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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수라처럼, 순한 맛의 아수라장 1. 나이를 넘어 고혹적인 맏딸, 미야자와 리에. 둘쨋딸, 미인이지만 확 끌리지는 않는 둘째딸, 오노 마치코. 별 인기도 없고 남자와 인연도 별로 없는 셋째딸, 아오이 유우(이건 좀 캐스팅에 문제가...?), 그리고 젊음과 발랄함이 주제인 막내 히로세 스즈.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아수라처럼>을 본 사람은 누구나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떠올린다. 같은 감독이 만든 자매들 이야기. 그때 밖에서 들여온 막내였던 히로세 스즈가 이번에도 막내지만 업둥이 아닌 정규 멤버가 되었다는 점에도 뭔가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어쨌든 믿고 보는 고레에다. 명불허전. 드라마는 아름답고 섬세하다. 안 보신분들 얼른들 보시고,2. 그 네 딸들이 남자를 만나고, 결혼을 하고, 바람을 피우고, 바람을 의심하고, 자매간에도 툭탁거리고, .. 공감수 3 댓글수 0 2025. 2. 15.
  • [2024. 12. 도쿄] 7. 스미다의 자랑, 호쿠사이 만세, 붕어빵 만세 외관이 압도적인 호쿠사이 미술관.그런데 사실 이게 다라고 해도 큰 무리는 아니었다. 호쿠사이의 고향 스미다라는 점을 강조한 것까진 좋은데, 정작 호쿠사이의 그림을 그리 많이 소장하고 있지는 못했다. 전시실은 3층의 두개가 전부. 2층은 특별 전시 때만 사용한다고 한다. 전시실 하나만 보면 400엔, 두개 다 보면 700엔. 그런데 표를 사려고 서 있으면 옆에서 친절하게 얘기를 해준다. 400엔으로 볼 수 있는 건 전부 레플리카라고. 뭐요 레플리카? 호쿠사이 미술관이라고 이름을 걸어놓고 레플리카?뭐 기본적으로 우키요에는 전부 판화다. 그 판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느 것인지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건 좋았다. 그 유명한.... 그런데 물론 레플리카.이것도 어디서 많이 본 '요시와라의 새해' 그림. 요시와라는 에도.. 공감수 2 댓글수 1 2025. 2. 4.
  • [2024.12.도쿄] 6. 오랜만의 우에노. 고구마는 어디로. 1994년인가 도쿄를 처음 갔을 때, 혼자였다. 날은 꽤 쌀쌀했고, 아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일본어는 그때나 지금이나 한마디도 못한다. 여행안내서에서 우에노라는 지명을 처음 봤다. 숙소가 신주쿠 주변이라, 녹색 야마노테센을 타고 한참을 갔다.우에노공원이라는 이름 안에 동물원, 미술관, 박물관이 한데 모여 있었다. 평일 오전이라 한적한 공원. 차가운 비가 스물스물 내리는 길을 혼자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데, 진입로에 뜬금없이 군고구마 파는 아저씨가 있었다. 아침을 챙겨 먹었지만 군고구마 냄새는 위협적이었는데 가격이 400엔. 당시 한국 기준으로 고구마 하나에 4천원은 너무 비쌌는데 심지어 웬만한 무 만큼 고구마가 컸다. "하프?"손님이 없어서 그랬는지, 외국인이 딱해서 그랬는지 아저씨가 절반을 뚝 잘라 .. 공감수 4 댓글수 0 2025. 2. 3.
  • [2024. 12. 도쿄] 5. 맛은 좋았으나... 키와미야 유감. 본래는 후쿠오카 맛집이라는 키와미야. 도쿄역 1층 식당가에 도쿄점이 있다.소싯적부터 함박스텍이 진정한 소울푸드라고 생각하며 자라온 터라 맛있다는 함박스텍이라면 닥치는대로 먹어왔다. 키와미야는 極味라는 이름 그대로 궁극의 맛을 지향한다는 집. 거의 순 살코기 덩어리인 함바그를 손님이 직접 숯불에 구워 먹는 컨셉이라니. 어찌 당기지 않을손가. 그러나 첫날은 보기좋게 실패하고, 둘쨋날은 오픈런으로 맞섰다. 11시 오픈이라니, 10시 반에 가면 충분하겠지.물론 줄은 좀 서 있는데, 전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 이 정도면 충분히 들어가겠다 싶었다.줄서기가 어찌나 요란한지, 대표로 줄서기 금지가 난리. 하지만 곧 이것 때문에 분노하게 된다. 오른쪽으로 꺾어져서도 몇명 더 서 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오픈런 성공.. 공감수 11 댓글수 0 2025. 2. 2.
