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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좀 하다가/드라마를 보다가

잉글리시 게임, 프로 스포츠란 어떻게 만들어졌나 1.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이 태곳적부터 있었던 거라고 쉽게 생각해버리곤 한다. 물론 조선시대에도 냉장고나 스마트폰을 사용했을 거라고 믿는 사람은 당연히 없겠지만 그보다는 좀 덜 선명한 요소들, 예를 들어 고려시대에도 솥뚜껑에 삼겹살을 구워 먹었을 거라든가, 조선시대에도 "역시 한우가 맛있네" 같은 말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분들은 을 보시길 권장한다. 2. 또 그 얘기냐고 하실 분들을 위해 신속하게 주제 전환. 오늘 얘기는 프로 스포츠의 기원에 대한 거다. 축구의 발상지 영국에서 FA컵이라는게 있는 시절이라면 당연히 밥먹고 축구만 하는 선수, 그러니까 프로 선수가 있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 19세기 말까지 오히.. 더보기
플레이크드, 좀 심하게 적나라한 중년남의 실체 넷플릭스 드라마 를 조금씩 쪼개 시즌 2까지 봤다. 미친듯이 정주행한 건 아니고 시간날때마다 곶감 빼먹듯 계속 보고 있었다. 낄낄대며. 주인공 이름은 칩. 그럭저럭 관리가 된 40대 싱글 남자. 전 장인(전처의 아버지) 소유 건물에서 전혀 장사가 되지 않는 가구점 운영. 세 안냄. 친구 데니스 어머니 소유 주택 본채(?)에 얹혀 생활. 역시 세 안냄. 인생에 대한 대단한 철학이 있는 척 하기 위해 핸드폰도 운전면허도 없이 산다. 한마디로 보기에 멀쩡한 빈대. 왜 제대로 된 뭔가를 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에는 답이 엄청나게 길어진다. 특기는 순간적인 멋진 척, 생각있어 보이는 척, 상처 많이 받은 척, 그리고 얄팍한 거짓말을 이용한 임기응변. 실상을 알고 보면 도대체 긍정적인 면이라곤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더보기
2021년 개취로 뽑은 10편의 드라마 최근 몇 년, 2019년에는 ‘개취 10대 영미 드라마’를, 2020년에는 ‘개취 10대 외국 드라마’를를 포스팅했는데 이제 굳이 그럴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K-콘텐트 원년, 그냥 한국을 포함해 2021년 본 드라마 시리즈 가운데 가장 재미있었던 것들 것 꼽겠습니다. 이른바 ‘개취로 꼽는 전 세계 드라마 TOP 10’. 물론 제가 본 것 중에서만 꼽았습니다. (별로 꼽을 게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한국 드라마까지 합하고 보니 좀 넘치네요. 양해해주세요.) 그래도 제목은 수정하지 않겠습니다. 역시 뭐니뭐니해도 폼나는 건 TOP10일 때잖아요. (매년 보시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2021년의 드라마라고 해서 꼭 2021년작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2021년에 본 것 중에 최고라는 뜻이죠.) 라인 오브.. 더보기
지니 앤 조지아, 가족 드라마의 미래일까. 왜 이 드라마를 보게 됐는지는 분명치 않다. 아무튼 가장 최근 끝까지 본 드라마. (다들 그러시겠지만, 요즘은 끝까지 보고 싶은 작품이 그리 많지 않다.) 30세의 엄마 조지아(브리앤 하위)와 15세 딸 지니(안토니아 젠트리)의 이야기다. 백인 금발 미녀인 조지아가 가출 소녀 시절에 흑인 예술가 자이온을 만나 지니를 낳았고(그래서 지니의 외모는 흑인), 바로 헤어지는 바람에 조지아는 혼자서 아빠가 다른 남매를 키우느라 죽을 고생을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미모와 사악한 지능을 최대한 활용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어두운 구석이 많다. 는 이들 모녀가 백인 중산층이 모여 사는 미국 동부 소도시로 이사오면서 시작된다. 이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당시 조지아의 남편(몇번째 남편인지는 분명치 않다)이 갑작스런 교통사고.. 더보기
지옥,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방법 어느날 갑자기 사람들이 지옥으로 소환되기 시작하고, 어떤 수단도 그 소환을 막을 수 없다. 이 소환은 신의 심판일까? 그럼 그 소환되는 자들은 모두 죄인일까? 그렇게 믿을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그 믿음은 곧 깨져간다. 단상. 1. 이 무서워서 못 봤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니 그러면 대체 이나 은 대체 다 누가 본 거였나 의아해지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슬래셔 계열의 호러는 매우 싫어하고 윤종찬의 이나 장재현의 같은 영화에 열광하는데, 이런 장르에서 은 오랜만에 재미있게 몰입할수 있었던 작품이다. 2. 다만 넷플릭스 오리지날 시리즈를 볼때마다 거의 빼놓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도 예외가 아니다. 주제와 이야기가 모두 흥미롭고 연출도 좋지만, '좀 길다'. 물론 주관적으로 길다. 1~3부까지 훌.. 더보기
