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송원섭의 스핑크스 2호점
검색하기

블로그 홈

송원섭의 스핑크스 2호점

fivecard.joins.com/m

DU HAST

구독자
16
방명록 방문하기

주요 글 목록

  • 아수라처럼, 순한 맛의 아수라장 1. 나이를 넘어 고혹적인 맏딸, 미야자와 리에. 둘쨋딸, 미인이지만 확 끌리지는 않는 둘째딸, 오노 마치코. 별 인기도 없고 남자와 인연도 별로 없는 셋째딸, 아오이 유우(이건 좀 캐스팅에 문제가...?), 그리고 젊음과 발랄함이 주제인 막내 히로세 스즈.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아수라처럼>을 본 사람은 누구나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떠올린다. 같은 감독이 만든 자매들 이야기. 그때 밖에서 들여온 막내였던 히로세 스즈가 이번에도 막내지만 업둥이 아닌 정규 멤버가 되었다는 점에도 뭔가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어쨌든 믿고 보는 고레에다. 명불허전. 드라마는 아름답고 섬세하다. 안 보신분들 얼른들 보시고,2. 그 네 딸들이 남자를 만나고, 결혼을 하고, 바람을 피우고, 바람을 의심하고, 자매간에도 툭탁거리고, .. 공감수 3 댓글수 0 2025. 2. 15.
  • 재칼의 날, '가족'이 과연 필요했을까 2025 첫 완주 드라마는 . Peacock 오리지널인데 한국에서는 웨이브를 통해 공개됐다. The Day of the Jackal. 한때 세계 최고의 작가라고 생각했던 프레드릭 포사이스 원작을 드라마로 만들었다. 소설이 나온 것이 1971년, 첫 영화가 나온 것이 1973년. 원작을 한 줄로 요약하면 '특정 정치 단체가 드골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거액을 들여 세계 최고의 프로페셔널 킬러를 고용하고, 어찌 어찌 해서 이 정보에 접하게 된 유럽 각국의 수사기관이 총력을 기울여 음모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 다.1962년 실제로 있었던 음모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드골이 저격수에 의해 암살되지 않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진.. 공감수 9 댓글수 2 2025. 1. 27.
  • 개취로 뽑아본 2024년 10편의 드라마 확실히 영화보다는 드라마를 더 많이 봤고, 물론 드라마라는 장르 특징상 1,2회 보다가 때려 친 것도 많고, 일단 완주한 것 위주로 꼽아 봤습니다. 영화나 마찬가지로 순서는 무의미. 맨 위에 있다고 1등이라는 뜻 아닙니다. 물론, 제목에도 있지만 기준은 개취입니다. 생각해보면 좋은 작품이 꽤 많았네요. 졸업대치동. 학원에서 장학금까지 줘 가며 성공 사례로 잘 키운 우수한 학생이 어느날 대기업을 때려치고 대치동 일타강사가 꿈이라며 돌아온다. 대체 왜? 제일 반대한 건 그 학생을 키워 오늘날 일타강사가 되어 있는 여선생. 그리고 그 둘은... 뭐 그 뒤는 안 봐도 알 것 같겠지만, 이 시대의 드라마 장인 중 하나인 안판석은 어찌 보면 뻔한 연하남-연상녀의 러브 스토리 속에 학교, 청소년, 수업, 장래, 꿈,.. 공감수 8 댓글수 4 2025. 1. 1.
  • 리플리, 흑백 영상이 이렇게 매력적일 줄이야. [처음 공개됐을 무렵 페이스북에 쓴 글을 옮겨왔습니다.] 를 보다가 에 눈길이 갔다. 이미 세계적인 스타를 써서 두번이나 영화화된 작품. 그걸 심지어 드라마로? 결과 다 아는 얘기로 8부작이나 할 얘기가 있겠어? 하지만 감독과 각본을 겸한 스티븐 제일런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오스카 각본상/각색상 후보에 5회나 올랐던(1회 수상, 쉰들러 리스트) 대가의 말씀인데 누가 감히 토를 달았을까 싶기도 한데, 아무튼 결론부터 말하면 8회를 넋놓고 정주행했다.  앤드루 스코트는 개인적으로 의 모리어티 교수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받은 배우. 그가 리플리 역을 하기에는 너무 늙고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 한데, 사실 리플리 역을 했던 배우들 중에는 존 말코비치도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마셨으면. (그.. 공감수 0 댓글수 0 2025. 1. 1.
