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008년 8월에 런던에 가면 반드시 할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빌리 엘리어트 보기'였습니다. 워낙 많은 분들이 찬사를 뿌렸고, 2005년 이후로 영국에 갔다 온 사람들은 죄다 '빌리 엘리어트' 얘기 뿐이더군요. 올해 10월부터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이 열리고, 언젠가 한국에서도 무대에 올려질테니 보긴 보게 되겠지만,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물론 다 아시겠지만 이 '빌리 엘리어트'는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 엘튼 존이 노래를 만들어 붙인 뮤지컬입니다. 아마도 '아이다'와 '라이온 킹'을 제치고 엘튼 존 최고의 뮤지컬로 남지 않을까 싶은 작품입니다. 이 뮤지컬이 상영되는 극장은 웨스트 엔드의 다른 극장들과 좀 떨어진 빅토리아 팰리스 시어터였습니다.

저번 비싸게 먹기편에서 설명한대로 고든 램지가 운영하는 호스피탈 로드의 폭스트로트 오스카(Foxtrot Oscar)가 버스로 약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한 코스로 묶을 만 합니다.^ 아, 물론 이 극장은 런던에서 시외로 나가는 버스 거점인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의 바로 앞에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빅토리아 스테이션에서 뒤로 바로 돌아서면 빅토리아 팰리스 시어터가 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각선 방향으로는 위키드(Wicked)가 상연되고 있는 아폴로 시어터가 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키드'를 볼까도 생각했지만 '라이온 킹'의 경험으로 미뤄 볼 때 아동극은 제 취향이 아닌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극장 앞에는 이미 줄이 가득.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광객 본연의 자세로 기록.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극장 안도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건 막이 오르기 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줄거리는 영화와 똑같습니다. 대처 수상 치하의 영국. 자원 고갈로 경제성이 떨어진 탄광에 대해 대처 정부는 감원을 비롯한 엄격한 경쟁력 강화 조치에 들어갔고, 광부들은 파업으로 여기 맞서고 있었습니다. 광부들의 생활은 악화될대로 악화됐고, 그런 가운데서도 소년 빌리는 우연한 기회에 무용에 눈을 떠 춤의 세계로 빠져듭니다.

영화와 뮤지컬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빌리에게 춤을 가르쳐 주는 윌킨슨 부인과 일찍 죽은 빌리의 엄마(영화엔 안 나옵니다)가 겹쳐지는 장면이 좀 추가된 정도죠. 물론 무대에서 표현이 불가능한 경찰관과 시위대의 대립 같은 장면들도 상당히 잘 고안된 장치로 실감나게 보여집니다.

그러나 가장 나빴던 점은 대사를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다는 점. 영어실력도 실력이지만 워낙 사투리 억양이 강하다 보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뮤지컬의 결말은 영화의 결말과 살짝 다릅니다. 아,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어른 빌리는 이미 뮤지컬 중반에 등장합니다. 소년 빌리와 함께 '백조의 호수'에 맞춰 춤을 추죠.



그 분위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엘튼 존이 부르는 'Electricity' 뮤직비디오를 보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이 노래는 -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기억하실 - 왕립 무용학교 입학 면접때 빌리가 하는 대답, "춤을 출때면 전기가 내 몸을 따라 흐르는 것 같아요"를 대신하는 곡입니다. 뮤지컬의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장면이죠.




엘튼 존의 걸쭉한 목소리보다는 제 3대 빌리(초대 빌리라고도 하죠)인 리엄 모우어 군이 부른 버전이 더 잘 어울립니다.




이번 뮤지컬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인 'Solidarity'. "Solidariy, Solidarity, Solidarity Forever"라는 후렴구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빌리 엘리어트 전편의 예고편.




웨스트엔드에서 본 빌리 엘리어트의 소감을 정리하라면, 통상 수많은 뮤지컬들이 히트하는 노래가 있느냐 없느냐에서 성공과 실패로 갈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해 이 뮤지컬은 음악적으로는 그리 뛰어나다고 보기 힘듭니다. 'Electricity'를 비롯해 등장하는 노래들 중 '아, 이 노래!'할만한 곡이 귀에 쏙 들어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뮤지컬은 탁월한 무대 연출과 소년 빌리들의 대활약으로 롱런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원작 영화의 힘이 크게 작용했을테고, 소년 빌리에 초점을 맞춘 화려한 안무가 뒷받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만큼 이 뮤지컬은 무대를 보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팬텀'의 오리지널 캐스트 CD가 전체 뮤지컬의 60% 정도를 갖고 있다면 이 뮤지컬의 오리지널 캐스트 CD는 기껏해야 30% 정도를 이해하게 해 줄 뿐입니다.

일부의 '뮤지컬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는 극찬은 좀 지나치다 싶지만 세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릴 정도로 재미있는 작품인 것은 분명합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반드시 감상할 것을 추천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원작 영화를 다시 참고했지만, 역시 빌리는 그리 착한 놈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왕립 무용학교에 합격했을 때, 빌리는 윌킨슨 부인에게 달려가 합격 사실을 얘기하며 "전부 선생님 덕분이에요!"하고 울먹여야 했을 것 같지만 전혀 그러지 않았습니다. 영화와 뮤지컬에서 모두 윌킨슨 부인은 딸 데비를 통해 빌리가 합격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죠. 정말 배은망덕한 놈 아닙니까?

하지만 마음이 하해와 같은 윌킨슨 부인은 런던으로 떠날 때가 되어서야 기껏 찾아온 빌리를 축복해 줍니다. 빌리는 마지못해 "고향에 자주 돌아올 거고, 올 때마다 만나뵈러 올게요"라고(놈이 하던 행태를 보면 당연히 맘에 없는 얘깁니다) 말하지만, 윌킨슨 부인은 "아냐, 너는 그럴 리가 없어"라고 못을 박아 줍니다. 그리고 나서 말하죠. "뒤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가. 성공을 향해서."

그렇게 해서 빌리는 발레리노로 성공했고, 그동안 자신을 뒷바라지했을 아버지나 형은 그냥 나몰라라 했을 겁니다. 기껏 공연에 초대는 했지만 "뒤풀이 파티에 가야 해요"라고 가족들 앞에 그냥 등을 보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성공이란게 원래 이런 면이 있긴 하죠.


p.s. 2 브로드웨이 공연을 위한 미국 빌리 역 소년들의 오디션 장면입니다. 총 1500명이 지원했다는군요. 2분43초쯤에 저희가 웨스트엔드에서 본 빌리가 나옵니다.







 

신고
Posted by 송원섭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08.10.23 14:4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ikari 2008.10.23 16: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영화에 이어 뮤지컬도 기대하렵니다.
    빌리에 대한 평가 가혹하십니다. ^^

  3. 후다닥 2008.10.23 16: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일단 공개 댓글로는 1등
    별거에 다 집착한다는...

  4. 후다닥 2008.10.23 16: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거로도 일등이 아니군요...
    빌리엘리엇 영화 진짜 재미있게 봤는데 뮤지컬도
    궁금해집니다...

  5. 순진찌니 2008.10.23 16: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나쁜 엘리엇..
    빌리는 나쁜넘.

    궁금해지네요..
    나쁜넘이 얼마나 나쁜지..ㅋㅋ

    오늘도 출장나왔습니다.

    담에 출장없을때.. 영국으로 날라가서 꼭 보고 싶네요.

  6. nanjappans 2008.10.23 17: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빌리의 아버지가 자꾸 떠오르네요....
    어느곳이나 아버지의 이미지의 공통점은 비슷하지 않을까...생각합니다

    • 송원섭 2008.10.24 10: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영화에선 그 아버지가 크리스마스날, 웃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참 가슴아픈 신이었죠.

  7. still 러브 세리 2008.10.24 00: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 때마침 뉴욕에도 빌리 엘리옷이 개봉한다는 군요. 근데 엄청난 인기인가 봅니다, 티켓이 매진이거나 아직 디스카운트가 안나와서 영화를 먼저보고 좀 기다렸다가 봐야겠슴니다.

    근데, 개인적으로 Wicked 대박이던데..

    너무 재미있어서 2번 봤는데..

    마음에 드는사람있슴, 꼭 Wicked같이보라고 강추!!!

    • 송원섭 2008.10.24 10: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이 영화를 아직 안 보셨단 말씀? 하긴 wicked도 팬이 많더군요.

  8. jsyqa 2008.10.24 00: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위키드가 아동극이라니;; 형님- ㅎㅎ

  9. 2008.10.24 08:4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0. 아자哲民 2008.10.24 10: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1.
    빌리엘리엇의 찬사를 하는 사람도 2005년 이후 영국에 갔다온 사람도 제 주변에는 없군요. 물론 빌리엘리엇 뮤지컬의 존재를 아는 사람역시 없군요.


    몇일전 회사에서 직원연수로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초 저가임이 확실해 보이는 패키지 여행의 가이드는 라텍스, 보석, 보이차 공장으로 관광객을 몰고 다녔고, 흔치 않은 관광타임에서는 10까지, 20분까지를 외치더군요.


    走馬看山과 비싸세(싸게)먹기, 빌리엘리엇 등은 100만광년 정도 거리가 있는 듯 합니다.


