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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모임에서 AI의 창작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AI가 교장선생님의 졸업식 축사 같은 글을 꽤 잘 쓴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 하지만 재미는 없다. 물론 AI의 능력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80% 정도도 재미있는 글을 써내지 못하면서 AI에게 너무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박하기도 한다. 그 비율이 70%인지 80%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사실 '재미'라는 것이 무엇인지 규정하는 것 부터가 불가능에 가깝다), 아무튼 대부분의 인간들은 AI가 잘 써내는 종류의 글조차도 잘 쓰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창의적으로 재미있는 글, 예를 들어 <보건교사 안은영>이나 <나혼자만 레벨업>같은 글을 써 낼 가능성은 인간 쪽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인간 중에는 극소수라도 그런 글을 써낼 가능성을 가진 인간들이 있지만, AI의 경우에는 0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반면 이런 시각도 있을 수 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웹소설 시장에서는 이미 상당히 분석적으로 독자가 원하는 패턴을 분석한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1회에는 두 주인공의 관계가 어느 선까지 나가야 하고, 3회 이내에 키스신이 나와야 하고, 6회에 이내에...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도 유형 분석이 끝나 있다고도 한다. 이런 식의 패턴화가 가능하다면, 그 틀에 맞춰 조금씩 변화를 섞은 작품들을 엄청나게 양산해 내면 그중에는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들도 나오지 않을까? 

실제로 그런 공식에 따라 AI가 그럴싸한 작품을 써낼 수 있다는 주장이 있고, 이미 중국에서는 AI작가들이 양산해낸 작품들이 시장에 등장해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거대한 중국 웹소설 시장에서는 대략 1700만명의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그중 100만명 정도는 진짜 인간이 아니라 AI라고 해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써 낼 수 있다는 것'과 '정말 재미있고 기발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중에 히트작이 나온다는 것' 은 제각각 전혀 다른 이야기. 개인적으로 첫번째는 당연히 가능하지만 두번째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대화를 나누던 친구들 중에는 그것도 시간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는 얘기하지 못했지만, 이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 로알드 달의 단편 <위대한 자동문장 제조기 The Great Automatic Grammatizator>가 떠올랐다.

1953년에 발표된 이 단편은 한 천재가 자동으로 소설을 쓸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하면서 시작된다. 이용자가 주제를 선정하고, 각종 요소의 비율(에로틱, 스릴러, 코믹 등등)을 배합하면 타자기와 비슷한 기계가 이미 저장되어 있는 수많은 단어와 문장, 사례를 배합해 30초에 한 페이지씩 글을 써내려간다. ‘문법에 맞는 글을 써내는 기계라는 뜻인 Grammatizator라는 단어는 실제론 존재하지 않는다.

투자자는 신기하긴 한데 대체 이걸 어디에 써먹느냐고 묻고, 엔지니어는 이걸로 우리는 이 나라의 문학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엔지니어의 주장은 현실이 된다. 이들은 100여명의 새 작가 이름으로 엄청난 수의 작품을 내놓고, 이들의 물량 공세에 소설을 싣던 온갖 신문이며 잡지들은 모두 이들의 고객이 되어 버린다. 심지어 이들은 기존 작가들에게도 앞으로 작품을 기계에 맡기는 대신 고액의 계약금을 받고 은퇴하라는 제의를 한다. 소수의 정상급 작가를 제외한 많은 작가들이 골치아픈 창작 대신, 작가 이름을 넘겨주고 편히 사는 길을 택한다.

인공지능은 커녕 집채만한 ENIAC, EDVAC 같은 것들이 컴퓨터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에 이런 상상을 한 걸 보면 역시 달은 보통 사람이 아닌게 분명하다. 물론 당시 문학 시장에 대한 달의 냉소적인 시선이 담긴 우화에 가깝지만, 실제로 글을 쓸 수 있는 기계가 등장한 21세기에 소설 속 대화와 비슷한 이야기가 오가는 건 참으로 놀랍다.

개인적으로 소위 인공지능의 본질은 응용통계, 즉 문장을 생성해 가면서 이미 나온 수많은 문장들 가운데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즉 다수결에 의해 가장 틀릴 가능성이 적은) 단어를 배치하는 것이므로 이 방법을 통해 소위 창의적인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은 0이라는 생각 테드 창을 비롯해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이런 의견을 냈다 에 동의하는 편이다.

물론 콘텐트 소비자들이 항상 참신하고 독특한 것을 선택한다는 법은 없고, 때로 너무나도 진부하고 뻔한 것의 손을 들어 줄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는 AI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작품을 만들어내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정말 좋은 작품을 써낼 수 있다'와 '히트하는 작품을 써낼 수 있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단지 그런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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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스콧 갤로웨이 Scott Galloway 라는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이자 뉴욕대 교수의 블로그를 가끔 보는데, 연초라 이 분이 한 2024년 예측이 마침 나와 있었습니다. 읽어 보다가 아예 번역기의 도움으로 번역을 했는데, 시사점이 꽤 있는 것 같아서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씩 훑어보시길 권합니다. 미국 경제, 특히 메타, 알파벳, 틱톡 등 IT 부문의 향방, 국제 질서, 미국 대선 결과 예측까지 다양합니다.

물론 갤로웨이 본인의 예측이며, 학계의 주류 의견 같은 것은 아닙니다. 금년 연말에 몇개나 적중할지 보는 재미도 있을듯.

워낙에 농담처럼 은유적인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이해를 위해 제가 각주를 여러 개 붙였습니다. (앞에 주: 라고 표시된 것이 제가 단 각주입니다.)

본문은 이쪽입니다. https://www.profgalloway.com/2024-predictions/

 

 

1.     미국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5% 아래로 떨어짐

1년 전, 블룸버그의 경제 모델은 경기 침체 확률을 100%로 계산했습니다만 나는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된 만큼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우리의 논지는 간단했습니다: 전 세계가 재앙을 예측해도 우리가 재앙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재앙은 현실화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Y2K 이론이라고 부릅니다.

(: 19991231일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는 순간 거의 모든 컴퓨터에 이상이 발생한다는, Y2K때 그랬던 것처럼, 모든 사람이 반드시 일어난다고 생각했던 불상사는 모두들 정신을 바짝 차리기 때문에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주장)

저는 이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트머스 대학의 경제학자 대니 블랜치플라워는 정상적인 자본주의 체제에서 인플레이션은 스스로 치유되기 때문에, 잘 운영되는 현대 경제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높은 물가는 수요를 억제하여 물가를 낮춥니다). 또한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고 있고, 워런 상원의원 등 다른 사람들의 금리 인하 압력을 무시하는 것을 즐기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위원회 의장이 있습니다.

(: 엘리자베스 워런은 지난해 내내 연준이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으면 우리 모두 파멸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으나 파월 의장은 2023년 내내 그 주장을 무시했고, 2024년 새해가 밝은 뒤에야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 그러나 현재 실제 금리 인하를 발표할 전망은 여전히 보이지 않음.)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기술과 마찬가지로 AI는 기업이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을 유발한다고 생각합니다.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은 9%에서 3%로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하락 모멘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은 테일러 스위프트였지만,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은 파월 의장이었습니다.

 

2.     주택 판매 활성화

지각판(tectonic plates)이 이동해 지진이 나면 중심부  충격에 이어 외곽 지역에서 여진이 발생합니다. 지난 2년간의 지각변동은 미국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상승한 금리였습니다. 이제 싸움이 (거의)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판은 다시 조정되고 있습니다: 연준은 2024년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우리는 일련의 여진에 직면해 있으며, 가장 심각한 여진은 주택에서 발생할 것입니다. 지난 40년 동안 주택 가격은 두 배로 올랐지만 가계 소득은 20% 증가에 그쳤습니다. 2024년에는 주택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택 가격의 급등은 거래량을 압살해버리는 완벽한 폭풍이었습니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저금리로 인해 사람들이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고,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고, 님비현상으로 인해 신규 건설이 제한되고, 가계 소득이 주택 가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주택 소유는 점점 더 노년층에게만 국한되고 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미국의 주택은 젊은 층에서 노년층으로 부의 이전을 촉진하는 경제 정책의 대리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금리 인하와 그동안 강제로 억눌려 있었던(pent-up) 수요(새로운 일자리, 자녀, 인생 이벤트)가 결합되어 2024년에는 막혀 있던 주택 거래가 훅 뚫릴 것입니다.

(: 미국도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집값이 급격히 오르며 이미 집을 갖고 있는 노년층이 청년층에 비해 가처분소득이 커지는 상황을 겪었지만, 2024년 금리 인하 예고와 함께 경기 활성화로 그동안 주택 보유에 소극적이었던 젊은 층이 집을 사기 위해 나설 것이라는 예측.)

각 주 의회와 지역구 위원회는 더 많은 주택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실업률은 낮고, 젊은 근로자들은 역사적으로 강력한 희망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좋은 소식(sweetener)? 부동산 중개인 카르텔이 마침내 깨져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발생하는 중개 수수료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3.     워너-파라마운트 통합, 그 다음은 디즈니?

지난 12 12일에 예측 라이브 스트림에서 이 소식을 전했는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전에 워너 브라더스-디스커버리 CEO 데이비드 자슬라브가 파라마운트 CEO 밥 베이키쉬를 만나 합병에 대해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입니다. 내년에 WBD(: 워너 브라더스와 디스커버리의 합병 법인), 넷플릭스, 디즈니가 그들 소유가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잇달아 인수하는 것을 지켜보세요.

(주: 통상 디즈니, 워너 브라더스, 파라마운트, 콜럼비아, 유니버설, 폭스를 미국 혹은 세계 6대 메이저 영화/드라마 콘텐트 제작사 혹은 그냥 '메이저 스튜디오' 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지금 서로 통합하겠다는 움직임이 나온 것이죠. 갤러웨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4-25 사이에 더 큰 통합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지속적인 생존 가능성은 규모의 함수가 될 것입니다: 작가 파업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넷플릭스는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이 파업은 기존 스튜디오에서 NFLX(: 넷플릭스의 상장 법인명)로 부의 이전을 의미하며, 플레이어 수와 지출에 있어 각각 통합과 합리화라는 시장 역학 관계를 촉진했습니다.

(: 2023년 미국의 방송작가들이 영상제작사들을 상대로 OTT들의 재방송료, AI 사용 등에 대해 항의하며 파업을 일으켰고 결국 타결. 그러나 그 와중에도 넷플릭스는 구독료를 인상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이미 콘텐트 제작의 패권이 넷플릭스로 넘어가 있는 상태였기 때문. 즉 이미 넷플릭스는 다른 OTT들이나 기존 방송사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는 강력한 포지션에 올라 있다는 뜻.)

 

4.     두 가지 주식 추천: 스트리밍 후발주자

저는 매년 주식 추천을 합니다. 작년에 저는 각각 60%, 180%, -15% 상승한 Airbnb, Meta, 중국 인터넷 주식을 선택했습니다. 이 회사들이 특별한 일을 할 것이라는 예상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시장이 (이들 회사들이 이미 하고 있는)기존 비즈니스가 현금이 쌓이는 비즈니스라는 사실을 잊고, 이들 기업(특히 메타)의 주가를 깎아내렸다는 것이죠.

(: 그래서 2023년 시장의 오판으로 가격이 떨어진 메타, 에어비앤비 등을 사들여 고수익을 냈다는 이야기)

올해 제가 추천하는 주식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디즈니인데, 제가 보기에 기술 섹터는 충분히 고평가(라틴어로 과대평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주의 주가수익비율 배수는 1999년과 2007년과 무섭게 비슷해 보입니다. 올해 저는 부실 자산을 좋아하는데, DIS WBD 10년래 최저가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며, 상대 후보는 분노와 관심을 유도하여 TV 광고를 판매할 수 있도록 실험실에서 설계된 인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트럼프만큼 다양한 뉴스를 생산하는 사람이 없으므로, 트럼프가 유세에 나서면 기존 TV의 시청량이 늘어나고, 그만치 기존 네트워크 방송사의 수지가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

또한 WBD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부채를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재무제표가 깨끗해지면 거리는 돌아설 것이고, 넷플릭스는 가격 인상을 위한 구름막을 제공했습니다. 디즈니는 공원 사업과 가족 친화적인 성향, 고유한 IP로 차별화되는 스트리밍 네트워크라는 특징을 통해 NFLX WBD와 경쟁할 수 있는 이점을 누리고 있습니다.

5.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에 대항하는 틱톡시대의 도래

한쪽 문을 막으면 다른 쪽 문에 늑대가 나타납니다. 우리는 넷플릭스 대 디즈니, 스포티파이 대 애플 뮤직과 같은 유사한 제품끼리의 경쟁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는 하나의 시장, 즉 관심의 시장이며, 한 플랫폼이 다른 모든 플랫폼보다 앞서서 이 상품을 수확하고 있습니다: 바로 틱톡입니다.

이 중국 회사는 OpenAI가 등장하기 전까지 역사상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인 플랫폼이었으며, 여전히 서구 젊은이들이 세상을 인식하는 프레임으로 남아 있습니다. 당신의 본능을 믿으세요. 2024년은 틱톡이 스트리밍 서비스의 점유율을 갉아먹는 해가 될 것입니다.

 

6.     정점에 오른 AI (과잉투자 단계)

작년에는 AI가 올해의 기술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올해는 AI 거품이 터지지는 않겠지만 수축할 것입니다. 이는 과잉 투자로 인해 불가피한 현상입니다: 작년에 미국 벤처 자금의 4분의 1 이상이 AI 스타트업에 투자되었고, 현재 미국 유니콘 기업 5개 중 4개가 AI 관련 기업입니다. 가장 큰 AI 스타트업인 OpenAI Anthropic의 기업 가치는 각각 매출의 180배와 200배에 달합니다. 예를 들어 Uber 3배와 비교해 보세요.

AI 2024년에 막대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가치는 이미 2023년 주식 상승의 대부분을 주도한 7개 기업(Microsoft, Alphabet, Apple, Tesla, Amazon, Meta, 그리고 새로 합류한 Nvidia)의 주식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시장은 영감을 얻기 위해 다른 곳에서 눈을 돌려야 할 것입니다.

이미 S&P 500 기업 실적 발표에서 AI가 언급되는 비율이 35%에서 29%로 감소하는 등 기업 PR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7.     빅테크 주식 추천: 알파벳

작년에는 메타가 다른 빅테크 주식 중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는 알파벳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경우 대규모 언어 모델은 정유 공장에 해당하고 독점 콘텐츠는 화석 연료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Google 검색, Gmail, YouTube는 오리노코 강 유역에 해당합니다. 알파벳은 이메일, 검색 습관, 유튜브 시청 위에 두꺼운 AI 레이어를 구축하여 삶을 더 효율적이고 즐겁게 만들 것입니다. OpenAI<스타워즈>, 알파벳은 <제국의 역습>입니다.

(: <스타워즈>는 시리즈 첫 작품인 스타워즈4를 가리키며, <제국의 역습>은 두번째 작품인 스타워즈5의 부제. <제국의 역습>은 당시로서는 드물게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이라는 호평과 함께 스타워즈 시리즈의 앞날을 밝게 점치게 한 작품.)

8.     올해의 기술: GLP-1

2023년이 GPT-4의 해였다면 2024년은 GLP-1의 해가 될 것입니다. , 오젬픽, 모운자로, 그리고 모든 GLP-1 관련 체중 감량 기술입니다. 이 시장은 거대하고 혁신이 무르익었습니다. 미국 국민의 70% 이상이 비만 또는 과체중입니다. 지난 50년 동안 비만 유병률은 3배로 증가했으며, 간접 비용과 생산성 손실을 포함한 미국의 비만 비용은 1 7,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관해서는 이전에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미국은 자유의 땅이자 플러스 사이즈의 본고장입니다. 우리 경제의 거대한 부분이 비만이야말로 당신의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거짓말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산업 식품 단지가 여러분을 똥 같은 건강에 해로운 음식에 중독시키고 당뇨병 산업 단지로 넘겨줄 수 있게 해줍니다. 빌 마허는 GLP AI보다 실물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제게 농담을 던졌습니다. 저는 그 말을 지지합니다.

(: 살찐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외모지상주의를 배격하고, 뚱뚱한 사람에 대한 비난이 사회적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운동이야말로 당분 섭취와 운동부족을 합리화하는 거짓말이라고 비웃고 있음.)

