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작전명 발키리'는 그렇게 재미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물론 재미를 어떻게 규정하느냐는 대단히 미묘한 문제지만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이 영화를 보고 '재미'를 느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이 영화를 보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 '발키리'는 본래 국내에서는 '발퀴레'라는 표기가 더 익숙한 단어입니다. 바그너의 악극 제목이자, 북구 신화의 등장인물이죠.

이 '발퀴레'라는 음악과 관련된 지휘자 중에 다니엘 바렌보임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본래 세계적인 명지휘자였던 이 사람은 '발퀴레'를 잘 연주해서가 아니라 '발퀴레'를 연주하려다 좌절한 사연 때문에 세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바렌보임의 '발퀴레'와 톰 크루즈의 '발키리'는 과연 어떤 관계일까요. 거기에 대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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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발키리 - 발퀴레

22일 개봉한 영화 '작전명 발키리(Valkyrie)'는 1944년 히틀러를 암살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조기에 종식시키려던 독일 군부의 쿠데타 시도를 담고 있다. 최근 내한한 주인공 톰 크루즈는 출연 이유를 묻자 “당시 독일의 모든 사람이 나치의 꼭두각시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대답했다.

제목의 발키리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발퀴레(Walkure)의 영어식 발음. 흔히 갑옷 차림에 하늘을 나는 여신들로 묘사되는 발퀴레는 전사한 영웅들의 혼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바그너의 4부작 악극 '니벨룽의 반지'의 2부 제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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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게르만 신화를 소재로 한 바그너의 작품들이 독일 민족혼을 고취시킨다며 아낌없는 사랑을 퍼부었다. 특히 애용된 것이 '발퀴레' 3막에 나오는 '발퀴레의 기행(騎行)'이다. 당시 독일 전차부대는 외부 스피커로 '발퀴레의 기행'을 쩌렁쩌렁 틀어 놓고 진군하기도 했다.

이런 악연 때문에 이스라엘에서는 어떤 음악회에서든 바그너의 곡을 연주하는 것은 금기로 취급돼 왔다. 나치에 의해 학살당한 유대인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게 주된 이유였고, 바그너 자신이 유명한 반(反)유대주의자란 사실도 한몫했다. 이 금기는 2001년 7월 7일, 아르헨티나 출신의 유대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 의해 깨지기 전까지 굳게 지켜져 왔다.

여기에도 곡절이 있다. 평소 이스라엘의 대아랍 강경책을 비판해 온 바렌보임은 이 해 예루살렘에서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발퀴레'의 하이라이트를 연주한다고 발표했다. 당연히 홀로코스트 희생자 유족들의 여론이 들끓었고, 결국 타의에 의해 레퍼토리가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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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렌보임은 연주 당일, 즉석에서 청중에게 앙코르로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한 곡을 연주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야유가 나왔지만 그는 “언제까지나 우리만 희생자라고 주장해선 안 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영화 '작전명 발키리'는 서슬이 시퍼런 나치 치하에서도 모든 독일인이 권력에 굴종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고, 바렌보임의 '발퀴레'는 모든 유대인이 아랍과의 공존을 부정하는 것은 아님을 알렸다. 히틀러의 상징 음악으로 쓰였던 '발퀴레'가 시대를 뛰어 넘어 다수 여론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 양심의 소리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사실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다.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포격으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가자 지구의 현실은 바렌보임의 목소리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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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나름(?) 수려한 용모의 천재 피아니스트였던 바렌보임은 25세 때이던 1967년, 당시 22세의 세계적인 미녀 첼리스트 자클린 뒤프레와 이스라엘에서 결혼합니다. 두 사람의 결합은 당시 '20세기의 슈만과 클라라'라고 불릴 정도의 반향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뒤프레는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으로 연주 능력을 잃게 되고, 결국 1987년 42세의 한창 나이에 사망합니다.

이런 비극적인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유명했던 음악청년 바렌보임(일각에서는 아내가 죽어가는데도 콘서트 연습을 하고 있었다며 냉혈한이라고 그를 비난하기도 했지만 사실 음악 말고 뭘 할수 있었겠습니까)은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또 한번 주목을 받게 됩니다.

지난해 알 자지라 영어 방송의 토크쇼 '프로스트'에 출연한 바렌보임입니다.

바렌보임은 마틴 부버의 말을 인용, "이스라엘과 아랍의 관계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단순히 총격의 종료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이 현재의 이스라엘 점령지구가 직면한 문제에는 아랍과 이스라엘 양측의 책임이 공존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좋다. 그런데 그 지역은 이스라엘이 40년간 점유해온 지역이다. 40년을 다스렸다면 그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의 질에 대해선 점유하고 있는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합니다.

그는 스페인 세비야에서 아랍과 이스라엘 청년들이 함께 연주하는 '웨스트 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세계적인 연주 활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발퀴레'의 일부분입니다. 이 곡에 한이 어지간히 맺혔던 모양입니다.^




사실 국내에 나와 있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1992년 유로피언 콘서트 DVD에도 바렌보임의 지휘로 플라시도 도밍고가 부르는 '발퀴레' 1막에 나오는 사랑의 아리아 '겨울 바람은 우아한 달에게 가는 길을 열어주고 Wintersturme wichen dem Wonnemond'가 수록돼 있습니다. 이 노래는 도밍고의 애창곡으로, 이번 내한 공연때도 리스트에 있었습니다.

한번 들어 보실 만 합니다. 2005년 BBC 프롬에서 '발퀴레' 특집이라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지그문트 역의 도밍고가 지글린데 역의 발트라우드 마이어와 함께 이 노래를 부릅니다. (도밍고 형님 특유의 '소프라노 만지며 노래하기' 신공이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마지막은 정말 시원시원한 '발퀴레의 기행'입니다. 역시 같은 2005년 BBC 프롬에서 안토니오 파파게노가 지휘하는 로열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리사 가스텐을 비롯한 발퀴레 군단의 노래가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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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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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궁금이.. 2009.02.06 09: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1등이요~!!

  2. halen70 2009.02.06 09: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톰 쿠르즈는 정말 세월이 갈수록 점점더 잘생겨 지는것 갔습니다.. 저는 아직 마흔도 않됬는데 벌써 머리가 거의다 다 빠지고 얼굴엔 주름이..흑흑..

