줄 안다. 다 팬들이 밀어줬으니까 오늘의 영화가 있는거지, 뭐 대단한 말을 했다고 안 풀어주고 **이냐?" 연예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안티 세력의 등장입니다. '안티가 많다'는 소문이 돌면 가장 큰 수입원인 CF가 끊기기 때문이죠. 결국은 아무리 심한 악플을 달아도 대개는 그냥 훈방해줄 수밖에 없게 됩니다.

최진실법이라는 것의 등장이 갖는 의미는, 여기서 거론하고 있는 사소하고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키보드를 두드리는 순간 '내가 이 행동으로 인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인식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그 법으로 인해 처벌받는 사람이 얼마나 되든, 그런 인식의 확산이 무엇보다 절실한 순간입니다. 아니, 이미 2,3년 전부터 세상은 이런 조치를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게 그저 망자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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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 글에도 아마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댓글들이 꽤 달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의 끄나풀답다" 뭐 이런 내용도 있겠죠. 그런 분들에게 하나 권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자기가 그렇게 정당하다면, 어디에서 뭘 하고 사는 누군지를 밝히고 댓글을 달아 보십쇼. 어둠 속에 숨어서 안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바보같은 손가락질이나 하지 말고 말입니다.


p.s. 2. 최진실에 대한 보도 행태를 보면 사태가 사태인 만큼, 기자들도 예전보다 훨씬 조심하는 태도가 역력합니다. 하지만 일부 보도를 보다 보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듯한 기사가 가끔 눈에 띕니다. 예를 들면 이런 대목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괴담에는 그녀가 동생을 바지사장으로 앞세워 사채업을 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또 돈 때문에 정선희를 안재환에게 소개시켜줬다는 루머도 나돌고 있다. 이른 바 '정략 중매설'이다. 안재환에게 빌려준 돈을 갚기 위해 돈을 잘 버는 후배 정선희를 결혼 상대로 소개시켜줬고 최진실의 의도를 알게 된 정선희가 결혼하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게 루머의 요체다.

세 사람과 관련된 루머의 핵심은 최진실씨가 안재환씨에게 사채를 빌려줬다는 설. 증권가에 도는 소위 ‘찌라시’(온갓 소문을 모은 정보지)에서 출발한 이 소문은 최씨가 직접 돈을 빌려줬다는 것에서 시작해 바지사장을 내세워 대신 빌려줬다는 바지사장설, 새아버지가 사채업자라 새아버지를 통해 빌려줬다는 새아버지설 등으로 끈질기게 부풀려져 갔다.

이런 걸 쓰는 기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과연 관련 기사를 쓰면서 '그 소문이란게 사실 이러이러한 것이고 이러이러하게 발전되고 있답니다'라고 그렇게 충실하게 독자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었습니까? 오히려 기사가 루머 확산에 더욱 더 도움을 줄 것 같지는 않습니까? 혹시 망자에게 미안하지는 않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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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을 실물로 처음 본 것은 지난 1990년입니다. 당시 저는 MBC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제가 일하던 프로그램에 최진실이 게스트로 출연하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이라, 다들 반가워했죠. 기대가 컸습니다.

녹화 준비를 모두 마치고 방청객들이 자리를 잡은 뒤, 최진실이 당시 매니저였던 고 배병수씨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출연자들에게 문제 몇 개를 읽어 주는 역할이었는데, 배씨는 연출자에게 "똑똑하게 보이게 해 달라"고 당부를 했고, 연출자는 "걱정하지 마. 너무나 지적으로 보이게 해 줄게"라고 농담으로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최진실은 낭독이 그리 좋지 못했고, 특히나 문제에는 어려운 말이 몇 개 들어 있어서 처음 읽어 보는 사람이 한번에 매끄럽게 읽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최진실은 몇번 실수를 했고, 머쓱했는지 고개를 들고 씩 웃었습니다. 그때 스튜디오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주위가 환해지는 걸 경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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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머도, 선이 굵은 서구형 미인도 아니었지만 그 웃음이 준 파장은 만만찮았습니다. 방청석에 앉아 있던 학생 하나도 그러더군요. "읽다가 자꾸 틀리자 '어머, 나 왜 이래' 하면서 웃으며 뒤를 살짝 돌아보는데, 갑자기 조명이 확 켜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그 시점에서도 이미 상당한 스타였지만, 그날의 그를 본 사람들은 모두 더욱 대단한 스타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됐습니다.

그 다음에는 수시로 실물을 접하게 됐지만 대화를 나눌 기회는 별로 없었습니다. 기자 초년병일 때에는 톱스타를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대개 톱스타일수록 고참 선배들이 집중 관리를 하기 때문이죠. 1996년쯤엔가 그와 함께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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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원들 여럿과 최진실, 그리고 최진실의 측근 몇 사람이 당시 광화문에 있던 순대국집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톱스타 최진실과 순대국집, 별로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지만 최진실은 순대국집에서도 내장탕을 특히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대개 여자들은 순대국 자체를 거부하거나, 순대국집에서도 내장을 뺀 '순순대'를 더 선호하는게 보통이죠. 놀랐습니다.

최고 스타의 소박한 식성이 놀랍기도 했지만 '어려서 너무 많이 먹어 수제비는 지금도 싫어한다' '학교에서 육성회비를 걷는데 혼자만 못 냈다. 사실을 알고 선생님이 만원짜리 한 장을 주셨다. 다음날 그걸로 파마를 하고 학교에 갔다가 크게 혼났다' 는 등 데뷔 초에 익히 알려진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일화들을 생각하면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아무튼 그날 당시 데스크와 선배들은 대낮부터 만취했습니다. 최진실은 주량도 주량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술을 먹이는 재주 또한 탁월하더군요. 시간은 어느새 초저녁이 됐고, '저녁먹으면서 2차로(?) 한잔 더 하자'던 최진실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들 사무실로 달아났던 기억도 납니다. 그런데 최진실이 1일 밤 가졌던 마지막 술자리도 순대국집이었다니. 참 묘한 느낌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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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도 최진실과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을 기회는 없었습니다. 어쩌다 인터뷰를 할 기회도 있었지만 최진실쯤 되는 스타에게 있어 인터뷰는 거의 밥 먹고 차 마시는 다반사나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한 것은 지난 2005년 연말, 드라마 '장밋빛 인생'이 한창 인기를 끌 때였습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이혼 이후 침체기를 겪고 있던 최진실을 부활시킨 드라마로 통합니다. 최수종과 공연한 '장미의 전쟁'이 그리 신통한 반응을 얻지 못해 부심하고 있던 최진실은 '장밋빛 인생'의 빅 히트로 다시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죠. 당연히 인터뷰 제의가 쏟아졌지만 공식 응답은 "너무 분주해서 도저히 인터뷰 할 시간을 낼 수가 없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누가 먼저 인터뷰를 하느냐'에 경쟁이 붙은 상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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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런 연줄 저런 연줄을 모두 짜내 '현장에 오면 어떻게든 시간이 나는 대로 해 보겠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현장이란 수원의 KBS 드라마 세트였고, 당장 달려갔습니다. 가 보니 정말 가관이더군요. 공간 여유가 있었던 수원 세트에서는 개개인에게 꽤 넓은 공간의 분장실을 제공했습니다. 이 분장실이 아예 생활 공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50신 중에서 45신에 최진실이 나온다"는 제작 스태프의 말처럼 거의 모든 신에 최진실이 나왔기 때문에 세트를 떠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최진실은 아예 귀가를 포기하고 분장실에 침대를 마련해 2주째 숙식을 세트에서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드라마가 인기가 있으니 고생을 잊을 수 있다며 웃더군요. 당시의 최진실은 "아무리 인기도 좋지만 빨리 촬영 끝나고 아이들과 놀고 싶다"던 보통 엄마의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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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청순미의 상징이던 최진실은 이혼과 아이들을 놓고 벌인 줄다리기로 이미지에 꽤 상처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주변 사람들은 '다른 걸 다 떠나서 아이들을 위한 마음만큼은 옆에서 봐도 측은할 정도'라며 옹호하더군요. 결국 그런 모성애는 아이들을 자신의 성으로 바꿔 놓는데에까지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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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의 최근 여건은 결코 나쁘지 않았습니다. 정준호와 공연한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이 호평 속에 막을 내렸고, 그 2부가 곧 제작될 예정이었습니다. 1일에는 CF 촬영까지 했죠.

