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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초반이지만 김병욱 감독의 '지붕뚫고 하이킥'은 상당히 논란의 대상입니다.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5초에 한번씩 '빵' 터지는 순도 높은 웃음에 중독된 사람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트콤이냐 드라마냐' '왜 전처럼 쉴새없이 웃기지 않느냐'는 게 이유입니다.

하지만 '지붕뚫고 하이킥'은 시청률면에서는 12-14%대의 시청률을 보이며 순조롭게 항행하고 있습니다. 일부의 거부반응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청자들이 이 새로운 시트콤의 매력에 빠져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그 핵심은 아역 서신애(신세경의 동생이므로 극중 이름은 신신애)입니다. 김병욱 감독을 잠시 뵐 기회가 있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면도를 안 하고 나왔다고 하셔서 사진 촬영은 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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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이 "어떻게 보고 있느냐"고 묻길래 "(서)신애가 자전거 타다가 넘어지지만 않으면 끝까지 잘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솔직한 의견입니다). 김 감독도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바스트샷이 너무 좋아요. 그 안에서 정말 무궁무진하게 표현이 되는 아이에요."

- 어떻게 신애를 캐스팅하게 됐나.
"드라마 '고맙습니다'를 보고 그때부터 꼭 데리고 하겠다고 결심했다. 사실 방송 시작 시점도 신애의 스케줄에 맞춘 셈이다(웃음)."

- 그런데 아동학대라는 지적도 있다.
"극중 이순재의 손녀 해리(진지희)가 자기 집 가정부로 들어온 신애의 따귀를 때리는 장면 때문이다. 이 장면 전후에 웃음(시트콤에서 흔히 나오는 웃음 효과음)을 깔았다는 이유로 반발이 엄청났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는 거였다."

- 신애의 '울다가 먹다가' 연기에 대해서도 반발이 있었다.
(해설: 신애가 언니를 잃어버리고 서울 시내를 해메고 다니는 장면에서, 먹을 것만 보면 울음을 멈췄다가 다 먹고 나면 또 우는 장면이 있었음.)
"나이 먹은 시청자들은 그 장면을 보고 자신들도 따라서 울다가 웃다가 했다는 반응들이다. 하지만 젊은 층은 '왜 애가 배고파 우는데 거기에 웃음 효과음을 깔았나. 제작진이 제정신이냐'는 반응들을 보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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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회에 나왔던 '칡뿌리 캐먹는 신애' 모습.)

- 그런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때리는 척만 한게 아니라 실제로 때리는 걸로 찍었기 때문에 본인에게는 참 미안하지만... 시청자들은 표현하려는 뜻을 봐 줬으면 좋겠다."

- 어린 여배우들(?)과 일하는데 상당히 애로도 있겠다.
"뭐, 워낙 성격들이 좋아서 별 문제는 없다. 사실 열두살이면 다 컸다고 봐야 한다. 둘 다 굉장히 어른스럽다. 특히 신애는 이해력이 대단히 뛰어나다."

- 신애에게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나.
"물론 성장해가고... 신애의 러브 라인도 있다. 상대는... 아직 비밀이다."

누구냐고 추궁해서 그 상대를 알아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발설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아직 공개하면 안될 듯 합니다. 그런데 참... 대단히 의외의 인물이라는 것만 알아두시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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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생인 서신애는 아무래도 2007년 영화 '눈부신 날에'와 드라마 '고맙습니다'로 대중의 주목을 확 끌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고맙습니다'에서 치매 노인 신구와 함께 보여준 노-소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의 컴비네이션이었죠. 많은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안겼습니다.

신애의 특이한 점은 더없이 귀여운 얼굴이면서도 얼굴 한 구석에 슬픔의 흔적이 보인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가만히 웃는 얼굴을 보고 있어도 왠지 가슴 한 구석이 아려오는 듯한 구석이 있죠. 그동안 신애를 만나 본 연출자나 제작자들이 이 점을 캐치하지 못했을 리가 없습니다.

'눈부신 날에'에서도 불치병, '고맙습니다'에서도 불치병.... 신애가 그동안 비극적인 역할을 주로 맡아 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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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어디선가 발견한 신애의 데뷔 시절 오디션 모습입니다. 공식 데뷔가 2004...




이번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도 신애는 부모와 헤어져 언니와 함께 남의 집 살이를 하는 역으로 등장합니다. 신애의 가장 큰 적은 엄청난 식욕. 이 풍요로운 시대에 배고픔이라는 원천적인 동기와 싸워야 하는 신애의 투쟁은 참 재미있으면서도 눈물겹더군요.

사실 '지붕뚫고 하이킥'은 21세기 드라마의 외양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1970년대, 혹은 60년대가 어울리는 광경이 자주 연출됩니다. 이미 기획안에서 '식모'라는 사라진 말이 다시 등장하는 데서도 볼 수 있듯 그 시대에는 충분히 있었을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야채는 먹기 싫어하고, 고기와 우유만 좋아하는 덕분에 늘 변비로 고생하는 이기적인 서울 아이 해리와 뭐든 신기한 것 투성이에 순수하기 짝이 없는 산골 소녀 신애의 대비는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리고 가만히 보고 있으면 가슴 먹먹해지는 신애의 눈빛은, 가능하면 이 시트콤이 신애가 행복해지는 쪽으로 끝나기를 그저 기원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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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장면은 '지붕뚫고 하이킥'이 '거침없이 하이킥'을 넘어설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걸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장면을 보다가 그냥 쓰러졌습니다. 서신애의 '마트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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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선덕여왕'이 32강 비재 선수권대회로 시청자들을 확 끌어당겼습니다. 이럴 때 역시 불쌍한 건 주인공입니다. 이미 이 대목에서 유신이 풍월주가 된다는 건 정해진 사실인데도, 역으로 유신이 너무 쉽게 우승하면 극의 흥미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개고생을 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제작진이 던진 것은 비담이라는 새로운 변수. 그냥 유신과 보종이 각각 싱거운 4연승으로 결승에 올라 맞붙으면 너무 단순한 얘기가 되는 반면, 검술 실력만으로는 유신과 보종을 앞설 수 있는 비담의 등장이 새삼 긴장을 불어 넣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입니다.

비담이 시청자들에게도 널리 호응을 받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바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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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극중 인물들의 입장에서 보나,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나 모두 해당되는 말입니다. 먼저 등장인물들의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비담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모두 갸웃거리는 반응을 보입니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 소통에 문제를 겪습니다.

지금까지의 방송 내용으로 볼 때 비담의 문제 해결 방식은 참 독특합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갖고 있는 도덕관이나 예의범절에 전혀 얽매이지 않고 곧바로 결론으로 치고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떼도둑들로부터 서책이 담긴 가방을 되찾으려면 그냥 그들을 죽이면 됩니다. 범죄나 살인에 대한 공포 같은 것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지독하게 단순하면서도 효율적이지만, 감히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는 방법이고, 상상한다 해도 실행에 옮길 수 없는 행동입니다. 이걸 사이코패스라고 불러도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일반인들과는 매우 다른, 초 효율적인 사고방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비담의 존재는 덕만이건 미실이건 진평왕이건, 심지어 그를 키운 스승 문노에게까지도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됩니다. 이 인물들은 모두 동시대의 신라를 살아왔고, 당시 사회의 가치와 판단 기준을 어느 정도 공유하는 인물들입니다(엄밀히 따지면 덕만이야말로 이런 가치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유년시절을 보냈지만, 어쨌든 지금은 공주라는 위치에 마치 연습이라도 한 듯 잘 적응하고 있으므로 따지지 맙시다).

하지만 비담은 다릅니다. 아직까지 비담의 마음 속에 있는 목표가 무엇인지, 시청자들은 알게 됐지만 등장인물들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가 무엇을 하려 할지도 모르는데다, 그 '무엇'을 하기 위해서 대체 무슨 짓을 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비담은 다른 모든 캐릭터들을 긴장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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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에게도 이런 비담의 행보는 흥미를 북돋는 요소입니다. 신선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천진난만한 어린애같은 모습으로, 또 때로는 음험하고 속 깊은 음모가의 모습으로, 그야말로 수시로 변신하는 비담의 모습은 그의 앞에 펼쳐진 스토리조차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더구나 비담의 이런 모습은 유신과 덕만 등 '고지식 캐릭터'에 답답함을 느끼던 시청자들에게는 청신호입니다. 뻔히 돌파할 길이 있는데, 조금도 곁길이나 속임수를 쓰지 못하는 주인공들은 그저 정도를 갈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답답합니다. 이때 비담이 나타납니다. 대략 이런 상황이 펼쳐집니다.

비담: 니가 고민하던 문제, 내가 해결했어.
유신: 네 이놈, 이게 말이 되는 짓이냐! 누가 이런 짓을 하라고 했어!
비담: 왜? 안되나? 원래 이렇게 되길 바란거 아냐?
유신: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해주진 않아! 난 정당하게 해야 해! 이건 반칙이야!
비담: 그래? 할수 없지. 그럼 도로 원래대로 해 놓고 올게.
유신: (바짓단에 매달린다) 야, 잠깐만,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야지. 그게 아니고...

같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쉬운 승부는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유신과 알천의 대결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모두 '그래, 저게 진정한 승부지'라고 감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답답해하는 시청자들이 꽤 있을 겁니다. 이런 부분을 해소해 주는 것이 바로 비담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비담에게선 '전통 질서의 파괴에서 오는 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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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강 비재에서도 비담은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입니다. "난 엉덩이만 노려"나 엉덩이 춤 같은 기이한 행동을 하는가 하면, 문노나 덕만과 함께 있을 때에는 자신도 신라 정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야망을 드러냅니다.

이런 비담의 행동은 이미 대략 정해져 있는 화랑들의 무공 서열에서 상당한 변수 역할을 합니다. 그것도 흥미의 요인이죠.


물론 비담의 문제 해결 방식이 때로는 더 적절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절차와 관습, 규범이라는 것은 괜히 생긴게 아니죠. 우리 편이라면 이렇게 상대가 행동을 예측할 수 없는 멤버가 하나쯤 있는 것도 좋겠지만, 문제는 비담 같은 캐릭터는 과연 언제까지 우리 편일지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드는 인물입니다. 누구를 배신하는 데 있어 죄책감을 느낄 타입이 아니기 때문이죠.

'선덕여왕' 제작진의 가장 큰 성과는 현재까진 비담이라는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과 그 정착입니다. 이런 캐릭터 활용이 다소 수준 낮은 역사 해석에서 오는 줄거리상의 문제점들을 잘 덮고 있습니다. 아무튼 비담의 활약은 춘추의 등장과 함께 이 드라마의 흥미를 끝까지 끌고 가는 데 큰 역할을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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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궁을 떠나 오래 생활한 춘추 역시 진평왕이나 미실이 볼 때 도저히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비담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비담과 춘추가 대면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그 또한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춘추는 정말 저렇게 꽃미남이었을까요? 거기에 대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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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 보너스 샷은 보종의 암바-^^  전국 화랑 이종격투대회가 돼 버렸군요.

맘에 드시면 팍팍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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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선덕여왕'이 마지막 카드를 다 펼쳤습니다. 여성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김춘추 역의 최종병기 유승호군이 예고편에 살짝 얼굴을 내밀었군요. 많은 분들이 지난주에서 이번주로 넘어오는 '삼한일통' 에피소드의 실망감을 씻으실 수 있을 듯 합니다.

김춘추는 신라는 물론 한국 역사를 통틀어 손꼽히는 엄친아 왕으로 거론됩니다. 미남 귀공자로 학식과 덕망, 그리고 현실 정치 능력을 고루 갖춘 인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승호라는 차세대 꽃미남이 청소년기의 김춘추 역으로 일찌감치 캐스팅되어 있었습니다.