  3. 가을남자 2009.02.06 09: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바렘보임... 사실 이런 음악가 이름은 처음 들어봅니다.
    대개 천재 음악가(화가들도)들은 조금은 사이코적인 데가 있지 않읍니까? 나름대로 천재적인 음악가의 한사람인가 봅니다. 천재음악가 중에는 단명한 사람들도 많은데...
    도밍고 보다는 파바로티가 훨씬 풍채가 좋지요.
    '내 별명이 파바로티네' 하시던 전 조선일보 최영호 기자님생각이 잠시 생각이 났읍니다. 아마도 지금쯤은 저를 기억 못하시겠지만.. 그래도 안부가 궁금하군요. 영화평마다 재미가 없다고 해서 별로 보고싶지는 않군요. 아름다운 음악을 잘 못듣는게 조금은 억울하기도 하답니다.

  4. 찾삼 2009.02.06 09: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악쪽으로는 무지하다보니
    송기자님 글을 보면서 와 저런일도 ..라고
    감탄할때가 종종있어요..
    어떻게 저런일을 다 아시는건지..너무 신기 ;;

    • 송원섭 2009.02.06 15: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파다 보면 다 나온다는게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정신!

  5. 후다닥 2009.02.06 09: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발퀴레...
    바그너를 히틀러가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얘긴 전에 책에서 봤는데 그 후에 이스라엘에서 금기시 되었단 얘긴 오늘 처음 알고 갑니다..
    휴~~ 다른 걸 떠나서 가자지구에서 죽어간 아이들 사진을 보면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상처가 얼마나 큰지 새삼 느낍니다
    세계평화가 그리 어려운일인지...

  6. 2009.02.06 10: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나보다 착한 유대인도 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7. atomic 2009.02.06 11: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바렌보임은 듸프레 아프고 난 이후엔 임종까지 얼굴보러가지도 않은 걸로 아는데요. 필요없어진 아내를 버리는 냉혈한인지, 사랑했던 사람의 아픈 모습을 기억속에서 지워버리는 길을 택한 비겁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사람의 감성과는 다른 행동을 보인 사람이긴 하죠.

  8. 라우드롭 2009.02.06 11: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15년 전인가요?
    미대 다니던 여친이 다발성경화증의 역사에 대해
    좔좔~~읊더니 재클린 뒤프레과 다니엘 바렌보임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당시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에 대해
    수업을 받고 있던 의대생이었던지라...
    족보이긴 한데 시험기간이 아니어서
    좔좔 외우고 있던 상태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약간 무시당했었다는....

  9. orcinus 2009.02.06 13: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바렌보임이 아픈 뒤프레에게 모질게 대한 이야기는 유명한 편입니다.
    뭐 남녀간의 이야기니까 그리고 한사람은 죽어가던 사람이니까 이야기가 와전 될 수 도 있겠지요

    상당히 재능있고 유능한 지휘자인데 본인이 아주 훌륭한
    피아니스트이고 독주협연자의 한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지휘자로서 협연을 지휘할때 자신이 돋보이지 않는 곡인 경우는 상당히 불성실하게 지휘해서 협연자들에게 인기없는 지휘자의 한사람으로 알려져있죠.

    의미 있는 일은 하는데 정치적인 사람으로 보이는 제 편견이 이상할 수도 있겠죠.

  10. orcinus 2009.02.06 13: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리고 것은 전후 독일국민과 일본국민의 전쟁에 대한 책임문제인데요. 제 생각이긴 하지만 독일의 경우는 책임을 사과하기가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영화에서 탐 크루즈가 이야기한 것처럼 독일의 경우는 책임을 나치에게 돌리면 되는 심리적으로 편한 입장일 수있는 반면에 일본의 경우는 책임을 돌릴 대상이 없는 그런 입장이였으니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잘 모르지만 맥아더가 일본 점령군 사령관으로서 일본 왕에게 너무 관대한 처분을 내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왕을 전범으로 몰아서 해결을 했으면 일본 사람들도 반성하고 전쟁에 대한 책임을 좀더 쉽게 인정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막연히 "일왕과 왕실이 잘못했어" 이렇게 보이지 않는 상대적으로 추상적인 존재에게 책임을 돌리고 사과하는 것이 편안하지 "내 아버지 내 할아버지가 잘못했어" 하는 것은 사람의 심리상 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송원섭 2009.02.06 15: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본인들도 '(도조 히데키를 비롯한) 그때 군부가 잘못했어'로 가면 되지 않을까요. 엄밀히 말해 최고 통수권자인 히로히토가 물러나지 않았다는게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11. 스파이크 2009.02.06 16: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하우스에서 툭하면 나오던 MS가 바로 저것. 흠흠;;
    도밍고 형님의 신공에 감탄하고 갑니다..ㅋ

  12. 박영우 2009.02.06 17: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원섭이 까꿍..ㅋ

  13. 2009.02.06 18:4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4. echo 2009.02.07 12: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언제까지나 우리만 희생자라고 주장해선 안 된다”

    참 드믄 생각을 가진 분이로군요.

    음악 잘 듣고 갑니다. 근데 전 이 음악을 들으면 E.T. 사운드트랙이 떠오른다는.^

  15. 허진석님 2009.02.09 08: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 영화의 제목 '발키리'는 본래 국내에서는 '발퀴레'라는 표기가 더 익숙한 단어입니다."
    적어도 제 주변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테란 유닛 덕분에 발퀴레 보다는 발키리가 더 익숙한...

    • 송원섭 2009.02.09 09: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건 그냥 '게임 유닛'으로서의 이름이지 '북구 신화의 여신'은 아니잖습니까.^^

'작전명 발키리' 흥행의 최대 강적은 일단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영화 속에서는 슈타펜버그라는 미국식 발음으로 나옵니다. 앞으론 슈타펜버그로 통일합니다)의 음모가 실패했다는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슈타펜버그와 그밖의 음모가들이 꾸민 1944년 7월20일의 히틀러 암살과 쿠데타 시도가 실패했다는 건 모르더라도, 히틀러가 베를린 함락 직전인 1945년 4월30일 벙커에서 정부 에바 브라운과 함께 자살했다는 건 거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일이죠. 정확한 날짜까진 모르더라도 최소한 '히틀러는 암살당한게 아니라 자살했다'는 것만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이미 이 영화의 결말은 노출되어 있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봐야 할 가치가 있을까요? 물론 이런 경우는 한둘이 아닙니다. 워털루에서 나폴레옹이 패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거의 없고 트로이에서 아킬레스와 파리스가 모두 죽는다는 것 역시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최근들어 줄고 있는 것 같기도 하죠^^), 이런 영화들은 모두 존재의 의미가 있습니다. 심지어 로미오와 줄리엣이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극장을 찾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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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작전명 발키리'의 미덕은 무엇일까요.

