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무빙> 때문에 디즈니 아이디 살렸는데 어 어벤저스밖에 없네 인제 뭐보지 하는 분들을 위한 추천. <만달로리안>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를 보시고, 물론 <카지노>도 볼만한데 <드롭아웃>도 한번 보시라고.
우리에게 황우석이 있지만 바이오 벤처의 역사에는 그 정도는 우스울 수많은 사기꾼들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테라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즈. 피 한방울만으로 200가지 질병을 진단할수 있다는 신기술로 엄청난 투자를 모아 초거대 성공신화를 쓴 늘씬한 금발 미녀가, 실제론 모든게 구라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한때 수조원이었던 기업가치를 0원으로 만들고 실형을 살고 있다는 실화.
 
<드롭아웃>은 바로 이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사기의 원칙이 살아 있다. 사기를 치려면 가능한 한 상상의 범주를 넘어 크게 쳐야 한다. 그래야 '설마 저게 사기겠어?'라는, 대중의 사각에 위치하게 된다.
극중 사기의 패턴은 너무 간단해서 놀라울 정도. 우리를 검증하겠다고? 미안. 정보 유출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검증은 불가하다. 특허는 현재 검토중이며, 곧 모든게 선명해진다. 얼마나 많은 유명인사들이 우리를 지지하는지 알고 있나? 그 사람들은 뭐 다 바보라서 그러고 있을 것 같은가.
 
우리 실험실을 보여주지 않으면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아,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꼭 투자하라는 얘기는 않겠다. 다른 투자자가 기다리고 있어서 이만... 
 
엘리자베스 홈즈는 실제로 금발, 외모, 언변이라는 자신의 자산을 최대로 이용한 인물인 듯(드라마 한 회차의 제목이 '백인 중년 남성'이다). 테라노스 사건 이후로 한 여성 벤처기업인은 "홈즈를 연상시킬수 있으니 금발을 다른 색으로 염색하라"는 조언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암튼 보고 있으면 선악의 자리바꿈이 현란하다. 홈즈의 피해자(투자자)들은 그야말로 탐욕의 화신들. 홈즈의 변호인은 너무나 '정의'를 자주 들먹인다. 한편 유일하게 진실을 파헤친 사람은 모두가 싫어하는 극 비호감 인물이란 점도 흥미롭다.
 
 
그리고 이 작품의 해석에 따르면 홈즈는 소시오패스다.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역을 맡은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연기를 보는 것이 큰 재미. '감정이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감정을 보고 학습해서 그걸 연기로 써먹는' 연기가 진정 압권이다. 아무튼 참 실화라기엔 실감이 안 나는 놀라운 이야기. 재미있다. #드롭아웃
 
728x90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미드 영드가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플랫폼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ABC, NBC 등 메이저 채널과 HBO, STARZ, LIFETIME 등 몇몇 전문 채널을 통해 방송되는 미드로 끝나지 않고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등등에다 디즈니, 피콕 등등 대형 스튜디오들이 직접 공급하는 채널까지…. 어디서 뭘 하는지 솔직히 다 알기가 힘들 지경입니다. 미국 시청자들은 과연 알려나.

그런 무수한 작품들 가운데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경로는 넷플릭스와 왓차, 그리고 아마존 정도일 듯 합니다. 요즘 OCN같은 영화 전문 채널의 미드 신작 공개는 거의 사라진 느낌이고, KBS에서 간혹 BBC 계열의 걸작드라마를 방송해 주는 정도? 이렇게 보면 한국에서 미드 영드를 볼 수 있는 경로는 매우 제한적인데, 이 제한성은 또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걸러져 들어온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단 방송 현지에서 시청량이든 작품성이든 뭔가 의미있는 평가를 받은 작품들을 우선 들여와 자막화 등 과정을 거칠테니까요.