그럼 김춘추는 정말 미남이었을까요? 혹시 요즘의 시각으로 볼 때 전혀 미남이 아니거나 오히려 특이한 용모는 아니었을까요? 의혹을 추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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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가 김춘추 역에 캐스팅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김춘추가 미남이라는 기록은 여기 저기 펼쳐져 있습니다. 일본서기의 기록에 따르면 김춘추가 일본을 방문한 것은 고모도쿠(孝德)왕 시대. '김춘추는 잘생기고 말을 아주 잘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삼국유사'의 기록을 봐도 그렇습니다.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 당나라 황제가 김춘추의 용모를 칭찬한 기록이 있습니다.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왕위에 오르기 전 태자(동궁) 자격으로 고구려 정벌을 위해 청병차 당나라에 들어갔다. 당나라 임금이 그 풍채를 칭찬해 '신성한 사람'이라고 하고 굳이 자기 곁에 머물러 주기를 원했지만 애써 설득시켜 돌아왔다. (在東宮時 欲征高麗 因請兵入唐 唐帝賞其風彩 謂爲神聖之人 固留侍衛 力請乃還)

뭐 물론 다른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아무튼 대표적인 귀공자의 풍모를 가진 왕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사인 '삼국사기'도 짧지만 왕의 외모와 총명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왕은 의표가 뛰어나고 어려서부터 세상을 다스릴 뜻을 지녔다(王儀表英偉, 幼有濟世志)

이런 기록들을 훑어볼 때 외모가 출중했던 것만은 분명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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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의문이 하나 떠오릅니다. 그것은 '삼국유사'에서 위에 서술한 '신성지인' 바로 앞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왕은 하루에 쌀 서말과 장끼 아홉마리씩을 먹었다. 백제가 망한 뒤에는 점심을 거르기 시작했지만 이때도 하루에 쌀 여섯말, 술 여섯말, 꿩 열마리를 먹었다. (王膳一日飯米三斗 雄雉九首 自庚申年滅百濟後 除晝膳 但朝暮而已 然計一日米六斗 酒六斗 雉十首)

그러니까 백제 멸망 이전까지는 한끼에 밥 한공기(한 말 크기)와 꿩 세마리 씩을 드시다가 백제 멸망 후에는 아침과 저녁만 먹는 대신 한끼에 쌀 세말과 꿩 다섯마리를 드신 모양입니다. 오히려 백제가 멸망하고 나서 한끼에 드시는 양은 더 많아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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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꿩의 크기를 닭과 비슷하다고 친다면, 한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덜 먹을 때 하루에 치킨 아홉마리(혹은 삼계탕 아홉 그릇), 좀 더 먹을 때에는 치킨 열 마리를 드시는 분은 과연 어떤 체형을 갖고 있을까요. 이건 일반인의 식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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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게 한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양은 절대 아닙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다른 숫자들(예를 들어 지철로왕의 체격이나 진평왕의 키 같은)에 비하면 대단히 현실적인 숫자입니다. 요즘도 웬만한 고등학교 씨름부 학생이라면 저 정도는 거뜬히 먹을 겁니다. 즉,

태종무열왕 김춘추의 체형은, 요즘의 꽃미남들과는 상당히 달랐을 거란 점입니다. 저렇게 먹고 얼마나 운동을 했을 지 모르지만, 아마도 모델보다는 씨름 선수에 가까운 체형이었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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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냉정하게 보자면, '의표가 출중하고', '용모가 신성하다'는 것이 반드시 요즘의 시각에서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위에 나오는 마신 부우 같은 체형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비명을 지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 시대엔 저런게 미의 상징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런 시대가 있다면 그때 태어났어야 했는데...)

물론 저 식사량 얘기가 아예 '왕을 신비롭게 그려내기 위한 조작'일 수도 있을 겁니다. 아무튼, 보시는 분들은 태종무열왕 김춘추의 얼굴을 강호동이나 개그맨 유민상에 맞추기보다는 유승호로 상상하시는 것이 여러 모로 정신건강에 좋겠죠. 뭐 누가 실제로 만나보고 온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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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어져서 태종무열왕의 능력치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추천이 공짜라는 건 다들 알고 계시죠? 팍팍!

비담의 활약에 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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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선덕여왕' 제작진은 퀴즈놀이에 푹 빠진 듯 합니다. 저번에는 '사다함의 매화'로 낚시질을 하더니 이번에는 유신과 보종의 비재 대결에서 신라(新羅)라는 국호의 세번째 의미(?)를 묻는 문제로 다음주 월요일까지 시청자들을 붙잡아 놓기로 결심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 비밀이 다음주까지 지켜질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답은 이미 8일 방송된 드라마 속에서 전부 나와 있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답이 있어서 설마 이게 답일까 했던 분들, 여러분의 생각이 맞습니다. 정답은 삼국통일입니다. 그 밖에 무슨 답이 또 있겠습니까.

특히 주인공들이 심각하게 고민하는 동안 죽방 이문식은 혼자 정답을 말하기도 했죠.




문노가 화랑들에게 낸 문제는 '지증왕 때 생긴 신라라는 국호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으며, 그 세 가지 의미는 화랑의 존재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니 세 가지 의미를 대라'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무력의 양성, 신흥 세력의 육성이라는 두 가지 의미는 다들 알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번째 의미는 아무도 - 심지어 문제를 낸 문노까지도 -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낭도들이 답을 놓고 고민하는 장면. 죽방은 태연히 "신라면 새 그물이잖아. 화랑들이 그물이 돼 갖고, 그 그물에다 백제고 고구려고 다 쓸어 넣겠다는 거 아녀! 그물이 답이여!"라고 말합니다. 다른 낭도들이 "그렇게 쉬울 리가...?"하고 의심하자 "그래서 국선이시지, 그렇게 허를 찌르는거여"합니다.

죽방의 판단은 정확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답은 맞았습니다. 그리고 유신과 덕만이 거칠부가 숨겨 놓은 소엽도 표면의 미세한 글자를 들여다 보는 장면에서, 정답은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덟 자가 보입니다. 하지만 이대로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군요.

회전을 시켜 보면 좀 더 확실히 보입니다.



잘 보이지 않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삼국사기에 나오는 덕업일신 망라사방(德業日新 網羅四方) 입니다. 해석하자면 '나라의 덕업을 새롭게 하여 천하를 받아들이다'라는 얘기가 됩니다. 즉, 나라를 잘 다스려 부강하게 하고 그를 통해 덕을 쌓아 사방으로 영토를 펼쳐 나가자는 얘기죠. 이 시기의 신라에서 다른 말로 바꾸면 삼한일통, 즉 삼국통일입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개인적으로 '선덕여왕' 제작진에게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날 방송에서는 계속해서 그 궁금증을 증폭시키기 위해 이 감춰진(?) 의미를 '진흥왕의 불가능한 꿈'이라는 식으로 표현하는데, 이건 정말 어이없는 생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진흥왕은 삼국통일의 대업을 꿈꿨고, 거칠부가 편찬한 국사에 그 뜻을 담아 후세에 전하려 했으나 뒤를 이은 진지왕이 그 뜻을 잇기를 거부했고, 진지왕이 폐위된 뒤에도 미실과 세종이 짜고 그 뜻을 감추었기 때문에 지금(드라마 속의 시대)에 와서는 그 뜻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어졌다는 식으로 설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선덕여왕' 제작진의 설정에 따르자면, 미실이 권력을 쥐고 있던 진평왕 때에는 왕도, 왕비도, 대신들도, 장군들도, 화랑들도, 아무도 '삼국 통일'이라는 대명제에 대해 알지도 못했고, 아무도 이것이 국가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는 겁니다. ...아무리 드라마지만 좀 지나치지 않습니까? 웃음이 나옵니다.

우선 당시 신라의 힘을 보겠습니다. 진흥왕 이후의 신라에게 있어 삼국통일이란 '불가능한 꿈'도 아니요, 어느 한 시대의 집권세력이 감추려 한다 해서 감춰질 정도로 불분명한 목표일 수도 없었다고 봐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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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봐도 금방 드러나지만 진흥왕대의 신라는 이미 한반도의 핵인 한강 하구를 손에 넣었고 함경남도 지역까지 깊숙히 고구려의 영토로 침투하는 등 삼국시대의 주도권을 잡아가기 시작한 나라입니다.

더구나 신라인의 스케일은 그저 고구려와 백제를 병합해 통일을 이루는 정도에 멈추지 않았습니다. 흔히 '삼국통일의 염원이 담긴 탑' 정도로 알려진 황룡사 9층탑은 한 층마다 한 나라씩, 모두 아홉 나라를 병탄하겠다는 엄청난 야망이 담긴 탑입니다. 1층은 일본, 2층은 중화, 3층은 오월, 4층은 탁라, 5층은 응유, 6층 말갈, 7층 단원, 8층 여적, 9층은 예맥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고구려와 백제는 9층의 예맥 속에 포함돼 있습니다. 한마디로 동아시아 전체를 집어삼키겠다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탑인 것입니다. 이 탑을 세운 것이 선덕여왕때라고 해서 이런 비전을 선덕여왕 혼자 갖고 있었다고 밀어붙이는 건 좀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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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미실은 "국가가 전쟁에 나서면 왕권은 강화되고 귀족들은 세력을 잃을텐데 무엇때문에 내가 세번째 의미(삼국통일)를 계승해야 하느냐"고 냉소하지만, 이것 역시 단순하기 짝이 없는 생각입니다. 그럼 대체 미실은 '삼국 통일', 다른 말로 '백제와 고구려의 정복'을 접어둔 채 어떤 주장으로 자신의 권력 기반을 굳히고, 화랑이라는 무장 집단의 발전을 정당화했을까요.  

요즘 같으면 '국방'과 '정복 전쟁'은 구분되는 개념이지만 7세기에도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는, 그저 방어만을 위한 무력'이라는 개념이 존재했을까요. 어림없는 얘기입니다. 당시의 눈높이로 보자면 화랑과 상무정신의 존재는 정복 전쟁으로 이어질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진흥왕의 정신은 책 한권을 태우고 다시 쓰고 해서 가려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진흥왕의 의지를 표현하는 증표는 역사책 몇권보다 훨씬 선명하게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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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네 군데에 세워진 진흥왕 순수비입니다. 진흥왕이 스스로 개척한 국토를 돌아보며 세운 세 군데의 비석만큼 팽창해가는 신라의 에너지를 잘 상징해주는 유물은 없습니다. 순수비가 뻔히 서 있는데 책 몇권을 조작한다고 이만한 국가적인 목표가 잊혀질 거란 생각은 참 안이합니다.

이 드라마의 설정대로라면 미실 일파는 반 통일세력이고, 그 이유는 자신들의 계급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결국 사리사욕에 빠져 국가적인 목표를 잃었다는 점이 미실 그룹이 타도되어야 하는 이유이고, 덕만은 이를 통해 자신이 왕위에 오를 수 있는 명분이란 바로 삼국 통일이라는 명제를 내걸고 온 나라의 힘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 다음 주의 '선덕여왕' 내용일 듯 합니다.

반통일적인 기득권 세력에 대항해 통일을 명분으로 내건 젊은 개혁세력 덕만. 용어는 그럴듯하지만 비유는 참 공허합니다. 용어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끌어다 붙인 억지 춘향이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이걸 '작가의 메시지'라고 생각하겠죠.

저는 이미 몇달 전부터 '대체 미실과 덕만의 차이는 무엇인가, 덕만이 미실을 대신해야 한다면 그 명분은 무엇인가에 대해 드라마 제작진이 답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이 드라마의 초점이 '대체 덕만이 미실에게서 권력을 빼앗아도 좋은 명분은 무엇일까' 쪽으로 옮아가고 있는 것을 보며 내심 흐뭇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제작진이 내놓은 답은 참 실망스럽습니다. 그냥 판타지 드라마로 남아 있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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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선덕여왕'의 문노가 마침내 솜씨를 과시했습니다. 칼 한번 뽑지 않고 비재를 위해 연무장에 모인 화랑들을 단번에 제압해 버리더군요. '내가 칼 뽑으면 니들은 다 죽어'라는 식의 위압감이 넘쳤습니다. 알천을 비롯한 10화랑들도 감히 손가락 하나 손댈 수 없었습니다.