    2.
    송기자님의 빌리에 대한평을 읽고나니 시네마천국에 살바토레가 오버랩 되는군요.
    윌킨슨부인의 장례식쯤이면 빌리가 고향에 돌아올까요?

    • 송원섭 2008.10.24 10: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사실 패키지에서 가장 열받을 때는 실컷 무슨 공장 무슨 상점으로 끌고 다닌 뒤에 정작 중요한 관광지에선 "자, 30분 드리겠습니다" 할 때죠.

  11. 미스띠 2008.10.24 11: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빌리엘리어트 저도 특이하게 아직영화로도 못봤답니다;
    담에 또 영국갈 기회가 있으면 보고싶네요^^
    근데 뮤지컬에서 사투리를 쓰나요?
    갑자기 궁금해져서^^

    • 송원섭 2008.10.24 11: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위 내용에도 있지만 - 그래서 한마디도 못 알아들은 거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12. 런던사랑 2008.10.30 09: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빌리 엘리엇 보고 나서 런던에 오는 분들에게는 꼭 그걸 보라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봐서 내용을 알기 때문에 대사를 거의 못알아들어도 웃고 울고 했던거 같아요.
    그리고 정말 소년들의 춤은 정말 감동이었어요!!
    역시 명불허전!
    근데 정말 빌리가 나쁜녀석일까요? 혹 모르죠. 예술가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들중에 일부는 그냥 이기적이기만 한 사람도 있는듯해서 딱히 나쁘다는 인상은 안받았었는데 말이죠.

    사실 런던에서 하는 다른 뮤지컬들은 보다 졸기까지 했었는데 말이죠..

    강추 한표~

  13. 2009.05.15 17:00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 여행의 목표였던 '8일에 공연 8개 보기' 미션을 마쳤습니다. 가장 비싼 공연은 런던에서 본 '빌리 엘리어트(60파운드)'였는데 가장 싼 공연은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발에서 본 '어새신(7파운드)'이었습니다. 거의 1/10 가격이죠.

물론 공연의 수준, 공연장의 수준, 배우의 수준 등 모든 조건을 무시하고 가격 차이만 강조한다면 말이 안 됩니다. 비싼 공연은 비싼 공연대로 제 값을 하죠. 또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쉽게 접하기 힘든 작품들을 실연 무대로 볼 수 있다는 건 에딘버러 프린지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쉽게 찾아오지 않는 기회입니다.

이번 프린지에서는 '어새신'과 '리틀 샵 오브 호러' 두 편을 봤습니다. 나름대로 지명도는 꽤 있는 작품들입니다. '어새신' 은 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스티브 손드하임의 작품으로 미국 대통령을 암살했거나 암살을 기도했던 저격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찾아보니 '암살자들' 이란 제목으로 2005년에 국내에서도 공연된 적이 있었습니다. 오만석이 주연이었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국 대통령 중에서 총 맞아 죽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긴 하지만, 이렇게 암살범이나 암살 시도범이 많은지는 저도 몰랐습니다. 꼽아 보면 이렇게 많더군요.

리온 촐고스(Leon Czolgosz) - 윌리엄 매킨리 암살범
존 힝클리(John Hinckley) - 로널드 레이건 암살 미수범
찰스 기토(Charles Guiteau) - 제임스 가필드 암살범
주제페 상가라(Giuseppe Zangara) - 프랭클린 루스벨트 암살 미수범
사무엘 빅(Samuel Byck) - 리처드 닉슨 암살 미수범
리넷 프롬(Lynette "Squeaky" Fromme) - 제럴드 포드 암살 미수범
사라 제인 무어(Sara Jane Moore) - 제럴드 포드 암살 미수범
존 윌크스 부스(John Wilkes Booth) - 에이브 링컨 암살범
리 하비 오스월드(Lee Harvey Oswald) - 존 F 케네디 암살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벌써 암살당한 사람이 4명이나 되는군요. 물론 암살 미수범은 이 뮤지컬에 나오는 것보다 훨씬 많겠죠. 아무튼 막이 오르면 독점 무기상(proprietor)이 암살자들에게 총을 나눠줍니다. 모든 암살자가 소개되면서 이 뮤지컬의 테마 송이라고 할 수 있는 '누구든 권리가 있어(Everybody's got the right)'이 흘러나옵니다.

 
(동영상을 다시 보니 사무엘 빅-산타 복장-역으로 마리오 칸토니가 나오는군요. 누구냐면... 그 왜 '섹스 앤 더 시티'에서 게이 안소니 역으로 나오는 배우 말입니다.)


무슨 권리일까요. 당연히 '대통령을 죽일 권리'입니다. 이 뮤지컬이 블랙 코미디라는 걸 잊으시면 안됩니다. 암살자들 중 존 윌크스 부스는 '우리의 위대한 개척자'로 소개됩니다. '당신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든, 그 문제는 대통령을 총으로 쏨으로써 해결될 것'이라는 게 첫 장면의 내용입니다.

이런 식으로 뮤지컬 '어새신'은 암살자들의 사연과 말도 안되는 행태를 보여줍니다. 당연히 하이라이트는 자살을 생각하고 있던 리 하비 오스월드에게 맞춰집니다. 사회부적응자인 오스월드에게 등장인물들은 "왜 자살따위를 해? 그러지 말고 대통령을 쏴! 어리석게 무명으로 죽지 말고 존 윌크스 부스처럼 역사에 남아!"라고 설득합니다. 결과는...

'어새신'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나 클로드 미셸 숀버그, 알란 멘켄의 뮤지컬처럼 아름다운 멜로디로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작품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 사회에 대한 촌철살인의 풍자는 다른 어떤 뮤지컬에서도 보기 힘들죠. 브로드웨이에서 장수한 작품은 아니지만 수많은 학생 극단이나 소규모 단체들이 끊임없이 이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는 이유는 충분해 보였습니다.

레이건을 저격한 뒤 "조디 포스터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랬다"고 증언한 존 힝클리와 연쇄 살인마 찰리 맨슨을 사랑하는 리넷 프롬의 듀엣곡 'Unworthy of your love'입니다.




이번에 에딘버러 프린지에서 본 '어새신'은 Rather Like a Shark/DULOG라는 단체의 무대였습니다.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만 공연하는 뮤지컬의 한계는 이미 지난 2002년 프린지에서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이번 공연은 그런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그냥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봐야 할 것 같더군요. 전체 출연진 중에서 프로페셔널한 가창력이나 무대 적응력을 가진 배우는 3-4명 정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열의는 높이 평가할 만 했다'고 해야겠죠.

밤 10시 공연이라 공연장인 베들렘 극장은 깜깜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공연장 주변은 와글와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극장 입구의 카페에서 술이며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에 한창인 관객들이 한바닥이었습니다. 축제 기간인 탓도 있었겠지만,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그만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작할 때의 무대. 왼쪽의 연주석이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두번째 뮤지컬은 '리틀 샵 오브 호러(The little shop of horrors)' 입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여러번 공연된 적이 있는 작품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딘버러에는 C라는 이름을 가진 공연장이 여럿 있습니다. 프린지에서는 모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소극장들인데, 이번 '리틀 샵 오브 호러'를 본 곳은 C계열인 C too(C2라는 뜻)였습니다. 에딘버러 성 바로 입구의 수백년 된 돌 저택을 지하층을 개조한 극장이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연 시작 전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안뜰도 있습니다.

'리틀 샵 오브 호러'는 로저 코먼의 1960년작 영화를 알란 멘킨이 1982년 오프 브로드웨이용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입니다. 1986년에는 다시 뮤지컬로 영화화됐고(스티브 마틴이 출연합니다), 2003년에는 마침내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됩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알라딘', '포카혼타스'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신화에 한몫을 담당한 달러박스 작곡가 알란 멘킨이 최초로 만든 뮤지컬이라는 점에 주목해야겠죠.

줄거리는 아주 단순합니다. 부모도 없이 꽃집 점원으로 일하는 시무어 크렐번은 지극히 소심하고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청년입니다. 그리 약지도 못해서 꽃집 주인인 무쉬닉에게 늘 이용만 당하죠. 같은 꽃집에서 일하는 오드리를 짝사랑하지만 오드리는 애인인 치과의사 오린에게 늘 구타를 당하고 삽니다.

그런 시무어가 어느날 이상한 식물의 싹을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문제는 이 식물이 말도 할 줄 알고, 심지어 사람을 잡아먹는 외계에서 온 괴물이었던 거죠. 하지만 시무어는 이 식물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오드리의 이름을 붙여 '오드리 2' 라고 부르며 지극 정성으로 보살핍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왠지 엄청난 비극이 될 것 같지만 이 뮤지컬은 이런 사연을 아주 경쾌한 코미디로 풀어갑니다. 물론 블랙코미디죠.)

소극장 공연을 위해 이 뮤지컬의 장점이라면 아주 제한된 캐릭터로 공연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위 내용에 나오는 다섯명의 배우 외에 각각 쉬폰, 크리스탈, 로넷이라는 이름이 붙은 세 명의 여성 코러스만 있으면 공연이 가능합니다.