  • [2024. 12. 도쿄] 4. 신바시 야키토리 히라노 뭔가 서울역과 형제간인 듯한 느낌이 있는 도쿄역. 도쿄역에서 출발해 시모노세키로 가서 연락선을 타고 부산에 내린 뒤, 부산역엑서 경성역과 평양역, 신의주역을 거쳐 만주 심양 신경 합이빈 흑하까지 달리는 것이 소위 대일본제국의 꿈이었으려나. 오늘날 생각하면 참 물거품같은 꿈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도쿄역은 앞쪽은 고색창연한 모습이지만 뒤쪽과 지하로 확장 확장을 거듭해 어마어마한 규모. 1층 한켠에는 거대한 식당가가 있어 주변 빌딩군에서 손님이 쏟아져 들어온다. 당초의 목적은 여기서 소문난 함바그 맛집 키와니야에서 점심을 먹자는 것이었으나.... 줄이 대략 100미터. 오후 1시쯤 되면 좀 한산할 거라는 안이한 예상을 비웃는 손님의 규모였다. 마음의 준비.. 공감수 8 댓글수 2 2025. 2. 1.
  • [2024.12.도쿄] 3. 미츠비시 1호관 미술관 히비야역에서 아 저기인가보다 하고 빌딩 숲 속으로 쑥 들어왔는데 별세계였다. 작은 정원처럼 꾸며진 예쁜 공간.지도상으로 미쓰비시 1호관 미술관은 황거라고 불리는 천황의 거처와 도쿄역 사이에 있다. 말하자면 도쿄의 구 도심에서 심장부에 위치한 곳이다. 요즘은 옛날같지 않겠지만 미쓰비시라는 이름은 과거 제국을 꿈꾸던 시절부터 일본을 상징하는 브랜드 중 하나였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종합상사였고, 성룡은 모든 출연작에서 미쓰비시 자동차를 타고 나왔다. 그 미쓰비시 그룹의 1호관, 그러니까 첫번째 사옥이 있던 자리라는 얘기. 물론 그 1호관은 지금으로 봐선 아주 조그만 3층짜리 건물이지만, 미쓰비시 그룹의 후예들은 그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고, 주변을 으리으리한 수십층짜리 오피스 건물들로 둘러쌌다. 미술관을 나와서.. 공감수 4 댓글수 1 2025. 1. 29.
  • [2024.12.도쿄] 2. 호텔에서 히비야로 인천공항에서 나리타로 가는 항공편은 여러가지 있지만, 직장인들은 일단 출근했다가 저녁에 떠나 늦은 밤에 나리타에 내리는 경우가 꽤 있다. 이 경우, 비행기에서 내려 바로 도쿄 시내로 가는 것은 꽤 피곤한 일정일 수 있다. 이때 문득, '그렇다면 공항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찾아 봤다. 나리타 주변에는 비슷한 생각을 한 여행자들 때문에 수많은 호텔들이 있다. 인천공항에도 구내에 호텔이 있는데, 나리타에는 구내에는 적당한 호텔이 없었지만 셔틀로 5분 거리에 다양한 호텔들이 있었다. 여기서 하룻밤을 잔 뒤, 아침에 나리타 공항으로 다시 가서 스카이액세스 편으로 도쿄 시내로 들어가면 매우 효율적인 이동이 될 거라는 계산이었다.검색해 본 뒤 '나리타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 공감수 9 댓글수 1 2025. 1. 28.