문노가 검으로 단연 신라 최고라는 것은 이미 '선덕여왕'의 설정이자 '화랑세기'의 기본 이해 사항입니다. 문노 이후의 화랑들 중 문노의 제자가 아닌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화랑세기'에 문노의 검술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문노 이외의 다른 화랑들은 어느 정도인지가 다뤄져 있지는 않습니다.

문노를 포함해 '선덕여왕'에 등장하는 화랑들의 칼솜씨에 순위를 매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랭킹을 좀 따져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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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는 당연히 문노.

'검술이 뛰어나고 의기가 빼어났다'는 것이 문노에 대한 기록입니다.

문노편에는 사다함의 어머니 옥진궁주가 '문노로 하여금 사다함의 스승이 되게 하였다'고 되어 있고, 하종편에도 '(하종이)15세때 화랑에 입문하여 역사는 토함공에게, 노래는 이화공에게, 검술은 문노에게, 춤은 미생에게 배웠다'고 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미생과 관련된 기록. 미생은 12세에 사다함의 문도로 화랑에 입문했으나 너무 어려서(혹은 운동신경이 떨어져서) 말을 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화랑에 들어올 수 없는 상태였지만 열혈 누나 미실이 나서 "왜 내 동생을 함부로 떨어뜨리느냐"고 반발해 그대로 눌러 앉게 됐다고 합니다. 이때 문노의 반응입니다.

...문노가 꾸짖어 "무릇 낭도가 말에 오르지 못하고 검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하루 아침에 일이 생기면 어디에 쓸 것인가"하였다. 사다함이 용서를 빌어 말하기를 "이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아우입니다. 얼굴이 아름답고 춤을 잘 추어 또한 여러 사람을 위로할 수 있으니 받아들일 만 하지 않겠습니까"하여 문노가 다시 따지지 않았다.

아무튼 이런 배경을 기본으로 창조된 '선덕여왕'의 문노는 '고독한 최강의 사나이' 이미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젊은 화랑들과는 이미 비교할 수 없는 수준차이가 나죠. 드라마상으로는 스카우터도 필요 없는 단연 최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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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칠숙을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미 문노와 짧긴 하지만 그나마 1대1로 싸움을 펼쳤습니다. 또 미실도 '네가 문노에 비해 뒤질 것이 뭐가 있느냐'며 칠숙의 솜씨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죠.

검술도 검술이지만 터미네이터같은 집념과 사막의 폭풍우에서도 살아남는 생명력은 랭킹 2위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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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는 비담.

문노의 제자로서 엄청난 무공을 익혔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지만 최근 미실에게 잡혔을 때 혼자 다수의 포위를 뚫고 탈출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는 점도 드러났기 때문에 문노나 칠숙에 비교할 실력은 아닌 듯 합니다. 칠숙과는 한번 겨뤄 봤지만 당시 칠숙은 그의 검술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그냥 치고 빠졌죠.

하지만 살인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점이나, 물불 안 가리는 과감성 덕분에 동년배의 화랑들에 비해서는 이미 한 수 위의 실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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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유신

죽방 이문식의 대사로 '백만스물 하나, 백만스물 둘'이 나온 것으로 보아 드라마 관계자가 이 블로그를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듭니다(물론 처음부터 작가진이 '백만 스물 하나'를 염두에 두고 썼을수도 있겠죠).

아무튼 그런 무식한(?) 타격 훈련의 힘 덕분에 유신은 이미 보종을 넘어서 기존 화랑 중에서는 최강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덕만을 구하기 위해 비담과 함께 화랑들을 상대로 싸울 때, 문노가 '최근에 검을 겨룬 적이 없지?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 잘 모르는구먼'이라면서 힌트를 준 적이 있죠. 그리고 실제로 보종과 석품을 단칼에 물리쳤습니다.

보종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이미 '선덕여왕' 드라마 상에서 유신의 검술은 보종을 넘어서 있습니다. 8일 방송일지 다음주일지 유신과 보종은 차대 풍월주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치겠지만 유신의 낙승이 예상됩니다.

(이미 시청자들이 유신의 우세를 점치는 상황이므로 예선에서 유신과 맞붙은 석품이나 기타 등등이 보종의 우승을 위해 유신에게 반칙으로 부상을 입힌다... 등등의 전개가 예상됩니다. 가능하면 이런 진부한 전개는 좀 피해 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물론 '화랑세기'상의 기록에도 14세 호림(호재)의 다음인 15세 풍월주는 유신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유신의 승리는 역사적인 필연입니다.^^ 보종은 유신으로부터 풍월주의 자리를 물려 받을 운명이죠. 안타깝지만 조연의 팔자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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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보종

설원과 미실도 당연히 비재를 하면 보종이 1등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다른 10화랑들도 이미 보종에게 모두 무릎을 꿇은 상태이니 그중 최강은 보종입니다. 알천과 석품도 "이미 유신 빼고는 모두 보종에게 굴복했다"고 이야기했죠. 보종의 낭도들도 "보종과 다른 사람들이 겨루면 재미가 없어서 못 본다(너무 쉽게 승부가 가려진다는 뜻)"고 할 정도로 보종의 검술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미 어린 시절, 서라벌에 처음 올라온 유신은 보종에게 수준차를 느끼며 굴욕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보종은 비담과 유신에게 망신을 당한 적이 있죠.

생각해보면 '선덕여왕'에서 가장 고생하는 사람은 보종입니다. 문노를 찾으러 갔다가 임종의 화살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서현을 죽이려다 미실에게 죽음을 당할 뻔 하고, 힘든 일만 있으면 파견되고... 조연의 운명 치고는 참 가혹합니다. 일복을 타고 났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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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는 사실 별 의미도 없고, '선덕여왕' 제작진도 이 이상의 서열 매기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알천이 그리 검술로는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정도입니다.

그나자나 뒷날 칠숙이 석품과 함께 난을 일으키려다 실패해 죽음을 당할 때(뭐 대략 미실파의 마지막 실질적 위해 시도라고 생각되지만) 혁혁한 공을 세워야 할 염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도 의문입니다. 염장은 17세 풍월주로 보종과 춘추 사이를 잇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뭐 드라마에서는 월야나 알천, 지금까지 전혀 활약이 없는 필탄 등이 그 역할을 대신 할 수도 있겠죠.

그러고 보니 궁금합니다. 칠숙이 덕만을 살해하기 위해 마지막 몸부림을 칠 때 칠숙을 제압하는 것은 문노일까요, 비담일까요, 유신일까요. 여기서 또 한번 순위 변동의 계기가 생길 듯 합니다.^




그동안 '선덕여왕'에 대해 썼던 글들을 모두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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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선덕여왕'이 잇달아 새로운 인물들의 활약으로 흥미를 더해 가고 있습니다. 서라벌 10화랑으로 부족해서 가야파의 1인자 월야(주상욱)에다 사라졌던 미실의 아들 비담(김남길), 그리고 다음엔 또 누가 등장할지 모르겠군요. 물론 춘추 유승호는 여전히 위력적입니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어라 저기서 인물이 나와야 하는데 왜 안 나올까 할 때가 있습니다. 사극이라 특히 그렇죠. 진지-진평왕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반드시 나와야 할 인물들이 안 나옵니다. 김유신과 덕만의 로맨스를 강조하기 위해 천관녀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건 지난번에도 얘기했었지만 당대를 호령해야 할 유명한 화랑들이 다수 드라마에서 사라진 건 좀 아쉬운 구석이 있습니다.

과연 어떤 인물들이 안 보일까요.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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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광법사

사실 진흥-진지-진평왕 시대의 화랑 얘기를 하면서 원광법사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건 반칙입니다. 화랑을 논하면서 세속오계를 빼놓을 수 없고, 오계를 부정하지 않는데 원광법사가 단역으로라도 등장하지 않는 건 심각한 문젭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전혀 생각이 없는 듯 합니다)

물론 지금 나오면 그것도 반칙입니다. 이유는 삼국사기 기록을 토대로 볼 때 원광법사의 입적 연도가 태종무열왕 김춘추가 태어난 연도인 602년이기 때문입니다. 춘추가 수나라로 유학을 갔다 오는 마당에 원광법사가 살아 있다는 건 좀 심각한 왜곡이죠.

하지만 원광법사가 나오지 않는 바람에 이 화랑들은 세속오계를 모르는 족보 없는 화랑들이 돼 버렸습니다. 수나라에서 돌아온 원광법사가 귀산과 추항을 불러 오계를 내리고 화랑도의 근본으로 삼으라고 해야 할텐데, 그 대목이 빠지니 오계를 논할 시점을 놓친 것입니다.

사실 원광법사가 '선덕여왕'에서 사라진 뒤에는 더 복잡한 이유가 있습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이 따르고 있는 '화랑세기'의 기록을 신뢰한다면, 원광의 아버지는 4세 풍월주 이화랑이고 어머니는 세종(미실의 남편)의 누나인 숙명공주입니다. 세종의 외조카가 되어 버리니 세종-미실 측과 너무 가깝죠. 이화랑과 숙명공주는 원광과 동생 보리공(12세 풍월주)를 낳아 신라의 화랑 계보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화랑오계를 내리는 등 당시 신라인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원광법사가 세종-미실의 측근이라는 건 드라마 속에서 미실에 대항하는 덕만 세력의 정통성을 지나치게 크게 해치는 구도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는 원광법사를 등장시킬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게 역사 왜곡은 좀 작작 했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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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귀산과 추항

마찬가지로 원광법사로부터 오계의 가르침을 받아 사군이충, 사친이효, 교우이신, 임전무퇴, 살생유택을 다른 화랑들에게 널리 퍼뜨리는 중책을 맡은 인물들인데 어디론가 실종돼 버렸습니다. 아마 원광법사의 생몰연대에서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이들은 이미 어디선가 용감하게 싸우다 전사를 해 버린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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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형

사실 '선덕여왕'의 흐름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던 인물이지만 드라마에서는 활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비형은 진지왕(사륜왕)이 죽은 뒤 그 혼령이 서라벌의 미녀 도화랑과 정을 맺어 태어난 아들입니다.

기록을 좀 더 자세히 보자면, 진지왕은 도화랑의 미모에 반해 궁으로 불러 범하려 합니다. 하지만 도화랑은 "남편이 있는 몸이 어찌 몸을 함부로 하겠느냐"며 왕명을 거역하죠. 기특하게 여긴 진지왕이 "그럼 남편이 없다면 되겠느냐"고 묻자 도화랑은 "그렇다면 허락하겠다"고 답합니다.

진지왕은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죽고('선덕여왕'에 따르면 미실에 의해 왕위에서 쫓겨나 죽죠), 도화랑의 남편 역시 3년 뒤 죽습니다. 남편이 죽은 어느날, 진지왕의 혼령이 도화랑을 찾아와 동침을 요구하고, 열달 뒤 비형이 태어납니다.

왕가의 핏줄이라 소문이 나자 진평왕은 비형을 궁중으로 데려와 길렀는데, 이때에도 비형은 밤마다 몰래 혼자 빠져나가 귀신들을 거느리고 노는 비범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이때 진평왕은 비형에게 "귀신들 가운데 인간세상을 섬길만한 자가 있느냐"고 묻자 비형은 길달이라는 귀신을 추천합니다. 이에 진평왕은 길달을 각간 임종(네. 아래 사진에 나오는 10화랑 중의 바로 그 임종입니다)의 양자로 삼게 합니다.

