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가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들이 참 많다.
사실 스페인을 여행지로 결정한 뒤부터 나름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역시 현지에 가 보니 놓친 것들이 꽤 있었다.
핵심적인 내용만 정리하면 이렇다. 최신 유행에 따라 10개 항목으로 정리했다.
(대체 언제 다녀온 여행을 여태 우려먹고 있느냐는 분들이 꽤 많다. 하지만 팍팍한 삶 속에서, 그래도 아직 여행기를 마무리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숨통이 트이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 면에서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마지막 마무리. 혹시 스페인에 가려고 준비하시는 분들은 지금까지 했던 포스팅들을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
http://fivecard.joins.com/search/스페인
1. 과일, 최고다.
오렌지, 멜론, 포도 등 거의 모든 과일이 상상 이상의 맛을 낸다. 특히 감 맛이 최고다.
(물론 사과,배와 딸기는 현재까지 한국산이 최고)
특히 위 사진, 'KAKI'라고 되어 있는 감은 가을이라면 꼭 드셔 보시기 바란다. 수십년간 감을 먹어 온 한국인으로서 인생 최고의 감을 스페인에서 먹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연시와 단감, 대봉시의 장점만을 취한 환상의 감이다.
2. 예약 시스템, 뭔가 조금씩 이상하지만 어쨌든
여행을 계획하셨다면 아마 렌페(Renfe)의 자주 다운되는 예약 시스템에 당황하셨을 듯. 하지만 제대로 기능하는 건 분명하다. 바르셀로나에서는 거의 반드시 T10(10회 탈 수 있는 지하철 패스. 저 위의 기계에서 살 수 있다)을 사용하시는 게 좋고, 알함브라 궁전이나 카탈루냐 음악당 공연 티켓을 인터넷으로 예매한다면, 어느 도시에서나 잘 보이는 라 카이샤(La Caixa) 은행 앞에 ATM 기계와 함께 있는 티켓 발매기에서 출력해 사용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두시길.
3. 유로자전거 나라, 싸진 않지만 유용하다
여행에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단순 안내에 그치지 않고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유로자전거 나라의 가이드들든 새로운 도시를 돌아 보는데 매우 유용했다. 특히 피카소가 자주 가던 카페에서 피카소의 일생 스토리를 듣고 피카소 미술관에 들르는 구성은 신선하고 많은 도움이 됐다.
4. 시장, 무조건 가야 한다
바르셀로나의 보케리아 시장이든, 마드리드의 산 미구엘 시장이든, 시장을 가 보면 스페인이 달라 보인다.
시장(식료품 시장으로 특화된)을 가 보면, 물건을 사고 파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서 먹고 마시고 떠드는 것이 일상이 되어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밤낮도 없다. 광장시장의 약간 밝고 예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5. 타파스라는 종류의 음식은 없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타파스(Tapas)는 음식의 사이즈다. 한국에서는 중국집에 가서 탕수육도 먹고 싶고, 깐풍기도 먹고 싶고, 난자완스도 먹고 싶을 때 인원이 적으면 방법이 없다. 하지만 스페인에선 그걸 모두 타파스로 시키면 된다. 서너 입씩 먹을 분량으로 여러가지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스페인의 식문화를 사랑하게 되는 이유다.
혹시 가게 된다면 타파스보다 더욱 미니멀한 핀초(Pincho)도 잊지 말고 드시길.
6. 식사 시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시에스타 시간에는 식당이고 가게고 모두 쉰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은 적이 있지만, 가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시에스타의 개념이 점점 흐려져 간다고도 하고, 그 시간에 사람들은 낮잠을 자는게 아니라 카페며 식당에서 계속 먹고 마시고 떠들고 있다.
아무 시간이나 가서 먹고 떠들고 마셔도 된다. 웬만한 바나 레스토랑은 심야까지 한다. 한국과 비슷한, 참 좋은 나라다.
7. 하늘, 평원의 하늘은 다르다
안달루시아의 하늘. 평원 위의 하늘은 구름부터 다르다.
8. 알함브라, 역사를 알아야 보인다
카스티야와 아라곤이 결혼으로 맺어지며 탄생한 대 스페인 왕국, 그리고 알함브라의 함락과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이어지는 15세기 말 스페인의 황금기를 이해하지 못하면 남부 스페인 여행은 의미가 반감된다. 가기 전에 대략의 윤곽이라도 파악하면, 느낌이 달라진다. 물론 유로자전거 투어 같은 곳에선 어느 정도 설명을 해 주지만, 공부는 스스로.
9. 달리, 상상 그 이상
바르셀로나를 간다면 인근 피게레스(Figueres)에 있는 달리 미술관을 꼭 가 보시길 권한다. 난 미술엔 개뿔 흥미 없어, 하시는 분들, 인간의 상상력이란 얼마나 위대한지 깨닫게 된다.
10. 야경, 가는 곳마다 꼭 놓치지 말길
밤의 고딕 지구를 한바퀴 돌고 나면 바르셀로나라는 도시를 사랑하게 된다. 으슥할 것 같지만 오히려 한밤중에도 어딜 가나 사람들이 와글거린다. 그래도 멋지다. 그리고 알함브라의 야경은 꼭 한번 시도해 보시길(안타깝게도 봄, 여름에만 가능해서 나는 실패).
