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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걸스'의 제니퍼 허드슨이 가족의 살해라는 끔찍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제니퍼 허드슨의 어머니와 오빠가 24일 시카고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고, 경찰은 한 남자를 용의자로 뒤쫓고 있다고 합니다. 스타의 가족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일곱살난 남자 조카도 실종됐다고 하는군요.

물론 일반인이라도 이런 일을 당한다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주목과 관심을 끄는 스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사람들에게 주는 충격의 파급효과는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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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런 식의 비극은 스타 본인의 커리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병이나 사고로 인한 사망도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가족이 살해당한다는 건 정서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칠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스타와 가족의 사망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 가장 끔찍한 것은 아마도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경우일 것입니다. 폴란스키는 2002년 아카데미 감독상과 칸 황금종려상을 동시에 획득한 작품 '피아니스트'로 잘 알려져 있는 명감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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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피아니스트' 이전에도 1968년작 '악마의 씨(Rosemary's baby)'를 비롯해 '차이나타운(74)'그리고 나스타샤 킨스키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테스(79)' 등의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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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스키는 1968년 금발의 미녀 스타 샤론 테이트와 결혼하지만 1년만인 1969년 8월9일, 테이트는 자택에서 네명의 다른 피해자와 함께 무참하게 살해당합니다. 범인들은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찰리 맨슨의 '패밀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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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맨슨, 또는 찰스 맨슨은 미국 범죄사에 악명을 날리고 있는 연쇄 살인범입니다. 70대의 나이로 지금도 살아서 복역중인 맨슨은 수많은 후배 살인마들로부터 팬레터를 받고 있습니다. FBI가 맨슨에게 편지를 보내는 사람들을 따로 관리할 정도라고 하죠.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사람 중에는 마릴린 맨슨도 있죠. 그의 '맨슨'은 바로 찰리 맨슨에게서 따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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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26세로 임신중이었고 출산을 2주 앞뒀던 테이트는 맨슨 패거리에 의해 칼에 찔리고 목이 졸려 살해됩니다. 당연히 이런 끔찍한 사건은 폴란스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겠죠.

한동안 침묵에 빠져 있던 폴란스키는 1971년작 셰익스피어 원작인 '맥베스의 비극'으로 복귀했습니다. 물론 거의 언급되지 않는 영화지만, 몇가지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원작에는 나오지 않는 맥베스의 던컨 왕 살해 장면이 들어간 것도 폴란스키의 의도였고, 화면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을씨년스럽지 않느냐고 묻는 스태프에게 폴란스키는 "자네가 작년에 내가 살던 (살해 사건의 현장이 된)집을 봤어야 하는데"라고 말해 물어본 사람을 머쓱하게 했다고 합니다.

무서운 이야기 하나. 영화에서 맥베스가 달아난 맥더프의 아내와 아이들을 죽이는 장면을 찍을 때, 폴란스키는 네살짜리 아역 여배우를 잔뜩 피 칠을 해 놓고 죽는 연기를 어떻게 하는지 가르치고 있다가 무심코 아이에게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아이의 대답을 듣고 폴란스키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였죠. "샤론."

아무튼 몇해 뒤 폴란스키는 13세 소녀를 성추행한 혐의로 투옥될 위기에 놓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모두 가족을 잃은 비극과 관련이 있을지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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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잃은 충격으로 커리어를 바꿀뻔 한 사람은 또 있습니다. 바로 마이클 조던이죠.

설명이 필요 없는 조던은 NBA 초유의 3연패를 달성하던 해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맞습니다. 1993년 아버지 제임스 조던이 두명의 10대 흑인에게 총에 맞아 사망한 거죠. 두 범인 중 다니엘 그린은 스스로를 로드 우알라라고 부르는 '교주형' 과대망상증의 경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조던은 결국 1993-94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합니다. 대신 그가 택한 길은 야구였죠. "어린 시절부터 하고 싶었다" "아버지는 내가 야구선수가 되길 바랐다" "사실은 1992년, 드림팀 때부터 은퇴하고 싶었다"는 등 특유의 장황한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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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들 아시다시피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의 버밍햄 배런스에서 1994년을 보낸 조던의 야구 성적은 형편없습니다. .202에 3홈런. 간신히 2할을 넘긴 정도였죠. 버밍햄 팀에 '전 미국 마이너리그 팀 버스 중 가장 호화로운 버스'를 선물한 조던은 결국 95년초, 한참 헤매고 있던 94-95시즌 막판의 불스에 복귀합니다.

그 다음은 잘 아시는대로 95-96, 96-97, 97-98시즌을 다시 3연패 해버리죠. 아버지의 죽음과 방황, 복귀는 마치 한폭의 스포츠 영화처럼 '조던 전설'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합니다.

과연 허드슨에게도 가족의 죽음으로 인해 폴란스키나 조던처럼 극적이고 충격적인 변화가 있을까요. 물론 그런 일을 겪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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