이렇게 귀신을 거느릴 정도로 신통방통한 비형. 물론 과학 기술을 좋아하는 김영현 작가에겐 이런 비형의 사적이 공자님께서 꺼리라 하신 괴력난신에 해당할테니 '선덕여왕'에서 제거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뒷날 누군가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드라마를 만든다면 그때는 중요한 역할로 등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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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륵선화 미시

진지왕때 흥륜사에서 진자대사가 기도해 맞아들인 미시(未尸)는 불교의 미래불인 미륵의 화신으로 인정받은 소년 화랑입니다. 홀연히 나타나 신라의 화랑, 국선이 되었다가 홀연히 사라졌다는 전설의 화랑입니다.
물론 '화랑세기'의 역대 풍월주 명단에는 미시랑의 이름이나 사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삼국유사의 미시랑 관련 기록에는 최초의 화랑 이름이 설원이라고 되어 있죠. 물론 '화랑세기'에는 설원의 앞에 6명의 풍월주가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상충되는 기록들을 모두 살리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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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호세, 구참

진평왕때의 명승인 혜숙대사의 사적에 나오는 화랑들입니다. 특히 구참공이 사냥과 살생을 즐기는 것을 보고 혜숙대사가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그렇게 고기가 좋으면 이 살을 드시오" 하고 권했다는 이야기는 꽤 유명합니다.
물론 '화랑세기'에도 이런 인물들은 아예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화랑세기'가 정교한 위서라면 이런 화랑들을 일부러라도 등장시켜서 삼국유사 기록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을 늘려 놓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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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향가 '모죽지랑가'로 유명한 죽지랑이 등장해야 하겠으나 주요 활동 연대가 진덕여왕 이후이니 아직 태어났어도 어린 소년일 겁니다. 유신랑의 동생인 흠순이나 관창의 아버지 품일 같은 사람들은 앞으로도 충분히 등장할 여지가 있겠지만 그다지 큰 역할을 맡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결국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김유신을 중심으로 '족보 있는(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근거가 나오는)' 알천과 임종, 필탄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화랑세기에만 나오는 보종이나 그 계열의 '창작 화랑진'은 조역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게 되겠죠.

이런 구도는 '그들은 왜 역사에 등장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역사는 승자만을 기록한다'는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매우 교묘한 배치입니다. 마야부인이 미실을 향해 "아무도 너를 기억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은 것이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미실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설명 역할을 하듯, 드라마 속 화랑들의 운명 역시 미실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설명이 이뤄질 겁니다. 이런 인물 배치 속에도 제작진이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숨어 있다고 봐야겠죠.

그나자나 비형랑이 '선덕여왕'에 나온다면 비담 못잖은 괴짜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을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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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아가씨를 부탁해'가 화제 만발입니다. 윤은혜를 둘러싼 미스캐스팅 논란에서부터(...별로 미스캐스팅같지 않은데), 연출이 닭살이라든지(...뭐 이런 드라마가 그렇지), 연기가 발연기라든지(....사실 이런 드라마 보면서 연기력 따지는 것도 좀) 예상할 수 있던 모든 얘기들이 다 나오고 있는 듯 합니다.

결국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꽃보다 남자'의 성공에 용기백배한 KBS 드라마국의 기획 드라마 2탄이라는 점이 분명하고(물론 외부 기획 중에서 선택한 것이죠), 그런 만큼 이 드라마의 한계와 표적 또한 너무도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좀 심한 것이, 장면 장면마다 죄 너무나 어디서 본 듯한 친숙함이 흘러 넘치더군요.

물론 공감하시는 분도, 안 그런 분도 있을 겁니다. 아무튼 제가 '아가씨를 부탁해'를 보면서 느낀 기시감(데자부)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하긴 '일본 드라마 짜깁기'는 그리 새로운 현상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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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편 설명을 곁들이지면, 한국의 패리스 힐튼인 강혜나(윤은혜)는 강만호 회장(이정길)의 사실상 유일한 후계자(물론 강회장의 후처-아들-딸로 이어지는 경쟁자가 하나 있긴 합니다)로 온 아시아를 뒤흔드는 핫 셀러브리티입니다.

그 반대쪽에는 전직 제비족이지만 손을 씻고 여의주(문채원)네 꽃집에 얹혀 살고 있는 서동찬(윤상현)이 있습니다. 하지만 손을 씻은 대가는 사채업자들의 집요한 빚 독촉이죠. 그러던 동찬이 꽃배달을 가다가 혜나의 '싸가지 없는 운전 매너' 때문에 얽혀 드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러다가 어찌어찌해서 강회장이 동찬에게 혜나의 '사람 만들기'를 목적으로 동찬을 혜나의 전속 집사로 고용하는 기이한 사태가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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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마지막 시퀀스가 좀 이해가 안 가긴 하지만(드라마를 봐도 당연히 이해가 안 갑니다), 어쨌든 드라마가 원래 저렇게 되게 되어 있었으니 그냥 갈 길을 가는 겁니다. 거기에 토를 달아 봐야 별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이 드라마는 너무 노골적으로 일본 드라마의 만화적인 분위기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 도입부의 장중한 음악과 함께 시작하는 남자 목소리의 나레이션은 수많은 일본 드라마에서 써먹은 테크닉입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드라마는 당연히 '부호형사'입니다. '꽃보다 남자'에도 많은 영향을 줬던 이 드라마는 어마어마한 재벌가의 손녀딸인 후카다 교코가 형사가 되어 '이해하기 힘든 서민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해 가며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해가는 하이 코미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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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카다 교코가 극중에서 살고 있는 저택입니다. 네버랜드는 여기 비하면 콘테이너 임시주택 수준이군요. 저 넓이에다 한쪽에는 독자적인 항구까지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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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를 부탁해'에서 윤은혜가 살고 있는 '골프장, 테니스장, 수영장이 갖춰진 40만평짜리 저택'을 보다 보니 '부호형사'가 가장 먼저 생각났습니다.

그 다음은 당연히 많은 분들이 떠올리실 '메이의 집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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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본에서 방송되어 상당한 호응을 얻었고, 국내의 일드 마니아들이 '꽃보다 남자'의 금단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많이 찾았다는 작품입니다.

내용인 즉 귀족가문의 영양들만이 다닐 수 있는 기숙학교(물론 가상)가 있고, 이 학교에는 학생 한명마다 식사와 의전을 책임지는 집사가 하나씩 있다는 기본 설정에서 시작됩니다. 이 학교에 어쩌다 너무나 평범하게 자란 메이라는 소녀가 다니게 되고, 그 어설픈 메이에게 어쩌다가 최고 중의 최고인 집사가 붙습니다. 당연히 메이와 집사 사이에는 뭔가 띠용띠용한 감정이 생기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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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사 역의 미즈시마 히로(당연히 가운데)는 차세대 기무라 다쿠야(물론 너무나 지겨운 호칭이기도 합니다)의 선두주자로 단연 부각되며 톱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차기작인 '미스터 브레인'에서는 기무라와 공연하기도 했더군요. (하지만 이번엔 좀 바보 캐릭터더라 전작 같은 폭발적인 반응은 기대하기 힘들겠더라는...)

아무튼 '메이의 집사'는 철저하게 '아가씨들의 판타지'에 입각한 드라마입니다. 공주 옷을 입고 하늘하늘 뛰어다니던 아가씨. 그런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린다. 이때 준비돼 있던 미남 집사가 나직한 저음으로 "비를 맞으면 건강에 해로우십니다, 아가씨"하며 우산을 펼쳐 줍니다. 정 우산이 없으면 "전 비같은 거 맞아도 괜찮습니다. 아가씨만 멀쩡하시다면" 하면서 재킷을 벗어 씌워주겠죠. 혹시 길에서 깡패를 만난다, 당연히 "네 이놈들, 우리 아가씨에게 감히 손가락 하나라도 댈 셈이냐! 내 목숨을 걸고 지킬테다!"하며 눈에서 불이 뿜어 나옵니다.

...네. 제정신을 가진 남자 시청자들은 절대 참고 볼 수 없는 드라마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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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아가씨'와 '집사'라는 이 두가지만 보더라도 '아가씨를 부탁해'와 '메이의 집사'의 관계는 굳이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그리고 미즈시마 히로와 윤상현의 캐릭터 차이, 또 정일우라는 새로운 인물의 보강으로 스토리 라인은 절대 비슷하지 않을 구조를 갖췄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드라마는 그냥 느끼할 정도로 달디 달게, 그냥 판타지의 세계로 달려가 버리는 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볼 사람들도 그 이상의 생각은 할 능력이 없거나, 할 능력이 있어도 이 드라마를 보는 동안 만큼은 잠시 어디다 '생각'을 접어 두고 보실 분들이 대부분일테니, 굳이 이 드라마에 '생각'을 심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그런데 강만호 회장의 캐릭터나 굳이 '인권 변호사'라는 명함이 붙은 정일우의 캐릭터는 좀 우려를 낳게 합니다. 괜히 이 드라마를 가지고 노블리스 오블리제(물론 첫회에서는 비아냥의 대상으로 쓰였습니다만)를 얘기하거나 하는 건 오히려 참기름을 물에 녹이려는 부질없는 노력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가씨를 부탁해'는 걸작을 지향하지도 않고, 지향할 수도 없는 드라마입니다. 10만원짜리 떡볶이를 만들어 봐야 별 소용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저기까지 가는구나' 하면서 너털웃음을 웃는게 시청자들의 적절한 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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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똥을 치우는 혜나의 모습을 보다 보니 바로 패리스 힐튼의 '심플 라이프'가 떠오릅니다. 사실 패리스 힐튼은 아무 생각 없어 보이지만 보면 볼수록 냉혹한 사업가 기질이 돋보입니다. 힐튼가의 부를 축내는 천덕꾸러기 행세를 하지만 사실은 반대로 자신을 상품화해서 힐튼 가의 재산을 오히려 늘려 주고 있죠.

뭐 이런 사실을 반영하는 건 나쁘지 않겠지만 강만호 회장의 문제(건강? 피습?)로 그룹에 위기가 닥치고, 갑자기 경영의 천재로 돌변한 혜나양이 남자 주인공들의 도움으로 가문을 지키는 처녀 회장으로 돌변한다... 뭐 이런 진부한 진행만은 좀 피해 줬으면 합니다. 그건 '보자 보자 하니까...'의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거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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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참, 이 만화와는 그냥 제목만 똑같을 뿐 내용은 거의 겹치는게 없다는군요. 제가 직접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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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탐나는도다' 첫회를 봤습니다. 시작하기 전부터 재미있는 설정이라는 생각에 관심이 끌렸던 드라마입니다. 조선 인조 때를 배경으로 제주도에 표류해 온 영국 귀족 청년과 조선의 선비, 그리고 순진무구한 해녀가 펼쳐가는 드라마라는 건 상당히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원작 만화는 보지 못했지만 영국 귀족 청년 역에 프랑스 출신인 금발의 미남 청년이 등장하고 선비 역에 임주환, 해녀 역에 서우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훌륭한 진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시청자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탐나는도다'는 실망이 앞서는 드라마였습니다. 뒤로 가면서 좀 더 나아질 지도 모르지만 요즘 드라마의 스타일로 볼 때 이런 1회를 만든 드라마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마디로 서우의 열연이 아깝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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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으로 포장된 도입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1회에 방송된 '탐나는도다'는 시퀀스들이 너무 깁니다. 아마 다른 드라마들이라면 '탐나는도다'의 1회에 방송된 분량은 20분 정도면 정리하고 넘어갔을 겁니다.

1회의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영국 귀족 청년 윌리엄(황찬빈-피에르 데포르트)은 아시아에 대한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네덜란드를 넘나드는 일본 상인 얀(이선호)과 함께 나가사키행 배에 올랐다가 폭풍우를 만나 제주도 해안에 표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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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양의 선비 박규(임주환)는 부녀자 희롱죄(?)로 제주도로 유배를 오게 되고, 여기서 천방지축에 난채 그대로 있는 해녀 장버진(서우)과 엮이다가 결국 버진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처지가 됩니다. 버진은 우연히 바닷가에서 윌리엄을 발견하고, 몰래 감춰준 뒤 보살피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 내용으로 한시간 가까운 분량을 만들었다는게 놀라울 지경입니다. 물론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소개되고, 이런 저런 '코믹' 에피소드들이 끼어들지만 문제는 이 코미디가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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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보는 순간 윌리엄과 버진이 만났을 때 윌리엄이 버진을 virgin이라고 생각할 거라는 걸 모를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마찬가지로 박규를 만나게 되면 fuck you라고 생각하겠죠.