(이 부분에서 넷플릭스는 다시 한번 예외. 솔직히 양적으로 일단 밀어붙이고 보자는 느낌? 옥과 돌을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추천 알고리듬? 아직도 이걸 진지하게 생각하는 분이 계신가요? ^^)

어쨌든 개인적으로 2020년에 본 것들 중의 베스트입니다. 하나 꼬릿말을 달자면 저 총 쏘고, 달리고, 구르고, 닥치는대로 부수고 이런거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제발 그런 드라마나 영화 중에서 좀 볼만한 것들 좀 만들어 주세요. 그 쪽 방향으로는 개실망의 연속인 2020년이었습니다.

이어즈 앤 이어즈 Years and years

올 상반기 최고의 화제. 아직도 안 보신 분이 있나 싶을 정돕니다. 2019년 공개되어 그 이후의 세계에 대해 무서울 정도의 예측력을 보여준 작품. 일종의 찰스 디킨스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스마스 캐럴> 처럼 니들이 정신 차리지 않으면 이런 세상이 올 거야. 하지만 이건 드라마야. 아직 기회는 있어. , 얼른 일어나.”  [왓챠]

 

나의 눈부신 친구 My Brilliant Friend

BBC-RAI(이탈리아의 KBS) 합작. 나폴리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20세기를 관통하는 두 여인의 성장/인생/사랑 드라마. 두 친구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흔히 이 작품을 우정의 드라마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필생의 라이벌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은. (그런데 여자들의 친구 관계에는 이 요소가 결코 빠지지 않는다고도 하는군요. 이상 여자분들의 말씀. 제가 한 얘기 아닙니다.)  [왓챠]

 

퀸즈 갬빗 Queens gambit

아마도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 체스보드 위에서 성장하는 한 천재 소녀의 종횡무진 활약담. 더욱 놀라운 것은 기존의 성장드라마들이 갖고 있는 불우한 출생 닥쳐오는 환난 주위의 악의 각성과 능력 발휘 끝없는 도전 최후의 승리 같은 식의 도식적인 전개를 한방에 날려 버렸다는 점입니다. 그녀의 앞을 가로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시원함이 전편을 관통합니다. 저렇게 이야기를 배배 꼬아 고구마를 만들지 않아도 성공 스토리가 가능하다는 놀라운 사례. 음악과 패션도 화려합니다.  [넷플릭스]

 

그리고 베를린에서 Unorthodox

뉴욕 티파니 본점 같은 보석 거리 주변에서 눈에 띄는, 납작한 사각모자에 귀밑으로 곱슬머리를 늘어뜨린 약간 시대착오적 검은 복장의 유태인들을 보신 적이 있는지. 첨단 도시 한복판에서 원리주의적 신앙을 고집하는 사람들 속에서 도망쳐 나오기로 결심한 한 여인(19…)의 이야기입니다. 신기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 이런 드라마들이 어딘가에 잘 숨어있다는 걸 안 것도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

 

만달로리안 1 & 2 Mandalorian

이미 보신 분들에겐 설명이 필요 없는. 그리고 스타워즈 마니아라면 안 본 사람이 없을. 개인적으로는 스타워즈 영화 1~9 시리즈 본편보다 훨씬 작품성 면에서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의 배경을 모두 설명하기도 귀찮고, 훨씬 자세히 설명해두신 분들이 많으니 각자 찾아보시길. 핵심적인 사항 두가지만 말씀드리면 1) 이 작품의 시간적 배경은 영화 기준으로 에피소드 6이 끝나고 수년 뒤, 67의 사이 정도라는 것, 2) 여기 나오는 아기 요다는 우리가 잘 아는 그 요다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꼭 알아 두시길.  [디즈니]

 

데브스 Devs

만장일치는 아닌 작품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인간이 과연 어떻게 하면 신에 가까운 능력을 가질 수 있을까, 혹은 신이라는 존재의 권능을 구체적으로 기술한다면 어떤 것이 될까를 고민해 보신 분이라면 강추. 흐름이 좀 느리다는 단점이 있지만 음악과 분위기가 충분히 커버합니다.   [왓챠]

