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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빌 워. 우화가 아닌 악몽. 9개의 질문과 대답. 를 꽤 기다렸다. 2023년 연말, '이런 영화가 나온다'는 예고편을 보고 와 정말 할리우드는 다이내믹하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미국 개봉도 4월로 늦어지고(아마도 예측 불가능한 미국 대선과 정치적 상황이 편집 과정에 반영된 것이 아닐까), 한국에서는 12월31일에야 개봉이 이뤄졌다. 미국은 대략 160년 전에 내전(civil war)을 겪은 나라다. 여러가지 이유로 연방을 박차고 나간 남부 연합을 상대로 대통령은 탈퇴 불가를 선언했고, 결국 전쟁이 터졌고, 연방의 승리로 미국은 다시 한 나라가 되었다. 나라를 지켜낸 대통령은 역사에 이름을 남겼고 워싱턴엔 미국의 신전같은 기념관이 세워졌다.  영화 속 미국은 좀 다르다. 적극적으로 분열을 부추기고 독재에 나선 대통령에 맞서 나라가 여러 갈래로 분열되었고.. 공감수 4 댓글수 0 2025. 1. 5.
  • 개취로 뽑아본 2024년 10편의 영화 정말 고민했다. 열편의 영화를 꼽을 수 있을까. 올해 그렇게 괜찮은 영화를 많이 봤나? 영화 자체를 많이 보지 못했다. 대신 드라마 시리즈는 평소보다 더 본 것 같기도 한데, 극장에 간 횟수가 매우 줄어들었고, 솔직히 추천하고 싶은 작품을 많이 보지 못했다. 특히 한국 영화는, 만드시는 분들께 죄송하지만... 좀 그랬다.  퍼펙트 데이즈 (빔 벤더스) Perfect Days대체 왜 저 남자는 아무 불만 없다는 표정으로 도시의 변기를 닦고 있을까. 평온하고 소박한, 아무 욕심도 없어 보이는 한 남자의 일상 속에 얼마나 큰 폭풍우가 감춰져 있는지 보여준 걸작. 야쿠쇼 코지라는 훌륭한 배우의 힘으로 이야기는 절로 설득력을 얻었다. 속죄, 욕망, 번뇌 같은 단어들이 햇살처럼 마음에 박힌다.퍼펙트 데이즈, 속죄와.. 공감수 12 댓글수 4 2024. 12. 31.
  • 퍼펙트 데이즈, 속죄와 구원의 우화 를 뒤늦게 봤다. 주위의 찬사와 추천 속에서도 사실 비슷한 영화라는 말에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연말을 맞아 보길 잘 했다. 생각보다 훨씬 훌륭한 영화였다. 많은 사람들이 코모레비 (木漏れ日: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라는 새로운 명사를 이야기했다. 자전거를 타고 숲길을 달리건, 자동차로 달리건, 걸어가며 바라보건, 아니면 제 자리에 누워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을 즐기건 코모레비는 아름답다. 아름다우면서 동시에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게도 한다. 내가 아무리 애를 쓴들, 이 세상의 모든 코모레비를 가질 수 없고, 내가 없다 한들, 심지어 아무도 즐기는 사람이 없다 한들 코모레비는 변함 없이 어딘가에 쏟아지고 있을 것이다. 이 영화의 제목이 한때 '코모레비'가 될 뻔 했다는 이야기를.. 공감수 5 댓글수 1 2024. 12. 29.
