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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문화어 사전 세일 기간입니다.

 

별 설명 없이 그냥 나갑니다.^^

 

사진은 신성일, 윤정희가 주연한 전설의 히트작 '내시'. (조여정 주연 '후궁'과 매우 흡사한 내용입니다.)

 

 

영충호 [명사]

: 영남, 충청, 호남 지방을 한꺼번에 일컫는 말.

전통적으로 영남, 호남, 충청 지방을 총칭하는 이름은 삼남(三南)이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에는 따로 이 세 지역을 묶어 부르는 일은 별로 없었지만 인구 순에 따라 영남-호남-충청의 순으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2013 812, 이시종 충북지사는 충청 지역 인구가 호남 지역 인구를 넘어선 데 맞춰 영충호 시대라는 신조어를 내놨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 10월 기준으로 충청남북도와 대전,세종시 인구는 총 526만여명으로 전라남북도와 광주광역시를 합한 호남권의 525만여명보다 약 1만여명 많다. 이런 인구 변화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처음이다.

 

삼남 외에 영호남과 충청 지방을 한꺼번이 일컫는 조선시대의 표현으로는 양호(兩湖)와 영남이라는 것이 있다. 여기서 양호란 호남(湖南, 전라도)과 호서(湖西, 충청도)를 말한다. 이 호남과 호서는 모두 중국에서 동정호(洞庭湖)를 중심으로 그 남쪽과 서쪽을 가리키는 지명이지만 한국에는 동정호에 비길 만한 큰 호수가 없다. 그럼 대체 왜 호남과 호서라는 지명이 한국에서 쓰이게 된 것일까. 

 

이긍익의 연려실기술의 지리전고(地理典故) 편에는 전라도의 김제군 벽골제호(碧骨堤湖)를 경계로 해서 전라도를 호남이라 부르고, 충청도를 호서라고도 부른다. 또는 제천에 의림지호(義林池湖)가 있기 때문에 충청도를 호서라고 한다. 경상도의 고을들은 조령과 죽령 두 고개 남쪽에 있기 때문에 영남이라 부른다고 되어 있다.

 

김제 벽골제와 제천 의림지는 삼한시대부터 내려오는 유서깊은 저수지이긴 하지만 자연이 만든 호수도 아닌 터라 중국과 같은 지명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붙인 기준임이 역력하다.

 

P.S. 호서와 호남 모두 비슷하게 억지에 가까운 지명인데도 두 지명 가운데 오늘날 호서는 상대적으로 사라진 이름이 된 데 비해 호남은 여전히 널리 쓰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대다나다 [형용사]

 

: ‘대단하다의 영혼 없는(?) 표현

 

대단하다를 아무런 억양 없이 읽으면 대다나다가 된다. ‘대다나다로 쓰는게 일반적이지만, 발음의 특이점을 설명하기 위해 ...로 점을 찍어 쓰기도 한다.

 

의미도 그냥 대단하다는 뜻이긴 하지만, 진심으로 감탄하는 경우를 대단하다라고 쓴다면 내심으로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서(영혼 없이’) 형식적으로만 인정해 주는 경우에 쓰는 말이 바로 대다나다인 것이다.

 

 

어원은 2013 123 MBC TV ‘라디오 스타에 소녀시대가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로 추정된다. 유리가 요가 시범을 보이자 제시카가 대단하다고 칭찬했는데, 유세윤이 이 말에 아무런 억양이 없고, 진심이 담겨 있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라며 지적했다. 이후 이 말이 대다나다라는 표기로 굳어졌다는 것이 정설.

 

(위 동영상의 2:00~2:10 사이에 나옵니다.^^)

 

P.S. VIXX의 히트곡 ....는 가사 내용과 이 말의 뜻이 아무 상관이 없다(심지어 노래 안에 대다나다라는 가사가 나오지도 않는다).

 

 

 

순애보(殉愛譜) [명사]

 

: 연인을 따라 죽음을 택하는 슬픈 사랑 이야기

 

1939년 출간된 박계주 원작 소설 순애보는 오늘날 보기엔 다소 유치해 보일 수도 있지만 당대 젊은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희대의 히트작. 남자 주인공 문선이 인순과 명희라는 두 여자와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다.

