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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시대의 흐름, 트렌드의 핵심인 '빠삐놈 현상'에 대한 중간 보고서입니다. 너무나 진도가 빨리 나가서 빠삐놈 현상을 꿰 차고 있는 분들에게는 뒷북으로 보일 수도 있으니 읽기 전에 침착하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빠삐놈 동영상'이라는 게 인터넷을 완전히 차지해버렸습니다.

이게 지금까지 나온 최종 버전인 것 같습니다. 말보다 직접 보는게 빠릅니다.





오래전 전설의 CF였던, 고인돌 가족이 나오는 삼강 빠삐코 애니메이션과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의 주제음악으로 쓰였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에다 DJ쿠(구준엽), 전진, 엄정화 등 수많은 이미지들이 한데 섞여 들어간 대중문화의 정수(?)라고 할만 합니다.



자, 대체 이 괴물은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차근차근 짚어드립니다.

우선 누구나 다 아는 Santa Esmeralda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이 노래가 '놈놈놈'의 후반부 추격장면에 쓰이면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묘한 걸 생각해냅니다. 바로 고전 중의 고전인 이 물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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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당시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지만, 저 고인돌 아빠가 부르는 "빠빠라빠라바라밤"이 문제의 그 노래 구절이었던 겁니다.

당시 저 광고를 녹음하던 성우가 일이 이렇게 될 줄 짐작이나 했을까요. 아무튼 그러고 나서 (누구도 첫번째라고 인정하진 않았지만) 첫번째 작품으로 보이는 물건이 탄생했습니다.

아마도 전진이 가장 먼저 희생자가 된 듯 합니다.




해외라고 온전하지 않습니다. 톰 존스.




장르도 가리지 않습니다. 링킨파크까지.




건담도 제물이 됩니다.





온갖 연예인이 범벅이 된 초기 버전.




결국 현재까지 최종 버전은 맨 위의 대표 화면인 듯 합니다.

참 애니메이션 하나가 다양한 발전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네요. 중독성도 장난 아닙니다. 박수동 화백은 이런 일이 있을지 짐작이나 하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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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빠삐코 아직 팔리고 있습니다. 이 노래 덕분에 대박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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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런데 이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부산물이지만, '빠삐코'라는 게 한국산 오리지날 빙과가 아니었군요. 한 6년 전에 '까리뽀'도 한국산이 아니란 걸 알게 됐는데...

결국 국산은 '아이차'와 '쭈쭈바' 뿐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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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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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작은천국 2008.07.30 16: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크흐흐흐... 탄생스토리가 이런것이었군요.. 최근에 최종버전을 접한터라.. 나름 뒷북입니다.. ㅎ 항간에는 이 빠삐코가 서태지도 잠재웠다 뭐.. 이렇게 까지 과장하긴 하던데.. 여튼 재미있습니다.. 저도 한때 저 빠삐코 열심히 많이 먹었는데..

    • 송원섭 2008.07.30 17: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최종버전이라기보단 - 뭐 나중에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 - 지존버전이라고 봐야 할 것 같더군요. 전문가의 솜씨라.

  3. ikari 2008.07.30 16: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빠삐코를 보면 성인 애니가 생각나는...^^

  4. 인생대역전 2008.07.30 16: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가장 마음에 드는 버전은 탐 존스 옹의 버전이네요.
    빠삐코...초코맛 쭈쭈바죠.
    손으로 뚜껑이 깔끔하게 따지는 그 느낌이란...ㅋ

    빠삐코의 음악과 Don't let me be misunderstood의 음이
    기본적인 박자가 거의 100% 일치하네요. ㅋ
    이효리, 엄정화, 전진...
    나머지 음악들도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

  5. 하이진 2008.07.30 16: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암튼 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대단해요. 저는 전진 버전이 제일 재미있더군요. 근데, 책 이벤트는 언제 하나요? 내일부터 1주일 정도 인터넷 못 하는데... 갔다 오면 끝나 있겠죠?

  6. echo 2008.07.30 21: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웃고 갑니다.^^

  7. NeXTSTEP 2008.07.30 21: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요즘 이것땜에 더운데 웃고 있습니다. ㅎㅎ ㅃㅃㄹㅃㅃㄼ

  8. URIazure 2008.07.30 22: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빠삐놈이라는 것 여기서 처음 알게 됐네요. 항상 집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이것을 몰랐다니...난 뭐하고 있었던지ㅋㅋ 암튼 동영상 다 껐는데 귀에서 메아리가 치네요ㅋ

    전진씨 팬인데 너무 웃겨요ㅋ 네티즌들 짱!

  9. 랜디리 2008.07.31 01: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빠삐놈 게임 (...) 제보요.

    http://ruliweb.empas.com/ruliboard/read.htm?num=42121&table=hb_news&main=hb

  10. 권작가 2008.07.31 13: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사무실에서 한참 웃었습니다.
    전스틴 군 대박이군요.
    오늘까지는 메일을 주실 수 있으신지? ^^

  11. 후다닥 2008.07.31 14: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ㅎㅎㅎ 빠삐놈 요즘 저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김대기씨는 왜 자꾸 여기 저기 나오나 모르겠습니다

    디씨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거의 필수적으로 올라오는

    김대기씨..

  12. 찾삼 2008.07.31 15: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블로그랑 뉴스만 보다보니 저런 재밌는 동영상이 돌아다니느줄 미쳐몰랐는데 ㅎㅎㅎ
    넘 재밌네요..

    아 네티즌의 힘이란!!

  13. 주술사 2008.07.31 18: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별..관심이 없이 한번 읽었는데..진짜 중독성이 강하네요
    댓글읽구 갬까지..쭈욱..우리 실장이 옆에서 노래듣고
    엉덩이를 실룩실룩...잼나게 웃었습니다.

  14. 무로 2008.07.31 18: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feat. 디제이쿠, 대기, 레드 버전이 역시 ....훼이크다 이...

  15. kei 2008.07.31 22: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엄훠~
    이거 너무 중독성이 심한걸요? ㅋㅋ
    머릿속에서 멜로디가 떠나지가 않아요~ ㅜ.ㅜ
    그나저나 처음 저 영상은 믹스를 정말 절묘하게 했네요.

  16. 우유차 2008.07.31 23: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빠삐놈 엑기스만 모은 모음집이 드디어 떴습니다.
    http://gall.dcinside.com/list.php?id=hit&no=6427
    수많은 빠삐놈 중 검증된 녀석들만 모았다 싶네요. ^^

  17. 순진찌니 2008.08.01 12: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형 뒷북이지만.. 넘 웃겨 죽는줄 알았어요.. 휴가갔다 방금 들어온 뜨끈하게 익은 순진찌니

  18. 최강이 2008.08.05 13: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푸하하하! 빠삐놈의 매력에 빠지고 만 1人

    사람들이 하도 빠삐놈, 빠삐놈해서- 궁금했지만
    찾아보기는 너무도 귀찮았다는 1人

    오늘 큰 웃음 가지고 갑니다-

  19. Say 2008.08.06 03: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볼 때마다 재밌어요. ㅋㅋㅋ
    린킨파크 버전은 첨 보네요^^ ㅎㅎㅎ

  20. 희야 2008.08.06 15: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드디어 빠삐코 먹었습니다. 근데 콜라맛이 아니었네요. 역시 기억력은 믿을 것이 못되는군요. 그리고 국산이 아니면 일본 출신인 것인가요?

  21. 넌뭥미 2008.11.08 19: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미치겠다.. ㅋㅋㅋ 정리를 잘 해놓으셨네요.. 배꼽빼놓고 갑니다.. 건담버전 ㅋㅋㅋ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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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번엔 진짜 영화 리뷰입니다.)

1930년대 만주 한 구석에서 음모가 꾸며집니다. 한장의 지도가 일본인 은행가 가네무라의 손을 통해 일본 본국으로 전달되게 되고,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친일파 갑부는 조선인 킬러 창이(이병헌)에게 그 지도를 되찾아 오라고 청부합니다.

하지만 가네무라가 탄 기차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현금털이 태구(송강호)와 조선 독립군의 청부를 받아 역시 지도를 노리는 현상금 사냥꾼 도원(정우성)이 타고 있습니다. 엉뚱하게도 문제의 지도가 정작 지도에는 관심도 없던 태구의 손에 들어가면서 엎치락 뒤치락 지도 쟁탈전이 복잡하게 펼쳐집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에 투입된 170억원의 제작비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지난해 '디 워'의 300억원(혹은 700억원) 제작비가 워낙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어서 그렇지 한국 영화의 재난으로 불렸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150억원 정도가 든 영화라는 걸 생각할 일입니다.

물론 '놈놈놈'은 화면을 보고 '대체 돈이 어디에 쓰인 걸까'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륙을 누비며 촬영한 화면에선 그야말로 '돈 냄새'가 풀풀 나죠. 만주와 돈황의 사막지대, 또 정읍 세트에서 촬영된 장대한 스케일도 스케일이지만, 한사람만 서 있어도 화면이 꽉 차 보인다는 세 톱스타가 달리고 쏘고 움직이는 화면을 보면서 제작비가 아깝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지금의 상태로도 이 영화는 한국 영화의 한 장을 개척한 영화로 평가할 만 합니다. 대단히 칭찬할 부분이 많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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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관객의 만족도는 어떨까요. 물론 재미라는 요소의 특성상 개인차가 대단히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예고편에 나오는 정우성이 말을 달리면서 총 쏘는 장면(구식 장총을 한바퀴 돌려 장전하고 다시 쏘는 바로 그 장면!)만 봐도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사람이 있을 겁니다. 반면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시계를 확인한 사람도 꽤 있었을 겁니다.

개봉 전, '놈놈놈'에 쏟아졌던 말 중 가장 자주 등장한 말은 아마 '내러티브' 였을 겁니다. 대체 내러티브가 뭘까 고민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냥 '이야기'라고 써도 될 말이기 때문입니다. '놈놈놈'을 칸에서 본 사람이나, 한국에서 시사회를 통해 본 사람들 중 대다수가 이 영화의 '이야기'에 뭔가 손질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냥 "이게 김지운 감독의 스타일"이라고 했고, 어떤 사람들은 "그래도 내러티브가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어떤 사람은 "내러티브가 부족한 게 아니라 너무 많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대체 이게 무슨 난리일까요?






<<지금부터는 '놈놈놈'을 보고 "기억나는 멋진 장면은 많은데 이상하게 지루하게 느껴지더라"는 분들을 위한 일종의 개인적인 해석입니다. "난 재미만 있던데 왜 지랄이야"라고 생각하실 분들은 아예 안 보시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별 스포일러는 없으므로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도 보셔도 상관없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일리가 있는 얘깁니다. 김지운 감독이 영화의 논리적 구조, 혹은 영화 속에서 벌어지게 하는 사건의 아귀가 딱딱 맞아들어가야 한다는 부분을 매우 가볍게 생각한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이 부분에 대해선 이미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그런데 '놈놈놈'의 경우는 - 최소한 영화로 만들어진 '놈놈놈'의 경우는 - 이런 점이 매우 심각합니다. 영화 속의 사건들이 매끄럽게 연결된다고 보기가 힘듭니다. 그런데도 '내러티브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또 무슨 일일까요. 이건 모두 주어진 러닝타임, 약 2시간 20분 정도 너무 많은 이야기를 쑤셔 넣다 보니 생긴 일입니다. 이건 모두 만들어져야 할 영화의 길이에 비해 너무 많은 분량을 찍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결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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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을 보면 이 영화를 만들면서 김지운 감독에게 1순위의 가치는 바로 '액션'이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감독의 야심은 '한국 영화에서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화려한 볼거리를 주겠다'는 쪽에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1년에 걸친 기간 동안 기가막힌 액션 영상이 확보되고, 기존의 시나리오와 즉석에서 만든 장면들까지 엄청난 양의 촬영분이 생깁니다. 관계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다시 편집해서 8시간짜리 미니시리즈를 만들어도 될 정도"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어진 시간은 2시간 내외. 어떻게 해야 할까요. 뼈를 깎는 편집작업이 진행됩니다. 글을 써도 원고지 100장 짜리를 30매로 줄이라면 피를 토하고 쓰러질 사람이 많을 겁니다. 아무튼 편집이란 그런 작업입니다. 그렇게 해서 본래 통통했던 이야기는 홀쭉해지고, 애초부터 힘이 들어간 액션의 비중은 훨씬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결과가 반드시 성공적이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영화사가 증명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매트릭스' 시리즈에 대한 불신을 낳기 시작한 '매트릭스 2'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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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불릿타임을 이용한 화려한 액션이지만, 이 영화가 크게 성공한 것은 탄탄한 이야기가 받쳐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편으로 넘어가면서 액션이 주인공이 돼 버렸고, 이야기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래서 네로와 스미스 요원이 펼치는 1대100 액션이나 고속도로를 통으로 빌려 촬영한 격투 장면은 그 자체로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장면이면서도, 영화 전체는 관객에게 지루함으로 몸을 떨게 한 졸작이 되어 버린 겁니다.