더구나 지금도 가장 믿어지지 않는 것은 그렇게 아이들을 끔찍히 아끼던 그가 바로 그 아이들을 두고 떠났다는 것입니다. 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괴로워하고, 갑작스럽게 떠나야 했을까요. 10여년 이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믿기 어려운 일들을 만났지만 이번만큼 충격적인 사건은 또 처음인 듯 합니다. 당분간 이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같네요.

최근 너무 자주 하게 되는 말이라 더 안타깝지만, 부디 고인이 편안한 곳으로 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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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장발족을 숭앙했던 사람으로서 누군들 이 큰 형님들을 감동으로 맞지 않았겠습니까마는, 제목에 쓴 아쉬움이 앞서는 공연이었습니다.

롭 핼포드. 57세. 정말 글자 그대로 '낼모레 환갑'입니다. 마지막 앵콜인 'You've got another thing coming'을 부를 때 태극기를 감고 나온 핼포드는 중간에 태극기에 열렬한 키스를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고, 모터사이클 위에 태극기를 걸어 둘 때도 행여 바닥에 떨어질세라 아주 조심 조심 다루는, 마초 패션의 원조답지 않은 세심함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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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두르고 나오기는 지난번 듀란듀란 때의 사이먼 르 본에 이어 국내에서 공연하는 록스타들의 단골 세리머니가 될 것 같습니다. 오지 오스본의 내한(2002년 2월22일이군요) 때 기타리스트 잭 와일드가 분위기 파악도 못 하고 갑자기 미국 국가를 연주하다가 '우-'하는 야유를 들을 때와는 참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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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20분 정도 늦은, 비교적 양호한 시간에 시작했습니다. 사실 '노스트라다무스' 앨범을 들어 보지 않은 터라, '앞의 한시간 정도는 노스트라다무스 수록곡들로, 뒤의 한 시간 정도는 팬들을 위한 올드 넘버 위주로 달리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는데, 예상은 많이 빗나갔습니다.

신곡들 위주의 공연이 30분 정도 이어지다가 갑자기 핼포드가 '브리티시 스틸! 브레이킹 왓?'을 외치더군요. 반사적으로 몸이 일어섰습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라이브를 상징하는 곡 중 하나인 'Breaking the law'였습니다.



사실 이날 관객들은 생각보다 젊었습니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정도가 대세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20대가 많더군요. 하긴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도 "'페인 킬러(Pain Killer)'를 통해서 헤비메탈이라는 장르를 알게 됐다"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날 관객들도 두 종류로 나눠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페인 킬러'로 주다스 프리스트를 알게 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현재의 주다스 프리스트를 대표하는 곡이 '페인 킬러'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이 앨범은 주다스 프리스트가 결성 20년을 맞은 1990년에 나온 앨범이죠. 이 앨범에 지나치게 의미를 두는 건 1970년대 말부터 80년대 중반에 이르는 화려한 전성기를 너무 무시하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앨범의 진짜 의미는 '한때 세계 최고였던 밴드', 그리고 '전성기를 막 지난 것으로 평가될 수도 있었던 밴드'가 새로운 시대의 음악에 적응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팬들로선 정말 감격적인 순간인 거죠.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요즘 우리 인기가 옛날같지 않다던데?"
"우리 시대(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가 지났대. 요즘은 스래시(Thrash)라는게 유행이야."
"스래시? 그게 뭐냐?"
"그러니까 기타 소리도 이렇게 이렇게 하고, 드럼도 요래요래 한 그런..."
"그래? 아, 그러니까 기타도 이렇게 이렇게?"
"...어, 우리도 되네?"
"그럼 되지. 야, 그거 못해서 안하는 줄 아냐?"

네. 그러니까 레드 제플린이나 딥 퍼플보다도 결성 연도가 겨우 2년밖에 뒤지지 않는, 블랙 사바스의 겨우 1년 후배인 '형님들'이 1990년에도 시대에 뒤지지 않고 엄청난 스피드와 파괴력을 자랑하는 명곡을 내놨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겁니다. 물론 신세대 드러머인 스콧 트래비스가 합류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아무튼 이 앨범으로 주다스 프리스트는 "우리 아직 안 죽었다"는 걸 온 세상에 알렸습니다.



사실 어제 공연을 보고 나서 이 'Pain Killer'에 대해 실망하신 분들이 꽤 될 걸로 생각합니다. 당연하죠. 엄밀히 말하면 주다스 프리스트는 어떤 라이브에서도 이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한 적이 없습니다. (어떤 밴드나 이런 노래가 있습니다. Queen의 경우 어떤 라이브에서도 Bohemian Rhapsody는 앨범 레벨로 소화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Pain Killer'가 신곡이었던 1990년 공연 때에도 그 재현은 이 수준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고음을 뽑아내기 위해 있는 한껏 몸을 움추린 핼포드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죠.



물론 음질이 괴악하긴 하지만, 그래도 대략 음 높이는 맞춥니다. 하지만 최근 라이브에서는 역시 이 노래를 제 음으로 따라 하다가는 핼포드가 무대에서 쓰러질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앞섭니다. 1998년에 이미 라이브에서 이 노래는 이 이상 안 된다는 한계를 보인 모습입니다.



사실 핼포드가 부를 수 없는 노래를 억지로 꾸며 부른 건 아닙니다. 1982년, 'Sinner'의 라이브를 들어 보면 'Pain Killer'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죠. 어제도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21일 공연은 전반적으로 공연 시간이 너무 짧았습니다. 본 공연 마지막 곡인 'Pain Killer'를 마친 시간이 공연 시작 70분 정도가 지난 8시 30분. 그러고 나서 앵콜로 4곡을 더 불러도 9시 이전에 공연이 끝났습니다.

'Hell Patrol', 'Breaking the law', 'Electric Eye', 'Sinner', 'Hell bent for leather' 'Green Menalish' 등등 오랜 추억을 되새기게 해 주는 노래들이 여러 곡 등장했지만 올드 팬들에겐 역시 아쉬움이 앞섭니다. 라이브에서 분위기 돋구는 데 최고인 'Turbo Lover' 같은 노래를 비롯해서 적어도 한시간은 빼곡 메워져야 할 주옥같은 히트곡들이 우수수 빠져 있었다는 건 영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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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큰 형님들의 체력이 꽤 부담이 됐겠죠. 특히 핼포드는 57세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여전한 강철같은 목소리를 보여주긴 했지만, 그래도 몇몇 곡들은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한 10년만 일찍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넘칩니다. 연주는 나이에 그리 구애받지 않는다지만, 록 보컬은 1,2년이 다르기도 하죠. 무대에서 걸어다니는 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습니다만...^

뭐 Before the Dawn을 못 들어서 아쉬워 할 분들도 꽤 있겠지만(솔직히 저는 80년대에도 저 노래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지금까지 알려진 라이브에서 저 노래를 한 적이 없습니다. 국내에서 베스트 앨범이 발매될 때마다 한국 담당자가 간청을 해서 한국반에만 저 노래를 넣곤 했죠. 이번에도 당연히 국내 공연 주최사는 이 노래를 불러 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우리가 그런 노래도 불렀나" 수준의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형님들의 모습을 실제로 봤다는 걸로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젠 또 어떤 팀의 공연을 기다려야 할까요? GNR을 기다리시는 분들도 많던데 저는 이 형님들을 첫 손에 꼽겠습니다.

단순-무시-과격의 대명사였던 아이언 메이든의 'Where Eagles Dare'입니다.