먼저 줄거리입니다. 아프리카 전선에서 왼쪽 눈과 오른손, 왼손의 손가락 2개를 잃고 베를린으로 돌아온 슈타펜버그 대령(톰 크루즈)은 승전의 가망은 없다는 현실 인식 위에서 히틀러를 제거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이를 지켜보던 폰 트레스코프 장군(케니스 브라나)과 노장 벡(테렌스 스탬프) 등 반 히틀러 음모가들은 대령을 실제 작전 책임자로 영입하죠.

이들은 베를린 지역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때 예비군이 베를린 지역을 계엄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발키리(발퀴레) 계획을 이용, 히틀러를 암살한 뒤 베를린을 접수하고 임시 정부를 수립하는 계획을 꾸밉니다. 하지만 아무리 완벽한 계획도 현장에서의 변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틀어지기 마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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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를 암살하려고 시도한 사람들은 슈타펜버그 이전에도 여럿 있었습니다. 히틀러도 암살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수시로 계획을 변경했고 자신의 동선을 쉽게 눈치채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위협을 뚫고 히틀러 암살 직전까지 갔던 1944년 7월20일의 음모는 상당히 의미가 깊습니다. 만약 이들의 거사가 성공했다면 엄청난 변화가 있었겠죠. 독일이 아직 파리를 점령하고 있던 시점에서 나치 정권이 붕괴되고, 새로운 정부가 휴전 협상에 들어갔다면 최소한 동서 분단은 막을 수 있었을테고, 냉전시대의 양상도 상당히 크게 변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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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아시아 양쪽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던 미국의 입장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유럽에서의 전쟁을 마감하고 태평양 쪽으로 군사력을 집중시키고 싶었을 겁니다. 게다가 전후에 세워진 독일 정권을 공산주의의 서진을 막는 보루로 이용한다면 미국으로선 손해 볼 것이 없는 휴전입니다.

하지만 하늘은 히틀러를 보호했고 수많은 위험을 넘어 살아남은 히틀러는 결국 조국을 미국과 러시아군의 발길 아래 짓밟히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9개월 동안 독일 전토는 연합군에 의해 철저하게 파괴됐고 나라는 44년 동안 분단되는 고통을 맛보게 됐죠. 지금도 부강한 독일을 보면 그게 그거랄 수도 있겠지만, 1960년대, 70년대의 시각에서 보면 상상하기 어려운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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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이 반드시 흥미로운 사건이란 법은 없죠. 더구나 이런 음모와 모의는 대개 담배 연기 속에서 남자들끼리의 은밀한 대화로 이뤄집니다. 스크린을 채울만한 볼거리는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엑스맨' 시리즈를 만든 흥행의 귀재 브라이언 싱어가 이걸 모를 리는 없죠. 당초 싱어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앞부분의 아프리카 전투 신도 없는, 저예산의 암울한 영화였지만 톰 크루즈가 스타펜버그 역에 관심을 느끼면서 규모가 갑자기 커져 버린 영홥니다. 그런데도 흥행에서도 제법 성공을 거뒀죠.

싱어는 다 아는 결말 대신, 음모가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좌절했는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의 영상이 보여준 것은 쿠데타라는 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지고 분쇄되는가,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사람들은 얼마나 이기적으로 움직이는가 하는 '쿠데타를 통해 본 인간의 단면'입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장군들과 장교들은 총 대신 전화기를 붙잡고 전투를 벌이지만, 이 전투는 직접 몸을 날리는 싸움에 비해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 박진감을 제공합니다. (이보다 더 심한 영화도 있습니다. 시드니 루멧의 '12인의 성난 사람들(12 angry men)'은 모든 영화가 방 하나 안에 앉은 12명의 사람들 사이에서 시작되고 끝납니다. 하지만 결코 정적인 영화가 아니죠.) 그런 면에서 싱어는 자신의 재능을 다시 과시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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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작전명 발키리'의 운명은 관객이 이 사건에 얼마나 관심이 있느냐에 매달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독일 관객들은 미국 관객들에 비해 이 영화에 훨씬 더 관심을 보일 겁니다. 마찬가지로 '제5공화국' 드라마를 한국 아닌 다른 나라 국민들이 재미있어 할 여지는 별로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 영화가 예상을 뒤엎고 흥행에서도 꽤 성공한 것은 당연히 톰 크루즈의 힘일 겁니다. 슈타펜버그의 유족들은 "키가 너무 작다"며 불평했다지만 타고난 닮은 얼굴에 힘입어 크루즈는 배우로서 할만큼 했습니다. 아마도 목표로 했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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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발키리'의 매력은 아무래도 쿠데타라는 작업의 현실적인 묘사죠. 사실 이 영화를 보면서, 30대 이상의 한국 남성 관객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를 광경은 바로 12.12일 겁니다. 어느 나라나 쿠데타라는 것이 일어나는 과정은 비슷합니다. 음모를 꾸미는 사람들이 있고, 그 음모를 탐지해 방지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 사이에는 어느 쪽에 가담하는 것이 좋을까 저울질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죠.

음모를 눈치챈 사람의 수에 비해 적극적으로 이를 막으려는 사람이 항상 부족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누구라도 음모를 꾸미는 쪽이나 막으려는 쪽에 적극 가담하기 보다는, 음모의 결과에 관계없이 살아남는 쪽을 우선 선택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이 냉엄한 현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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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인들에게는 이런 정경이 매우 친숙합니다. 이미 해방 이후 두 번의 쿠데타 세력이 정권을 장악해 가는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이죠. 그러고 보면 두 차례 모두 쿠데타를 주도한 장군들은 대단히 관대했습니다. 쿠데타에 맞섰던 장군들 중 끝까지 항거하다가 죽음을 당한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인 걸 보면 말입니다. 몇몇 사람을 제외하면, 어쩌면 그 '항거'의 진실성이 의심스러워지기도 합니다. 5.16 때에는 당시 육군 참모총장까지도 '긴가민가'한 태도로 일관했던 걸 보면 말입니다.