  • [2024.12.도쿄] 1. 다이몬으로 가다 (도쿄 호텔 유감) 도쿄를 많이 가는 편은 아니다, 라고 쓰려고 했는데 사실 또 아예 안 간 편도 아니다. 굳이 휴가로 일본을 갈 바엔 도쿄보다는 다른 곳이 더 좋았을 뿐이다. 문제는 도쿄를 여러번 갔다고 해도, 매번 비슷한 곳을 맴도는 경우가 많았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에 집중적으로 도쿄를 몇번 나갔는데, 대부분 한류와 관련된 이벤트 출장이었다. 다만 패턴이 늘 비슷했다. 아카사카 미츠케 역 부근에 초대측이 주선한 숙소를 잡고(아카사카 엑셀 도큐 호텔을 몇번 갔다. 가성비가 좋아서 개인적으로 갈 때도 사용했다.지금은 영업 중지 상태인데, 리뉴얼 공사중일지. 리뉴얼 되면 시설은 좋아지겠지만 예전의 가성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아쉽다), 낮에 일정을 소화한 뒤 저녁에는 아카사카 뒷골목에서 부어라 마셔라 하는 패.. 공감수 3 댓글수 0 2025. 1. 28.
  • 재칼의 날, '가족'이 과연 필요했을까 2025 첫 완주 드라마는 . Peacock 오리지널인데 한국에서는 웨이브를 통해 공개됐다. The Day of the Jackal. 한때 세계 최고의 작가라고 생각했던 프레드릭 포사이스 원작을 드라마로 만들었다. 소설이 나온 것이 1971년, 첫 영화가 나온 것이 1973년. 원작을 한 줄로 요약하면 '특정 정치 단체가 드골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거액을 들여 세계 최고의 프로페셔널 킬러를 고용하고, 어찌 어찌 해서 이 정보에 접하게 된 유럽 각국의 수사기관이 총력을 기울여 음모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 다.1962년 실제로 있었던 음모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드골이 저격수에 의해 암살되지 않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진.. 공감수 9 댓글수 2 2025. 1. 27.
  • 시빌 워. 우화가 아닌 악몽. 9개의 질문과 대답. 를 꽤 기다렸다. 2023년 연말, '이런 영화가 나온다'는 예고편을 보고 와 정말 할리우드는 다이내믹하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미국 개봉도 4월로 늦어지고(아마도 예측 불가능한 미국 대선과 정치적 상황이 편집 과정에 반영된 것이 아닐까), 한국에서는 12월31일에야 개봉이 이뤄졌다. 미국은 대략 160년 전에 내전(civil war)을 겪은 나라다. 여러가지 이유로 연방을 박차고 나간 남부 연합을 상대로 대통령은 탈퇴 불가를 선언했고, 결국 전쟁이 터졌고, 연방의 승리로 미국은 다시 한 나라가 되었다. 나라를 지켜낸 대통령은 역사에 이름을 남겼고 워싱턴엔 미국의 신전같은 기념관이 세워졌다.  영화 속 미국은 좀 다르다. 적극적으로 분열을 부추기고 독재에 나선 대통령에 맞서 나라가 여러 갈래로 분열되었고.. 공감수 4 댓글수 0 2025. 1. 5.
  • 개취로 뽑아본 2024년 10편의 드라마 확실히 영화보다는 드라마를 더 많이 봤고, 물론 드라마라는 장르 특징상 1,2회 보다가 때려 친 것도 많고, 일단 완주한 것 위주로 꼽아 봤습니다. 영화나 마찬가지로 순서는 무의미. 맨 위에 있다고 1등이라는 뜻 아닙니다. 물론, 제목에도 있지만 기준은 개취입니다. 생각해보면 좋은 작품이 꽤 많았네요. 졸업대치동. 학원에서 장학금까지 줘 가며 성공 사례로 잘 키운 우수한 학생이 어느날 대기업을 때려치고 대치동 일타강사가 꿈이라며 돌아온다. 대체 왜? 제일 반대한 건 그 학생을 키워 오늘날 일타강사가 되어 있는 여선생. 그리고 그 둘은... 뭐 그 뒤는 안 봐도 알 것 같겠지만, 이 시대의 드라마 장인 중 하나인 안판석은 어찌 보면 뻔한 연하남-연상녀의 러브 스토리 속에 학교, 청소년, 수업, 장래, 꿈,.. 공감수 8 댓글수 4 2025. 1. 1.