출연진이 적은 반면 음악적으로는 대단히 탄탄합니다(당연하죠. 알란 멘킨의 명성이 짤짤이에서 딴 건 아닙니다). 가장 잘 알려진 노래는 식인식물 오드리2의 곡인 'Feed Me' 입니다. 영화판에서 오드리2 역은 왕년의 R&B 그룹 포탑스의 리드 보컬 리바이 스텁스(Levi Stubbs)가 맡았습니다.



한곡 더 하자면 악당 치과의사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는 노래. 'Dentist Song'입니다. 스티브 마틴의 젊은 모습이 낯설지도.^^ (아래 동영상엔 없지만 영화에서 환자 역으로 빌 머레이가 나오기도 합니다. 놀랍게도 이 환자 역은 1960년작 영화에선 젊은 잭 니콜슨의 배역이더군요.^^)



제가 본 '리틀 샵 오브 호러'는 FirstMinute Productions in Association With Ben Monks & Will Young(http://www.dontfeedtheplants.com/home.html)이란 연기단체의 무대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이 뮤지컬을 소극장에서 공연할 때 아마도 가장 돈이 드는 부분은 식인식물의 시각적인 구현일 겁니다. 뭘로 만들든 간에 상당히 돈이 드는 구석이기 때문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소한 이 사진 정도는 써 줘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이번 프린지 무대에서의 식인식물은 아주 단순하게 만들어졌습니다. 화분 대용의 큰 들통과 녹색 타이즈를 입은 사람만으로요. 괴물을 만드는 소도구비용은 단 한푼도 들지 않았습니다. 이것만으로도 꽤 예산 절약이 되지 않았나 싶은데, 의외로 대단히 효과적이었습니다. 아무런 추가 장비 없이 괴물이 희생자를 잡아먹는 모습까지 깔끔한 연출로 커버해버리더군요. 일단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할 만 했습니다.

게다가 주연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가 대극장에서도 충분히 통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코러스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길 바라는 건 무리였지만, 다섯 주역은 입장료가 2만원이란 게 미안할 정도의 실력을 과시했습니다. 사진 찍는데 상당히 과민한 듯 해서 무대 사진은 찍을 수 없었지만 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리틀 샵 오브 호러'는 대형 무대나 찬란한 효과를 쓰지 않고도 뮤지컬의 묘미를 맛볼 수 있게 하는 '훌륭한 소품'의 대표적인 예로 불릴 수 있을 듯 합니다. 무엇보다 큰 무대를 앞두고 있는 미래의 스타들이 단련하기 위해서는 이런 작품들이 좀 더 자주 무대에 올려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지난 2002년에 본 작품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마빈 햄리쉬(뮤지컬 '코러스 라인'의 작곡자이며 영화 '스팅'과 '더 웨이 위 워'로 오스카상을 받은 인물입니다)의 소품 '그들이 우리의 노래를 하고 있어(They're playing our song)' 도 6-8명이면 충분히 공연이 가능한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작품은 작아도 음악이나 드라마가 주는 감동은 절대 작지 않았다는 점을 전제로 해야겠죠. 2만원짜리 뮤지컬의 감동이 20만원짜리보다 훨씬 더 클 수 있으니까요.

서울의 작은 극장에서도 이런 작은 뮤지컬들이 자주 올려지고, 늘 자리가 꽉 차지는 않더라도 무대와 객석에서 열의에 가득 찬 눈동자들이 서로 부딪히는 광경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뮤지컬 붐이라고는 하지만 20만원짜리 뮤지컬은 꽉꽉 차고 5만원짜리는 손해를 보는 상황, 특정 스타가 출연하는 회차만 매진되고 나머지 회차는 자리가 비는 상황은 결코 건강하다고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신고
Posted by 송원섭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우기 2008.09.16 09: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쎄신, 리틀 샾 오브 호러 모두 한국에서 공연할 때 봤었는데 솔직히 저는 별로 였습니다.

    그런데 그게 원작이 제 취향이 아닌건지, 아닌 한국팀의 공연이 제대로 못살린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특히 리틀 샾 오브 호러는 좀 지루했거든요.

    저도 언젠가 영국으로 날라가 공연에 푹빠지고 싶네요^^

  2. 후다닥 2008.09.16 10: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올해는 꼭 와이프랑 부늬기 잡으면서 뮤지컬 보기로 했는데..
    아 약속을 지키고 싶어요

  3. 푸우 2008.09.16 11: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맛있는 건 아껴먹는 습관이 있어서... 추석동안 3개 글이 있어서 이 글을 가장 나중에 기대하면서 봤는데...역시 한국은 아니었군요... 추석 잘 보내셨어요? ^^ (언니는 다양한 스카프를 준비하셨나봐요..역시! )

  4. 한잔술에 2008.09.16 12: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냥..그냥..보는것만으로도..듣는것만으로도 좋네요...

  5. 아자哲民 2008.09.16 13: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백만년만에 공연을 봤습니다. '고궁뮤지컬 대장금'

    식견이 높지 않기에 이 블로그에서 뭔가를 코멘트 하는 건 삼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마디 하자면 가격이 무척 저렴하더군요.(R 5만, S 3만) 이 정도만 가격이면 얼마든지 부담할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6. 순진찌니 2008.09.16 16: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역시 형수님은 미인.. ㅋㅋ
    가구싶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공연을 볼수있음 넘 좋을듯..
    휴일에도 출근하는 순진찌니는 공연이 너무 보고싶담니다.
    아. 전에 라만차의 기사를 봤는데..
    형님이 블록에 올린..
    임파서블 드림이 나오는 순간.. 왈칵 하데요..
    제가 감수성이 예민해선지.. 아님..
    푼수라그런지 몰겠지만..
    서곡나올때부터 뛰는 가슴은 꿈 .. 이룰수없는 꿈.. 하는 부분에서 한번 왈칵하고.
    죽어가는 할부지가 일어났을때 한번더 왈칵하고..
    암튼 재미있는.. 일하다 맥빠졌을때 충전용으로 보면 더욱 좋은 뮤직컬이더라구요..
    전 선물양과 같이 봤는데.. 이 아가씨도 좋다고 하데요..ㅋ
    형님 빨리 몸을 추수리고 한번 만나뵙고 한잔 하시죠.

    아.. 영화는 영화다를 봤습니다.

    좋은 영화데요.. 재미있게 봤습니다. 추천고맙습니다.

  7. 아이고^^ 2008.09.16 20: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민감하지 않아도...
    공연장에서는 카메라는 잠시 코자~ 지요.^^

    시작하기 전에 여기 왔다~ 하고 찍으려고만 해도
    와서 제지하는 곳도 아주 많은데요.

  8. 우유차 2008.09.17 09: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알란 멘킨 짤짤이 부분에서 푸하하하 했습니다. 짤짤이로 연결되는 추억이 있으신가요? ^^

    • 송원섭 2008.09.17 10: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학교 다닐 때는 '내가 그거 짤짤이로 딴 줄 아냐?'라는 말이 유행하곤 했죠.^

  9. 릴게임 2017.02.26 13: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바다이야기
    국내 최고 업계 승률
    입출금 5분이내 실시간처리
    입출금 수수료 無
    오프라인매장 그대로 완벽재현
    실새없이 터지는 고배당과 이벤트
    https://goo.gl/5aoQFu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왕년에 여성 3인조 밴드의 리더였던 도나(메릴 스트립)는 그리스의 한 섬에서 작은 호텔을 경영하며 스무살 난 딸 소피(아만다 세이프리드)의 다소 이른 결혼식을 맞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게 한이 된 소피는 도나의 일기장을 뒤져 '날짜상' 자신의 아버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세 남자를 하객으로 초청해버립니다.

그렇게 해서 섬에 나타난 건축가 샘(피어스 브로스넌), 여행가  빌(스텔란 스카스가드), 은행가 해리(콜린 퍼스)의 세 남자. 과연 이들 중 누가 자신의 친아버지인지를 알아내려는 소피의 막무가내 무용담이 펼쳐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뮤지컬 '맘마미아'(아바가 인기있던 시절만 해도 이 노래의 제목은 그냥 '마마미아'였는데 한번 뮤지컬 제목을 저렇게 지어 놓으니 그냥 저게 표준이 되어 버립니다)는 영화화하기 그리 쉬운 작품은 아닙니다. 뮤지컬이든, 연극이든 무대에 올려졌던 작품들을 놓고 보면 아무래도 이야기가 강한 쪽이 스크린에 옮겨놓기가 훨씬 쉽습니다.