  • 와이어트 어프, OK 목장은 시작이었다. 'OK목장'이란 이름은 어린 시절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처음 들었다. 그런 우스꽝스런 이름의 목장이 실제로 미국 아리조나주 툼스톤에 있었고, 와이어트 어프라는 유명한 보안관이 전설을 남긴 역사적 사건의 현장이란건 한참 뒤에야 알았다. 결투라고 썼지만, 사실 진짜 결투는 아니었다. 카우보이와 보안관이 등을 지고 열 걸음을 걸어가 총을 쏘거나 하는 사건은 OK목장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아마도 영화 수입업자들은 Gunfight 라는 말을 '총격전'이라고 번역하는 것은 너무나 무미건조하고 손님을 쫓는 길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정말 볼게 하나도 없는 넷플릭스에서 을 근 한달에 걸쳐 봤다. 1881년 10월26일, 툼스톤의 보안관보로 일하던 어프 3형제와 와이어트의 친구 닥 할리데이는 카우보이 갱 두목인 아이크 클.. 공감수 1 댓글수 1 2025. 1. 1.
  • 졸업, 당신의 염치는 안녕하신지 묻는 드라마 많은 사람들이 '봉테일'을 얘기하지만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디테일의 제왕은 단연 '안테일'이라고 생각한다. 안판석의 드라마는 10억 픽셀의 해상도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여준다. . 지나가는 버스의 불빛, 차창에 비친 그림자, 밤거리 편의점 창을 통해 보이는 삼각 김밥 하나도 우연히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현미경으로 보던 세상이 어느 한 순간, 드론에서 보는 지형도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이 안판석의 드라마다. 이제 4회인 은 '대치동 학원가를 무대로 한 러브스토리'로 곱게 포장됐지만, 이미 공교육과 사교육의 자리 싸움으로 논란을 겪고 있다. 물론 또 그렇게 삭막한 이야기만은 절대 아닌 것이, 위하준의 오랜 동경이 필터가 되어 정려원을 바라보는 장면, '작가를 사랑하게 하지 못하는 국어교육이란 것이 무슨.. 공감수 2 댓글수 1 2025. 1. 1.
  • 극악여왕, 과거를 살려내되 오늘날의 감각으로. 한국에도 여자 레슬링이 있었다. TV에서 김일 천규덕의 레슬링을 중계방송하던 시절, 오프닝으로 여자 경기를 본 기억이 생생하다. 한국에선 여자 경기가 오프닝 이상의 의미를 가진 적이 없었지만, 희귀취향의 왕국 일본에선 여자 프로레슬링이 자립 가능한 규모의 영역으로 꽤 오랜 기간 인기를 누렸다는걸 이번에 알았다. 5부작 은 그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역들의 치열한 라이벌 시기를 그린 드라마다. 1980년대 일본 여성 프로레슬링에는 정도를 걷는 '크래쉬걸스'와 닥치는대로 반칙을 일삼는 악역 '극악동맹'이 있었는데 크래쉬 걸스의 리더격인 나가요 치구사는 숏헤어가 어울리는 미소년스러운 외모로 여학생 팬들을 몰고 다니는 아이돌의 인기를 자랑했다. 이 나가요 치구사가 역경을 딛고 챔피언에도 오르고, 여자 레슬러들을 규.. 공감수 5 댓글수 4 2025. 1. 1.