  • 리플리, 흑백 영상이 이렇게 매력적일 줄이야. [처음 공개됐을 무렵 페이스북에 쓴 글을 옮겨왔습니다.] 를 보다가 에 눈길이 갔다. 이미 세계적인 스타를 써서 두번이나 영화화된 작품. 그걸 심지어 드라마로? 결과 다 아는 얘기로 8부작이나 할 얘기가 있겠어? 하지만 감독과 각본을 겸한 스티븐 제일런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오스카 각본상/각색상 후보에 5회나 올랐던(1회 수상, 쉰들러 리스트) 대가의 말씀인데 누가 감히 토를 달았을까 싶기도 한데, 아무튼 결론부터 말하면 8회를 넋놓고 정주행했다.  앤드루 스코트는 개인적으로 의 모리어티 교수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받은 배우. 그가 리플리 역을 하기에는 너무 늙고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 한데, 사실 리플리 역을 했던 배우들 중에는 존 말코비치도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마셨으면. (그.. 공감수 0 댓글수 0 2025. 1. 1.
  • 와이어트 어프, OK 목장은 시작이었다. 'OK목장'이란 이름은 어린 시절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처음 들었다. 그런 우스꽝스런 이름의 목장이 실제로 미국 아리조나주 툼스톤에 있었고, 와이어트 어프라는 유명한 보안관이 전설을 남긴 역사적 사건의 현장이란건 한참 뒤에야 알았다. 결투라고 썼지만, 사실 진짜 결투는 아니었다. 카우보이와 보안관이 등을 지고 열 걸음을 걸어가 총을 쏘거나 하는 사건은 OK목장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아마도 영화 수입업자들은 Gunfight 라는 말을 '총격전'이라고 번역하는 것은 너무나 무미건조하고 손님을 쫓는 길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정말 볼게 하나도 없는 넷플릭스에서 을 근 한달에 걸쳐 봤다. 1881년 10월26일, 툼스톤의 보안관보로 일하던 어프 3형제와 와이어트의 친구 닥 할리데이는 카우보이 갱 두목인 아이크 클.. 공감수 1 댓글수 1 2025. 1. 1.
  • 졸업, 당신의 염치는 안녕하신지 묻는 드라마 많은 사람들이 '봉테일'을 얘기하지만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디테일의 제왕은 단연 '안테일'이라고 생각한다. 안판석의 드라마는 10억 픽셀의 해상도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여준다. . 지나가는 버스의 불빛, 차창에 비친 그림자, 밤거리 편의점 창을 통해 보이는 삼각 김밥 하나도 우연히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현미경으로 보던 세상이 어느 한 순간, 드론에서 보는 지형도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이 안판석의 드라마다. 이제 4회인 은 '대치동 학원가를 무대로 한 러브스토리'로 곱게 포장됐지만, 이미 공교육과 사교육의 자리 싸움으로 논란을 겪고 있다. 물론 또 그렇게 삭막한 이야기만은 절대 아닌 것이, 위하준의 오랜 동경이 필터가 되어 정려원을 바라보는 장면, '작가를 사랑하게 하지 못하는 국어교육이란 것이 무슨.. 공감수 2 댓글수 1 2025. 1. 1.
  • 극악여왕, 과거를 살려내되 오늘날의 감각으로. 한국에도 여자 레슬링이 있었다. TV에서 김일 천규덕의 레슬링을 중계방송하던 시절, 오프닝으로 여자 경기를 본 기억이 생생하다. 한국에선 여자 경기가 오프닝 이상의 의미를 가진 적이 없었지만, 희귀취향의 왕국 일본에선 여자 프로레슬링이 자립 가능한 규모의 영역으로 꽤 오랜 기간 인기를 누렸다는걸 이번에 알았다. 5부작 은 그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역들의 치열한 라이벌 시기를 그린 드라마다. 1980년대 일본 여성 프로레슬링에는 정도를 걷는 '크래쉬걸스'와 닥치는대로 반칙을 일삼는 악역 '극악동맹'이 있었는데 크래쉬 걸스의 리더격인 나가요 치구사는 숏헤어가 어울리는 미소년스러운 외모로 여학생 팬들을 몰고 다니는 아이돌의 인기를 자랑했다. 이 나가요 치구사가 역경을 딛고 챔피언에도 오르고, 여자 레슬러들을 규.. 공감수 5 댓글수 4 2025. 1. 1.