현재 뉴욕시에서 GLP-1 처방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지역이 가장 날씬한 지역(어퍼 이스트 사이드)인데, 이는 이 약이 주로 마지막 남은 15파운드를 감량하기 위해 점심을 먹는 부유한 여성들에게 처방되기 때문입니다. GLP-1에 대한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비용은 낮아지고 접근성은 확대될 것입니다. 이는 제약업계를 넘어 맥도날드, 펩시 등 패스트푸드 업체에도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며,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임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소비자 경제에 대한 가장 큰 질문입니다: 미국이 더 날씬하고 당뇨병 환자가 적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9.     인도가 새로운 중국

2023년에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가 되었습니다. 2024년에는 이러한 인구 증가가 경제적 측면에서 기록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양면성을 띠고 있습니다: 인도는 인프라에 투자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반면, 중국은 항공모함에 투자하고 청년 실업과 산업 붕괴에 대처하기 위해 안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바통이 넘어갔다는 증거: 애플은 아이폰 생산을 히말라야 반대편으로 공격적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10.  지정학: 미중 관계의 해빙기

중국이 외국 자본의 유출을 막기 위해 벼랑 끝 전술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경제는 여러 세대에 걸쳐 가장 아픈 상태이며, 효과가 입증된 유일한 치료법은 현지 제조업을 통해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뿐입니다. 결국 중국은 막대한 빚을 지지 않고도 자국 시장을 위한 주택과 고급 자동차를 건설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서방은 인플레이션 문제가 있고 중국은 성장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두 개의 가장 큰 경제 대국이 화해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럴 것입니다.

 

11.  지정학: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10 7일 이전까지만 해도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가 예상되었지만, 하마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대응이 정상화를 방해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입니다. 더 광범위한 지역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협력의 논리는 여전히 피할 수 없습니다. 석유 의존도가 낮은 세계에서 사우디의 전략은 스윙보트, 즉 모든 국가와 잘 지내면서 모든 테이블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고 과반수 의석을 차지해 막강한 힘을 얻는 국가가 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저의 직감은 지난 여름 미코노스 섬을 여행하는 동안 관찰한 바에 근거합니다. 요컨대, 나이트클럽의 거의 모든 테이블은 걸프 지역에서 온 젊은이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사우디는 이슬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이 지역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이스라엘-가자 전쟁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12.  머스크, 트위터 통제권 상실(또는 매각)

머스크가 가출 청소년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이제 그만둬야 합니다(: 이미 일론 머스크도 젊지 않습니다). 2년 후면 그는 대부분의 노인 커뮤니티에서 살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될 것이고, 사람들은 거의 노인이 된 그의 어린아이 같은 행동에 지쳐 있습니다. 머스크의 재산은 대부분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묶여 있으며, 그는 팔고 싶지 않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는 두 회사 모두에 대해 많은 돈을 빌렸으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라도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엘론이 트위터의 80%를 해고한 후에도 트위터는 여전히 값비싼 취미이며, 그는 협박하는 사람들(, 광고주)을 계속 쫓아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회사, 더 나아가 엘론은 트위터 인수 자금 조달에 사용된 부채를 수년간 갚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엘론은 소셜 미디어보다 더 큰 야망을 품고 있으며, 2024년에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스포일러 주의: 이 모든 것은 언론의 자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13.  메타의 2024년 성장 동력: WhatsApp

Facebook Instagram은 여전히 거대하고 수익성이 높은 비즈니스이지만, 빅테크 기업 가치를 좌우하는 것은 성장성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서는 많이 언급하지 않습니다. Meta는 수년 동안 외양간에서 세 번째 말을 키우고 있지만, 30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에 잠자고 있던 잠재력이 곧 꿈틀거릴 것입니다. 저커버그는 수년 동안 수익화 전략을 암시하며 WhatsApp과 관련된 서비스를 야금야금 흘리고 있습니다. 2024년은 제노모프 인터네시부스 랩터스가 메타의 뱃속에서 터져 나오는 해입니다.

(: 제노모프 인터네시부스 랩터스는 영화 <에일리언>에 나오는 무적의 외계 괴물. 이 괴물은 인간의 뱃속에 기생충처럼 잠복하고 있다가 다 자라면 배를 가르고 튀어나온다.)

 

14.  정치 예측: 바이든은 재선, 트럼프는 유죄 판결을 받다

대선 정치의 진실은 스윙보터, 무소속 등 실제로 선거를 결정하는 유권자들은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스윙보터인 이유는 3년 반 동안 밀폐된 반향실에 갇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투표장으로 향할 때는 낮은 인플레이션, 높은 고용률, 탄탄한 경제, 미군이 개입하지 않은 세계 곳곳의 분쟁, 미국에 대한 범죄로 동료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공화당 후보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 예측에 대한 증거는 (트럼프가 피고로 출석해야 하는) 세 번의 개별 재판에서 제출되며, 세 번의 재판을 모두 이길 확률은 끔찍합니다: 연방 중범죄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단 한 번의 재판에서 징역형을 피할 확률은 30%에 불과하며, 세 번의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을 확률은 2.7%(30% * 30% * 30%)에 불과합니. 2024년에 우리는 노인을 등치려는 범죄자가 등장하는 리얼리티 쇼와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 법정 소송을 지연시켜 자신을 사면하는 것이 플레이어의 임무인 게임 쇼 사이를 채널 서핑하며 시청하게 될 것입니다. 맙소사, 우리 지금 정말 엿같아요.

(: 전통적으로 민주장 지지자인 갤로웨이는 그래도 미국 국민들이 트럼프보다는 바이든을 선택할 것이라고 판단. 현재까지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은 큰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지만 선거 전까지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실업률이 떨어지는 동시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실제 미군 병력이 파병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스윙 보터 선거때마다 그때 그때 좋아 보이는 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로 하여금 바이든을 다시 선택하게 할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

반면 트럼프는 현재 대선 결과 불복, 기밀 유출, 성추문 등 3차례의 재판을 받아야 하며, 대통령 출마 또한 세 번의 재판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 그 자신을 사면하는 것 뿐이라는 점을 꼬집고 있음.)

 

과연 몇가지나 적중할지. 2024년 연말을 기다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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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늘 괴로워한다. 예민하고, 의심하고, 상실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영웅담이라더니. 과연 이런 것이 영웅인가.
<순신>엔 무용, 연극, 뮤지컬, 판소리가 모두 있다. 인물들의 감정은 대사로, 춤으로, 창으로, 노래로 전달된다. 원통형의 놀라운 무대는 때로 이순신의 배 안으로, 혹은 울돌목의 좁다란 물길로 변한다. 거북선은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이지만 순신 역의 형남희에게는 대사가 거의 없다. 무인 역의 이자람이 변사처럼 전체 극의 흐름을 끌어가고, 순신 본인보다 여러 내면을 대변하는 존재(또다른 순신)들이 주절주절 말이 많다.
승리가 불가능한 전쟁의 최전선에 어쩔수 없이 서게 된 순신은 무대에서 자주 쓰러진다. 바닥을 구르고, 매달리는 사람들로부터 달아나고 싶어 몸부림친다. 누구보다 운명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사람으로 보인다. 딱하기도 하지. 그렇지만 그는 사력을 다해 적과 맞선다. 
 
보는 내내 관객을 압도하는 건 이자람의 소름끼치는 절창. 대략 1인 5역을 왔다갔다하던 이자람에게서 "가지마시오!"가 터지는 순간 눈물이 툭 터져나온다. 이것이 순신인가. 이런 것이 성웅의 운명인가. 안타까움이 가슴을 죈다.
보다 보면 선조의 캐릭터에 굳이 이런 변명의 기회를 줄 이유가 있나, 굳이 등장인물마다 의무적으로 노래를 해야 하나 싶은 생각들이 들기도 하지만, 이자람과 형남희의 주고받음을 보는 것만으로도 두시간 반이 길지 않았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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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스콧 갤러웨이 교수님이 넷플릭스과 작가/배우 조합 파업의 결과에 대해 일필휘지하셨습니다. 이번에는 '넷플릭스 효과'라는 말에 대한 언급이 있어 눈길이 갑니다. '넷플릭스 효과(Netflix effect)'라는 말은 대략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수준급의 콘텐트나 배우, 감독이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인 지명도를 확보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여기저기서 쓰이고 있는 듯 합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K-콘텐트의 물결이 바로 넷플릭스 효과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을 듯.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랍니다.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은 내용이라 주말에 낑낑... 번역을 시도해 봤습니다. 물론 번역기의 도움을 받았구요, 저의 기여는 좀 이상한 부분을 수정하고 역주를 붙인 정도. 그럼 시작합니다. 

다시 돌려보기

1년 전만 해도 넷플릭스는 분기당 100만 명의 가입자를 잃었고 시가총액의 75%가 하락했습니다. S&P 500 지수에서 가장 실적이 나쁜 주식이었습니다. 거기서 빨리감기로 1년을 돌려본 지금, 월스트리트는 넷플릭스의 '아름다운' 실적에 '환호'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업계는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에게 반등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DVD를 봉투에 넣어 배송하기 시작한 이래로 이 회사는 많은 역경을 이겨냈습니다. DVD를 우편으로 배달하던 회사가 인터넷 플랫폼으로 변신하여 할리우드의 거인이 되었고, 결국에는 Apple, Amazon, Google과 같은 거대 기업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어려움에 대해 자세히 논의했지만, 넷플릭스는 콘텐츠의 철의 왕좌(역주: ‘왕좌의 게임에서 7왕국을 다스리는 최강자의 자리)에서 디즈니,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를 대체하고 세 회사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를 자랑합니다.

 

내가 말했잖아

5개월 전 저는 작가들의 파업이 넷플릭스에 해를 끼치기보다는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제 이론은: 파업은 보편적인 지출 감소를 '강제'하는 동시에 소비자에 대한 넷플릭스의 상대적 가치를 실제로 높일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스트리밍 업체는 이미 마리아나 해구 만큼이나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뉴스, 심야 토크쇼, 시트콤과 달리 오자크브리저튼은 부패하기 어렵기 때문에 케이블TV가 아닌 것도 도움이 됩니다.

(역주: ‘오자크브리저튼같은 넷플릭스의 주력 드라마들은 제작된지 수년 뒤에 봐도 상관없을 정도로 시의성을 타지 않는 반면, 케이블TV들이 운영하는 뉴스, 심야 토크쇼, 시트콤 등은 시의성에 매우 민감하다는 차이를 지적한 것)

넷플릭스는 20%의 수익 증가와 더불어 올해에는 65억 달러의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2022년의 16억 달러에서 증가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매출 증가는 소폭(8%)에 불과합니다. , 수십억 달러의 횡재는 비용 절감, 위쳐같은 드라마에 에피소드당 2천만 달러를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직접적인 결과입니다. 분석가들은 "작가들의 파업이 해결되면 비용이 높아져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며 지나친 낙관론에 대해 경고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투자자들은 파업이 끝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WGA/SAG-Aftra(역주: 작가 노조와 배우 노조)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스트리밍 대기업을 위해 일하는 비밀 자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놀랄까요? ‘넷플릭스의 스파이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역주: 작가 파업으로 인해 누구도 새로운 작품을 제작할 수 없는 환경이 오히려 넷플릭스에게는 엄청난 수익을 남겼고, 신규 콘텐트를 계속 제작하게 되면 그때부터 수익성이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을 지적)

어쨌든, 업무 중단에 직면한 넷플릭스의 강점은 파업자들의 장기적인 전략 부족과 넷플릭스의 풍부한 전략의 결과였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넷플릭스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몇 가지 비즈니스 전략을 채택해 왔습니다. 이를 살펴보겠습니다.

다각화

ProfG.AI에게 다각화의 가치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대답은 이렇습니다: "다각화는 치명적인 재정적 부상을 방지하는 방탄복입니다. 다각화는 상승폭을 제한하더라도 하락폭을 제한하는 방어 전략입니다." 이자와 어울리고 싶지는 않지만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넷플릭스는 해외 콘텐츠 다각화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습니다. 넷플릭스는 할리우드에서 지출을 줄이고 현지 언어 제작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아시아에 대한 지출은 2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유럽에 대한 투자는 두 배로 늘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제작되고 있습니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3분의 1)와 파라마운트(4분의 1)와 비교해 보십시오. 미국 배우와 작가들이 파업에 돌입하고 TV 시리즈 제작이 25% 감소하는 동안에도 해외 제작진은 계속해서 제작을 진행했기 때문에 공급망 중단(, 콘텐츠 부족)에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와 라이선스 콘텐츠를 혼합하여 라이브러리를 다양화했습니다. 올해 가장 창의적인 움직임 중 하나는 NBC유니버설에게서 슈츠의 판권을 사들이는 것이었습니다. 올여름 넷플릭스에서 데뷔한 이 2011년작 법정 드라마(버킹엄 궁전의 공포에서 왕자를 구한 이혼녀가 등장)는 올해 그 어떤 오리지널 넷플릭스 프로그램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아니,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우수했습니다. 수트는 올해 3개월 연속 모든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프로그램으로, 역대 최다 주 1위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것이 바로 넷플릭스 효과가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탄탄한 시리즈가 다시 인기를 끌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콘텐츠가 됩니다.

 

(역주: 메건 마클은 슈츠출연중 해리 왕자와 결혼. 어쨌든 브레이킹 배드처럼 이미 화제작이었고 수익성이 입증된 구작드라마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전 세계에 공개되면서 다시 한번 최고의 화제작이 되는 현상은 계속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 반드시 '무명이었던 작품/감독/배우'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 '슈츠'같은 구작들은 물론이고, 지금 애플TV나 아마존 프라임, 디즈니 오리지널로 '꽤 화제가 되었던' 작품들이 넷플릭스에 판권이 팔려 공개되면 '세계적인 메가 히트작'이 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죠.)

적응 아니면 도태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하거나 빠른 것이 아니라 가장 적응력이 뛰어난 종입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들은 모두 역사상 최고의 벤처캐피털인 미국 정부의 투자를 바탕으로 두꺼운 혁신의 층을 구축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애플은 Darpa GPS를 사용하여 아이폰을 만들었습니다. 페이스북은 인터넷이라는 정부 지원 호스팅 서비스 위에 앱을 구축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미국 최대의 콘텐츠 배포 플랫폼인 미국 우편 시스템을 활용하여 DVD를 우편으로 전송했습니다.

 

지금은 DVD를 우편으로 보내는 것이 번거롭게 들리지만, 당시에는 대단한 사업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1997년에 설립되어 2002년에 상장되었고, 2006년에는 부엌 서랍에 있는 사제 급조폭발물(IED, 역주: 과거 테러리스트들이 우편물을 통해 IED를 활용한 것을 가리키는 듯), 깜빡 잊고 반납하지 않은 VHS 테이프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여 1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회사의 경영진은 스트리밍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투자에 안주하고 물러설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광대역 무선 인터넷에 대한 수십억 달러의 또 다른 투자가 곧 DVD를 쓸모없게 만들 것이라는 점을 인식했습니다. "모델을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 헤이스팅스는 2007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스트리밍을 소개했습니다.

 

스트리밍만이 넷플릭스의 유일한 과감한 전환은 아니었습니다. 2011, 넷플릭스는 '플랫폼'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콘텐츠에 진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시에는 터무니없어 보였습니다. 업계에서 ' 5'로 불리는 할리우드 거물인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 디즈니, 소니와 경쟁해야 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첫해에 콘텐츠에 20억 달러를 지출하며 정면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첫 오리지널 시리즈 중 하나인하우스 오브 카드는 에미상 33개 부문과 골든 글로브 8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기회와 문제

피터 드러커는 문제가 아닌 기회에 투자하라고 말했습니다. 넷플릭스보다 이를 더 잘 실천한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오랫동안 넷플릭스의 장애물은 뻔히 보였습니다: 매년 수억 달러의 현금을 소진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무식한 힘이 강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는 시장에서 자신을 기술 회사로 바라보는 시각을 인식하고 다른 미디어 회사가 할 수 없는 일을 해냈습니다: 대규모 투자와 손실, 그리고 성장.

 

2015년 넷플릭스의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8 4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17년에는 마이너스 20억 달러, 2년 후에는 마이너스 3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과감한 지출이 차별화 요소였습니다. 무기로서의 자본, 특히 저렴한 자본이 바로 그것입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지출은 다른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빠르게 증가했으며, 2021년까지 연간 180억 달러를 콘텐츠에 투자했지만 잉여현금흐름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기존 미디어 기업들은 스트리밍 플랫폼과 정면으로 맞서는 데 필요한 손실을 용납하지 않는, 다른 종류의 투자자 기반에 얽매여 있었습니다.