작품별로 설명하자면 '사운드 오브 뮤직'같은 작품이 '에비타'나 '시카고'보다는 훨씬 쉽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오히려 영화화로 득을 보기도 하죠. 무대에 올려진 '사운드 오브 뮤직'도 훌륭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스크린으로 보면 잘츠부르크의 그림같은 절경이 보너스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뮤지컬은 아니지만 '아마데우스' 같은 작품도 연극보다는 영화로 만들어 놓았을 때 훨씬 더 관객을 기쁘게 할 수 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줄거리보다는 무대 연출의 묘미를 살린 작품일수록 극장에서는 삐거덕거리기 쉽습니다. 영화판 '시카고'가 극찬을 받은 것도 그런 한계를 잘 넘어섰기 때문이죠. 연극 무대에서는 당연히 무시해도 좋을 부분을 영화에서는 '뭔가'로 채워 넣어야 하는데, '시카고' 처럼 미니멀한 무대가 빛났던 작품에서 그 '뭔가'를 잘못 채워 넣으면 군더더기로 보이기가 십상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튼 본래 무대 연출가 출신인 필리다 로이드 감독은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경이 지원사격을 해 주는 가운데 '맘마미아'의 화려한 무대를 깔끔하게 화면에 옮겨놓는데 성공했습니다. 51세인 로이드 감독은 브로드웨이판 '맘마미아'의 연출가이기도 했으니 작품에 대한 이해는 뭐 더 말할 필요가 없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와 뮤지컬의 외견상 차이는 미세합니다. 노래 몇 곡이 빠진 정도죠. 새로 추가된 곡은 없습니다. 위에서 말한 '무대에선 필요없는 뭔가'에 섬 주민들로 구성된 익살스러운 표정의 코러스와 지중해의 그림같은 풍광이 들어서니 분위기도 확 살아납니다. 특히 'Voulez Vous'나 'Does your mother know' 등에서 펼쳐지는 군무 장면은 영화에서 훨씬 큰 규모를 보여주고, 완성도도 매우 높지만 전체적으로 뮤지컬판의 균형을 깨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치돼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가장 다른 건 연출자의 의도가 드러나는 시선이죠. 물론 뮤지컬 '맘마미아'도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훨씬 더 좋아하는 작품이었겠지만, 영화 '맘마미아'는 이미 '여성 영화'라는 걸 여러 군데서 표방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화를 볼 때 '댄싱 퀸' 시퀀스에서 온 섬의 아줌마들이 함께 행진을 한다거나 굳이 메릴 스트립을 여주인공으로 삼는다거나 하는 건 우연히 빚어진 일이 아니라는 걸 여러 번 느낄 수 있습니다. 페미니즘 영화라고 과장할 필요는 없겠지만, 여성 관객들에게 가능한 한 더 어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게 보이기 때문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를 들자면 가장 두드러진 건 주인공 도나 역으로 메릴 스트립을 기용했다는 모험입니다. 스트립은 1949년생, 올해 59세입니다. 그럼 도나는 몇살일까요. 정확한 나이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대략 45세 전후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고, 많아 봐야 50 아래일 것으로 보입니다. 딸 소피가 만 20세인데 결혼을 한다는 점, 임신 때문에 어머니에게 의절을 당했다는 점(Well, didn't really have much choice, did I? Couldn't really go back home an unmarried Mum in the 70's. My mother disowned me...라는 대사. 이미 30대였다면 혼자 애 낳아 키우는게 의절당할 정도로 심각한 일은 아니었겠죠) 등으로 미뤄 볼 때 임신한 도나는 20대, 그것도 아마 25세 이하였을 겁니다.

만약 도나가 메릴 스트립의 나이였다면, 나이 40에 세 남자와 일주일 간격으로 애정행각을 벌였다는 얘기가 되죠. 물론 메릴 스트립을 옹호하시는 분들은 배우에게 나이가 어디 있느냐고 하시겠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냉정하게, 이 영화의 메릴 스트립이 40대로 보입니까? 제게는 소피 역의 아만다 세이프리드와 함께 서면 사이 좋은 손녀와 할머니로 보이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튼 다 좋습니다. 왜 스트립을 골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도나 역에 50대를 쓰건 60대를 쓰건, 혹은 70대를 쓰건 그건 모두 제작진의 권리죠. 그렇다면 스트립의 도나 연기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가를 따져 보겠습니다. 일단 대다수 여성 관객들 - 물론 제가 아는 사람들입니다 - 은 스트립이 이 역할을 맡았다는 것 자체에 대해선 별다른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노래는 좀 더 잘 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더라"고들 하더군요.

이 대목에서 또 불끈해서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어머니의 주름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는' 배은망덕한 사람들이며, '세월의 풍상과 흠집이 느껴지는 갈라진 스트립의 목소리에서 진정한 나이든 여성의 아름다움과 카리스마를 느꼈다' 운운 하실 분들은 잠시 진정하시기 바랍니다. 역할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맘마 미아'의 도나는 왕년에 잘 나간 것 못잖게 현재 상태에서도 세 남자의 입에서 "도나, 20년 전이나 변한 게 없군"이라는 감탄을 자아내야 하는 여자입니다. 그리고 상대역이 누군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죠. 007 피어스 브로스넌이 '21년간 당신만 기억해왔다'며 불타는 사랑을 고백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런 역할에 메릴 스트립이 어울릴까요? '마지막 시퀀스에서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는 분들이 꽤 됩니다. (물론 한 인터뷰에서 브로스넌은 '무슨 영화인지도 모른 채 메릴 스트립과 공연한다는 얘기만 듣고 사인을 했다. 내게 그녀는 여신이었다'고 흥분하기도 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취향은 참 다양...)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브로스넌의 의견과는 달리 제가 아는 한 선배는(세계 시니시즘협회 한국 지부장은 너끈히 하실 분입니다) 이 영화에 여성 관객들이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누가 봐도 할머니인 메릴 스트립 정도만 되면 피어스 브로스넌 같은 남자와 연애를 할 수 있다는 환상을 여자들에게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마디로 휙 내친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을 보고 '음, 내가 저런 글을 쓰면 악플이 한 350개 정도 달리겠군'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그 생각을 하니 웃음이 절로 나더군요. 오래 전 한 영화평론가는 '할리우드 영화 속에 늙은 남자와 젊은 여자의 애정행각이 자주 나오는 건 할리우드 스튜디오 오너들의 정신나간 성적 환상이 개입하기 때문'이라고 맹렬하게 비난한 적이 있었긴 합니다만, 어느새 세월이 그걸 역전시킨 걸까요?^

결론은 그렇습니다. 영화 '맘마미아'는 무대에서 봤을 때의 흥과 속도감을 떨어뜨리지 않는, 훌륭한 영화화 작업으로 평가할 만 합니다. 하지만 여주인공은 좀 더 신경써서 고르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가능한 한 그런 생각을 억제하려 했지만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두 장면, 'Winner takes it all' 시퀀스와 마지막에 보너스로 나오는 'Dancing Queen' - 'Waterloo' 시퀀스에서는 너무나 맥이 풀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최소한 납득할 수 있는 도나라면, 마지막 시퀀스의 반짝이 옷을 입었을 때 노망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아야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물론 스트립이 일생일대의 적역이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인정한다니까요.


p.s.2 아무래도 노래가 없으니 너무 아쉬워서 딱 두곡만 붙입니다. 아바가 'Waterloo'를 부르던 유로비전 송 컨테스트를 기억하는 사람들끼리는 아바 노래가 좋네 어쩌네 하는 거야말로 일생의 쓸데 없는 소리죠.

어린 시절 '이혼'이라는 게 어떤 건지를 처음 막연히 느끼게 해 준 곡입니다.




다음은 영화에서 빠진 최고 명곡 중 하나. 물론 끝까지 기다리시면, 크레딧이 올라 갈 때 아만다 세이프리드의 목소리로 이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Thank you for the music, the songs I'm singing

Thanks for all the joy they're bringing

Who can live without it, I ask in all honesty

What would life be?












신고
Posted by 송원섭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jvm 2008.09.16 04: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하도 거슬리는 댓글이 있길래 그 밑에 댓글을 달았었는데 아마도 그 아래로 험한 말이 다시 붙어서 삭제 당했나 봅니다.
    바로 윗 글 쓰신 분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참나 이 포스팅을 하신 분이 나이드는 거하고 메릴 스트립이 그 나이에 맡은 배역이 적절했는 지 아니었는 지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이 드시는지.

    • 송원섭 2008.09.16 09: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러니까 그 한심한 사람이 어디 가서 '나 어디서 이렇게 억울한 꼴을 당하고 있으니 떼거리로 와서 도와달라'고 징징 울기라도 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온 사람이 바로 위의 저 댓글.

      애는 아닌줄 알았는데 하는 짓은 애들만도 못하군요. 요즘은 초딩들도 저러진 않습니다.

  3. 후다닥 2008.09.16 10: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추석에도 여전히 달리셨군요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는데 후배 한녀석은 메릴스트립의 목소리가 좋다라고 주장하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지 싶었는데 실체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근데 가끔 보면 미쿡 사람들 취향이 독특하긴 한가봅니다.
    예전 메릴스트립 나왔던 "소피의 선택"을 보니 극중 모든 남자들이 스티립과 사랑에 빠지던데 보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저 사람으 그렇게까지 매력있는 사람인가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물론 내적인 아름다움이란게 있을 수는 있겠지만 모든 이들이 마치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 못해 안달난것처럼 보인건 좀 아니지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 송원섭 2008.09.16 10: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마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후다닥님 혼자만은 아닐 겁니다. 외로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마 몰라도 세계에 30억명 정도는 있지 않을까요?)

