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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방

11월이 차갑습니다

송원섭 2010.11.08 20:04

워낙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덕분에 구경은 제법 많이 하고 다녔습니다. 언젠가 다시 한번 가 보겠다고 마음먹은 곳도 많습니다만, 그 중에 카레짜 호수(Lago di Carezza, Carezza lake)란 곳이 있습니다.

갑자기 이 호수가 생각난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 호수의 영상이 떠올라 머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네요. 그저 아름다운 호수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생각 때문인지는 쓰면서 정리가 될 듯도 합니다.

이 호수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거울같은 호수 위로 침엽수림이 잔뜩 우거져 있고, 그 뒤로 눈덮인 알프스의 연봉들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실제로 보고 있으면서도 이건 어쩐지 영화의 세트지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로 환상적인 공간입니다.

이 호수가 있는 곳은 북부 이탈리아, 돌로미티(Dolomite)라고도 불리고 남 티롤(South Tyrol)이라고도 불리는 알프스 산맥의 남쪽 끝자락입니다.


(당연히 A자 마크가 있는 곳이 바로 이 카레자 호수가 있는 곳입니다.)

밀라노에서 북동쪽으로 한참 올라가다 보면 볼차노(Bolzano)라는 제법 큰 도시에 도달하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의 국경선은 알프스 산맥입니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눈 덮인 알프스를 관광자원으로 화려하게 개발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이탈리아 북부의 알프스는 제가 가 본 10년 전까지 아직 소박한 모습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구글 어스의 힘으로 이 호수의 주변을 가만히 앉아서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사실 그리 큰 호수는 아닙니다. 긴 쪽의 길이가 한 100m 정도?


그런데 이런 주변 여건 덕분에 저런 환상적인 풍경이 나타나는 겁니다. 사진의 각도상으로는 북쪽인 것 같지만 사실은 남쪽으로 저렇게 거대한 바위산이 있기 때문에...



과학의 발달 덕분에 이 각도의 광경을 좀 더 실감나게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호수 주변은 죄다 이런 바위산 투성이입니다. 이 바위산들이 절경 중의 절경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그 지역에서는 이 동네를 '신의 장미정원'이라고 부른다는군요.

그런데 사진이 도저히 그 실체를 따라가지 못하는군요. 왜 저렇게 빛바랜 색만...

이 사진이 비교적 실제 색상에 가깝습니다.

이런걸 바로 벽옥색이라고 해야 할까요. 황룡 오채지의 물색이 어떤지는 가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저렇게 녹색, 푸른색, 하늘색, 연두색이 뒤섞인 채로 투명하게 빛나는 물색은 다른 곳에선 본 적이 없습니다.

뚱딴지같은 먼 호수 얘기에 당황하신 분도 있겠지만, 저는 이런 얘기를 하면서 마음이 좀 가라앉는 듯 합니다. 언제쯤 저런 물색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아마도 다음달 초까지는 블로깅이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뭐 트위터 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나날이 계속되다 보니 이렇게 푸념처럼 떠드는 것도 사치일테지요. 아무튼 가끔씩 뜬금없이 한두마디씩 올리는 걸로 위안을 삼아 보렵니다.

날이 쌀쌀합니다. 다들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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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사진 zizizi 신의 장미정원이라는 이름, 참 시적입니다. 참 아름답네요. 파이널판타지 게임에 나오는 호수 같기도 하고.

    사진을 보니 캐나다 록키산맥의 Lake Louise 생각나는군요. 엽서 같은 풍경, 정말 비현실적인 물색이 눈 앞에 펼쳐져서 믿어지지가 않던 그 곳. http://www.discoverlakelouise.com/itineraries/thelake.html

    참, 빗바랜? 빛바랜.
    2010.11.08 21:24 신고
  • 프로필사진 송원섭 네. 저번에도 이 얘기를 하니까 누가 레이크 루이즈 얘기를 하시더군요. 루이즈 쪽이 훨씬 규모가 클 겁니다. 2010.11.08 22:48 신고
  • 프로필사진 순진유부남. 레이크 루이즈는.. 완전 아트 지요..
    아직도 십몇년이 지났지만..
    눈에 선한 옥색푸른 호수의 전경과 뒷배경의 설산..
    형님도 한번 가보세요..