(역주: 기존의 미디어 기업/콘텐트 제작사들은 프로젝트별, 혹은 분기별로 수익을 내는 데 익숙해져 있었으므로 손실을 안고 가는 대규모의 투자에 보수적이었던 반면, 넷플릭스는 콘텐트 제작자인 동시에 플랫폼이고, IT기업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막대한 적자인데도 엄청난 추가 투자가 가능했음을 지적하고 있음.)

 

넷플릭스는 이제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에서 확고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수익성 있는 DTC(Direct-to-consumer) 스트리밍 사업을 하는 유일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이며, 기존 업체들은 넷플릭스를 추격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가격 부르기

이번 분기 넷플릭스의 구독료 인상 결정은 플랫폼의 강점을 반영한 것입니다. 넷플릭스는 이제 유틸리티 지위에 도달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1 4천만 가구가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7 7백만 개의 넷플릭스 계정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구독의 비용적 이점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넷플릭스에 가입하느냐가 아니라 넷플릭스를 어떤 다른 플랫폼과 함께 이용할지(accessorise) 여부입니다.

(역주: 원문은 accessorise라는 표현을 써서, ‘넷플릭스는 이제 빼놓을 수 없는 기본이고 어떤 다른 OTT를 그 위에 액세서리처럼 활용할까가 문제라고 표현. 정확한 상황 판단이라고 생각됨.)

 

프리미엄 요금제는 이제 15% 인상된 월 22.99달러입니다. 한편, 표준 광고 요금제는 6.99달러로 유지됩니다. 넷플릭스는 미국의 가장 근본적인 경제 트렌드인 소득 불평등을 올바르게 조정했습니다. 저소득층 사용자를 유지하면서 고소득층 가구로부터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 기반 가격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품질이 낮은 제품을 도입하면 오히려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넷플릭스 광고에 회의적이었지만, 궁극적으로 더 많은 사용자를 프리미엄 상품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위협

넷플릭스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넷플릭스뿐이라고 말하고 싶은 유혹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바로 TikTok YouTube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틱톡의 상승세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 중국의 거물은 스트리머들의 시선(특히 젊은 시청자)을 훔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분기당 250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수치는 작년보다 34%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러나 YouTube의 위협에 대해서는 덜 논의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주주 서한에서 가볍게 언급했지만, 그 의미는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로 느슨했습니다.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넷플릭스는 "미국 내 TV 시청 시간에서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YouTube를 제외한 어떤 스트리밍 업체보다 크다"고 적었습니다. 이는 겸손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YouTube는 가장 인기 있는 TV 스트리밍 서비스이며, 이는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통한 시청 시간은 고려하지 않은 수치입니다. 넷플릭스 경영진이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를 바랍니다.

여기까지. 이하의 내용은 관련 없는 내용이라 뺐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분을 위해 원문도 아래 첨부합니다. 

The Netflix Effect | No Mercy / No Malice (profgallow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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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작가 테드 창이 파이낸셜 타임스( FT)의  AI 에디터인 마두미타 무르지아( Madhumita Murgia, 어느 쪽 이름인지 짐작이 안 가는...)와 나눈 인터뷰. 아마도 Lunch with FT  라는 고정란이 있는 듯 합니다. 저명 인사들과 데스크 급 기자들이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눈다는 형식인 듯. 음식 이야기가 꽤 상세히 나옵니다.

더듬더듬 내용을 읽어보다가 그냥 번역을 해 버리기로 했습니다. 물론 번역기의 도움을 받았고, 받았는데... 어느 정도는 괜찮았지만 중간 중간 어이없는 오역이 꽤 있어서 그걸 다듬어서 읽기 편하게 한 정도입니다. 

 

혹시 필요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원제는  아래 있는대로 Sci-fi writer Ted Chiang: "The machines we have now are not conscious"  입니다. 기자가 먹는데 너무 정신이 팔려 질문을 제대로 안 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아무튼 기계가 쓴 글에서 아무런 영혼을 느낄 수 없었던 저는 창의 주장에 매우 동의합니다. 물론 모든 글이 영혼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고, 어쨌든 인간은 일시적으로든 영구적으로든 아주 사소한 위안이라도 기계가 줄 수 있으면 그걸 원할 것이라는 말을 포함해서,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AI가 하는 대답들이 사실은 통계학적 정밀성을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AI라는 이름 대신에 응용통계(Applied Statistics)라고 불러야 한다는 창의 주장을 지지하지만, 기존의 응용통계를 가르치고 배우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한번 슉 읽어보시길.

참고로 원문은 여기.
Sci-fi writer Ted Chiang: ‘The machines we have now are not conscious’ | Financial Times (ft.com)

내가 테드 창에게 점심 식사를 같이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은 – 그가 쓴 이야기들처럼 – 간결하고 정확했다. "나는 AI의 현재와,  SF가 그것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어 기쁩니다."라고 그는 답장했다. "하지만 저는 제 사생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창의 개인적인 삶이 아니라 그의 머릿속에 있는 세계들이다. 이 중국계 미국인 작가는 그가 30여 년 동안 쓴 18편의 단편 소설로 여러 개의 주요 상을 수상한, 그의 세대에서 가장 칭송받는 SF 작가 중 하나다. 외계종 생물과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언어학자에 관한 그의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할리우드 영화 '컨택트(원제: Arrival)'로 만들어졌다.

 

한국 개봉병은 <컨택트>지만 영화 원제는 <Arrival>. 그리고 소설 원작은 테드 창의 <The story of your life> 입니다.



창의 여러 작품들은 그의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 단순함, 과학적 엄격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놀라운 독창성.그의 단편 중 하나인 '우리가 해야 할 일'에서, 프레딕터라고 불리는 장치는 인류를 미치게 만든다.이 장치는 버튼과 녹색 LED 조명으로 구성된 자동차 리모컨과 같다. 인간이 버튼을 누르기 1초 전에 항상 불이 깜박인다. 사람들이 그것을 능가하려고 할 때, 그들은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이 개념은 이 상상의 세계에서 자유 의지의 결핍과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그것을 믿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모두 2페이지 반으로 되어 있다.

(해석자 주: 프레딕터는 인간이 무슨 행동을 하려고 하든 그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인간은 어떻게 해서도 그 결과를 바꿀 수 없다는 의미를 던져주는 가상의 기계. 만약 '불이 켜진 뒤에 안 누르면 되잖아'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그 불은 영원히 켜지지 않는다. 이 기계의 등장 이후 인간 사회는 자유의지란 없었음을 깨닫고 좌절에 빠지는 사람들로 인해 대파란에 빠진다.) 

우리는 창이 수년간 아내와 함께 살았던 시애틀에서 강 건너편에 위치한 워싱턴 주의 잎이 무성한 벨뷰에 위치한, 그리 격식을 따지지 않는 지중해식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했다. 창은 55세의 날씬하고 여윈 몸집에 주름없는 얼굴과 긴 포니테일로 묶은 회색 머리를 하고 자신감 있게 걸어왔다. 그는 흰색 티셔츠와 크림색 바지를 입었다. 그는 공손하지만 대개의 질문에 즉시 대답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제가 동부 해안지역에서 자랐다는 것을 알고 종종 놀랍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제가 항상 생각하는 만화가 존 캘러핸의 만화가 있습니다. 뉴욕과 LA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작은 기준 같은 것입니다. 뉴욕에서는, 그 사람이 '퍽 유!'라고 말하지만, 생각풍선(말풍선 대신 속마음을 보여주는)에 쓰여 있는 내용은 '안녕하세요!'입니다. 그리고 LA에서는 사람들이 '안녕하세요'라고 말하지만, 실제 속뜻은 '퍽 유!'입니다." 그는 지금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저는 조용한 편인 것 같아요."

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회사들을 방문하고 바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요즘 모든 사람의 머릿속은 대화와 질문에 응답하며 인간과 같은 문장과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소프트웨어인 '생성형 AI'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새로운 도구를 발명한 실리콘 밸리의 발명가들은 인간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함께 온, 전례 없는 철학적 도전에 맞서고 있다.

이것들은 창의 작품 독자들과는 매우 친숙할 주제들이다. 언어와 인지의 관계, 초인적 지능의 의미, 그리고 궁극적으로 세계 속에서 우리의 위치의 변화하는 본질과 같은 것들 말이다.

우리가 주문하기도 전에, 웨이터를 겸하고 있는 주인이 매운 붉은 렌틸 수프 두 그릇을 들고 나타났다. 그 맛은 즉시 내 미각을 깨웠다. 짜고 자극적이었다. 우리가 깊이 파고들면서, 치앙은 그의 사색적인 방식으로, 그의 허구적인 세계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불편하게 가까워지고 있다는 저의 관측에 대해 짚었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기계들은 의식을 가진게 아닙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가르칠 때, 그것은 의식 사이의 상호작용입니다." 반면 AI 모델은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모델의 다른 변수 간 연결 강도, 또는 소위 "가중치"를 변환하는 과정을 통해 훈련된다. "아이를 가르칠 때 네트워크에서 가중치를 조정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실수일 것입니다."

작가로서, 창의 비판의 핵심은 이 모든 것을 묘사하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단어들에 대한 불만이다. AI 엔지니어나 언론이 챗봇(ChatGPT) 등에 투영하는 '학습', '이해', '알다' 등의 의인화된 단어들이나 '나' 같은 인칭 대명사가 (마치 그것이 의식을 가진 존재인 것으로 보이게 하는)환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 성급한 받아쓰기 때문에 우리 모두, 심지어 이러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들까지도 AI 도구에게서 마치 그것이 감각을 갖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된다고 그는 말한다. 사실은 텅 비어 있는데 말이다.

"얼마 전 트위터에서 누군가와 '인공지능이 무엇인가요?'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은 이에 대해 '1954년에 형편 없는 단어를 선택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알다시피, 그 말이 옳습니다. 50년대에 우리가 (AI라는 이름 대신에) 다른 이름을 선택했다면, 우리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혼란을 많이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만약 그가 적절한 이름을 다시 짓는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는 즉시 대답했다. 응용통계( Applied Statistics)

"이런 종류의 것(AI와의 대화 같은 것)들이 대량의 텍스트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 추출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그의 관점에서, 그것이 도구에 지능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응용 통계가 훨씬 더 정확한 용어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도 그 용어를 사용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렇게 섹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창의 2010년 소설인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에서 전 사육사 아나는 '가상 애완동물'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감각적인 디지털 존재("디지언트"로 알려진)를 개발하는 AI 회사에 취직한다. 이 기계들은 오늘날의 인공지능과 달리 의식이 있지만 미숙하다. 이 소설은 발간된 뒤 수년간에 걸쳐 기술 창작자들과 그들의 발명품들 사이의 관계, 그리고 새로운 유형의 지능의 창조로 인해 발생하는 철학적 질문들을 검토하면서 수많은 질문들을 이끌어냈다. 그들은 어떤 종류의 도덕을 가지고 있습니까? 누가 그들을 책임질까요? 그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내버려 둘 수 있습니까? 창은 또한 이 이야기를 통해 부모가 된다는 것과 자유롭게 놓아 보낸다는 것, 두 가지 상반된 면을 자세히 그려내고 있다. 

나는 항상 두 가지 수준에서 동시에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의 이야기의 기원이 궁금했다: 그의 작품들은 양자역학, 인공지능 또는 이론 수학과 같은 광범위한 과학적 개념들을 다루는 동시에 일과 사랑, 가족이라는 평범한 인간 삶의 뉘앙스까지 담고 있다.

음식이 너무 빨리 서빙돼 대화에 방해를 받았다. 짙은 바바 가누쉬, 향신료를 넣은 콜리플라워, 민트 잎으로 장식된 크림 라브네, 올리브와 토마토와 오이의 크루디테, 따뜻한 피타빵이 함께 접시에 담겨 나눠먹을 수 있게 나왔다.

"저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즉시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몇 달 또는 몇 년에 걸쳐 같은 아이디어가 계속해서 떠오릅니다."라고 창은 바삭바삭한 콜리플라워를 먹으며 말했다. "그리고 나면 저는 이걸로 소설을 써야 하는 건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이유에서든 이 생각은 그 뒤로도 저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지중해식 요리들이 상을 가득 채웠다. (음식 이름 생략)

창이 자주 반복해서 다루는 주제들이 있다. 즉, 언어가 어떻게 우리가 누구인지를 구성하는가, 그리고 자유 의지의 존재 등이다.

그의 2019년 단편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에서, 등장인물들은 일상적으로 공상 과학 소설의 흔한 단계인 평행 우주의 포털을 열고 그들의 대체 자아(alternate selves)와 대화한다. 그의 초기 아이디어는 그러한 장치가 어떻게 생겼는지, 양자 컴퓨터를 사용하여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쓰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또한 사람들의 자신의 행위( agency)에 대한 변화하는 감각을 탐구했다. 그의 등장인물들이 뭔가 결정을 내릴 때 느꼈던 중량감은, 그들의 다른 자아(alter-ego)가 다르게 행동할 때면 어디론가 사라지곤 했다. "저는 그것에 대해 점점 더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 후 그것은 일종의 자유 의지에 관한 이야기로 바뀌었습니다."

(해석자 주: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에서 등장인물들은 자신이 어떤 결정을 했을 때, 다른 차원에 있는 또 다른 자신들은 그것과 다른 결정을 내렸는지를 궁금해하며, 그것을 통해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확신을 얻으려 한다. 하지만 다른 자아들은 자신과 다른 판단을 내린 경우, 자신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후회로 괴로움을 겪는다. 그렇게 해서 이 이야기는 '어떤 상황에서든 나에게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었다'는 식의, 자유의지에 대한 생각을 흔들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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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그의 이야기들이 복잡한 개념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창은 SF 장르의 오랜 전통의 일부인 단편 소설 형식을 고수해왔다.그는 아서 C 클라크와 아이작 아시모프와 같은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15살 때 한 잡지에 그의 첫 번째 단편 소설을 싣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그가 마가렛 앳우드나 가즈오 이시구로와 같은 문학적이거나 사색적인 소설가가 아닌, 이 SF  장르의 전문 작가로 확실히 자리를 잡는 동안, 그의 작품은 장르의 한계를 넘어 완전히 새로운 관객들에게 도달한다. 모든 길은 할리우드로 통한다.

"저는 제 작품이 SF 마니아가 아닌 일반 독자들에게 도달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습니다.그럴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라고 창은 말한다. 몇몇 문학 에이전트들은 전부터 그에게 그의 작품이 일반 독자층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그가 글을 쓰는 이유를 그는 '써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 작가 애니 딜라드의 말을 인용한다. "당신이 만약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고 칩시다. 그런데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신이 어디서도 그런 내용을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신이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당신은 이 경이로운 이야기에 목소리를 붙여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창은 말한다. "아직 아무도 그것에 대해 쓰지 않았기 때문에 흥미롭고, 그래서 당신은 그것을 표현하고 싶어합니다. 이제 그것이 바로 당신이 하는 일이 됩니다."

창은 점심 뒤 가까운 벨뷰 다운타운 공원에서 걷자고 제안했다. 나는 그에게 조금만 더 머무르라고 설득하고, 바클라바를 디저트로 나눠먹자고 했다. .그는 식당 안으로 사라졌고, 하얀 접시에 그들을 직접 담아 왔다.

언어와 지능 사이의 관계에 대한 그의 천착 때문에, 나는 특히 채팅 GPT와 같은 AI를 이용한 글쓰기에 대한 그의 견해가 궁금했다. 나는 기계가 생생해낸 글들이 그와 내가 쓰는 것과 같은 글쓰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지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물었다. 우리의 대화에서 처음으로,  나는 그에게서 짜증의 섬광을 느꼈다. "그들이 뭔가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글을 쓰나요? 제 말은,  챗 GPT가 만든 에세이 중에 실제로 사람에게 뭔가를 말해주는 글이 있었습니까?" 그는 말했다.  

(원문은 "Do they write things that speak to people? I mean, has there been any ChatGPT-generated essay that actually spoke to people?" 인간에게 어떤 식으로든 들을만한 가치가 있는 자신만의 메시지가 담긴 글을 쓰는 AI를 본 적이 있느냐는 의미인 듯.)

창의 견해는 ChatGPT 및 Google의 Bard와 같은 챗봇의 기반이 되는 대형 언어 모델(또는 LLM)이 인류학자 David Graeber가 "거지같은 직업"이라고 불렀던 작업인, 아무도 읽거나 쓰고 싶어하지 않는 필러 텍스트(filler text: 빈자리를 메꿔 주는 텍스트. 전형적인 회사 안내, 길 안내 등 그냥 기능적으로 존재하는 텍스트)를 생산하는 데 주로 유용하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만든 텍스트는 즐겁지 않지만, 특정 영역에서 유용할 수 있다고 그는 인정했다.

