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10.28 권상우-지성, 아무도 몰라보던 시절 (54)

손예진과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얘기를 하다가 문득 '맛있는 청혼'이라는 드라마 생각이 났습니다. 손예진의 데뷔작인 이 드라마는 한때를 풍미한 히트작이면서 수많은 스타들이 쏟아져 나온 바로 그 작품이죠.

손예진과 소유진은 물론이고, 권상우와 지성 역시 이 작품으로 고개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죠. 왜 그랬는지 다시 한번 기억을 더듬어 보시기 바랍니다. (뭐 재활용인 걸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그냥 가볍게 즐겨 주시길.^^)

혹시 아래 사진이 기억나십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83년 작 '아웃사이더 Outsiders'의 한 장면입니다. 위 사진에 나오는 얼굴들을 잘 봐 주시기 바랍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패트릭 스웨이즈, 맷 딜런, 롭 로,  톰 크루즈, 토마스 하웰, 랄프 마치오, 에밀리오 에스테베즈입니다.

물론 패트릭 스웨이즈는 '사랑과 영혼 Ghost'에 출연하기 전이고, 톰 크루즈 역시 '탑건 Top Gun'에 나오기 4년 전입니다. 롭 로도 '어젯밤에 생긴 일 About Last Night', 랄프 마치오도 '베스트 키드 Karate Kid'에 나오기 전이죠. 에밀리오 에스테베즈 역시 찰리 쉰의 형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모를 때였습니다.

그런데도 이 영화가 나오고 4-5년 사이 이 영화에 나온 배우들은 여주인공이던 다이언 레인을 포함해 모두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인기 스타들로 떠올랐습니다. 영화가 나올 당시 가장 유명했던 스타는 'I was made for dancing'으로 세계적인 붐을 일으켰던 가수 레이프 개릿이었지만 오히려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죠.

(감독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그래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의 감독 소피아 코폴라도 대사가 거의 없는 아역으로 나옵니다.)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 한 편에 함께 출연했던 무명 스타들이 한방에 모두 톱스타로 성공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습니다. 일본 드라마 '고쿠센' 1, 2편의 경우도 그렇죠.

한국에서는 흔히 이와 유사한 예로 '우리들의 천국'이나 '내일은 사랑', '사랑이 꽃피는 나무'같은 드라마들을 꼽지만 이런 드라마들은 사실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젊은 스타들을 육성하기 위해 주간 시추에이션 드라마로 상당 기간을 끌고 간 작품들입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끝나 버리는 미니시리즈에서 새로운 스타들이 우루루 쏟아져나온다는 건 참 보기 드문 일이죠. 일단 미니시리즈의 주연을 신인들이 차지한다는 것 자체가 거의 없는 일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지난 2001년 방송된 '맛있는 청혼'은 참 이례적인 드라마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적의 드라마, <맛있는 청혼>

야구 감독 가운데도 유난히 신인들을 잘 길러내는 감독들이 있다. 두 차례나 한국시리즈에서 롯데를 우승시킨 강병철 감독이 대표적인 경우. 강감독은 일부러 신인들의 기를 키워줘 좋은 성적을 내게 하고, 이를 통해 노장들을 자극해 분발하게 하는 기술에서 국내 최고로 정평이 나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유독 신인들을 데리고 좋은 성적을 내는 연출자들이 있다. 이런 드라마들은 대부분 청소년 취향의 트렌디 드라마인 경우가 많지만 <닥터 갱> <네멋대로 해라>의 박성수 PD는 독특한 색채의 드라마들을 만들어내면서도 신인들에게 개성을 심어 주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연출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이런 방면에서 '거장'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된 것은 바로 <맛있는 청혼>이라는 드라마였다.