마찬가지로 완성된 '놈놈놈'은 액션이 주인공이고, 스토리는 그 뒤를 따라가는 영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보기 좋은 액션도 스토리의 진행 없이 무한반복되면 관객을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영화는 두 시간이고, 뮤직비디오는 5분이면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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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성공적으로 이야기를 압축하려면 이야기의 가짓수를 줄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놈놈놈'을 기준으로 본다면 마적 삼국파(윤제문이 부두목인)나 손병호가 운영하는 마약굴은 영화의 진행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요소입니다. 오히려 영화의 스피드를 떨어뜨리기만 하는 부분들이죠. 차라리 싹 들어 내고 그 시간을 다른 캐릭터들을 살리는 데 투입하는 게 나았을 겁니다. 또 독립군 이야기나 발해 이야기는 이 영화에 대체 왜 들어가 시간을 잡아먹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물론 여기에도 곤란한 점이 있습니다. 이야기의 가짓수를 줄인다는 것은 몇몇 배우들의 경우 아예 완성본에서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실제로 칸 상영본에는 엄지원이 아예 안 나온다고 합니다). 이건 심각한 딜레마가 될 수 있죠. 1년 넘게 고생한 배우들이 아예 영화에서 사라지게 한다는 건 감독에게는 인간적으로 못할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관객들에겐 그런 부분을 이해할 의무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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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그 결과, 영화 속의 정작 중요한 캐릭터들은 훨씬 얄팍해져 버렸습니다. 영화든 드라마든, 시각 예술에서 인물의 특징은 말로 설명되는 게 아니라 보여져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송강호가 연기하는 태구를 제외하면, 모두 대사로 설명되는 수준에서 발전하지 못합니다. 혹은 별 설득력 없이 지향점이 바뀌어 버리죠.

예를 들어 말하자면, 이병헌이 연기하는 창이는 친일파 갑부의 말에 의해 '만주 제일의 총잡이'가 됩니다. 게다가 잔혹하고 자존심이 더럽게 강한 인물이죠. 하지만 그가 바라는 것은 명예보다는 확실히 돈이고 공정한 승부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인물인데, 어느새 후반으로 가면서 돈이고 뭐고 1등이 되고 싶은 인물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 납득하기 쉽지 않은 진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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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도원의 성격을 규정하는 중요한 말 중에, "넌 내가 본 놈 중 가장 냉정한 놈이야"라는 태구의 대사가 있죠. 아무래도 이건 도원이 '냉정한 놈'임을 관객이 눈으로 볼 수 있게 해 줬어야 하는 장면입니다.

가장 중요한 세 인물 중 두 인물이 이렇게 납작하게 그려지다 보니 영화가 끝난 뒤 기억나는 배우는 송강호뿐입니다. 이병헌의 경우엔 패션 화보같은 멋진 모습, 정우성의 경우엔 발군의 '기럭지'와 화려한 마상 액션이 기억에 남지만 창이나 도원이라는 캐릭터는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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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비교하자면 그렇지만, 이 영화가 모태로 삼은 작품들 중 하나인 세르지오 레오네의 '석양에 돌아오다' 에 나오는 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의 생생한 캐릭터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느껴집니다. 이 긴 영화에서 세 주인공들의 캐릭터 완성을 위해 얼마나 많은 부분이 할애되고 있는지도 눈여겨 볼만 하죠.

영화 제목이 왜 '석양의 무법자'가 아닌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이하의 내용에는 대단히 심각한 스포일러가 들어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후회하지 마시고 여기서 위로 다시 올라가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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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의 가장 큰 문제는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일단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소재는 '지도 찾기 쟁탈전'입니다. 그 과정에서 캐릭터들의 특징도 드러나고, 총격전도 벌어지고, 코믹한 사건들도 일어나서 영화가 진행되는 것이죠.

하지만 영화 후반으로 가면 대체 왜 이 영화에 지도가 나오는지가 불분명해집니다. 지도를 갖고 있는 태구는 알아서 잘 찾아간다 치고, 지도를 갖고 있지 않은 도원, 창이며 심지어 일본군까지도 정확하게 지도에 표시된 위치를 찾아옵니다. 심지어 이청아까지도 지도상의 장소에 나타나죠. 그렇다면 지도라는 게 대체 뭐가 중요해서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죽이면서 찾아 해메는 걸까요.

(혹자는 일본군은 이미 그 위치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다 아는 위치를 굳이 비밀 지도를 통해 본국으로 전달하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죠.)

김지운 감독은 이미 이런 수많은 지적에 대해 "감독이 보여주려고 하는 걸 보라"고 점잖게 대답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보는 사람들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지 모르지만, 아무리 멋진 액션도 제대로 된 이야기의 뒷받침 없이는 공허합니다. 이건 연주곡보다는 가사가 있는 노래가, 시 보다는 소설이 훨씬 대중적인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아무튼 제작 단계에서 이런 부분에 보다 세심한 손질이 있었다면, '놈놈놈'은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 될 수 있었을 거란 점에서, 아쉬움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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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관계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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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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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자哲民 2008.07.20 21: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베이비시터 급구하고 영화관람했습니다.
    마누님은 정선생에 반하시고,전 송광호에 뒤집어 졌습니다.

    근데 마지막에 대결에서
    송광호가 뭔가 보여줄 줄 알았는데.

  3. 송원섭팬 2008.07.20 21: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에구...본의아니게 스포일러성 댓글을 남긴
    모양이네요. 글이 삭제된 걸 보니...^^

    'Don't let me be misunderstood'가 가장
    잘 편곡되고, 그리고 가장 잘 쓰인
    영화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영화보러 가실 분들은
    엔딩크레딧 한 번쯤은 보고 일어나세요.
    주인공들 하고 제작과정
    스틸사진이 흘러나오거든요.
    의외로 볼만합니다...^^

  4. 4beetles 2008.07.21 09: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피곤했기도 했지만.. 와이프와 나란히 앉아서 졸다 나오느라 아편굴 부분은 자체 편집 해 버렸습니다.
    차라리 송강호 원톱으로 서부극을 찍었더라면 한국의 캐리비안의 해적/한국의 조니뎁이 되어 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정우성이야 워낙 멋진 장면만 골라 나오다 보니 그렇타 치고.... 이병헌은 왜 영화를 선택했는지 캐릭터의 매력을 조금만치도 알아낼수가 없었던 터라...

    • 송원섭 2008.07.21 10: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국의 조니뎁, 그거 귀가 번쩍 뜨이는군요.^

    • 김승철 2008.07.21 12: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조니뎁 강춥니다. 이병헌은 레옹의 게리올드만을 밴치마킹한 느낌이 자꾸 들더군요.

  5. 메렝게로 2008.07.21 09: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 글이 스포일러성이었나요? 김지운감독님! 아무튼 찍은 분량이 많이 있다면 "U보트"(Das Boot)의 경우처럼 감독판이던지 DVD컬렉션판이던지 최소 "달러 3부작"처럼 2편내지, 3편으로 편집해서 이번에 보여주지 못한 내러티브를 속시원하게 보여주길 바랍니다. 송강호는 확실히 "투코"인데 정우성이 "블론디"인지 이병헌이 "엔젤 아이"인지는 애매모호함.

  6. 넘넘넘 2008.07.21 11: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난금욜날 직원들하고 심야봤습니다.
    와~~~이렇게 개떡같은영화가 있을줄이야 머 김치웨스턴이니 머니해서 스토리 없는 건 이해하면서 볼라그랬는데
    도대체 200억이란 돈은 어디다 들인건지 캐릭터들이 배역에 빠져있지도 못하고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캐릭터를 그대로 옮겨오고, 여자들은 정우성이라는 잘난 인물보느라 정신없었을지 몰라도 내용꽝, 액션꽝, 초반부분빼고는 지루해서 중간에 잘려고 했던영화
    도대체 옆자리에서 순간순간 빵방웃어대며, 영화끝나고도 일어날 생각을 않는 여인네들을 보면서 정말 어느 부분이 그런지 어이없고 기억도 안나고
    아~~~! 금년도 본 영화중 최악의 영화가 될거 같네요..

  7. 이동진 2008.07.21 14: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토요일에 이 영화를 봤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 취향이 다르고, 느낌또한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평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현란한 액션신과, 폭발신, 추격신등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볼수 없었던 장면들이 많이 나와 우리영화도 많이 발전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한편으론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듯이, 스토리 상 약간의(?)부족함이 느껴지며, 하지만 매트릭스 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ㅋㅋ 또한 비슷한 장면들이 대풀이 되는듯 해서 지루함또한 느끼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자주 터지는 송강호식 유머와, 이병헌의 눈빛 연기, 정우성의 어눌한 말투에서 느껴지는 유머등, 나름대로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8. Say 2008.07.21 15: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전.. 바빠서..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평이 극과 극이더라구요.. "아주 좋았어" 내지 "지루해"

    ...

    그런데 여자친구들은 하나같이 "영화 어때?"를 물어보니
    "이병헌의 Y자 몸매와 정우성의 S자 몸매 죽여주더라"라는 대답만... -_-;;

    친구들의 영화에 대한 평은 좀 엇갈리지만, 연기에 대한 평은 "이병헌氏"에게 거의 다 몰표가 가더라구요. ㅎㅎㅎ
    음.. 지루하다하더라도 보러갈겁니다..ㅋㅋ 언젠가는..ㅋㅋ

    • 송원섭 2008.07.21 17: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정우성이 허리가 휘었나요? ^

    • Say 2008.07.24 19: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푸하하하~~~
      완전 웃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왜 정우성보고는 S라인이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성회원이 주류를 이루는 모 커뮤니티에서도 같은 평가를. ㅋㅋㅋㅋㅋㅋㅋ
      (전 아직도 못봐서 설명 불가.ㅋㅋ)

  9. 심피디 2008.07.21 16: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왜?저는 이것을 보면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생각이 들었을까요? 지도가 독도며,, 이것을 가지고 지켜내려는 많은 사람들과 일본군!!! 이때.. 헐리웃에서도 조차 보기힘든 우리들의 형님!! !정우성이 아주 멋지게 투입되서 지켜내주셨던 내용들!!!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ㅎㅎ -_-;;

  10. 랑랑랑 2008.07.22 03: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터트리고 싶었던게 너무 많아서 한꺼번에 펑 하고 터진듯한 느낌이네요 점진적으로 불타오르지 못해 쓸어담기에는 너무 늦은듯한 아마 감독도 배우들도 이래저래 아쉬운 부분은 관객들 보다 더 많을듯 하지만 어쨌든 영화를 보는것은 관객들 이니까요. 이 부분에 좀더 초점을 맞췄으면 좀더 좀더 괜찮은 영화가 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오락영화 치고는 썩 보다는 더 점수를 후하게 줘도 되는 영화임엔 틀림이 없네요.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으니 칭찬과 혹평이 난무하는건 어쩔수 없는 이 영화의 팔잘세.

  11. 음~ 2008.07.22 19: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 스토리보다,,,하나하나의 대사가 좋더군요...
    기억에 남는 대사는 "사람들은 모두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기자신은 죽지않을것 같다고 착각하고 살지~"
    저도 항상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글구.. 영화볼때,,,여자배우 이름이 생각이 죽어도 안났는데,, 엄지원 이였군요... 죄송하지만,,, 도대체,,왜 출연했는지,,,
    저도 제3의 성인,, 아쭈머니지만,,, 정우성은 정말 멋찌더군요..ㅎㅎ

  12. 나름여자 2008.07.22 21: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우성씨를 보면서 저는 왜 여친소의 전지현씨가 생각났을까요??
    작정하고 멋져야쥐 이러고 나오신듯...
    말타면서 장총인지 그거 돌리면서 쏘시는데.. 실소가 나와서... 하마터면 옆자리에서 정우성씨 나오면 환호하는 언니들한테 맞을뻔했습니다.
    엄지원씨는 왜 나오셨는지...쩝...분명히 따라가기는 했는데..**도 없이...
    나머지는 스포일러인듯해서 못 쓰겠네요..
    송원섭님과 이해안되는 부분들에 대해서 얘기해보고 싶었는데..쩝..
    하여튼 최근에 본 영화중 가장 실망스러운 영화였습니다.