'작전명 발키리'의 홍보 담당자들이 왜 한국인에게 친숙한 5.16이나 12.12를 적극적으로 홍보에 이용하지 않았는지가 궁금합니다. 이 영화를 초기에 본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 영화가 '영웅' 톰 크루즈가 나타나 나치의 잔당들을 쓸어 버리는 활극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관객들은 영화의 수준에 대대적인 실망을 했을테고 최악의 입소문이 돌았겠죠.

톰 크루즈를 한국에까지 데려온 것으로 할 수 있는 홍보는 다 했다고 판단했다면 참 안이한 생각입니다. 5.16이나 12.12를 마케팅에 끌어들이지 않은 것은 영화에서는 쿠데타 세력이 '좋은 편'이고 한국의 현실에서는 '나쁜 편'이었기 때문일까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이상의 논의가 지루한 분이라면, '작전명 발키리'는 전혀 볼만한 영화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꼭 볼만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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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7월20일의 음모로 인한 가장 유명한 피해자는 '사막의 여우' 에르빈 롬멜 원수(위 사진)일 겁니다. 롬멜이 이 음모와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소한 음모의 존재를 알고는 있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롬멜의 유족들은 롬멜이 "이렇게 히틀러를 해치우면 전쟁을 끝내더라도 '내부로부터의 배신 때문에 이길수 있는(!) 전쟁에서 패했다'고 주장하는 히틀러 광신도들로부터 역습을 당해 반역자로 몰릴 것"이라는 이유로 가담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답니다. 실제로 히틀러는 "독일은 1차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지만 내부의 적 때문에 패할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로 우매한 군중의 지지를 얻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히틀러는 1944년 10월14일 롬멜에게 자살할 것을 요구합니다. 공개 재판으로 가면 앞날을 알 수 없지만 자살하면 전쟁 영웅의 지위와 가족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밀약이 있었다고 하죠. 하지만 '작전명 발키리'에는 '혹시 롬멜일 지도 모르는' 장군이 아프리카 신에 등장했다가 죽을 뿐, 롬멜이라는 이름도 나오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이렇게 유명한 장군이 등장하면 주인공 슈타펜버그에게 몰려야 할 스포트라이트가 분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까요?

p.s.2. 잘 알려진대로 발키리(Valkyrie)는 북구 신화에서 전사한 용사들의 혼을 천국 발할라로 인도하는 여신들입니다. 전통적으로 바그너 악극의 제목인 '발퀴레'라는 표기로 알려졌죠. 이를 굳이 '발키리'라고 쓴 건, 스타크래프트 유닛 이름을 사용해서 10-20대 관객들을 끌어들이려는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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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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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후다닥 2009.01.28 10: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흠...
    발키리...
    볼까 말까 고민중인데 저는 괜찮은데 마눌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중요한 한가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 chatmate 2009.01.28 11: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그거 배심원 영화 말인가요? 우연히 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끝까지 보게 되었더랬죠.

  4. 흠흠흠 2009.01.28 12: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 꼼수가 맞는듯 싶네요!! 단, 발키리 버그를 조심해야겠지요!!!ㅎㅎㅎ

  5. la boumer 2009.01.28 13: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볼 예정인데 현재까지는 좀 지적인 분들만 아주 좋아하시고 아닌 사람들은 아주 싫어하더군요.
    근데 독일에선 이 영화를 아주 혹평했다는데
    독일이 사이언톨로지 문제로
    톰 크루즈에게 미운털을 단단히 박은 모양입니다.

    수리 아버지, 왜 일본에 안갔을까 했는데
    2차대전시 독일과 손잡은 일본이라
    안갔나봐요. 후후후
    톰 크루즈씨가 생각이 좀 있다니까요.

  6. 그레고리 2009.01.28 13: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글중에 우리의 과거를 적극적인 홍보에 쓰지 않았는가의 해답은...대한민국에선 아직 기득패거리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영화는 주연, 영화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필패이기 때문이지요...헐리웃 영화라면 그 예외일지도 모르지만...어떤 영화가 과거 오류와 연계되어 다시끔 생각하는걸 원치 않는다는...주위를 둘러보면 꽤 있죠...그런 영화가...

    • 송원섭 2009.01.29 08: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화려한 휴가'가 대박난 건 당시의 '기득 패거리'와 정서가 맞았기 때문일까요?

  7. HJ 2009.01.28 15: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전 '발키리' 하면 스타크래프트 전에 日애니 '마크로스' 의 전투 유닛이 먼저 생각난다는....

  8. 애독자 2009.01.28 15: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이런 영화에 관심있고 캐나다 일간지에도 영화평이 좋게 났지만 톰 크루즈때문에 안 보기로... 연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대체로 독일인들이 백인중에서도 키가 큰 편이고 슈대령은 키가 아주 컸다던데 그 점을 감안해서 캐스팅을 했더라면... (대령의 자손들 마음이 이해됩니다.)

    • 송원섭 2009.01.29 08: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대신 얼굴이 닮았잖습니까.^

    • 애독자 2009.01.29 12: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렇긴 합니다만, 그래도 좀 키 큰 사람이 나오고 얼굴은 그냥 독일 군복 입고 머리 스타일과 분장으로 좀 꾸미면... 설사 얼굴이 좀 달라도 진짜 슈대령보다 잘 생긴 사람이 나오기만 하면 대령 후손들이나 독일인들은 기분좋아서 다 보러갈지도... (그러면 저같은 여자들도 많이 보러 갈 것 같은데...)
      딴 얘깁니다만 군복자체만큼은 그 당시의 독일군복이 제일 멋진 것같고 독일군 철모도 가장 과학적인 디자인이라더군요. 사실 국군아저씨(국군아가씨와 국군아줌마도 마찬가지)들은 국민들을 위해서 목숨 걸고 가장 고생하시는 분들인데 그 분들이 긍지와 명예를 느낄 수 있도록 군복디자인을 좀 더 멋있게 해 주면 좋겠읍니다. 제가 군복 입어본 경험이 없어서 옷감이나 활동성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디자인은 개선할 여지가 많은 듯한데 군복입고 싶어서 병역기피할 생각이 안 날만큼 멋진 것으로요. 스포츠선수등 특기자를 병역면제해 줄 때 그냥 해 주지 말고 일정 기간 그들의 수입 중 최소한 생활비만 빼고는 국방비로 바치게 하고 그 기금으로 군복무하는 장병들의 군복 군장 등을 개선시켜 준다면, 그리고 전방근무같이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면 빨리 제대시켜주고 비교적 안전하고 수월한 일 하거나 병역면제받고 수입만 바치는 사람은 오래 복무하게 하면 더 공평할 것 같은데요.(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데 저만 몰랐나요?) 캐나다는 군복, 경찰복, 소방대복, 구급대원복 등 모든 유니폼이 다들 너무 멋있어서 아주 추남만 아닌 사람이 입고 있으면 다 홀딱 반할 것 같은데 한국군은 의무복무하면서 너무... 사실 군복디자인은 아무래도 좋으니까 군대 안의 비인간적인 처우만이라도 없어지기를 바라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죠? 그래도 심리적으로 좋은 군복을 입고 있으면 상급자가 하급자를 이유없이 괴롭히는 등의 불명예스러운 행동을 좀 삼가하지 않을까요?(한국에서 군복무 해 주신 분들 참으로 감사합니다. 지금 고생하고 계신 분들도 부디 힘내시기를. 지금의 경험이 사회에 나가시면 꼭 도움이 될겁니다.)