  • 존 오브 인터레스트, 악마는 거울을 볼 줄 몰랐다. 1.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뭘 하는 곳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터. 수용소에서 일하는 독일군들은 당연히 수용된 유태인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특히 수용소장 루돌프 회스(크리스티안 프리델)는 아내 헤드윅(잔드라 휠러)과 다섯 아이들을 데리고 수용소 담장 바로 밖에 아름다운 집을 짓고 살았다. 뜰에는 넓은 잔디밭과 꽃들이 우거졌고, 마당에는 아이들을 위한 수영장이 있었다. 가족들은 여름이면 부근의 강에서 수영을 했고, 저녁때면 마당에 간단한 파티 테이블을 차려 놓고 의자에 기대 지는 해를 바라보곤 했다. 그 석양을 배경으로, 아우슈비츠에서는 거대한 굴뚝이 밤새 연기를 뿜어냈다...2. 영화는 회스 부부를 통해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악마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소름끼치게 보여준다. 회스에게 유태.. 공감수 6 댓글수 0 2024. 6. 9.
  • 퓨리오사, 남신들의 성전을 박살내는 여신 이야기 의 프리퀄 는 문명의 종말을 맞은 호주 대륙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경작이 가능한 땅, 녹색의 낙원에서 시작한다. 열살 남짓한 소녀 퓨리오사는 엄마(찰리 프레이저)와 함께 살고 있었지만 어느날 우연히 그곳을 발견한 디멘투스의 졸개들에게 납치된다.  녹색의 땅을 지키는 전사들, 부발리니 중 하나인 엄마는 퓨리오사를 구출하기 위해 추격에 나선다. 물론 딸도 딸이지만, 사실은 그보다 녹색의 낙원의 위치를 알게 된 졸개들을 해치워야 했다. 폭주족의 리더 디멘투스(크리스 헴스워스)는 과일이 열리는 땅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눈이 뒤집힌다. 이렇게 시작된 퓨리오사의 기구한 팔자가 어찌 어찌 진행되어 엄마와 떨어진 소녀가 시타델의 사령관 퓨리오사가 되었는지를 그려내는 영화.주인공은 당연히 퓨리오사지만 그 밖에 눈에 띄는 .. 공감수 4 댓글수 0 2024. 5. 26.
  • 듄2, 장대한 빛과 소리의 걸작, 그러나 아쉬운 이야기.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드니 빌뇌브 감독이 "영화가 TV에 의해 타락했다. 나는 대사가 싫다"고 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순수한 이미지와 사운드야말로 영화의 진짜 힘"이라고도 한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한번 크게 망해 봐야 이런 말을 안 하겠지'라고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를 보고 나니, 그는 자기 말을 실천하는 훌륭한 사람이었더군요. 는 에서 하코넨의 추적을 피해 사막 깊숙히 달아난 폴(티모시 살라메)이 원주민이며 뛰어난 전사들인 프레멘의 신임을 얻고, 그들의 영웅이 되어 반격에 나서는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당연히 배경은 전편에 이어 '모래의 행성'인 아라키스의 사막이고, 이 행성의 이름이 고대어로 '듄'이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스토리는 일단 올라 타면 종점까지 외길로.. 공감수 7 댓글수 0 2024. 3. 9.
  • 추락의 해부, 오랜만에 본 '진짜 영화' 프랑스 동남부 산악지대의 어느 외딴 산장. 작가 부부와 시각장애인 아들이 살고 있는 집에서 갑자기 남편이 죽은 채 발견됩니다. 집에서 눈밭으로 떨어진 듯한 시체. 경찰이 출동해 수사한 결과, 단순 사고나 자살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경찰은 아내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외딴 집. 용의자는 1명. 과연 그는 범인인가, 아닌가. 어찌 보면 너무 단순해서 관심을 느끼지 않을 관객들도 있겠지만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설정입니다. 야구로 치자면 8회까지 0-0으로 진행되는 치열한 투수전이라고나 할까요. '야구라면 8대7 정도로 진행돼야 재미있는 경기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런 긴장감이 있습니다. 영화 도 마찬가지.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 공감수 19 댓글수 4 2024. 2. 12.