손예진 소유진 정준 소지섭. 2001년 벽두 <맛있는 청혼>의 캐스팅이 발표됐을 때, MBC TV 드라마국은 완전히 사색이 돼 있었다. 정준은 청소년드라마 <사춘기>의 이미지가 강한 '소년 배우'. 같은 무명이라도 소유진은 드라마 한두편에 출연한 경력이라도 있었지만, 손예진은 아예 드라마고 뮤직비디오고 단 한번도 카메라 앞에 서 본적이 없었다. 소지섭 역시 <발리에서 생긴 일> 이후의 소지섭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이런 캐스팅일 리는 물론 없었다. 공을 들이던 차태현이 출연을 거부하자 김래원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됐지만 촬영 하루만에 박PD는 정준으로 주인공 교체를 선언했다. 당시만 해도 김래원의 연기력이 믿음을 주지 못했던 것이다. 김래원이 출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미 캐스팅돼 있던 박진희도 출연을 포기해 결국 소유진이 등장했다. 생짜 신인인 손예진의 경우, 다른 연기자들이 받쳐 준다면 신인 하나 정도가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았지만 이렇게 되고 보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다가 대진운도 나빴다. 이 드라마는 방송 한달 후면 SBS TV의 <아름다운 날들>과 맞붙게 되어 있었다. 이장수 PD가 연출한 이 작품의 출연진은 이병헌 류시원 최지우 신민아 이정현. <맛있는 청혼>의 김인영 작가와 <아름다운 날들>의 윤성희 작가는 김혜수 주연의 <짝>을 함께 집필한 사이로 묘한 라이벌 의식을 가질만 한 '동급'이었지만 배우들의 이름값으로는 뉴욕 양키스와 동네 리틀야구단의 대결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모든 사람의 예상 밖이었다. <맛있는 청혼>은 승승장구, 3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치달렸고 <아름다운 날들>은 <맛있는 청혼>의 방송이 끝난 뒤에야 간신히 20%대로 올라설 수 있었다. 신데렐라가 된 손예진과 소유진은 모두 그 다음날로 주연급 연기자의 명단에 올랐다.

특히 손예진은 그 뒤로 최근작인 SBS TV <연애시대>까지 뚜렷한 실패 없이 출연하는 영화나 드라마마다 승승장구했고, 소유진은 한때 부침을 겪었지만 최근 KBS 1TV <서울 1945>를 통해 여성미를 뽐내며 재기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손예진은 이 드라마 전까지는 출연작이 아예 없으므로 별다른 사연도 없지만 소유진은 당찬 면모 하나로 무명시절을 꿋꿋하게 버텨나갔다. 사실 소유진은 이보다 훨씬 먼저 스타덤에 오를 기회가 있었다. <가을동화>의 오디션을 본 소유진은 한채영이 맡았던 역할의 최종 경선에 올랐지만 윤석호 PD는 소유진을 그리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이유는 용모나 연기력이 아니라 태도. 지나치게(?) 구김살없는 소유진의 성격이 윤 PD의 눈에 거슬렸던 것이다.

소유진을 처음 보는 사람은 '버릇없다'며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의 가정환경을 알고 나면 이해가 간다. 아버지가 예순 넘어 얻은 막내딸인 소유진이 얼마나 귀여움을 받고 자랐을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 게다가 이런 성격이 덕분에 소유진은 처음 대하는 카메라 앞에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고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 <맛있는 청혼>의 신화를 얘기하자면 두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하나는 이 드라마에서 정준의 친구인 편의점 집 아들 역으로 출연한 지성, 또 하나는 드라마가 끝나기 직전 정준이 운영하던 중국집에 배달 오토바이 청년으로 투입된 권상우다.

둘 다 이때까지는 아무런 경력이 없는 신인이었지만 나중에 어떻게 성장했는지는 다들 아는 바와 같다. 이렇게 해서 <맛있는 청혼>은 '주연에서 단역까지 모두 톱스타가 된 행운의 드라마'로 한국 방송사에 남았다. (끝)

약간 변명을 하자면 권상우는 몰라도 지성은 이 드라마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출연한 드라마'는 아니었습니다. 이 드라마 외에도 단역으로는 몇번 얼굴을 비쳤죠. 이 드라마는 그가 출연한 최초의 '의미 있는' 드라마였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권상우의 당시 모습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은 지성.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 이런 시절도 있었다는게 새삼스럽군요.^

 

여기서 떼넨 손예진만의 발달사는

신고
Posted by 송원섭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김승현+나까다 2008.10.28 16: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첫회부터 정말 잼있게 봤었드랬죠~

    첫회인지 두번째 회인지는 잘 기억이 안나나..(아마 첫회)

    소유진의 노출씬???ㅡㅡ;;이 기억에 남네요..쿨럭.