  13. 나가다지 2008.07.23 21: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나름대로 김지운 영화 좋아했는데(특히 달콤한 인생)

    놈놈놈 완전 실망했소....

    정우성의 말타는 장면 말고는 볼거리도 뭐 그럭저럭이고..

    이야기는 거듭 나오는 말이지만 안습에 가깝고...

    최고 남자배우 셋을 다 넣고 백억이 넘는 제작비를 붓고도 이정도로 만든다면

    한국영화 앞날이 걱정된다고 말할수밖에...

  14. 나가다지 2008.07.23 21: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리고 나만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정우성은 왜 모든 대사가 다 비현실적으로 들리는건지..

    차라리 말을 못하는 설정으로 나왔으면 어땠을지..

    대사가 거의 없던 '무사'가 젤 나아 보였던듯..

  15. 울드 2008.07.24 15: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대체 어느 수준의 영화를 봐야 만족을 하는건지... 어제보고 왔지만 왜그리 악평이 많은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액션에 스토리까지 탄탄이 지향점이겠지만 그리 욕먹을만큼 못만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같이본 후배와는 한국에서 이정도말도 어느정도를 바라는거지?라는 생각에 동의를 했거든요. 다른 사람의 평말고 그냥 보고나서 판단하는게 좋을듯합니다.

    • 송원섭 2008.07.24 15: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국 차, 한국 아파트, 한국 TV도 외제보다 못해도 충분히 만족하시는지.

    • 노아 2008.07.27 16: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이 영화에 특별한 감정이 없는 사람입니다만, 송기자님의 위 분에 대한 답글은 어폐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국 기준에서 만족한다는 사람에게, 외국 것과 비교해서 만족하느냐고 반문하시는 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외국 기자보다 못한 한국 기자에 충분히 만족하시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까. 분명한 자신의 기준을 밝히신 분에게 기자님의 기준을 적용하라고 하시는 건, 비평을 위한 비평으로 밖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기자님이 비판하신 김지운 감독님의 경우와 같은 우를 범하시는 게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 송원섭 2008.07.27 16: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국에서 이 정도 말고 어느 정도를 원하느냐' 는 말이 '한국 영화 치고 이 정도면 잘 만든 것 아니냐'는 말과 다른 뜻인가요?

      (그리고 <그렇게 말씀하시면, 외국 기자보다 못한 한국 기자에 충분히 만족하시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까.> 라는 말은 한번 해보자는 뜻인가요?^)

  16. 노아 2008.07.28 00: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지, 어느 매체에 소속된 기자이신지, 저는 솔직히 기자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 우연히 인터넷에 뜬 관련 글을 click했다가, 본 페이지만 죽 한번 읽었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님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비판이 되실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자제하지 못하고 뛰어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는 생각에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미 말씀드렸지만, 놈놈놈에 대해서 특별한 감정이 없는 일반 관객입니다. 새로운 시도로 의미가 있다는 정도로 느꼈습니다. 그러나, 기자님께서 비평에 이어 여러 댓글들을 직접 올리신 내용을 읽으면서, 영화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기본으로 한 발전을 위한 조언으로서의 비평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습니다.

    Plot의 개연성과 연속성 및 character 정체성의 근거의 부존재라는 정확한 지적이 반드시 이 영화에 대한 비판의 근거로만 될 수 있는다는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 처음 나와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던 스타워즈 1편은 이 영화보다 훨씬 더 불친절하고, 불분명하고, 불연속적이고, 수많은 알 수 없는 등장인물로 가득찬 영화였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엄청나게 싸우다 끝났다는 것도 다를 바 없습니다. 어느 시점이 배경인지, 공주가 왜 공주고, 왕자가 왜 왕자인지, 내가 보기에는 별로 예쁘다고 느껴지지 않는 공주를 보고 사람들은 왜 그렇게 예쁘다고 감탄하는지, 그런 공주를 왜 그렇게 굳이 구하겠다고 목숨을 걸고 뛰어다니는지, Han Solo는 도데체 뭘 하는 사람인지, 아무 것도 명확한 게 없었습니다. 중간에 R2D2가 비춘 공주의 형상을 통해 조금의 설명은 있었지만 그걸로는 턱도 없이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로, 방대한 스케일에 비해 서사는 형편없이 납작하게 만들어진 영화였습니다. 그 배경이 명확하게 되는 데는 수십년이 걸렸습니다.

    기자님께서는 스타워즈의 뛰어난 기술적 발전이 그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말씀하시겠지만, 그 당시의 비평가들의 입장에서는 분명히 서사적인 면에서 무수히 많은 불만의 여지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제 입장에서도 그렇게 느껴졌었습니다.

    어려서 수많은 서부영화를 아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자랐고 (매주 할아버지 옆에서 거의 의무적으로 영화를 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가진 서부영화에 대한 기준은 절대 낮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놈놈놈에 대해 기자님보다는 관대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객의 입장에서 마지막에 아쉽다는 느낌은 분명히 받았지만, 수많은 상상력의 여지를 준 결과라고 받아들였을 뿐 그게 이 영화의 근본적이고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약 20년간의 기준으로 봤을 때 (짧게는 약 10년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 언어를 구사하고 있을 뿐, 전체적인 흐름으로 봤을 때는 이전에도 새로운 시도의 영화가 나올 때는 여러 번 있었던 현상일 뿐입니다. 서부영화라는 오래 전에 존재하던 장르의 반복이라 하더라도 현재 시점, 특히 서부영화를 거의 접하지 않은 세대들에게는 분명히 새로운 시도인 게 분명합니다. 설령 김지운 감독의 시도가 현재도 실패이고 앞으로도 그 뒤를 이을 여력이 없이 실패로 기록된다 하더라도, 분명히 새로운 세대들에게 직접적, 간접적으로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런 점에서라도 인정받고 칭찬받아야 할 부분은 있다고 생각됩니다.

    비평도 일종의 창작이라는 게 제 생각이고, 그렇다면 비평이라는 작품 자체로 승부를 거셔야지, 그 밑에 달린 관객들의 주관적인 의견까지 절대적인 기준을 대면서 반박을 하신다면 비평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는 일이 되고, 오히려 자신의 작품에 누가 될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분명히 뛰어난 재능이 있으시다고 느껴지지만, 좀 더 넓고 관대한 관점을 바탕으로 하신다면 더욱 훌륭한 비평을 하실 수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표현이 지나쳤다는 건 쓸 때부터 잘 알고 있었습니다만, 여러 정황상 그 정도 강도가 아니면 기자님께서 한번쯤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실 여지가 없을 거라는 판단 하에 그런 표현을 하게 됐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돌아가신 정영일 선생님의 평론을 즐겼었습니다. 훌륭한 평론가로 남으시길 바랍니다.

    • 송원섭 2008.07.28 01: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1. 처음 제기하신 문제에 대한 다소 당혹스러운 대답에 대해 우선 해명하시는게 순서일 것 같습니다. 저는 '울드'라는 분의 "대체 어느 수준의 영화를 봐야 만족을 하는건지... 어제보고 왔지만 왜그리 악평이 많은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액션에 스토리까지 탄탄이 지향점이겠지만 그리 욕먹을만큼 못만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같이본 후배와는 한국에서 이정도말도 어느정도를 바라는거지?라는 생각에 동의를 했거든요."라는 댓글을 보고, "한국 영화가 이 정도라면 됐지"라는 식의 패배주의(?)적인 시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한국 차, 한국 아파트, 한국 TV도 외제보다 못해도 충분히 만족하시는지"라고 대꾸한 것입니다. 한국 영화도 7천원, 수입 영화도 7천원입니다.

      이 주장에 대해 노아님이 단 댓글은 다소 엉뚱한 얘기라고 생각지 않으시는지. 아울러 그 뒤의 스타워즈 이야기는 더더욱 엉뚱한, 국면 전환용 이야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한국 기자가 외국 기자보다 열등하다면, 뉴스 소비자는 당연히 화낼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노아님이 무슨 일을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자가 직업인 사람에게 '외국 기자보다 못한 한국 기자'라는 표현을 썼다는 건 의도적인 모욕이라고 보는게 정상이겠죠. 사과하셨으니 그만 하겠습니다.

      2. 스타워즈며 서부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건너뛰겠습니다. 생각하시는 내용은 알겠습니다만 그런 내용은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 문제'일 뿐,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스타워즈의 부족한 서사와, 놈놈놈의 정리되지 않은 서사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 같네요.

      3. 대체 뭐가 '절대적인 기준'이라는 건지 알아듣기 힘듭니다. 이런 수준의 글을 비평이라고 봐 주시면 감사하지만, 어떤 작품에 대해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이런 점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해 지루하게 느낀 관객이 적지 않았을 거라고 설명을 시도하는 글일 뿐입니다. 더구나 관객이 느끼는 재미라는 것에 절대적인 기준이라는 것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다는 건지 궁금합니다.

      게다가 윗글을 제대로 읽었다면, 이 영화에서 '인정받고 칭찬받아야 할 부분'을 무시하지 않았다는 것도 아실 수 있을 테지요. 노아님이 보신 이 영화의 값어치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사람의 주장에 분노를 느끼셨을 수도 있지만, 윗글의 앞부분은 분명 이 영화의 미덕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제작 단계에서 이런 부분에 보다 세심한 손질이 있었다면, '놈놈놈'은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 될 수 있었을 거란 점에서, 아쉬움이 앞섭니다(결말 부분)"라는 말이 그렇게 가혹한 얘기였나요?

      4. 마무리를 보면 결국은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소리야. 공부 좀 더 해'라는 말씀이군요. 저라면 생면부지의 남에게 이런 식으로 훈계할만한 애정은 발휘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참 세상은 넓고 대단한 분들은 많군요.

  17. 이상 2008.07.29 22: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송기자님, 이 기사 제목이 원래 "놈놈놈, 이야기가 있다? 없다?"였는데 "놈놈놈에 이야기가 없다고?"로 바뀐 것 같은데요... 어제부터 노아라는 분과 논쟁이 흥미로웠는데, 커버페이지에서도 사라지고 제목도 바뀐 것 같네요... ???

    • 송원섭 2008.07.30 08: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제목에 손댄적 없습니다. 처음부터 저 제목이었습니다. (아마도 다음 블로거뉴스에서 붙인 제목과 헷갈리신게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커버페이지라는 건 뭘 말씀하시는지?

    • 이상 2008.07.30 11: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황....당.... 엄청나게 실망하네요... 이해는 하지만 거짓말은 삼가세요...

      adios...

    • 송원섭 2008.07.30 12: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가 더 황당한지 모르겠지만) 안녕히 가십쇼. 그리고 꼭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18. 진실 2008.07.30 17: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커버 페이지는 잘 모르지만, 제 기억에도 제목이 바뀐 것 맞습니다. 저도 의료기관에 가야 할 것 같네요. 멀쩡한 사람 금치산자만들면서까지 그러시는 건 좀... 기록을 바꾼들 기억이 바뀌겠습니까. 송원섭님 좋아하지만, 진실은 진실이니까 그냥 지나칠 수 없네요.

    저도 adios.

    • 송원섭 2008.07.30 17: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요즘 날씨가 덥긴 덥군요. 어디들 계시다 다 나오시는지.

  19. 새러남편 2008.07.30 19: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흠..

    위의 두분 뭐하시는 분들인지..
    멀쩡하게 있는 글이 무슨 제목이 바뀌었다는 겁니까?

  20. 2008.08.01 02:2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1. 그라제 2008.11.02 13: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디워때의 진중권 교수처럼 영화는 무조건 스토리다 라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으면 에로영화나 액션영화, 감각적인 영상미를 추구하는 영화 등은 쓰레기로 치부되고 맙니다. 영화를 보는 관점은 관객의 자유입니다. 스토리가 본질이라는 자신의 관점에 맞지 않는다고 다른 관점에서 잘 만들어진 영화를 무조건 폄하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 송원섭 2008.11.02 15: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무조건' 폄하한 적 없습니다. 제 기준으로 합당한 평가를 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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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놈놈놈'에 대한 이야기들이 한창입니다. 네. 벌써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수많은 논의들은 '액션은 절묘, 스토리는 글쎄'로 요약됩니다. 지지하는 사람들은 호쾌한 카메라 워크와 놀라운 액션 시퀀스를 칭찬하고, 팔짱을 낀 사람들은 "대체 왜 스토리가 하나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질 않느냐"며 불만을 털어놓죠.