  4. 미루 2008.09.16 13: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메릴 스트립은 '죽어야 사는 여자' 이후

    제 입맛에선 멀어져버렸습니다.ㅎㅎ

  5. ikari 2008.09.16 14: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찌됐건 흥겨웠습니다. ^^
    옆자리 초로의 신사가 따라 흥얼거리는 것이 참 좋았죠.

    • 송원섭 2008.09.16 22: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극장 나올 때까지 thank you for the music을 따라 불렀다는.

  6. 김영건 2008.09.16 15: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추석연휴 끝자락에 다녀 왔습니다. 저는 다른 영활 예매하려 했으나 와이프의 무언의 시위로 선택의 여지가 없더군요. 그리스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심금을 울리는 선율을 맘껏 들어 흡족했습니다만 도나역의 캐스팅논란뿐 아니라 배경이 beach인데 눈요리꺼리가 이렇게 빈약해서야... 말초신경의존도가 높은 남성동지들을 위한 배려라곤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시니시즘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계신 형님께서 협회 한국지부장까지 동원하셔서 총알받이로 활용하실만큼 최근 악플에 신경 쓰시는군요. 하지만 파리떼가 무서워 잘 차려진 진수성찬에 양념이 빠진다면 섭섭해하실 독자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___^

    • 송원섭 2008.09.16 22: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총알받이는 무슨. 니가 쪼금만 빨리 왔으면 더 재미있는 구경도 할 뻔 한 줄이나 알아라.

  7. 안영식 2008.09.17 09: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 전 상당히 잼잇게 봤습니다. 개봉날이랑 어제 집사람이랑 두번 봤네요. 저도 나름대로 아바 팬입니다만 노래도 그럭저럭 들을만 했습니다. 잘 부르는 버전이야 원곡을 들으면 되니... 오히려 좀 못 부르는것이 더 현실적으로 보이더라구요. ^^. 다만 볼수록 눈에 띄는 메릴스트립의 주름살은 정말 안습이더라구요. ㅜㅜ. 피어스도 위화감을 줄이려구 일부러 분장을 별로 안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콜린퍼스의 파티 다음날 보트에서의 대화는 중의법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아닌가요?

    • 송원섭 2008.09.17 10: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 부분에 별 신경을 안 써서 잘 모르겠습니다. '계란이랑 뭐랑 드실래' 뭐 이런 대사였나요?

  8. 작은천국 2008.09.17 10: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바도 좋아하고 뮤지컬 맘마미아도 본 터라 영화도 상당히 기대했습니다. 영화관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고 놀란건 역시 40중후반의 아줌마팬들이 많으시더군요..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더 놀란건... 도나를 비롯한 주인공 세명이 거참.. 위에 언급된 전수경, 박혜미, ? (한명은 ) 여하튼 그렇게 세명이 했던 뮤지컬 맘마미아의 주인공들과 외형적인 이미지가 많이 비슷한것에 놀랐읍니다. 특히 전수경씨와 헤어스타일에 큰키에... 뭐 도나역의 메릴스트립은 조금 아니었지만...
    영화는 전체적으로 뮤지컬의 맛을 그대로 살린 느낌이었고 전반적으로 호평받을만하다는 생각입니다. 뮤지컬의 비는 공간을 마을 주민들 전체가 춤추는것으로 메워주고 지중해풍 배경도 좋았구요.. 다만 개인적으로 도나와 소피의 어울림은 할머니처럼 보인다까지는 아니어도 좀 무리가 있고... 무엇보다... 샘과 소피의 어울림은 확실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영화를 보는 내내 문득 영화관에 앉은 아주머니들은 무얼 생각할까 궁금했습니다. 기사처럼 환상을 가질까? 싶은 생각도 들고... 근데 영화가 끝나고 난 뒤 불행히도 제 뒷자리에 앉은 아주머니들... 이구 동성으로... '에이~~ 뭐야... 이게.. ' 이런 반응이 나오더군요... 아무래도 샘과 소피의 조합이 40대 중반에게 환상을 자아내기엔 심한 무리가 있었나봅니다...

  9. arete 2008.09.17 10: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나오면서 thank you for the music 따라불렀는데...
    남편님이 저보고 아바 오타쿠라고...-_-
    하지 말라고;;;;;;;;

    근데 전 메릴스트립 좋았어요. 핫핫.
    피어스 브로스넌도 이제 많이 늙었더고만..
    제 눈엔 잘 어울렸다는..ㅋㅋ

    오늘 티비보니 onstyle에서 아바-맘마미아 얘기 해주던데
    비욘, 베니 출연하셔서 메릴 쵝오쵝오 하고 가시더라고요..
    저는 (귀찮아서)속으로만 동감동감 했지요.

    • 송원섭 2008.09.17 10: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쪽 글에 miracle 이라고 말하는 장면 동영상 있다. 베니고 비욘이고 다 영화 잘 되길 바라는 사람들인데 여주인공한테 나쁜 얘기 할 턱이 없잖아.

  10. 전좀 다른 의견 2008.09.17 13: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왜 꼭 여배우가 젊어야 하나요. 젊은 사람이 늙은 배역 분장하면 그냥 넘어가는데 늙은 사람이 젊은배역하면 경기를 하더군요. 특히 남자분들...
    전 좋던데요. 물론 메릴 스트립이 좀 늙긴 했으나 우아한 여배운 줄만 알았는데 새로운 발견이었구..친구로 나온 두분도 참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요.. 영화속에서 그들은 참 잘 놀더군요.늙어도 인생은 참 아름다울 수 있구나 생각햇어요.메릴 스트립의 노래도 인상적이었고.. 즐거운 뮤지컬에서 잠시 깊이가 있었던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11. 전 좋았어요~ 2008.09.17 14: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노래나 풍경도 좋았지만 내용이 좋더라고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이렇게 항상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야 겠구나 싶었어요~^^

    근데 남자들은 좀더 예쁜 여자를 원했나 보군요~ㅋ

  12. 질투의 화신 2008.09.17 15: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120% 공감글이네요...
    영화자체는 썩 나쁘진 않았는데 충분히 환상을 가져다줄만한 스토리임에도 딱히 매력이 없었던건 역시 주인공 탓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되려 소피가 너무 이쁘고 노래도 잘해서 차라리 쟤를 쥔공으로 했음 하는 생각까지 했으니까요..
    게다가 마지막 피어스 브로스넌의 똥배는 정말 캐안습 ㅍ.ㅍ
    역시 나이는 못속이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같이 영화를 본 저희 이모는 그 모습이 더 인간적이고 좋았다고 말씀은 하셨지만...
    전 아직은 어리다고 말하고 싶은 나이라 그런지 썩...
    그래도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thank you for the music은 정말 좋더군요..뭐 좋아하는 곡이라 그렇겠지만...
    예술영화만 해준다는 극장에서 그 누구도 자리를 뜨지 않은채 엔딩크레딧을 보니 색다르더군요..
    아마 멀티플렉스 극장에서였다면 그 곡을 못들었겠죠?
    에고...하다보니 길어졌네요...
    암튼 미스캐스팅엔 전적으로 공감이에요 ㅎㅎ

  13. movieholic 2008.09.19 23: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배우의 외모보다는 캐릭터의 이해가 더 중요하고, 선행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저는 영화 맘마미아를 보면서 예전에 봤던 뮤지컬과 절대 비교를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봤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를 봤습니다.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영화에서는 내내 도나와 세 남자들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인생의 중장년기에서 느끼는 인생에 대한 회상과 추억,그리움, 성찰 등도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결혼식이 끝난 후 피어스 브로스넌이 부르는 노래 가사만 해도 그렇죠.
    오히려 저는 조금 나이 들어보이는 배우들의 캐스팅이 더 적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젊고 예쁜 사람들이 나왔다면 눈은 더 즐거웠을지언정 오랫동안 여운이 남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the winner takes it all 이나 sliping through my fingers 같은 곡들은 메릴스트립 처럼 인생의 고단함을 충분히 알 듯한 배우가 아니었으면 그 감동이 훨씬 줄어들었을 것 같네요.
    도나와 도나의 친구들 또한 이미 나이가 들어버렸지만 젊은 시절,잘나가던 때의 기분으로 돌아가보자 이런 기분으로 dacing queen을 더욱 열창했던 것 같구요. 전 평범하고 어찌보면 참 못생긴 사람들이 그렇게 열정을 바쳐 노래를 부르고 춤추는 모습이 더 감동적으로 와닿던데요. 하지만 글쓰신 분의 입장도 여러모로 제 주변에서 들어왔던 지라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
    다만 종종 이 글의 댓글에서 보이는 "배우의 인물이 별로라 영화에 집중이 덜되었다" "메릴스트립이 나이가 너무 늙어보여서, 그런 여자가 로맨스를 나누는게 거북했다" 등의 지극히 눈요기용 영화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태도에서는 솔직히 정말 답답하기 까지합니다. 아마 그런분들은 영화를 제대로 즐길줄 모르시는 분이겠죠. 해변에서 비키니를 입고 화끈하게 춤출 여성들을 보시려면 처음부터 맘마미아를 보지 않으셨어야 합니다. 여하튼, 글 잘 읽고 갑니다.

    • 송원섭 2008.09.20 00: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감독이 원작 뮤지컬을 무시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든 건 알겠지만, 극의 내용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할머니 도나)가 극과 충돌을 일으킨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충돌이 무시할만한 미세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물론 있겠죠.