  • 흑백요리사, 콜로세움을 허물다 수만개의 품평이 올라오고 있는 . 굳이 말을 보태기보다 개인 기록용으로 남김.[주: 지난 9월28일에 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늦었지만 옮겨 봅니다. 당시의 느낌을 보관하기 위해. 사실 드라마가 아닌데 딱히 이런 종류의 글을 올려 놓을 다른 카테고리를 만들기도 애매한 것 같아 이 페이지로.]  1. 요리를 주제로 한 서바이벌 게임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뛰어난 심사위원의 날카롭고 정리된 평가가 처음도 아니고, 처음인 건 압도적인 규모. 과 를 넘어 이제 예능은 실내체육관급 블록버스터가 아니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힘든 시대로. 2. 흑과 백. 1층과 2층. 이보다 시대정신에 맞는 구도는 없을 듯. 스튜디오 슬램은 정말 대단하다. 이미 시리즈와 으로 얻은 언더독 스토리텔링과 일반인 판정의 노하우가 요리에.. 공감수 6 댓글수 3 2025. 1. 1.
  • 에미상을 휩쓴 쇼군, 1980 vs 2024 에미상 18개 부문 수상. 디즈니 플러스 이 엄청난 기록으로 미국 TV 역사에 발자국을 남겼다. 쇼군 이야기는 지난번에 한번 쓴 적이 있지만, 사실 나오자마자 보지는 않았다. 이 드라마를 늦게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여주인공에게서 고전적인 일본 미인의 느낌을 받지 못해서였던 것 같다.쇼군, 미국이 만든 '할복하는 일본인' 이야기 :: 송원섭의 스핑크스 2호점 (joins.com)누가 뭐래도 2024년 의 주인공인 애나 사와이는 전통적인 일본 미인상이라기 보다는 하와이-폴리네시안 얼굴로 보였다. 이런 얼굴이 마리코 역을 맡는다는 것은, 왕년의 마리코 역을 연기한 시마다 요코에 대한 모욕이라는 느낌이 살짝 들 정도라... 혹시 영상이 궁금하신 분은 이쪽아무튼 앞의 글, 에 대한 글에서 제임스 클라.. 공감수 12 댓글수 33 2024. 9. 29.
  • 지배종, 새로운 한국 드라마의 또 다른 시작 이라는 새로운 드라마가 나온다는 것, 그리고 이수연 작가의 작품이고 한효주 주지훈이 주인공이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작품이 한방에 다 올라오는 것이 아니고 여러 차례에 나눠 업로드 된다는 걸 알고 나선 '다 올라오면 봐야겠다'로 태세를 전환했다. 마침 을 추천하시는 분들이 있어 이번 디즈니 멤버십 부활의 타겟을 과 으로 잡았다. (이 OTT 난립의 시대, 그 많은 OTT에 모두 월사금을 바치는 것은 너무 부를 과시하는 일이라는 입장이라, 대부분의 OTT들은 똑 똑 떨어지는 빗물이 고이면 멤버십을 살려 후루룩 마시고, 바닥이 마르면 구독을 끊는 형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업계 종사자분들, 이해하시죠?)요즘 핫한 바이오 산업을 무대로 하는 드라마라길래 주인공들이 너무나 야근을 많이 해서 가라는 .. 공감수 3 댓글수 2 2024. 6. 6.
  • 쇼군, 미국이 만든 '할복하는 일본인' 이야기 디즈니 플러스의 10부작 . 드라마 한편을 보고 나서 이렇게 할 얘기가 많은 작품도 정말 오랜만이다. 일단 줄거리를 살펴보자.배경은 서기 1600년의 일본. 타이코(태합) 나카야마는 1598년 사망하면서  '5대로'라고 불리는 다섯 명의 강대한 영주들에게 어린 아들의 앞날을 부탁했다. 하지만 2년 뒤, 5대로의 결속은 깨지고, 나카야마의 심복인 이시도는 후계자를 위한 위협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어린 후계자의 생모인 오치바와 동맹을 맺고 강력한 라이벌인 에도의 다이묘 토라나가를 거세하기 위해 갖은 압박을 가한다. 내전을 예감한 각지의 영주들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엄청난 눈치보기를 시전하던 상황, 네덜란드 배를 탄 영국 항해사 존 블랙손이 토라나가의 세력권인 이즈 반도 끝으로 표류해온다. 당연히 일본과 단.. 공감수 14 댓글수 0 2024. 5. 5.