"하지만 LLM이 그 중 일부를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능력에 대한 확실한 칭찬은 아닙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반대로 그것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헛소리를 만들고 다루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창은 2월에 출간된 The New Yorker지에 "ChatGPT는 웹의 흐릿한 JPEG"라는 에세이를 기고했다. 그는 '언어 모델'을 '그들이 훈련받은 텍스트의 흐릿한 모방, 문법 규칙을 따르는 단어 순서의 재배열'로 설명한다.그 기술은 기존의 것과는 약간 다른 재료를 재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뭔가를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그가 이것을 언어를 배우는 아이들과 비교하기에, 나는 내 다섯 살짜리 아이가 어떻게 작은 한 줄짜리 농담을 발명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부분은 말장난(pun)인데, 그걸 들은 창은 매우 반색했다.

"당신의 딸은 농담을 듣고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ChatGPT는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지도 못했고 웃기려고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당신의 딸이 하는 일에는 큰 사회적 요소가 있습니다."

ChatGPT는 "다음 번에 함께 놀 때 당신을 또 웃게 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신적으로 리허설을 하지" 않는다. 창은 인간의 의도, 감정, 목적이 실리지 않은 언어는 무의미하다고 믿는다. "언어는 다른 존재들과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현재 [AI 툴을 통해] 하고 있는 미래 예측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공원을 산책하기에 좋은 날씨. 특히 밝은 분홍색 수국 덤불과 넓은 물가에 녹음이 우거진 공간이었다. 우리는 왜 공상 과학 소설이 중요한지에 대해 논의하면서 빠른 속도로 걷기 시작했다. 비록 그는 선동하기 위해 글을 쓰지는 않지만, 그는 공상 과학이 어떻게 급진적인 힘이 될 수 있는지 느끼고 있다. "과학 소설은 변화에 관한 것이고, 사람들이 세상이 지금과는 다른 세계를 상상하도록 도와줍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영국의 문화 비평가이자 정치 이론가인 마크 피셔도 비슷한 말을 했다. 창은 다음 내용을 인용한다: '해방 정치의 역할은 우리가 필연적이라고 들은 것이 사실은 우리 자신이 어떻게 할지에 달려 있다는 것을 널리 드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들은 것들은 실제로 달성할 수 있는 것들이다.' "저는 SF 소설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은 정치와 그의 소설을 혼동하지 않지만, AI가 자본주의를 강화하는 장치(force multiplier)라고 걱정한다. 2017년 버즈피드의 에세이에서 그는 기술주의자들을 "부정적인 결과의 가능성을 외면하고, 편집광적인 초점으로 오직 목표만을 추구하는" 그들의 초지능 인공지능 창조물에 비교했다.

그의 두려움은 연구자들이 예측하는 것처럼 인공지능이 세계를 지배하는 최후의 날 시나리오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는 AI 같은 기술이 소수의 손에 권력을 집중시키고, 불평등 문제를 가속화하는 데 대해 훨씬 더 걱정하고 있다.

우리는 공원을 몇 바퀴 돌았고, 나는 슬슬 다른 산책객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창에게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기계와 소통할 때 세상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물었다.

우리는 몇 분 동안 말없이 걸었고, 그는 갑자기 톰 행크스의 영화 '캐스트 어웨이'를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행크스의 섬에는 그가 사랑하는, 유일한 동반자인 윌슨이라는 배구공이 있었다. "저는 윌슨에 대한 비유가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 생각하는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말했다. "배구공 윌슨이 톰 행크스의 캐릭터에게 진정한 위안을 제공했기 때문에, 윌슨에 대해 그가 느끼는 감정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배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하지만 건너편 코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는 왜 사람들이 서로 말하는 것보다 인공지능 시스템에 말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 시작하는지 인정한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힘들어요. 그것은 많은 것을 요구하며 종종 보상을 받지 못합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현대 생활이 사람들을 그들만의 무인도에 발이 묶이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우정을 갈망하게 했다고 느낀다. "그래서 지금은 이것 때문에 배구공의 기회(!)가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소셜 챗봇은 윌슨이 제공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진정한 위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 즉 서로에게 반응하는 사람들로부터 얻는 공감과 의도다. 인공지능에 대해 창은 이렇게 말한다. "그것들은 건너편 쪽에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거기엔 아무도 없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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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드> 매거진의 편집장이었던 케빈 켈리는 '1000명의 팬만 있으면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2008년에 내놓은 이 아이디어는 매우 충격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켈리는 2017년에 그 이야기를 약간 수정해서 자기 블로그에 올려 놓았습니다. 

The Technium: 1,000 True Fans (kk.org)

 

1,000 True Fans

This is an edited, updated version of an essay I wrote in 2008 when this now popular idea was embryonic and ragged. I recently rewrote it to convey the core ideas, minus out-of-date details. This revisited essay appears in Tim … Continue reading →

kk.org

 

크라우드펀딩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 이런 아이디어를 내놓았다니 참 그럴듯하기도 하고, 1000명은 쉽냐...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무튼 케빈 켈리는 콘텐트 생산자를 전제로 이런 이야기를 했지만, 다른 어떤 사업에도 사실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뉴스레터 생산자든, 어떤 형태의 '구독형' 아이템이든. 

영어로 쓰인 문장이 가끔 희한하게 꼬여 있기도, 좀 어려운 말을 쓰기도 해서 읽기 만만치 않은 부분이 있었는데, 한글로 번역해서 올려둡니다. 물론 파파고의 도움을 받았고, 그래도 말이 안 되는 부분을 제가 한글로 손을 대서 다듬었습니다.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1000명의 진정한 팬:

이것은 제가 2008년에 쓴 에세이의 편집, 갱신된 버전(주: 2017년)입니다. 그 지금은 널리 퍼진 이 아이디어는 당시에는 초기 단계에 있었고 빈틈도 많았습니다. 저는 최근에 핵심 아이디어를 전달하기 위해 그것을 다시 썼습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세부 사항을 제외하고요. 이 재검토된 에세이는 팀 페리스의 신간 "타이탄의 도구"에 등장합니다. 저는 1,000명의 진정한 팬들의 개념이 일을 만들거나 일을 성사시키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필요없는 부분 생략). — KK 

성공적인 창작자가 되기 위해서는 수백만 달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수백만 달러 또는 수백만 고객, 수백만 고객 또는 수백만 팬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공예가, 사진가, 음악가, 디자이너, 작가, 애니메이터, 앱 제작자, 기업가 또는 발명가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천 명의 진정한 팬들만 있으면 됩니다.

진정한 팬은 여러분이 생산하는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팬으로 정의됩니다. 이 열렬한 팬들은 여러분이 노래하는 것을 보기 위해 기꺼이 200마일을 운전해 찾아올 것입니다. 그들은 여러분의 책의 하드커버와 페이퍼백, 그리고 오디오북을 살 것입니다. 그들은 여러분이 다음에 내놓을 여러분의 작은 피규어까지도 현물을 보지도 않고(sight unseen) 구입할 것입니다. 그들은 무료 유튜브 채널의 베스트 모음 DVD 버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것입니다. 그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여러분의 요리사의 테이블에도 부르면 올 것입니다. 이런 진정한 팬(슈퍼 팬이라고도 함)이 약 1,000명이라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큰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유지하는 것에 만족한다면 말입니다.

수학의 원리는 이렇습니다. 당신은 두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 여러분은 각각의 진정한 팬들로부터 평균적으로 100달러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충분한 양을 매년 만들어야 합니다. 이는 일부 예술 및 비즈니스에서 다른 분야보다 쉽게 수행할 수 있지만, 새로운 팬을 찾는 것보다 기존 고객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하는 것이 항상 더 쉽고 낫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서 훌륭한 창의적 도전입니다.

둘째, 팬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즉, 그들은 당신에게 직접 지불해야 합니다. 음악 레이블, 출판사, 스튜디오, 소매업체 또는 기타 중간 업체로부터 받을 수 있는 수수료의 작은 비율과는 달리, 고객은 고객의 모든 지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각각의 진정한 팬들의 100달러를 모두 가지고 있다면, 여러분은 연간 100,000달러를 벌기 위해 단 1000명의 팬만 필요합니다. 그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고 살기 충분한 돈입니다.

1,000명의 고객은 100만 명의 팬을 목표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실현 가능합니다. 수백만의 돈을 지불하는 팬들은 특히 당신이 시작할 때 촬영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가 아닙니다. 하지만 천 명의 팬들은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심지어 천 개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루에 진정한 팬을 하나 더 추가한다면, 1,000명을 얻는 데 몇 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1,000이라는 숫자가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 중요성은 대략적인 자릿수에 있습니다. 천 단위는 백만 단위의 1/10의 1/10의 1/10이라는게 중요하죠. 실제 정확한 숫자는 사람마다 조정해야 합니다. 진정한 팬 1인당 연간 50달러만 벌 수 있다면 2,000달러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팬 1인당 연간 200달러를 판매할 수 있다면 500명의 진정한 팬만 필요합니다.) 또는 연간 7만 5천 달러만 있으면 생활이 가능한 경우, 목표를 하향 조정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듀엣이거나 파트너가 있다면 2,000명의 팬을 얻기 위해서는 2를 곱해야 합니다. 팀을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곱해야 합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은 진정한 팬층의 증가는 팀의 규모에 비례하여 기하학적이고 선형적이라는 것입니다. 팀을 33% 늘린다면 팬층을 33%만 늘리면 됩니다.

진정한 팬의 지지도를 계산하는 또 다른 방법은 1년 회비로 그분들의 하루치 임금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그들이 하루 임금을 기꺼이 낼 만큼 충분히 그들을 흥분시키거나 기쁘게 할 수 있습니까? 그것은 높은 수준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1,000명의 사람들에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모든 팬들이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천 명의 진정한 팬들의 지지가 생계를 유지하기에 충분할 수도 있지만, 모든 진정한 팬이 한 명 있을 때, 두세 명의 일반 팬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중심에 진정한 팬이 있고 주변에 더 넓은 일반 팬이 있는 동심원을 생각해 보세요. 이러한 일반 팬들은 가끔 당신의 창작물을 구매하거나 한 번만 구매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일상적인 구매는 당신의 총 수입을 확대합니다. 아마도 그들은 슈퍼 팬들의 50% 정도만을 추가로 가져올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팬들의 열정이 일반 팬들의 후원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당신은 슈퍼 팬들에게 집중하기를 원합니다. 진정한 팬들은 여러분의 수입의 직접적인 원천일 뿐만 아니라 일반 팬들을 위한 여러분의 주요 마케팅 세력입니다.

팬들, 고객들, 고객들은 항상 있었던 존재들이죠. 새로운 점은 무엇입니까? 몇 가지. 옛날에는 고객과의 직접적인 관계가 기본 모드였지만, 현대 소매업의 이점은 지난 세기에 대부분의 창작자들이 소비자와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종종 출판사, 스튜디오, 레이블 및 제조업체조차도 고객의 이름과 같은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수백 년 동안 사업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뉴욕의 어떤 출판사도 핵심 독자와 헌신적인 독자의 이름을 알지 못했습니다. 이전 창작자들에게 이러한 중간 매개체(그리고 종종 둘 이상)의 존재는 성공을 거두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청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제작자가 전체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이 새로운 능력은 혁신적이지만, 두 번째 기술 혁신은 그 힘을 더욱 증폭시킵니다. 피어 투 피어 네트워크(웹과 같은)의 기본적인 장점은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노드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노드 사이의 거리가 단지 단 한 번의 클릭 뿐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과소 판매된 책, 노래 또는 아이디어는 베스트셀러 책, 노래 또는 아이디어에서 단 한 번의 클릭 차이일 수 있습니다. 웹이 부상한 초기에 eBay, Amazon, Netflix 등과 같은 대규모 콘텐츠 및 제품 수집자들은, 가장 적게 판매되는(하지만 수적으로는 대다수인) 무명 아이템의 총 매출을 합하면, 몇 안 되는 베스트셀러 아이템의 매출과 비슷하거나, 초과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Chris Anderson(Wired의 후임자)은 이 효과를 "The Long Tail"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이 효과는 판매 분포 곡선의 시각적 그래프 모양을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몇 안 되는 베스트셀러의 수직적 그래프 오른쪽으로 수많은 별볼일 없는 상품들이 긴 "꼬리"를 형성하는, 거의 끝없는 품목 라인의 그래프입니다. 하지만 꼬리의 전체 면적은 머리만큼 컸습니다. 이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집계자들은 청중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항목을 클릭하도록 장려하는 데 큰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그들은 긴 꼬리에 있는 희귀한 창조물에 주의를 돌리기 위해 추천 엔진과 다른 알고리즘을 발명했습니다. 심지어 구글, 빙, 바이두와 같은 웹 검색 회사들도 긴 꼬리를 이용해 광고를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무명의 검색자들에게 보상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가장 모호했던 것이 덜 모호해졌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지구상에 있는 2백만 개의 작은 마을들 중 어느 곳에 살고 있다면, 여러분은 그 동네에서 데스 메탈 음악을 좋아하거나, 귓속말에 흥분하거나, 왼손 낚시 릴을 원하는 유일한 사람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웹이 있기 전에는 그 욕구를 결코 충족시킬 수 없었겠죠.  그냥 혼자 자신만의 즐거움에 빠져 있었을 뿐일 겁니다. 그러나 이제 만족도는 클릭 한 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로서 여러분의 관심사가 무엇이든 간에, 1,000명의 진정한 팬들은 클릭 한 번이면 됩니다. 제가 아는 한, 인터넷에 팬 기반이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품도, 아이디어도, 욕망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만들어지거나 생각되는 것은 적어도 백만 명 중 한 명은 흥미를 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백만 명 중에 한 명만 관심이 있다면, 전 지구상에는 그 숫자가 7,000명에 이를 것입니다. 그것은 백만 명 중의 한명 이하만이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특이한 취향도 1,000명 이상의 진정한 팬들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령은 실질적으로 팬들을 찾는 것, 더 정확하게는 팬들이 여러분을 찾도록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대기업, 중간 기업, 상업 생산자들은 이런 1000명의 진정한 팬들과 연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조직의 본질에 따라 틈새 시장과 소비자를 찾고 제공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롱테일이란 크리에이터인 당신에게 활짝 열려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신은 백만 명 중 한 명의 진정한 팬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 소셜 미디어의 혁신을 포함하여 연결을 위한 도구는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습니다. 1,000명의 진정한 팬들을 크리에이터 주변에 모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쉽고, 그들을 가까이 두는 것이 더 쉽습니다.

진정한 팬 제작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많은 새로운 혁신 중 하나는 크라우드펀딩입니다. 팬들이 다음 제품에 자금을 대도록 하는 것은 천재적인 일입니다. 모두 윈윈. 전 세계적으로 약 2,000개의 다양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있으며, 그 중 많은 것들이 특정 분야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과학 실험, 밴드 또는 다큐멘터리를 위한 기금 마련입니다. 각각은 전문적인 관심사 외에도 고유한 요구사항과 다른 자금 지원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 플랫폼은 "전부 아니면 전무"한 자금 조달 목표를 요구하고, 다른 플랫폼은 부분 자금 조달을 허용하며, 일부 플랫폼은 완료된 프로젝트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며, Patreon과 같은 일부 플랫폼은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지원합니다.

Patreon 지지자들은 월간 잡지, 비디오 시리즈, 또는 예술가의 급여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가장 유명하고 가장 큰 크라우드 펀딩은 킥스타터로, 100,0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위해 25억 달러를 모금했습니다. 성공적인 Kickstarter 프로젝트의 평균 후원자 수는 241명으로 천 명에 훨씬 못 미칩니다. 즉, 진정한 팬이 1,000명이라면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의상 진정한 팬은 Kickstarter 기금 지원자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캠페인의 성공은 팬들에게 무엇을 요청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실은 천 명의 진정한 팬들을 양성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때로는 신경이 쓰이며, 모두를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건 또 다른 정규직이 될 수 있습니다. 기껏해야 지속적인 기술이 필요한 소모적이고 어려운 파트타임 작업일 것입니다. 팬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은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있고, 솔직히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바느질을 하거나, 음악을 만들고, 그들의 팬들을 다룰 다른 사람을 고용해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팬들을 상대할 누군가를 추가한다면, 도우미가 당신의 공식을 왜곡하여 당신이 필요로 하는 팬들의 수를 증가시킬 것이지만, 그것이 최선의 조합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간다면 중간층, 즉 레이블, 스튜디오, 출판사 및 소매업체에 팬을 "하청"하는 것이 어떨까요? 만약 그들이 당신을 위해 일한다면, 그것도 가능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당신보다 이것을 훨씬 더 못 할 것입니다.