한때 주다스 프리스트와 함께 이 세계를 양분했던 아이언 메이든은 놀랍게도 2001년,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Rock in Rio'를 통해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신곡이 큰 반응을 얻거나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라이브에서 위력을 통해 빈 날짜가 없을 정도로 공연에서는 성황을 이루고 있죠. 이런 말 하긴 좀 미안하지만 한때 라이벌인 주다스 프리스트보다 공연 개런티는 몇 배 비싼 팀이 돼 버렸습니다. 그래도 핼포드보단 젊다지만 브루스 디킨슨도 올해 50세. 더 나이먹기 전에 한번 와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곡. 이 곡은 한때 '취향 감별곡' 으로 사용됐습니다. 1980년대에는 이런 말이 있었죠. "'Run to the Hills'를 듣고도 뭔가 가슴 속에서 불끈 하고 치미는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당신은 헤비메탈 취향이 아니다. 앞으로도 좋아하게 될 가능성이 없으니 이쪽은 아예 안 듣는게 좋겠다."

바로 그 노랩니다. 과연 여러분은 어떨까요. 여태 헤비메탈이라면 질색을 했던 분들이 특히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p.s. 롭 핼포드의 모습을 보고 이 사람이 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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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밝은 분들은 기억하시겠죠. 게리 니큰스(Gary Nickens)라고 '나쁜 녀석들 2'와 '아일랜드' 등의 영화에 나왔던 단역 배웁니다. 수염과 체격 때문에 기억에 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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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환을 알고 지낸지도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처음 만난 건 그가 데뷔한지 1년 쯤 된 1997년의 어느 날이었을 겁니다.

당시 MBC의 자회사인 MBC 프로덕션에서 공채 탤런트들의 프로모션을 담당했더랬습니다. 안재환은 MBC 25기, 1996년 신인입니다. 매 기수마다 20여명의 신인이 데뷔하지만 선발될 때만 해도 이들중 가장 주목을 받은 건 1등으로 뽑힌 김세아였고, 강성연과 서유정이 가능성을 보이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톱스타가 된 건 당시 '별은 내 가슴에'에 단역으로 간신히 출연하던 김정은이었으니 사람 일은 정말 모를 일입니다.

이들 중의 하나였던 안재환은 그나마도 주목받을 거리가 없었지만 그의 프로필을 보면 '서울대 공예과 출신'이라는 표지가 달려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서울대 출신이라면 어떻게든 여론의 주목이 쏟아지게 되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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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사진이 당시의 모습에 가장 가까울 것 같습니다.)

결국은 그걸 빌미로 인터뷰를 한번 하게 됐는데 얼굴을 보는 순간,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당연히 짙은 윤곽의 미남 미녀들만 상대하다가 이렇게 선이 둥글둥글한 선한 얼굴을 보게 되자 연예인으로 대할 느낌이 잘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인적사항을 확인하니 주민등록상의 생일이 같더군요(물론 나이는 제가 한참 위입니다만). 여러 가지로 친근감을 주는 청년이었습니다.

여자 앞에 가서 말도 잘 못할 줄 알았더니 웬걸, '작업왕'이라는 겁니다. 비결을 물었더니 전공 얘기를 하더군요. 금속공예가 전공인 터라 웬만한 반지나 장신구는 모두 직접 만들 수 있답니다. 재료를 사다가 직접 만드는 거니 사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싸게 먹히겠죠. 게다가 목걸이며 반지를 주면서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자, 이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거야. 너만을 위한 거.'
 
그거 참 탐나는 비결이더군요. '그런거 하려고 차려놓은 건 아니지만 집에 공방도 하나 만들어 놨어요. 뭐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하세요. 제가 만들어 드릴게요.' 말만이라도 참 고마웠습니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 그는 물을 많이 마셨습니다. 알고 보니 워낙 쉽게 살이 붙는 체질이란 걸 스스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데뷔 초부터 조절에 신경을 썼던 듯 합니다.

아무튼 둥글둥글한 안군은 여러분이 다 아시다시피 둥글둥글 연예계 생활을 썩 잘 해 나갔습니다. 비록 톱스타로 군림하진 못했지만 자기 자리를 잘 잡아 갔습니다. 아무리 그냥 평범한 일반인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그 안에 누구보다 유별난 끼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은 2005년에 드러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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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에게 CF를 선물한 엽기송 '인생의 참된 것'입니다. 지난 2005년 '브레인 서바이벌'에서 개인기로 등장한 이 노래는 그가 고등학교 때 만들었다는 노래였죠.

어떤 지역에선 노래방에도 있다고 합니다.

인생의 참된것

1.아침엔 아침밥 점심엔 점심밥 저녁엔 저녁밥 그리고 잠잔다.
  이것이 인생의 의미 인생의 참된 것 야~~이것이 인생의 의미 인생의 참된 것

2.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이 닦자 그러나 중요한 건 이빨 이빨 이빨 이빨을
   닦을 때는 하루 세번 삼분씩 이쪽 저쪽 깨끗이 이빨을 닦자
   이것이 인생의 의미 인생의 참된 것 야~이것이 인생의 의미 인생의 참된 것
3. 세탁기 돌릴때 세제는 적당히 그러나 중요한 건 양말 양말 양말
  양말을 빨 때는 섞어 빨면 안 된다 수건하고 같이 빨면 얼굴에 무좀 난다
  이것이 인생의 의미 인생의 참된 것야~~ 이것이 인생의 의미 인생의 참된 것
  미팅할 땐 무조건 있는척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엽전 엽전 엽전 열 닷냥 ~

평소 그의 모습을 봐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노래기도 하죠.^




그의 열정은 영화 제작으로 이어집니다. 일각에서는 영화 제작이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그가 아주 신인일 때부터 장래의 꿈을 '영화 감독' 혹은 '영화 제작'이라고 말해 온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말하기 힘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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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의 대표적인 재녀(才女)와 결혼해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던 안재환의 2008년이 어땠는지는 여러분이 익히 알고 계실 것으로 보입니다. 8일 하루 동안 참 많은 게 밝혀졌습니다. 일단 목돈이 되고 나면 아무리 갚으려 해도 결국 이자에 맞아 죽고 만다는 사채. 안재환을 잘 안다는 지인은 그의 채무 총액에 대해 "아마 20억원 쯤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선희의 측근은 40억원이라고 주장하더군요. 어느 쪽이 정확한 액수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사채가 대부분이었다면 어느 쪽이든 그 돈이 두 배가 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사채에 대해 아는 사람들의 공통된 주장입니다.

마지막으로 그의 목소리를 들은게 벌써 5개월 전이군요. 우연히 자신의 스타일리스트가 저와 통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자마자(저도 그 스타일리스트가 그의 일을 보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얼른 전화기를 빼앗아 들고 "형, 이게 얼마만이야, 반가워요. 우리 빨리 만나서 밥 먹어요" 하던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합니다. 8일, '안재환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는 제보를 받고 즉시 그의 번호를 눌러 봤지만, 전화기는 꺼져 있었습니다. 그 불안한 침묵이 사실로 나타나는 데에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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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안재환은 투명인간이 되어 버리기로 결심했고, 그 결말은 이렇게 났습니다. 무엇이 그렇게도 야심만만하고 여유있던 36세 청년의 꿈을 이렇게 꺾어 놨는지는 더 천천히 밝혀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냥 고인의 명복을 빌 때겠죠.


p.s. 가능한 한 그의 밝았던 모습을 모아 봤습니다. 결코 고인을 가볍게 보이고자 하는 의도는 아닙니다. 고인도 이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관련있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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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간에 가까운 물고기'인 마이클 '펠피쉬' 펠프스가 드라마에 들어가기로 했군요. 이미 지난달 말에 결정되고 곧 방송도 될 모양인데 뒤늦게 소식을 접했습니다.

펠프스의 출연작은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 '앙투라지'. 미국에서도 물론 인기 절정의 드라마지만 지금은 '앙투라지'의 주인공 에이드리언 그레니어는 물론 어떤 톱스타라도 감히 펠프스의 인기를 넘보지 못할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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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앙투라지가 어떤 드라마인지 모른다는 분들을 위한 글:




마이클 펠프스에 대한 미국 연예인들의 반응을 다룬 동영상입니다. 우연인지 '앙투라지'에서 상당히 중요한(?) 로이드 역을 맡고 있는 한국계 배우 렉스 리(39)의 코멘트도 들어 있습니다. 여배우들도 섹시하다고 난리군요.^






베이징 올림픽 이후 펠프스의 일정은 여느 톱스타 못잖게 분주합니다. 최근 뉴욕 시내 한복판에서 100만달러의 청소년 후원금 전달식을 가진 뒤 디즈니랜드에서 퍼레이드에 참석하고, MTV 비디오 어워드에 참석한 뒤 다시 뉴욕에서 장수 인기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에도 출연합니다.