  3. nanjappans 2008.10.28 16: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손예진을 보고있으면 그냥 편안하다는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요?...나만그런가?

  4. 사탕이 2008.10.28 17: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근데 소유진은
    지금이랑 얼굴이 많이 달라보이네요
    저때가 더 나은듯?

  5. ikari 2008.10.28 18: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성은 카이스트에서도 나름 의미있는 배역이었는데요. 덤불링하는 까불까불한...^^

  6. 빵이 2008.10.28 20: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카이스트야말로 신인들의 등용문이죠 ㅎㅎ

  7. 무면허 2008.10.28 20: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빠가 예순을 넘어선 본 딸이라면...
    도대체 엄마 연세는 몇세때 소유진 양을 출산하신 거랍니까?
    아빠, 엄마가 띠동갑이라고 해도 기록적인 노산으로 추정되는데...

  8. 음냐... 2008.10.28 21: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웃사이더 이야기는 낚시였던 것입니까.. -_-; 기대했건만..

  9. 머 이걸가지고... 2008.10.28 21: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성 성형전을 못봐서 그런게지...

  10. 왕십리이씨 2008.10.28 22: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 당시 명목상 주인공인 정준씨, 소유진씨 보다 솔직히 손예진씨가 더끌렸던게(남자인 내 눈에 더 사랑스러워 보였던), 그리고 "마지막 승부"서도 당시 더 스타였던 이상아보다 한눈에 다슬이(심은하) 예쁘다 헀었는데 그걸 보면 내눈이 정상인건지 아님 역시 될성부른 ~는 ~부터 안다가 맞는지...

  11. ㅡㅛㅡ 2008.10.28 22: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성은 카이스트에서 처음 나왔었죠.
    물론 그때는 성형전이라 전혀 눈에 띄지않았을뿐.

  12. asdfkl 2008.10.28 23: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 드라마 지금도 시간날때 본다는...ㅋ 얼마전에도 봤는데..이렇게 인터넷에서 관련글을 보게 되니 참///ㅋ 이 드라마 보고 손예진이 너무 좋아서 소장하고 있으면서 지금까지도 보고 있다는...이 드라마와 더불어 최지우나왔던 신귀공자와 이나영의 네멋대로해라 명세빈의 종이학 김태희 공유 나왔던 스크린과 명세빈 장동건 김민종 나왔던 고스트 송윤아 송혜교 김승우 배용준 나왔던 호텔리어 원빈 후카다쿄코 나온 프렌즈..제가 가지고 있으면서 가장 아끼는 드라마들...ㅋ근데 솔직히 손예진은 저때가 훨씬 나았는데...지금은 좀...저땐 순수하고 풋풋해보였는데...지금은 연예계에 물들어있는듯한...순수함이 없어진듯..여름향기때까지만해도 좋았는데...

    • 추억만들기 2008.10.29 17: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김규리랑 출연했던 선희진희란 드라마 다시 보세요..
      정말 손예진의 가능성을 볼수 있는 의미있는 드라마였죠^^

  13. 하이진 2008.10.29 00: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성이 '맛있는 청혼'에 언제 나왔었지? 했는데 사진을 보니 기억이 나네요. 이 드라마를 워낙 재미있게 봤었거든요. 이 드라마를 나올 때는 재미있는 드라마는 즐겨 봤었는데, 요즘은 보는 드라마라곤 1년에 한 두 편 정도밖에 없네요. 세월이 흘러 지금을 추억해보면 생각나는 드라마가 별로 없을거 같군요.