  • 개취로 뽑아본 2023년 10편의 영화 한햇동안 본 영화들 중 좋았던 영화를 꼭 10편만 추리기 어려웠던 해가 더 많았습니다. 한국영화 10편과 해외영화 10편을 따로 꼽아야 하나 생각해 본 적도 있을 정도로. 그런 만큼, 올해같은 해는 정말 없었습니다. 10편을 채우기가 너무 힘든 해가 올 줄은. 물론 영화제들은 여전히 좋은 작품들에게 상을 안겼고 평론가들은 역시 걸작들을 꼽았지만 늙고 낡은 탓인지 이제 더 이상 공감할 수가 없더군요. 온갖 영화제들이 앞다퉈 '의미있는' 작품들에게 '의미있는' 시상을 하려 애썼지만, 재미는 없고 의미만 있는 영화가 상을 받은 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정치적 공정성/젠더/소수인종/소외자 이야기는 이제 그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내면 탐구도 이제 그만. 멀티버스/슈퍼히어로도 이제.. 공감수 4 댓글수 1 2024. 1. 13.
  • 더 퍼스트 슬램덩크, 세컨드, 서드를 얼른 만들어 줘 1. 7번을 단 포인트가드 중 유명한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아마도 피닉스의 전설 케빈 존슨이 송태섭의 모델로 꼽혔던 것은 그리 크지 않은 키와 함께 7번이라는 번호의 역할이 컸을 것이다. 2. 1m68이라는 설정신장때문에 먹시 보거스나 스퍼드 웹이 모델이라고 주장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지만, 송태섭의 작화상 신체 비율은 이 미니 가드들의 느낌은 아니다. 그리고 왕년의 찰스 바클리마저도 길들일수 있었던 불같은 리더십을 보면 역시 케빈 존슨... 2. 발군의 스피드, 넓은 시야, 패싱 감각, 호승심, 리더십, 그리고 상대적으로 빈약한 슈팅력이 특징인 송태섭. 하지만 팀의 주축인 센터와 3점 슈터가 졸업하는 이상 새 팀에서는 주장으로서 득점원으로도 잠재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선수. 그 송태섭의 시각으로 .. 공감수 1 댓글수 0 2023. 12. 24.
  • 노량, 압도적인 피날레, 시리즈의 최고작 0.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일찍 영화를 접한 사람들로부터 '잘 모르겠다'는 평을 몇 차례 들었고, 솔직히 말해 과 에 대해 개인적으로 그리 높은 평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 지나치게 특정한 감정을 유발하기 위한 전개가 좀 부담스러웠고, 은 '전투'라는 사건을 지나치게 전면에 내세우다 보니 정작 주인공인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흐릿해져버린 점이 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은 달랐다. 은 1598년 12월16일 밤부터 그 다음날까지 벌어진 해상 전투, 7년 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혈투를 글자 그대로 입체적으로 조명한 영화다. 이전의 두 작품에서 다소 평면적인 시야가 아쉬웠다면, 에 등장하는 다양한 시각은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이순신이라는 인물과 그리 어울리지 .. 공감수 52 댓글수 19 2023. 12. 23.
  • Open AI 사태를 보다가 생각난 프로메테우스 똥오줌 못 가리는 문과출신의 OPEN AI 사태에 대한 관전기. 회사 이사회가 창업자이며 회사의 리더인 샘 알트만을 해고시킨 것까지 좋았는데, 알고 보니 이 회사의 이사회는 주주들이 아니라 사회 공익단체 간부 같은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서 놀랐다. 결국 잽싸게 나선 마이크로소프트가 알트만을 채용하겠다고 하고, 직원들이 줄줄이 따라 나선다고 하고, 결국 알트만이 OPEN AI 대표로 복귀하는 드라마같은 이야기를 지켜봤다. 1. 샘 알트만(올트먼?)은 대단한 사람이구나. 한 사람이 관둔다고 500명이 따라서 관두겠다고 하는 일은 엄청난 일. 여기까지만 봐도 정말 한폭의 드라마. 대체 평소에 어떻게 해줬길래? 2. 일리야... (이름이 길어서 못 외움. 수츠케버)는 연구는 잘 하는지 모르겠지만 진..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11. 28.