그런데 이 드라마의 코미디는 대개 이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네. 한국 드라마에 외국인 캐릭터가 처음 등장하던 1970년대 수준입니다. 말이 안 통하는 외국인이 조선시대 사람들과 만나 벌이는 해프닝이 한동안 방송에 나오지 않아서 신선할 거라고 생각한걸까요. 혹시 보다 보면 윌리엄이 고추장을 보고 "오! 케첩!"하고 퍼먹다가 매워 매워 물좀 줘 하는 내용이 나올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진의 연구가 영 부족해 보입니다.

버진과 해녀들, 박규와 버진이 벌이는 해프닝도 영 어설프기는 마찬가집니다. 한번 뒤져보기나 하면 될걸 계속 진상패를 내놓으라는 버진과 그런거 안 갖고 있다는 박규의 승강이는 정말 지칠 정도로 이어집니다. "진상패 내놔요!" "어허, 네가 지금 정녕 진상을 떨고 있구나" 이런 식의 말장난이 시청자들에게 통할 거라고 생각한다는게 놀랍습니다.

용변 해결을 위한 버전아비(변우민)와 박규의 나무 판자 놀이...도 제작진은 아마 '너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라고 느꼈을 것 같습니다. 이 제작진은 매주 '개그콘서트'라도 보면서 요즘 시청자들의 수준을 익힐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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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회를 지켜보고 나서 든 생각은 "서우가 아깝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선 볼거리도 서우, 앞으로 발전이 기대되는 것도 서우밖에 없더군요. 조선시대의 4차원 해녀라는 생뚱맞은 캐릭터지만 서우가 연기하고 있으면 생기가 느껴집니다. 이 드라마가 어떤 결과를 내든 서우에게는 그리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임주환도 재능있고 매력적인 배우이긴 합니다만, 이 드라마를 통해 얻을 것은 별로 없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탐나는도다'는 매력적인 설정과 관심 가는 배우들로 이뤄진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느린 전개와 설정 자체에서 한발도 더 나가지 못한 지루한 대본은 이 드라마를 나락으로 밀어넣는 느낌입니다. 첫 주말이 지나고 나면 제작진도 느끼는 바가 있겠지만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p.s. 사실 제주도 사투리가 낯설기는 박규나 윌리엄이나 별 차이 없었을 듯 한데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더군요.


p.s.2. 댓글들을 보니 이 드라마에 만족하신 분들이 꽤 많군요. 워낙 관심이 가던 작품이라 제가 이 드라마에 너무 많은 걸 기대했었나봅니다.

이렇게 '탐나는도다'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 보니 드라마의 앞날이 생각보다 밝은 듯 하군요. 부디 닥본사하셔서 '탐나는도다'가 흥행면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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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선덕여왕'에 뛰어든 비담 김남길은 단 2회 출연만에 온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축구로 치자면 아주 적절한 시기에 투입된 조커라고나 할까요.

사실 비담이 인기를 모으는 건 당연한 일로 보입니다. 그동안 미실 고현정, 덕만 이요원, 천명 박예진 등 여자 주인공들이 판을 치던 드라마에서 혼자 남자 주인공의 역할을 감당하던 유신 엄태웅은 지나치게 고지식하고 답답한 캐릭터였기 때문입니다. 목검으로 나무등걸을 천번 내리치다가도 한번 정신이 어긋났다고 다시 하나부터 시작하는 에너자이저 유신랑은 진지하고 진솔한 면은 높이 평가할 만 하지만 도대체 잔재미라고는 하나도 없는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비담 김남길은 첫 등장부터 광기가 흐르는 눈빛으로 예사롭지 않은 앞날을 예고하더군요. 특히 약초 캐던 농민들이 비담의 미소를 보고 질겁하는 장면은 이미 비담의 비위를 조금이라도 거슬렀다간 명을 부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 사람들이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신라의 정예 10화랑과 혼자 붙어도 밀리지 않을 만큼 엄청나게 강한 무공과 선악의 구분이 모호한 텅 빈 머리 속, 때로 어린애같은 성정은 비담을 사뭇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캐릭터는 처음이 아니죠. 분명 어디선가 본듯 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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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담을 봤을 때 처음 머릿속에 떠오른 캐릭터는 바로 이 친구였습니다. 당연히 많은 분들에게 친숙할 겁니다. 바로 '슬램 덩크'의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그린 '베가본드'의 무사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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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바와 같이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 전국시대의 지독하게 강한 검객입니다. 긴 검과 짧은 검을 함께 써서 니토류(二刀流)의 대가로 불리는 무사시는 일본의 역사소설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베스트셀러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졌고, 1950년대 이나가키 히로시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 뒤 3편까지 시리즈가 이어지는 인기를 누렸습니다.

'베가본드' 역시 같은 원작을 취하고 있으므로 내용은 똑같습니다. 단지 '베가본드'의 무사시에게선 조금 더 강백호의 냄새가 난다는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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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건 만화건 이 시리즈에 나오는 젊은 날의 무사시는 그야말로 야수같은 매력을 뿜어냅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누구라도 베어야 한다는, 엄청나게 강하지만 선악이나 다른 사람의 감정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는 캐릭터죠. 아니, 아예 감정이란 요소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보는 게 나을 겁니다. 어찌 보면 요즘 스릴러에 자주 등장하는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캐릭터의 원형은 중국 고전 '수호지'에 나옵니다. 바로 108영웅들 중 하나인 흑선풍 이규입니다. 쌍도끼를 휘두르는 천하장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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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더 원형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이규의 원형은 삼국지의 장비입니다만, 장비는 어쨌든 배운 사람이고 정규군의 장수이므로 이규처럼 무차별 살인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천살성(天煞星)을 타고 난 이규는 피를 보지 않으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살인을 즐기는 인물이죠. 그런데도 송강의 명이라면 절대 복종하는 어린이같은 면모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 뒤로 각종 무협지에 나오는 '천살성'이란 말은 하나의 캐릭터로 정립됐습니다. 선악이나 정사 따위는 가리지 않고 거스르는 자는 무조건 죽이고 보는 단순무식막강한 캐릭터를 가리키는 말이 됐죠.

얼마전에 한 분이 최근 한 일본 만화에 나오는 무겐이라는 캐릭터를 비담의 닮은꼴로 추천하셨는데, 무겐이 나오는 작품을 본 적은 없지만 대략 그림만 봐도 어떤 캐릭터인지 느낌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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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캐릭터가 아무리 좋아도 그걸 연기하는 배우가 엉망이라면 인기가 있을 리 없습니다. 비담이란 인물이 성공한 데에는 그 역할을 맡은 김남길이라는 배우의 역량이 절대적인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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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초, IS 연예팀은 '올해의 유망주'로 15명의 각 부문 신인을 선정했습니다. 당시의 명단은 '고아라·민효린·이선호·유연지·정일우·최시원·지서윤·하정우·이한·한효주(이상 연기자)와 김현중·남규리·민선예(가수). 신봉선·정성호(개그맨)'입니다. 이때의 이한은 '굳세어라 금순이'의 금순이 남편과 '굿바이 솔로'의 냉정한 친구 유지안 역을 맡아 연기력보다는 외모로 주목을 끌던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1년 뒤인 2008년 초, 연기자 이한에 대한 평가는 '좀 더 노력이 필요함'이었습니다. (http://isplus.joins.com/article/article.html?aid=870705) 3단계 평가에서 맨 아래 순위였죠(아, 물론 김현중과 하정우도 이때까진 '좀 더 노력이 필요함' 등급이었습니다^^). 영화 '후회하지 않아'와 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동성애 소재의 '후회하지 않아'는 애당초 흥행이 될 영화는 아니었고, 이 영화에서의 이한은 장래에 대한 기대를 더욱 크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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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춤거리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김남길이라는 본명을 되찾은 뒤 이한은 특유의 '섬뜩한 눈빛'을 빛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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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역은 아니었지만 '공공의 적 1-1'을 본 사람은 김남길이라는 배우의 차가운 매력에 눈을 뜨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김남길은 한 자루의 날선 칼날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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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던 보이'. 영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김남길은 친구 해명(박해일)을 싸늘하게 버리는 일본인 검사 신스케 역을 맡아 우아한 잔혹함을 연기해냅니다. 이 정도면 동년배 배우들 중에서는 연기력으로 단연 돋보이는 모습을 보인 셈이죠.

그리고 나서 이번 비담 역할은 김남길의 앞날에 어느 정도 길을 열어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려도 하나 떠오릅니다. 어떤 배우에게 쉽게 굴레를 씌우고 싶어 하는 한국의 영화/ 드라마 판의 속성상 김남길에게도 앞으로 계속 이와 유사한 역할만이 몰려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김남길이 잘생긴 얼굴에 머물지 않고 탁월한 성격 연기의 길을 개척한 것은 칭찬할 만 합니다. 하지만 연기를 잘 하는게 오히려 족쇄가 되어 '이상성격 전문배우'의 길을 걷게 되는 것도 걱정스럽습니다. '선덕여왕'이 끝난 뒤,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할 때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비담의 활약은 '선덕여왕'의 앞날을 더욱 탄탄대로로 만들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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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이 날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선덕여왕이 아직 감춰두고 있는 카드(혹은 떡밥, 혹은 비밀무기)'들에 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비담 김남길 떡밥을 빼먹었더군요. 비담 공개는 최상의 선택인 듯 합니다. 비담과 문노를 한방에 공개한 걸 보면 꽤 쏠쏠한 완성도를 보이고 있는 '드림'을 초반부터 아예 밟아 버리겠다는 살의(?)가 번득입니다.

사실 비담 얘기로 포스팅 하나를 때우려는 건 아니고... 딴 얘깁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이 는 가운데 요즘 그 원작격인 '화랑세기'를 직접 읽어보겠다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그냥 읽는 분들은 아마 놀라실 일이 많을 겁니다. 사실 '선덕여왕'이 처음 시작할 때에는 미실의 복잡다단한 남자관계에 눈살을 찌푸리셨던 분도 많았겠지만, '화랑세기'를 직접 보신 분이라면 그게 얼마나 빙산의 일각인지도 아실만 합니다.

사실 '화랑세기'에 나오는 이야기들 중 차마 점잖은 자리에서 거론하기 힘든 얘기는 미실과 관련된 이야기뿐만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화랑세기'가 진짜 역사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유력한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이걸 다 지어냈다고 치면 참 그 상상력도 대단한 상상력이란 생각도 듭니다.

드라마에서 다 볼 수 없었던 19금판 선덕여왕, 용어해설로 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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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덕여왕, 제대로 만들었으면 19금

MBC TV '선덕여왕'은 왜 인기일까. 타이틀 롤인 선덕여왕 이요원도 잘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 드라마의 일등 공신은 미실 역의 고현정이다.

미실. 장희빈도 아니고 정난정도 아니고, 웬만한 시청자들이라면 이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까지 생전 듣도 보도 못했을 이 캐릭터가 어떻게 이렇게 시청자들을 빨아들이고 있을까. 더구나 이 미실이라는 인물은 한국 사극에서 전례를 보기 힘들 만큼 문란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남편 세종(독고영재)이 있으되 정부인 설원(전노민)도 버젓이 옆에 버티고 있고, 진흥왕(이순재)와의 관계가 암시되는가 하면 그 아들인 진지왕(임호)과는 아예 '왕위에 오르면 왕비로 삼겠다(아니, 남편이 뻔히 있는 여자가!)'는 보장을 받고 몸을 섞는다. 아무리 '천추태후'가 사극 여주인공의 사생활의 한계를 넓혔다고는 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늘 그렇듯 TV 드라마가 전부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 드라마의 원작 격인 '화랑세기'를 보면 더욱 입이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진짜 역사라는 주장과 1930년대에 쓰여진 창작물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물려 있는 책이지만, 아무튼 '화랑세기'의 미실은 훨씬 과감하다.