'앙투라지'에 출연하는 것은 그가 이 프로그램을 워낙 좋아했기 때문이라는군요. 드라마 출연 소식에 대한 미국 네티즌들의 반응 역시 환영 일색입니다. 뭐... 박태환군이 '크크섬의 비밀' 같은 데 나온다면 한국 팬들도 당연히 좋아했겠죠. 물론 '운동이나 제대로 햇'이라고 했을 분들도 있겠지만.

뭐 이 관련 내용에 대한 입장은 이미 써 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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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외신에는 앙투라지의 주인공 중 하나인 케빈 코놀리와 함께 찍은 사진도 올라와 있습니다. 물론 역할로는 대단치 않겠지만 또 모르죠. 의외의 재능을 보여 줄지도.

(옷 다 입고 나오면 여성 팬들의 항의가 대단할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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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미드 팬들의 공통된 아쉬움이겠지만 지난 시즌 작가 파업으로 중간에 끊겨 버린 '앙투라지'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도 기쁨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제작자 중 하나인 마크 월버그(사실 이 드라마에 케빈 딜론이 출연하는 점이나, 케빈 딜론의 캐릭터는 집안에 연예인이 드글드글하는 딜론 집안이나 월버그 집안의 분위기와 아주 긴밀하다고 할 수 있죠)가 상당히 중요한 캐릭터로 출연한다는 예고도 있었는데,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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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이 MBC TV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를 완전히 뒤집어 놨더군요. 정말 그 재치있으면서도 조리있고, 돌아봐야 할 사람 하나 하나를 모두 짚고 넘어가는 완벽에 가까운 화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요즘 방송인입네 하는 어줍잖은 비슷한 또래의 연예인 100명을 데려다 놓고 '장미란 식 화법'에 대해 공부라도 시키고 싶은 심정이 되더군요. 아무튼 이건 주제가 아니니 패스.

하려는 얘기는 이런 겁니다. 이런 장미란을 두고 '예쁘다' '미인'이라고 말해 주고, 노사연이 방송에서 장미란 흉내를 냈다고 해서 욕설을 퍼붓는 건 사실 위선적인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이날 방송은 장미란을 새롭게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를 갖습니다. 장미란은 미녀가 아닙니다. 아무리 뉴욕 타임즈의 아름다운 몸매 BEST 5에 뽑혔다 해도 예쁘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죠. 그런데 이날 방송에서 장미란이 누구보다 예쁘게 보였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더군요. 저렇게 재기발랄하고 매력 넘치는 아가씨를 누가 싫어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다 꼭 '예쁘다' '미녀다'라는 말을 갖다 붙이고, 또 이걸 무슨 대단한 공치사처럼 생각하는 처사에는 반발하는 마음이 절로 들더군요. 이건 마치 '넌 예쁘지 않지만 금메달을 땄으니 지금부터 예쁘게 봐 줄게'라는 식의 범 사회적 선심쓰기처럼 보입니다. 그게 무슨 대단한 선심이기라도 한 듯 말이죠.

오해를 피하기 위해 덧붙이자면, 한국어의 '예쁘다'는 말은 반드시 외모가 예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네. 그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어젯밤 '무릎팍도사'를 비롯해 여기저기서 장미란을 수식하는 말에 '미녀 장미란'(방송 자막으로도 계속 나왔죠), '미인 장미란'이라는 말이 계속 등장하는 데서는 그런 '너 예쁘다(장하다)'의 의미가 아닌 다른 의미가 눈에 띕니다. 그냥 장미란을 미스코리아 같은 미녀의 범주에 포함시키려는 억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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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샤인 볼트는 잘 뜁니까? 탁월하게 잘 뜁니까. 유재석은 말을 잘 하나요? 잘 합니다. 신봉선은 재미있나요? 네. 아주 재치있습니다. 이들에 대해 굳이 '유재석은 미남이다' '신봉선은 예쁘다'라고 일일히 말을 해 줘야 합니까? 그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장미란에게는 탁월한 재능이 있습니다. 일단 역도라는 올림픽 종목에서 세계 최고의 기량을 보여준 대단한 선수입니다. 게다가 1급 방송인들도 감히 따르지 못할 재치있는 말솜씨에다 겸손한 태도, 그리고 선량한 인품까지 보여줬습니다.

이런 훌륭한 인물에게 반드시 '미인'이라는 말까지 덧붙여 줘야 비로소 그에게 바치는 우리 사회의 헌사가 완성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공정성 과다에서 오는 기괴한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장미란을 계기로 외모지상주의를 들먹이는 것 역시 올바르게 보이진 않습니다. 외모지상주의란 '외모를 다른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는 것'에서 오는 폐해를 말하는 겁니다. 하지만 장미란은 다른 재능 덕분에 외모와 무관하게 높은 평가를 받는 좋은 사례가 될 인물입니다. 장미란이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는다고 해서, 그와 비슷한 체격을 갖춘 사람들이 모두 동등한 평가를 받는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예쁜 사람은 예쁘다는 이유로 좋아하고, 장미란은 장미란이 갖고 있는 이유로 좋아하면 됩니다. 거기에 다른 설명이나 이상한 죄책감을 결부시킬 필요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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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말하지만 억지로 '장미란은 미인'이라고 말하는 것은 '미인이 아니라면 장미란조차도 사랑받을 수 없다'는 강박관념을 드러내 보여 줍니다. 대체 왜 미인이 아니면 사랑받을 수 없는 걸까요.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으로 부족합니까? 다른 대중 스타들도 부를 때마다 결핍돼 있어 보이거나 결핍돼 있을지 모르는 부분을 보충해줘야 할까요? '장동건은 IQ도 150이다' '김태희는 성격도 테레사 수녀다' '이영애는 개그우먼급이다' '강호동은 미남이다'라고 말해줘야 직성이 풀리는 분들이라면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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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울러 다 저희 동업자들이 하는 일이긴 합니다만, 제발 올림픽 스타들이 TV에 몇번 나오는 걸로 '몸살'이네 '도배'네 하는 얘기 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오히려 지금만 불티나게 다루고, 나중에 다루지 않는게 문제가 된다면 모를까 지금 이용대나 박태환이 TV 토크쇼에 나와 시청자들을 만나는게 뭐가 문제란 말입니까. 모든 사람이 보고 싶어 하는 스타들을 지금 아니면 또 언제 그렇게 자연스럽게 만나 볼 수 있겠느냔 말입니다.

헛바람 헛바람 하지만 정작 헛바람 들 사람들이 TV에 출연 못해서 바람이 안 들겠습니까. 세상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사람들을 너무 바보 취급 하는 것 같아 보기에 좀 언짢더군요. 이 얘기는 또 나중에 할 기회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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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2008년이 마무리 4/4분기로 달려가는 마당에 이런 포스팅을 하게 된게 참 민망하기도 하지만, 제가 이런 게 있는지 알게 된 것이 최근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제목을 보시면 다른 설명은 필요 없을 듯. TIME은 시사주간지 TIME 맞습니다. 보다 보면 우리 정서와는 좀 안 맞는 듯한 부분도 눈에 띕니다. 문화 차이라는게 이런거구나 싶기도 하죠.


1위. 오프라 윈프리와 데이비드 레터맨의 슈퍼볼 광고



미국 TV의 두 거성이 파자마 바람으로 출연해 슈퍼볼을 광고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슈퍼볼 날 방송되는 Late Show를 광고하는거죠.)

레터맨: 당신은 베어스, 나는 콜츠를 응원하지만 우리가 서로 사랑하니 둘 다 이긴게 아니겠소.
윈프리: 여보, 제발 입에 뭐 넣고 말좀 하지 말아요.
레터맨: 미안해.

...뭐 미국에서 뽑은 거니까요.




2. 아디다스: 리오넬 메시 스토리



11세때 호르몬 이상으로 키가 자라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아르헨티나 소년 메시. 하지만 스피드와 땅에 붙이고 공을 모는 능력을 키워 세계적인 선수가 되다!