어떤 영화든 보고 나오면서 '무슨 영화가 말이 하나도 안 돼!'라고 분을 감추지 못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끔은 '말이 안 된다'는 말의 의미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한쪽에서 '이 영화는 말이 안 된다'고 하면 꼭 '그럼 슈퍼맨이 날아다니는 건 말이 되냐?'고 반박하는 분들이 있죠. 이런 분들은 남의 다리를 긁고 있는 걸 아시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우리가 혼용해서 쓰는 것이 문제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말이 된다', '말이 안 된다'고 할 때에는 통상 두 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 두가지를 구별하지 않고 쓰면 그때부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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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는 그냥 글자 그대로, 순수하게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설정을 가리킵니다. 사람이 하늘을 난다든가, 광선으로 칼싸움을 한다든가, 최근 얘기를 하자면 총알이 공간을 꺾어 날아가 표적을 맞춘다든가 하는 겁니다. 물리법칙으로 불가능한 일을 영화상으로 '가능하다'고 전제를 만드는 것을 말하죠.

일단 이런 '말이 안 되는' 설정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주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영화의 장르에 따라 허용되는 개연성의 폭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겠지만, 만약 지구상의 물리 법칙에 의해 가능한 상황만을 영화에서 허용한다면 판타지나 공포영화라는 장르는 아예 사라져 버릴 겁니다. 언뜻 가능해 보일 수도 있지만 주윤발의 쌍권총 묘기나 이연걸의 환상적인 액션, 절대로 치명상은 입지 않는 브루스 윌리스의 몸놀림도 모두 사라져 버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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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분에서 영화는 관객과 타협을 해야 합니다. 영화 앞부분에서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이런 선 까지는 해낼 수 있다'는 걸 설정해주고 '어느 정도까지는 우리가 지구의 물리 법칙을 무시할 수도 있다'는 양해를 구하는 것이죠. '소림축구'의 주성치는 애당초 말도 안 되는 각력을 가진 것으로 설정되어 있으므로 그 뒤의 일들에 대해 시비를 걸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코미디이기 때문에 허용의 폭은 훨씬 넓어집니다. 아마 이런 걸 용서하지 못할 분들은 없을 겁니다.




그럼 두번째의 '말이 안 되는 영화'란 무엇일까요. 자기가 만들어 놓은 기본적인 설정의 금을 아무 생각 없이 넘어가 버리는 영화를 말합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말도 안 되는 상황'을 허용하는 기준은 영화에 따라 다르고, 장르에 따라 다릅니다. 하지만 같은 영화 안에서 두가지 이상의 기준이 움직여서는 안되죠.

예를 들자면 이런 겁니다.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기 시작한다면 인간이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상식이나, 총알을 맞고 차에 치어도 끄덕없는 안드로이드를 만들 수 있느냐는 의문은 일단 접어 둬야 합니다. 이건 이 영화가 서 있는 토대이고, 그 토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영화 자체가 존재할 수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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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만약 영화 '친구'에서 마지막에 장동건이 칼에 찔리는 장면에서, 갑자기 장동건의 피부가 벗겨지고 터미네이터가 등장해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해버린다면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영화 앞부분에서 단 한번도 이런 상황을 위한 복선을 마련해놓지 않고 이렇게 황당무계한 진행을 보인다면, 아마도 손님들이 화면에 계란을 던질 겁니다. 여기다 대고 "이봐, 당신들 '터미네이터'는 재미있게 봤잖아!"라고 항변해 봐야 욕만 더 먹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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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런 예를 들 수도 있습니다. ('놈놈놈'이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진) 세르지오 레오네의 '석양에 돌아오다' 에서 '좋은 놈'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정확하게 얼마인지 알 수 없지만) 상당히 먼 거리에서 '못생긴 놈' 엘라이 워크의 목에 걸린 올가미를 총알 한방으로 끊고, 사람은 한 명도 다치지 않으면서 4-5명의 모자를 총으로 날려 버릴 수 있는 명사수입니다. 과연 이런 명사수가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느냐하는 건 이 영화의 전제입니다. 그걸 '말이 안 된다'고 하면 곤란하죠.

(영화 제목을 보고 '어, 석양의 무법자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한 글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석양에 돌아오다'라고 써야 합니다. 그동안 이 영화 제목을 '석양의 무법자'라고 써 온 건 잘못이었습니다. )




하지만 이 영화가 관객에게 양해를 구한 것은 이 정도까지입니다. 만약 이런 희대의 명사수 이스트우드가 영화의 절정부에서 말을 달리며 발군의 총 솜씨를 발휘해 100여명의 적군을 사살하면서 남북전쟁 중 한 전투의 승부를 바꿔놓는다면 이 영화가 과연 어디로 갔을까요.

하나만 더 예를 들겠습니다. 1977년작인 '신밧드와 호랑이의 눈'은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신밧드의 이야기를 다룬 신나는 모험담입니다. 이 영화는 온갖 마법과 로보트, 비상한 무공의 세계를 담고 있는 전형적인 판타지입니다. 10세 전후의 아동이라면 정말 손에 땀을 쥐고 봤을 내용이죠. 영화가 영화인 만큼 웬만한 건 다 허용됩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신밧드는 마녀의 저주로 원숭이가 된 친구 카심을 구하기 위해 성스러운 땅을 찾아 떠납니다. 당연히 악의 마녀가 그들을 방해하기 위해 뒤를 쫓죠. 물론 양쪽 모두 처음에는 어느 정도의 단서 뿐, 성스러운 땅이 어디 있는지는 모릅니다. 이 과정에서 긴박감 넘치는 추격적인 벌어집니다. 마녀는 몰래 이들을 뒤쫓기 위해 애쓰고, 주인공들은 마녀의 추적을 알아차린 뒤 뿌리치기 위해 노력합니다. 마녀는 갈매기로 변해 정보를 캐기도 하고, 점을 치기도 하고, 괴물 로봇을 이용해 길을 뚫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은 왜 존재할까요. 바로 마지막 성스러운 땅에서 주인공과 마녀가 일대 혈전을 벌이는 장면을 마련하기 위한 사전 작업입니다. 만약 이런 작업 없이, 주인공들이 천신만고끝에 성지에 도착했는데 아무 소식 없던 마녀가 지도 한장도 없이 짠 하고 "으하하하, 내가 여길 못 올줄 알았지?"하고 나서면 어떻게 될까요. 어린이들이라도 스크린에 뭘 던졌을 겁니다.



'놈놈놈' 이전에도 김지운 감독은 탁월한 영상미와 화면 구성에 대한 칭찬과 함께 여러 차례 '시나리오의 개연성이 부족하다' '영화에 이야기가 없다'는 평을 들어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김감독은 "중국집에서 스테이크를 찾는다"는 식으로 반응해왔습니다.

"어떤 분들은 영화에서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보다 많은 영화적 요소가 있고 그게 다 즐길거리다. 이야기는 그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그런 작업을 했다. 그런데 일부 평론가들은 자꾸 이야기를 가지고 따진다. 감독이 뭘 하려 했는가를 봐주고 그걸 잘했나 못했나를 판단해 줘야 '어 맞다' 하는 거지. 내가 하려는 건 굴러가는 말똥처럼 쳐다보고 자기가 생각하는 것만 얘기하는데 너무나 도움이 안 되는 평론이다. 관객에게도 평론가 자신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무비위크 인터뷰에서 인용)

자신의 영화는 그런 부분을 중시하는 것이 아닌데 평론가며 일부 평자들이 자꾸 엉뚱한 쪽에서 비판을 가해 온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아무리 식당이 멋지고, 식기가 화려하고, 웨이터가 잘 생겼어도 역시 손님은 입에 들어오는 음식을 맛보고 그 식당에 대해 평하게 되는 게 아닐까요? 음식 외에도 식당에는 중요한 것이 많지만, 그중 어느 것도 음식 맛 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당연히 이 음식 맛이 바로 영화에서의 '이야기'에 해당한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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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번 '놈놈놈'에서도 '스토리에 약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감독은 여전히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해가 안 되는 지점이 있는지 주변에 계속 물었다. 이해가 된다고 하면 '달리자'고 했다. 편집뿐 아니라 촬영현장에서도 그랬다. '달려, 달려, 힘차게'가 제일 많이 쓴 말이다. (세 인물의)인생이 지긋지긋한 욕망의 추격전이다. 그 사이의 징검다리가 튼실한 느낌은 아니라도 이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이야기보다) 시청각적 오락을 극단화한 블록버스터다." (중앙일보 인터뷰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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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도 궁금합니다. 과연 관객은 어느 쪽일까요. 탁 트인 만주 대륙을 말달리며 벌이는 신나는 총격전과 놀라운 수준의 와이어 액션, 엄청난 물량을 보고 '놈놈놈'에 만족감을 보일까요, 아니면 '뭐 이리 얘기가 말이 안돼'라며 투덜거릴까요? 그래서 저도 '놈놈놈'의 흥행 성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성적은 '과연 관객이 진짜로 원하는 건 뭘까?'에 대해 어느 정도 답 노릇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써 놓고 보니 이거야말로 모든 영화인들의 꿈의 질문이군요. 과연 관객이 정말로 원하는 건 대체 뭘까요?



p.s. 이 영화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자면 후반에 대한 스포일러 - 뭐 숙달된 관객은 영화 시작하고 30분 이내에 알아차려 버리는 것도 있습니다만 - 를 건드리지 않기가 참 힘듭니다. 아무래도 진짜 리뷰는 영화를 본 분들을 대상으로 써야 할 것 같군요. 물론 그때는 '스포일러 주의' 간판을 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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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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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ay 2008.07.16 21: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전 아직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대충.. 스토리 짐작은 가는데..^^;;;;
    (그래도 안보았으므로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pass!)

    말씀하신 "말도 안되"에 대한 중의적 의미와 그 이해에 대해서는 100% 동의합니다^0^ ㅎㅎ

  3. 송원섭팬 2008.07.16 22: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쨌건 이미 일요일 조조타임을 예매해 놓은 터라
    보러가긴 해야 합니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보는 것은 이번이
    네번째 작품이네요.
    개인적으로는 달콤한 인생을 재밌게 본터라..
    이번에도 '기대를 가지고' 관람하겠습니다...

    ps. 지금도 느끼는 거지만
    '달콤한 인생'에서 에릭은 자기 형을
    누가 죽인줄 알고 호텔로 쳐들어왔는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곽영재 2008.07.17 01: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죽은 친형 책상에있던 명함 있었습니다

      그거 보구 간걸로 이해하고 있었는데...^^(아님 말구요..^^)

      p.s 달콤한 인생 좋아하신 분이라면 놈놈놈도 괜찮으실겁니다 글구 시나리오 허접하다 하신분 많은데..달콤한 인생의 디테일을 좋아하신 분이라면 괜찮으실겁니다^^ 갠적으로 김지운 감독님 영화 매우 좋아합니다

    • 송원섭 2008.07.17 08: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달콤한 인생...을 윗글에 비교하자면, 이병헌=장동건, 에릭=터미네이터라고 말할 수 있겠죠.

  4. mogajiga 2008.07.16 22: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식맛은 사람마다 틀린것이니 각자 개인이 느끼면 되겠지요
    남의 음식맛을 탓할수는 없겠지요. 음식이 맛없으면 안가면 되는것이니까요....D-WAR때도 그렇고 이러한 논쟁은 짜증나네요....각자의 입맛에 맡기는것이 가장현명한것 같은데요.

  5. jsyqa 2008.07.17 00: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달콤한 인생' 정도라면 영화의 개연성으로 충분하다고 생각 합니다. 국가의 대사인 고시에서도 과락만 넘으면 평균으로 만회할 수 있지 않습니까. ㅎㅎ

  6. echo 2008.07.17 01: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러니까 지도를 허벌나게 찾아다니다가 지도도 없는 놈이 짠하고 나타나기라도 하는건지요.^^
    개연성은 중요하지요. 그래도 말 참 안되는 캐러비안도 다른게 받쳐주니 부실한 스토리는 용서가 되더라는....
    궁금해서 더 보고 싶네요.^^

    • 송원섭 2008.07.17 08: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캐리비안이야말로 역사적인 연구 대상이죠. 배우 하나의 힘이 영화의 모든 약점을 극복해버린.^^

  7. 몽란 2008.07.17 03: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갑자기 김지운감독이 왕가위과였나 하는 의문이 드네요.

    전 동사서독정도에 이르면, 이왕 본거 욕은 안하지만, 그래도 움직이는 그림 보려고 온건 아닌데 하는 한탄은 하는 정도여서인지, 김지운감독 작품은 반칙왕 말고는 보고나서 잘 봤다하는 생각을 한 적이 없네요. 머 제 시각이 특이해서, 달콤한 인생이나 그 외 작품들이 더 스토리가 좋았었는데 몰랐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하여튼 전 스토리 신경안쓰는 영화는 왠지 국영수 잘 못하고 기타과목만 잘하는 수험생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별로 안보고 싶음에도, 일단 정우성님이 뜨시면 극장가셔야되는 모유부녀땜시 곧 극장에서 잘생기신 존안을 알현하게되긴 할 듯합니다.