  • 오타니 다큐를 이런 식으로 만들다니 디즈니+의 오타니 다큐, 을 봤다. 언제 나오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끔찍하게 재미가 없었다. 매우 실망. 이런 다큐를 만들 생각이라면 과연 시청자는 무엇을 보고 싶어 할까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이미 더 이상 유명할 수 없을 정도로 전 지구적 스타가 된 오타니.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것을 궁금해 한다. 대체 오타니는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랐을까. 오타니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린 시절 오타니를 어떻게 대했을까. 어떻게 키웠길래 저런 괴물이 나왔을까. 대체 어떤 훈련을 한거지? 야구 과외라도 했을까? 그 밖에도 수없이 많다. 오타니도 친구가 있었을까? 어린 시절 친구들은 오타니를 어떻게 대했을까. 어려서도 이렇게 징그러울 정도로 완성된 인간이었을까? 고교시절 같은 팀 동료들은? 니혼햄 시절 동료들은? .. 공감수 1 댓글수 0 2023. 11. 28.
  • 서울의 봄, 세상에 영웅이 있음을 보여준 영화 1. 꽤 오래 전, 육사 출신인 한 현역 장교와 대화를 나누다 이런 얘기를 들었다. "내가 다닐 때, 선배들 중 가장 존경할만한 사람이 누구냐는 얘기가 나왔는데 압도적인 다수가 김오랑 중령을 꼽았다. 최소한 육사 출신이라면 죽을 자리에서 그런 의기를 발휘하는 게 가장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부디 그 마음 변치 않기를 바라며, 그래도 세상이 그리 무심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후 중령으로 진급한 김오랑 소령은 12.12 당시 정병주 특전사령관의 부관으로, 사령관 체포에 저항하다가 전사했다. 영화 속 정해인.) 2. 은 영화적으로 더없이 훌륭한 영화지만, 영화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영화다. 하지만 다 제쳐 놓고, 한국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차음부터 끝날때까지 쫄깃한 긴장 속에서 스크린에 집중한 작품은.. 공감수 4 댓글수 0 2023. 11. 26.
  • 오펜하이머, 관종의 추락에 대한 그리스 비극 핵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 박사가 실제로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지금 우리는 알 길이 없다. 당대의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오펜하이머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물리학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 다재다능했던 천재. 금수저. 잘생긴 얼굴. 유혹의 재능. 섹스에 대한 집착. 널리 알려진 이런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영화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거기까지. 여기서는 그가 실제로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논외로 하고, ‘과연 놀란은 오펜하이머의 어떤 면을 부각시키고 싶어 했는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이미 유명한 인물의 일대기이니 스포일러가 있을까 싶지만, 감상에 영향을 받고 싶지 않은 분은 그냥 여기서 멈추길. 내 느낌대로 정리하자면, 놀란의 는 ‘어느 관종의 추락 이야기’라고 요약할 수 있을 .. 공감수 5 댓글수 0 2023. 8. 19.
  • 다섯번째는 안 만났어도 좋았을 듯한, 인디애나 존스와 운명의 다이얼 인디애나 존스와 운명의 다이얼 보는 동안은 잘 봤다. 너무 자주 반복되는 추격 장면이 좀 지루했고 너무 말이 안 되는 줄거리가 몰입을 방해했지만, 일단 주제가 'Raiders' March' 만 들어도 가슴이 쿵쾅쿵쾅 반가웠다. 마지막의 ‘대체 안 아픈데가 어디야’(1편의 대사다)에서 뭉클하기도 했다. 그런데 보고 나오는데 조금씩 슬퍼지기 시작했다. 의 스핀오프 중 하나로 현재 방송중인 미국 드라마 의 주인공은 해리슨 포드다. 족보상으로 의 주인공인 케빈 코스트너의 종증조부 쯤 된다. 타협을 모르는 늙은 카우보이. 눈빛은 여전히 형형하지만 이미 말 위에서 죽어가고 있다. 카우보이의 시대가 가고 있기 때문이다. 불굴의 투지로도 극복할 수 없는 그의 나이가 보는 이에게 강한 울림을 준다. 하지만 에 나오는 해..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8. 13.