1,000명의 진정한 팬들의 수학은 양자택일이 아닙니다. 당신이 이 길을 간다고 해서 다른 방법을 배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업계의 대형 중개업자들 외에도 슈퍼 팬들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이용할 것입니다. 제가 쓴 책은 몇몇 뉴욕의 유명 출판사들에 의해 출판되었지만, 자비 출판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킥스타터를 사용하여 진정한 팬들에게 게시했습니다. 저는 내용과 목적에 따라 각각의 형식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진정한 팬들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제가 선택한 길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요점(takeaway): '1,000명의 진정한 팬들'은 스타덤에 오르는 것 말고도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안적인 길입니다. 플래티넘 베스트셀러 히트곡, 블록버스터, 만인이 아닌 셀러브리티에 오르는, 좁고 가능성 없는 정점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여러분은 수천 명의 진정한 팬들과의 직접적인 연결을 목표로 할 수 있습니다. 이 길에서는, 여러분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팬들을 얻는지와는 별개로, 여러분은 유행에 대한 애정이 아닌, 마음 속에서 우러난 진심어린 감사에 둘러싸여 있을 것입니다. 한 사람이 희망할 수 있는 목표 중에서는 보다 현명한 쪽일 듯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실제로 그곳에 도착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아래는 영어 원문입니다. 저 위의 링크로 건너가시면 2008년에 쓴 글의 원문도 나오는데, 그건 딱히 필요할 것 같지 않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1,000 True Fans

 

This is an edited, updated version of an essay I wrote in 2008 when this now popular idea was embryonic and ragged. I recently rewrote it to convey the core ideas, minus out-of-date details. This revisited essay appears in Tim Ferriss’ new book, Tools of Titans. I believe the 1,000 True Fans concept will be useful to anyone making things, or making things happen. If you still want to read the much longer original 2008 essay, you can get it after the end of this version. — KK

To be a successful creator you don’t need millions. You don’t need millions of dollars or millions of customers, millions of clients or millions of fans. To make a living as a craftsperson, photographer, musician, designer, author, animator, app maker, entrepreneur, or inventor you need only thousands of true fans.

A true fan is defined as a fan that will buy anything you produce. These diehard fans will drive 200 miles to see you sing; they will buy the hardback and paperback and audible versions of your book; they will purchase your next figurine sight unseen; they will pay for the “best-of” DVD version of your free youtube channel; they will come to your chef’s table once a month. If you have roughly a thousand of true fans like this (also known as super fans), you can make a living — if you are content to make a living but not a fortune.

Here’s how the math works. You need to meet two criteria. First, you have to create enough each year that you can earn, on average, $100 profit from each true fan. That is easier to do in some arts and businesses than others, but it is a good creative challenge in every area because it is always easier and better to give your existing customers more, than it is to find new fans.

Second, you must have a direct relationship with your fans. That is, they must pay you directly. You get to keep all of their support, unlike the small percent of their fees you might get from a music label, publisher, studio, retailer, or other intermediate. If you keep the full $100 of each true fan, then you need only 1,000 of them to earn $100,000 per year. That’s a living for most folks.

A thousand customers is a whole lot more feasible to aim for than a million fans. Millions of paying fans is not a realistic goal to shoot for, especially when you are starting out. But a thousand fans is doable. You might even be able to remember a thousand names. If you added one new true fan per day, it’d only take a few years to gain a thousand.

The number 1,000 is not absolute. Its significance is in its rough order of magnitude — three orders less than a million. The actual number has to be adjusted for each person. If you are able to only earn $50 per year per true fan, then you need 2,000. (Likewise if you can sell $200 per year, you need only 500 true fans.) Or you may need only $75K per year to live on, so you adjust downward. Or if you are a duet, or have a partner, then you need to multiply by 2 to get 2,000 fans. For a team, you need to multiply further. But the good news is that the increase in the size of your true-fan base is geometric and linear in proportion to the size of the team; if you increase the team by 33% you only need to increase your fan base by 33%.

Another way to calculate the support of a true fan, is to aim to get one day’s wages per year from them. Can you excite or please them sufficient to earn one day’s labor? That’s a high bar, but not impossible for 1,000 people world wide.

And of course, not every fan will be super. While the support of a thousand true fans may be sufficient for a living, for every single true fan, you might have two or three regular fans. Think of concentric circles with true fans at the center and a wider circle of regular fans around them. These regular fans may buy your creations occasionally, or may have bought only once. But their ordinary purchases expand your total income. Perhaps they bring in an additional 50%. Still, you want to focus on the super fans because the enthusiasm of true fans can increase the patronage of regular fans. True fans not only are the direct source of your income, but also your chief marketing force for the ordinary fans.

Fans, customers, patrons have been around forever. What’s new here? A couple of things. While direct relationship with customers was the default mode in old times, the benefits of modern retailing meant that most creators in the last century did not have direct contact with consumers. Often even the publishers, studios, labels and manufacturers did not have such crucial information as the name of their customers. For instance, despite being in business for hundreds of years no New York book publisher knew the names of their core and dedicated readers. For previous creators these intermediates (and there was often more than one) meant you need much larger audiences to have a success. With the advent of ubiquitous peer-to-peer communication and payment systems — also known as the web today — everyone has access to excellent tools that allow anyone to sell directly to anyone else in the world. So a creator in Bend, Oregon can sell — and deliver — a song to someone in Katmandu, Nepal as easily as a New York record label (maybe even more easily). This new technology permits creators to maintain relationships, so that the customer can become a fan, and so that the creator keeps the total amount of payment, which reduces the number of fans needed.

This new ability for the creator to retain the full price is revolutionary, but a second technological innovation amplifies that power further. A fundamental virtue of a peer-to-peer network (like the web) is that the most obscure node is only one click away from the most popular node. In other words the most obscure under-selling book, song, or idea, is only one click away from the best selling book, song or idea. Early in the rise of the web the large aggregators of content and products, such as eBay, Amazon, Netflix, etc, noticed that the total sales of *all* the lowest selling obscure items would equal or in some cases exceed the sales of the few best selling items. Chris Anderson (my successor at Wired) named this effect “The Long Tail,” for the visually graphed shape of the sales distribution curve: a low nearly interminable line of items selling only a few copies per year that form a long “tail” for the abrupt vertical beast of a few bestsellers. But the area of the tail was as big as the head. With that insight, the aggregators had great incentive to encourage audiences to click on the obscure items. They invented recommendation engines and other algorithms to channel attention to the rare creations in the long tail. Even web search companies like Google, Bing, Baidu found it in their interests to reward searchers with the obscure because they could sell ads in the long tail as well. The result was that the most obscure became less obscure.

If you lived in any of the 2 million small towns on Earth you might be the only one in your town to crave death metal music, or get turned on by whispering, or want a left-handed fishing reel. Before the web you’d never be able to satisfy that desire. You’d be alone in your fascination. But now satisfaction is only one click away. Whatever your interests as a creator are, your 1,000 true fans are one click from you. As far as I can tell there is nothing — no product, no idea, no desire — without a fan base on the internet. Every thing made, or thought of, can interest at least one person in a million — it’s a low bar. Yet if even only one out of million people were interested, that’s potentially 7,000 people on the planet. That means that any 1-in-a-million appeal can find 1,000 true fans. The trick is to practically find those fans, or more accurately, to have them find you.

Now here’s the thing; the big corporations, the intermediates, the commercial producers, are all under-equipped and ill suited to connect with these thousand true fans. They are institutionally unable to find and deliver niche audiences and consumers. That means the long tail is wide open to you, the creator. You’ll have your one-in-a-million true fans to yourself. And the tools for connecting keep getting better, including the recent innovations in social media. It has never been easier to gather 1,000 true fans around a creator, and never easier to keep them near.

One of the many new innovations serving the true fan creator is crowdfunding. Having your fans finance your next product for them is genius. Win-win all around. There are about 2,000 different crowdfunding platforms worldwide, many of them specializing in specific fields: raising money for science experiments, for bands, or documentaries. Each has its own requirements and a different funding model, in addition to specialized interests. Some platforms require “all or nothing” funding goals, others permit partial funding, some raise money for completed projects, some like Patreon, fund ongoing projects. Patreon supporters might fund a monthly magazine, or a video series, or an artist’s salary. The most famous and largest crowdfunder is Kickstarter, which has raised $2.5 billion for more than 100,000 projects. The average number of supporters for a successful Kickstarter project is 241 funders — far less than a thousand. That means If you have 1,000 true fans you can do a crowdfunding campaign, because by definition a true fan will become a Kickstarter funder. (Although success of your campaign is dependent on what you ask of your fans).

The truth is that cultivating a thousand true fans is time consuming, sometimes nerve racking, and not for everyone. Done well (and why not do it well?) it can become another full-time job. At best it will be a consuming and challenging part-time task that requires ongoing skills. There are many creators who don’t want to deal with fans, and honestly should not. They should just paint, or sew, or make music, and hire someone else to deal with their superfans. If that is you and you add someone to deal with fans, a helper will skew your formula, increasing the number of fans you need, but that might be the best mix. If you go that far, then why not “subcontract” out dealing with fans to the middle people — the labels and studios and publishers and retailers? If they work for you, fine, but remember, in most cases they would be even worse at this than you would.

The mathematics of 1,000 true fans is not a binary choice. You don’t have to go this route to the exclusion of another. Many creators, including myself, will use direct relations with super fans in addition to mainstream intermediaries. I have been published by several big-time New York publishers. I have self-published. And I have used Kickstarter to publish to my true fans. I chose each format depending on the content and my aim. But in every case, cultivating my true fans enriches the route I choose.

The takeaway: 1,000 true fans is an alternative path to success other than stardom. Instead of trying to reach the narrow and unlikely peaks of platinum bestseller hits, blockbusters, and celebrity status, you can aim for direct connection with a thousand true fans. On your way, no matter how many fans you actually succeed in gaining, you’ll be surrounded not by faddish infatuation, but by genuine and true appreciation. It’s a much saner destiny to hope for. And you are much more likely to actually arrive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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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요리랄 것도 없는 음식을 야매로 만들어 먹곤 합니다만, 이번 경우엔 노력 대비 효과가 깜짝 놀랄 정도라 올려 봅니다.

위에서 보이는 비주얼을 보면 대략 뭐가 들어갔는지 보이실 겁니다.

이름은 카르토치오(Cartoccio), 이탈리아어로는 '봉지'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재료 리스트 나갑니다.

- 흰살 생선 (도미, 가자미, 광어, 민어 등등. 그런데 검색해보면 연어로 하신 분도 있고, 고등어나 꽁치를 쓰신 분도 있다고 합니다.)

- 마늘 (다진 것. 꽤 많이)

- 올리브유, 식용유, 버터 (대략 적당량)

- 조개류 (바지락, 모시조개, 홍합 등등 아무거나)

- 양파, 토마토

- 그밖의 야채 (뭐든지. 샐러리, 당근, 감자, 아스파라가스, 있으면 있는대로 다)

- 소금, 후추, (기타 허브 종류 뭐든지. 케이퍼, 바질, 딜, 등등등)

야매 요리는 본래 분량 표시가 없습니다. 그냥 다 "대강" 넣으시면 됩니다. 간은 원래 알아서 맞추는 겁니다.

흰살 생선이면 된다길래 마침 마트에서 파는 냉동 가자미살을 썼습니다. 뼈와 껍질을 제거해 바로 쓰면 되는 간편상품입니다. 물론 맛은 생물이 당연히 더 낫겠죠. 여유 되시는 분은 수산시장 가서 도미 잡아 손질해 오시면 됩니다.

500g에 9800원인가 하는데 300g을 해동해서 썼습니다. 올리브유, 소금, 후추를 손가락으로 살살 발라 둔 뒤 조금 휴식시간을 줍니다.

다음 바지락. 이것도 마트 상품으로 2000원짜리 2봉지 사서 해감을 시켰습니다. (해감법은 각자 알아서 하시구요)

싼 바지락이라 그런지 알도 작고 그리 만족스럽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다진마늘과 함께 약한 불로 볶기 시작하면 금세 식욕을 자극하는 냄새가 확 납니다. 이때 버터를 약간 넣으시면 풍미가 더 좋아집니다.

주의사항: 물은 절대 넣을 필요 없습니다. 이 요리 자체가 물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렇게 볶다 보면 바지락들이 줄줄이 입을 벌리고, 거기서 물이 나옵니다. 물이 흥건해지면 불을 빨리 꺼야 합니다. 국물이 다 졸아붙을 때까지 볶으면 큰일납니다.

조개를 건져내고, 국물을 따로 모아 둡니다. 이 국물이 제일 중요합니다.

은박지를 넓게 펴고, 가장자리를 접어 그릇처럼 만든 다음, 거기에 재료를 차곡차곡 쌓기 시작합니다.

1. 제일 먼저 은박지 바닥에 버터나 식용유, 올리브유를 바릅니다. 당연히 재료가 붙지 않게 하기 위해섭니다.

2. 맨 아래층은 양파. 오래 조리할 게 아니기 때문에 얇게 썰어야 합니다.

3. 그 다음 층은 감자(있으면). 저는 이번엔 귀찮아서 안 넣었습니다. 아무튼 역시 얇게 써는게 중요.

4. 그 위에 생선을 차곡차곡 쌓습니다.

5. 그 위엔 아무거나. 제가 넣은 건 토마토, 올리브, 케이퍼, 조개, 쓰다 남은 다진 마늘입니다.

6. 아까 조개를 볶아 나온 진국을 살살 뿌립니다. 국물이 넘치지 않도록 은박지 주변을 잘 접은 뒤에 뿌리는 겁니다.

7. 그리고 술을 좀 뿌립니다. 저는 맛술과 먹다 남은 소주를 뿌렸습니다.

정상적으로는 화이트와인을 넣는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엔 확실히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호일을 대략 여미고(아마 위까지 여며지지 않을 겁니다), 위까지 호일로 뚜껑을 만들어 덮습니다.

대강 덮는게 아니라 안에서 국물이 새 나오지 않도록 밀폐하는게 중요합니다. 밑에서 올라오는 열기뿐만 아니라 국물이 끓으면서 올라오는 증기로 재료들이 쪄 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와인 향이 온 재료에 배는 것이 포인트라고 합니다.

싸맨 다음에는 본래 오븐에 넣고 찌는 것이 정식 방법인데 솔직히 말해 저는 오븐 사용법을 모릅니다.

저렇게 무쇠 팬 위에 올려 놓고 찌면 됩니다.

(저걸 어떻게 올려 하는 분들, 그러니까 처음부터 무쇠 팬 위에 은박지를 깔고 그 위에 재료를 쌓는 겁니다. 이해 가시죠?)

그리고 약한 불로 찝니다.

찌는 시간은 - 알아서 쪄야 합니다. 저는 생선 두께가 1cm 미만이라서 한 10분 쪘습니다.

주의: 찌는 동안 은박지 위쪽에 손 대면 큰일 납니다. 뜨거워요.

다 쪄 지고 뚜껑을 개봉하면 이렇습니다.

원래 뚜껑을 개봉할 때 나는 향기가 이 요리의 핵심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항상 밀봉상태에서 식탁으로 가져와 개봉한다네요.

화이트와인을 썼다면 이때 효과가 확실했을텐데, 뭐 조개 국물 냄새 자체를 워낙 좋아하는 터라 이 냄새도 맡을 만 했습니다.

제가 처음 먹어 본 이 요리의 상태도 이랬습니다. 이건 종이 호일에 싸서 오븐에 구운 프로의 솜씨...

아무튼 이걸 먹어 보고, '내가 직접 해 봐야지!'라는 생각을 한 거였습니다.

그래서 결과는...

뭐 생선 300g과 바지락 두봉지가 그리 많은 양은 아니죠.

아무튼 잠시 후 이렇게 됐습니다. 2인분으로 적당한 양이었던 듯.

그런데 저 국물을 도저히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맛나서.

그래서 적당량의 스파게티 면 투입.

(혹시 모르시는 분이 있을까봐: 스파게티 면은 따로 삶아서 넣어야 합니다. 저 위에 스파게티 넣고 끓이는 거 아닙니다. ;; )

문득 라면사리라면 그래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물을 좀 부어서...