진흥-진지왕에 이어 근 30세 연하인 진평왕과도 몸을 섞는다. 예를 들자면 이런 수준이다. 드라마 속에서 김유신(엄태웅)의 라이벌인 보종(백도빈)이 태어나게 된 계기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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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 8년(579년), 미실궁주가 옥새를 맡아보는 새주(璽主)가 되어 정사당에서 문서들을 보다가 낮 꿈을 꾸었는데 흰 양이 가슴으로 들어왔다. 길한 꿈임을 알고 급히 왕(진평왕)를 끌고 장막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왕은 아직 어려서 궁주의 기분에 제대로 따라 주지 못했다. 이에 설원랑을 불러 들여 보종공을 낳았다. (따라서 누구의 아들인지 분명치 않았지만)보종은 자라면서 모습이 설원랑과 같았으므로 궁주가 설원에게 내려 아들로 삼게 하였다.' 이런 식이다.

사실 내용인 즉 허균의 '홍길동전'에서 홍판서가 길동이를 낳게 되는 대목 - 용꿈을 꾸고 부인에게 동침을 요구하지만 부인이 대낮부터 망측하다며 거절하자 여종 춘섬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간다 - 이나 '삼국유사'의 지철로왕 관련 기사(지철로왕은 지증왕의 다른 이름. 궁금하면 찾아 보시라)를 생각해보면 뭐 충격 받을 수준은 아니지만, 아무튼 '화랑세기'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런 얘기들의 연속이다. 이 책을 보고 나면 흔히 '화랑'이란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육사 생도들이나 보이스카우트의 이미지는 싹 사라질 지도 모른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역사책이다 보니 그 내용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다. 자, 그럼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름하여 'TV에는 안 나오는 진짜 선덕여왕 용어 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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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공(色供) = 글자 그대로 색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일, 즉 잠자리를 같이 하는 일을 말한다. '화랑세기'에 따르면 왕을 모실 수 있는 모계 혈통에는 진골 정통과 대원 신통이 있는데, 이들의 가문은 왕의 총애를 차지하기 위해 특별한 재능을 갖춘 여자들을 계속 배출했음이 암시되어 있다.
미실의 어머니인 묘도와 이모인 사도(진흥왕의 왕후)는 미실이 세종과 결혼할 때 "우리 가문은 대대로 색공을 바치는 집안"임을 강조하며 어찌 왕의 서자 뻘인 세종 따위(?)에게 시집을 가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미실은 태연히 "어찌 남편이 있다 하여 임금을 모시지 못하겠느냐"고 맞받아쳤다는 기록이 있다.

음사(陰事) = 군주와 잠자리에 드는 것. 즉 방사(房事)의 높임말이다. '선덕여왕'의 사실상의 주인공 미실은 음사에 특히 능해 그와 한번 잠자리를 같이 하면 군왕들도 헤어나지 못했다. 특히 진흥왕은 미실을 잊지 못해 남편 세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미실을 불러들였다. 심지어 임신중에도 미실을 입궁시킨 기록이 있다.

마복자(磨腹子) = 현대인의 시각으로 볼 때 가장 기이한 성풍속의 하나. 윗사람이 임신한 아랫사람의 아내를 받아들여 관계한 뒤 낳은 아이를 자신의 아이처럼 보살피는 것을 말한다. '화랑세기'는 시작부터 제 1대 풍월주인 위화랑이 비처왕의 일곱 마복자들인 이른바 '마복칠성' 중 하나임을 밝히고 있다. 그의 어머니 벽아부인이 그를 임신한 채로 비처왕의 후궁으로 들어가 낳은 아들이란 얘기다.

방외우(方外友) = 글자대로 풀면 그냥 '신분을 벗어나 사귀는 사이'라는 의미지만, '화랑세기'의 사이에서는 자신보다 신분이 낮은 여자들과 관계하면, 그 여자들 주변의 사람들과도 친구 뻘이 된다는 뉘앙스의 말로 사용됐다.
예를 들어 방탕했던 동륜태자(진평왕의 아버지)는 미실에게 혹하자 신분이 한참 아래인 설원이나 미실의 동생인 미생과도 친구가 된다. 이것이 바로 방외우의 기본 형태인 것이다.

유화(遊花) = 낭도들의 짝이 되는 신분이 낮은 여자들. 본래는 이들도 크게 볼 때 화랑도 조직의 일원인데 역할은 궂은 일에서 밤일에까지 넓게 걸쳐 있다. '화랑세기'의 진흥왕 대창 원년(568년) 기록엔 이런 대형 난교 파티의 기록이 있다.
'...이날 밤, 왕(진흥왕)과 미실은 남도의 정궁에서 합환을 하였다. 낭도와 유화들로 하여금 새벽까지 돌아다니며 노래하고, 서로 예를 갖추지 않고 합방(奔)하게 하였다. 성중의 미녀로서 나온 자가 만여명이었다. 등불의 밝음이 천지에 이어졌고 환성이 사해의 물을 끓어오르게 하였다. (중략) 낭도들이 각기 한 명의 유화들을 이끌고 손뼉치고 춤추며 난간 아래를 지나갈때마다 만세 소리가 진동했다.'
이 광경을 바라보며 진흥왕과 미실은 군중들에게 돈을 던져주며 즐겼다고 한다. 이 땅에서 있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환락의 도가니였던 모양이다. 물론 이날의 기록 외에도 유화와 화랑 사이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태어난 기록이 전해진다.

용양신(龍陽臣) = 최측근. 항상 곁에 두는 총신의 의미이지만 '화랑세기'의 기록을 살펴 보면 이 단어에서 남색의 냄새가 짙게 풍긴다.
미실의 첫사랑인 사다함의 가계를 살펴보면, 스페인 영화 '하몽하몽'을 연상시키는 난맥상을 발견하게 된다. 사다함은 구리지공과 금진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미남으로 유명했던 구리지공은 한 촌부와 정을 통했는데, 이 촌부는 이미 유화로 나가던 시절 이름도 모르는 화랑과의 사이에서 설성이라는 아들을 두고 있었다. 설성은 어려서부터 '얼굴이 아름답고 교태를 잘 부려' 구리지공은 얼마 뒤 설성을 자신의 용양신으로 삼았다. 어머니와 아들을 모두 파트너로 삼은 셈이다.
그러나 구리지공이 전쟁터에 나가 자리를 비운 사이, 금진은 설성을 잠자리로 끌어들였고 그 사이에서 설원이 태어났다.
이렇게 어지러운 사연 속에서 태어난 아이가 요즘 '선덕여왕'에 나오는 설원랑이다. '화랑세기'에 따르면 뒷날 이 가문에서 원효대사와 설총이 나왔다.

신선골(新善骨) = 출세를 위해 낭도들 가운데 화랑에게 딸을 바치고 청탁을 하는 자들이 나타났다. 이렇게 딸을 바쳐 화랑과 연을 맺은 자들을 신선골이라고 불렀다. 물론 이때의 '골'은 골품(骨品)을 의미한다. 13세 풍월주 용춘 때 대남보라는 낭도가 신선골이 되기를 거부했다는 말을 듣고 용춘이 기특하게 여겨 승진을 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아내를 바쳐 그 아들을 마복자가 되게 하는 것과 딸을 바쳐 신선골이 되는 것, 과연 어느 것이 더 부도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삼서지제(三壻之制) = 한 여자에 대해 세 명의 남편을 허용할 수 있다는 제도. '화랑세기'에는 이에 따라 선덕여왕은 용춘과 흠반, 을제 등 세 남편을 두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이 여왕의 경우 후사를 얻지 못할 때 세 명까지 남편을 둘 수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일반인 여성들의 경우에도 세 명의 남편을 둘 수 있다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불행히도 정사인 '삼국사기'에는 선덕여왕의 남편이 몇명이었는지는 다루고 있지 않다. 그러나 후대의 진성여왕이 자신의 숙부뻘인 각간 위홍을 연인으로 삼았다가 위홍이 죽자 수십명의 미남 청년들을 끌어들였다는 기사를 싣고 있어 여기에 비쳐 볼 때 선덕여왕의 세 남편 이야기도 그리 황당무계한 것은 아님을 보여줄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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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복자라는 희한한 풍습에서는 어쩐지 손님에게 아내를 주어 동침하게 하는 북방민족의 풍속이 연상됩니다. 사실 이 방법보다 더 손님-혹은 나그네-에게 '우리는 적이 아니다. 너와 나는 한 가족이다. 내게 무슨 일이 있으면 네가 내 아내와 자식을 보살피기 바란다' 는 뜻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방법은 없을 듯 합니다.

마찬가지로 마복자 제도 역시 '뱃속의 아이는 네 아이지만 내 아이기도 하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아이 어머니와 관계를 하겠다. 너의 아내 역시 내 아내인 셈이다' 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한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정말 엽기적이지만, 일부 기마민족 사이에서는 이와 유사한 풍습들이 전해진다고도 합니다.

아무튼 역사이건 위작이건, '화랑세기'는 오늘날의 잣대가 아닌 신라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의 느낌을 갖게 합니다. 어찌 보면 지나치게 현대적인 시각으로 짜여져 있는 드라마 '선덕여왕'에 지치면 '화랑세기'를 한번 펼쳐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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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담 캐릭터, 굳이 말하자면 천살성(天煞星)이라고나 해야 할까요? 상당히 낯익은 캐릭터이면서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공개되지는 않은 캐릭터입니다. 나중에 여기에 대해서도 좀 공을 들여 들여다 보겠습니다.

 




그나자나 이제 남은 떡밥은 김춘추-유승호 떡밥 하나인 셈이군요. 언제 나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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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선덕여왕'이 인기 궤도에 오르면서 '이 드라마에는 세 개의 떡밥이 있다'는 얘기를 기자들과 나눴습니다. 굳이 떡밥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시청자를 붕어로 비하하는 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게 가장 적절한 표현일 듯 합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말하는 떡밥이란, 이 드라마가 후발 주자들의 추격으로 위기(?)에 놓일 때 터뜨릴 수 있는 세 가지 비밀 무기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말하자면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공명의 비단 주머니 같은 역할이죠.

첫번째 떡밥은 당연히 덕만(이요원)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문노(정호빈)의 재등장이죠. 세번째는 유승호로 정해져 있는 김춘추의 등장입니다. 이 세가지 무기가 이미 장착돼 있기 때문에 '선덕여왕'은 탄탄한 독주를 할 수 있었던 것이고, 이번에 첫번째 떡밥이 뿌려졌습니다. 아마도 SBS TV '드림'의 방송 시작에 맞춰진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덕만이 천명(박예진)의 동생이라는 것이 공개되면서 '선덕여왕'은 34%로 치솟았고 '드림'은 여전히 5%대에 머물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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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드라마에는 예고된 이벤트가 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베테랑 작가들은 한껏 긴장을 고조시켜 놓고 '터뜨릴 수 있는' 사건이나 인물들을 배치해놓고 전략을 짜기 마련이죠. 이미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들은 시간순에 따라 전략적인 사건 배치로 후발 작품들의 추격을 피하려 합니다. 반대로, 후발 작품들은 기를 쓰고 이런 상대방의 계산을 깨기 위해 현재 방송중인 작품을 1,2회 연장해 흐름을 깨려 하고, 특집방송을 끼워 넣는 등의 형태로 가장 중요한 첫회의 방송 시점을 미루곤 합니다. 시청률이란 작품의 수준에 따라서도 결정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진운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덕만의 출생의 비밀' 이벤트는 성공적으로 끝나긴 했지만 상당히 반성의 여지도 남겼습니다. '덕만의 고민이나 반응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 시청자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아이라는 것을 안 덕만의 "나는 없어야 하는 사람이라면서요"라는 반응은 누가 봐도 20세기 이후에 태어난 사람의 것입니다. 7세기 사람이라면 저런 식의 '자아 우선' 반응을 보일 수 있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게다가 공주라는 것을 알고 난 뒤에도 '덕만아 덕만아' 하는 유신랑(엄태웅)의 태도 역시 무엄하기 짝이 없는 것이죠. 최소한 둘만 있을 때라도 존대를 해야 할 것 아닙니까.