  •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 역대 최고의 MI 1.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인간은 정치적으로도 민주주의를 추구할수밖에 없다는 낙관, 식량과 자원의 부족은 기술의 발달이 모두 해결해 줄 거란 낙관, 인터넷을 통한 자유롭고 통제 불가능한 정보의 확산은 진정한 인류애와 평화를 가져올 것이란 낙관... 마블의 혼란과 DC의 제자리걸음을 보면서, 과연 이 세가지 낙관이 모두 무너진 세계에서 슈퍼히어로 영화가 살아남을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와 를 본 뒤 이 느낌은 더욱 굳어졌다. 누가 이런 망가진 세상에서 한가하게 슈퍼히어로 집단 따위가(한 꺼풀만 벗기고 보면 '정의로운 초강대국 미국이') 우리를 보호하고 구원해 줄 거라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인가. 낙관의 시대는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 2. 그런 시대에, 의 현실 파악은 진정 탁월했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8. 13.
  • 밀수, 바다, 류승완, 김혜수, 조인성 1. 바다가 있고 감독 류승완.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재미있는 여름 영화'의 간판으로 손색이 없다. 보고 나서도 만족. 2. 2021년 촬영. 22년을 그냥 넘기면서 제작진이 했을 고민이 느껴진다. 코로나 이전의 관객과 이후의 관객은 어떻게 다를까. 어떤 영화를 보고 싶어할까. 그리고 그 선택은 강력한 다이어트로 나타났다. 2시간9분. 네 주연과 고민시 외의 다른 캐릭터들은 이 다이어트에서 살아남기 어려웠던 것 같다. 는 한눈팔지 않고 그냥 달린다. 물론 좋은 선택. 오해도, 갈등도, 굳이 오래 끌지 않는다. 불필요한 우리편의 희생(개인적으로 21세기 한국 관객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도 없다. 따져 보면 꽤 심각한 스토리인데 빠른 해결로 바로 치고 나가니 발걸음이 가볍고, 관객도..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8. 13.
  • 토르나토레, 엔니오 모리코네의 영혼을 소환하다 1. 올해들어 가장 잘한 일: 개봉관 부족과 묘하게 엇갈리는 일정을 무시하고, 만사를 다 제치고 를 극장에서 본 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나중에 집에서든 어디서든 봤더라면 분명히 후회했을 듯. 는 의 감독이자 자신의 모든 영화 음악을 엔니오 모리코네에게 맡겼던 주세페 토르나토레가 '위대한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에 대한 인류의 추억'을 다큐멘터리로 정제한 작품이다. 누가 언제 이런 영상을 기획한다 해도 최고의 적임자일 수밖에 없는 토르나토레가 감독을 맡아 극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너무나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일찍 본 사람들 중 눈물 나더라는 사람이 많아서 아저씨들이 왜 주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미안하다. 나도 펑펑 통곡. 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생전 시간 순으로 진행되는데 와 에서 그냥 목놓아 울.. 공감수 3 댓글수 0 2023. 7. 23.
  • 플래시, 잘 만들었지만 DC의 한계 안에 1. 또 시간여행과 멀티버스. 플래시의 능력이 '빛보다 빠른 속도'로 설정되었을때부터 시간여행 이야기는 언젠가 나오는게 필연이었겠으나, 막상 보고 나니 좀 그렇다. 의 리부트라기보다 의 리부트 느낌. 2. 대체 왜 마블이고 DC고 멀티버스에 꽂혀서 이 난리인가. 다른 평행세계의 스파이더맨, 다른 세계의 닥터 스트레인지... 결국 이런게 다 이제 슈퍼히어로가 빌런과 싸워 지구를 지키고 인류를 지킬수 있다는게 너무 뻔하고 순진한 소리란 생각이 널리 퍼진 결과 아닐지. 지난번 때의 생각 반복. 3. 그런 의미에서 '플래시'는 추억 총소집으로 팬들을 감격시키는데 성공. 특히 가족애를 테마로 한 슈퍼마켓 신은 눈물이 찔끔 나오는 감동. 그동안의 수없이 반복된 리부트와 리빌딩이 결국은 멀티버스였다는 스토리텔링은 보..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6. 23.