  • 옐로우스톤, 서부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한 파라마운트 드라마. 현재 미국에선 시즌5가 방송중이다. (계속해서 테일러 셰리단의 작품을 보고 있음) 배경은 '현재'. 코스트너는 미국 몬태나주에서 ‘로드아일랜드주만한 크기의 목장’을 소유하고 있는 지역 토호 존 더튼 역. 더튼과 충실한 2인자인 장남 리, 변호사인 차남 제이미, 반항적인 카우보이인 막내 케이시,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천재 딸 베스의 4남매가 변해 가는 주변 환경 속에서 ‘트래디셔널 아메리칸 웨이 오브 라이프’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다. 이 드라마에서 다루는 전통적인 미국인의 가치를 가장 간단히 요약하면 ‘내 집과 내 가족은 내가 내 힘으로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인 것 같다. ‘정의’의 기준은 ‘네가 넘어오면 결과는 네 책임이다’고, 좀 더 나아가 ‘자기 .. 공감수 40 댓글수 18 2024. 1. 7.
  • 개취로 뽑아본 2023년 10편의 드라마 아마도 우연이겠지만 2023년 상반기에는 재미있게 몰두해서 본 드라마가 많았던 반면, 하반기에는 재미있을 뻔 하다가 만 드라마들이 많았던 듯 합니다. 굳이 외면한 작품으로는 병자호란-소현세자로 이어지는 시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을 처음부터 안 본 정도? 아무튼 나중에 생각해 보면 2023년은 개인적으로 '테일러 셰리던의 해'라고 해야 할 듯 합니다. 그냥 개인적으로 '미드계의 박봉성'이라고 부르기로 했는데, 이 양반 정말 대단합니다. 2023년 현재 시즌 6, 시즌2, 시즌3, 시즌2, 시즌2를 동시에 자신의 크레딧으로(작가/제작)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아무리 밑에 유능한 작가들이 많고, 대본 공장을 심하게 돌려도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대부분 다 재미있고 성공하고 있다는.. 공감수 41 댓글수 13 2024. 1. 7.
  • 브러쉬업 라이프, 인생 100회차는 과연 사는게 쉬울까? 의 원작 웹소설 이후로 요즘 '인생 2회차' 서사가 넘쳐나지만 사실 이 장르에서 아 그거 걸작이었지 싶은 작품은 그리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 해롤드 래미스의 이후로는 정도? 일본 만화 ? 그러니까 내가 과거로 가거나, 내가 누군가에게 빙의되어 다시 태어나는 경우는 흔한데 '내 인생'을 동시대에 다시 살 기회가 생기는 서사는 생각보다 흔치 않았다. 아마도 2023년 일본 드라마 는 이 전통에 한 획을 긋는 작품이 될듯 하다. 일본 어느 지방도시 공무원으로 아주아주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던 아사미. 어느날 교통사고로 급사해 저승의 흰 공간에 떨어지고, 생전의 자기와 너무나 하는 짓이 비슷한 저승 공무원("규정때문에 안됩니다")에게서 지금 환생하면 쌓은 덕의 포인트가 부족해 다음 삶은..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2. 13.
  • 드롭아웃, 파보면 팔수록 믿기 어려운 바이오 벤처의 세계 때문에 디즈니 아이디 살렸는데 어 어벤저스밖에 없네 인제 뭐보지 하는 분들을 위한 추천. 를 보시고, 물론 도 볼만한데 도 한번 보시라고. 우리에게 황우석이 있지만 바이오 벤처의 역사에는 그 정도는 우스울 수많은 사기꾼들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테라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즈. 피 한방울만으로 200가지 질병을 진단할수 있다는 신기술로 엄청난 투자를 모아 초거대 성공신화를 쓴 늘씬한 금발 미녀가, 실제론 모든게 구라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한때 수조원이었던 기업가치를 0원으로 만들고 실형을 살고 있다는 실화. 은 바로 이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사기의 원칙이 살아 있다. 사기를 치려면 가능한 한 상상의 범주를 넘어 크게 쳐야 한다. 그래야 '설마 저게 사기겠어?'라는, 대중의 사각에 위치하게 된다. 극..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2. 8.