스파게티 면도 타오르는 식욕 앞에선 그리 오래 버티지 못했습니다.

설거지감이 좀 나와서 그렇지 만드는 법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간단합니다.

아무튼 한번 해보고 얻은 교훈:

1. 생선이 좋을수록 맛있을 것이 분명하다. 냉동 가자미로 이 정도라면 생물은 정말 환상적일 듯.

2. 싼 화이트와인을 한병 사 둬야겠다. 요리용으로.

3. 새우를 몇마리 넣는 것도 좋겠다. (오징어...?)

4. 토마토 소스, 청양고추, 타바스코 소스 등도 활용 가능할 듯.

5. 어차피 먹을 거라면 스파게티 면은 좀 일찍 삶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최소한 먹기 시작할 때 물도 끓이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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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페이지는 며칠 전에 냈던 문제의 정답과 관련된 해설입니다.

혹시라도 "어, 나 퀴즈 좋아하는데, 퀴즈라면 풀어봐야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신작 '열두 발자국'을 읽다가 떠오른 예수와 십자가의 비밀 http://fivecard.joins.com/1387

이 글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아니라면 그냥 아래 글을 계속 읽거나, 그냥 나가셔도 됩니다.

참여는 겁나게 저조했지만 아무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으니 답을 공개합니다.

 

일단 시간 제한도 없고, 공간 제약도 없는 퀴즈에선 검색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당연히 문제를 내는 사람도 그걸 전제로 문제를 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정상이겠죠. 이 문제를 이미 머리 속에 있는 지식만으로 해결하려 하셨다면 거기서 이미 자격 미달입니다. 세상 그렇게 쉽게 살려 하시면 안 됩니다.^^

구글에는 이미지 검색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주어진 이미지를 넣고 검색을 해 봅니다.

 

 

사실 별 쓸만한 결과를 주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뒤에 있는 배경이 에펠탑이라는 누구나 다 아는, 쓸데없는 정보가 먼저 나옵니다.

하지만 그 아래로 내려가면,

 

 

사진에 있는 다섯 명의 촌스러운 옛날 남자들을 Duran Duran 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걸로 충분합니다.

물론 총기 있는 분들은 이 페이지를 죽 넘기다가,

 

 

이런 페이지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즉 주어진 사진이 Duran Duran 이라는 그룹이 007 시리즈 중 하나인 A view to a kill 이라는 영화의 주제가를 불렀을 때의 모습이라는 걸 가르쳐주는 웹 페이지입니다.

물론 여기까지 한방에 도달하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그 다음 단계, 그러니까

google 에서 duran duran과 eiffel tower 를 한꺼번에 입력하면 결국은 A view to a kill 로 연결해 주기 때문입니다.

 

 

약간 돌아 오긴 했지만 이제 출제자가 원하는 것이 바로 영화 A view to a kill 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대체 십자가와 성 요한에 대한 글과 무슨 관련이 있어서 저 영화가 떠올랐다는 것일까요?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키워드를 몇개 추려서 조합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1. A view to a kill + 정재승

2. A view to a kill + 열두 발자국

3. A view to a kill + Salvadore Dali

4. A view to a kill + St. John

(극적인 효과를 위해 순서를 4번으로 배치했지만 사실 정상적으로는 4번을 가장 먼저 검색해 보는게 답이겠죠.)

 

 

이걸로 끝.

로저 무어가 주연한 007 시리즈 영화인 A view to a kill 에는 St. John 이라는 캐릭터가 나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 영화에서 로저 무어가 쓰는 가명이 St. John Smythe 입니다. 그런데 발음이 매우 특이합니다. 세인트 존 스미스라고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이름인데, 실제 발음은 '신 진 스마이드' 입니다. 영화 속에서도 로저 무어가 초대장에 쓰인 이름을 읽지 못하는 직원에게 '스마이드, 신진 스마이드' 라고 정정해 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실 이 장면이 인상적인 것은 대부분의 007 영화에서 지켜지는, '007은 가명을 쓰지 않는다'는 원칙에 어긋나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호텔 예약 등은 가명으로 하기도 하지만 상대방 눈 앞에서 이름을 밝혀야 할 때 우리의 007은 거의 언제나 느끼한 웃음을 얼굴 가득 머금고 '보온드, 제임스 보온드' 라고 실명을 밝혀 왔기 때문입니다. 뭐 이건 다 그냥 그렇다 치고.)

어쨌든 그래서 정답은,

"St John에 대해 글을 쓰다 보니 영화 A view to a kill 에서 로저 무어가 사용했던 가명인 'St. John'이 생각났다"

입니다.

 

 

 

 

...아니 표정들이 왜 그래요.

그럼 제가 여기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 이름은 뭔가요?" 같은 문제를 낼 거라고 기대하셨단 말입니까?

뭐 아무튼 이 책들에게 지속적인 성원 부탁드립니다.

차이나는 클라스 이벤트 http://fivecard.joins.com/1388  는 아직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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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질문 못하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 나라에선 똑똑한 질문 길이 막혀 있었습니다.

심지어 질문이 건방지거나 무례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꼰대들도 많았습니다.

게다가 드러내놓고 말하기 힘든 비밀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점점 바보가 되어 갔습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 놓을 시도를 시작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질문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이런 분도 나오고

이런 분도 나왔습니다.

물론 이런 분도 나왔죠.

그리고 판이 열렸습니다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죠.

영특한 손님들도 많이 왔습니다.

가슴 떨리는 손님도 왔었고,

아무튼 판이 점점 커지고

주제도 다양해졌습니다.

내용은 점점 더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이런 강연들을 한번 방송으로만 보기엔 아쉽다는 의견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책이 나왔습니다.

60여회를 진행하면서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명강연이었지만, 그 중에서 일단 아홉 분의 강연을 먼저 담았습니다.

이름들만 봐도 한국 지성계의 에이스들이십니다.

프로그램의 특징에 맞게 강연을 질문/응답의 구조로 구성했습니다.

또 차이나는 클라스의 특징인 화려한 도해 CG들도 책으로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시청자들이 보시는 강연은 한시간 내외지만, 실제 녹화장에서는 네 시간을 훌쩍 넘깁니다. 물론 강연의 고갱이는 방송본에 고스란히 담깁니다만, 간혹 분량 때문에 빠지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책에는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내용들도 함께 수록됐습니다.

지식에 대한 갈증을 이렇게 시원하게 풀어주는. 차이나는 클라스 제1권,

다음 질문에 답을 주시는 분들 중 3분을 추첨(!) 해서 책을 보내 드립니다.

본래 퀴즈를 낼까 했지만, 요 바로 전번 퀴즈 이벤트 참여가 저조한 탓에 일종의 앙케이트로 전환합니다.

문제 나갑니다.

 

1. '차이나는 클라스'의 가장 좋았던 강연은? 그리고 그 이유는?

2.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앞으로 들어 보고 싶은 강연 주제나 강사는?

3. '차이나는 클라스'에 느끼는 아쉬움이나 기대, 조언이 있다면? (없으면 안 쓰셔도 됩니다)

 

위 문항에 대한 답과 함께 본인의 실명, 그리고 연락처 를 담아서 fivecard@naver.com 으로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분께 책을 드리면 참 좋겠지만, 보내주신 분들 중 3분을 추첨해 책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응모 인원이 많아지면 출판사에서 드리는 책 수를 늘릴 수도 있겠죠? ^^ 열심히 답변 부탁드립니다.

 

그러고 보니 기한이 빠졌네요. 기한은 이번주 일요일(15일) 밤 11시 까지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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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실제로 이랬을 리는 절대 없을]

 

"은. 시간이 별로 없어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네. 통역 필요 없지? 지금부터 잘 듣게."

방에 들어서자마자 D는 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뭐라는 거야, 대꾸할 새도 없이 D는 통역을 한쪽 구석 화장실로 몰아넣고 문을 잠갔다. 방 한켠의 디지털 타이머에서 시간이 조금씩 깎여 나가고 있었다. 43:36, 43:35, 43:34...

방에 들어온지 2분도 지나지 않아 이 키 큰 백인 남자와 단 둘만 남게 되고 보니 위산이 식도를 타고 올라오는게 느껴졌다. 은은 콜라를 마시고 싶었다.

"은. 퀴즈를 하나 내겠네. 자네는 내가 왜 대통령이 됐다고 생각하나?"

뭐지? 이건 누구나 다 아는 거 아닌가?

"젊은 시절부터 꿈이 대통령 아니었습니까?"

"낫 배드 앤써.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야. 그렇게 얘기하면 대통령 되는게 내 인생의 얼티밋 골 처럼 들리잖아. 그런 사람이 꽤 많겠지만 나는 아니야."

이렇게 질문의 여지를 남기고 대화를 주도하는 스타일은 싫다. 은은 잠자코 D의 눈을 바라봤다. 1946년생. 일흔 두 살. 나이는 노인의 초입이지만 장난기 내지 광기는 젊은 사람 같았다. 며칠 전부터 물어보고 싶었던 궁금증이 떠올랐다. 단 둘이 있을 때 그걸 물어봐도 될까? D는 은의 마음 속을 읽기라도 한 듯 곧바로 말을 이어갔다.

"나는 대통령을 내 커리어의 마지막으로 삼을 생각은 추호도 없어. 나이? 그게 뭐 문제야. 내게 있어 유에스 프레지던시란 그 다음 비즈니스들을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경험일 뿐이야. 유 노, 대통령이란게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역시 그런가. 이렇게 솔직하게 이런 얘기를 할 줄은 몰랐다.

"감동적입네다."

"대통령 임기, 재선 해봐야 8년이야. 특히 자네를 위해선 내가 재선되는게 아주 좋을 거야. 내가 시간 절약을 위해 영상을 하나 준비했어. 길지 않으니까 같이 한번 보자고."

 

4분 정도 길이였다. 그리 잘 만든 영상은 아니었다. 편집은 좀 촌스러운 80년대 감성이었고, 대사는 누군가 영어로 쓴 것을 한국을 떠난지 꽤 오래 된 사람이 한국어로 다시 번역한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이 끝날 때 쯤 은은 눈물이 찔끔 나오려 했다. 간신히 참을 수 있었다

"은, 잘 듣게. 내가 이걸 다 해 줄 수 있어. 해 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지?"

물론이다. 다 해서 떠먹여 주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가능성은 열어줄 수 있을 거다.

"자네 나라의 예쁜 비치들마다 자네가 숙박중인 세인트 레지스 처럼 멋진 호텔들을 백사장 삥 둘러 지어줄 수 있어. 아시아의 어틀랜틱 시티로 만들어 줄 수도 있지. 마카오에 질린 중국 갑부들이 떼돈을 들고 바카라 테이블을 꽉꽉 채우겠지. 하지만 이건 공짜가 아니야. 그것도 알고 있지? 자, 나 같은 부동산 전문가가 내 돈을 어디엔가 투자하려면 그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조금도 불안감이 있어선 안 돼."

"물론입니다. 하지만..."

"말해보게."

"그 핵폐기 말인데요,"

"핵폐기가 뭐가 어쨌다는 건가. 그건 그동안 보고받은 걸로 다 알고 있다고."

이 늙은이, 나도 말 좀 하자.

"솔직히 CVID가 정말로 가능한 건가? 아니라는 거 알아. 심지어 자네는 황해북도 평산에 꽤 훌륭한 유레이니엄 마인까지 갖고 있잖아. 아이 노. 남한처럼 핵원료를 전량 수입하는 나라도 가끔 장부상 보유 물량이 실제 보유량과 안 맞아 난리가 날 때가 있는데, 우라늄을 채굴할 수 있는 나라의 핵원료 잔량을 어떻게 정확하게 체크하겠나. 재주 있으면 갖고 있어 보라고. 하지만 갖고 있다 걸리면 바로 죽음이야. 알지? 중요한 건 '없다'고 자네 입으로 공언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거야."

물론이다. 핵무기의 의미는 갖고 있다고 얼러댈 수 있는 데 까지다. 직접 쓰는 건 정말 최후에나, 아니, 최후의 최후의 최후에나 생각해 볼 일이다. 내 입으로 없다고 선언한 뒤에는 그건 갖고 있어도 갖고 있는게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뭐라고 대답해야 적절한 대답일까?

"제일 좋은 방법은, 그걸 쓸 이유가 없게 만들어 주는 거겠죠."

D의 얼굴이 확 펴졌다.

"부라보. 그거지 그거. 내가 그렇게 만들어 주겠어. 물론 1,2년에 뭐가 확 달라지진 않을거야.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자네가 '내가 그때 이걸 안 했으면 어쩔뻔 했을까'라고 생각하게 해 줄거야. 그걸 위해서 나는 앞으로 한 7년 더 대통령을 할 거고, 그 동안 우리의 사업을 위해 모든 조건을 마련해 놓을 거야. 그 뒤에는 자네랑 사업을 할걸세. 파트너."

"파트너?"

"자네도 아직 젊잖아. 한 10년 더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 뭐 그건 자네 선택이니까 강요하진 않겠네. 하지만 말이야, 남자는 일단 돈을 벌어야 해. 돈을."

사실 지금까지 은의 인생에서 '돈'이라는 게 그렇게 절실한 적은 없었다. 2009년, 화폐개혁 대 실패 때 겁먹었던 아버지와 새파랗게 질린 장성들의 모습을 보고 돈이라는건 양 같은 인민들도 늑대로 만들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을 뿐이다. 하지만 D의 입에서 나오는 '머니'라는 말은 마치 여가수의 비음처럼 끈끈하게 사람을 잡아 끄는 데가 있었다.

"그렇지. 머니. 이 세상에서 아워 헤븐리 파더, 하나님이 자네를 사랑하시는 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재산의 축적 뿐이야. 그래서 남자는 일단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노력해야 해. 잠들었을 때나 깨어 있을 때나, 언제나 돈을 생각해야지. 머니. 유 노, 자네가 좋아하는 그 요다 같이 생긴 포머 차이니즈 체어맨이 얘기한 적 있지. 검은 고양이나 황색 고양이나 쥐만 잘 잡으면..."

"흰 고양이 아닙니까?"

"와튼 스쿨에선 정설만 취급한다네, 파트너. 내가 확인한 바론 중국에는 퓨어 화이트 캣이 없어. 그리고 쓰촨성에서는 오래 전부터 헤이마오후앙마오(黑猫黃猫)라는 속담이 있다네. 아무튼 시간도 없는데 쓸데없는 소리는 됐고, 혹시 자네 슈퍼마켓이 뭔지 아나?"

"평양에도 마켓 있습니다."

"굿. 그 마켓에 살 물건이 넘쳐 나고, 내 주머니에 그 물건들 살 돈이 있는데 오디너리 피플이 무슨 불만이 있겠나. 분명히 말할게. 돈을 벌어. 자네도 벌고, 유어 피플도 벌어. 그걸로 행복하게 살아. 그럼 자네도 안전하고, 피플도 행복하고, 아메리칸 시티즌도 좋아할거야. 2차대전 이후에 아메리카 합중국은 이 나라 저 나라 수도없이 돈을 퍼 줬어. 근데 한국 빼면 미국 원조 받아서 안 망한 나라가 별로 없어. 나는 한국 사람 DNA를 믿어. 다 잘 될거야."

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조선? 남조선이라면 너무나 잘 안다. 그 흐물흐물하고 설렁설렁하는 것들도 지구상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부지런하단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그런 걸로 따지면 우리 인민들은 상질중의 상질이다. 그것들도 저렇게 잘 벌고 잘 먹고 사는데, 우리가 못할 게 뭐가 있나. 할 수 있다.

"다 좋은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D의 얼굴에 잠깐 긴장이 흘렀다. 무슨 시간?

"지금 그동안 인민들한테 해 놓은 말이 있단 말입니다. 그 말을 주워담고 자 이제는 정의의 보검이 중요한게 아니라 인민의 풍요가 진짜로 중요한 거다, 이런 걸 납득을 시킬라문 지금까지 우리가 잘 해왔다. 그러면서..."

"오케이, 아이 풀리 언더스탠. 그러니까 당장 대외적인 합의에 뭔가 구체적인 얘기를 쓰는 건 부담스럽다, 뭐 그런 거지? 아이 노. 돈 워리. 발표문 같은 건 대강 하자고. 진짜 중요한 건 사업이야. 유 노, 우리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비즈니스가 뭔지 합의했으면 그걸로 됐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거만 알아 둬."