    • 몽란 2008.07.17 03: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처음에 왕가위감독운운한건, 전 영상미의 뛰어남과 안뛰어남을 보기좋네 아니네 정도로밖에 구분몬하는데, 영상을 중시하기도 하고, 뛰어나다는평가를 받는 분으로 왕가위감독이 생각나서였고, 김지운감독 역시 평단에게 영상미훌륭한 감독으로 평가받는 지 몰라서였습니다.

    • 송원섭 2008.07.17 08: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동사서독은 절대 스토리가 약한 영화가 아닌데(오히려 이야기가 너무 넘쳐 나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스토리를 굉장히 중시하시는군요.

    • 구지신개 2008.07.17 12: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동사서독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세상에서 제일 불친절한 영화중에 하나였죠. 무협지매니아들에게 누구의 과거가 이런거였드라.. 라는 식의 일종의 외전같은 성격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니까요.

  8. halen70 2008.07.17 08: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뜬금없는 질문같지만..어제 아주 오랜만에 원초적 본능을 다시보았습니다..저도 이젠 나이가 들었는지 야한장면이나 에로틱한 장면에는 눈이가질않고 그내용에 집중이 돼더군요..오래전 영화지만 폴 버호벤 감독은 정말 연출실력이 뒤어난 감독임을 느낄수 있었는데요.. 음.. 그결말이요..도대체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요? 영화에서 처럼 경찰청에 정신과의사인가요, 아님 모든것이 샤론스톤의 계략인가요?.. 정말 알수가 없더군요..마지막에 얼음송곳에 의미는 샤론스톤이 범인 이라는것 같기도하고..죄송합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한것 같아서..

    • seba 2008.07.17 09: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나가다가 한말씀 드려도 될지..
      저도 영화보고나서 도대체 뭐가 진실인지 참 궁금했었는데요
      폴버호벤 인터뷰를 보니깐 모든게 샤론스톤의 음모더군요.
      그러니깐 학창시절에 자신과 연인관계였으나 자신을 배신하고 떠난 그 정신과 의사를 처절하게 파멸시키기 위한.
      그리고 마이클 더글라스도 죽여야 했으나....마지막에 사랑을 느꼈는지 조금더 즐기길(?) 원했는지 살려주는 엔딩이었구요.

  9. 주저리주저리 2008.07.17 12: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재밌는 영화" "돈 많이 들인 영화" 이런거보다 "제대로 된 영화"가 보고 싶은 1인. 예를들면 불필요한 감정이입이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게 우리나라의 웰메이드영화"라면서 소개시켜 줄 수 있는 그런 영화.

    그런데 기다 아니다라고 끊어서 말씀하시지 않고 계시지만 제 느낌엔 송원섭님은 이 영화를 "제대로 된 영화"로 보고 계시지 않구나...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냥 그렇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단 저는 별로 기대를 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흥행은 무섭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디워는 둘째치고 괴물이나 왕의남자등의 영화도 저로서는 왜 천만명 수준의 관객이 드는건지 이해를 못했거든요.. 특히 괴물의 경우 찬사일색의 기사만 해외에서 보고 있다가 2년이나 기다려 보고나서 이 영화가 칸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영화 맞는가 싶어서 며칠간 허탈해했다는...

    제가 보기엔 그래도 비교적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이창동, 박찬욱등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JSA나 박하사탕 같은 영화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죠.

  10. 철이 2008.07.17 12: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글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놈놈놈 저는 참 재미있게 봤는데 말이죠. 이야기의 수준을 말하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시나리오와 스토리텔링도 딱히 나쁜 수준은 아니었다는 생각이구요. 그리고 전자의 말이 안된다에 면죄부를 달아줘야하는 것처럼 시청각적 오락물에게도 전부는 아니더라도 후자의 말이안된다는 면에 대한 면죄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모든 면에서 완벽하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게 사실이니까요. 전 충분히 즐겼고 만족했답니다. 트랙백날리고가요~ ㅋ

  11. 박준규 2008.07.17 13: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 영화 흥행 실패다. 확실하다.
    영화 보는데 중간에 집에 가는 사람도 있었음..
    나도 중간에 나오고 싶었으나, 자리 배치 때문에 ...
    송광호 쪼금 웃기고 나머진 볼 거 없음..
    왜 우리가 그런거 있잖아요 영화 딱보면 흥행하겠다 안하겠다 이런거 일반 관객이 보면 대충 나오지 않나요..
    근데 이건 정말 재미 없었음..
    지겨워 죽는줄 알았음

  12. genie 2008.07.17 16: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님은 언제쯤 오시나요?^^
    .
    .
    .
    .
    .
    .
    .
    .
    .
    .
    .
    .

    님은 먼곳에 포스팅은 언제쯤?

    • genie 2008.07.17 16: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인사도 못드리고..
      눈팅 2년만에 처음으로 씁니다.
      기대하고 있는 영화여서.

  13. Ruche 2008.07.17 23: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움직이는 그림이란 표현이 딱 맞는 듯....^^ 남자 주인공들이 못 생겼다면 정말 지겨울 뻔 했어요...ㅋ

  14. jsyqa 2008.07.18 00: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ashes of time redux 가 나왔던데 혹시 보셨나요. 동사서독 6개월에 한 번씩은 봤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통 못 봤네요. 이 물건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우리나라로 치면 이병헌, 정우성, 장동건, 조인성, 전도연, 고현정, 손예진, 김태희 뭐 이 정도 모아놓은 말도 안되는 캐스팅이었는데. ㅎㅎ 한국에서 배우들에게 이 정도 카리스마를 갖는 감독이 있을지..

    영 뜬금없는 얘기지만 위에 동사서독 이야기가 있길래 댓글 달아 봅니다.

    • halen70 2008.07.18 07: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니 동사서독이 그리 재미있으셨나요?..저도 오래전 한번 보았는데, 내용이 잘기억이 않납니다만은..다시한번 빌려봐야겠내요..

  15. rex 2008.07.18 10: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회사사람들과 같는데 재미있다는 사람 없었슴.
    다만 여사원들은 정우성이 멋있다는 사람 있었슴
    난 지겨워서 시계만 계속 봤슴.
    흥행에는 실패할 듯

  16. 국정기 2008.07.18 10: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송원섭님 혹시 고클의 그분? !!! --;

  17. 개살구 2008.07.18 13: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거두절미하고
    짱! 이었습니다(어제 일가족 동행하고 심야 봤드랬지요).
    이야기야 널린게 세상이고 소설이고 드라마인데
    영화를 보러 가서도 스토리 운운할 필요가 있을 까요.
    막싸움과 칼싸움, 총싸움의 3박자가 리드미컬하게 혼합된 만주벌판에서의 세놈^^들이 멋지기만 하더이다.
    특히 폭염에 고생했을 스탭들과 감독에게 경외를 보내고 싶습니다.

  18. 메렝게로 2008.07.18 16: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세르지오 레오네의 스파게티 웨스턴영화들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그리고 이만희감독의 60, 70년대 액션영화와 특히 <쇠사슬을 끊어라>를 본 후 요즘에 리메이크해도 대박나겠다고 생각하셨던던 분들이라면 그들 감독들에 대한 오마쥬로서의 <놈, 놈, 놈>에 호평을 내릴 것이고 그렇지않으면 실망감을 안게되는 호, 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영화인듯 합니다. 송강호는 완전히 <투코>더군요. 가장 존재감이 있는 캐릭텁니다. 이거 흥행에 성공하면 3부작으로 갈려나?

  19. 우유차 2008.07.18 18: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개연성이 너무 심하게 없으면 아무리 열심히 달린다 한들 ×고생만 되지 않을까요. 영화 개연성이 없는 걸 중국집에서 스테이크 찾는다- 는 말로 단순히 넘어갈 문제는 아닐텐데, 정말로 김지운 감독의 논리가 그런 거라면 좀 아쉬워지는 게 사실이네요.

    개인적으로는, 놈×3의 경우는 아슬아슬하게 '설득력 부족한 줄거리에 열받기 직전' 기적적으로(!!) 스토리를 비주얼과 액션으로 바꾸어 끌고나가면서 그 비주얼리티의 핵심에 정우성이 있어서 많은 게 커버가 되는 영화로 기억할 겁니다. -ㅅ-;

  20. 수영 2008.07.20 01: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 좋겠지만,...
    그거에 상관없이 우선 볼랍니다.
    이병헌씨의 오랜만의 외출(?)이 기대되고, 정우성씨의 장총돌리기에서 반했으며, 송강호씨의 능청에 끌리니까요~^^

    +) 블로그가 옮겨진지도 모르고 전의 곳에 들락날락하다가 '왜 계속 글이 안 올라오지?'하고 있었답니다. 다시 뵈서 좋아요^^

  21. sloth 2008.07.22 11: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
    이번 영하는 증말 많은 기대를 하고 본 영화입니다. 근데, 영화는 세련되게 잘 찍었는데... 제 눈껍풀은 자꾸 감기는지..

    영화는 잘 만들엇는데... 왜 주위 사람들에게 보지말라고 말리는지..

    영화의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스토리가 영화를 보는 걸 방해하는 수준이라면.. 좀. 그렇죠. 그리 느끼지 않으신 분도 있지만(저희 프로젝트 팀 80여명이 봤는데 한 반반 정도로 가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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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렇지만 홍콩 영화 감독들은 다작이 숙명입니다. 간혹 그 운명을 거부한 감독들도 있었지만, 그들에게 돌아간 것은 철저한 마이너로서의 길이었죠. 오우삼은 그렇지 않았고, 지금까지 그가 만든 영화는 할리우드와 홍콩을 합해 50편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오우삼의 영화들을 되새겨 보면, 기억에 남겨 둘 만 하다고 생각했던 영화들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일단 '영웅본색' 1편과 2편을 빼놓을 수 없겠고, 밉든 곱든 '첩혈쌍웅'이 있습니다. 이어 그의 홍콩시대를 마무리하는 '첩혈가두'와 '종횡사해'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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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로 넘어가선 '브로큰 애로우'와 '페이스 오프'가 화려한 액션 거장의 탄생을 알렸죠. 하지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미션 임파서블'이 나왔고, '페이첵'에서는 그에게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어났습니다. '적벽대전'은 이런 시점에서 등장한 영화입니다. 할리우드 영화로도 적다고는 할 수 없는 800억원의 제작비와 홍콩-중국-대만 영화계를 망라한 올스타 캐스팅. 과연 이 영화가 오우삼에게 어떤 의미를 가진 영화가 될지가 궁금한 시점입니다.

거론한 영화들을 돌이켜 볼 때 오우삼은 이성보다는 감정을 통제하는 데 능력을 발휘해 왔다는 점과 그의 영화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뛰어난 배우에 많은 것을 의지하는 감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그의 영화는 정교한 플롯이나 영화 전체를 쥐고 흔드는 빼어난 통찰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영상미의 완성도에도 크게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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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영화는 관객의 마음을 뒤흔드는 힘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힘은 지금까지 주로 두 명의 배우들을 통해 드러났죠. 바로 주윤발존 트래볼타입니다. 주윤발과 오우삼의 관계에 대해 굳이 얘기하는 건 지면 낭비가 되겠죠. 동아시아인, 특히 수컷들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우정과 신뢰, 배신과 복수의 이야기를 주윤발은 깊은 눈빛으로 구현해냈습니다. 솔직히 그 아닌 다른 어떤 배우로도 홍콩에서의 오우삼의 성공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는 '첩혈쌍웅' 처럼 엉망진창의 플롯을 가진 영화도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남게 하는 기이한 매력을 발휘했습니다.

(물론 여자들에게는 아닙니다. '영웅본색' 조차도 여자 관객들에겐 장국영의 영화죠. 장국영이 출연하지 않았다면 '영웅본색'은 남자들만의 컬트가 되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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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오우삼이 발견한 것은 존 트래볼타입니다. 주윤발이 그의 영웅이었다면 존 트래볼타는 그가 창조해 낸 가장 완벽한 악당이었죠. '브로큰 애로우'와 '페이스 오프'에서 트래볼타는 중국 삼십육계 중의 소리장도(笑裏藏刀-웃음 뒤에 칼을 감추다)를 완벽하게 구현해냅니다. 이 두 편의 영화에서 정의의 편인 크리스찬 슬레이터나 니콜라스 케이지 보다는 트래볼타가 훨씬 빛나는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오우삼이 어느 쪽에 더 공을 들이고 있는지가 너무도 선명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 두 배우 없이 오우삼이 남긴 업적을 꼽기는 매우 곤란해집니다. '미션 임파서블 2'는 너무도 노골적으로 '자, 너희가 원하는 게 고작 이런 거지?'라고 말하는 영화였죠. 비평은 형편없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엄청난 수익을 거뒀고, 오우삼은 자신감을 얻어 '윈드토커'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가 2차대전을 무대로 그리려 했던 '남자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합니다. 이 영화에는 존 트래볼타도, 주윤발도 없었죠.