훌륭합니다. 이견이 없습니다.



3. 게토레이, 도루편



투수는 존 래키(캘리포니아 에인절스)인데 데렉 제터가 1루에 나가 있으면 하비 카이텔이 귀에 속삭이며 도루하라고 부추깁니다. "IT'S A BEAUTIFUL THING."



4. 도브, '리얼 뷰티' 프로그램



도브는 "미용산업이 당신의 딸에게 얘기하기 전에 먼저 말하라"며 세상에 가득 차 있는 "younger, smaller, tighter"의 신화를 경고합니다. 상품 광고 아닌 캠페인. 뭐 그리 광고적으로 뛰어나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5. 애플 아이폰 광고, 증언형



결국 꾸역꾸역 또 찾아 봤습니다. 증언자와 여자친구가 상사 커플을 발견한 순간, 상사의 여자친구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애인을 위해 아이폰의 인터넷 기능을 활용, 즉석에서 웹사이트를 검색해 이름을 찾고 위기를 모면한 경험담을 담담하게 얘기합니다.

자연스러움이 높은 점수의 요인인 듯. (물론 그렇다고 진짜 일반인이란 보장은 없지만)




6.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티나 페이 편



알렉 볼드윈이 능글맞은 방송국 경영인으로 나오는 '30 ROCK'을 보신 분이라면 티나 페이에게 빠지지 않을 재간이 없을 겁니다. 아멕스 카드 광고는 티나 페이가 나오는 연작 시리즈로 방송됐는데, 이건 그 중 하납니다.

티나 페이가 '30 ROCK' 중의 작가로 나오는 나머지 시리즈와는 달리 이 광고는 '배우 티나 페이'로 등장, 마틴 스콜시스 감독을 우연히 공항에서 만나 캐스팅 얘기를 하자는 가슴떨리는 제의를 받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라운지에 가서 얘기하자'는 스콜시스. 이 위기를 어떻게...?

p.s. 미드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 '30 ROCK' 아직 안 보신 분들 있다면 꼭 보시길.




7. 코카콜라, 해피니스 팩토리




국내에도 잘 알려진 광고. 뭐 더 설명이 필요할까요?




8. DOS EQUIS 맥주.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남자.




맥주 이름은 '다세끼스'라고 읽는다고 합니다. 일단 브랜드가 생소하고, 어떤 맛인지를 모르니 와 닿질 않더군요. 아무튼 아저씨 참 재미있게 사셨구나... 하는 생각.



9. 도리토스, Live the Flavor



도리토스가 와작와작 씹어먹는 과자라는 건 알지만 이 정도가 과연 10대 광고일까 하는 생각도 드는 작품. 어쨌든 메시지는 충실하죠?




10. 보험사 Nationwide Insurance: "Rollin' VIP" (Kevin Federline)
"Life comes at you fast."



가장 많이 웃은 광고입니다. 케빈 페덜라인이 누군지 모르는 분이 아니라면(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전남편입니다) 아마도 이 광고의 메시지가 너무도 와 닿겠죠. "니 인생이 앞으로 뭐가 될지 어떻게 알겠니. 있을 때 미리 미리 대비해야지"라는 메시지의 보험 광고가 페덜라인보다 더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상입니다. 본래 50대 광고까지 있는데 10개만 소개합니다. 나머지는 직접 찾아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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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귀국해서 가장 먼저 보게 된 TV 프로그램이 반찬 재활용에 대한 거였습니다. KBS 1TV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이더군요.

저녁 손님들은 거의 점심 손님들이 먹다 남긴 반찬을 먹게 된다, 점심도 12시30분 넘어서 가면 거의 재활용 반찬이다... 심지어 제육볶음은 먹다 남은 걸 그대로 남비에 부어 다시 볶아온다... 손님 상에 올랐던 김치는 당연히 찌개용이다...

솔직히 말해 먹고 남긴 순두부를 그자리에서 모아 다시 끓여 내놓는다든가, 먹던 밥을 모아 누룽지를 만든다든가 하는 몇몇 장면을 빼면 그리 놀랍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반 식당에서 손님들이 남기는 반찬을 모두 버릴 것이라고 생각하던 사람이 많았다는게 신기할 정도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그냥 먹고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밖에서 일하는 사람의 숙명이죠.)

여담이지만 얼마 전 세계적으로 깨끗한 걸로 유명하다는 일본의 고급 식당에서도 다른 손님이 먹던 회를 재활용했다는 보도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139557 를 보고 체념과 함께 '어디나 마찬가지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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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문제 심각합니다. 고쳐지면 당연히 좋죠.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먹으러 다니는 사람들부터 고쳐야 할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두가지. '싸고 반찬 많이 줄 수 있는 식당은 없다'와 '이유 없이 싸고 맛있는 식당은 없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합니다.

아직도 '백반 1인분에5000원인데 반찬이 20가지 나온다'고 좋아하든가, '1인분에 4000원인데 국물 맛이 기가 막히다'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 속으로는 답답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반찬 재활용 안 하고 5000원에 20가지씩 반찬 주면서 니가 장사 해 봐라. 안 망하나"라고 얘기를 해 줘도 막무가내더군요. "에이, 설마." 설마는 무슨 설맙니까. 반찬 20가지 깔아 놔 봐야 무게로 따지면 최하 30%, 평균 40%는 다시 상 물릴 때 나갑니다. 그걸 다 버리다간 재료 값도 재료값이지만 음식물 쓰레기 수거하다 일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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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한국 음식의 특성을 생각하면 식당 주인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식당에서 함께 모여 밥을 먹을 때 가장 '위생적인' 그릇이라면 눈 앞에서 화력을 가해 끓여 먹는 찌개 종류일 겁니다. 어제 방송에선 이 찌개도 재료를 재활용할 경우 세균이나 미생물은 죽어도 독소가 사라지지 않아 위험하다고 했지만 그건 재료가 부패-변질된 경우를 좀 과장되게 얘기한 것이고 - 실제로 얼마 전까지 일식집 주방에서 나온 상한 생선으로 매운탕을 끓여 먹고 식중독으로 사망한 노숙자들 얘기가 뉴스에 실리기도 했죠 - 그런 경우를 제외하면 끓여 먹는 음식은 일단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 찌개는 같이 간 사람들끼리 '위생적으로' 나눠 먹으라고 그릇을 주지만, 반찬 나눠 먹으라고 그릇 주는 식당은 못 봤습니다. 아, 앞접시를 주긴 하지만 그 앞접시에 자기가 밥 한끼 먹을 반찬을 한번에 다 덜어놓고 먹는 사람이 있나요? 다 자기가 먹던 젓가락으로 다시 집어다 먹죠. 그럼 이미 한국식 식탁에서 같이 밥을 먹는다는 것은, 각자 자기 찬을 챙겨 먹기 전에는 이미 '남의 침 섞인 음식'을 먹는다는게 전제된 겁니다. 앞 사람이 방금 집어 먹은 콩나물이나 잡채 그릇에 젓가락을 갖다 대면서 이런 생각이 들지 않으시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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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따지면 내 앞에 있는 사람 - 내가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먹던 음식이나, 내가 얼굴을 보지 못한 다른 사람이 먹던 음식이나 위험성은 마찬가지일 겁니다. 얼굴을 보지 못한 그 어떤 사람이 치명적인 병에 걸려 있을 확률이 있다면, 그건 내 앞에서 함께 밥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도 같은 가능성이 있는 셈이죠. 특히 직업상 처음 보는 사람과 함께 밥을 먹을 일도 숱한 저로서는 그런 위험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이 먹던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그 반찬을 다시 수거하고 나누는 과정에서 오염될 가능성이 더 불쾌하죠. 혹시라도 며칠씩 그렇게 방치되어 있는 반찬, 또는 설겆이통 바로 옆에 반찬통을 두고 있어서 개숫물이 튀어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반찬(방송에서 이런 식당이 나왔습니다)이 더 끔찍했습니다.

아무튼 반찬 재활용이라는 건 분명히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당 주인들만 노력해서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먹는 사람이 일단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 음식을 남게 시키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은 항상 음식을 넉넉하게 시켜야 보기 좋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일단 돈 들어서 아깝고, 음식 남아서 아깝고, 그 음식이 또 비위생적으로 유통될테니 더더욱 아깝습니다. 특히 내가 돈 낼 때에는 더 아깝죠.