그리고 다음에 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들.
- 바르셀로나에서 분수 쇼 보기 (왜 매일 안 하냐고)
- 리세우 오페라 (그 날짜에 적절한 공연이 있는지가 행운의 시작)
- 톨레도에서 1박 (밤의 톨레도가 진짜라던데)
- 세고비아에서 돼지 통구이 (느끼하다는 사람도 있던데...)
- 달리가 살던 지중해의 어촌까지, 더 나아가 프랑스 국경까지.
- 그리고 국경을 넘어 모든 방문자가 '거기서 살고 싶다'던 리스본.
물론 이곳은 언제 가도 꼭 다시 한번 들르고 싶다. 매혹의 공간.
이렇게 해서 1년여(;;)에 걸친 스페인 여행기 끝.
곧이어 발리 방문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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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동안 스페인을. ,.ㅎ 부럽네요ㅎ
간건 10일이지만... 여행기를 1년에 나눠 쓰니 1년이 즐겁습니다.^
스페인에갈 형편은 못돠고요.. 요즘 멕시칸 식당에 자주가서 식사를 합니다.. 뭐 비슷한것 아냐?..라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곤 합니다.. 의외로 멕시코 음식이 입맛에 맞더군요.. 매콤하면서 달콤한ㄱㅅ이요..
여긴 온동네에 멕시코 식당과 인도 식당이 즐비합니다..
담주에 타코나 먹으러 가볼까 합니다.^
여행은 정말 아는 만큼 보이네요. 스페인에 대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꼭 가보고 싶은 곳인데 직장 생활하면서 길게 휴가 쓰는게 싶지 않아 땅이 넓은 스페인은 쉽게 여행지로 못 고르겠더라구요.
10일 정도는 과감하게 질러 보세요.^
안녕하세요 광주공식블로그 광주랑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광주랑 블로그에도 한번 들러주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좋은글 감사히 잘 봤습니다. 나중에 스페인 갈때 좋은 자료가 되겠네요 ^^
당장 가세요 3
와 좋은글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잘보고 가요 스페인은 인종차별같이나 치안은 어떤가요? 대체로 스페인은 덜 위험하다고 들은것같은데요
다른 서유럽 국가들 보다 인종차별이 훨씬 덜하구요 사람들도 친절합니다 ^ ^
인종차별이 있다고도 하는데 느껴보진 못했습니다.
스페인에 맛있는 곳이 정말 많다던데~~ ㅎㅎ 다음 블로그 기대됩니당 ㅎㅎ
이미 다 썼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스페인'을 검색해 보세요. 오래된 글부터 보시면 됩니다.
유럽여행때 왜 스페인을 넣지 않았을까요 ㅎㅎ 아쉽습니다. 축구도 보셧나요 ? 보실생각인가요!?~~
국산이 최고여 신토불이 공부를좀 혀라이이이이이이이....
카키 감은 일본종입니다
가장 놀란거, 저는 "바로셀로나는 스페인어를 안쓴다" 였습니다.
공용어로 쓰긴 쓰죠.^
저는 제작년에 마드리드에서 시작해 버스로 스페인을 반시계방향으로 쭉 돌아 다시 마드리드에서 야간열차 타고 리스본으로 갔었는데 그 코스 그대로 또 가라고 해도 시간과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을거 같다고 늘 생각합니다~^^
여행기를 마무리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숨통이 트이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이게 무슨 뜻인가요?
마무리 되어서 숨통이 트이는거면 이해가 가는데
마무리가 안된것으로 숨통이 트인다?
잘 못적으신거겠죠?
마무리안되어서, 다시 회상하게 되고, 일상에서의 탈출했던 느낌이 다시 생각나 숨통이 트이는 거 아닐까요? 좋은글 보고 가네요. 저도 언젠가 가봐야겠습니다.
네. 여행기 쓰는 동안도 여행하는 기분이 드니까요.
저는 지난 7월 마드리드에서 세비야 그라나다 바르셀로나 몬세라트까지 열흘다녀왔어요.. 근데 결론은 또 가고싶다. ㅜㅜ
저와 거의 비슷한 코스군요.^ 초행자용/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톨레도 다녀왔는데 저는 오렌지 쥬스에 충격받았어요. 콜드같은거 줄줄 알았는데 생 오렌지 쥬스. 간게 아니고 짜낸거..완전 맛있어서 감동 받았지요
주스 뿐만이 아니고 그냥 아주 아주
스페인 여행에 참고해야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잘쓰셨네요. 요점만 콕콕.
유로자전거 나라 가이드 투어가 비싸다는걸 인지하는 여행객은 그리 많지 않은데 ㅋㅋㅋ
ㅎㅎㅎ. 그런데 비싼만큼 값을 하죠.
와우!!!!
내년2월 신혼여행으로 스페인갈건데~
참고해야겠어요~~
이 글 보니까 더 가고싶어 안달나네요~
아... 신혼여행은 몸이 편한 데로 가시는게 좋은데...^
이용약관위배로 관리자 삭제된 댓글입니다.
스페인 여행 준비중에 글들을 보게 되었어요.
너무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알함브라궁전을 공부하고 가고싶은데.
혹시 추천해주실만한 책이나 자료등이 있을지..
실례무릎쓰고 글 남겨봅니다.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