    아...기억이 새롭네요..
    2010.11.09 09:56 신고
  • 프로필사진 있을때 잘했어야 했나요? 아, 제 인생의 낙이 스핑크스 게시글 읽는 건데... ㅠㅠ 2010.11.08 21:40 신고
  • 프로필사진 송원섭 그렇죠.^ (포스팅 아예 안 한단 뜻은 아닙니다.) 2010.11.08 22:48 신고
  • 프로필사진 하이진 박사 논문을 쓰기 시작해서 정신이 없습니다. 논문의 이론적 배경 때문에 해체주의에 대한 책을 읽고 있는데,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문장을 이해하는 것은 이미 포기했고, '대략적인 내용이라도 알자'가 현재의 목표입니다. 그래서 눈이 너무 피곤하고 머리도 아파요. 위의 호수 사진은 눈을 시원하게 해 주네요.
    바쁘신 모양인데, 건강 조심하세요. 기침하지 않도록 조심하시구요. 저는 목이 아플 때마다 쏠라-C 같은 비타민제를 먹습니다. 약간 효과가 있더라구요. 송년회는 못하시나봐요. 연초에 한 번 모이시더니 1년 내내 소식이 없으시네요. 암튼... 건강 챙기세요.
    2010.11.08 22:45 신고
  • 프로필사진 송원섭 하루 뒷일을 모르죠, 사람이.ㅋ 2010.11.08 22:49 신고
  • 프로필사진 후다닥 박사논문 준비하시는 군요....
    고생스러우시겠습니다
    근데 해체주의는 뭘해체하는건가요?
    ^^;;;
    2010.11.10 10:45 신고
  • 프로필사진 echo 일바구니란 원래 오늘 할 일은 다 해놓아도 내일이면 또 가득차게 마련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건강에 유의하시고 hearty meal을 드세요. 크리스피 크림 이런 거 말고.. 2010.11.08 22:55 신고
  • 프로필사진 라일락향기 일바구니...에코님 말씀 대공감입니다. 전 요즘 체력도 별로고 스트레스때문인지 달달한 초콜릿이 마구마구 땡겨요. 흑~ 2010.11.09 14:00 신고
  • 프로필사진 아자哲民 대단한 풍광이군요.
    세상은 넓고 볼때는 많군요.
    날씨가 춥네요.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2010.11.08 23:26 신고
  • 프로필사진 가을남자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곳이 있군요.
    건강 챙기시고요..
    2010.11.09 07:59 신고
  • 프로필사진 사랑과평화 왠지 잠잠하시더라...

    일 잘 보시고, 바쁜일 지나가면 다시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2010.11.09 08:42 신고
  • 프로필사진 김은경 그러셨군요. 뭔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마무리하시고 잼난 얘기해주세요. 기대^^ 2010.11.09 09:54 신고
  • 프로필사진 순진찌니 유부남 형님..힘내시구요...
    이제 거의 일년이 지나는데..
    바쁜일 좀 지나면 정모좀 하시죠..
    형님들 누님들 얼굴도 보고싶고..
    같이 한잔 하고 싶기도 하네요..

    그럼 추운데..감기조심하시구..(전 완전히 죽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2010.11.09 09:58 신고
  • 프로필사진 하이진 얼마전에 패션위크 때문에 서울에 갔었어요. 표가 좀 여유가 있었는데, 순진찌니님 생각이 났어요. 부인께서 좋아하셨잖아요. 다음에 모임하면 연락처를 꼭 알아둬야겠습니다. 2010.11.11 01:15 신고
  • 프로필사진 투산 생각보다 오랫동안? 글이 안 보여 다소 걱정했습니다. 감기와 제법 친하신 것도 같아서..

    이 호수 많이 익숙한데요.. 이름도 성도 모르는 호수였는데 아마도 사진으로 많이 접했을까요?
    아뭏튼 건강하시고.
    이넘의 동네는 아직도 반팔입니다. 그려..
    2010.11.09 10:15 신고
  • 프로필사진 후다닥 헉소리가 나오네요...
    정말 아름답네요...
    저도 트위터 안해서리(사실 어찌 하는지도 잘...)
    블로그만 보는 중인데...
    아쉽네요
    손가락이 차문에 끼어서 다쳐서리 타자가 영 불편하네요 ^^
    2010.11.09 11:01 신고
  • 프로필사진 하이진 제가 손가락이 안 좋아서 손가락 다친 사람만 보면 걱정됩니다. 빨리 나으시길... 그리고, 남편이 얼마전에 몽골에 다녀왔는데, 정말 볼 거 없다고 하던데요. 사진 찍으시는 분들인 또 다르시긴 하겠지만요...
    참, 해체주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해체해서 재구성한다는 데리다라는 프랑스 학자의 이론인데, 포스트모더니즘에 많은 영향을 끼쳤죠. 해체의 대상은 말 그대로 세상의 모든 것입니다 .이념이든 물건이든 전부.. 저는 옷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2010.11.11 01:21 신고
  • 프로필사진 hsparki 송본부장, Bergamo와 함께 들리신 곳인가? 박정은이 닷넷에 올린 북해도 비에이 아오이 이께(靑池)의 물색깔과 많이 닮은 듯. 2010.11.09 11:30 신고
  • 프로필사진 선우재우부 품고 다니실만 하네요.