 

장야 1 長夜

길이가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랑야방> 이후로 가장 재미있게 본 중국 드라마. 녕결(영결?)이라는 주인공의 무협 성장담인데, 이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 하나로 먹고 들어가는 작품입니다. 이 역할을 연기한 배우 진비우의 아버지는 진개가라는 영화감독입니다. 이렇게 쓰면 아무도 모르실테니… ‘첸 카이거’. 연기력은 아직 좀 부족한 부분이 보이나 시원시원한 얼굴과 190 가까운 기럭지는 분명 아시아의 슈퍼스타가 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주의: 진비우의 위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주인공 배우가 바뀌는 시즌2는 재앙입니다. 아무리 궁금해도 절대….    [왓챠]

 

컨페션 A Confession

왓슨마틴 프리먼 주연의 수사극. 젊은 여성의 실종 사건이 일어나고, 유력한 용의자가 나타나고, 실종자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 여기서 범인으로부터 자백을 받기 위해 임기응변으로 취한 고참 형사의 선택이 두고 두고 그의 발목을 잡습니다. ‘한 남자의 외로운 투쟁이야기 가운데 단연 뛰어난 수작. 탄탄하게 정석을 지키는 영웅 이야기. 영국 드라마 특유의 감칠맛이 잘 살아 있습니다. 한번 영드 보기 시작하면 미드는 싱거워서 보기 힘들어집니다.   [왓챠]

 

디 아워  The Hour

한때 기자생활을 했기 때문에 기자 이야기를 그리 재미있어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더군요. TV라는 매체가 사람들의 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무렵, 아주 옛날 영국 TV의 뉴스 프로그램 이야기입니다. 사실을 파헤치는 이야기와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 이야기, 비슷한 주제지만 <뉴스룸>과는 매우 다른 색깔을 보여줍니다. 비교해서 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듯. 늘 그렇지만 벤 위쇼의 연기도 발군.   [왓챠]

 

퀴즈 Quiz

<Who wants to be a millionaire>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퀴즈 프로그램 포맷입니다. 한국에서도 <퀴즈가 좋다>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된 적이 있죠. 그런데 이 퀴즈 프로그램의 발상지인 영국에서, 이 포맷의 허점(?)을 노려 거액의 상금을 노린 사람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정말로 조작에 성공한 것일까요? 아니면 우연히 행운이 따른 것이었을까요. 짧고 밀도높은 드라마가 그날의 진실에 접근합니다. 3부작, 짧고 강렬합니다.  [왓챠]

 

사실 모든 분들이 그렇겠지만 보긴 무수히 봤습니다. 그런데 보다가 왠지 아닌거 같아서 끄고,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끊고, 나중에 봐야지 했다가 잊고생각보다 건진 작품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탑10을 꼽아 보니 이렇습니다. 왓챠에서 본 드라마가 많은 건 아무래도 왓챠가 믿고보는 HBO와 BBC 드라마를 많이 들여온 결과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 탑10에 들까말까 경합했던 작품으로는 아마존 프라임의 <업로드 Upload>가 있습니다. 사후세계에도 적용되는 하드 용량의 무서움...

작년에 좋았던 작품들의 시즌2(2019년 리스트 참조)는 다 믿고 보셔도 될 듯. 넷플릭스에서 <코민스키 메소드 2>, <폴리티션 2>, <빌어먹을 세상 따위 2> 다 좋습니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를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별나도 괜찮아 Atypical>도 재미있게 보실 듯.

그리고 올해는 넷플릭스가 좀 적은데 드라마는 아니지만 HM 차원에서, 올해의 넷플릭스 콘텐트는 단연 <라스트 댄스 Last Dance>. 개인적으로는 역시 <나의 문어 선생님 My Octopus Teacher>도 강추작입니다.