  • 오징어게임이 처음 터졌을 때 2021년, 이 처음 나와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때 썼던 글입니다. 시간이 지난 뒤에 읽어봤는데 별로 틀린 말이 없었던 것 같네요. 그때 온갖 호들갑이 쏟아져 나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이 나올 때 썼던 글이라 생각하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아무튼 그 뒤로 K-콘텐트의 물결이 세계를 휩쓰는 걸 보게 된 지금, 다시 읽어볼만 한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1. 1970년대 초 쯤이라고 치자. 서양인 서넛이 아시아의 어느 도시를 여행하다 길을 잃어 인적이 드문 변두리로 빠졌다. 어두컴컴해서 겁도 슬슬 나고 배도 고픈데 저 앞에 영자로 된 레스토랑 간판이 보인다. 그런데 기대 이상이다. 잘 닦아진 커틀러리 하며, 리모주 자기 그릇들이 예사롭지 않더니, 거북이 알 수프에서 브랜디에 담근 ..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2. 6.
  • 개취로 뽑아본 2022년 10편의 드라마 '드라마'라고 되어 있는 것은 아시다시피 한 편으로 끝나지 않는 시리즈 영상물을 말합니다. 요즘 TV는 그냥 단말기일 뿐, 네트워크의 기능을 거의 상실해가고 있기 때문에 연속극이냐, 8부작이냐, 30부작이냐, 매주 연속공개냐, 한방에 다 공개냐 따위의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는 시리즈를 그냥 '드라마'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이제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는 3시간 이내의 단편이냐, 아니면 1시간~1시간30분 이내를 한 편으로 하고 내용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대략 3편 이상의 시리즈이냐 정도로밖에 구별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한국 네트워크의 대표적인 특징인 '16부작 미니시리즈', 일본 드라마의 특징인 '연 4분기에 따라 공개되는 10~11부작', 미국 드라마의 특징인 '인물과 배경을 유지하고 시즌1이 성공하면 무.. 공감수 5 댓글수 2 2023. 1. 4.
  • 히바로 Jibaro, 21세기 인류 문명의 정수 1. 넷플릭스 시즌3의 마지막 편인 를 보고 나서 한참 동안 얼얼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고작 17분짜리 애니메이션이지만 담고 있는 이미지와 스토리는 인류 문명 전체를 제대로 관통한다. 진정한 글로벌 프로젝트란 이런게 아닐까 싶다. 2. 가장 기본이 되는 배경 스토리는 신대륙을 짓밟은 스페인 침략자들의 이야기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이렌(혹은 키르케) 이야기의 결합인듯.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이미지의 폭격은 머리가 멍해질 지경이다. 3. 지역 문명을, 지구를, 혹을 자연을 제멋대로 약탈하고 유린하는 침략자들에게 원주민들이 숭배해 온 자연신(혹은 신적 존재)이 저항하는 이야기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고전으로는 존 부어맨의 가 있었고, 나 가 그랬다. 4. 그런데 여기에 존 워터하우스의 이나 ..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 4.
  • 잉글리시 게임, 프로 스포츠란 어떻게 만들어졌나 1.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이 태곳적부터 있었던 거라고 쉽게 생각해버리곤 한다. 물론 조선시대에도 냉장고나 스마트폰을 사용했을 거라고 믿는 사람은 당연히 없겠지만 그보다는 좀 덜 선명한 요소들, 예를 들어 고려시대에도 솥뚜껑에 삼겹살을 구워 먹었을 거라든가, 조선시대에도 "역시 한우가 맛있네" 같은 말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분들은 을 보시길 권장한다. 2. 또 그 얘기냐고 하실 분들을 위해 신속하게 주제 전환. 오늘 얘기는 프로 스포츠의 기원에 대한 거다. 축구의 발상지 영국에서 FA컵이라는게 있는 시절이라면 당연히 밥먹고 축구만 하는 선수, 그러니까 프로 선수가 있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 19세기 말까지 오히.. 공감수 1 댓글수 0 2022. 1. 2.