  • 흑백요리사, 콜로세움을 허물다 수만개의 품평이 올라오고 있는 . 굳이 말을 보태기보다 개인 기록용으로 남김.[주: 지난 9월28일에 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늦었지만 옮겨 봅니다. 당시의 느낌을 보관하기 위해. 사실 드라마가 아닌데 딱히 이런 종류의 글을 올려 놓을 다른 카테고리를 만들기도 애매한 것 같아 이 페이지로.]  1. 요리를 주제로 한 서바이벌 게임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뛰어난 심사위원의 날카롭고 정리된 평가가 처음도 아니고, 처음인 건 압도적인 규모. 과 를 넘어 이제 예능은 실내체육관급 블록버스터가 아니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힘든 시대로. 2. 흑과 백. 1층과 2층. 이보다 시대정신에 맞는 구도는 없을 듯. 스튜디오 슬램은 정말 대단하다. 이미 시리즈와 으로 얻은 언더독 스토리텔링과 일반인 판정의 노하우가 요리에.. 공감수 6 댓글수 3 2025. 1. 1.
  • 개취로 뽑아본 2024년 10편의 영화 정말 고민했다. 열편의 영화를 꼽을 수 있을까. 올해 그렇게 괜찮은 영화를 많이 봤나? 영화 자체를 많이 보지 못했다. 대신 드라마 시리즈는 평소보다 더 본 것 같기도 한데, 극장에 간 횟수가 매우 줄어들었고, 솔직히 추천하고 싶은 작품을 많이 보지 못했다. 특히 한국 영화는, 만드시는 분들께 죄송하지만... 좀 그랬다.  퍼펙트 데이즈 (빔 벤더스) Perfect Days대체 왜 저 남자는 아무 불만 없다는 표정으로 도시의 변기를 닦고 있을까. 평온하고 소박한, 아무 욕심도 없어 보이는 한 남자의 일상 속에 얼마나 큰 폭풍우가 감춰져 있는지 보여준 걸작. 야쿠쇼 코지라는 훌륭한 배우의 힘으로 이야기는 절로 설득력을 얻었다. 속죄, 욕망, 번뇌 같은 단어들이 햇살처럼 마음에 박힌다.퍼펙트 데이즈, 속죄와.. 공감수 12 댓글수 4 2024. 12. 31.
  • 퍼펙트 데이즈, 속죄와 구원의 우화 를 뒤늦게 봤다. 주위의 찬사와 추천 속에서도 사실 비슷한 영화라는 말에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연말을 맞아 보길 잘 했다. 생각보다 훨씬 훌륭한 영화였다. 많은 사람들이 코모레비 (木漏れ日: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라는 새로운 명사를 이야기했다. 자전거를 타고 숲길을 달리건, 자동차로 달리건, 걸어가며 바라보건, 아니면 제 자리에 누워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을 즐기건 코모레비는 아름답다. 아름다우면서 동시에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게도 한다. 내가 아무리 애를 쓴들, 이 세상의 모든 코모레비를 가질 수 없고, 내가 없다 한들, 심지어 아무도 즐기는 사람이 없다 한들 코모레비는 변함 없이 어딘가에 쏟아지고 있을 것이다. 이 영화의 제목이 한때 '코모레비'가 될 뻔 했다는 이야기를.. 공감수 5 댓글수 1 2024. 12. 29.
  • 개취로 뽑아본 2024년 10권의 책 매년 올해는 읽은게 없는데 10권 뽑기가 쉽지 않겠네, 하다가 막상 꼽기 시작하면 12권 정도를 꼽고 나서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올해도 골라 놓고 보니 12권인데 굳이 2권을 잘라낼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물론 같은 책만 접하게 된다면야 20권도 고를 수 있겠지만, 어쨌든 먹고 살고, 녹슬지 않으려면 벽돌 책도 읽어야 하고, 어떤 책은 읽다가 던져 버리기도 해야 한다. 연간 50권 60권 80권씩 읽고 별점을 매기는 다독가들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리스트지만 그래도 아직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로 기록을 남긴다. 이 책들 덕분에 올 한해도 꽤 즐거웠고, 침대에 누운 뒤 숙면에 이르기까지의 시간들을 참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AI 쇼크, 다가올 미래 (모 가댓)따로 길게 쓴 글이 있으니 그쪽을 참고하시.. 공감수 11 댓글수 3 2024. 12. 29.