그 다음, 은은 태어나서 가장 무서운 인간의 얼굴을 봤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자네가 실수든 아니든, 뭔가 밑의 애들 컨트롤을 잘못해서 내 비즈니스에 1달라라도 손해를 끼치면, 그 다음엔 진심으로 각오해야 할거야. 명심해. 나 아직 미국 대통령이야. 캐리어와 F35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야."

은은 얼굴에서 싹 빠져나갔던 피가 다시 들어오는 걸 느꼈다. 잠시 쫄았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이렇게 마무리할 수는 없다. 뭔가 인상적인 말을 해서 국면 전환을 해야지.  

"그럼 일 잘 되면 조단 한번 만날 수 있습니까?"

은 스스로 생각해도 좀 엉뚱한 얘기였다. 하지만 D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건 자네 하기 달렸지. 미스터 조단도 훌륭한 비즈니스맨이야. 명예욕도 큰 사람이고. 북한 땅 한 구석에 최초로 건설되는 72홀짜리 컨트리 클럽 이름이 마이클 조단 CC라면 그렇게 기분나빠할 것 같지는 않군."

"어디에 지으면 좋을까요?"

"음... 곧 지어질 NK 디즈니 월드 근처가 어떨까?"

하하하. 타이머는 아직 5분 정도를 남겨 놓고 있었다.

"아 참, 그리고 이 기회에 한미연합훈련 이런 거 중단합시다. 평화의 상징으로 좋지 않습니까. 어차피 주한미군 인제 주둔해 봐야 별로 할 일도 없을테고..."

호오. D는 생각했다. 이건 꽤 날카로운데? 이 아이는 지금 주한미군이 자기 때문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모르는 건가? 이렇게 순진한 데가 있는지 몰랐는걸? 하지만 다음 순간, D의 머리엔 노회한 X의 얼굴이 떠올랐다. 사실 주한미군을 본토로 철수시키면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할 사람은 X다. 아마 그 주한미군의 가족들보다 더 기뻐할 것이다. 이 아이가 지금 X의 사주를 받고 이런 소리를 하는 건가? 은이 X의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왔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D는 갑자기 부아가 치밀었다.

하지만 D는 금세 다시 마음을 가라앉혔다. 까짓 거, 지금은 하잔 대로 다 해 주자. 뭐 훈련이야 안 하면 기름 값 굳고 좋지. 이럴 때 면도 살려 주고, 이걸로 M에겐 군 주둔 비용과 관련해 또 다른 계산서를 내밀 수도 있다. 

물론 어떤 경우든, 작은 내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쪽에 있는 중국의 동향을 체크할 수 있는 뷰티풀 군산 에어 베이스를 포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지 지금은 모든 것에 살짝 ? 표를 그려 놓아야 할 시점일 뿐이다.

"자네 말대로 하지. 은. 좋은 생각이야. 당장 공동 훈련 취소하겠네. 자, 그럼 기다리고 있는 애들 다 들어오라고 할까?"

 

건물 밖 주차장, 작전차량 안의 P는 D의 말에 헤드폰을 벗었다. 굳이 두 사람이 먼저 만나겠다는 이유가 이런 것이었군. 그렇다고 정말 둘만의 대화가 될 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우리 CIA를 뭘로 보는 건가.

이 시대의 만남은 결국 D의 치적이 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P 자신의 공로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었다. D가 왜 그렇게 NK 해결에 매달리는지 P는 대략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듣고 보니 그동안 이해가 가지 않았던 퍼줄이 한방에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까짓 거, 어쨌든 핵을 실은 ICBM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은 미 합중국의 국익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거기까지는 협조다. NK를 위험하지 않은 나라로 돌려놓는 것 역시 OK. 하지만 그 이상의 뭔가를 하려면 분명히 내게 잘 보여야 해. D. 왜냐하면 나는 그때 유 에스 프레지던트가 되어 있을테니까. 

 

보좌 인력들의 입장을 기다리던 은은 둘만 있을 때 미처 묻지 못한 질문이 다시 생각났다. D의 머리는 가발일까 아닐까. 가발이라면 어디부터 가발일까. 아 왜 이런게 갑자기 궁금해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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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개월간 가장 열심히 본 TV 프로그램은 단연 '팬텀싱어'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과 같은 회사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뭔가 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JTBC의 히트작 '히든싱어'를 만들었던 조승욱 CP에게 언젠가 "다음엔 뭘 할 거냐"고 물은 적이 있고, "한국의 일 디보 같은 팀을 만드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해볼까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전부입니다. 그 뒤로는 방송이 시작될 때까지 아무 사전 정보도 들은 게 없었습니다. (방송이 끝나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저 역시 그냥 시청자 중 한 사람의 입장일 뿐입니다.)

아무튼 첫 방송. 다소 싱겁게 시작했습니다. 무슨 거창한 세레모니도, 의미 부여도 없이 곧바로 출연자들이 한 사람 한 사람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노래의 수준이 지금까지 수없이 보아 왔던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들과는 한 차원 다른 것이었다는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개인 오디션을 지나가 2인 오디션의 시기가 왔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를 듣게 됐습니다.

 

 

'퀴도베리마레루치!'로 시작하는 이 노래(알고 보니 Qui dove il mare luccica... 입니다^^)의 도입부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노래 자체도 유명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예능/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로도 활용된 덕분일 겁니다. 아무튼 루치오 달라의 노래보다 파바로티가 불러 훨씬 더 유명해진 이 노래, 이 노래가 한국에서 임자를 만난 느낌입니다.

아울러 '히든싱어'의 스타였던 - 혹시 아직도 모르는 분이 있다면 김경호의 모창자로 나와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 원킬 곽동현의 화려한 변신이 빛났습니다. 이 노래 한 곡으로 곽동현은 '팬텀싱어' 최고의 흥행 카드 중 하나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물론 이 노래에서 산왕고 역할을 했던 테너 이동신 역시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는 것은 이후의 '팬텀싱어'를 통해 밝혀집니다. 대하드라마 팬텀싱어의 시작을 알리는 한편이었습니다.

 

 

한쪽에서 피를 튀기는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사이, 다른 한 쪽에서는 꿀성대의 대결이 펼쳐집니다. 리리코 테너의 모범 같은 김현수의 목소리가 손태진을 만나면서 촉촉하고 부드러운 최강의 하모니가 만들어집니다. 강렬함과 달콤함, 치열함과 섬세함 중 어느 쪽이 더 청중을 사로잡느냐. '팬텀싱어' 시즌 1의 주제(아마도 앞으로도 계속될)가 만들어지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이 노래를 통해 손태진은 시즌1의 베이스/바리톤 주자들 중 스타성으로는 최강임을 굳히고 갑니다. 

 

 

사실 음악적으로는 큰 임팩트가 없던 무대일 수도 있습니다. 이 노래를 부른 프레디 머큐리나 엘튼 존이 워낙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인 탓에, 너무나 잘 알려진 원곡에 두 사람이 별로 보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노래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은 장차 한국을 대표하게 될 뮤지컬계의 두 젊은 스타, 고은성과 고훈정의 에너지 대결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즌1에 등장한 여러 뮤지컬 스타들 가운데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마지막까지 갈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뮤지컬 배우로서 최고의 자질을 갖고 있다는 확신도.

 

사실 프로그램 초반에 몇몇 출연자들은 '한글 노래'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노래의 스타일 자체가 근본적으로 한글 가사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경우 '한글 가사'의 문제는 번역 가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뮤지컬이라는 서구 문물이 수입될 때 한글화는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집니다(한때는 국내에서 공연되던 오페라들도 모두 한글 가사로 불린 적이 있었죠). 하지만 어떤 노래는 훌륭한 작사가를 만나 대단한 성원을 얻는 반면 - '지금 이 순간'의 가사는 영문 원곡 가사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 어떤 노래들은 원곡의 아름다움에 오히려 폐를 끼치곤 합니다. 이 영향은 생각보다 큰 편이어서, 처음에 한국어 가사로 접했던 노래를 영어 원 가사로 들은 다음 "아, 이 노래가 이렇게 좋은 노래였어?"하고 깜짝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물론 '팬텀싱어' 출연자 중 대부분이 추구하는 보컬의 스타일에 최적화(?)된 언어가 이탈리아어라는 것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조쉬 그로번이나 일 디보가 굳이 영어로 가사가 붙어 있는 노래들에 이탈리아어 가사를 붙여 부를 때에는 괜히 그러는 건 절대 아니겠지요.

하지만 처음부터 한국인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 곡을 고려해 한글 가사가 붙어 있는 노래들의 경우에는 처음에 언급했던 어색함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팬텀싱어'에서도 불려졌던 윤종신의 '배웅'이나 조용필의 '슬픈 베아트리체' 같은 경우들이 그랬습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이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한국어 가사 노래들 중 압권은 이 노래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팬텀싱어'에서 펼쳐졌던 공연들 가운데 '감동'이라는 차원에서 평하자면 이 무대를 넘어 설 공연은 없었습니다.

아울러 '팬텀싱어'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한국어 가사로 된 노래'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준결승, 결승을 거치며 너무나 이탈리아어 가사에 대한 출연진의 편애(?)가 좀 거슬리기도 했기 때문에...

 

이번 '팬텀싱어'에서 가장 이색적인 무기는 곽동현과 이준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곽동현은 강력한 고음을 무기로 하고 있어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지간한 테너의 최고음보다 더 위의 음역에서 소름끼치는 샤우팅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레제로 테너의 현역 최고봉인 후안 도밍고 플로레스나 일 디보의 멤버들 중 미국 출신 데이비드 밀러 같은 고공 플레이어들의 역할인 셈이죠. 혹자는 스티브 발사모와 비교하기도 합니다만 4인조 중창 팀이라고 가정하면 데이비드 밀러의 역할 쪽이 더 실용적입니다.

즉 다른 팀이 테너 2인을 동원해 소리를 쌓는다고 할 때 곽동현을 동원하면 베이스에서 곽동현까지 4층의 음역을 구축하고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막상 이 무기를 쥐었을 때, 각 팀이 어떻게 활용할지가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였습니다.

그런데 가장 본래의 목적(?)에 맞게 활용한 것이 이 다음에 들을 'I Surrender'였다면, 이 'Halo'는 '팬텀싱어' 시즌1 전체 무대 중에서 가장 이색적인 무대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역 뿐만 아니라 소리의 종류에서도 매우 이질적인 네 명의 보컬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던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팬텀싱어' 시즌1이 배출해 낸 가장 유니크한 무대는 바로 이 곡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런 조합을 리드한 손태진의 능력치도 다시 보게 만든 곡입니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가장 듣고 싶었던 무대는 이런 무대였습니다. 박상돈에서 시작해 백인태-유슬기라는 탄탄한 좌, 우 날개가 크로스를 올리고, 이걸 고공폭격기 곽동현이 찍어내리는 4인 체제의 무대, 바로 이런 것이 4인조 남성 보컬 팀이 구사할 수 있는 가장 드라마틱하고 강렬한 무대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실력으로 보나, 구성으로 보나, 이 네 명의 조합은 상업적으로도 완성도가 뛰어납니다. 그냥 이 모습 그대로 나가 4인조로 음반을 내고 활동하는 데 가장 무리가 없을 것 같은 팀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를 들은 김문정 심사위원은 "너무 쉬운 길을 갔다"고 했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만한 대답입니다. 이 네 명의 남자들이 팀을 꾸렸을 때 가장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I Surrender 같은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백인태-유슬기-곽동현이 3단 고음을 뿜어내며 청중의 정수리를 찍어내릴 때 헉 하지 않을 수 있는 청중은 별로 없겠죠.

그런데 어쩌면 이런 똑같은 패턴을 지나치게 끝까지 고집한 것이 이 '인기현상'팀이 2위에 머문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간의 스타일 변화나 강-온을 오가는 변화구가 필요했을 지도 모를 시점에, 그냥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상대방이 납득할 때까지 정면 돌파하겠다'는, 지나치게 우직한 면모를 보인 것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팀이라고 생각했던 인기현상이 2위에 머문 게 심히 아쉽습니다. 일 디보가 부른 I believe in You 같은 무대를 실현할 수 있는 팀은 이번 '팬텀싱어' 시즌1의 팀들 가운데선 인기현상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노래는 본래 셀린 디온과 일 디보가 같이 부른 것이 원곡입니다만, 모든 공연에 셀린 디온이 동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 디보 멤버들 끼리만 부른 버전도 많이 있습니다. 그럴 때에도 전혀 무리가 없게 하는 것이 바로 앞서 언급한 멤버 데이비드 밀러의 위력입니다. 아마 들어 보시면 무슨 뜻인지 바로 아실 듯.

 

네. 드디어 우승팀의 무대입니다. 개인적인 취향이 인기현상 쪽이었다는 것이지, 이 팀의 퍼포먼스가 가진 아릉다움은 감히 부정할 수 없습니다. 앞서 대결을 펼쳤던 김현수와 손태진은 부드러움으로, 고훈정과 이벼리는 약간의 드라마틱한 음색으로 균형을 맞췄습니다. 그렇게 해서 전체적으로는 로맨틱하면서도 장대한 원곡의 이상을 제대로 실현시켰습니다.

좋은 팀이란 노래 실력만으로 완성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선곡과 파트 배정, 그렇게 해서 팀을 이끌어 가는 리더의 역량이 매우 중요할 것이 당연한데, 이 팀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손태진과 고훈정이라는 두 명의 훌륭한 팀 플레이어가 소리나지 않게 빛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감히 말하면 마르첼로 알바레스와 이미 고인이 된 살바토레 리치트라, 21세기 초반 최고 테너를 거론하면 빠지지 않고 꼽히던 두 사람의 노래보다 포르테 디 콰트로의 무대가 완성도 면에서는 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런 수준의 경연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어디까지 제작진의 의욕과 추진력 덕분입니다. 다만 마지막 순간, 최고의 무대가 펼쳐져야 했을 최종 생방송 무대에서 현장음을 방송으로 걸러 내는 과정이 다소 불완전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제작진의 경험 부족을 탓하기 전에, 국내 방송에서 한번이라도 생방송으로 이런 무대가 펼쳐진 일이 있었나 생각해 보면, 약간의 부실함은 첫 길을 가는 사람이 감내해야 할 시련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부분적인 아쉬움이 쌓여 제2, 제3의 팬텀 싱어 때에는 누가 또 시즌1을 능가하는 압도적인 무대들을 만들어 낼 지, 벌써부터 가슴이 설렙니다. 지난 3개월 동안, '팬텀싱어'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시즌2가 나오긴 나오는 거겠죠? 마지막에 COMING SOON 이라는 자막이 나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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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은 첫 대국이 끝나고 습관적으로 복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복기에 응해줄 사람은 없었다. 아자황씨는 그냥 돌을 놓아 주는 사람일 뿐, 알파고가 왜 그 자리에 돌을 놓았는지 설명해줄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이세돌 역시 그런 복기 시도가 부질없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린 듯 했다. 그런데 이세돌이 이해할 수 없다면, 인간 중에 그런 수를 예측하거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전율을 느꼈다.

 

알파고의 1승은 단순한 경기의 승패가 아니라 판단의 문제, 그리고 그 판단을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의 문제다. 인공지능이 인류 최고의 전문가를 꺾었다. 인공지능이 인류 최고 전문가보다 합리적인 판단, 더 최적화된 판단을 한다고 인정받은 순간이다.

 

본래 나보다 나은 전문가의 판단은 즉시 이해할수 없는 경우가 꽤 있다. 바둑에서도 조훈현9단이나 이세돌9단의 실전을 중계하는 해설가는 "이런 수는 감히 제가 좋다 나쁘다 말할수가 없네요. 저보다 훨씬 고수가 두신 거라서..."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바로 이 부분이 겁난다.  

 

 

 

인류는 이제 앞으로 인공지능에게 많은 판단을 의지하게 될 것이다. 금융, 군사, 행정, 의료... 수많은 분야에서. 거기에 환호하면서 인간은 인공지능이 준 답을 충실히 수행하게 될 것이다. 컴퓨터가 찍어 준 장소에 신도시를 건설하고, 아무 미련 없이 노후된 주택단지를 철거하고 거기에 녹지대를 건설하게 될 것이다. 대학 입시 정원을 늘리고, 금리를 올리고 내리고,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를 내놓고, 커피값을 올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결정해 줄 것이다.