  • 플레이크드, 좀 심하게 적나라한 중년남의 실체 넷플릭스 드라마 를 조금씩 쪼개 시즌 2까지 봤다. 미친듯이 정주행한 건 아니고 시간날때마다 곶감 빼먹듯 계속 보고 있었다. 낄낄대며. 주인공 이름은 칩. 그럭저럭 관리가 된 40대 싱글 남자. 전 장인(전처의 아버지) 소유 건물에서 전혀 장사가 되지 않는 가구점 운영. 세 안냄. 친구 데니스 어머니 소유 주택 본채(?)에 얹혀 생활. 역시 세 안냄. 인생에 대한 대단한 철학이 있는 척 하기 위해 핸드폰도 운전면허도 없이 산다. 한마디로 보기에 멀쩡한 빈대. 왜 제대로 된 뭔가를 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에는 답이 엄청나게 길어진다. 특기는 순간적인 멋진 척, 생각있어 보이는 척, 상처 많이 받은 척, 그리고 얄팍한 거짓말을 이용한 임기응변. 실상을 알고 보면 도대체 긍정적인 면이라곤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공감수 0 댓글수 0 2022. 1. 2.
  • 2021년 개취로 뽑은 10편의 드라마 최근 몇 년, 2019년에는 ‘개취 10대 영미 드라마’를, 2020년에는 ‘개취 10대 외국 드라마’를를 포스팅했는데 이제 굳이 그럴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K-콘텐트 원년, 그냥 한국을 포함해 2021년 본 드라마 시리즈 가운데 가장 재미있었던 것들 것 꼽겠습니다. 이른바 ‘개취로 꼽는 전 세계 드라마 TOP 10’. 물론 제가 본 것 중에서만 꼽았습니다. (별로 꼽을 게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한국 드라마까지 합하고 보니 좀 넘치네요. 양해해주세요.) 그래도 제목은 수정하지 않겠습니다. 역시 뭐니뭐니해도 폼나는 건 TOP10일 때잖아요. (매년 보시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2021년의 드라마라고 해서 꼭 2021년작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2021년에 본 것 중에 최고라는 뜻이죠.) 라인 오브.. 공감수 2 댓글수 0 2022. 1. 2.
  • 지니 앤 조지아, 가족 드라마의 미래일까. 왜 이 드라마를 보게 됐는지는 분명치 않다. 아무튼 가장 최근 끝까지 본 드라마. (다들 그러시겠지만, 요즘은 끝까지 보고 싶은 작품이 그리 많지 않다.) 30세의 엄마 조지아(브리앤 하위)와 15세 딸 지니(안토니아 젠트리)의 이야기다. 백인 금발 미녀인 조지아가 가출 소녀 시절에 흑인 예술가 자이온을 만나 지니를 낳았고(그래서 지니의 외모는 흑인), 바로 헤어지는 바람에 조지아는 혼자서 아빠가 다른 남매를 키우느라 죽을 고생을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미모와 사악한 지능을 최대한 활용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어두운 구석이 많다. 는 이들 모녀가 백인 중산층이 모여 사는 미국 동부 소도시로 이사오면서 시작된다. 이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당시 조지아의 남편(몇번째 남편인지는 분명치 않다)이 갑작스런 교통사고.. 공감수 2 댓글수 0 2021. 12. 27.