  • 세설, 벚꽃이 지는 간사이의 봄날같은. 물론 벚꽃철에 교토에 간 적은 없었다. 단지 상상했을 뿐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 세상을 화려하게 뒤덮다 강 위로 둥둥 떠내려가는 꽃잎을 노래하고, 그렇게 처절하게 사라지는 벚꽃의 부질없는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부질있다'는 말이 왜 없겠나. 부질없는 것은 그걸로 그렇게 아름다운 것을. 강을 분홍색으로 메우고 떠내려가는 벚꽃 꽃잎을 볼 때 문득 '우키요에'라고 읽는,  '浮世絵'의 한자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저러나, 이 포스팅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을 읽은 이야기다. 예전에 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대략 고침. 1. 일본에선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몇년 더 살았으면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차례는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고 한다. 다니자키는 1965년에 죽었고, 3년 뒤 일본.. 공감수 2 댓글수 1 2024. 12. 29.
  • 에미상을 휩쓴 쇼군, 1980 vs 2024 에미상 18개 부문 수상. 디즈니 플러스 이 엄청난 기록으로 미국 TV 역사에 발자국을 남겼다. 쇼군 이야기는 지난번에 한번 쓴 적이 있지만, 사실 나오자마자 보지는 않았다. 이 드라마를 늦게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여주인공에게서 고전적인 일본 미인의 느낌을 받지 못해서였던 것 같다.쇼군, 미국이 만든 '할복하는 일본인' 이야기 :: 송원섭의 스핑크스 2호점 (joins.com)누가 뭐래도 2024년 의 주인공인 애나 사와이는 전통적인 일본 미인상이라기 보다는 하와이-폴리네시안 얼굴로 보였다. 이런 얼굴이 마리코 역을 맡는다는 것은, 왕년의 마리코 역을 연기한 시마다 요코에 대한 모욕이라는 느낌이 살짝 들 정도라... 혹시 영상이 궁금하신 분은 이쪽아무튼 앞의 글, 에 대한 글에서 제임스 클라.. 공감수 12 댓글수 33 2024. 9. 29.
  • [도쿄 2024. 6] 야키토리 오하나, 일본 닭 오마카세의 진수 야키도리. 구운 새. 좋은 닭 구우면 당연히 맛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일본은 닭이 다르다고. 닭이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 싶다가, 모처럼 한번 경험해보는걸로.   결론부터 말하면, 달랐다.  닭도 닭이지만 들인 정성과 공력에서 차이가 났다. 에비스 가든 부근의 야키도리 오하나. 딱 10석, 카운터석뿐인 매장인데 매달 예약을 오픈하자마자 예약완료가 뜬다. 2시간에 걸쳐 총 17개의 접시가 나왔다. 김 위에 익힌 얇은 닭가슴살을 깔고, 그 위에 시소잎과 오이를 펼친 뒤 다시 닭가슴살 회를 얹어 만다.그렇게 해서 첫 접시는 '시소와 오이가 들어간 닭가슴살회 마끼'. 신선한 충격이었다. 기대가 두배로 급상승했다. 감탄. 이어서 줄줄이 감탄의 연속이다.2. 다진 닭고기 춘권 예상할 수 있는 맛이지만 당연히 .. 공감수 2 댓글수 32 2024. 6. 30.