      아마도 제작진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타깃 오디언스 중에 후자 쪽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트립을 기용했을 겁니다. 그리고 거기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눈요기용 영화를 원했던 사람들'이라고 매도하긴 좀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아네트 베닝이나 미셀 파이퍼 정도만 됐어도 그런 말은 안 나왔을테니까요. 비키니 운운은 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14. unowhoim_z 2008.09.19 23: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환갑 로저 무어가 대역 쓰며 20대 본드걸과 침대에서 뒹굴었던 적도 있었건만... 시대가 달라지니 성역할도 역전하는가 보다고 생각하시지요... ㅋ

  15. meta 2008.09.22 09: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노래는 누가 해도 아바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노래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아서 전 괜찮았어요.

    메릴스트립은 첨엔 저도 좀 너무 그래 보였는데, 혼자 딸 키우느라 너무 고생해서 겉늙었으려니 해야죠 ㅋㅋ

    전 뮤지컬보다 잘 된 것 같아요. 스케일도 있고, 무엇보다 배경이 너무 아름다워요. 봄에 산토리니 갔었는데, 그리스의 섬풍경이 나오니 너무 반갑더군요~~

  16. 스티브 2008.10.24 17: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하도 늦게 다는 댓글이라 아무도 안볼것 같지만 자기만족을 위해 달고 있습니다.
    몇달전에 라스베가스에서 비싸게 앞자리를 잡아 맘마미아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말씀대로 도나는 40대중후반의 매력적인 여성이었습니다. 멋있는 중년의 남자배우와 밀고댕기고 하는 모습이 보기에 부담스럽지 않더군요. 특히 마지막 유치한 유니폼을 입고 공연하는 모습에선 섹시하기 까지 했습니다.
    영화가 나와서 와이프가 보러가자고 했을때 메릴스트립이 주인공이라 죽어도 안가겠다고 해서 결국 못봤죠. 얼마후에 재개봉관에서 하길래 다른걸 보러갔다가 시간이 남아 약 20여분정도 서서 보는중에 왜 제작진이 스트립을 썼는지 깨닫게 됐습니다. 보통 20여명이 차면 만족인 재개봉관이 하얀 머리의 중장년층으로 가득 차있더군요. 결국 그분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이 팍 들었는데 동의하시는지...

  17. 야이다 2008.11.05 00: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두 최정원씨의 쥔공 뮤지컬 보구 영화 본거였눈데 최정원씨 노래 진짜 쩔어욤~ 짱짱!! 긍데 스트립의 도나는.. 정말 몰입하기 힘들었어욤.. ^^;;

  18. eka 2008.11.25 16: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메릴스트립 완전 싫었어요~!

    영화보다보다 못견디겠어서 중간에 메릴스트립 나오는 부분만 계속 스킵하고 봤는데..결국 중간도 못보고 그냥 꺼버렸다지요. ㅡㅡ...

  19. 허허 2009.06.12 03: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ㅡ0ㅡ 이건 송원섭님께서.. 하두 많은 영화를 (전 영화볼땐 주인공의 외모는 거의 안몹니다.. 연기력이 중요하죠)
    봐와서.. 먼가의 선입견이 생기신것같네요;;
    전 이영화를 볼때 그냥 연기력과 가창력과 무대화면 그리고 사운드에 푹~~ 빠져 아중라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흠... 역시 사람마다 시각의 차이가 있는거군요 ㅋ
    근대.. 왕조현과 임청하 글은.. 100% 동감... ㅋㅋㅋㅋㅋㅋㅋㅋ

  20. 제임스 2010.03.07 00: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송기자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우선 어느 기준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메릴 스트립의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어울리지 않는 다고 말하기보다는 다른 여배우가 기용되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이유는 기자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또한 연기력...이런 것은 제외하고..(사실..연기를 많이는 모르지만 조금 아는 사람으로서...배우들이..썩 그렇게 공감대를 형성할만큼 잘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처리라든지....물론..한국어로 들어서..제가 잘 묘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원어민들 사이에서는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워낙 아바라는 그룹의 아성이 엄청나고...배우들 또한 막강파워를 자랑하는 사람들이라...주목을 끄는 것은 사실이지만....아바의 팬으로써 피어스 브로스넌의 팬으로서..더 영화를 보고 싶어 지더군요.
    사견이기는 하지만.....메릴스트립이 한 번쯤 그런 나름대로 여성들이 특성상 갖는 (정확한 용어를 잘 모르겠지만만..)특히..나이들은 여성들이 도전해보고 싶은 역이라서 메릴 스트립이 강력하게 요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21. 제임스 2010.03.07 00: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쓰다보니까..흥분해서..ㅋ

    배우는 말 그대로 캐릭터의 특성을
    나타내기 위해서 배우로서의 위치가 있는 것입니다.

    즉..속은 아무리 추악해도 겉의 이미지가 좋으면
    그에 맞는 멋진 역할로 캐스팅 되고
    속은 아무리 착해도 겉이 추악하면 추악한 역할에 기용 되는 것입니다.

    영화보면서 악역으로 나왔다고 험상궃게 생겼다고 나쁜 사람이 아닌 것처럼..

    즉..연기이며 캐릭터 입니다.
    그런데 메릴 스트립의 강한 얼굴 윤곽선이라든지는.....
    사실..어떤 흔히 말하는 여성미에 어필 하기는 쉽지 않은 페이스이지요...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보그 편집장 같은 역할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 그래도 연기입니다. 실제 그 사람의 삶도 아닌 터에..
    시청자와 공감대를 나누기에는 약간 역부족입니다

    제가 글 솜씨가 없어서...구구절절 하게 설명했지만..
    ..무슨 뜻인지아시죠?ㅋ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뮤지컬의 역사가 그리 오래진 않지만,  이 장르는 현대 문명 사회에서 전통적인 고급 문화와 대중 문화의 간극을 연결하는 고리 문화의 역할로 충실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긴 두 문화의 세계 사이에 끼어 있다 보니 한 쪽으로부터는 너무 가볍다는 비판을 받는 반면, 다른 쪽으로부터는 오히려 어렵고 생경하게 느껴진다는 평을 듣기도 합니다.

이번 여름 여행의 모토 중 하나는 '원없이 공연을 보자'는 거였습니다. 에딘버러와 런던에서 여덟 밤을 지새는 동안 뮤지컬 4편(에딘버러에서 '어새신'과 '리틀 샵 오브 호러', 런던에서 '빌리 엘리어트'와 '레미제라블'), 클래식 공연 2회(에딘버러에서 부다페스트 페스티발 오케스트라와 런던에서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퍼포먼스 1회('패밀리'), 무용 공연 1회('도리언 그레이')를 달렸습니다. 본래 창작 뮤지컬 한 편을 더 볼 계획이었지만 체력관리상 휴식이 필요하더군요.

그중에서도 압권이라면 아무래도 런던 퀸스 시어터의 '레미제라블'을 꼽아야 할 듯 합니다. 무려 22년째 공연되고 있는 대작 중의 대작. 이상하게도 국내에서는 별 이유 없이 저평가되고 있는 듯(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이 아니라서?) 합니다만 세계 최고의 뮤지컬이라는 평이 아깝지 않은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인류가 만들어 낸 단 두편의 뮤지컬을 꼽으라면 웨버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이 작품을 꼽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모르시는 분은 없으실테지만 동화(?)로 이 작품을 접하신 분들에게는 오히려 뮤지컬의 뒷부분이 대단히 낯설 수도 있습니다. 이유는 이 작품의 뒷부분이 1832년, 민중왕 루이 필립 치하의 파리에서 일어나는 6월5일과 6일의 민중 항쟁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항쟁에서 마리우스는 공작가의 자손이지만 민중의 지도자 앙졸라에게 감화돼 시민군의 바리케이트에서 선봉에 섭니다. 장발장은 친딸처럼 키워 온 코제트의 연인인 마리우스가 바리케이트에서 죽지 않게 하기 위해 전장에 몸을 던지고, 마리우스를 짝사랑한 에포닌도 그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죠(뮤지컬에서의 처리는 좀 다릅니다).

본래 소설에 다 나와 있는 진행이긴 하지만, 우리가 잘 아다시피 왕년의 한국 사회는 어린이들에게 이런 민중봉기에 몸을 던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전해 줄만큼 호락호락하지는 않았죠.^^

그래서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있어 '레미제라블', 혹은 '장발장 이야기'는 은식기를 훔친 장발장에게 "왜 촛대는 가져가지 않았나, 친구?"라고 말해 19년의 옥살이 기간 동안 사회에 대한 원한으로 가득 찼던 장발장을 선인으로 회개하게 하는 미리엘 주교의 감동 스토리만 기억되게 된 것입니다. 뒷부분의 민중 항쟁은 그냥 흐지부지 넘어가는 구성이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튼 '혁명'에 초점을 맞춘 뮤지컬이기 때문에 'One Day More'나 'Do you hear the people sing'같은 불온한(?) 노래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뮤지컬이 빛나는 것은 이런 아름다운 선동의 노래들 때문만이 아니죠. 팡틴이 부르는 'I Dreamed a dream', 에포닌이 부르는 'On my own', 심지어 피도 눈물도 없는 철혈형사 자베르에게도 'Stars'와 같은 명곡을 줍니다.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에게 다양한 히트 넘버를 주는 뮤지컬로는 비교할 만한 작품이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이 아름다운 스코어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견뎌낼 수가 없는 요령부득의 스토리 때문에 감동이 반감되는 부분이 있다면, '레미제라블'은 탄탄한 원작의 힘과 재치있는 각색 덕분에 스토리와 음악의 완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클로드 미셸 숀버그의 역량은 이 작품에서 최절정의 힘을 보여주죠.