 

게다가 인공지능은 부패하지 않는다. 학연이나 지연에 따라, 당리 당략에 따라, 지지율이나 득표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자식의 노후를 챙겨줄 이유도 없다. 정말 사리사욕 없이, 공명정대하게, 주어진 자원과 상황에서 가장 효율이 높은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인공지능이 뭔가 이상한 판단(혹은 명령), 인간이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다. 인간의 통념에 어긋나거나, 뭔가 상당히 큰 희생을 요구하거나, 지나치게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이는 판단이라 즉시 따르기를 주저하게 되는 상황이다. 뜬금없는 명령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다만 이 시점에서 인공지능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당장은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지만 지나고 나서 보면 훌륭한 판단이었음이 입증된', 감히 인간의 작은 뇌로는 가질 수 없는 통찰력을 인정받은 뒤다. 거기에 이론을 제기하는 인간은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도를 의심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만약 인공지능의 그런 판단이 그릇된 데이터에 기인한 것이라면 어떻게 될까. 데이터상의 작은 차이가 최종 판단에서 심각한 차이를 만들어 낼 가능성은 늘 있다. 물론 뛰어난 인공지능은 데이터 입력 오류 내지는 잘못 측정된 데이터에 대한 의심을 제기하는 기능(예를 들어 숙련된 분석자가 입력된 데이터만 훑어보다가도 '여기서 왜 이런 엉뚱한 숫자가 나와?'라고 의혹을 제기할 수 있듯)을 보유했을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어느 정도 개연성 있는 오류는 적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 현장에서 오는 데이터라고 모두 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론 악의적으로 조작된 데이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인공지능의 그 '이상한 판단'을 의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뭐 아주 멀리 가면 스카이넷 수준의 자의식을 가진 인공지능이 사리사욕에 따라 이상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거기까지는 차마 상상하지 못하겠다). 그 시점이 되면, 그런 의심을 하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이 되어 버려 있을 것이다. "감히 네녀석 따위가 인공지능님의 답을 의심해?"  

 

이미 2016년에 이세돌도 이해할 수 없는 수를 두어 승리를 이끌어 낸 인공지능이다. 물론 능력이 떨어지는 인간들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인공지능이 내린 판단을 한 단계 한 단계 분석해 보면 그것이 합리적인 판단인지, 혹은 오류인지 분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런 분석을 시도한다면 인공지능을 활용할 이유가 없다. 충분한 시간이 없는, 시급한 결단을 요구하는 사안이라면, 인간은 어느새 인공지능의 권유대로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가 둔 판단을 이해할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나보다, 누구보다 똑똑하다. 직관적으로 그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옳다. 인간은 거기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이런 순간이 머지 않아 올 것이다. 진정 두렵다. '프로그램을 짠 인간과 바둑 공부를 한 인간의 대결에서 프로그래머가 이겼으니 결국 인간의 승리'라고 말할수 있는 낙관적인 사람이 부럽다.

 

 

 

한문장 요약: 일각에서 자의식을 가진 스카이넷을 걱정하지만 그건 진짜 다음 얘기다. 정말 무서운 것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통제하에' 활성화됐을 때, 인공지능이 준 답이라는 이유로 그 답을 아무도 의심할 수 없는 시대, 최소한 '니들 인간들이 내놓은 답보다는 이 답이 훨씬 나을 수밖에 없어'가 상식이 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P.S. 구글과 알파고의 정체,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에 대한 전문가의 글 한편을 소개합니다. 아래 글을 쓴 사람은 슈퍼컴퓨팅 전문기업 클루닉스의 대표이자 베스트셀러 '빅데이터 혁명'의 저자인 권대석 박사입니다. 일찌기 왕년에 장학퀴즈 기장원을 하신 분이기도 하지요.^^

 

"예상대로 알파고가 이겼습니다" http://blog.naver.com/hyntel/220650239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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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2일. 또 한번 저의 공연 관람사에 남을 날짜가 생겼습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0, 폴 매카트니 첫 내한 공연의 날입니다. 아마도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첫'이라고 쓰고 싶은 희망이 생겼습니다.

 

비 맞으며, 스마트폰으로 메모 해 가며, 셋리스트를 대략 기록했습니다. 물론 모르는 곡 넘어가고 넘어가고.

 

 

 

 

 

결국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셋리스트를 대략 정리해 봤습니다. 결론은 첫곡 빼놓고 이번 Out there 투어의 4월27일 도쿄돔 공연 때 셋리스트와 첫곡 빼고는 똑같았다는 것입니다. (첫곡은 왜 바꾸셨을지... 너무 분주하게 사는 한국인들에 대한 동정의 노래?)

 

아무튼 토요일 잠실 야구경기가 끝나지 않아 종합운동장 주변 주차장은 모두 마비 상태. 거의 1시간 가까이 주변을 돌다가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식 주차. 다행히 견인되거나 하지는 않았더군요. 공연은 8:30 경 시작.

 

1. 8 days a week

2. Save us

3. Can't buy me love

4. Jet

5. Let me roll it

 

오프닝입니다. 애용하시는 곡들의 흐름이라 낯설지 않습니다. 일본에선 첫곡으로 Magical Mystery Tour 등장

 

6. Paperback writer

7. My Valentine

8. 1985 ('윙스 팬들을 위한 곡' 이라고 소개됨)

9. Long and winding road

10. Maybe I'm amazed

 

처음 듣는 곡이 나와서 잠시 당황. 그리고 Long and Winding Road에서 핸드폰을 이용한 조명이 장내를 밝히기 시작. 그리고 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주최측에서 받은 우비가 있어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감전당할 위기만 피한다면, 오히려 빗속에서 보는게 더 재미있죠.

 

 

 

 

11.I've just seen a face

12. We can't work it out

13. Another day

14. Hope for the future

15. And I love her

 

14번은 Destiny인가 하는 게임에 사용됐다는 곡입니다. 폴 옹의 음악세계 밥그릇 수를 따지자면 꽤 신곡. 그런데 의외로 훌륭합니다.

 

 

 

16. Blackbird

17. Here today (존을 위한 노래)

18. New (신곡)

19. Queenie Eye (신곡)

20. Lady Madonna

 

먼저 간 존(레논)을 그리는 노래와 두 곡의 '신곡' 발표가 있었습니다. 물론 말이 '신곡'이지 2013년에 이미 발표된 곡들입니다(물론 이 공연을 보러 간 사람 중 절대 다수에겐 그냥 신곡이겠죠^^. 2013년에도 신곡이 나오고 있다는 게 마냥 놀라울 뿐). 그리고 그동안 미온적인 반응(?)이었던 관객들을 열광시킨 Lady Madonna. 아, 이제 막 달리는구나!

 

21. All together now

22. Lovely Rita

23. Eleanor Ligby

24. Being for the Benefit of Mr. Kite!

25. Something (조지를 위한 노래)

 

...라고 생각하기엔 좀 일렀죠. 존을 위한 노래에 이은 조지를 위한 노래가 나오고 있으니 링고를 위한 노래는 왜 안 나오나 했지만 링고 스타는 멀쩡히 살아있는 인물. 뭐 살아 있어도 이 먼 나라까지 왔으면 링고를 위한 노래 하나 쯤은 해 줄만도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그 다음 텀이 진짜 하이라이트.

 

26. Obladi Oblada

27. Band on the run

28. Back in USSR

 

세 곡 달려 주다가,

 

29. Let it be

 

한 박자 쉬는 척 하면서 다시 한 번 잠실을 핸드폰 불빛으로 덮어 버리고,

 

 

 

 

 

30. Live and let die

31. Hey Jude

 

두 곡의 킬러 넘버로 확실하게 본 공연 마무리. 특히 "Live and let die 는 건스 앤 로지스 노래가 아니야" 라고 으름짱을 놓는 듯한 강렬한 연주와 엄청난 물량의 불꽃놀이가 압권이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떼창곡인 Hey Jude는 뭐 굳이 군말이 필요 없을 열광의 무대. 폴 옹의 습관인 '자, 남자끼리 한번' '자, 여자끼리 한번', '자, 그럼 다같이'는 이번에도 여전했더랍니다.

 

이렇게 해서 1차 퇴장.

 

 

1st Encore

 

32. Day Tripper

33. Hi HI Hi

34. I Saw her standing there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첫번째 앵콜. 무대에 다시 올라온 폴 옹을 일부 관객들이 '나 나 나 나나난나 나나난나 헤이 주드'로 맞이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워낙 떼창 좋아하는 한국 관객들이지만 메인 공연 마무리 때 'Hey Jude' 떼창의 여운이 여전히 남아 있었던 거죠.

 

 

 

처음엔 다소 황당함을 느꼈던 폴 옹은 기타로 반주를 해 줘 가며 Hey Jude의 떼창 부분을 리바이벌 해 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관객이 하고 싶다는데 해야지, 라는 최상의 팬 우선주의. (유튜브에 어느 분이 올리신 걸 퍼 왔습니다.)

 

살짝 세 곡 달려놓고 야속하게 무대 뒤로 숨어버린 폴 옹. 그러나 이미 너무 많은 관객들이 알아버린 사실. 콘서트의 마지막 곡은 The End 다. 그 노래가 나올 때까지 다들 방심하지 마라!

 

2nd Encore

 

35. Yesterday

36. Helter Skelter

37. Golden Slumber

38. Carry the weight

39. The End

 

그야말로 화려한 마무리. 야~~ 정말 살다 보니 Yesterday를 폴 옹의 라이브로 들을 날이 오는구나.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하나인 폴 옹의 매너는 정말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한국어 발음을 해 가며 '고마워요' '대박' 등을 구사하는가 하면 어떤 내한공연에서도 보지 못한 동시통역 서비스까지. 대단한 멘트를 한 것도 아니지만 아무튼 관객들을 위해 이만한 배려를 한다는 게 참 놀라웠습니다.

 

게다가 가끔씩 구사하는 귀요미 포즈와 표정은 참.... 한번 귀요미는 영원한 귀요미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많은 분들이 이런 말을 싫어하시지만 참 '정말 세상 좋아졌다'가 절로 입에서 나왔습니다. 레이프 가렛의 내한으로 남산 숭의음악당이 뒤집어지고 둘리스 내한으로 서울 시내 각급학교가 합동 '학생 단속반'을 구성하던 시절. 그나마 팝 신에서 알아줄만한 대형 밴드의 내한 소식이라고는 리틀 리버 밴드 정도가 고작이던 시절. 그 젊은 날, 퀸이나 키스, 딥 퍼플이나 아바, 마이클 잭슨이나 토토는 아예 한국이란 나라가 지구상이 존재하는지 마는지도 관심이 없던 것 같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 시절을 생각하면 마룬 파이브와 오아시스가 아무렇지도 않게 한국을 찾고, 비록 젊음은 어디론가 사라졌지만 오지 오스본이나 롭 핼포드의 모습을 보면서 늦은 것이 없는 것 보다는 훨씬 행복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거인 중의 거인, 폴 옹의 아직도 정정한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풀이를 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수많은 버킷 리스트의 한줄이 지워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한편으론 이제 또 어떤 거인이 이만치 가슴을 설레게 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로저 워터스는 잠실에서 감동적인 공연을 볼 수 있었고, 엘튼 존과 빌리 조엘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물론 두 사람이 한꺼번에 피아노를 맞대놓고 공연하는 FACE TO FACE는 아직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생전 세 차례의 공연을 볼 수 있었던 걸 행운으로 생각하렵니다. 그럼 이젠? 롤링 스톤스? 아이언 메이든? 리치 블랙모어? 지미 페이지? 액셀 로즈? 

 

개인적으론 이 형님들을 한번쯤 만나 보고 싶은 기대가 있습니다. 한때는 진정 뜨거웠지만 지금은 마이너리티가 되어 버렸지만. 멤버들도 여전히 싸우고 있지만, 그래도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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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또래에 우연찮은 인연으로, 먼 미래를 바라보며 긴 인연이었기를 바라던 사람을 얼마 전 잃었습니다.

 

며칠 되지도 않아 늘 샘나던, 사람다움과 재능이 넘쳐 나던 친구 하나를 또 잃었습니다.

 

이승에서의 삶이란. 그 가볍고도 얇음이란. 다시 한번 곱씹게 됩니다.

 

그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Mit Flügeln, die ich mir errungen,
Mit Flügeln, die ich mir errungen,
In heißem Liebesstreben,
Werd'ich entschweben
Zum Licht, zu dem kein Aug' gedrungen!
Sterben werd' ich, um zu leben!
Sterben werd' ich, um zu leben!
Aufersteh'n, ja aufersteh'n
wirst du, mein Herz, in einem Nu!
Was du geschlagen
Was du geschlagen
zu Gott wird es dich tragen!

 

 

 

 

 

And, 제목 그대로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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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했어요'가 아닙니다. '꽃보다 할배'도 아닙니다.

 

가상 결혼 프로그램이면서 새롭게 등장한 실버 예능의 기수입니다. 제목은 '님과 함께'.

 

티저를 보시면 느낌이 확 올 겁니다. 제목은 '재혼자들'.

 

 

 

 

그러니까 임현식-박원숙씨가 드라마 아닌 예능에서 가상 부부 체험을 하는 얘깁니다.

 

두 분은 수없이 많은 드라마에서 커플 연기(주로 서민적인 정서가 뚝뚝 떨어지는)를 보여주셨습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작은 뭐니 뭐니 해도 '한지붕 세가족'.

 

그 변형입니다. 2차 티저. '한지붕 새가족'.

 

 

 

 

'산업 폐기물 같은 맛'...이란.

 

그런데 문득 이런 얘기를 하고 있으니 추억의 드라마가 솔솔 생각납니다. 바로 '한지붕 세가족'.

 

 

 

'봄바람 분다고 장독대 꽃피나'로 시작하는 김창완의 국악풍 주제가가 인상적인 오프닝.

 

 

 

 

 

'한지붕 세가족'은 자료에 따르면 1986년 11월9일부터 1994년 11월13일까지 방송됐습니다. 방송 시간은 몇번 바뀌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일요일 아침을 고수했던 작품입니다. 참 지금 보니 젊은 모습.

 

 

 

제목이 한지붕 세가족인 것은 주인 집(현석)이 집의 2층과 별채를 세놓았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서민 거주 지역에선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거주 형태였죠. 그 시절을 잘 모르는 분들은 영화 '완득이'에 나오는 동네를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워낙 오래 전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아빠 임현식, 엄마 박원숙, 아들 이건주로 구성된 순돌이네는 동네의 전파사 및 만물 수리점이었죠. 그리고 순돌 아빠의 라이벌(?)로는 동네 세탁소 주인인 만수 아빠 최주봉이 있었습니다. 건강하지 못했지만 우등생인 만수와 늘 노는 것과 먹는 것만 밝히는 순돌이의 캐릭터가 대조를 이뤘습니다.

 

세월이 흘러 집 주인이 임채무로 바뀐 뒤에는 임채무의 처남 강남길과 애인 차주옥, 그리고 강남길의 어린 시절 친구인 김영배가 주인공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니까 위 사진은 90년대 '한지붕 세가족'의 모습인 듯 합니다.)

 

 

 

 

특히 강남길의 고교 동창이며, '시골 고등학교에선 동네와 학교를 주름잡는 멋진 친구였지만 나이를 먹어 이제는 허세밖에 안 남은' 김영배의 캐릭터가 인상적이었죠.

 

 

 

사실 작가와 연출자들은 소재도 떨어지고 시청률도 고르지 않아 몇번이고 종영이 검토됐지만 그럴 때마다 "'한지붕 세가족'을 없애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 MBC로 빗발쳤다고 합니다. 거의 모든 드라마에 '회장님'과 '사모님'이 나오던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 없었지만 그래도 이 시절엔 서민들의 애환을 그린 이런 드라마가 있었죠.

 

또 수많은 스타들이 '한지붕 세가족'을 통해 안방극장에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한석규 음정희를 비롯해 김혜수 차인표 등도 이 드라마를 거쳐갔죠.

 

그래도 화려한 스타 후보생들보다는 역시 서민적인 정취를 가진 연기자들이 '한지붕 세가족'에선 더 빛을 발했습니다.

 

 

 

 

 

그렇게 8년을 방송한 '한지붕 세가족'도 막을 내리고, 다들 나이를 먹었습니다.

 

개구장이 꼬마였던 순돌이 이건주가 어느새 어른이 됐죠.

 

 

 

 

 

 

 

 

그리고도 몇해 더 세월이 흘러 순돌아빠와 순돌엄마는 예능 속에서 맺어졌습니다.

 

재혼을 염두에 둔 가족 예능인 '님과 함께'에는 순돌이네 커플과 함께 이영하-박찬숙 커플도 출연합니다.

 

 

인생에서 일어날 법 한 웬만한 일들은 다 겪어 본 사람들의 이야기.

 

과연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청춘들과는 또 다른 재미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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