아무튼 아직 '덕만이 공주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생명이 위태롭다'는 것이 전제가 되고 있으니 한동안 드라마가 골치아픈 방황을 하게 될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작가진이 스스로 만든 이 난제를 어떻게 돌파할지가 궁금합니다. 어려서 이미 죽어야 할 몸이었다면, 다 커서 돌아왔다 한들 내버려둘 수 없는 것은 분명하고 또 미실이 이를 묵과할 리가 없는데 과연 어쩔 작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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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두번째와 세번째 떡밥으로 넘어갑니다.

사실 이 떡밥들이 언제 나올지는 제작진의 영업 비밀이므로 미리 알 수 없는 게 당연합니다. 다만 주변 상황으로 추측해 볼 수는 있습니다. 일단 문노 부분입니다. 처음 몇 회 나오지 않았지만 '정의롭고도 강한 남자' 문노의 이미지는 워낙 강렬했고, 다시 등장하면 악의 무리(?)들을 단칼에 정리할 수 있을 듯 하기 때문에, 문노의 출현은 그 자체로 상당히 큰 이벤트가 될 겁니다.

하지만 문노의 재등장은 당분간 좀 어려울 듯 합니다. 국선 문노께서 제주도에 바쁜 볼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SBS TV 수목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에 상당히 중요한 역으로 출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쪽에서의 비중이 계속 커지는 한 양다리는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따라서 SBS가 '드림'을 간접 지원하는 방법 중에는 '태양을 삼켜라'에서 정호빈의 출연 신을 계속 늘리는 것도 있을 겁니다. 아직도 '선덕여왕' 시청자 가운데 "대체 문노는 언제 나오는 거냐"고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는 걸 보면 말입니다. 반면 정호빈의 역할이 축소된다면 문노의 복귀는 그만큼 앞당겨 질 수 있겠죠. (물론 심각해지면 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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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떡밥 역시 '드림' 쪽에는 치명적입니다. '드림'이 겨냥하고 있는 주 시청층이 10대와 20대를 핵심으로 하는 여성층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유승호의 등장은 만만찮은 위협입니다.

유승호는 별다른 최근 히트작 없이도 수많은 누나 팬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최근 티아라의 뮤직비디오에 출연, 멤버 지연과 나눈 키스신 때문에 인터넷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왜 벌써 그런 걸 시키냐'는 '누나 팬'들의 분노(?) 때문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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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유승호의 등장은 정말 위기가 닥치지 않는 한 그리 앞당겨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28일 방송에서 가만히 천명공주의 어깨를 감싸던 유신랑의 손길처럼, 유신랑을 둘러싼 두 자매의 미묘한 감정 대립이 상당 기간 이 드라마의 주제가 되어야 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원래 한 쪽은 애 딸린 과부고 한쪽은 처녀라는 점에서 그리 팽팽하지 못한 대결인데, 심지어 그 미망인에게 유승호같은 장성한 아들이 불쑥 등장한다면 이건 멜로드라마로선 치명적이겠죠.

그러니 제작진으로서는 '유승호의 등장 = 박예진의 멜로의 끝'이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박예진과 이요원은 설정상 쌍둥이 자매입니다. 어느 한쪽만 확 늙고, 어느 한 쪽은 여전히 젊은 채로 있다는 것도 비웃음을 자아낼 상황이죠. 즉 '유승호 같은 장성한 아들의 등장'은 곧 이요원에게도 '나도 제때 낳았으면 너만한 아들이 있다'는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아무튼 이런 난제 때문에 유승호군의 등장은 그리 빨리 기대할 수 없겠습니다. 왕자 옷 입은 유승호군의 미태를 빨리 보고 싶은 시청자들은 안타깝지만 좀 더 기다리시든가, 아니면 '선덕여왕'의 시청률을 확 끌어내리든가 하는 방법을 써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뭐 그게 가능하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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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모 손담비 김범. 세 주인공의 이름값만으로도 기본은 먹고 들어갈듯한 SBS TV 새 월화드라마 '드림'(극본 정형수, 연출 백수찬)이 27일 첫 방송을 마쳤습니다. 이종격투기와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다소 낯선 소재에 대한 접근이 눈길을 끕니다.

일단은 속도감있는 연출이 안정감 있게 다가오는 첫회였습니다. 등장인물들 사이의 관계도 간명하게 펼쳐졌고 세 주인공의 엇갈림도 인상적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거침없는 진행이 돋보였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를 차별화하는 요소는 이런 것들이 아닙니다. 이 드라마는 지금껏 방송됐던 수많은 드라마들과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첫회에 나온 그 많은 등장인물 가운데 기존의 드라마 상식선에서 볼 때 '착한 인물'이 당최 보이질 않는 겁니다. 그야말로 총체적으로 예의없고 못된^^ 드라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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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투수 유망주 출신으로 어깨가 망가진 뒤 스포츠 에이전트로 전향한 제일(주진모)은 냉정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에이전트계에서 두각을 보이지만, 어느날 친구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 기탁(연정훈-우정출연인 듯 합니다)이 스테로이드제 강제 복용을 폭로하고 야구계를 떠나버리는 대형 사고를 당합니다. 그동안 제일을 키워준 사장 경탁(박상원)은 곤란한 지경에 놓이자 제일을 헌신짝처럼 희생양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한편 소년원을 출소한 장석(김범)은 진짜 아버지인지 의심스러운 영출(오달수)를 만나고 가는 길에 드림체육관을 엿보다 관장 딸이자 태보 지도자인 소연(손담비)에게 혼쭐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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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1회의 대략 스토리. 그리고 앞으로는 경탁에게 버림받은 제일이 홀로서기를 위해 노력하다가 이종격투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장석(척 보면 당연하죠)의 에이전트가 되고, 그를 선수로 단련시키는 과정에서 소연과 두 남자가 삼각관계가 될 거라는 건 영화 '제리 맥과이어'를 보지 않았어도 드라마 세편만 본 사람이면 알 수 있는 진행 방향입니다.

앞에서도 거론했지만 특이한 건 정말 한결같이 싸가지없는^^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입니다. 에이전트들인 경탁과 제일은 천하 제일의 냉혈한들이고 장석 역시 앞으로 착하게 살겠다고 결심은 했다지만 결코 선량한 성격은 아닙니다. 소연 역시 만나자마자 재수없게 구는 제일을 그냥 두고 볼 성격이 아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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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장석의 아버지 영출부터 제일이 마음대로 주무르던 주기자(이름부터 참 의미심장합니다)에 이르기까지, 뭔가 생각을 추스려서 말하는 인물이 없습니다. 다들 생각나는대로 내뱉는 인물들 투성이고, 도대체 제대로 된 인물이 없습니다. 정말 쓰레기같은 세상이고 그 못잖은 등장인물들입니다.

이전까지 '다모'나 '주몽'같은 점잖은(?) 사극을 쓰던 정형수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버릇없음'은 참 뜻밖입니다. 아마도 이런 식의 거침없는 인물 됨됨이들은 바로 20대 이하 연령층을 겨냥한 의도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옆에서 '마마' 하는 사극 '선덕여왕'이 굳게 버티고 있으니 이런 식의 직설 화법을 쓰는 드라마가 눈길을 끌 수가 있겠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시청률을 확인해보니 5%대에 머물렀군요. 아직은 '선덕여왕'의 벽이 엄청나게 높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선에서 침몰할 드라마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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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회에서 유난히 돋보인 것은 손담비의 활용입니다. 사실 1회에서의 손담비는 대사 처리도 나쁘지 않았고, 뛰어난 연기 적응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연기보다 중요한 것은 손담비 그 자체더군요. 흔히 말하는 '자체발광'이란 말에 걸맞게, 그저 손담비가 나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어 보였습니다.

이럴때 저는 '자연 다큐멘터리적인 연출'이라는 말을 씁니다. 손담비를 다루는 '드림' 제작진의 손길은 히말라야의 비경이나 이과수 폭포를 다루는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진의 접근 방식과 비슷하더라는 것입니다. 그저 카메라를 갖다 대면 그냥 볼거리더라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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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첫회 스토리의 초점은 주진모에게, 그리고 스토리와 무관하게 영상의 초점은 손담비에게 맞춰져 있어 상대적으로 김범의 비중은 작았지만 첫회에선 그 정도면 충분할 듯 합니다. 언제쯤 김범이 단련된 복근을 꺼내 여성 시청자들을 넋나가게 할지도 지켜볼 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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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범의 복근은 전략적으로 아껴 둘 수도 있겠지만(예상보다 시청률이 더디게 오를수록 빨리 등장하겠죠), 줄리엔 강(위 사진)을 비롯한 다른 근육질 출연진들의 대거 등장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상당한 자극이 될 듯 합니다.

결국 '드림'의 성패가 전 연령층의 여성 시청자들, 그리고 30대 이하의 남성 시청자들을 '선덕여왕'과 '결혼 못하는 남자'로부터 얼마나 빼앗아 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때 김범과 기타 출연진의 복근이 맡을 역할은 막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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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이런 드라마에 과연 언제쯤 '괜찮은 기자'도 하나쯤 나올까 하는 겁니다. 보통 사람보다 유별나게 괜찮지 않더라도, 대략 그냥 보통 사람 정도만 되는 기자 하나만 구경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뭐 판타지이긴 하지만 스포츠 백 안에 가득 든 돈다발... 그저 웃음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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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TV '태양을 삼켜라'는 일명 '올인 2'라고 불립니다. '올인'의 두 주역인 최완규 작가 - 유철용 PD가 다시 뭉친 작품이기도 하고, 지성이나 진구, 정호빈 등 '올인' 때 호흡을 맞췄던 멤버들이 다시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밑바닥에서부터 다져 올라가 야망에 젊음을 거는 주인공 김정우의 모습에서는 '올인'의 김인하가 언뜻언뜻 보입니다.

하지만 15일 방송된 2회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올인'이 아닌 다른 작품의 향기가 짙게 풍겼습니다. 설정은 극중 장회장(전광렬)이 제주도에서 발견한 정우(지성)를 쓸만하게 여기고 아들 태혁(이완)의 곁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타리스트 태혁이 어떤 여자와 진하게 키스하는 장면을 본 정우가 태혁에게 아버지가 보내서 왔다고 하자 태혁은 "우리 아버지가 보냈으면 양아치 아니면 쓰레기"라며 아버지에 대해 극도의 경멸을 표현합니다.

자, 이 대목에서 어떤 영화가 떠오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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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클레망 감독의 1960년작 '태양은 가득히(Plein soleil)'는 20세기 최고의 미남 배우로 꼽히는 알랑 들롱의 25세때 모습을 볼 수 있는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이 영화에서 들롱이 연기하는 톰 리플리는 한 백만장자의 부탁을 받고 비뚤어진 아들 필립(모리스 로네)을 찾아가 집으로 돌아가라고 권유합니다. 어찌어찌하다가 필립과 톰은 친구가 되는데 톰은 어느새 필립의 애인 마지(마리 라포레)에게 연정을 품게 됩니다. 물론 친구라고 해도 둘 사이에는 엄밀히 신분의 격차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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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맷 데이먼 - 주드 로 - 기네스 팰트로가 주연한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 1999)'의 오리지널인 바로 그 영화입니다.

드라마 보기 30여년의 경력으로 짐작해 볼 때 '태양을 삼켜라'의 다음 진행은, 당연히 수현(성유리)과 태혁을 맺어주려 애써야 하는 입장이지만 사실은 자신이 수현을 좋아하게 되는 정우의 내면 갈등이 될 것 같습니다. 뭐 '태양은 가득히'나 '리플리'를 보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구성이죠.

정우와 톰 리플리는 재능은 있지만 배경이 없고, 가진 것에 비해 야심만만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태혁이나 필립은 성공의 끈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 끈을 놓칠 수 없지만, 그러면서도 한눈에 반하게 된 여자에 대한 갈증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달콤합니다.