아무튼 포스팅의 특성상 노래를 안 들어보면 얘기가 안 되겠죠. 자, 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를 가장 잘 정리한 화면을 고르라면 아무래도 신화적인 뮤지컬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에게 헌정된 공연 '헤이! 미스터 프로듀서' 중의 한 장면이 제일 나을 것 같습니다.

이 화면에는 코러스의 At the End of the Day, 자베르의 Stars, 에포닌의 On my own, 장발장의 Bring him home, 그리고 전원이 부르는 One Day More가 담겨 있습니다. 출연진은 전에 소개한 적 있는 레미제라블 10주년 기념 공연 때의 멤버와 거의 동일합니다.




물론 이 방대한 뮤지컬에 담긴 전곡을 수없이 많은 가수들의 노래로 다 들어 볼 수는 없고, 일단 두 곡만 추려 보렵니다.

먼저 'I Dreamed a dream'입니다. 이 곡은 코제트의 어머니 팡틴이 사생아를 몰래 키우고 있다는 이유로 공장에서 쫓겨나 이제 어떻게 살아갈까를 고민하는 장면의 노래죠. 거친 운명 때문에 마음에 품을 꿈 하나 없어진 여인의 비참한 심정을 담은 노래입니다.

10주년 기념 음반에는 루디 헨셜의 노래로 실려 있습니다. 다시 한번 들어 보시죠.



다음은 웨스트엔드 초연 때의 팡틴이었던 패티 루폰의 노래입니다. 앞의 사설이 좀 깁니다.





다음은 브로드웨이 초연 때의 팡틴이었던 랜디 그라프.




90년대 브로드웨이의 에포닌이었던 레아 살롱가는 21세기 재공연 때에는 팡틴 역으로 변신했습니다. 2007년, '브로드웨이 온 브로드웨이' 행사의 일환으로 설치된 거리 무대에서 'I Dreamed a dream'을 부르는 장면을 누가 찍어 뒀군요.

이런 종류의 영상 치고는 화면과 소리가 들을 만 합니다. 그리고 이 가수가 얼마나 가공할 실력을 갖췄는지도 함께 보실 수 있죠.





다음은 'One day more'와 함께 이 뮤지컬의 주제가라고 할 수 있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입니다. '민중이 노래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분노한 사람들의 노래 소리가/ 이것은 다시는 노예가 되지 않을/ 사람들의 음악이다'로 시작되는 가사처럼 혁명을 품은 사람들의 노래입니다.

아무래도 10주년 기념 DVD의 힘을 빌어야 되겠군요. 앙졸라 역의 마이클 매과이어가 빛나는 장면입니다.




이 노래는 온갖 합창단에 의해서도 합창으로 불려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주목할만한 버전은 1996년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유로 96 축구대회 개막식에서 불려진 버전입니다. 웅장하기로는 압권이죠.




10주년 기념 음반의 피날레입니다. 아무래도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의 결정판이라면 이 장면을 빼놓을 수가 없겠죠. 1987년부터 96년까지 전 세계 17개국에서 장발장 역을 맡았던 배우 17명이 등장해 이 노래를 함께 부릅니다.





자, 지금부터 제가 본 공연 얘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명연들을 일찌기 듣고 있었지만, 웨스트엔드 퀸스 시어터의 '레미제라블'은 여전히 훌륭한 공연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약간 할인 판매를 하고 있긴 하지만 평일인데도 저녁 공연은 여전히 만원.

22년간 조금씩 보완됐겠지만, 회전 무대를 기본으로 한 무대의 배치와 운영도 완벽합니다. 아쉬운 건 팡틴 역의 배우가 저 위의 스타들에게는 비교할 수 없는 목소리였다는 점 정도. 장발장 역의 드루 자리치가 너무 젊다는 점도 살짝 걸렸지만, 보는 공연 마다 코엄 윌킨슨을 기대할 수는 없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레미제라블과 장발장을 거론할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코엄 윌킨슨은 '라만차의 사나이'에서의 돈키호테로도 절창을 보여준 가수입니다. 중년의 바리톤 역으로 그를 뛰어 넘을 수 있는 뮤지컬 배우는 현재로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고나 할까요. 아, 물론 한때는 팬텀 역으로도 등장하곤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에 본 공연의 엔딩 인사입니다. 맨 왼쪽의 여자 빼고 그 다음부터 앙졸라, 테나르디에 부인, 테나르디에, 에포닌, 장발장, 자베르, 팡틴, 마리우스, 코제트입니다.

그동안 몇 차례 기회가 있었는데 이상하게 인연이 닿지 않았다가 이번에야 직접 보게 된 공연이라 더욱 가슴에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날 귀국을 앞두고 몸은 피곤하고 부상(?)도 있었지만, 이번에도 이 공연을 그냥 넘어갔으면 얼마나 후회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서더군요.

마지막 화면은 지난 2006년, 바로 이 퀸스 시어터 무대에서 있었던 런던 초연 때 멤버들의 재결합 무대입니다. 윌킨슨을 비롯해 마리우스 역의 마이클 볼, 팡틴 역의 패티 루폰, 에포닌 역의 프란시스 루펠, 코제트 역의 레베카 케인 등이 무대에 서서 One More Day를 불렀습니다.





이 공연이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아마도 초연 때 가브로슈 역을 맡았던 소년이 자라 장발장 역을 맡을 때까지는 충분히 계속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 됐기 때문이죠.

현재 이 뮤지컬을 자국 버전으로 공연한 나라는 21개국에 이른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하루 빨리 한국 배우들로 이뤄진 '레미제라블'을 볼 수 있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많은 분들이 김진태, 남경주 주연 버전을 얘기하시는군요. 그렇게 무대에 올려진 적이 있는줄 몰랐습니다. 이제 저변도 더 넓어졌으니 다시 한번 '제대로' 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신고
Posted by 송원섭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호호 2008.09.01 10: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국 배우들로만 공연한 적 있습니다. 1994년인가 1995년인가 롯데예술극장에서요(롯데월드 안에 있는 극장인데.. 지금은 아마도 영화 상영관으로 변신한 듯)

    마리우스가 남경주, 장발장이 김진태 씨였던 듯.... 그리고 한국어 번안이 그렇게 이상하진 않았어요. --;

    • 송원섭 2008.09.01 13: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흠... 그렇다면 혹시 해적판공연^^이었을까요?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언어' 목록에 한국은 보이질 않더군요.

  3. 인생대역전 2008.09.01 11: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런 포스팅 보면 한번쯤은 비싼 표를 사서라도
    뮤지컬은 공연장에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영화표에 비하면 몇 배 비싼 티켓값 때문에
    항상 망설이게 되더군요...너무 속물적인가요? ^^

  4. 희야 2008.09.01 11: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커헉, 이런 계속되는 염장이라니욧! (특히나 다 잡아 두었던 올 여름휴가 무산된 저로서는 이중으로 슬픕니다요)

  5. 감자 2008.09.01 11: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국판으로 한다면 역시 장발장은 윤영석, 김장섭 정도... 에포닌은 조정은 밖에 안 떠오르네요. 그나저나 위키드는 결국 스킵하셨군요.

    • 감자 2008.09.01 11: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리고보면, 장발장은 팬텀과 비슷한 아우라가 있어야 할지도...

    • 송원섭 2008.09.01 13: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장발장-돈키호테, 장발장-팬텀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연결.

  6. 후다닥 2008.09.01 11: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여행이셨군요..
    공연도 많이 보시구..
    부러우면 지는건데 이미 져버렸다는...

  7. 하이진 2008.09.01 12: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 공연 아직도 그 곳에서 하고 있군요. 극장 외관도 별로 변하지 않았네요. 한참 전에 저도 거기에서 봤어요. 공연 시작까지 기다렸다가 남는 표를 50% 할인해서 사서 봤죠. 비싼 자리였는데 완전 구석이라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앞에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제가 볼 때는 코제트 역의 배우 목소리가 약간 마음에 안 들었었어요. 그거 말고는 정말 최고의 공연이었죠. 귀국하자마자 공연 실황 CD를 샀어요. 지금도 자주 들어요.
    저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이 제일 좋아요. 이 노래 들으면 지금도 눈물 날거 같아요. 그 날의 감동이 생각나서.. 언젠가 다시 런던에 갈 일이 생기면 또 보러 가고 싶어요.