    세계는 아름다운 곳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비록 가지 못하지만
    TV의 세계테마기행등을 통해 간접경험 하기를 즐기는데
    스핑크스에서도...좋네요.

    어제는 시나이 반도의 도시 다합과 홍해의 블루홀이 나와
    언젠가는 거기에 가보리라 생각햇는데
    한 군데 더 추가됩니다...^^

    바쁠수록 건강 잘 챙기시구요.
    순진찌니님 말대로
    언제 한가해 지시면 정모한번 하시죠...
    2010.11.09 12:40 신고
  • 프로필사진 후다닥 저는 언젠가 카메라 동호회 회원이 올려준 스위스 지역과
    몽골 지역을 가보리라 벼르는 중인데
    마눌신께서 스위스는 대찬성이나 몽골은 절대 안된다고 하는군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가는 그날을 꿈꾸며 버팁니다..
    2010.11.10 10:48 신고
  • 프로필사진 선우재우부 한 번 저지를 타이밍을 보며 살고 있긴 한데
    쉽지는 않네요.

    후다닥님의 여행
    꿈꾸는 이상
    언제 한번 저지르고 이루어지리라 봅니다.
    몽골은 지름신의 마지막으로 남겨두고요...^^;
    2010.11.10 17:42 신고
  • 프로필사진 하이진 연락처를 미리 알아놓지 못해서 살짝 아쉬웠었어요. 선우재우모님이 패션쇼 좋아하던데... 내년에는 기회가 되면 같이 가고 싶다고 전해주세요. 2010.11.11 01:16 신고
  • 프로필사진 선우재우부 하이진님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0.11.11 18:34 신고
  • 프로필사진 선우재우모 안그래도 서울패션쇼장에 김현중이 왔다해서
    아~ 나도 갈 수 있었는데~
    생각했답니다. 신경써주셔서 감사
    내년엔 꼬옥 갑니다~!!!
    2010.11.16 10:08 신고
  • 프로필사진 라일락향기 호수의 풍경은 환상 그 자체이나...포스팅이 뜸하실 것 같다는 말씀은 ㅠㅠ
    마음의 여유도 찾으시고 늘 건강하시길...
    2010.11.09 13:55 신고
  • 프로필사진 하이진 잘 지내시죠? 진짜 우리끼리라도 번개해야할까봐요. 감기 조심하세요. 저도 감기로 고생중이거든요. 2010.11.11 01:17 신고
  • 프로필사진 라일락향기 네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하이진님도 빨리 감기 나으시길... 논문준비도 잘 하시고 그래도 공부할 때가 가장 좋은 시절 이라는거 잊지 마시구요. 다음에 기회 되면 봬요. ^^ 2010.11.11 14:33 신고
  • 프로필사진 -_- 기자님이 영화리뷰나 빨리 좀; 2010.11.09 17:57 신고
  • 프로필사진 shibataeunshin 정말 작연에갔던 lake Louise 와 너무닮았내요 이곳도 가보고 싶내요, 2010.11.09 21:58 신고
  • 프로필사진 minacomm 까레짜의 물색은 아직도 여전하다네..

    라면 끓여 먹기 좋은 벤치랑 호텔 뽀르도이도 15년전과 똑같고..^^

    한여름의 눈보라치는 마르몰라다 정상도..
    2010.11.09 23:34 신고
  • 프로필사진 푸우 전 가신다는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 다른 분들처럼 저 또한 인터넷할 때마다 들어와서 글 읽는 게 낙인데.. 가끔이라도 포스팅해주세요.. 참 전 잘 살고 있어요 ^^* 2010.11.09 23:46 신고
  • 프로필사진 붉은비 이렇게 풍광 좋은 곳에 직접 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다가도
    막상 경치 감상은 길어야 10분이면 질려버리는 인간인지라
    (의외로 차도남...^^;)
    '저도 한 번 가보고 싶어요'라는 말씀은 차마 드리지 못하겠네요.^^
    그러나 참으로 사진만 보아도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2010.11.10 14:29 신고
  • 프로필사진 skywalker 주말까지 바쁘신가 했더니 무척일이 많으신 모양입니다. 한가한 저희가 기다리지요 뭐^^

    그나저나 카레자호수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경중의 하나인 모양입니다. 주변 바위산이 무서워서 그런가요?
    2010.11.12 10:31 신고
  • 프로필사진 skywalker 그나저나 일부러 손가락은 안 다셨어요? 2010.11.12 11: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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