  • 지옥,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방법 어느날 갑자기 사람들이 지옥으로 소환되기 시작하고, 어떤 수단도 그 소환을 막을 수 없다. 이 소환은 신의 심판일까? 그럼 그 소환되는 자들은 모두 죄인일까? 그렇게 믿을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그 믿음은 곧 깨져간다. 단상. 1. 이 무서워서 못 봤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니 그러면 대체 이나 은 대체 다 누가 본 거였나 의아해지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슬래셔 계열의 호러는 매우 싫어하고 윤종찬의 이나 장재현의 같은 영화에 열광하는데, 이런 장르에서 은 오랜만에 재미있게 몰입할수 있었던 작품이다. 2. 다만 넷플릭스 오리지날 시리즈를 볼때마다 거의 빼놓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도 예외가 아니다. 주제와 이야기가 모두 흥미롭고 연출도 좋지만, '좀 길다'. 물론 주관적으로 길다. 1~3부까지 훌.. 공감수 0 댓글수 0 2021. 12. 27.
  • 조용한 희망 Maid, 너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려면 영어 제목이 Maid라니까 많은 사람들이 혹시 전도연 나오냐는 드립을 쳤다. 한국 제목은 . 사실 잘 지은 제목은 아니다. 스무살 나이에 아기 엄마가 된 주인공. 알콜중독과 폭력성을 슬슬 드러내기 시작한 남편에게서 아이를 떼놓기 위해 대책없이 집을 나온다. 기댈 곳?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자칭 예술가 엄마는 딱 봐도 사기꾼인 연하 남친에게 빨대를 꽂혀 살고 있다. 일찌감치 재혼한 아빠도 새엄마 눈치에 선뜻 뭘 어쩌지 못하는 상태. 주머니엔 잔돈 몇푼 뿐이고 일자리는 아예 가져본 적도 없다. 대체 이 주인공은 뭘 할 수 있을까. 좋은 길이건 나쁜 길이건, 선택지란게 있긴 할까? 여기까지만 들어도 고구마를 10000개 먹은 듯한 답답함이 느껴지실 분들이 많겠지만 이건 그냥 시작이다. 과연 이 정도로 아무 대책.. 공감수 0 댓글수 0 2021. 12. 27.
  • 라인 오브 듀티, 이런게 바로 드라마다 넷플릭스가 처음 한국에 들어올 때.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을 말하자 사람들이 이유를 물었다. '성질 급한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2배속 기능이 없기 때문' 이라고 대답했다. 물론 농담이었지만, 적응이 빠른 넷플릭스는 어느새 1.5배속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얼마전 화제가 된 어떤 작품의 특정 회차에 대해 지인과 대화를 나눴다. "재미있던데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네. 2배속으로 보니 볼만하던데요." 어떤 드라마를 좋아하냐는 질문에는 요즘 이렇게 대답한다. '스킵이나 2배속 기능을 쓰지 못하게 하는 작품'.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오갈 때마다 결말에 대한 예측이 달라지는 작품, 그런 미묘하고도 스릴 넘치는 힘겨루기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감히 스킵해가며 볼 수 없는 작품을 보고 싶었다. 최근 그런 작품 .. 공감수 3 댓글수 0 2021. 12. 27.
  • D.P.를 보다 생각난 드라마 만들던 시절 1. 6년 전. 드라마팀에 있던 시절. 뭘 드라마로 만들면 재미있을까 눈에 불을 켜고 찾던 무렵이다. 김보통이란 작가의 '아만자'를 재미있게 봤는데 누군가 'D.P. 개의 날'이라는 작품도 좋다는 얘기를 했다. 탈영병을 잡으러 다니는 2인조 헌병 이야기. 흥미진진. 이거 너무 재미있잖아! 2. 원작을 사자고 제안했는데 전원 반대. 군대 얘기를 누가 보냐(아...). 칙칙하다(아닌데). 너무 어둡다(아닌데). 아무튼 좌절. 누군가 원작을 샀다는 소문을 들음. 3. 6년 뒤. '이거봐! 내가 뭐랬어! 잘만 만들었고만!' 이라는 생각보다는 '하긴. 6년 전 환경이면 안 먹혔을지도 몰라. 방송에선 안 통했을지도. 16부작 얘깃거리는 안 나왔을지도...'라는 생각이 더 먼저 들었다. 좋은 원작이 좋은 제작진을 만.. 공감수 1 댓글수 2 2021. 12. 27.