    • 송원섭 2008.09.01 13: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런. DVD를 보시면 감동 두밴데... 자, 이 블로그에서 10주년 기념 DVD 공구라도 해 볼까요? ^^

    • 하이진 2008.09.01 15: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공구 좋죠. 저도 꼭 끼워주세요. 오전에 이 포스팅을 읽고 아직도 살짝 흥분 중입니다. 너무 좋았던 공연이 생각나서요. 이번 학기 복학해서 해야할 레포트가 있는데 괜히 마음이 붕 떠 있어서 책이 손에 잡히지 않네요.

  8. bubble 2008.09.01 17: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국 가기 전에 미국이든 영국이든 가서 꼭 봐야겠네요. 노래 몇 곡 들었는데 벌써 온몸에 소름이!!! 그나저나 레아 살롱가는 저 반주에 저 마이크로 저렇게 노래하다니. 정말 정말 감동.. 레아 살롱가 공연도 언젠가 꼭 보고 싶어요.

  9. 라일락향기 2008.09.01 18: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知則爲眞看"
    저도 앞으로 다양한 문화예술을 제대로 보고 느끼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레아살롱가!
    우리 아이가 자기노래실력과 목소리가 레아살롱가랑 똑같다고 생각(아니 착각)을 하고 있으니 이 노릇을 어찌해야할지... ;;;;;

    • 송원섭 2008.09.02 09: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매니저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군요. 저한테 보내시면 적당한 사람을..

    • 라일락향기 2008.09.02 10: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문제는 전~~~~~~혀 똑같지 않다는 겁니다. 나중에 통화할 기회라도 생기면 말씀좀 잘 해주세요. 그냥 계속 공부 열심히 하라고...^^

  10. 혜진 2008.09.02 02: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간만에 .. 글달아봅니다.
    지난 번 뉴욕에 갔을때.. 단체로 가서리.. 뮤지컬하나 못 보고 온 것이 계속 맘에 걸리더군요.. 결국 이 포스팅으로 그 맘에 걸림이 우울로 변신하는 순간입니다.ㅜㅜ
    다시 뉴욕이 갈 기회가 있을까 싶네요.. 같은 미국땅이라도 어찌나 큰지..

  11. 플~ 2008.09.02 09: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매번 눈팅만 하다가 첨으로 인사 남겨봅니다..

    비록 현지에선 본적 없지만, 몇년전 국내에서 볼때..장발장 스토리만 생각하구 갔다가 너무 새로운 문화적 충격에 감동백만배였던 기억이 새록 나네요.. 동호회원들과 갔었는데 막판에 펑펑 울어서 나중에 나올때 다들 눈들이 불긋불긋.. 서로 울면서 웃으면서 인사나눴던 기억두 있구요..^^;
    그때가 팬텀끝난지 얼마안됐었나..암튼 윤영석씨두 같이 봤었는데.. 암튼 울나라 캐스팅 공연두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12. oryuken 2008.09.02 22: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 재작년에 뉴욕갔을 때 봤는데..
    보다가 중간에 좀 졸았어요.
    위윌락유도 졸고 레미제라블도 졸고..

    하지만 국내에서 본 시카고, 라이온킹, 헤어스프레이 등등은 안졸았으니.. 결국 문제는 영어인거 같네요 ㅡ.ㅡ

    국영수에 충실하라던 초딩담임의 말씀이 새록새록;;

  13. echo 2008.09.02 23: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8일 동안 8번의 공연문화생활이라니....존경합니다. 일년에 한두번도 감지덕진데. T.T

  14. cupofcoffee 2008.09.03 00: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1993년경 대학로(어디였더라,,,마로니에 공원 옆에 있는 극장)에서 한국어판 공연을 본기억이 납니다.
    그때 MR을 틀어놓고 해서 무척이나 실망하면서 봤었는데..

    바로 다음 해에 런던에 갔다가 볼 기회가 있었읍니다. 당시 2주동안 뮤지컬 5편을 봤는데 Phantom of the Opera와 레미제라블을 이틀 연속으로 봤던 기억이 납니다...좋았죠..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표를 아직 못 구했으면.. 훔쳐라!!' 라는 광고 문구..

    이후 2장짜리 first night 녹음 실황 CD를 사서 100번도 넘게 들었고 3권짜리 레미제라블을 사서 다시 읽게 되었죠..

    우리나라에 월드투어 팀이 2번인가 온 적이 있읍니다. 예술의 전당에서두 공연했었죠.

    올려주신 Hey Mr Producer나 레미제라블 10주년 공연 모두 저두 가끔씩 보게되는 공연입니다....

    오랜만에 옛날 추억 생각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송원섭 2008.09.03 08: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월드투어팀 때 저도 가려다 못간 기억이 있습니다.

  15. 수도 2008.09.03 09: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93년인지 94년인지에 남경주 님이 마리우스로 분한
    레미제라블 보고는 노래를 우리말로 외우고 다녔네요.
    윗 분 말씀처럼 번안이 나름 괜찮았어요.
    팡틴과 에뽀닌, 장발장과 자베르 역들도 잘들 불렀지요.

    요새 10주년 디비디를 보는데
    음질과 화질이 의외로 좋지 않아요..
    큰 쇼핑몰에서 제대로 샀다고 생각했는데 혹시 짝퉁??
    혹시 디비디 2장을 1장으로 줄이며 그렇게 되었나
    의심중입니다...

    덕분에
    남경읍 님의 돈키호테도 생각나고.. ^^
    즐거운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 주시네요.

    • 송원섭 2008.09.03 10: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런데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21개 언어로 번역됐다'에 여전히 한국어는 없군요. 한국은 '공연된 나라'와 '공연한 극단이 있는 나라'에만.

  16. freyja 2008.09.04 06: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늘 눈팅만 하다 <레 미제라블>이 있어 저도 모르게 흔적 남깁니다. 우리나라는 <레 미제라블>을 현대극장과 롯데월드예술극장에서 93~94년 경에 (거의 비슷한 시기에) 해적판으로 공연했었지요..
    10주년 기념 콘섵 dvd를 보면서 17명의 장발장 안에 한국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첨엔 의아했는데.. 정식 수입버전이 아니었다는...-.-;; 근데 정식 수입버전이 아닌 것 치고는 위에 분들 말씀처럼 번안이 나쁘진 않았어요..
    20주년 기념 콘섵하면 무조건 거기 가 있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살다보니 그새 22주년이 되어버렸군요..ㅎㅎ
    99년에 뉴욕에서 보고, 2003년 국내 투어버전을 봤으니 벌써 5년이 지나버렸군요.. 이제 한 번쯤 봐 줄 때가 되었는데... 한국 정식 라이센스 공연은 언제쯤 하려나... 몇 해 전부터 어느 기획사에서 라이센스 판권을 샀네 마네 소리가 들리던데 여전히 감감 무소식인걸 보면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하는건지...
    근데 워낙 10주년 dvd에 단련이 되어 있어서 누가 무대에 선다해도 그 자체로 즐기기보다 10주년 dvd와 끊임없이 비교하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올해 초, 런던 놀러갔을 때 다시 봤어야 하는건데...땅을 치고 후회하는 중임닷...
    오랜만에 다시금 듣는 <레 미제라블>, 역시 좋군요.. 노래 잘 듣고 갑니다..^^

    • 송원섭 2008.09.04 22: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현재의 광고 카피는 Just like the first time 이더군요. 역시 다시 한번 보라는..^

  17. 우기 2008.09.04 21: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신혼여행 때 바로 저곳에서 관람했었는데 감회가 새롭네요. 하지만 전 시차적응때문인지 꾸벅꾸벅 졸다가 구박받았죠^^ 지금도 두고두고 그얘기로 혼난답니다.
    뮤지컬을 싫어하는 사람도 아니고 아내나 저나 정말 너무 좋아하는데 제가 생각해도 그 땐 왜 그랬는지.
    기회가 되면 꼭 다시 한번 가서 보렵니다.

  18. 장도리 2008.09.05 15: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금 알아낸건데요...

    '비밀글'의 영자 스펠링(씨렉트!!!!)이 틀렸어요....

    죄송해요

    탁 눈에 띄이네요

    옥의 티랄까

  19. 2008.09.10 11:3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 회오리바람 2009.04.19 12: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레미제라블...
    전 기회가 되지 않아 아직까지도 보지 못한 작품이지만, 너무나도 보고 싶은 작품이지요. OST를 듣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 작품이고, 처음으로 OST만으로 감동을 느꼈던 뮤지컬이기도 해서..

    한국에서 정식 라이선스로 올라가기로 했는고, 또 오디션도 다 끝났는데, 몇년째 계속 미뤄지기만 하고 있어서 더 안타깝지요. 그 명단은 알지 못합니다만 계속 미뤄지고 있다는 것은 알지요.. 슬픕니다. 돈 없어서 해외 못가는 사람은 보지 못하는 뮤지컬인가!!!ㅠㅠㅠㅠ

    레 미제라블과 빌리 엘리어트. 가장 보고싶은 2 뮤지컬인데.. 오랜만에 그 감동을 다시 느끼게 해주시네요.

  21. 지나가다 2010.09.27 22: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나가다 덧글 답니다.^^; 사진의 앙졸라 (원래 발음 앙졸라스)가 역사에 남을 명 앙졸라로 평가받습니다. 외모도 원작의 앙졸라와 똑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