너무 길어졌지만, '적벽대전'은 원작을 보는 오우삼의 시각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냅니다. 소설 삼국지연의(이하 삼국지)는 괜히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수백년 동안 수천만의 독자들에게 읽혀 왔고, 그 주인공들 사이의 관계며 대사 하나 하나가 명언록에 올랐습니다. 일단 그 소설 전편에서 '적벽대전'을 영화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훌륭한 선택입니다. 수천페이지짜리 소설에서 가장 극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뽑아낸 부분이기 때문이죠. 한국에서는 그 부분만으로 판소리 한편(적벽가)을 만들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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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행히도 오우삼은 이 너무도 잘 알려진 이야기를 '재해석'하겠다는 야심을 품습니다. 대개의 경우 재해석이라는 것은 '기존의 해석'에 사람들이 질려 있을 때 하는 거죠. 불행히도 소설 삼국지의 독자들은 '기존의 해석'에 질릴 기회를 별로 얻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책으로 읽었던 감동적인 작품의 명장면이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되는가'였는데, 오우삼은 뭔가 자신의 색깔을 입혀야 한다는 공명심이 앞섰습니다. (이건 얼마전 개봉됐던 영화 '용의 부활'과 똑같은 실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 오우삼 아니라 어떤 감독이라도 자신의 의지대로 영화를 만들 권리가 있죠.  하지만 '반지의 제왕'이 거대한 호평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원작을 '제대로' 화면에 옮겼기 때문입니다. 물론 오우삼의 선택도 어느 정도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삼국지'라는 소설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거나 남자들의 이야기에 별 관심이 없는 여성 관객들에게는 상당한 호응이 나오더군요.

하지만 원작 마니아의 시각에서 볼 때 오우삼의 '적벽대전'은 남자들과 남자들의 관계를 다루는 데서도 실패했고, 원작에 나오는 대규모 전투의 시각적 변환에서도 신통치 않았습니다. 소설에 나오는 제갈양과 주유는 서로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 마음 속의 칼을 견줘 보는 일대 영웅들입니다. 거기서 풍겨나오는 긴장감이 매력적이죠. 하지만 '적벽대전'의 주유와 제갈양은 서로 전학 와서 주먹 대보기 하는 중학생들 같습니다. 은근하고 깊은 맛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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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삼이 마지막까지 이 영화에 주윤발을 출연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만, 출연했더라도 주유 역이라는 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합니다. '주랑(周郞)'이라 불렸던 꽃미남 스타 주유 역에 주윤발이라는 건 납득하기 힘들죠.

전투 신에서도 대규모 기병 액션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남은 건 실망뿐입니다. 맨 땅에서 두 다리로 달리며 싸우는 보병 관우-장비란 게임 '진삼국무쌍'에나 나오는 겁니다. 적토마 갈기를 나부끼며 82근 청룡도를 휘두르는 관운장의 위용을 볼 수 없는 삼국지라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팔괘진을 응용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팔괘진으로 포위해 놓고도 적병을 어쩌지 못한다는 해괴한 진행 역시 관객을 짜증스럽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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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놈놈놈'을 보면서 몇몇 사람과 함께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러니까 '적벽대전'을 김지운 감독이 만들었어야 해." '놈놈놈'의 거의 마지막 부분, 일본군을 뚫고 말을 달리며 '장총 돌려쏘기' 묘기를 과시하던 정우성의 모습이 '적벽대전'에 나오는 어느 장수보다 멋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정우성은 '적벽대전'의 조자룡 역으로 제일 먼저 물망에 오른 적이 있죠.)

아무튼 원작 팬들의 한숨은 자꾸 깊어만 갑니다. '용의 부활'과 '적벽대전'이 이렇게 흘러가 버리면, 과연 진정한 '영상으로 보는 삼국지'는 언제나 관객들 앞에 나타날까요. 사실 이대로라면 송혜교가 캐스팅된 오우삼의 차기작 '1949'도 크게 기대가 가지 않습니다. 오우삼은 과연 부활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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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마음에 한스 짐머의 걸작 '브로큰 애로우'를 다시 들어 봅니다.

 



아울러 늘 장국영이 부르던 주제가만 나오는데 질린 분들을 위해,





처음 썼던 '적벽대전' 리뷰입니다.




그리고 관련이 꽤 있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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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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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2008.07.10 10: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한스짐머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이 분의 음악을 듣다보면 자기도 모르는새 주먹을 쥐며 흥분하게 되죠.. 정말 심플리 천재 되십니다. 그 수많은 명작중에서도 저는 3개를 꼽습니다.

    1. 크림슨 타이드
    2. 락
    3. 트루 로맨스

    뭐 이 밖에도 물론 엄청난게 많으시지만 전 이 3개가 그 중에서도 압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분의 아성에 더불어 당당히 맞짱 뜨실 분이 계시니 엔리코 모리꼬네.. 되십니다. 이 분도 수많은 명작들이 있으시지만 이분의 3대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시네마천국
    2. 미션
    3. 언터쳐블스

    정말 경외스러운 두 천재입니다.

    • 송원섭 2008.07.10 10: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라면 '글래디에이터'와 저 '브로큰 애로우'를 꼽겠습니다. 특히 '브로큰 애로우'의 저 시니컬한 테마는 정말 가슴에 와 닿죠.^^

  3. 후다닥 2008.07.10 10: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적벽대전 띄워주는 블로거들도 꽤 있더군요.. 하지만 어쩐지 끌리지 않아서 패스~~~
    기사 보고 안 사실이지만 정우성의 조자룡이라 요즘 말로 간지작렬이었겠군요...
    그리고 마지막 영웅본색2 스틸컷 기억에 아흙입니다..
    적룡형님... 우우우~~~~~
    윤발형님이 영웅본색1탄에서 보트 유턴하시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 흘러버렸으니..

  4. 후다닥 2008.07.10 10: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 저는 앨범으로는 아니지만 싱글로만 놓고 본다면
    모리코네옹의 음악중에 "어느 연약한 짐승의 죽음" 음악도
    좋던데요..
    그 음악 처음듣고 받았던 그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란...

  5. echo 2008.07.10 10: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영웅본색' 조차도 여자 관객들에겐 장국영의 영화죠=>동의할 수 없는 시각입니다. 남자들이 자신들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영웅본색이나 무간도를 출연배우 아닌 영화 그 자체로 좋아하는 여성분도 많이 있다고 봅니다.

    • 송원섭 2008.07.10 11: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한테 그러실게 아니라, 주위 여자분들에게 "영웅본색에서 주윤발이 멋있었니, 장국영이 멋있었니?"를 한번 물어보시는게 낫지 않을까요. ^^

    • asikumoo 2008.07.10 11: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대다수의 영웅본색을 본 여성들이 장국영을 이야기 하는걸 보면 남성과 여성의 시각이 다르다는건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죠..

    • echo 2008.07.10 12: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전 얼굴폭이 길이 보다 넓은 남자는 별로라서^...포스로 치면야 적룡이였죠. 암튼 그래도 일반화는 좀 곤란합니다. '대다수' 여자라고 하신다면야 뭐...

    • 희야 2008.07.10 12: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흠, 전 역시 소수파...특별히 장국영이 더 멋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요, 쩝

    • jade 2008.07.10 20: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영웅본색을 장국영의 영화로 기억한다...어느 여자분들이요? 제 주위 대다수의 여자분들은 영웅본색은 영웅본색일뿐 누구의 영화라고 생각안하던데요 멋있기로 따지면 적룡과 주윤발 아닌가요?...말씀하신 대다수의 여성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궁금하네요...ㅍㅎㅎㅎ

    • 인정 못하는 인간들 2008.07.10 20: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모래시계에서 남자는 최민수

      여자는 이정재 좋아하던거나 마찬가지지

      왜 인정을 못하고 토를 다니

    • dosoyo 2008.07.10 23: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영웅본색은 주윤발의영화로 아니면 장국영의영화로말하지만 저는 적룡에게서 매력을 아직도 십수년이나 지나도 가지고있습니다..적룡이없었으면 영웅본색의 테마가 살수있었을까요?

    • 전 여자 2008.07.16 13: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인데...주윤발의 영웅본색으로 기억하고 있네요... 옵빠 싸랑해~~~

  6. 우래두두 2008.07.10 11: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삼국지연의의 촉 중심의 전개는 좀 질린 부분이 있지 않은가? 정사 중심으로 보면 조조 등 더 역사적인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많고 그것에 대한 오우삼 감독의 관심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한 삼국지 인물들에 대한 깊은 생각에서 나왔다고 알고 있다. 영화에 대해서는 아직 못봐서 뭐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 송원섭 2008.07.10 14: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런거라면 절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 호루스 2008.07.10 15: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이문열조차 삼국지 평역을 하면서 지키고자 했던 점은 관공(관우)에 대한 해석이었죠.

      보병 관우라...
      청룡도와 적토와로 휘젓고 다니는 관우가 아니라하면...벌써 영상으론 김 다빠진것 같습니다.

  7. seba 2008.07.10 12: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삼국지의 일정부분을 영화화 하겠다는 모든 감독들의 숙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칭이든 타칭이든 '난 삼국지 매니아야' 하는 사람들이 거의 천만명은 되지 않을까요?

    어쨋든 정말 봐줄만한 삼국지 영화 한편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죽기전에 한번 봐야 할텐데...

  8. 그대 2008.07.10 12: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삼국지의 적벽대전의 숨막히는 긴장감과 반전, 그리고 액션때문에 엄청 기대하고 있는데.
    벌써 보셨다는 분의 리뷰를 보니
    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네요..

    저도 개인적으로 주유와 제갈공명의 두뇌싸움(?)이 제일 스릴넘치는데...........그렇게 된다면 흠좀........

  9. 하루할루 2008.07.10 13: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평가를 상당히 잘 평가를 하신거 같군요.

    저는 영화를 전부 조조할인에 2000원할인을

    받아서 2000원으로 보기 때문에, 볼 때의

    느낌이 대여용 영화와 같습니다.

    그래서, 감상글을 다른 곳에 적어도

    거의 다 평범하다 이런식으로 썼는데,

    앞으로 이 블로그에 종종 들리면서

    영화를 볼 떄 이런 부분도 생각하면

    좋을 거라는 것을 배워야겠습니다.^^

  10. 참.. 2008.07.10 13: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냥 제목에 이끌려 들어왔는데 기자님 이름보니까 조금은 후회가 되더군요.
    왜 은근히 여자는 장국영 때문에 본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지..

    전에도 남자,여자 가르는 식의 말을 쓰는 걸 보고 여자입장으로서 좀 열받았습니다.

    그런 식의 글쓰기.. 좀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네요

    그 외에 분석은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 송원섭 2008.07.10 14: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차이가 있다는 게 싫으신 겁니까, 아니면 차이 자체를 부정하시는 겁니까? 차이가 있다고 말하는게 어느 쪽이 우월하다고 말하는 건가요?

    • 참.. 2008.07.10 14: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남자는 로망땜에 보고, 여자는 장국영 땜에 본다는 일반화의 오류말입니다. 그런 게 취향일 뿐이지 차이인가요?

    • 송원섭 2008.07.10 15: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대답을 다 해 주셨군요. 보통 '취향의 차이'라고 하죠.^^ 그리고 그런 식으로 간단히 요약하면 '남자는 주윤발 때문에 보고 여자는 장국영 때문에 봤다' 죠.

    • 호루스 2008.07.10 15: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너무 예민한 댓글에 친절하게도 답신을...블로깅하는것도 어렵고 손님 접대는 더더욱 어렵군요..^^

    • 송원섭 2008.07.11 08: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어쨌든 반말은 삭제.

  11. 386 2008.07.10 15: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적벽대전에 대해 너무 띄워주기를 하길래....대우의 탱크주의 생각이 나서 문제가 있겠구나 싶었는데....ㅎ~ 걸어다니는 관우라!! 얄팍한 주유와 제갈량도 그렇고 적벽대전, 그래요...판소리중 하나일 정도로 유명세가 있는데 그 유명세를 제대로 못살렸군요^^ 다시금 반지의 제왕이 돋보이네요~ 너무 알려진 원작을 영화화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콕! 집어내는 전방위 센스가 무뎌진 듯.

