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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베를린 동물원 Zoologischer Garten Berlin 정문이 동아시아식(뭔가 한국/중국/일본/베트남/태국식을 조금씩 합한 듯한 느낌?) 기와지붕으로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다.

 

동물원으로 유명한 도시는 그리 많지 않다. 샌디에에고? 아사히카와? 사실 내가 동물원을 꽤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베를린 동물원은 무려 1844년에 개장한데다 현재도 전 세계 동물원 가운데 사육 종수 1위라는 기록을 갖고 있는 곳이다.

 

 

위 지도에서 '베를린'이라는 글자 위치가 대략 박물관 섬 정도 되는 지역인데, 통일이 된 지금 사람들은 베를린의 중심이 대략 저 정도 위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 쳐도 동물원은 그 중심에서 차로 20분 이내 정도의 위치(저 지도 왼쪽의 붉게 표시된 지역이다).

 

그리고 통일 전에는 이 동물원이야말로 서베를린의 중심이었다. 지금도 베를린에서 가장 부티나는 동네가 바로 이 베를린 동물원 부근인 거다. 지금도 오래된 베를린 토박이 상류층들은 '동물원 동쪽으로는 안 가'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어쨌든 그런 건 동물원에 뭐가 있냐는 것과는 상관이 없고, 동물원은 우리가 묵었던 호텔 바로 앞에 있었다. 정문까지 걸어서 10분 이내. 그리고 베를린 웰컴 카드로 무료입장할 수 있는 시설이기도 했다.

 

게다가 마지막날의 비행 스케줄이 오후인데다 베를린은 공항과 시내가 매우 가까워서(정확하게 말하면 초 역에서 가까워서), 오전 시간을 쓸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베를린 웰컴 패스로 무료 입장할 수 있는 시설 중 하나. 이런데 안 갈 이유가 없잖아!

 

 

 

...해서 호텔 체크아웃 때까지 시체놀이를 하고 싶었던 동행인을 설득, 아침을 든든히 챙겨 먹고 동물원 구경에 나섰다.

 

그런데 입장 직후부터 뭔가 살짝 꼬이는 느낌을 받았다. 맹수관이 수리중이라는 거다.

 

아니 뭐니 뭐니 해도 동물원은 사자 호랑이 아닌가. 이래도 되는 건가 이거?

 

그래서 안내판이 인도하는대로, 아쉽지만 사자/호랑이를 볼 수 있는 실내 축사로 향했는데...

 

 

 

이 친구는 아마도 삵쾡이 종류인가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새끼 사자였던 것 같다.

 

매우 수줍음을 타서 얼굴을 정면으로 볼 수가 없었다.

 

아무튼 야행성인 고양이과 동물인데 오전에 밖에 나와 있다는게 신기하다 싶더니...?

 

 

바로 옆 칸에 이 암사자 언니가 있었다.

 

 

거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꽤 가깝다.

 

 

사실 동물원 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맹수 축사는 대개 관람 라인으로부터 동물이 꽤 멀리 떨어져 있다. 그리고 그 동물들은 대개 - 특히 고양이과의 큰 맹수들은 - 축 늘어져 있는게 보통이다. 그런데 이 누나는 뭔가 아침부터 심사가 뒤틀린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지금 생각엔 아마도 조반 시간인데 사육사가 늦잠을 자서 타이밍을 못 맟춘게 아닐까 싶다.

 

갑자기 으르렁 으르렁 어흥 사자후를 토해내기 시작한다.

 

 

이렇게 철창에 바로 코를 박고 어흥 하는데... 오줌 쌀뻔 했다.

 

이게 실내라 소리가 좀 울려 주는 효과도 있긴 했을텐데, 바로 저 약 2m 거리에서 라이브로 사자후를 들으니 그냥 오금이 저리고 도망가고 싶어지는 거였다. 금세라도 저 철창을 뜯어내고 내 내장을 파먹으러 뚸쳐나오실 것 같은 박력이 느껴지더란 얘기다. 사자후라는 말은 괜히 만들어 낸 게 아니었다.