  9. zizizi 2009.01.28 15: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친절한 톰 아저씨' 때문에 난리가 났었던데, 거기 가려져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왔던 건 나중에야 알았다는.. 거참. 감독님 혼자 오셨으면 인터뷰도 좀 하시고 그랬을 텐데, 톰 아저씨의 절정 팬서비스에 가리셔서... 아까왔습니다.

    그리고 기자님 말씀대로 우리나라의 정치를 마케팅에 결부시키는 건 매우 위험하지요.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일으켜보고자 하는 전략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팔고싶은 영화는 버려두고 논쟁만 하다가 끝날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

  10. 헝그리언 2009.01.28 16: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10.26도 떠오르더군요.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실행했지만 정작 성공했다고 믿은 암살이 실패해 굴복하고만 슈타우펜베르크 대령과 암살에 성공했지만 이렇다할 계획이 없이 흐지부지하다가 또다른 독재를 불러오고만 김재규의 닮은 듯 차이나는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11. 아놔 2009.01.28 16: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스포일러 작렬이네요..

    적벽대전에서 주유가 이겼다는 내용에 스포일러질 한다고 악플을 날리던 분들이 이런 글을 보셨다간 가만히 계시질 않을 터

  12.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2009.01.28 17: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슈타우펜베르크" 라는 원작 독일 영화가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쉽게 구할 수 있으니 한번 보시고 비교해 보심도... 저는 아직 발키리를 안 봐서...

  13. 이름이동기 2009.01.28 18: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되어진 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나더군요 ^^

  14. 송원섭 2009.01.28 20: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내이름으로 링크되있길래 봤더니 다른분..
    해킹당해서 이름바뀌는툴 걸린줄 알고왔는데
    댓글읽다가 주유가 이긴다는 소리듣고 열받아서가네요...
    11시에 심야로 보러갈예정이었는데 쩝..

  15. 스포일러? 푸핫~! 2009.01.28 20: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위의 '아놔'라는 분과 '송원섭'(동명이인?)이라는 분... 유머 센스가 좀 있으신듯..ㅋㅋㅋ

  16. echo 2009.01.29 01: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미국 흥행 성공은 아마 유태인들도 많이 좌우했을 겁니다. 제가 아는 유태인들은 개봉 첫주에 거의 다 봤다고 봐야...
    5.16 이나 12.12에 연결하게 되면 자칫 쿠데타를 미화한다는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닐까요.

  17. still 러브 세리 2009.01.29 03: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국에선 탐 크루즈가 영화홍보차 방문까지 해서 이 영화에 관심이 좀 많이갔군요. 여기선, 그냥 그러려니, 테레비에 광고만 좀 나오다가 뭍혀져간 영화로 느껴졌는데.

    얼마전에 어 퓨 굿맨 참 재미있게봤는데... 그때만해도 이러진않았을텐데...

    연기력에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작품도 나름 잘 선택하는것 같기도 한데, 다른 중년배우들에 비해서 참 정이안간다고 해야할까요?

  18. 유머나라 2009.01.29 08: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흐아.. 정말 멋진 영화평이네요. 유명한 사건인데, 꼭 한번 관람해야겠어요.

  19. 2009.01.29 09:0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송원섭 2009.01.29 09: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새삼스럽게... '글래디에이터'에선 라틴어로 하던가요? 모든 감독이 멜 깁슨은 아니기 때문이죠.

  20. halen70 2009.01.29 09: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송기자님께서 전에 글올려주신 레니 리펜슈탈에 관한 영화를 만들면 크게 히트할것 같습니다.. 헐리우드의 막대한자본과 유명배우를 출연시키고, 최고의 감독을 뽑아서말이죠.. 여주인공은 .. 음 .. cate blanchett 만 아니라면 정말 좋겠습니다만..

    • la boumer 2009.01.29 04: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Cate Blanchett, 그러고보니 리펜슈탈역에 딱이로군요!
      ㅋㅋㅋㅋㅋㅋ 얼굴이나 이미지가 아주...ㅋㅋㅋㅋ

    • 송원섭 2009.01.29 09: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재미있는 영화가 되겠군요. 여주인공만 잘 고른다면.^

  21. 지나가다2 2009.02.05 09: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톰크루즈...
    이 영화는 아니지만
    송원섭씨의 영화평을 믿고 드디어 '트로픽썬더'를 봤어요.
    기대치가 낮아선지 나름 재미있게 봤답니다.
    미리 어떤 영화인지 안 것이 다행...^^;
    작정하고 웃기는 코미디와 시침 뚝 때는 패러디 사이에서
    끈질기게 줄타기를 하는 게 좀 아슬아슬하긴 하더군요.
    그런데 가장 재미있던 건
    바로 톰크루즈 등장하는 장면!
    전혀 몰랐는데 스탭롤 뜨는 것 보고 알았죠.
    본격적으로 코미디영화 찍어도 좋을 것 같던데요?
    거의 웨인즈월드의 포스를 느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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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님은 먼곳에' 때문에 시작한 포스팅입니다. '님은 먼곳에'와 그 노래들에 대한 포스팅은 다른 쪽에 있습니다. 이 글은 거기서 시작돼 본격적으로 다른 영화들과 그 수록곡들을 살펴보는 내용입니다.