한국 드라마로는 <비밀의 숲2>를 필두로 전설이 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그리고 <방법>이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쀼의 세계>는 아무래도 좀 취향이 아니라서….^^

P.S. 그러고보니 일본 드라마는 한 편도 없네요. 요즘은 주위에서 추천하시는 분들도 별로 없고... 일드 화이팅.  혹시나 해서 작년 리스트를 첨부합니다.

 

개취로 뽑아본 2019년의 10대 영미 드라마 (tistory.com)

 

개취로 뽑아본 2019년의 10대 영미 드라마

사실은 2019년에 다 본 것도 아니고, 대략 지난 1년간 본 드라마들 중 제일 재미있었던 것들입니다. 이 어지러운 시국에 제가 세상에 뭘로 봉사할 수 있나 잠시 생각을 해 보다가, 아무래도 실내에

fivecard.joins.com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30ROCK' 이 2년 연속 에미상 수상 작품이 됐습니다.

지난해 코미디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30ROCK'은 22일 올해 에미상에서도 코미디 부문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알렉 볼드윈), 여우주연상(티나 페이)을 휩쓸었습니다. 명실공히 최고의 코미디 시리즈임을 인정받은 거죠. 그것도 두 시즌 방송해서 두 시즌 연속 상을 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0ROCK'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국내에서도 한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됐다는군요). 하지만 미드 팬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작품이죠. 특히 작가 겸 배우인 티나 페이도 페이지만 젊은 시절의 미남 스타에서 능글능글한 너구리같은 중년 연기자로 변신한 알렉 볼드윈의 연기에 찬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볼드윈은 '프렌즈'에서 피비를 좋아하는 감정과잉남으로 출연했을 때의 연기도 빛을 발했지만, '30ROCK'에서의 연기는 정말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이번 수상이 무척 반갑기도 합니다.

NBC TV에서 방송되는(오는 10월 시즌 3가 시작됩니다) '30ROCK'은 NBC TV 사옥을 무대로, 가상의 버라이어티 쇼 'TGS with Tracy Jordan'을 진행하는 제작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티나 페이는 제작진을 이끄는 고참 작가(PD보다 실질적으로 권한이 더 큽니다) 리즈 레몬 역으로, 알렉 볼드윈은 계열사에서 와 방송국 운영을 맡게 된 전문경영인 잭 도너기 역을 맡았습니다.

제목인 '30ROCK'은 미국 맨하탄에 있는 NBC TV 본사의 주소라고 합니다. 30은 번지, ROCK은 록펠러 센터를 말하죠.

주요 캐릭터를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리즈 레몬(티나 페이)

일 중독에다 섹시함이 부족한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를 갖고 있는 '방송국 여자'. 버라이어티 쇼를 이끄는 수석작가로서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묘하게도 지독한 현실주의자인 잭 도너기의 말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똑부러지게 반박하지 못하는 면이 있습니다. 반면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도너기가 레몬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드러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잭 도너기(알렉 볼드윈)

최고 학벌과 최고 경력을 거친 전문 경영인 출신의 방송사 간부. 어떤 사람이든 모두 실적으로 평가하는 냉정함을 갖췄고, 성공과 승리 외에는 어떤 가치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가족적인 팀 분위기에서 일하던 리즈 레몬으로서는 도대체 대화가 되지 않는 사람이죠. 하지만 어머니에게 약점이 있고, 애정 문제에 있어서도 아픔(?)을 갖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트레이시 조던(트레이시 모건)

꽤나 인기있는 흑인 코미디언 겸 래퍼지만 도대체 예측이 불가능한 4차원 인간입니다. 우여곡절끝에 리즈의 쇼에서 메인 MC를 맡게 돼 무던히 속을 썩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나 말로니(제인 크라코스키)

자신이 지나치게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쇼의 고정 출연자. 리즈와 제나는 본래 수많은 프로그램을 함께 한 친구 사이라서 방송에도 사사로운 정이 개입되곤 합니다. 가끔 안 통하는 섹시함을 밀어붙일 때에는 연민을 자아내기도 하죠. 특히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지막 후계자를 향한 몸짓이 일품이었다고나. 전반적으로 '앨리 맥빌'에서의 캐릭터에서 악의를 뺀 것과 비슷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케네스(잭 맥브라이어)