    • 송원섭 2008.07.10 18: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유명세'라는 말은 좋은 뜻이 아닙니다. 그 '세'는 '세금'이거든요.^

  12. 송원섭팬 2008.07.10 15: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영웅본색 시리즈는 제 유년시절의 로망이었습니다.
    나이가 안돼서 극장에선 보지 못하고,
    그저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서 봤습니다.
    영웅본색 1, 2만 거의 10번 넘게 봤었어요.
    의리, 죽음, 비장미 이런거 보다는
    그저 '총'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어쨌건 길지않은 제 영화 라이프의
    한 획을 그은 영화인 것은 분명합니다.

    송기자님 글을 읽으면서 적벽대전에 관한
    기대가 자꾸만 깎여지고 있습니다...^^;;;
    오우삼 감독 스타일의 비둘기와 흰색,
    그리고 오버스럽게 느껴지는 비장미가
    서서히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거든요...

    '용의 부활'을 매우 실망했던 저로서는
    한참을 망설일 수 밖에 없겠군요...^^

    ps. 저도 남자라 그런지 장국영의 노래 보다는
    음악파일로 올려주신 메인 타이틀이 더 좋았습니다.
    선글라스 끼고 위조지폐로 담뱃불을 붙였던
    윤발이 형의 모습이 떠오르네요...ㅋ

  13. 하이진 2008.07.10 16: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전 이문열의 삼국지밖에 읽지 못해서(최악의 선택이라고 하셨죠?) 이 영화가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오우삼의 영화는 '영웅본색'말고는 재미있게 본 게 없거든요. 제가 여자치고는 취향이 독특한건지 '영웅본색'을 장국영의 영화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심지어 '영웅본색'에서의 장국영의 캐릭터는 정말 짜증난다고 생각했었죠. 제 주변에는 저처럼 생각하는 여자들이 많던데요.
    '적벽대전'이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14. 라비 2008.07.10 16: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중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었던 84부작 삼국지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 때 그 삼국지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의
    연기와 캐스팅이 너무 잘 떨어져서 적벽대전 출연 캐스팅을
    보니 볼 맛이 이상하게 안 나더라고요 ^^;
    그 때 제갈량 역을 "당국강" 씨가 맡았는데
    능청스런 제갈량 연기를 제대로 소화했었는데..
    적벽대전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 송원섭 2008.07.10 18: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금성무도 나쁘지 않지만, 뭘 보여줄 만큼 대본상의 캐릭터에 힘이 들어가 있질 않습니다.

  15. 터미네이터 2008.07.10 19: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세계 4대 해전중 하나인 한산대첩...
    이순신 장군을 주제로 한국에서 블럭버스터를 만들어
    전세계에 배급하면 독도 문제도 깨끗하게 해결되고 한국의 위상도 올라가리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삼국지의 적벽대전은 실제로는 그다지 큰 전쟁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후세에 좀 과장되어 살을 좀 붙인것이지요..
    그러나 이순신의 해전은 난중일기에 나왔듯이 모든것이 사실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해군제독, 일본의 해군영웅... 모두 이순신장군을 존경하고 그분을 따라가진 못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우리는 초대형 블럭버스터로 만들어 전세계에 우리의 우수성과 세계 최초의 철갑 거북선등등...그래서 관광객도 많이 유치하고 체험 거북선.. 노를 저어본다거나.. 갑옷을 입고 갑판에서 지휘한다거나 하는 체험 관광 프로그램등 다양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 halen70 2008.07.11 01: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럼 감독은 누가좋을까요?.. 여러 분위기로 보아 오우삼은 아닐것 같고..우리나라 감독중엔 없을것 같고.. 리들리 스콧 감독이나 피터잭슨 감독 어떨까요? 반지에 제왕 스타일에 환타지 한산대첩이 나올라나?

    • 송원섭 2008.07.11 08: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음. 그거 재미있겠군요.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가 될텐데^^

  16. 몽란 2008.07.11 02: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ㅎㅎ 항상 껄끄러운 문제를 껄끄러워하지 않고, 직설적이고 간결하게 표현하셔서 약간의 안티가 생기는 듯 하네요.
    보통 식자연하는 분들은, 남여차이 같이 껄끄러운 문제에 대해서 말할 때는, 일말의 오해도 안사려고, 이런저런 살 내지는 설명을 붙이고는 하죠. 머 그런 점때문에 송원섭 선배님 블로그를 조아하지만, 섹스앤더시티에서부터 지금까지, 약간의 곤욕을 당하시는 걸보면 안쓰럽긴 하네요

    • 송원섭 2008.07.11 08: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곤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끔 생활에 활력소가 되기도.^)

  17. -_- 2008.07.11 06: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적벽대전은 2부작입니다.

    실질적인 대전은 2부부터 시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너무 실망하지 마시길...

  18. echo 2008.07.13 15: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구로사와 아키라'가 亂을 찍지않고 삼국지을 찍었더라면...무덤에서 불러낼 수도 없고... 亂을 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나더군요.

  19. 거미여인 2008.07.15 15: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니에요, 아니에요. 저한테 영웅본색은 주윤발의 영화에요. 주윤발때문에 봤다구요~~~ (여성들에겐 영웅본색이 장국영의 영화란 말씀에 급흥분하여 댓글다네요)
    한창 감수성예민하던 시절에 울면서 봤던 기억이ㅠ.ㅠ 오우삼영화는 청소년때 보면 더 감동 받을영화같아요.

  20. 메렝게로 2008.07.18 12: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반지의 제왕도 1,2,3부를 몰아서 봤는데 적벽대전도 1, 2부 동시에 봐야 흐름이 이어지겠죠? 중간에 끊기는 이야기는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맥이 끊기죠.

    • 송원섭 2008.07.18 15: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처음부터 1, 2, 3편을 몰아 본 사람보다는 1, 2, 3편을 따로 본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겁니다. 그래도 호평이 절대 다수였죠.

  21. 수영 2008.07.20 01: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여성팬의 시선까지 정확히 잡아내시는 센스에 다시 한 번 감탄~^^

    적벽대전...
    꼭 보리라 생각하고 있었으나 좋지 않은 평들과 님의 글을 읽고 마음을 접었습니다.
    내용은 둘째치고 영상때문에라도 극장을 가야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었는데, 이번 글을 읽고 나니 그 마음마저 접게 되네요^^;;;
    놈놈놈이나 빨리 봐야 겠습니다^^ㅋㅋㅋ

    개인적으로는 삼국지 원작의 매니아로서 영상화되는 것을 반대하기도 합니다.
    풍부한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고전이, 영화팬, 영화인들의 욕심으로 한계를 갖게되는 것은 원치 않는 바거든요....

    암튼... 젤 좋아하는 적벽대전이 이렇게 되어서 아쉬움이 큽니다. (물론 제 눈으로 확인해봐야 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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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 개봉을 앞둔 역사적인 국내 시사에 나섰습니다. 너무 인파가 밀려 영화를 못 본 기자들 - 개중에는 기자를 사칭한 정체불명의 인사들도 꽤 많았다지요(^^) - 이 분노의 일갈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만, 아무튼 '놈놈놈' 자체에 대한 얘기는 좀 뒤로 미루고자 합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영화 '놈놈놈'이 제작에 들어갈 때부터 꼭 해야겠다고 벼르던 얘깁니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굳이 할 필요도 없는 얘기죠.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주위에선 '그게 뭐 그리 중요해?'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게 한국 문화의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괜히 심각해졌군요. 이런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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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섭의 두루두루] '석양의 무법자'의 제자리 찾기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칸에서의 프리미어 갈라에 이어 국내에서도 7일 시사회를 열었다. 175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데다 송강호-이병헌-정우성이라는 세 톱스타의 무게가 몰린 기대작이라 시사회장부터 초만원이었다.

이 영화의 제목을 듣는 순간 서부극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1966년작 '석양에 돌아오다'를 연상하게 된다. 이 영화의 제목이 영어로 '좋은 놈, 나쁜 놈, 못생긴 놈(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이기 때문이다(이탈리아어로는 'Il Buono, il brutto, il cattivo'). 클린트 이스트우드, 리 반 클립, 일라이 월락이 남북 전쟁과 보물 찾기를 소재로 인간의 욕망과 승부의 덧없음을 그린 걸작이다.

그런데 이런 설명에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의 한국 제목을 '석양의 무법자'라고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1969년 7월 국내 개봉 때 '석양에 돌아오다'라는 제목이 붙여졌다.

'석양의 무법자'라는 영화는 따로 있다. 이건 이 영화보다 1년 전에 만들어진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Per qualche dollaro in piu'이 1967년 국내 개봉될 때 붙여진 제목이다. 영어 제목은 'For a Few Dollars More'. 역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리 반 클립이 나오지만 이번엔 악당 잔 마리아 볼론테에 맞서 싸우는 같은 편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1964, 65, 66년에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서부극 세 편을 연속으로 내놨다. 그리고 세 영화의 한국 개봉 제목은 각각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 '석양에 돌아오다'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3부작의 첫편 '황야의 무법자'를 제외한 나머지 두 편의 제목이 혼란에 빠져 있다. 왜일까.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 TBC-TV가 '석양에 돌아오다'를 TV로 방송하면서 갑작스레 '속 석양의 무법자'라는 제목을 붙인 데서 비롯됐다.

이후 1980년대 비디오 출시 과정에서 무책임한 제작사가 '석양에 돌아오다'에 '석양의 무법자'라는 제목을 붙여 버렸다. 이렇게 제목을 빼앗긴 진짜 '석양의 무법자'는 '황야의 무법자 2', '석양의 건맨' 이라는 엉뚱한 제목으로 밀려나는 비운을 겪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지금껏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 한국 대중문화의 현주소다.

영화의 원제도 중요하지만 국내 개봉 제목 또한 중요한 유산이다. 우리는 '내일을 향해 쏴라'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기억하지,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나 'Bonnie and Clyde'를 기억하지 못한다. 지금이라도 '석양에 돌아오다'와 '석양의 무법자'는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

p.s. '놈놈놈'과 '석양에 돌아오다'는 제목 외에는 그리 비슷하지 않았다. (끝)





뭐든 물증이 필요하겠죠. 이건 1967년 9월 개봉한 '석양의 무법자'의 신문 광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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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광고를 보면 '석양의 무법자'가 '황야의 무법자'의 2탄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광고에는 'FOR A FEW DOLLARS MORE'라는 원제가 표기돼 있죠.


그리고 이건 2년 뒤, 1969년 7월 개봉한 '석양에 돌아오다'의 광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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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전작이 '석양의 무법자'라고 명시되어 있죠.

책은 가끔씩 번역될 때마다 새로운 제목이 붙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번 수입된 영화의 제목은 여간해서는 바뀌지 않죠. 더구나 윗글에서도 썼지만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나 '내일을 향해 쏴라'는 영어 원제를 넘어서서 독자적인 생명을 갖고 있습니다.

한 영화의 시사회에 기자만 1000명 넘게 온다는(?) 나라, 할리우드에 맞서는 영화강국을 자처하는 나라, 인터넷 블로그만 뒤져도 자칭 영화평론가가 넘쳐 나는 나라에서 이런 영화사에 남을 걸작의 제목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혼동을 자초한대서야 웬 망신입니까.

심지어 영상자료원까지 혼동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석양에 돌아오다'를 검색하면 이렇게 나옵니다. 제대로 돼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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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석양의 무법자'입니다.

영화 제목과 출연 배우가 따로 놉니다. '석양의 무법자'에는 엘라이 월락이 나오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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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엔 '석양의 건맨'이란 영화도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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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빨리 정비가 됐으면 합니다.



자, 그럼 이 기회에 헷갈릴 수도 있는 세 편의 영화, 세르지오 레오네의 스파게티 웨스턴 3부작을 한번 총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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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황야의 무법자(Per un pugno di dollari, 1964)

영어 제목은 A Fistful of Dollars, 즉 '한줌의 달러'입니다. 자꾸 익숙한 영어 제목 대신 이탈리아어 제목을 먼저 쓰는 건 제가 잘난 척 하려는게 아니라 이 영화들의 국적이 미국이 아니라 이탈리아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레오네 본인이 이 시절까지는 영어를 거의 할 줄 몰랐다는군요. 촬영 장소 또한 스페인의 사막지대였을 뿐, 미국과는 아예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 영화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요짐보'를 번안한 수없이 많은 영화들 중 하나라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바로 이런 내용이죠.