  • [도쿄 2024. 6] 아시아 최고의 나폴리 피자 at 아자부다이 힐스 일본의 양식 문화가 한국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는 건 사실 상식이다. 19세기 개항 시절부터 해외 문물의 도입에 워낙 적극적이었던 일본. 온갖 나라의 온갖 식재료와 기술이 세계적인 대도시 도쿄로 몰려든 결과일테고, 1980년대 버블 시대를 거치며 그 모든 취향이 여러 단계 업그레이드됐을 터. (이런 '취향'의 허세가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 바로 무라카미 류의 라고 생각한다. 읽어 보신 분은 잘 아실 터. 세기말적인 허세와 극도로 발달한 욕구가 '정말 이렇게까지 했다고?'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버블 시대 일본을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 어쨌든 서울에도 정통 나폴리식 피자를 굽는 집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얼마 전 '이탈리아인' 알베르토 몬디 군이 '아시아 최고의 피자'라고 극찬한 집이 도쿄에 있다는 이야기.. 공감수 3 댓글수 2 2024. 6. 29.
  • [도쿄 2024. 6] 고탄다 미토 야자와, 궁극에 가까운 함박스텍 사실 고탄다(五反田)은 훈독과 음독이 섞여 있어서 일본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지명이라고 들었을 뿐, 거기 뭐가 있는지 알 일이 없었다. 한번 이쪽에 호텔을 잡으려 했더니 밤에 좀 시끄러울 수 있다고 해서 피한 정도. 그런데 육식 대가들께서 이 동네가 의외로 맛집이 많다고 하심. 직장인들이 많아서 점심 먹으러 오기 좋은 곳인가? 아무튼 육타 오너 이남곤 셰프의 '인생 함박스텍'이라는 추천을 듣고, 불원천리 달려왔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바로. 이렇게 생긴 입구. 바로 왼쪽에 대기석이 넉넉하게 확보되어 있는 것이 '우리는 줄 서는 가게'라는 자부심을 돋보이게 한다. (야외 좌석 아님)메인은 누가 뭐래도 함박스텍. 와규 100%를 자랑하는 집이다 보니 함박스텍과 비프 스테이크의 병.. 공감수 1 댓글수 0 2024. 6. 23.
  • [도쿄 2024. 6] 시부야 외곽, 일본 민예관에는 한국 도자기들이 있다. 도쿄에 일본 민예관이라는 곳이 있다는 걸 안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2018년에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정병모 선생이 민화에 대해 강연을 했고, 그때 마침 현대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던 민화 전시회에 갔는데, 전시 작품 중 몇몇이 도쿄에 있는 '민예관'이라는 곳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민예관이 뭐야, 찾아보니 그 유명한 야나기 무네요시가 세운 사설 박물관의 이름이었다.  뭔가 마음 속에서 비밀의 문 하나가 열리는 느낌...이었다면 과장일까.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悦, 1889-1961) 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어렴풋이 '한국적 미감에 깊은 애정을 보인 일본인' 정도로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게 다였다. 그가 설립한 민예관이라는 곳이 도쿄에 있고, 거기에 수많은 한국 미술품들이 있.. 공감수 5 댓글수 1 2024. 6. 23.
  • 존 오브 인터레스트, 악마는 거울을 볼 줄 몰랐다. 1.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뭘 하는 곳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터. 수용소에서 일하는 독일군들은 당연히 수용된 유태인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특히 수용소장 루돌프 회스(크리스티안 프리델)는 아내 헤드윅(잔드라 휠러)과 다섯 아이들을 데리고 수용소 담장 바로 밖에 아름다운 집을 짓고 살았다. 뜰에는 넓은 잔디밭과 꽃들이 우거졌고, 마당에는 아이들을 위한 수영장이 있었다. 가족들은 여름이면 부근의 강에서 수영을 했고, 저녁때면 마당에 간단한 파티 테이블을 차려 놓고 의자에 기대 지는 해를 바라보곤 했다. 그 석양을 배경으로, 아우슈비츠에서는 거대한 굴뚝이 밤새 연기를 뿜어냈다...2. 영화는 회스 부부를 통해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악마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소름끼치게 보여준다. 회스에게 유태.. 공감수 6 댓글수 0 2024. 6. 9.