'30ROCK'이 창조해 낸 최고의 캐릭터입니다. 누가 봐도 지능이나 판단력이 정상인에 못 미치는 NBC 방송사의 안내 직원. 트레이스 조던 쇼 스태프들이 일하는 층의 담당이어서 항상 모든 사람의 잔심부름까지 맡아 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건실한(?) 청년입니다. 하지만 방송국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을 발가락의 때로밖에 여기지 않는 잭 도너기가 케네스를 처음 본 순간, "언젠가 우리는 모두 저 친구 밑에서 일하는 존재가 되고 말 것"이라고 한 예언은 지금까지 시한폭탄으로 남아 있습니다. 과연 케네스는 언제 자신의 진정한 재능을 발휘할지 의문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데니스(딘 윈터스)

언제 다시 등장할 지 모르는 리즈의 옛 애인. 찌질이에다 삐삐 세일즈맨이라는 희한한 직업의 남자. 하지만 가끔 지독하게 남자다운 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정상적으로 남자를 만나지 못하는 리즈의 성격을 설명해주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가끔씩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농후한 타입입니다.

이밖에도 온갖 괴짜들을 모아놓은 제작진의 작가들, 특히 눈길을 확 끄는 섹시 보조작가 역의 카트리나 보든 등의 다양한 조연들이 등장합니다. 무대가 방송국인 만큼 간혹 톱스타들이 슬쩍 슬쩍 지나가기도 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리즈의 성장사를 보여주는 캐릭터로 등장했던 리즈 레몬의 부모들)



지금까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재미는 리즈 레몬과 잭 도너기 사이의 신경전에서 왔습니다.

어느 나라나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 성향은 대략 비슷합니다. 리즈 레몬은 30대 중반이며 소시민 집안 출신으로 꽤 괜찮은 학교를 나왔고, 학교를 다닐 때건 지금이건 상당히 깨어 있는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민주당 지지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고, 게이 문제며 각종 정치 사안에 대해 상당히 지식인다운 진보적인 입장을 유지하죠. 방송 일을 하는 것도 사실 큰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뭔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정도의 의미입니다.

반면 도너기는 태어날 때부터 상류층이었고, 톱클래스의 교육을 받았고, 어려서부터 선민의식이 몸에 밴 사람입니다. 당연히 공화당 지지자지만 정치적 성향 따위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사람이고, 직업적인 성공과 부, 명예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을 바보 취급합니다. 그가 지금 하는 일을 하는 것도 언젠가는 NBC TV와 유니버설 영화사를 갖고 있는 초대형 그룹인 GE(제너럴 일렉트릭)의 최정상에 오르기 위해서죠. 사귀는 여자도 콘돌리자 라이스(!) 정도 되어야 하고, 아무튼 최고의 엘리트나 슈퍼모델 같은 여자들과 어울립니다.

이런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자신의 장기말들을 굴리는 도너기에게 사소한 의리나 우정, 감정적인 문제 따위를 고려하는 레몬이 어린애로 보일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죠. 반면 레몬은 '뭐 저따위 인간이 다 있나'라는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30ROCK'은 이런 두 사람이 서로의 존재 의미를 인정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 과정이 전혀 일방적이지 않고, 레몬도 나름 도너기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가 이 코미디에서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는 전형적인 바보 캐릭터인 케네스입니다. 물론 케네스가 중요해진 것은 다른 사람의 능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도너기가 그를 인정했기 때문이죠. 그 이후로 케네스의 행동 하나 하나는 각별한 의미를 띕니다.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곧 시작할 시즌 3가 무척 기대됩니다.

새 시즌엔 체리 역할이 더 커지기를 기대하면서 카트리나 보든으로 마감합니다. 만20세.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그나자나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받은 '매드 맨'은 저도 궁금하군요.^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연히 옛날 블로그에서 퍼온 글입니다.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가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내용에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아 퍼 왔습니다.

