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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 출발은 참 창대했다.

 

사실 저런 하늘 아래서 아무도 없는 길을 달린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 아님?

 

 

셋째날의 코스는 지도 오른쪽 라비스타 아칸가와 호텔에서 오른쪽 빨간 표시, 즉 모리노료테이 비에이 료칸까지다.

 

대략 240~260km, 4시간에서 4시간 30분 정도의 거리라고 보여진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좀 코웃음을 쳤다. 240km에 4시간이면 누가 봐도 시삭 60km 아닌가.

 

누가 60을 지켜, 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좀 오산이었다.

 

아무튼 달리는 길엔 처음엔 햇살도 좋고,

 

 

그런데 길이 슬슬 이렇게 되더니,

 

 

잠시후 결국은 이렇게 됐다.

 

가는 동안에도 눈이 펑펑. 그런데 정말 놀라울 정도로 제설차가 신속하게 현장으로 출동한다.

 

 

그리고 이날의 끝은 결국 이런 것.... ㅜㅜ

 

뭐 조난의 느낌이었다.

 

아무튼 이건 한참 나중, 해진 뒤의 일이고...

 

아침부터 고속도로를 한참 달리던 우리는 뒤늦게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홋카이도 고속도로엔 간혹 휴게소가 있다 해도 한국 같은 식당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

 

허기도 허기인데다 차도 배를 채워야 했다.

 

그래서 토카치시미즈(十勝淸水)에서 잠시 고속도로를 빠져나왔다.

 

 

지나가다가 '소바'라는 큰 간판을 보고 들어간 집.

 

이름은 메분료(目分料, めぶんりょう), 주소는 다음과 같다.

 

〒089-0113 北海道上川郡清水町南5条3丁目1

 

 

 

이 집의 대표는 오리탕에 간장을 섞은 오리 장국에 찍어먹는 소바였다. 맛있었다.

 

위쪽의 쯔유도 그리 진한 맛은 아닌데 아무튼 소바인들이 찾아가도 후회는 없을 거라고 생각.

 

어쨌든 나중에 알고 보니 미슐랭가이드2017의 미슐랭플레이트에 선정된 집이라고! (으쓱)

 

 

그러나 그 뒤로 다시는 저런 여유를 부리지 못하고, 심지어 고속도로 분기점을 지나치는(!) 참사...

(2차선인 홋카이도 고속도로는 한번 지나치면 한시간은 더 달려야 돌리는 길이 나옴)

 

그리고 그걸 좀 만회해 보겠다고 중간 산길로 빠져나왔다가 정말 한 2시간 동안 다른 차를 하나도 만나지 않는 산길을 실컷 달렸다. 나중엔 정말 무서울 정도.

 

그 덕분에 진정한 설산의 비경을 여러번 봤지만 내려서 사진을 찍을 만한 여유도 부리지 못하고 ㅠㅠ

 

그렇게 해서 후라노를 지나 비에이 지역으로 접어들었으니, 꼭 보고 가야 할 것이 있었다.

 

 

바로 비에이 지역의 경승 중 하나로 유명한 아오이이케(青い池).

 

〒071-0235 北海道上川郡美瑛町白金

 

천연호수는 아니고 인공호수지만, 저 푸른 물빛으로 유명한 곳이다.

 

당연히 겨울에는 저 물도 어는데, 그 얼어붙은 수면을 이용한 조명 쇼가 겨울용 특선 상품.

 

아칸호에서 출발한지 약 7시간만에 아오이이케에 도착, 거의 조명 쇼 시간에 딱 맞출 수 있었다.

 

(이게 어쩌면 행운이랄까? 한 30분 먼저 도착했으면 료칸에서 눈길을 뚫고 다시 나오기 귀찮아서 못 봤을 수도 있다.)

 

 

 

 

사진상으로는 꽤 밝게 나오지만 실제로는 이렇지 않다.

(RX 100 시리즈의 왜곡. 사진은 나오지만 흔들리기 쉽다.)

 

 

왼쪽에서 이렇게 조명을 때리고 있고, 그 조명 아래에 제법 많은 사람이 조명 색이 바뀔 때마다 탄성을.

 

 

눈은 끝없이 쏟아진다.

 

 

 

뒤쪽에서 보면 이렇다.

 

서울에서 1년치 맞을 눈을 하루에 다 맞은 듯.

 

볼만큼 봤으니 철수.

 

 

BLUE FOND라고 써 있는 아오이이케에서 모리노료테이는 3.4KM, 정상적으로 5분 이내 거리다.

 

하지만 폭설 속에서 이 3.4KM는 정말 30KM같은 위력을 발휘했다.

 

심지어 간판이 하나도 안 보여서 지나칠 뻔했다.

 

 

아무튼 천신만고끝에 도착한 모리노료테이.

 

한국 관광객들에게도 이미 꽤 알려진 곳이다.

 

 

 

이곳의 특징은 거의 모든 객실이 별채처럼 되어 있고, 개별 노천탕이 딸려 있다는 점.

 

 

 

 

이것이 바로 개별노천탕이다.

 

즉 객실마다 탕이 딸려 있다는 것인데... 방마다 독탕이 딸려 있는 것과 모든 손님이 함께 사용하는 대욕장만 있는 것의 차이는,

 

뭐랄까 화장실이 딸린 방과 공동화장실을 사용하는 방의 차이 정도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큰 차이다.

 

 

그리고 이렇게 욕탕에서 눈이 쌓인 바깥 숲을 바로 바라볼 수 있다는 건 이만저만한 메리트가 아니다.

 

대부분의 노천탕들이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사실상 하늘만 겨우 볼 수 있게 해놓은 데 비하면 엄청난 개방감이다.

 

 

젠사이

 

 

스이모노

 

 

오쓰구리

 

 

음...니모노? 전복찜.

 

 

야키모노? ;;

 

 

요우자라? ^^ 로스트비프가 나왔다.

 

아게모노!

 

갑자기 왜...? ;;

 

 

도메자카나

 

미즈가시. 샤베트를 얹은 푸딩.

 

플레이팅이며 격식은 모리노료테이의 승리. 그릇 하나에도 꽤 신경 쓴 기색이 역력하다.

 

그런데 재료나 맛은 아무래도 라비스타 아칸가와의 편을 들게 된다.

 

물론 저녁 세끼 연속으로 가이세키 요리를 먹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아무튼 진종일 눈길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운전을 한 뒤 밥까지 잔뜩 먹었으니 더 버틸 재간이 없다.

 

시체가 된다.

 

 

 

 

그리고 다음날은 이런 설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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