 

제목 순애보()’은 오래 전 왕이나 귀족이 죽을 때 하인들을 같이 묻는 순장(殉葬)  자다. 그래서 순애보사랑하는 사람을 따라 죽는 이야기라는 뜻. 하지만 이 순애보순수한 사랑 이야기라는 뜻의 순애(純愛譜)’로 착각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그러다 보니 별 심각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 심지어 아무 위기 없이 잘 살고 있는 커플 이야기에도 순애보라는 표현이 남용되고 있다. 이재용 감독의 영화 순애보(純愛譜)’도 있지만,  한자 표기를 순()으로 쓴 경우의 90%는 별 생각 없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P.S. 물론 원작 소설 순애보에서도 문선이 죽을 각오를 하긴 하지만 죽지는 않음.

 

 

클리셰 [명사]

 

: cliché(불어). 본래 진부한 문구 혹은 상투적인 표현을 뜻하는 문학용어.

 

전통적으로 클리셰라는 말은 당연히 좋은 뜻이 아니다. 드라마로 치자면 재벌 2세인 기획실장님과 간신히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가난한 캔디가 회사 복도에서 부딪혔을 때 실장님이 아무 사과 없이 지나가려 하고, ‘캔디회장 아들이면 이래도 되는 거에요!”하고 화를 내며 실장님의 따귀를 때리는 뭐 그런 진행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 클리셰가 변명이 되기도 한다. 2013년 하반기 표절 시비에 몰린 수많은 가요들에 대해 작곡자들이 그건 장르적 클리셰일 뿐이라고 항변하면서, 클리셰라는 말이 대중에게 익숙해졌다.

 

장르적 클리셰라는 것은 일단 위에서 말한 일반적인 클리셰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인다.  상투적인 표현(음악의 경우 곡의 진행)이라는 점은 맞지만, ‘그것이 없으면 그 장르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인 특징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왕과 기사, 엘프와 용이 등장하는 것은 판타지 장르의 클리셰다.

 

하지만 판타지라는 장르에 무지한 사람은 드래곤 라자를 읽고 이건 반지의 제왕의 표절이잖아!”하고 흥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런 주장은 낯설지 않다. 90년대 그룹 넥스트를 이끌며 수차례 표절 시비에 오른 신해철은 댄스 음악을 모르는 사람은 오오, 이 듀스라는 녀석들은 서태지의 표절이구나!’ 할 수 있다며 특정 장르에 대한 무지가 무분별한 표절 논란을 확산시킨다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문제는 이 장르적 클리셰 이론도 이제 더 이상 대중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 특정 리듬이나 멜로디, 곡의 진행은 부분적으로 클리셰라고 할 수도 있지만 똑 같은 위치에 똑 같은 악기나 코러스를 배치한다든가, 왜 하필 특정 장르를 선택했는가와 같은 문제에 답을 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일부 대중은 또 많은 작곡가들이 이건 장르적 클리셰이므로 표절이라 볼 수 없다고 코멘트하는 것 자체가 동업자끼리의 의리 같은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 법에서 표절 여부는 원저작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청구해야 법정이 판단할 수 있는 민법상의 개념이므로, 결국 그 곡의 표절 여부는 바로 전문가들이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그러니 대중이 할 수 있는 것은 맨 처음 문제가 된 곡에 대한 고발’, 그리고 실제 판결 결과와 상관 없이 자신이 의심한 작곡가에 대한 선택적 거부 정도인 셈이다.

 

비트코인 [명사]

 

: Bitcoin. 2009년부터 세계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한 사이버 화폐의 이름

 

전 세계 모든 국가는 자국 영토 내에서 유통될 수 있는 화폐를 법으로 규정하고, 이 화폐 유통 질서에 도전하는 시도를 엄벌을 통해 규제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인데, 정보화사회가 발달하다 보니 온라인에선 사이버머니라는 개념이 등장한 지 오래다.