새로운 소식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쪽으로.




얼마전 '온에어'가 방송계의 현실을 전달했다는 이유로 관심과 인기를 끈 적이 있었죠. 근처에서 맴도는 사람의 시각으로 볼 때 이 정도면 현실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저래?'싶은 장면이 예전의 다른 드라마들에 비하면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적나라한' 편에선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물론 문화의 차이도 있고, 감출 건 감추는게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미국 드라마들 중에는 이보다 훨씬 연예계의 이면을 확실하게 '까발리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드라마로 '앙투라지'가 있습니다.

(물론 '앙투라지'는 할리우드 이야기고, "니가 할리우드 애들이 저러고 노는지, 저 드라마가 정말 리얼한지 알게 뭐냐?"고 물어보시면 저도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옆에서 본 한국 연예계 풍경을 보면, 충분히 저 정도는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또 '앙투라지'가 진짜 '리얼'한 드라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 어디 한번 본격적으로 들여다 볼까?'라는 식의 접근 방법에선 감히 한국 드라마들이 따라갈 수가 없겠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Entourage는 불어로 '측근' 정도의 뜻을 갖고 있는 말인데, 이 단어를 알고 보니 의외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흑인 래퍼들이 나오는 장면에 이 단어가 많이 등장하더군요. 연예인 하나가 움직일 때 옆에 별 할일 없는 친구들을 포함해 그 family들 대여섯명이 따라 다니죠. 그들을 흔히 '앙투라지'라고 칭하더라구요.

드라마 '앙투라지'도 바로 그 측근들의 이야기입니다. 잘 나가는 20대 초반의 스타 빈센트 체이스(에이드리언 그레니어)가 뉴욕 퀸즈(썩 좋은 동네는 아닙니다. 한인 타운도 퀸즈 가까이 있죠)에서 함께 자란 형 조니 '드라마'(케빈 딜론)와 두 친구, 에릭(케빈 코널리)과 터틀(제리 페라라)을 LA로 불러 함께 살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빈센트는 죽마고우이자 생각이 깊은 에릭을 자신의 매니저로 고용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뒷줄 왼쪽부터 빈센트, 아리, 터틀, 드라마, 에릭.)

하지만 에릭은 전문지식은 커녕 전 직장이 피자집 주방이었습니다. 그래서 빈센트의 에이전트이자 하버드를 포함한 으자자한 MBA 학력을 갖고 있는 아리 골드(제레미 피븐)는 대놓고 에릭을 무시합니다. 그래도 빈센트의 측근이니 늘 으르렁거리면서도 두 사람은 어떻게든 빈센트를 톱스타의 자리로 올려놓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빈센트와 매니저 에릭


자, 매니저는 뭐고 에이전트는 뭔지 아리송해지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길게 말하면 끝이 없지만 미국은 한국과 달리 매니저와 에이전트의 역할이 철저하게 분리돼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영화 출연, 광고 출연을 포함해 한 배우가 맺는 모든 법적인 계약은 에이전트를 통해 하게 되어 있습니다. 대신 에이전트는 영화나 음반을 직접 제작할 수 없죠.

그럼 매니저는 뭘 하냐, 늘 스타의 곁을 따라다니면서 필요한 일을 챙겨 줍니다. 대신 매니저는 계약에 관여하지 못하고, 스타로부터 급여를 받습니다. 물론 매니저는 에이전트와는 달리 영화나 음반 제작을 할 수도 있고, 직접 투자도 가능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문 에이전트 아리