월남전을 소재로 한 작품의 음악 중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는 건 개인적으로는 역시 롤링 스톤스의 Paint It Black입니다. 실제로 당시 월남에 있던 병사들이 즐겨 듣던 음악이기도 하고, TV 시리즈 '머나먼 정글'의 주제곡으로 명성을 떨쳤죠.

(그런데 정작 '머나먼 정글'이 국내 방송될 때 이 노래는 금지곡 - 반전, 퇴폐성이라는 이유로 - 이었습니다. 그걸 모르고 오프닝을 그대로 살려 놓았던 담당자는 뜨악했죠. 하지만 그걸 문제삼은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조용히 넘어갔다는 엄청난 얘기가 있습니다.)

자, 추억의 '머나먼 정글(Tour of Duty)'.



베트남전은 저에게도 먼 역사 속의 일입니다. 1975년, 월남 패망 당시 미국 대사관을 철수하던 헬리콥터에 줄줄이 매달려 있던 피난민들의 모습을 어렴풋이 뉴스 화면으로 본 듯한 기억이 있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리 먼 과거는 아니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 - 삼촌뻘이죠 - 로부터 월남전과 관련된 전설(?)은 꽤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특히 저번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학교 다닐 때 교련 선생님들은 대부분 월남전 참전 장교 출신이었죠. 물론 학생들이 확인할 길은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월남은 커녕 제주도도 못 가본 분들이더라도 학생들 앞에선 "이 새퀴들이, 백마부대 깡다구 강중위 그러면 베트콩 새퀴들도 다 죽었다고 엎드렸는데 어디서 개수작이야!"라고 충분히 표정관리를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아무튼 그때로선 비 오는 교련시간에 '월남 무용담' 듣는게 퍽이나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때 들은 이야기 중 기억나는 것 몇 토막(위문공연 이야기는 저번에 써 먹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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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졸병들도 항상 실탄과 수류탄을 휴대했기 때문에 상급자라도 지나치게 심한 얼차려나 인간적인 모욕을 할 수 없었다. 자살하거나 내무반에서 총질을 하는 사고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못살게 굴던 고참을 쏴 죽이고 밀림으로 달아난 놈이 있었다. 얼마 지나서 그리 멀지도 않은 곳에서 시체를 찾았는데, 온몸 살가죽이 다 벗겨진 채로 죽어 있었다. 당시 부대원들과 혹시라도 베트콩에게 생포될 것 같으면 서로 쏴 죽여 주자고 약속했다.

2. 더운 지역이라 땅을 파고 화장실을 만들어도 너무 냄새가 심해 고역이었다. 고민 끝에 석유 드럼통을 절반으로 자르고, 석유를 반쯤 부은 다음 그 위에 널빤지를 깔아 간이변소를 만들었다. 어느 정도 변이 차면 바로 불을 질러 소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편했다.

그런데 한 놈이 그 위에서 양담배를 꼬나물고 꽁초를 휙 버린 거였다. 죽진 않았지만 중요 부분이 모두 불고기가 돼 있었다. 나중에 병원으로 문병을 갔는데, 침대에도 바로 눕지 못하고 허리가 공중에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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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베트콩이 이쪽으로 도주한다는 정보를 받고 1개 소대가 잠복했다. 잠시 후 눈앞으로, 멀쩡히 보고 있는데 한 50미터 앞에서 사람들이 죽을 힘을 다해 뛰어가는게 보였다. 몇 초 사이지만 한 20명 정도가 지나갔을 거다. 당연히 일제사격을 가했다. 경기관총을 포함해서 M-16을 자동으로 놓고 드륵드륵 갈겼다. 그런데. 실제로 총에 맞고 쓰러진 건 단 2명이었다.

총이라는게 그렇게 안 맞는 건지 그때 처음 알았다. 하긴, 사람이 초긴장상태가 되면 총에 맞고도 전혀 이상 없이 달린다고도 하더라. 맞긴 맞았는데 다 도망갔다가 어디 엉뚱한 데서 쓰러졌는지도 모르지.

4. 미국이란 나라가 무서운 걸 처음 알았다. 헬리콥터고 트럭이고 부서졌다고 말만 하면 바로 새걸로 갖다줬다. 국내에서 훈련할 땐 '탄피 100% 회수' 때문에 어지긴히 신경을 썼는데 여기선 다음 보급때까지 전에 받은 탄약 다 쓰는게 귀찮을 정도였다. 사격 훈련도 전부 자동으로 놓고 긁었다. 원 없이 쏴 봤다. 탄피? 아무도 안 찾더라.

처음엔 C-레이션도 나중에 먹으려고 껌이며 통조림을 챙겨 놓는 놈들이 있었는데, 곧 그게 바보짓이란 걸 알게 됐다. 레이션 같은건 산처럼 쌓여 있었고, 오히려 김치랑 밥이 먹고 싶어 혼났다. 나중엔 입맛이 고급이 되어서 왕건이 통조림만 하나 까 먹고 나머지는 죄다 현지인 꼬마들한테 뿌렸다. 미국이란 나라랑 같은 편에서 전쟁한다는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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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얘기가 너무 길었군요. 그럼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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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영화 얘기를 하자면, 아무래도 이 영화를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겠습니다.

일단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 부터.





인상적인 모먼트는 여럿 있지만 도어즈의 'The End'로 시작하는 오프닝만큼 강렬하지는 않습니다. 단, 시퀀스가 너무 길기 때문에 원래 좋아하시는 분들 아니면 클릭을 자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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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툰'이란 새로운 단어를 가르쳐 준 영홥니다. 이 영화에선 뭐니 뭐니 해도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가 유명했지만 그 외의 당시 분위기를 살린 팝 명곡들이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White Rabbit'. 월남전-마리화나-사이키델릭 록은 빼놓을 수 없는 3박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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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는 유명한 인종주의자 마이클 치미노의 극단적인 오리엔탈리즘 때문에, 아시아인이 보기엔 어처구니없는 괴작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디어 헌터'의 음악만큼은 매우 훌륭합니다.

백만인의 애청곡, '카바티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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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큐브릭의 '풀 메탈 재킷'은 평범한 미국 청년들이 어떻게 전쟁 기계로 길러졌는지에 초첨을 맞춘 작품입니다. 저번 글에서 어느 분이 말씀하셨지만 마지막의 소녀 저격수 시퀀스가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죠.