  • 짐 캐리, 과연 언젠가 아카데미상을 받을수 있을까 써놨던 글인데 타이밍을 놓침. 어쨌든 길어서 블로그에 올림. 해가 갈수록 너무나 한심한 영화상이 되어 가고 있는 아카데미상에서 올해 그나마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다 싶은 부분은 피터 위어의 '공로상' 수상이다. 아카데미 공로상은 언젠가부터 '유명한 분인데 그동안 우리가 상을 못 드리고 외면해왔던 분들'에게 드리는 상이 되었다. 이 상이 원래 그 해의 분위기라는 것(좋게 말해 '시대정신')이라는 것에 워낙 민감하다 보니 '예년 같으면' 충분히 상을 받고도 남았을 영화들이 수상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는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이 상이 워낙 근엄한 상이다 보니 코믹 연기로 부각이 되거나, 영화가 좀 희한하거나 한 경우에도 상을 잘 주지 않았다. 성룡, 스티브 마틴, 데이빗 린.. 공감수 5 댓글수 2 2023. 5. 1.
  • 스즈메의 문단속, 그런데 다이진은 불행해도 되는 걸까 를 보고 충격을 받고(정말로 이 영화를 좋은 영화라고 해야 '영화 좀 본 사람'이 되는 것인지), 올해 아카데미상 수상작 리스트를 보다가 대체 영화란, 극장이란 어디로 가자는 것인지, 내 일도 아닌 남의 일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아카데미상이 해야 할 역할은 분명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그러다 을 보러 갔다. , , 을 신카이 마코토의 재난 3부작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이 장면이 이 영화의 장면인지, 저 영화의 장면인지 혼동할 정도로 세 영화는 매우 닮아 있다. 글자 그대로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 남녀 주인공 중 한쪽과 그 자연재해가 초자연적인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나머지 한쪽은 그 운명의 연결을 거스르려 한다는 점 등.. 공감수 16 댓글수 1 2023. 3. 19.
  • 바빌론, 조소 같기도, 헌사 같기도. 타락한 도시 바빌론. 계시록에 나오는 죄악의 도시.현대 문명권에서 sin city는 거의 공식적으로 라스베가스를 가리키는 이름이지만, 데미안 셔젤에게는 할리우드가 바빌론이었다. 스콧 피츠제럴드에게는 파리가 바빌론이었던 것처럼. 영화 은 '그 타락이란게 대체 어떤 건지 보여주마'를 작심한 듯한 파티 신으로 시작한다. 영화가 '산업'이 되면서 콘텐트 비즈니스의 엄청난 매출 창출 능력이 현실이 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들어간 돈의 100배, 1000배의 이윤을 돌려줄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그 파티 신 하나에 어마어마한 허영과 사치와 욕망이 녹아 흐른다. 압도적이고 효과적인 첫 장면. 다들 아시다시피 이 영화가 가리키는 시점은 1920년대의 할리우드, 무성영화가 유성영화(토키)로 넘어가는 지점이다... 공감수 1 댓글수 3 2023. 3. 5.