짠돌이 소리 듣더라도 음식 시킬 때 먹을 만큼만 시킵시다. 또 남이 돈 낼 거라고, 회삿 돈으로 먹는 거라고 팍팍 시키는 것도 안 될 일이죠. 남이 호기 있게 많이 시키더라도 옆에서 말려 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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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찬 많이 나오는 집, 푸짐한 집 너무 좋아하지 말자

아직도 특정 지방 출신들은 "우리 고향에선 라면 하나 시켜도 반찬이 네가지씩 나오는데"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네. 그 인정많은 고향 아주머니는 음식 아까운 것도 잘 아시는 분들일 겁니다. 당연히 먹던 반찬도 잘 아껴서 다시 쓰시겠죠.

요지는 반찬 가짓수 많은 집을 너무 선호하지 말라는 겁니다. 시킨 양보다 유난히 많이 나오는 집도 경계해야 합니다. 예전에 가던 집 중에 세종문화회관 뒤의 광화문집이라는 김치찌개집이 있었습니다. 요즘도 인터넷에 맛집이라고 가끔 소개되는 집입니다.

회사가 그 근처일 때 참 많이 갔습니다. 뭘 시켜도 2인분이 4인분처럼 나오고, 맛도 좋아서 다들 신나하며 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음식에서 재활용을 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오물이 두어번 나왔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절대 그 집에 가지 않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맛집이라며 멀리서 찾아가는 사람이 있더군요.)

식당 주인들 바보 아닙니다. 일단 너무 푸짐한 집은 멀리 하세요.



* 설겆이를 도와줘라

사실 한때는 학교 앞 중국집이 단무지, 양파를 모아서 다시 쓰는 걸 보고 갈때마다 남은 단무지에 모두 구멍을 내고 나오던 적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주인이 와서 사정을 하더군요. "다른 손님들이 이상하게 본다. 앞으로 남은 단무지 다 그냥 버릴테니 제말 그러지 좀 말아 달라"구요. (물론 그 뒤로 고쳐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요즘도 시간 있으면 잔반은 모두 찌개나 전골 남비, 국그릇에 다 부어 놓고 나오곤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반찬을 다시 쓸 수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하다기 보다, 손님이 '반찬 다시 쓰지 말라'는 경고를 하고 있다는 걸 주인이 알 수 있어야 합니다.


* 재활용을 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가진 집을 도와줘라

김치 깍두기며 밑반찬을 아예 손님 상에 두고, 알아서 덜어 먹으라는 집들도 요즘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집에 가도 반찬을 산처럼 덜어 두고 다 남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러면 어느 식당 주인이 초심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일단 처음에 주는 반찬의 양이 적은 집들도 칭찬할만한 집입니다. 이런 집들의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서라도 반찬 리필은 꼭 먹을 만큼만 시킵시다. 괜히 먹지도 못할 양을 욕심내고 달라고 해서 다 남기면 그보다 미안한 일이 없죠.




아무튼 이번 일이 전화위복이 될 식당들도 있을 겁니다. 어제 방송에 나온 토속촌(02-862-2027, 서울 관악구 신림 8동 소재라고 합니다. 간판을 보면 확인 가능할 겁니다) 같은 식당들은 이제 상당히 영업에 도움이 되겠죠.

자신있는 식당 주인들은 다같이 <우리 식당은 음식 재활용을 하지 않습니다>같은 간판을 써 붙이는 운동을 해도 좋을 겁니다. 그리고 뭣보다, 손님들이 믿을 수 있도록 바퀴달린 큰 잔반통 같은 도구를 활용해서, 상을 치울 때 보란듯이 거기에 잔반을 모아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대신 이렇게 운영하는 식당의 운영비는 불가피하게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지금 5000원 하는 째개백반이 6000원, 7000원으로 올라가게 되겠죠. 하지만 어떤 경우든 싼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상표 달린 컴퓨터 안 쓰는 분들은 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뭐든 제대로 소비하려면 제대로 된 가격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게 아마 가장 큰 교훈일 겁니다. 돈은 안 내고 소비자 주권(?)만 주장하는 것도 문젭니다. 5000원짜리 물건 사면서 10만원짜리 애프터 서비스를 기대하거나, 20만원짜리 패키지 여행 가면서 100만원짜리 여행급의 품위를 요구하는 것도 사실 양심불량이죠. 소비자의 권리는 언제든 거기에 걸맞은 돈을 낼 때 의미를 갖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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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프로그램들은 다 좋은 취지에서 출발합니다. 다만 소비자를 위한다는 방송을 할 때에도, 항상 소비자들에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점을 확실히 알려 주는 내용이 포함되기를 바랍니다. 가끔씩 4000원짜리 햄버거에 쇠고기가 4000원어치 들어 있지 않다고 '고발'하는 식의 내용을 볼 때면 불편해지기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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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대해 일반 관객이 알면 얼마나 알겠으며, 꽤 안다 한들 한국에서 제일 야구 잘 한다는 선수들, 제일 승부에 강하다는 코칭스태프가 가 있는데 그걸 보고 이상하다 문제있다 하는게 오히려 넌센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살다 살다 이번 올림픽 야구처럼 요상한 대회는 본 적이 없습니다.

한국 8 - 7 미국

한국 1 - 0 캐나다

한국 5 - 3 일본

한국 1 - 0 중국

한국 9 - 8 대만

한국 7 - 3 쿠바


단 한 경기도 '응... 이겼구나' 하는 게임이 없었습니다. 마지막 이닝이 끝날 때까지 그야말로 똥줄 타는 접전으로 이어진 경기들입니다. 막말로 6승이 아니라 2승4패, 1승5패를 했다고 해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경기 내용들입니다.

그런데 나눠놓고 보면 양상도 참 다양합니다.

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추격당했다가 막판에 힘을 내 빠져나간 경기(미국, 대만)

2. 일단 선방을 맞고 정신 번쩍 차린 경기(일본, 쿠바)

3. 타선이 죽기 직전까지 침묵을 지키다가 간신히 이긴 경기(캐나다, 중국)

이쯤되면, 제가 상대 팀이라면 이런 말이 절로 나올 것 같습니다. "한국, 대체 정체가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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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주 얘기는 길게 하지 않겠습니다. 세 번이나 등판에서 간신히 방어율을 표시할 수 있는 숫자로 만들었다면 그건 쓸 수 있는 선수가 아닙니다. 더구나 놀다 온 선수도 아니고, 조금 전까지 리그에 참가하다가 온 선수가 그런 꼴을 겪는다면, 그건 자신감을 회복해서 될 투수가 아니라 쓰면 안 되는 투수, 안 통하는 투수라는 뜻입니다.

"마무리 투수가 자신감을 회복해야 중요할 때 쓸 수 있지 않느냐"고 했는데, 한기주가 망칠 뻔 한 경기를 다 빼앗겼을 때에도 과연 4강 얘기가 나올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기회를 준 결과 알아낸 것은 '한기주를 4강전에서 썼다가는 정말 큰일 난다'는 결론 아닙니까?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또 기회를 줄지. 그때는 'KIA를 위해서 썼다'고 할지...)

김경문 감독의 무시무시한 신뢰의 힘은 1할 타자 이승엽도 계속 4번에 남겨 두고 있습니다. 다행히 결과가 모두 좋았기에 망정이지, 결정적일 때 이승엽이 침묵해서 지는 경기가 나왔다면, 팀에게건 선수에게건, 모두 엄청난 손해가 됐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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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것은 한국 타자들의 오기입니다. 일본전에서는 홈런을 맞자마자 바로 이대호의 홈런으로 따라붙었고, 쿠바전에서도 송승준의 난조에 전혀 굴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최약체라는 중국전에서의 부진 뒤에는 끝까지 심각해지지 못했던 타자들의 비밀이 있습니다. 중국전 12이닝 동안 한국 타자들은 삼진을 몇개나 당했을까요. 답은 0입니다. 이건 중국 투수들의 공이 너무나 위력적이었다기 보다는, 한국 타자들이 스스로 자멸했다는 걸 뜻합니다. 스트라이크 3개를 당하기는 커녕 3구, 4구 이내에 승부를 걸어서 범타를 자초했다는 것이죠. 꾸준히 기다려서 4구를 얻어내려는 시도 역시 거의 없었습니다.