  • 지배종, 새로운 한국 드라마의 또 다른 시작 이라는 새로운 드라마가 나온다는 것, 그리고 이수연 작가의 작품이고 한효주 주지훈이 주인공이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작품이 한방에 다 올라오는 것이 아니고 여러 차례에 나눠 업로드 된다는 걸 알고 나선 '다 올라오면 봐야겠다'로 태세를 전환했다. 마침 을 추천하시는 분들이 있어 이번 디즈니 멤버십 부활의 타겟을 과 으로 잡았다. (이 OTT 난립의 시대, 그 많은 OTT에 모두 월사금을 바치는 것은 너무 부를 과시하는 일이라는 입장이라, 대부분의 OTT들은 똑 똑 떨어지는 빗물이 고이면 멤버십을 살려 후루룩 마시고, 바닥이 마르면 구독을 끊는 형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업계 종사자분들, 이해하시죠?)요즘 핫한 바이오 산업을 무대로 하는 드라마라길래 주인공들이 너무나 야근을 많이 해서 가라는 .. 공감수 3 댓글수 2 2024. 6. 6.
  • 패배의 신호, 서늘한 섬세함을 즐기려면. 1960년대의 파리. 30세 가량의 루실은 50대의 재력가 샤를과 함께 살고 있다. 한때 사교계의 여왕이던 40세의 디안은 10년 어린 미남 앙트완을 사귀는 중. 어느날 이들은 모두 상류층 사교 모임에서 만나고, 루실과 앙트완은 동년배인 자신들 둘만이 그 모임의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갖는다.모든 것은 여기서 시작된다.재미있는 소설을 읽은 지가 꽤 오래됐다는 생각이 든다(생각해 보니 소설 자체를 읽은지가 좀 됐다). 우연히 손에 들어온 주황색 표지의 책. 얼마전 재미있는 드라마의 기준 이야기를 하면서 ‘2배속으로 볼 수 없는 드라마’를 조건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는 얇지만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사실 프랑수아즈 사강이 이렇게 놀라운 작가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오래 전, 어딘가 중역.. 공감수 29 댓글수 19 2024. 6. 2.
  • 퓨리오사, 남신들의 성전을 박살내는 여신 이야기 의 프리퀄 는 문명의 종말을 맞은 호주 대륙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경작이 가능한 땅, 녹색의 낙원에서 시작한다. 열살 남짓한 소녀 퓨리오사는 엄마(찰리 프레이저)와 함께 살고 있었지만 어느날 우연히 그곳을 발견한 디멘투스의 졸개들에게 납치된다.  녹색의 땅을 지키는 전사들, 부발리니 중 하나인 엄마는 퓨리오사를 구출하기 위해 추격에 나선다. 물론 딸도 딸이지만, 사실은 그보다 녹색의 낙원의 위치를 알게 된 졸개들을 해치워야 했다. 폭주족의 리더 디멘투스(크리스 헴스워스)는 과일이 열리는 땅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눈이 뒤집힌다. 이렇게 시작된 퓨리오사의 기구한 팔자가 어찌 어찌 진행되어 엄마와 떨어진 소녀가 시타델의 사령관 퓨리오사가 되었는지를 그려내는 영화.주인공은 당연히 퓨리오사지만 그 밖에 눈에 띄는 .. 공감수 4 댓글수 0 2024. 5. 26.
  • 쇼군, 미국이 만든 '할복하는 일본인' 이야기 디즈니 플러스의 10부작 . 드라마 한편을 보고 나서 이렇게 할 얘기가 많은 작품도 정말 오랜만이다. 일단 줄거리를 살펴보자.배경은 서기 1600년의 일본. 타이코(태합) 나카야마는 1598년 사망하면서  '5대로'라고 불리는 다섯 명의 강대한 영주들에게 어린 아들의 앞날을 부탁했다. 하지만 2년 뒤, 5대로의 결속은 깨지고, 나카야마의 심복인 이시도는 후계자를 위한 위협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어린 후계자의 생모인 오치바와 동맹을 맺고 강력한 라이벌인 에도의 다이묘 토라나가를 거세하기 위해 갖은 압박을 가한다. 내전을 예감한 각지의 영주들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엄청난 눈치보기를 시전하던 상황, 네덜란드 배를 탄 영국 항해사 존 블랙손이 토라나가의 세력권인 이즈 반도 끝으로 표류해온다. 당연히 일본과 단.. 공감수 14 댓글수 0 2024.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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