 

아무튼 그만치 무시무시했다.

 

아 무서. 생각해 보면 지금도 오금이 저리다.

 

 

그리고 밖에 나오니 표범과 저 이름 모를 새의 조화가.

 

 

37만 제곱미터라고 하는데, 이렇게 도심 한 복판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아름다울 뿐이다.

 

물론 37만 제곱미터도 절대 작은 규모는 아니지만 사실 규모는 과천대공원이 훨씬 더 크다.

 

 

그리고 동물과 가까이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하려고 애쓴 흔적이 크다.

 

이를테면 기린 같은 경우엔 아예 맘 먹으면 슥 나올 수도 있을 정도.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하마관.

 

 

이런 식으로 물 반, 땅 반의 구조다. 물론 땅 쪽에선 봐도 별 게 없다.

 

 

다들 물 쪽에서 하마를 보고 있다.

 

 

사실 누가 봐도 그렇게 환영받을 생김새는 아닌데,

 

 

이 상황에선 다들 너무 반가워한다.

 

 

물결을 헤치고 나아가는 위풍당당

 

 

그리 날렵하진 않지만

 

 

 

어쨌든 물속 모습을 보여주니 다들 너무나 좋아한다.

 

 

 

하마인가 바다코끼리인가

 

 

아무튼 하마 안녕

 

 

그리고 개인적으로 대단히 애착을 갖고 있는 백곰을 보러 갔다.

 

 

애착의 이유를 묻지 말라고

 

 

아 씨원해

 

 

야 콜라 마셔

 

 

응 콜라 어디?

 

 

에잇 젠장

 

아무튼 매우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북극에서 이 정도 거리였다면... 그냥 점심이 되었겠지만.

 

 

그리고 또 매우 감명깊었던 늑대 축사

 

 

이렇게 먹이를 준다.

 

대략 봐도 소고기인 듯 한데 덩어리가 2kg 정도는 될 것 같다.

 

 

물론 그렇게 좋은 고기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쟤 먹이려면 비용이 장난 아닐 듯.

 

 

아무튼 적나라하게 먹어준다.

 

 

가깝긴 한데 얘도 가끔씩 고기 먹다가 고개 들어 쳐다보면 눈빛이 일반 개 종류는 아니다.

 

 

조금 떨어져서 사진.

 

 

그리고 바다사자관.

 

 

먹이 주고 할건 다 하는데 다른 동물원처럼 특별히 교육받은 애교나 쇼는 없다.

 

뭐 동물 스트레스 주지 않으려는 의도라면 그런가 보다 하고.

 

그런 거 보시려면 한국이나 일본 가세요.

 

 

아무튼 5일간 웰컴카드, 뮤지엄 패스 사서 잘 쓰고 다녔다.

 

베를린에선 꼭 필요합니다. 사 두세요.

 

아, 내가 태어나서 택시 이하론 타 본 적이 없어 하는 분들은 없어도 됩니다. 죄송.

 

 

베를린 공항 라운지. 규모는 프랑크푸르트가 훨씬 크지만 이쪽이 더 알차다.

 

음식도 맛나고.

 

 

유럽 대륙 내에서의 항공사 비즈니스석은 사실 좌석 편의성 면에선 아무 의미가 없다. 요즘 유행하는 풀 플랫, 그러니까 180도로 펴지는 좌석 절대 아니고, 다소 무시하듯 부르는 '우등고속형 좌석' 도 물론 아니다. 그냥 똑같은 이코노미 좌석이 3석 나란히 있으면 그 중 가운데 좌석을 비워 주는 것 정도가 비즈니스석의 현실이다.

(안 타본 사람은 잘 모름)

 

 

그래서 비즈니스석의 유일한 장점이라봐야 '라운지에서 술과 밥을 준다' 정도.  

 

 

독일답게 상당히 양질의 화이트 와인을 준다.

 

 

그렇게 해서 근 열흘간의 프라하/베를린 여행이 끝났다.

 

 

폴커 안녕. 다음에는 좀 더 자연과 도시가 만나는 지역으로 가 봐야겠다.

 

베를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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