본래는 트래쉬맨의 'Surfin Bird'가 삽입된 장면이 유명하지만, 다른 장면을 한번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 이 영화를 보신 분들 중에도 이 노래가 무슨 노래인지 궁금했던 분이 있었을 겁니다.



MIC, KEY, MOU, SE. 그렇습니다. 이 노래는 바로 '미키 마우스 송'이었던 겁니다. 전쟁터에서 총 든 군인들이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안 어울리는 노래죠. 큐브릭이 보여주고자 했던 전쟁의 한 단편이 이 노래에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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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빼면 울 것 같은 분이 있어서 넣었습니다. 사실 로빈 윌리엄스는 거의 모든 영화에서 지나치게 작위적인 모습으로 나오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이 영화에서의 'What a Wonderful World'는 참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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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심지어 포스터는 뮤지컬)가 뭐냐고 의아해하실 분이 꽤 있겠지만, 록 뮤지컬의 효시라고 불리는 '헤어'는 월남전을 무대로 한 유명한 반전 작품입니다. 비록 전쟁터를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주인공이 파월 장병으로 징집되는 데서 영화가 시작하고, 영화 전편이 전쟁에 대한 거부의 몸짓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결국 주인공 중 하나는 훈련소에서 월남으로 파병됩니다.

뒷날 '아마데우스'를 만드는 밀로스 포먼이 감독한 영화판은 뮤지컬 영화의 흐름을 바꾼 걸작이라고 감히 평가합니다. '헤어'를 유명해지게 한 노래는 'Aquarius'와 'Let the sunshine in'이죠. 본래 흑인 보컬 그룹 5th Dimension이 두 노래를 합쳐 불러 히트시킨 버전이 유명하지만 오늘은 따로 따로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Age of)Aquarius.





다음은 Let the Sunshine in. 일부러 영화 버전과 다른 버전을 골랐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노래 같다가 2분30초쯤부터 나오는 유명한 후렴구를 듣고 나서 '아, 이 노래?' 하실 분들도 꽤 있을 겁니다.





두개를 붙인 휩스 디멘전의 노래.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아, 음악이라는 게 이렇게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있는 거였구나.... 하는 느낌을 받은 노래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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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마지막은 빌리 조엘의 'Goodnight Saigon'입니다. 영화음악도 아니지만 이 노래가 빠진 월남전 노래 이야기는 상상하기 힘들 것 같아서 넣어 봤습니다. 물론 마마스 앤 파파스의 'California Dreaming' 처럼 실제로 당시 히트하던 노래들도 있지만 가사의 내용은 이 쪽이 훨씬 와 닿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끝까지 들었는데 왜 '님은 먼곳에'가 안 나오는지 궁금한 분들은




영화 리뷰를 보실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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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송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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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ter153 2008.07.26 09: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논문 한편을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오늘 님은 먼곳에 보러 갑니다.....

  2. 순진찌니.. 2008.07.26 09: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여전히 Paint it black은 자주 듣는 음악인딩.. 글 잘읽고 가요.
    지금도 다시 듣는중이에욤.. 순위권이넹..ㅋㅋ

  3. 찾삼 2008.07.26 10: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려서..
    머나먼 정글을 무척 재밌게 봤었죠..

    그런데...나이를 먹고 20대를 넘어가는 순간부터..
    전쟁영화가 그렇게 싫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재밌게 봤는지 이해가 안될정도로..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노래를 들을때마다 떠오르는 추억이 하나쯤이 있잖아요..저에게 '투다다다다다다'하는 헬리콥터 소리는 머나먼 정글이 떠올라요..그래서 더 전쟁영화가 싫은지도모르지요...

    님은 먼곳에도 보고싶었지만 전쟁영화를 끔찍히 싫어해서 안가고 있었는데 오늘 보러 갈까 싶네요...(순전 스핑크스님 때문입니다 ㅎㅎ)

  4. echo 2008.07.26 11: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옥의 묵시록
    paint in black
    말론 블란도
    Aquarius
    러시안 룰렛
    탄피
    카바티나
    로버트 드니로
    .....10,20대의 한구석을 자리했던 조각들이군요.

  5. 노바당 2008.07.26 11: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작품입니다.
    'Let the sunshine in'의 영상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곳은 뉴욕 맨해튼의 워싱턴 스퀘어 파크군요.
    워싱턴 스퀘어 파크는 영화 '어거스타 러쉬'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제 딸이 올해 워싱턴 스퀘어 파크 옆에 있는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박사과정(nyu stern ph.d) 에 입학하게 되어서 특히 기억되는 곳입니다.
    좋은 영상과 음악 잘 들었습니다.

  6. 무면허 2008.07.26 12: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게르만 민족주의라고 해야 할까요, 백인우월주의자라고 해야 할까요. 어쨌든 헬기 타고 군인, 민간인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하면서 바그너의 음악을 틀고 쳐 들어가는 장면에서 어쩌면 그렇게 작곡가의 심성이 현실에 잘 반영될 수 있을까(물론, 영화지만) 싶기도 합니다.

  7. 우유차 2008.07.26 13: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토요일 아침 8시도 되기 전에 글을 쓰시다니…

  8. 맛돌이 2008.07.26 13: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CNTV에서 머나먼 정글을 봤는데 좀 유치하더라구요. 80년대엔 획기적인 장면들이 많았었는데요...문득 든 생각이 밴드오브브라더스도 10년 뒤에 보게 되면 유치할까? 였습니다.

    2차대전 영화 이야기도 다뤄주세요.
    80년대엔 2차대전 영화를 많이 방영해줬쟎아요?...개인적으로 "머나먼 다리", "파비안느",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가 가장 기억이 남습니다만 송기자님의 기억에 남는 80년대 추억의 2차대전 외화 시리즈를 보고싶네요...
    저는 그때 초.중학생이었기 때문에 송기자님이 더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실것 같아서요...

    아, 그리고 혹시 2차대전 당시 그리스 빨치산들이 주인공이었던 거 같은데, 마지막에 주인공 남-녀가 원형극장 같은 곳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는데 남자 주인공 복장이 독일군 장교 복장이어서 빨치산들에게 오인사격 받아 죽어버리는...요 영화 기억하시는지...

    • 송원섭 2008.07.26 14: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나타샤'죠. '나바론'과 똑같은 트릭을 쓰는 영화였습니다.