 

2013년 하반기 들어 갑자기 한국에서 화제가 되기 시작한 비트코인은 사이버머니로 출발했지만 현실 사회에서의 통용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물론 온라인 게임 안에서 사용되는 게임머니나 아이템도 실제 화폐와 교환되는 경우가 꽤 많이 있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마트에 가서 디아블로3의 골드를 줄 테니 컵라면을 달라고 하면 어지간해선 통하지 않는다(물론 같은 길드원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싸이월드 도토리나 네이버 해피빈과도 매우 큰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도 서서히 오프라인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한 상거래가 가능해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비트코인의 최대 보유국이 중국이며, 그 이유는 중국이 비트코인을 이용해 미국 주도의 세계 통화질서를 무너뜨리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음모설도 등장했다. 비트코인을 만들어 낸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인물의 정체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개인인지 집단인지도 불분명하다)이라 음모설의 등장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시대가 사이버 머니의 탄생을 요구한다면 어차피 보통 사람들로선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 전 세계 온라인 쇼핑몰을 누비는 쇼핑 마니아들에겐 환전이나 환율을 따지지 않는 비트코인이 보편화되는 세상이 천국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철저하게 무기명이고 거래 흔적도 남지 않는 비트코인이 현재대로 발전할 경우 가장 좋아할 사람들은 마약 카르텔의 보스들이나 국제 무기상, 그리고 뇌물을 좋아하는 전 세계의 부패한 공직자들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미드 '왕좌의 게임'에도 빠지지 않는 환관 역할.

내시 [명사]

 

 

: 內侍. 왕의 주위에서 시중을 들던 사람.

 

 

오늘날에 와서 내시라는 말은 흔히 환관(宦官)과 사실상의 동의어로 쓰이지만, 이 말은 처음부터 같은 뜻이 아니었다. ‘성기능을 상실하고 궁에서 일하는 남성을 가리키는 말은 엄밀히 말해 환관이다. 이에 비해 내시는 그저 권력자의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사람정도의 의미를 갖는 말이었다. 한국의 경우 14세기 이전, 고려 중엽까지 임금의 직속 비서 역할을 하던 엘리트 문관들을 내시라고 불렀다.

 

중국에서도 마찬가지. ‘삼국지연의에도 조조의 사촌인 조인이 조조의 침전에 들어가려 하자 허저가 이를 막는 대목에 이 말이 나온다. “내가 조조의 친척인 것을 모르느냐고 꾸짖는 조인에게 허저는 나는 비록 친척이 아니지만 가까이서 모시는 사람이고(許褚雖疏,現充內侍), 주공이 취해 누워 있으니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는 구절이 있다. 혹시 이 내용을 보고 허저가 고자였다고 착각한 독자도 있을 수 있겠다.

 

유사 이래 아시아권의 다양한 왕정 체제에는 복수의 여인들이 거주하는 후궁과 이를 관리하기 위한 거세된 남성의 역할이 상시 존재했다. 최고 통치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었으므로 환관과 권력은 불가분의 관계였다. 특히 중국 명대 후기에는 환관들이 실질적인 재상 역할을 했으나 부패와 타락이 심해 당대의 석학 황종희가 명이대방록에서 환관들은 독약이나 맹수와 같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 국왕의 시중 등 단순 업무만 처리하던 환관들은 고려 의종 이후 서서히 내시들의 영역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공민왕 5(1356) 내시부를 설치하면서 내시=환관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갔다. 고려 말에는 원의 영향으로 환관의 숫자도 많아졌고 특히 원의 조정에 진출한 고려인 환관들은 본국 내정에 간섭하며 세도가 행세를 했다.

 

조선 왕조는 내시부 체제를 계승해 1894년 갑오경장으로 내시 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유지됐다. 하지만 고려말 환관들의 악몽 탓인지 내시들의 권력 장악에 대한 견제를 엄격하게 유지, 간혹 부를 축적한 내시들은 있어도 권력을 휘두른 강한 내시의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2013년 이후 최고 통치자의 참모들이 지나치게 저자세로 처신, 소신 있는 행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내시 정치라고 비꼬는 용례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고위공직자는 내시도 아니고, 울지도 않았다고 발끈하기도 했다.