- 라이벌 관계에 있는 두 갱단이 지배하고 있는 마을에 한 총잡이(혹은 칼잡이)가 나타난다. 두 조직은 앞다퉈 이 총잡이를 끌어들이려 하지만, 이들의 경쟁을 이용해 총잡이는 두 조직을 궤멸시키고 여인(?)을 구해낸다. -

네. 더쉴 해미트의 '피의 수확'에서 파생된 이야기는 수없이 많은 영화들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월터 힐 감독의 '라스트 맨 스탠딩', 그리고 코엔 형제의 '밀러스 크로싱' 등이 다 비슷비슷한 얘기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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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석양의 무법자(Per qualche dollaro in piu, 1965)

영어 제목은 'For a Few Dollars More', '몇달러 더 되는 돈을 위해'(?) 정도의 의미가 되겠죠. '황야의 무법자'로 신이 난 레오네 감독과 이스트우드는 또 한편의 영화를 뚝딱 만들어냅니다. 이번엔 냉혹한 눈매의 리 반 클립이 가세합니다.

바운티 킬러인 몽코(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묘하게 모티머 대령(리 반 클립)과 합세해 멕시칸 은행강도 무리의 두목 인디오(잔 마리아 볼론테)를 쫓게 됩니다. 이를 위해 몽코는 그의 패거리 안에 뛰어듭니다.

대개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 없다는 속설이 깨진 예의 시작을 '스타워즈 에피소드5 - 제국의 역습'과 '대부 2'를 꼽지만 아무래도 '석양의 무법자'를 빼기 힘듭니다. 아, 물론 '황야의 무법자'와 '석양의 무법자'를 전편과 속편으로 보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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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석양에 돌아오다 (Il Buono, il brutto, il cattivo)

영어 제목은 그 이름도 유명한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남북전쟁 말기의 미국. 좋은 놈(클린트 이스트우드)은 못생긴 놈(일라이 워크)를 잡아 현상금을 타고, 사형 집행때 다시 못생긴 놈을 구해 내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좋은 놈은 더 이상 이런 동업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청산에 나서죠. 어찌어찌하다 이들 둘과 나쁜 놈(리 반 클립)은 남군의 패잔병들이 빼돌린 20만달러를 찾아 경쟁하게 됩니다.

180분의 상영 시간이 결코 부담스럽지 않은 걸작.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세 편 모두 엔니오 모리코네의 가슴 뛰는 음악이 함께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세 편의 영화 음악이 모두 똑같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이번 기회에 비교해서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첫번째, '황야의 무법자'입니다.



다음은 '석양의 무법자'.



다음이 '석양에 돌아오다'입니다.



마지막은 '석양에 돌아오다'의 압권을 이루는 '엑스터시 오브 골드' 장면.

메탈리카의 연주곡으로도 잘 알려진 곡이죠. 본래 영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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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놈놈놈'에 대해서는 얘기를 할 기회가 없었군요. 뭐 아직 개봉이 멀기도 했지만... 짧게 한 마디 하자면, 김지운 감독의 전작('반칙왕', '장화홍련', '달콤한 인생' 등)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은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저는 김지운 감독의 팬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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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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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지킬 2008.07.09 13: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몰랐던 사실을 알고 갑니다^^
    암튼 '놈놈놈'은 기대되는군요..
    근데 링크된 유튜브 동영상이 모두 'this video is no longer available' 이라면서 재생이 안되네요..

  3. 이창현 2008.07.09 13: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글과 좋은 음악 감사합니다. 위의 음악을 담고 싶은데 어찌하면 됩니까?? 방법 좀...

  4. ㅃㅃ 2008.07.09 13: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보니앤클라이드>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적어도 제 주위에 있는 분들은 모르시는 분 없을 듯

  5. tianjin77 2008.07.09 13: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예전에 LP판으로 서부영화 주제곡 모음집이 인기있었던게 기억이납니다. 저희집에도 몇장 굴러다녔었는데..순서없이 짜집기해논 그 음반땜에 주제곡들이 많이 헷갈렸던것같아요. ^^.
    이렇게 정리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6. 가을남자 2008.07.09 14: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속 황야의 무법자'가 있었읍니다. 극장에서 그런 이름으로 개봉되었었는데 사실은 '프랭크 네로'의 '장고' 였읍니다. '장고'는 후에 '테렌스 힐' 주연으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었읍니다

    • 송원섭 2008.07.10 00: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랬군요! 영상자료원 정보로는 '황야의 무법자'와 '속 황야의 무법자(장고)'가 같은 1966년에 개봉했네요.

    • 메렝게로 2008.07.10 21: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리고 장고라는 제목은 "Django Fires First"라는 영화가 "장고"로 제목이 처음으로 붙어있더군요.

  7. 졸리 2008.07.09 18: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아하면 봐도 좋다..난 김지운 팬 아니다....잼없다는 말씀이신 듯

  8. 황철수 2008.07.09 20: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네요ㅋ
    위의 세 편을 따로 보고 각자가 하나씩 머리에 꽂혔는데
    모두 한 감독님 작품이었군요 대단하십니다그려
    (거기다 원스 어폰까지 우와~)
    이스트우드옹의 말투와 목소리,
    클립옹의 농익은 간지,
    워크옹의 발랄함,
    블론트옹의 눈빛
    윽,이 주제 음악만 들으면 아려옵니다
    다시 만들 수 없기에 더 소중한 것이겠죠 으흐흐

  9. 야뭄초 2008.07.09 20: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명쾌하시군요. 댓글도 속이 시원해집니다. 7년만에 귀국하면서 여기를 방문하는 하나의 즐거움이 늘었네요. 혹시 그 옛날 장학퀴즈 기장원하신 송원섭씨 맞나요? 제 나쁜 기억력에서도 유난히 기억나는 이름이네요. 맞기를 바라면서...

  10. bass 2008.07.09 21: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아하는 엔니오 음악을 들은 김에 흔적을 남깁니다.
    뭔가 애잔하면서도 상쾌한 맛에 저 음악들이 문득 절실하게 듣고 싶어질 때가 있더군요.
    아, 순조로운 이전, 축하! ^^

  11. Run2wiN 2008.07.09 23: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영화포스터를 보니 67년 9월 국도극장 관람료는 일반 150원 조조 120원 이던 것이 69년 7월 단성사 관람료는 200원 균일이군요. 겨우(?) 50원 인상인 정도가 아니라 33% 인상이니 요즘으로 치면 7000원짜리 영화가 2년만에 9500원쯤 된 셈이군요..
    다시보니 단성사 관람료 200원이 고교생 대학생 사병 균일이라고 치면 일반 관람료는 더 비쌌을 것 같군요. 어렸을 때 학생군경 할인제도가 있었던 기억에 의하면...

    어머니가 예전에 가끔 '웃뜨'와 비슷한 발음을 하셨던 게 새록새록 기억이 나는군요. 클린트 이스트'웃뜨' ㅋ
    그런데 '갸그'는 누구를 말하는 건지 원...

    '발화적기대'같은 표현도...참...60년대 영화포스터의 냄새를 강하게 풍기네요..

  12. 후다닥 2008.07.09 23: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다음에서 기사 제목을 보고 봐야지 했는데 송기자님 글이었네요..
    놈놈놈 제목 듣고 저도 같은 생각을 했더랍니다.
    저는 원제를 80년대 중반쯤 영화배우들 화보집 모아놓은 책자에서 봤습니다.
    김지운 감독의 열혈 팬으로서 꼭 봐야겠습니다...
    그나저나 모리코네옹의 음악은언제 들어도 왔다군요...

    갑자기 "gabriel's oboe"가 땡기는 군요..
    듣고 자야겠습니다.

  13. halen70 2008.07.10 01: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말 허탈합니다 송기자님.. 수십년간을 '석양의 무법자'..가 진짜제목인줄알고 살았습니다.. 바로 엇그제도 친구들과 서부영화 와 놈놈놈을 이야기하다가 '석양의 무법자'를 수없이 언급했었는데..

    • 송원섭 2008.07.10 08: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석양의 무법자'도 제가 좋아하는 영홥니다. '가짜 제목'이라고 폄하하시면 곤란^^

  14. 이홍기 2008.07.10 02: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릴때 동양방송에서 너무 재밌게 봤기 때문에 "속 석양의 무법자"가 국내 개봉명인 걸로 30년이나 착각하고 살아왔네요.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천만다행입니다.

    엔리오 모리꼬네 저분은 정말 영화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클린트 형님 말씀처럼 저분의 음악에 맞춰 화면에 등장하는 걸 어느 배우가 꿈꾸지 않겠습니까.

    • 송원섭 2008.07.10 08: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그때 TV로 처음 이 영화를 봤는데, 그때도 처음 시작할 때 자막이 '속 석양의 무법자(석양에 돌아오다)'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완전히 무시한 건 아니었죠.^

  15. 후다닥 2008.07.10 10: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모리코네옹의 음악과 클린트옹의 걸음걸이가 참 잘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뭐랄까 묘하게 어기적거리면서 걷는 폼인데 그다지 게으르다거나 경박하지 않은 느낌..
    위에분 말씀대로 완숙한 느낌의 간지라고나 할까..
    중딩시절 그 걸음걸이를 흉내내려고 노력하다 어린것이 어기적거린다고 몇대 맞고 GG했습니다.

  16. 희야 2008.07.10 17: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일단 예고편이 무척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저는 보러 갈겁니다. 물론 장화홍련이나 반칙왕도 재미있게 봤었으니 볼 이유가 늘었네요. 달콤한 인생은 안봤지만요.

    맨 위의 저 사진은 대역이겠죠? 흠흠.

    위에 언급한 영화들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요...흑. 아마존에 DVD 팔려나요. 음.

    • 송원섭 2008.07.10 18: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1. 놀랍게도 대역 아니다.

      2. 아마존까지 갈 필요 없다. 국내에서 모두 1만원 이내로 살수있다.

    • 희야 2008.07.11 00: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오오, 그 이야기가 사실이었단 말이군요. 더더욱 보러가야겠습니다.
      국내 1만원이라 하면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그러면?

    • 송원섭 2008.07.11 08: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내가 애용하는 국내최저가 www.dvdheaven.co.kr 참조. '석양에 돌아오다' - 물론 이 사이트에는 '석양의 무법자'로 되어 있지만 - 는 3900원인가 할걸? 3부작 당근 다 있고.

    • 무면허 2008.07.11 18: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전영화를 합법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 주시다니... 『지식검색을 지향하는 피라미드』인가요 ^^

  17. 메렝게로 2008.07.10 21: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목이 바뀐 예는 "황야의 7인"도 있었습니다. 70년대 재수입됐을 때 "평원의 7형제"라는 엉뚱한 제목을 슬쩍 바꿔치기하여 전혀 다른 영화인줄 알고 봤다가 뒤통수 까였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 송원섭 2008.07.11 08: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니 형제라니! (그나자나 저엉말 오랜만에 댓글 다시는군요.^)

    • 가을남자 2008.07.16 15: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평원의 7형제' 보다 '속 황야의7인'을 먼저 보았읍니다. 원제가 'return of sevens' 였는데 '율 부린너' 가 남겨두고온 '치코' 와 동네 남자들이 산적들에게 모두 잡혀갔는데 '치코'와 결혼한 그 멕시코 여자가 '율부린너'를 찾아와 구해달라고 하자 '율부린너'가 다시 6명(치코까지 7인)을 모아 산적들과 싸워 구하는 그런 영화였는데 '평원의 7형제'를 보고 나서야 많은 부분이 이해가 되었었읍니다.

  18. Royalguard 2008.07.11 09: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서부극 보니까 서부극 좋아하시는 아버님 생각나에요... DVD라도 사드려야 할듯...

  19. 2008.07.15 17: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팬의 시작이 크린트이스트우드 였기에 안다는 댓글을..;;
    아빠품에안겨 동해물과백두산이~까지 듣게 했던 서부극..그시절이 TV가 왕대접 받던때가 아니었나싶어요.
    잘 읽고 추억도 얻고 갑니다. 아, 이거 퍼갈 수 있나요?

  20. lib101 2008.07.16 14: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악은 여전히 헷갈리는군요..

  21. diehead 2008.07.16 21: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 공개적인 곳에 댓글을 좀처럼 달지 않습니다만... 송기자님 글은 종종 참 재미있게 읽고 있는지라, 한 번 쯤 감사인사를 남기고 싶네요 ^^;; ... 열심히 찾아 정리해 주신 많은 정보에 감사드립니다...

    # 전 이 영화들을 매우 좋아하고, 모두 DVD로 가지고 있습니다... 세르지오 레오네와 엔니오 모리코네가 같이 만들어 낸 작품으로는 [Once upon a time in the west]를 가장 좋아합니다... 주제곡은 요즘 K-1의 레미 본야스키가 등장음악으로 쓰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