대만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8대0이 된 뒤 타자들의 선구와 스윙 시점이 엄청나게 빨라졌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대충 대충 빨리 끝내자. 다 이긴 경긴데.' 라는 마음가짐이 눈에 훤히 보일 정도였죠. 유독 이날은 수비에서의 실책까지 이어지며 자멸 직전까지 갔습니다.

한마디로 이번 대표팀의 특징은 양철 냄비입니다. 달아오르면 5초만에 새빨간 불덩어리가 되어 버리고, 조금만 불기를 치우면 얼음장이 되어 버립니다. 상대 팀들까지도 헷갈릴 겁니다. 어떤 때에는 세계 최강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파괴력을 보이다가, 어떤 때에는 고교야구팀처럼 굴기 때문입니다. 중국전이나 대만전에서의 모습을 보면 정말 낯이 뜨겁지만 쿠바전에서의 모습을 보면 이건 세상에 막을 팀이 없을 정도죠.

부디 네덜란드전을 푹 쉬고(장원삼 선발이 유력하지만 웬만하면 한기주가 완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0점을 주건, 20점을 주건 상관없는 경기니까) 4강전에서는 좋았던 때의 모습만으로 달려들어 금메달 한번 따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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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나자나 이대호는 야구를 계속 하는 한 죽을 때까지 자랑할 거리가 생겼습니다. "니들 쿠바가 고의사구로 걸러낸 타자가 누군지 알아?" 지난 WBC때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이승엽을 걸러낼 때 이후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었다고나 할까요.


P.S. 2. 한기주를 제외한 한국 투수들, 정말 눈부신 분전입니다. 상대적으로 대만전에서 부진했던 봉중근도 그만하면 자기 밥값은 다 했습니다. 특히 선발에 비해 약한 걸로 지목됐던 불펜, 역시 한기주만 빼면 모두 놀라울 정도로 멋지게 던져 주고 있습니다.

역대 국제 대회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냈던 것은 사실 90%가 소수의 뛰어난 투수들의 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국제전에서 쓸 수 있는 선발요원이 이 정도 숫자로 늘어난 것은 글자 그대로 한국 야구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정말 뿌듯합니다.


P.S. 3 그동안 블로그에 이상이 있어 접속을 못 하다가 들어와 보니 역시나 엉뚱한 소리 하는 분들이 있어서 한마디 더 보탭니다.

세상에 못하고 싶어서 못하는 선수가 어디 있습니까. 맞습니다. 그런데 국대 경기에서 그런 선수가 나온다면 일단은 뽑은 사람이 잘못이겠죠. 그런데 그 선수를 결정적인 시기에 결정적인 역할로 자꾸 기용한다. 이것 역시 기용한 사람이 가장 잘못입니다.

한번이면 모를까, 두번 세번 자꾸 그런 경우를 만드는 건 이런 단기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나간 사람 아니면 이 대목에서 왜 선수를 욕하겠습니까. 대체 누구를 겨냥하고 있는지 좀 생각을 하고 글을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네덜란드전에 한기주 선발 시키자니까 이걸 곧이 곧대로 듣는 분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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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오후 8시(현지시간), 베이징 올림픽의 막이 올랐습니다.

사상 최고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물량이 투입된 행사였습니다. 특히 인력만큼은 이후의 어떤 올림픽도 재현할 수 없을 만한 막대한 수가 등장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죠.

일단 행사를 순서대로 리뷰해봅니다.


1. 환영

첫번째 환영 순서는 2008명의 고수들의 북 연주로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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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붕이 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가 전광판에 새겨지면서 행사 본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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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곳곳에서 29개의 불꽃이 솟아올랐습니다. 바로 29회 올림픽을 상징하는 거죠. 또 화약은 중국의 4대 발명품 중 하납니다. 이날 행사엔 이 4대 발명품이 모두 등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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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화약은 원 없이 쏘아올리더군요.

경기장 바닥에 나타났던 오륜이 공중으로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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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하나가 '가창조국(歌唱祖國)'을 부르고, 나머지 어린이들이 56개 소수민족 복장으로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운반합니다. 이 노래는 1950년대부터 불렸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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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이 울려퍼졌습니다. 이걸로 개막입니다.

2. 찬란한 문명

중국의 문물을 소개하는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첫번째는 역시 중국의 4대 발명품 중 하나인 종이. 운동장 바닥에 거대한 두루마리가 펼쳐지고, 고금(古琴) 연주에 맞춰 두 연주자가 두루마리 위에 그림을 그립니다. 두루마리는 실제로는 거대한 LED 스크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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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공자의 삼천제자가 등장해 죽간에 써 있는 '사해동포'를 선언하듯 읽습니다. 그리고 바닥이 갈라지면서 활자, 중국 4대 발명품의 하나인 인쇄술이 소개됩니다.

이 활자판이 화(和)를 드러내다가, 글자로부터 도화꽃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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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글자판을 들어올린 것도 모두 사람의 힘이더군요.^^

다음은 경극입니다. 움직이는 무대 위에서 경극 인물들을 인형으로 조종하고, 무대를 끌고 나오던 황금색 인파는 진시황 병마용으로 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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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비단길.

산수화 위로 비단을 운반하고, 그 비단 위에서 여성 무용수가 춤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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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해상 비단길. 명나라 때 환관 정화의 해상 원정을 형상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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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수천개의 노입니다. 이어 차 - 나침반 - 도자기 등 중국을 대표하는 문물이 소개되고, 결국 거대한 기둥이 솟아오르며 성당(盛唐) 시대의 위세를 과시합니다.


다음은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이 다섯살 소녀와 함께 'STARLIGHT'를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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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인파가 몸에 단 조명에 불을 점화하면서 황하의 물결을 형상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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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으로 거대한 비둘기를 만들고, 다시 주경기장의 모습을 만드는 괴력을 과시합니다.



3. 자연

자연의 이치를 사람의 몸에 옮긴 것, 바로 태극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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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개의 깃발같은 형광판으로 숲속, 물속 등의 정경이 연출되고, 어느새 태극권은 사라지고 현대의 어린이들이 무대 중앙에 나타나면서 수천명의 쿵후 고수들이 태극의 원을 그리며 어린이들을 둘러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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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은 수묵화의 검은 먹선 옆으로 푸른 물을 그리고, 오색 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이 전광판에 등장하면서, 색이 입혀진 수묵 산수화가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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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꿈

우주인과 함께 지름 18미터의 구체(지구)가 바닥에서 등장해 솟아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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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에 불이 들어와 지구가 형상화됩니다.

지구 표면을 달리는 사람들이 묘사되는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은 거꾸로 뛰죠. 그야말로 WE ARE THE WORLD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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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정상에서 중국 가수 리우 환과 사라 브라이트먼이 등장합니다. 두 사람이 주제곡 '너와 나(Forever Friends)'를 부르는 동안 지상에서는 수천명의 어린이들의 웃는 모습이 우산 위에 펼쳐치고, 북경 전역에서 스마일 불꽃 터집니다.

땅 위에선 다시 56개 소수민족이 춤추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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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질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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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개막식 공연은 끝났습니다.

언제나 첫 순서인 그리스가 입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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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막식은 그 시대의 정신과 문화, 그리고 개최국의 연출 역량이 총동원되는 인류 최고의 공연 무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번 행사를 위해 중국 정부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를 느끼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장예모라는 굵직한 이름을 연출 책임자로 기용한 것 부터 국력 총동원이란 느낌이 강하게 와 닿았으니 놀랄 일도 아니죠.