  • 개취로 뽑아본 2022년 10편의 영화 확실히 코로나의 충격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극장을 찾는 것이 전보다 좀 더 번거로운 일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아래 리스트 중에서도 극장에서 본 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네요. 심지어 극장에서 본 영화가 집에 앉아서 본 영화에 비해 만족도가 높았던 것도 결코 아니고 말이죠. 아무튼 늘 그렇듯 제가 2022년에 봤다는 것이지 제작 연도가 2022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숫자는 순위가 아닙니다. 그냥 갯수를 세기 위해 붙인 넘버링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1. 프리가이 NPC, 스타크래프트에서 마린들이 열심히 기관총을 쏠 때 한가하게 옆을 지나가는 백곰들이나 당신이 금괴 판매자를 찾아 중동의 낯선 항구를 방황할 때 옆으로 지나가면서 "메카에서는 향신료가 싸다네"하는 존재들을 말.. 공감수 2 댓글수 0 2022. 12. 31.
  • 아바타2, 13년을 기다린 전설 1. 개봉 첫주를 놓치면 루저가 될 것 같은 불안감에 예매 시도. '드디어 예매가 열렸다'는 제보를 받고 예매에 착수했는데 어찌나 세상에 손 빠른 사람들이 많은지 이미 대부분의 IMAX와 DOLBY CINEMA의 핵심 좌석은 사라진지 오래. 마침 누군가 현재 국내 최고의 관람 환경은 남양주에 위치한 현대아울렛 스페이스원(메가박스)라고 극찬했던 말이 생각나 예매 시도. 여기도 역시 대다수 좌석은 빛의 속도로 사라진 뒤였으나 그래도 센터 라인의 좌석 확보. 대신 토요일 오전 8시. 2. 와 제임스 카메론에 대해서는 존경심 뿐. 1984년 겨울, 홍보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대체 영화의 장르가 뭔지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본 의 충격은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른 식당들이 설렁탕에 깍두기 반찬 하나.. 공감수 4 댓글수 0 2022. 12. 18.
  • 헌트, 한국에 없던 스릴러 흔히 스파이들의 세계를 그린 영화를 '첩보물'이라고 뭉뚱그려 얘기하지만 그 안에서도 '누가 배신자인가' 혹은 '누가 진짜 스파이인가'를 찾는 이야기는 그 안에서도 별도의 장르로 분류될 정도로 인기 높은 소재입니다. 조직 내에 잠입해 우리편을 가장하고 있는 첩자를 영어로 두더지(mole)라고 부르기 때문에 이 장르를 두더지사냥(molehunt)라고 흔히 부르죠. 영화의 제목이 인 것 역시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이 대목에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 영화가 케빈 코스트너의 같은 거라면 당신은 옛날 사람... 네? 요? ;;) 는 이 장르 전통의 충실한 계승자이면서 탁월한 독자성을 갖춘 작품이고, 감히 말하자면, 한국 영화계가 이 장르에서 지금껏 만들어 낸 영화들 중 최고작으로 꼽을 만 하.. 공감수 10 댓글수 1 2022. 8. 13.
  • 헤어질 결심, 솔직하지 못한 죄와 그 벌 1. . 당장 보지 않으면 큰 일 날듯한 호평의 쓰나미. 더 이상 늦어지면 안되겠다는 조바심으로 극장에 달려갔다. 결론은... 역시 걸작. 아마도 보다는 이 영화가 탕웨이의 대표작으로 남을 것 같다. 2. 눈감고 봐도 박찬욱의 영화. '멜로 스릴러'라는 평이 꽤 있었지만 이런 영화를 멜러라고 부를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블랙코미디이고, 훌륭한 스릴러이며, 언제나처럼 박찬욱이 천착해온 죄와 징벌에 대한 교훈담. 3. 아름다운 영상과 무시무시한 음악, 함축적인 대사. 히치콕의 과 을 시작으로 이미지를 차용한 듯한 고전 영화들이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무대의 색감과 짐짓 어설픈(?) 배치에서 스즈키 세이준의 가 떠올랐다. 고경표의 호연 덕분에 그런 느낌이 좀 더 들었을 수도 있다. 4. 석줄 요.. 공감수 6 댓글수 0 2022. 7. 5.