물론 톰 리플리는 이 정념때문에 파멸의 길을 가겠지만, 정우의 운명은 좀 다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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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태양을 삼켜라'의 전략은 '올인 2'라는 평가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른 드라마들이라면 '올인 2'라는 이름에 다소 짜증섞인 반응을 보일 법 하지만, 이 드라마는 아예 내놓고 '올인'과의 공통점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현재 TV 드라마의 시청층을 생각할 때 익숙한 코드와 영상의 재현은 그리 나쁜 전략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최근 들어 '선덕여왕'이 다소 유치한(?) 구도로 돌아서면서 그동안 걸려 있던 30% 벽을 훌쩍 뛰어넘은 데서도 알 수 있듯 적절한 선에서의 '어디선가 본듯 한 느낌'의 재현은 시청률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물론 이런 화려한 출연진과 제작진을 갖춘 드라마가 성공했던 전작의 자기 복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작품성을 평가할 때에는 엄연한 감점 요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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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묘하게도 지성의 얼굴에서 자꾸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이 보이는 듯한 착각이... 뭐 여기까진 괜찮은데 정작 심각해야 할 장회장의 얼굴에서는 어쩐지 '씁쓸한 인생'의 김준호가 연상되어 웃음을 자아냅니다. 그러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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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선덕여왕'은 끊임없이 화제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초반의 기대에 못 미친다, 자꾸만 '궁정 내 싸움'으로 작은 드라마가 되어 가는 것 아니냐는 등의 비판이 있지만 경쟁작들의 추월 가능성은 이제 거의 희박해졌다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이런 인기와 관련해 특히 관심이 가는 것은 '선덕여왕'의 메시지입니다. 굳이 옛날의 예를 들지 않아도 모든 사극은 현대인들에게 주는 메시지의 자유로운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시대, 어떤 사건을 소재로 삼느냐부터 바로 이 '메시지'는 시작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덕여왕'은 현대의 위정자들이 보기에 두 가지 두드러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관련된 문제, 또 하나는 위정자의 도덕성과 능력 사이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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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과연 화랑들은 누구의 아들들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바로 우리 사회에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명문 귀족의 자제들이 모두 화랑을 이끄는 화반들이고, 아무리 명문 거족의 후예라도 전쟁에 나가 공을 세우지 못하면 고위직에 발탁될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진흥왕의 동생이며 미실의 남편인 세종도 일찌기 장군으로 수차 전장에 나갔고, 세종과 미실의 아들인 하종 또한 전투에 나가지 않았으면 관직에 나갈 명분이 없다는 내용이 수차 방송됐습니다.

비단 이런 내용은 드라마 '선덕여왕'이나 '선덕여왕'이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는 '화랑세기' 만의 기록은 아닙니다. 이른바 정사인 삼국사기를 통해서도 귀한 가문 출신의 화랑들이 앞다퉈 목숨을 내던졌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일찌기 구리공의 아들이며 5세 풍월주인 사다함도 16세의 나이로 선봉의 중책을 맡아 대가야 정벌에서 큰 공을 세운 것을 비롯, 김유신 또한 약관의 나이에 백제와의 국경을 지키는 중책을 맡아 무장으로서의 경력을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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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가장 잘 말해주는 인물들은 너무 유명해서 다시 거론하기가 힘들 지경인 반굴과 관창이 있습니다.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김유신의 신라군은 황산벌에서 계백의 5천 결사대를 돌파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역사의 기록입니다.

관창에 가려 명성이 덜 알려진 반굴은 유신의 동생인 흠순의 아들이니 신라군 총사령관의 조카인 셈입니다. 반굴이 먼저 단기로 적진에 달려들어 용맹을 뽐내고 죽은 뒤 관창이 풀려나면 달려들고 풀려나면 다시 달려들어 오늘날까지 이름을 남겼습니다.

조카를 희생시킨 마당에 아들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죠.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한 뒤 펼쳐진 나-당 전쟁에서 김유신은 전장에서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 원술을 아들로 인정할 수 없다고 내칩니다. 고위층 자제들이 가끔 병역 문제로 물의를 빚는 오늘날의 모습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얼마나 다른 분위기인지 실감이 납니다.

얼마전 '선덕여왕'의 전투신에서 부상당한 화랑 알천이 자신은 퇴각의 짐이 될 뿐이니 죽이고 가라고 주장하는 것은 작가의 창작이겠지만, 전반적인 화랑의 분위기를 볼 때 크게 벗어남이 없는 진행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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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권력을 쥔 자들이 어떻게 정당성을 얻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14일 방송분으로 볼 때 '선덕여왕' 제작진이 제시한 미실의 권력 기반은 한발 앞선 정보력과 기술력에서 온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어찌 보면 속임수이고, 또 미실은 당시 세계 최첨단의 과학 기술을 먼저 도입했고, 비록 그 기술을 사사로이 사용했다고 할 수 있지만 결국 그들이 아니었다면 신라가 혜택을 보지 못했을 새로운 문명을 접하게 한 것 역시 미실 일파의 공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미실과 '선덕여왕' 속 권력자들은 세계의 흐름과 문명의 발전에 있어 일반 국민이나 그들에게 도전하는 다른 세력에 비해 한발 앞서 있었다는 것이 제작진의 주장입니다. (물론 이 부분은 90% 이상 창작이니 사실 여부와는 무관합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첨단 기술에 의한 사회의 변화 속도가 날로 빨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제작진이 굳이 '정보와 기술의 이해'를 권력의 핵심으로 본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입장에서 본다면 권력을 쥐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세상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잣대를 들이미는 경우가 있다면 그런 권력은 뒤로 밀려나 마땅하다는 생각도 도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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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은 덕만에게 '미실이 악이냐'고 묻습니다. 이미 미실은 정권을 잡기 위해 많은 사람을 희생시켰다는 것을(드라마에는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그런 분위기를 짙게 풍깁니다) 전제라고 하고 있고, 지금도 공포를 정치의 근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덕만은 미실이 악에 더 가깝다고 본능적으로 느낍니다. 게다가 미실은 민본주의자도 아닙니다. 말하자면 덕만은 미실의 도덕성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실은 '지금 신라에 나보다 더 이 나라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나보다 더 세계의 움직임을 잘 알고 있고, 나보다 더 사람의 마음을 잘 읽으며, 나보다 더 국민들의 신망이 두텁고, 나보다 더 무사 집단이 존경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질문을 당당하게 던질 수 있고, 여기에 대해 누구도 이론을 제기할 수 없는 위정자라면, 과연 국민들은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까요. 과연 우리는 이 시대에 이런 위정자나 거기에 걸맞은 대안을 갖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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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MBC TV '선덕여왕'이 한창 인기인데, 거기에 대한 포스팅을 너무 자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사실 선덕여왕을 열심히 보다 보니 거기에 대해 쓸 거리가 많아지는 것은 아마 자연스러운 현상일 겁니다. 특히 드라마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 신라사나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책인 '화랑세기'와 관련된 내용이다 보니 집필의 의욕을 좀 많이 느끼게도 합니다.

그 중에는 특히 문노, 미실, 칠숙, 대남보, 보종 등 기존의 역사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는 인물(심지어 실존 인물인지도 아리송한)들에 대한 내용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서라벌의 10화랑이라든가, 또 너무나 잘 알려진 인물이긴 하지만 김유신의 드라마 밖 이야기 같은 것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등등의 이야기들을 새롭게 포스팅할때마다 지난 포스팅들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게 좀 아쉽더군요. 또 그렇게 적극적으로 찾아서 보실 분들이 얼마나 될지도 궁금하고... 그래서 아예 인덱스 포스팅을 하나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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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포스팅들에 대한 목록과 안내의 성격을 갖는 포스팅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선덕여왕에 대해 썼던 글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서 찾아보시면 될 듯 합니다.


천추태후 덕을 본 선덕여왕

첫번째로 쓴 글입니다. 미실이란 어떤 인물이며, 그 복잡다단한 사생활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선덕여왕'이란 드라마를 보실 때 꼭 필요한 내용일 겁니다. 물론 미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젊은 날의 사랑을 알아야 합니다. 그건 다음 포스팅의 주요 내용입니다.




미실의 첫사랑, 사다함
 
신라를 이끌어갈 젊은 화랑이던 사다함이 어떻게 해서 요절하게 됐는지, 그리고 미실과 그의 관계는 어떤 것이었는지를 주로 다뤘습니다. 지금 방송되는 '선덕여왕'보다 훨씬 드라마틱한 부분입니다.



사다함과 미실의 진짜 비밀은

사다함이 마침내 어린 미실과 함께 드라마 '선덕여왕'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사다함과 미실의 관계에는 상당히 큰 의혹이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현재 김정현이 연기하는 미실의 아들 하종의 출생의 비밀에 대한 것이죠.



터미네이터, 칠숙의 정체

이 칠숙은 의외로 실존인물입니다. 그리고 정사에 나오는 칠숙의 모습은 앞으로 이 드라마에서 안길강이 연기하는 칠숙 캐릭터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도 슬슬 엿보게 합니다. 그리고... 드라마 속 칠숙의 모습은 정말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키더군요.^^




선덕여왕의 문노, 진정한 화랑

많은 분들이 '선덕여왕'을 보면서 '도대체 왜 문노는 말로만 나오고 실제로는 안 나오는 거냐'고 궁금증을 느끼곤 합니다. 선덕여왕 최대의 떡밥 문노. 그는 대체 어떤 인물이었을까요?



김유신의 어린시절, 화랑세기 기록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는 10권의 열전 중 3권을 김유신의 전기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김유신이란 인물은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유명한 인물이죠. 이런 유명한 인물고, '선덕여왕'의 등장인물들은 어떤 관계로 묘사되었는지 '화랑세기' 기록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드라마에 없는 김유신의 첫사랑

지금까지 김유신이 등장한 모든 드라마에는 천관녀가 등장했습니다. 특히 말 목을 베는 에피소드는 김유신이란 이름을 아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유명한 일화죠. 이를 포함해 삼국사기 기록에 나오는 김유신의 실제 여자관계를 살펴봤습니다.



서라벌 10화랑, 총정리

화랑세기 기록과 '선덕여왕' 작가진의 상상력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신라시대의 F10, 서라벌 10화랑에 대한 참고 사항 총정리입니다. 각 화랑의 성격과 그 역할을 맡은 연기자들에 대한 내용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위정자들이 봐야할 선덕여왕
 
드라마 선덕여왕이 과연 오늘날에 주는 가장 큰 교훈은 무엇일까를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측면에서 본 글입니다.


선덕여왕 3대떡밥 언제 다?

'선덕여왕'이 위기에 놓이면 드라마에 등장할 세가지 비밀무기에 대한 글입니다. 첫째가 덕만의 출생의 비밀, 둘째가 문노의 재등장, 그리고 세째가 김춘추=유승호의 등장입니다. 이때는 비담의 등장이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비담 캐릭터 어디서 봤다

비담에 대한 내용은 별도 포스팅으로 처리했습니다. 비담과 '베가본드'에 나오는 무사시의 공통점, 그리고 이런 캐릭터의 역사와 김남길(이한)의 경력에 대한 간략한 정리입니다.


무삭제로보는 19금 선덕여왕
 
'선덕여왕'을 제대로 만들면 19금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 '선덕여왕'의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의문의 사서 '화랑세기'에 나오는 '마복자' '용양신' 등의 특수 용어를 통해 신라인들의 성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재미로 본 화랑들의 전투력 랭킹
 
과연 '선덕여왕'에 등장하는 사람들 가운데 누가 가장 강한 전투력을 갖고 있을까요? 화랑 전투력 랭킹 베스트 5를 꼽아 봅니다.



'선덕여왕'에서 소외된 화랑들
 
진지왕-진평왕대에 이름을 날렸으면서도 드라마 '선덕여왕'에는 등장하지 않은 많은 인물들이 있습니다. 특히 세속오계를 남긴 원광법사, 원광으로부터 오계를 받아 화랑들에게 전파한 귀산과 추항 등이 보이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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