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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주간 <프라이데이>에 쓴 첫번째 칼럼입니다.

당시는 WBC가 한창일 때라 야구 열기가 뜨거웠죠. 마침 ESPN 연예인 야구리그도 시작됐고, 실력으로 한국 연예인 야구리그의 최고 선수들은 누군인지 뽑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때 야구기자를 거친 만큼 야구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고 자부하는 터라 말이죠.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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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휩쓴 한국 야구의 위력이 세계를 진동시키고 있다. 하긴, 그럴 만 하다. 한국인의 야구열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 프로야구 리그는 물론이고 연예인들이 주축이 되어 뛰는 전 세계 유일의 '연예인 야구 리그'가 있는 나라이니 말이다.

케이블 TV 스포츠채널 MBC ESPN은 요즘 주말마다 연예인 리그 경기를 중계해주고 있다. 정준하 이휘재 유재석 등이 주축이 된 '한', 박상원 김태균 이종원 등의 '조마조마', 강성진 손무현 정웅인 등이 뛰는 'CRP', 그리고 양상문 김용철 등 왕년의 스타들이 나서는 'MBC 올스타(아나운서-해설위원 팀)' 등 4개 구단이 매주 2경기씩을 펼친다.

이들 외에도 연예인이 주축을 이룬 팀으로는 안재욱 김건모 이성진 등이 주축인 '재미삼아'와 장동건 주진모 정우성 조인성 등 초 호화 멤버를 자랑하는 '플레이보이스'가 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두 팀이 MBC ESPN 리그에는 참가하지 않게 됐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장 역사가 오랜 한과 재미삼아의 라이벌전은 '연예인 야구'를 대표하는 명승부로 꼽혔다.

그렇다면 연예인 야구계를 뒤흔드는 스타플레이어들 중 베스트9은 과연 누구일까. 이쯤에서 '연예인 드림팀'을 한번 뽑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듯 싶다. 경기 결과가 정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야구의 생명인 통계를 인용할 수는 없지만, 각 구단 관계자들과 상대 팀 선수들의 평가에 따라 포지션별로 베스트 플레이어를 꼽아 보면 대강 다음과 같다.

연예인 야구계 최강의 에이스는 함정엽 지티비엔터테인먼트 대표(CRP). 차승원 유지태 허준호 김소연 등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함대표는 서울고 재학시절 시속 154km를 던져 1년 아래인 부산고의 박동희와 함께 80년대 중반 고교야구계의 양대 강속구 투수로 군림했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한양대 진학후 부상으로 야구계를 떠나 매니지먼트계로 진출했지만 야구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하고 이번에 <웰컴 투 동막골>의 장진 감독(CRP)과 의기투합, 연예인리그에 뛰어들었다. 물론 왕년에 모델 활동을 하기도 했으니 연예인으로 봐도 무방하다. 지금도 시속 130km의 강속구를 뿌리는 모습을 보고 상대 팀들이 일제히 항의, 연예인리그에서는 '선수 출신은 한 경기에서 3이닝 이상을 못 던진다'는 '함정엽 룰'을 만들었다. MC로 변신한 프로야구 10승 투수 강병규(전 두산)가 오지 않는 한 '이 판'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다.

SBS 염용석 아나운서(한)와 장동건(플레이보이스)도 시속 120km대의 수준급 구속을 자랑한다. 특히 염용석은 볼끝이 좋아 '라이징 패스트볼'로 불릴 정도. 반면 만화가 박광수(조마조마)는 체인지업을 주 무기로 하는 변화무쌍한 구질로 에이스의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3D 직종인 포수는 '연예인 야구단'에서는 기피 포지션이다. 가끔이라도 포수를 보는 선수는 해설위원 겸 선수인 배칠수(한)나 개그맨 위양호(조마조마) 정도. 별 선택의 여지가 없다. 1루수로는 현재 정준하를 위협할만한 선수가 없다. 거구에서 뿜어나오는 힘과 유연한 허리, 여기다 드문 왼손잡이라는 이점도 겹쳐 '연예인야구의 이승엽'으로 군림하고 있다.

2루수에는 야구 명문 신일고의 내야수였던 허준호(한)의 아성에 수비가 좋은 스위치 히터 윤종신(한)과 강타자 이종원(조마조마)이 도전하는 양상. 3루수로는 NRG 이성진(재미삼아)이 최고로 꼽히고 유격수 부문에선 연예인 야구계 최고의 강타자 중 하나인 김승우(플레이보이스)가 '재치있는 야구'로 손꼽히는 안재욱(재미삼아), 이휘재(한)과 경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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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에서는 춘천고 재학중 선수로 뛰었던 가수 김C(한), 사회인야구 8년의 탄탄한 경력을 자랑하는 강성진(CRP), 영화 <사랑니>의 주인공으로 2년전 서울고 재학중 청소년대표 상비군에도 뽑혔던 신인 배우 이태성(한)이 각각 중견수-좌익수-우익수의 베스트로 꼽힌다. 여기 경합하는 선수들은 호타준족의 공형진(플레이보이스)과 김태균(조마조마) 정도.

궁금한 것은 이렇게 야구라면 죽고 못 사는 스타들이 많은데 <YMCA야구단>이며 <슈퍼스타 감사용>같은 야구 영화에선 왜 이들 스타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을까 하는 점. 할리우드에서 야구광을 꼽자면 요즘은 별 소식이 없는 케빈 코스트너가 첫 손에 꼽힌다. <19번째 남자(Bull Durham)> <꿈의 구장(Field of Dreams)> <사랑을 위하여(For the Love of the Game)> 등 야구영화만 3편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케빈 코스트너처럼 스크린이나 드라마에서도 강속구를 뿌리는, '한국의 케빈 코스트너'는 과연 누가 될지도 궁금하다.

혹시 아나. 이들이 당장 내일 의기투합, 세계 4강에 오른 한국 WBC 대표팀의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놓을지.

2006. 3. 16



2년이 지났지만 상황이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 이런 스타들이 대거 야구영화에 뛰어든다는 소문도 아직 전혀 없고. 취미는 취미로 그냥 즐기자는 생각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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