  14. ds 2008.10.29 02: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사실 권상우는 쌩신인은 아니었는데 화산고 개봉이 먼저였을겁니다. 망하긴 했지만...보면서 아 자슥 잘생겼네 하면서 말했던 기억이 드는데. 그뒤 드라마에 나와서 곧 뜨겠군 하고 생각했었죠.

    • 송원섭 2008.10.29 11: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닙니다. '화산고'는 이 다음 드라마 작품인 '신화'보다도 다음이죠.

  15. 와우~ 2008.10.29 02: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맛있는청혼 시청률이 30%나 나왔었군요.그때 맛있는 청혼 저혼자 보는줄 알았다는 ㅜㅜㅋ인기 없는줄 알았는데 제 오해였군요..어쨋든 그당시에는 신선하면서도 뭐라고할까...푸근한 드라마?정말 재밌었죠.작년에 엠비씨드라마넷에서도 했었는데 반가운 마음에 계속 챙겨봤다는 ㅎㅎ아참..근데 권상우가 후반부에 투입이 됐었나요?오토바이 배달테스트한게 드라마 초반인줄 알았는데 ㅋ

    • 송원섭 2008.10.29 11: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초반엔 안 나왔습니다. 막판에 새로운 인물로 등장했죠.

  16. 아뇨.. 2008.10.29 06: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성은 카이스트로 어느 정도는 인지도가 있긴 있었습니다.
    전혀 인지도가 없는 것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17. 후다닥 2008.10.29 13: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내일은 사랑...
    제 아는 여자애(친구?)가 거기 출연했더랬습니다..
    이병헌 짝사랑하는 역으로다..
    그 드라마 나왔던 배우중에 이병헌이랑 그 친구만 현역뛰고 있다는..
    김정균씨는 드라마는 쉬고 요새는 무슨 MC같은 거 보시더군요...

  18. 오!감자 2008.10.29 17: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카이스트에 나왔던 현 유명 배우들 참 많죠
    지성(본명:곽태근)을 비롯하여 연정훈 김명민 채림 고 이은주

    • 추억만들기 2008.10.29 17: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이민우와 채림이 메인 주인공이었죠?
      연정훈과 김명민은 전혀 생소한데 나왔었나요?
      추자현, 김정현, 허영란 등은 기억나는데...

  19. zizizi 2008.10.30 17: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랑 제 친구들은 권상우와 `맛있는 청혼' 모두 기억합니다. 뭔가 촌스럽지만 매우 괜찮은 남자애가 하나 나왔어 라고 혼자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내 친구들은 이미 다 찍어놓고 있더라는. 여자들의 눈썰미는 생각보다 날카롭거든요. 여자들이 눈여겨보니 권상우는 클 거라고 그때부터 생각했었어요.

  20. 불암마운틴 2008.11.03 10: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좀 크면 변하는 연기자들..
    어깨 힘좀 빼면 좋겠어요
    겸손해 지라는 이야기죠,자만은 패망의 지름길 이라잖아요 성경에서...

    그러나,너무 크지 않길 바랍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조금 커서,설 자리가 조금 씩 없어지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까지 가는 연기자가 많은데, 제발 겸손해 졌으면 좋겠어요 연기자들이..

  21. 히카리 2009.03.05 18: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재밌네요. 저도 늘 이 드라마를 생각하면, 현재의 톱스타들이 생짜신인으로 옹기종기 모여있던 드라마라는 기억이 선명합니다. 같은 생각으로 이렇게 자세한 글로 올려주시니 왠지 반갑네요.

    개인적으론 '뜰 만한' 배우를 굉장히 잘 찝어낸다고 자부하는데, 그 근거가 '맛있는 청혼'의 권상우와 지성, 그리고 케이블 초청기시절 제일방송(?)의 '드라마 아카데미'라는 숨은드라마에서의 원빈(김도진)이었죠. 얼굴이 정말 그려논듯 잘생겼지만, 연기력은 안습이던 그가 오늘날의 원빈이 되어있는 걸 보면 아무 상관없는 제가 왜 뿌듯한 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