하지만 그렇게 많은 인원이 동원됐다는 것은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저만한 인원을 동원해 저 정도로 숙달될 때까지 훈련을 시켜 저렇게 일사불란한 무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중국이 아니면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우리도 전국체전 한번 하려면 몇달씩 학생들이 매스게임 훈련을 하던 시절이 있었죠. 줄을 세우거나 서 본 사람은 그렇게 많은 인원이 정확하게 줄을 맞추게 하려면 얼마나 높은 수준의 강제력이 동원되어야 하는지 압니다.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집체공연을 잘 하는 나라는 북한입니다. 이렇게 거대한 인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공연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회가 얼마나 폐쇄적이고 통제가 심한지를 보여주는 척도라고도 할 수 있죠. 이번 올림픽 개막 공연을 그리 마음 편히 볼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중국의 메시지는 쉽게 읽힙니다. 중국의 찬란한 문화적 전통이 자랑스럽게 세계인 앞에서 펼쳐진 것은 물론이고, 전통 미술인 수묵화에 현대의 어린이들이 색을 입혀 컬러로 만드는 퍼포먼스를 통해 전통과 현재의 호흡을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강국으로 대접받고자 하는 위용 역시 충분히 드러났습니다. 이미 1992년에 올림픽 주제가를 부른 사라 브라이트만이 주제가 가수로 다시 선정된 것은 경직된 관료주의나 문화적 자신감의 부족으로 읽힐 수도 있지만, 지구 퍼포먼스 자체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또 이번 개막식에서 줄곧 56개 소수민족의 문화를 강조했고, 입장식 기수로 야오밍과 함께 쓰촨성 대지진때의 어린이 영웅을 기용하는 등 '국민총화'를 기원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중국 바깥의 세계와 호흡하려는 시도는 너무 부족했다고 생각됩니다. 한마디로 약간 촌스러웠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일부 언론이 극찬하는 수준의 공연은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어쨌든 행사 외적인 부분에선, 온갖 주요 국가의 정상들이 모두 참가해 중국의 위신을 세웠습니다. 개막식을 보이코트라도 할 듯 잘난 체 하던 이 사람도 결국은 모습을 보였을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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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어딘가에서는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목소리에 대해서는 과연 누가 호응해 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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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막상 리닝의 공중질주 퍼포먼스와 점화는 기대에 못 미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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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면 한가운데의 인물을 보시죠.^

너무나 친숙한 얼굴입니다. 안경만 씌워 놓으면 한국의 국민 MC와 거의 똑같다고 할 수 있겠죠. 유재석이 대체 언제 일본 영화에 나왔을까요? 물론 불가능합니다. 이건 1962년작, 구로자와 아키라의 '츠바키 산주로'에서 나온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저 분의 이름까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확인 부탁드립니다.

(사실은 뒤늦게 알아냈습니다. 맨 아래로 내려가시면 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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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후네 도시로에게 엉기는(?) 모습이 왕년 '쿵쿵따' 시절의 유재석을 보는 것 같기도 해서 특별한 재미가 있습니다.^ 비록 감정상으로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아무래도 한국과 일본은 인종 혈통상 매우 가깝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예인들 사이에도 닮은 얼굴이 수시로 발견됩니다. 이미 많은 연예인들이 거론됐었죠.

그 수많은 얼굴들 중에서 제가 보기에도 정말 닮았다고 생각되는 얼굴들을 추려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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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는 아무래도 김현중(좌)과 야마시타 토모히사입니다. 뭐 혹자의 주장에 따르면 둘이 같은 성형외과를 다녀서 똑같아졌다고도 합니다만, 현재 상태가 너무나 닮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야마시타는 일본 아이들 그룹 뉴스의 멤버로, 야마삐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합니다. 얼마전에 한국에 몰래 왔다가 공항에서 난리가 났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대단합니다. 그런데 공항 소동때 찍힌 사진을 보니 상당히 소심한 듯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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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가 왔다갔다 해서 죄송합니다. 아무튼 이번엔 일본 모닝구 무스메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아이들 스타 고토 마키(좌)와 이인혜입니다. 별 설명이 필요없는 닮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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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성별을 초월했군요. 강타(좌)와 한때 네티즌들 사이에서 '일본의 강타 여동생'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도요토모 키라리입니다. GTO에 나와서 한국에도 익은 얼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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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좌)과 나카마 준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나카마는 올해 21세, 그룹 배드보이즈의 멤버로 '고쿠센 3'에 주역으로 들어갔군요. 대성할 조짐이 보입니다. 두툼한 입술이 세븐과의 비교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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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와 마사미(좌)와 윤은혜. 양국 모두 신세대 여주인공의 기수입니다. 얼굴이 똑같은 느낌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둘 다 밝고 선머슴아 여동생같은 이미지로 인기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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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라 다쿠야-원빈이 한때 비슷하다고 꼽혔지만 실제 한국 배우 중에서 가장 기무다쿠와 닮은 건 윤상현인 것 같습니다. 뭐 인기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윤상현은 요즘 '크크섬의 비밀'에서 찌질이 역으로 잘 나가고 있죠. 이상하게 잘생긴 얼굴과는 달리 찌질한 역에 재능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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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마지막은 아무도 인정하지 않지만 제 눈에는 닮아 보이는 두 사람입니다. 박희진(좌)과 고다 쿠미. '일본의 효리'라고 불리는 초절정 인기의 섹시 여가수지만 저는 고다의 얼굴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나옵니다. 안성댁이 자꾸 떠올라서...

그래도 한국 같으면 당장 병원으로 달려갔을텐데, 얼굴에는 손을 안 대는 걸 보면 용하기도 합니다. ...혹시 댄게 저건가요?


아무튼 이렇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엔 누가 가장 비슷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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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역시 사람이 맘먹으면 못할 게 없군요. 저 '일본 유재석' 씨의 정체를 알아냈습니다. 그래도 늘그막에는 꽤 지명도를 얻으셨군요. 다나카 쿠니에(田中邦衛) 씨였습니다. 저 영화 나올 때가 딱 20세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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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을 보시면 웃음이 절로 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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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랬습니다. 이걸로 유재석의 노후 모습을 미리 상상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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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시대의 흐름, 트렌드의 핵심인 '빠삐놈 현상'에 대한 중간 보고서입니다. 너무나 진도가 빨리 나가서 빠삐놈 현상을 꿰 차고 있는 분들에게는 뒷북으로 보일 수도 있으니 읽기 전에 침착하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빠삐놈 동영상'이라는 게 인터넷을 완전히 차지해버렸습니다.

이게 지금까지 나온 최종 버전인 것 같습니다. 말보다 직접 보는게 빠릅니다.





오래전 전설의 CF였던, 고인돌 가족이 나오는 삼강 빠삐코 애니메이션과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의 주제음악으로 쓰였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에다 DJ쿠(구준엽), 전진, 엄정화 등 수많은 이미지들이 한데 섞여 들어간 대중문화의 정수(?)라고 할만 합니다.



자, 대체 이 괴물은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차근차근 짚어드립니다.

우선 누구나 다 아는 Santa Esmeralda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이 노래가 '놈놈놈'의 후반부 추격장면에 쓰이면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묘한 걸 생각해냅니다. 바로 고전 중의 고전인 이 물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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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당시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지만, 저 고인돌 아빠가 부르는 "빠빠라빠라바라밤"이 문제의 그 노래 구절이었던 겁니다.

당시 저 광고를 녹음하던 성우가 일이 이렇게 될 줄 짐작이나 했을까요. 아무튼 그러고 나서 (누구도 첫번째라고 인정하진 않았지만) 첫번째 작품으로 보이는 물건이 탄생했습니다.

아마도 전진이 가장 먼저 희생자가 된 듯 합니다.




해외라고 온전하지 않습니다. 톰 존스.




장르도 가리지 않습니다. 링킨파크까지.




건담도 제물이 됩니다.





온갖 연예인이 범벅이 된 초기 버전.




결국 현재까지 최종 버전은 맨 위의 대표 화면인 듯 합니다.

참 애니메이션 하나가 다양한 발전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네요. 중독성도 장난 아닙니다. 박수동 화백은 이런 일이 있을지 짐작이나 하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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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빠삐코 아직 팔리고 있습니다. 이 노래 덕분에 대박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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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런데 이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부산물이지만, '빠삐코'라는 게 한국산 오리지날 빙과가 아니었군요. 한 6년 전에 '까리뽀'도 한국산이 아니란 걸 알게 됐는데...

결국 국산은 '아이차'와 '쭈쭈바' 뿐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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