  • 개취로 뽑아본 2020년 10대 외국 드라마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미드 영드가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플랫폼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ABC, NBC 등 메이저 채널과 HBO, STARZ, LIFETIME 등 몇몇 전문 채널을 통해 방송되는 미드로 끝나지 않고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등등에다 디즈니, 피콕 등등 대형 스튜디오들이 직접 공급하는 채널까지…. 어디서 뭘 하는지 솔직히 다 알기가 힘들 지경입니다. 미국 시청자들은 과연 알려나. 그런 무수한 작품들 가운데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경로는 넷플릭스와 왓차, 그리고 아마존 정도일 듯 합니다. 요즘 OCN같은 영화 전문 채널의 미드 신작 공개는 거의 사라진 느낌이고, KBS에서 간혹 BBC 계열의 걸작드라마를 방송해 주는 정도? 이렇게 보면 한국에서 미드 영드를 볼 수 있는 경.. 공감수 7 댓글수 1 2020. 12. 24.
  • 개취로 뽑아본 2019년의 10대 영미 드라마 사실은 2019년에 다 본 것도 아니고, 대략 지난 1년간 본 드라마들 중 제일 재미있었던 것들입니다. 이 어지러운 시국에 제가 세상에 뭘로 봉사할 수 있나 잠시 생각을 해 보다가, 아무래도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이런거나 좀 보시면서 시름을 달래시라고 권해 드리고자 합니다. 요즘 일본 드라마는 통 본게 없어서 추천을 못 합니다. 혹시 재미있었던 것들 있으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매일 매일 뉴스 보신다고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울분만 더 쌓이고, 욕하고 싶은 사람만 늘어납니다. 그러느니... 리스트 들어갑니다. 1. 더 보이즈 The Boys 아마도 2019년에 본 것들 중에 재일 재미있었던 걸 꼽으라면 이 드라마를 들겠습니다. 출장 다니고 정신없던 틈틈이 위안이 되었던 작품입니다. .. 공감수 8 댓글수 3 2020. 2. 28.
  • 김영애, 그를 기억하게 하는 두 편의 드라마 김영애님이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뭔가 한마디 정리하는 글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뵙고 인사를 드린 적도 몇번 있지만 특별히 긴 대화를 나눴다거나 내세울 만한 친분이 있는 사이는 전혀 아닙니다. 그저 오랜 시간 그분의 모습을 본 시청자로서, 관객으로서의 입장일 뿐입니다. 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1970년대 한국에서 TV 드라마는 지금보다 훨씬 영향이 큰, 온 국민의 대표적 엔터테인먼트였습니다. 흑백이었지만 TV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TBC, MBC, KBS라는 세 채널에서 방송해 주는 드라마야말로 경쟁 대상이 없는 대중의 관심사였죠. 그 시절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트로이카'가 있었습니다. 바로 정윤희 장미희 유지인이라는 세 이름이었죠. 사실 이 세 스타가 70년대 후.. 공감수 6 댓글수 2 2017. 4. 9.
  • '하녀들', 그 속에 숨은 함흥차사의 비밀은? 우여곡절 끝에 '하녀들'이 방송을 재개했습니다. 금요일 밤 9시45분(정확하게는 금-토 9시45분)이라는, 드라마가 낯선 시간대에 처음 등장해서 '삼시세끼'와 '정글의 법칙'이라는 강력한 두 예능 프로그램에 '나는 가수다 3'까지 끼어든 뒤, 자력 생존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 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습니다. 어쩌면 '하녀들'이 갖고 있는 '(양반들의) 슈퍼 갑질에 대한 을(노비들)의 분노'라는 주제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땅콩 리턴' 사건과 맞닿아 일으킨 화학반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녀들'은 지금껏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연애사극'입니다. 템포와 주인공의 배치가 남다르죠. 지금까지의 사극들 가운데에도 '멜로 사극'을 연상시키는 작품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대부 계층의 남성 위.. 공감수 22 댓글수 0 2015. 1. 31.
    문의안내
    • 티스토리
    • 로그인
    • 고객센터

    티스토리는 카카오에서 사랑을 담아 만듭니다.

    © Kakao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