 

중국의 역대 환관들이 모두 후한시대의 십상시처럼 나라를 어지럽힌 간신들이었던 것은 아니다. 환관 가운데서도 종이를 발명한 후한 때의 채륜이나 대함대를 거느리고 동남아시아 일대를 경략한 명초의 정화 같은 큰 인물들이 나왔다.

 

 

 

또 조선 세조 때부터 4대를 섬긴 김처선은 사대부들이 숨 죽이고 침묵할 때 연산군의 패악무도함을 직간하다가 팔다리가 잘려 죽은 의인이었다. 여기다 함부로 조선시대 내시처럼 행동하지 말라는 말을 하면 김처선의 영혼이 저승에서도 편치 못할 듯 하다.

 

P.S. 오만석 주연 드라마 '왕과 나'에서 오만석의 역할이 바로 김처선이었습니다. 연산군을 다룬 사극에선 김처선이 빠질 수가 없죠. 최근 '인수대비'에서는 맹상훈이 이 역할이었습니다.

 

고자는 한자로 鼓子라고 씁니다. 물론 한자에 본래 그런 뜻이 없으니 '고자'는 순 우리말이고, 그걸 한자로 맞춘 게 鼓子일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중국에서는 고자를 엄인()이라고 부릅니다.

 

 

드립치다 [동사]

 

: 특정 주제나 특정 형식으로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다

 

인터넷 용어 드립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설이 있으나, 가장 널리 통용되는 것은 라틴어의 즉흥 대사를 뜻하는 약어 애드리브(ad lib)에서 온 것이라는 설이다.

 

즉 누군가 엄청나게 형편없거나 어처구니없는 주장으로 위기를 넘기려 했을 때, 누군가 개드립(+애드리브) 치지 말라고 면박을 주었고, 이것이 더 단축되면서 그냥 드립으로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드립의 예들을 보면 그때 그때 순발력을 이용해 발생하는 애드리브의 범주에 드는 것 보다는 나름 여러 날 고민해서 만들어 낸 듯한 경우가 많다. 특히 궤변에 가까운 논리를 공격할 때 ‘X드립 치지 말라고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편 드립의 어원이 드리블(dribble)이라는 견해도 있다. 축구나 농구에서 공을 몰 듯, 어떤 주장을 자신만의 생각으로 어이없이 몰고 가는 경우를 보고 비웃을 때 드립(드리블) 친다고 한 것이 시작이라는 것이다. 방송/연극/영화계에서 흔히 대사를 친다’, 애드리브 역시 친다고 표현하듯 체육계에서는 드리블도 친다고 말한다. 여기 비쳐 볼 때 충분히 그랬을 법한 표현이다.

 

드립치다라는 동사에서 출발한 드립은 접미어로 활용되며 ‘~에 대한 말도 안 되는 수작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고, 최근에는 아예 드립이라는 명사가 독자적으로 사용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세대가 사용하는 구라라는 말의 대체어로 자리잡아 가는 느낌이다. 개그맨 김구라의 데뷔가 한 10년쯤 늦었으면 김드립이 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댓글
  • 프로필사진 후다닥 김드립...
    듣기만해도 웃기네요
    예전엔 개드립도 이해못하는 사람들 많았는데 지금은 그냥 일상어로 굳어진거 같네요
    2014.01.23 16:10 신고
  • 프로필사진 가을남자 고려시대에 내시들에의 발달한 문학 장르가 있지요.
    왕이 내시들에게 그날 시중에서 벌어진 일들을 서면으로 보고하게 했는데 처음에는 내시들이 매일 밖에나가 가십거리를 찾아내어 보고를 했다지요.
    그러나 내시들도 나중에 꾀가나고 나가기가 귀찮아지자 일거리를 앉아서 지어내어 보고했다합니다. 그게 발달해서 나중에는 '패관문학'이라는 장르가 생겼다고....
    2014.08.29 14: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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