제가 읽은 간단한 설명에는 이런 게 있었습니다. "대학 밴드의 경우를 예로 들자. 별볼일 없는 대학가 밴드에도 매니저는 있다. 이들은 악기 운반, 공연장 섭외, 티켓 판매, 포스터 부착 및 홍보, 트럭 운전 등을 맡는다. 이 밴드가 스타가 되더라도 학생 시절의 매니저가 그대로 매니저 일을 맡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음반사나 방송사와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이들도 에이전트를 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에이전트 중에는 변호사 자격을 갖춘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무튼 '앙투라지'는 절반 이상이 에릭과 아리가 빈센트의 장래를 두고 다투는 이야기입니다. 닳고 닳은 아리는 작품의 질은 어쨌든(대본을 읽지 않습니다) 돈이 실제로 생기는 방향을 고집하죠. 하지만 에릭은 궁극적으로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 하는 빈센트(물론 대본을 읽지 않습니다)의 소망에 맞추기 위한 노선을 잡습니다. 그 과정에서 스타를 빼앗기 위한 에이전트들끼리의 암투, 영화사와의 갈등, 영화가 실제로 만들어지는 과정 등이 실감나게 펼쳐집니다.

에릭과 아리의 대립은 때로 '톰과 제리'를 연상시킵니다. 똑똑하고 지나치게 합리적인 아리에게는 '머리도 텅 빈 주제에 빈센트와 친한 것 하나 믿고 설치는' 에릭이 눈의 가시고, 에릭의 눈에는 '실제론 빈센트를 위한 마음따위는 없고 대본은 읽지도 않으면서 돈만 밝히는 냉혈한' 아리가 좋게 보이질 않죠. 하지만 서로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은 수시로 힘을 합치고, 또 서로 삐치곤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제리' 에릭보다 '톰' 아리가 더 많이 당합니다. 나중엔 아리가 좀 불쌍해 질 정도거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앙투라지'는 그냥 직업 드라마가 아닙니다. 일단 네 명의 건장한 청년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드라마의 나머지 절반은 네 친구들이 벌이는 헌팅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중에서도 빈센트는 정말 많은 상대들을 차지합니다. 에릭도 그만그만. 문제는 조니와 터틀입니다. 이들은 정말 '건지면 다행'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니 드라마 체이스 역의 케빈 딜런.


주인공은 빈센트와 에릭이지만 사실 조니의 캐릭터는 대단히 눈길을 끕니다. 이 인물은 본래 마크 월버그의 사촌을 모델로 했다고 하는데, 사실 배우 케빈 딜런의 이력이 더 눈길을 끕니다. 그의 한살 위인 형이 바로 맷 딜런이기 때문이죠.

기타 등장인물들 중에도 빼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홍보담당자 쇼나 역의 데비 마자. 아리를 우습게 아는 앙투라지 4인조도 설설 기는 공포의 입심을 가진 아줌마죠. 아리에게는 좋은 파트너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리의 비서이며 중국계 게이 로이드 역을 연기하는 렉스 리. '전국 에이전트 비서 연합'의 중심 인물이기도 합니다. 동성애 혐오자인 아리의 심한 언어 폭력에도 절대 굴하지 않으면서 아리를 위해 대단한 위기 돌파력을 보여줍니다.

'앙투라지' 후반부에서 가장 성공적인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아, 한국계로 밝혀지기도 했었죠. 69년 생입니다. 뒤늦게 성공하느라 애썼을 것 같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설정상 천재인 빌리 월쉬 역의 리스 코와로. 다루기 힘든 기인이며 이상할 정도로 빈센트하고만 잘 맞는 궁합 때문에 아리를 환장하게 하는 영화감독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리 때문에 연기 경력을 포기한(?) 전직 여배우인 아리 부인 역의 페리 리브스.

그밖에 제시카 알바를 비롯,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할리우드의 진짜 현역 스타들이 각자 himself, 혹은 herself 역으로 등장합니다. 그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튼 지난해 작가 파업으로 대부분의 미국 드라마가 중단됐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드라마가 바로 이 '앙투라지'였습니다. 언제쯤 새로운 시리즈가 재개될지 정말 기대해마지 않습니다.

연예계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드라마죠. 단 'E!뉴스'를 봐도 저게 무슨 세상 얘긴가 싶은 분들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