    • 블랙라군 2008.07.26 17: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전 티비에서 해줬던, 게디슨유격대(?)가 생각나는군요.
      그걸 모방해서 mbc에서 했던 '3840 유격대'와 k본부의
      '전우'도..ㅎㅎ

  9. 송원섭 2008.07.26 14: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결말 내용을 얘기하시면 곤란하죠.

  10. 메렝게로 2008.07.26 20: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님은 먼곳에"에 쓰인 군가가 "전선을 간다"가 흘러 나오던데 그 보다는 "맹호부대" 군가가 그 시대상에 더욱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배경이 1971년인데 1972년인가 1973년에 국민학교 다닐 때 파월부대(맹호부댄지 백마부댄지 가물가물하지만) 귀국환영대회로 을지로에서 카 퍼레이드를 하던 장면과 어린 마음에 꽃다발과 태극기를 들고 인파속을 헤매던 기억이 영화보면서 오버랩 되더군요.

    • 송원섭 2008.07.26 20: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영화 속 엄태웅의 부대가 '백호부대'인 걸 보면 실제 부대명은 아예 피하기로 한 것 같았습니다. 그럼 맹호부대 노래는 더더욱 쓸 수가 없었겠죠.

  11. 송원섭팬 2008.07.26 22: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1. '굿모닝 베트남'의 당시 시대보다 'What a wonderful world'가
    나중에 나온 곡이라는 걸 최근에서야 알았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는
    루이 암스트롱의 목소리와 함께 오버랩되는
    월남전의 단상들이 흘러가는 이 시퀀스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눈물 찔끔 났었거든요.

    2. '발퀴레의 기행' 시퀀스 이후에
    헬기부대 대대장인 로버트 듀발이 쑥밭이 되버린
    마을 앞 바다에서 서핑보드를 탔었더랬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영화는
    비디오가 출시될 당시에는 누더기가
    될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검열관의 눈에는 불온한 영화였을테니...
    그래도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수익을 낼 수 없는 러닝타임 때문인지도...ㅡㅡ^

    3. '풀 메탈 자켓'은 신병들이 실전에 배치되는
    후반부 보다는, 전반부가 더 무섭더군요.
    순진한 젊은이들을 삭발로 만들어대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컨트리 뮤직...아마도
    'Good bye my darling, Hello Vietnam~~~'
    가사가 이랬을겁니다...ㅋ

    • 송원섭 2008.07.27 09: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1. 굿모닝 베트남의 배경이 1965년이었군요. 몰랐습니다.

      2. '가만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너무나 당연한 얘기였죠, 그 시절엔. 하지만 이 영화가 한국에서만 누더기가 된 건 아니었죠. 코폴라가 괜히 Redux를 내놓은 게 아닙니다.

    • 메렝게로 2008.07.27 09: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2. "지옥의 묵시록"의 리덕스가 나오기 전에는 발퀴레의 기행이 나온 이후에 킬고어 중령이 베트콩 시체를 타고 서핑을 타는 씬이 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었죠.

  12. 커버플스 2008.07.27 00: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푸하하 드뎌 알았습니다. let the sunshine in 이 왜 익숙한 멜로디인지.. 윤항기 씨의 "노래하는 곳에" 후렴구와 비슷합니다. ㅋㅋ

    하루종일 고민했었는데 이제서야 생각나다니 ㅋ

  13. bytheg 2008.07.27 00: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Paint it black는..머나먼 정글의 오프닝곡이기도 하지만 한해먼저 풀메탈패닉의 엔딩크레딧으로 쓰였죠..미키마우스송이 나오고 바로 엔딩크레딧올라가며 흘러나옵니다.. 중간에 나오는 울리불리도 있군요..
    지옥의 묵시록에서도 롤링스톤즈의 Satisfaction이 나오죠..

  14. tianjin77 2008.07.27 12: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도어즈의 Light My Fire는 왜 빼놓으셨는지...? ^^ 올리버 스톤에게 플래툰의 영감을 준 노래중 하나라고 인터뷰기사를 본듯하네요. 스톤이 월남참전전 군입대를 위해 머릴깎는데 라디오에서 이 노랠듣고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는...

  15. 맥쿠의 팬 2008.07.27 20: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Fitth Dimension 의 영상을 오랜만에 보니..
    마릴린 맥쿠(오른쪽 여성)의 출중한 미모가 다시금 돋보이는군요.. (최소한 제 눈에는요..)

    몇년전에 같은 영상을 보고는 흑인 여성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솔직히 그 전까지는 인종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솔직히 고백합니다.)

    • 송원섭 2008.07.27 21: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지금에서야 알았습니다. ^^

    • bass 2008.07.28 21: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냥 지금 위키 검색하다가 본 건데요. 이 글 올라온 날(7월 26일)이 저분들 (McCoo와 저 중에 누군지 저는 알 수 없는 그 남편) 결혼 40주년 기념일이었다는군요... 암튼 너무나 귀에 익숙한 저 메들리도 좋지만, 그 위에 렛더선샤인인 앞부분도 괜찮네요. 잘 들었습니다. 덕분에 오늘도 퇴근이 늦고 있는 중..^^

    • 송원섭 2008.07.29 10: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다행입니다. 좋아해 주셔서.^^

  16. rainbowme 2008.07.28 16: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나이가 있는지라(?)
    지옥의 묵시록은 redux 버전으로 뤼미에르 극장에서 처음 접했더랬습니다.
    훌륭한 영화이지만 극장안에서 3시간 이상 되는 작품을 한자리에서 보기는 좀 힘들더군요.
    그러나 막판으로 갈수록 섬뜩했던 그 느낌은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지옥의 묵시록과 '발퀴리의 기행'은 영화음악사에 굵은 한 획을 긋는 명장면이 아닐런지요.

    p.s: 큐브릭의 '풀메탈 재킷'이 나와서 말인데, 기회가 되시면 언제 큐브릭의 영화들 이야기를 정리해주시면 어떨까요? 그의 영화들과 뒷이야기들 참 흥미로운데요^^

    • 송원섭 2008.07.28 17: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관심 있는 분이 하시는게 낫지 않을까요?^ 저는 '스파르타커스'와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샤이닝' 정도에나..

  17. 사랑과평화 2008.07.30 14: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월남전 영화에서 CCR노래도 자주 나온다고 느꼇어요. 미국인들에게는 CCR이 60년대를 회상시켜 주는 모양이다...라고 느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