  • 탑건 매버릭, 믿을수 없는 감격 기다리고 기다리던 . 감상은 “너무 좋았다.” 한마디 더 보태면 “이렇게 좋아도 되는거냐.” 전편을 좋아했던 그 시절의 젊은이들에게 이 영화는 보물이자 보약이다. 그날의 기억이, 그날의 느낌이 다시 살아 돌아온다. 극장 가득 울려퍼지는 Top Gun Anthem과 Danger Zone을 들으면서 벌써 눈물이 나려 한다. 오토바이는 타 본 적도 없는데도 활주로를 따라 매버릭이 가와사키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장면에선 그 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영화는 뭔가 숨은 의미를 찾거나 할 여지가 없는 직구의 연속. AI라고 만능 아니다. 아직 인간이 할 일 많다. 젊은이들에게 주눅 든 노인네들, 아직 멀었어! 기운 내! 할 수 있어! 뭐 이런 메시지는 너무나 자명해서 거론하는게 창피할 정도. 거.. 공감수 10 댓글수 0 2022. 6. 12.
  • 프리 가이, 이 세상은 나를 위한 게 아니었다 1년 전쯤인가 NPC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모든 게임에는 NPC(Non Personal Character)라는 존재들이 있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병풍 같은 존재들을 말한다. 스타크래프트의 백곰 같은 경우도 있고, 가끔 플레이어들에게 인사를 건네거나, 게임을 해결하기 위한 단서를 말해주는 역할일 수도 있지만 어떤 독자적인 사고나 행동은 할 수 없다. 플레이어의 게임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는 엑스트라들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다. 1년 전쯤, ‘이 세상이라는 게임에서 자신이 NPC임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NPC’에 대한 포스팅을 했다가 조회수가 나오지 않아 좌절하고 ‘다시는 NPC 어쩌고 하는 글 따위는 쓰지 않겠다’고 결심한 바 있다. 그런데 너무나도 그 설정과 어울리는 영화가 나왔다.. 공감수 2 댓글수 1 2022. 2. 20.
  • 퍼펙트 센스, 매일 하나씩 감각을 잃어간다면 퍼펙트 센스(2011) 데이비드 맥켄지 감독. 이완 맥그리거, 에바 그린 주연 만약 어느날 갑자기 사람들이 한가지씩 감각을 잃어 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처음엔 후각이, 이어 미각이 사라진다. 인간들은 혼란에 빠지고, 냉소적인 셰프였던 마이클(이완 맥그리거)는 실업자가 될 위기에 놓인다. 수전(에바 그린) 연구팀은 급속도로 번져가는 전염병의 원인을 찾으려 하지만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한다. 주어진 오감으로 부족하다는 듯 가상 세계에까지 감각을 확장해가고 있는 현대인에게서 가장 기본적인 감각들을 빼앗아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흥미로운 설정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 오감은 인간이 욕망을 갖게 하는 전제다. 감각이 없으면 욕망도 없다. 미각이 사라진 뒤에 미식이, 청각이 사라진 뒤에 음악이 사라지듯 시각.. 공감수 1 댓글수 0 2022. 2. 14.
  • 스필버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원작을 다시 보게 만드는. 1. 스필버그의 (2021)를 보고 나서 너무나 당연한 수순으로 1961년 판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극장에서는 몇몇 장면을 빼면 거의 똑같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고 나니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났다. 2. 아무래도 가장 큰 차이는 극의 핵심인 ‘1961년, 뉴욕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 백인과 푸에르토리코 출신 청소년들의 갈등’에 대한 해석이다. ‘당시’의 이 문제는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이슈였지만 지금 보기엔 60년 전의 과거다. 1961판에서 제트파는 샤크파에 비해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우월하다. 심지어 경찰도 노골적으로 제트파의 편을 든다. 그때는 그랬을 테니까. 하지만 2021년에 만들어진 이야기는 제트파나 샤크파나 모두 곧 개발되어 없어질 지역(이미 영화 도입부에서 링컨 센터 건.. 공감수 4 댓글수 0 2022.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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