조용한 희망 Maid, 너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려면 영어 제목이 Maid라니까 많은 사람들이 혹시 전도연 나오냐는 드립을 쳤다. 한국 제목은 . 사실 잘 지은 제목은 아니다. 스무살 나이에 아기 엄마가 된 주인공. 알콜중독과 폭력성을 슬슬 드러내기 시작한 남편에게서 아이를 떼놓기 위해 대책없이 집을 나온다. 기댈 곳?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자칭 예술가 엄마는 딱 봐도 사기꾼인 연하 남친에게 빨대를 꽂혀 살고 있다. 일찌감치 재혼한 아빠도 새엄마 눈치에 선뜻 뭘 어쩌지 못하는 상태. 주머니엔 잔돈 몇푼 뿐이고 일자리는 아예 가져본 적도 없다. 대체 이 주인공은 뭘 할 수 있을까. 좋은 길이건 나쁜 길이건, 선택지란게 있긴 할까? 여기까지만 들어도 고구마를 10000개 먹은 듯한 답답함이 느껴지실 분들이 많겠지만 이건 그냥 시작이다. 과연 이 정도로 아무 대책.. 더보기
라인 오브 듀티, 이런게 바로 드라마다 넷플릭스가 처음 한국에 들어올 때.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을 말하자 사람들이 이유를 물었다. '성질 급한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2배속 기능이 없기 때문' 이라고 대답했다. 물론 농담이었지만, 적응이 빠른 넷플릭스는 어느새 1.5배속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얼마전 화제가 된 어떤 작품의 특정 회차에 대해 지인과 대화를 나눴다. "재미있던데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네. 2배속으로 보니 볼만하던데요." 어떤 드라마를 좋아하냐는 질문에는 요즘 이렇게 대답한다. '스킵이나 2배속 기능을 쓰지 못하게 하는 작품'.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오갈 때마다 결말에 대한 예측이 달라지는 작품, 그런 미묘하고도 스릴 넘치는 힘겨루기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감히 스킵해가며 볼 수 없는 작품을 보고 싶었다. 최근 그런 작품 .. 더보기
D.P.를 보다 생각난 드라마 만들던 시절 1. 6년 전. 드라마팀에 있던 시절. 뭘 드라마로 만들면 재미있을까 눈에 불을 켜고 찾던 무렵이다. 김보통이란 작가의 '아만자'를 재미있게 봤는데 누군가 'D.P. 개의 날'이라는 작품도 좋다는 얘기를 했다. 탈영병을 잡으러 다니는 2인조 헌병 이야기. 흥미진진. 이거 너무 재미있잖아! 2. 원작을 사자고 제안했는데 전원 반대. 군대 얘기를 누가 보냐(아...). 칙칙하다(아닌데). 너무 어둡다(아닌데). 아무튼 좌절. 누군가 원작을 샀다는 소문을 들음. 3. 6년 뒤. '이거봐! 내가 뭐랬어! 잘만 만들었고만!' 이라는 생각보다는 '하긴. 6년 전 환경이면 안 먹혔을지도 몰라. 방송에선 안 통했을지도. 16부작 얘깃거리는 안 나왔을지도...'라는 생각이 더 먼저 들었다. 좋은 원작이 좋은 제작진을 만.. 더보기
개취로 뽑아본 2020년 10대 외국 드라마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미드 영드가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플랫폼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ABC, NBC 등 메이저 채널과 HBO, STARZ, LIFETIME 등 몇몇 전문 채널을 통해 방송되는 미드로 끝나지 않고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등등에다 디즈니, 피콕 등등 대형 스튜디오들이 직접 공급하는 채널까지…. 어디서 뭘 하는지 솔직히 다 알기가 힘들 지경입니다. 미국 시청자들은 과연 알려나. 그런 무수한 작품들 가운데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경로는 넷플릭스와 왓차, 그리고 아마존 정도일 듯 합니다. 요즘 OCN같은 영화 전문 채널의 미드 신작 공개는 거의 사라진 느낌이고, KBS에서 간혹 BBC 계열의 걸작드라마를 방송해 주는 정도? 이렇게 보면 한국에서 미드 영드를 볼 수 있는 경.. 더보기
개취로 뽑아본 2019년의 10대 영미 드라마 사실은 2019년에 다 본 것도 아니고, 대략 지난 1년간 본 드라마들 중 제일 재미있었던 것들입니다. 이 어지러운 시국에 제가 세상에 뭘로 봉사할 수 있나 잠시 생각을 해 보다가, 아무래도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이런거나 좀 보시면서 시름을 달래시라고 권해 드리고자 합니다. 요즘 일본 드라마는 통 본게 없어서 추천을 못 합니다. 혹시 재미있었던 것들 있으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매일 매일 뉴스 보신다고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울분만 더 쌓이고, 욕하고 싶은 사람만 늘어납니다. 그러느니... 리스트 들어갑니다. 1. 더 보이즈 The Boys 아마도 2019년에 본 것들 중에 재일 재미있었던 걸 꼽으라면 이 드라마를 들겠습니다. 출장 다니고 정신없던 틈틈이 위안이 되었던 작품입니다. .. 더보기
김영애, 그를 기억하게 하는 두 편의 드라마 김영애님이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뭔가 한마디 정리하는 글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뵙고 인사를 드린 적도 몇번 있지만 특별히 긴 대화를 나눴다거나 내세울 만한 친분이 있는 사이는 전혀 아닙니다. 그저 오랜 시간 그분의 모습을 본 시청자로서, 관객으로서의 입장일 뿐입니다. 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1970년대 한국에서 TV 드라마는 지금보다 훨씬 영향이 큰, 온 국민의 대표적 엔터테인먼트였습니다. 흑백이었지만 TV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TBC, MBC, KBS라는 세 채널에서 방송해 주는 드라마야말로 경쟁 대상이 없는 대중의 관심사였죠. 그 시절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트로이카'가 있었습니다. 바로 정윤희 장미희 유지인이라는 세 이름이었죠. 사실 이 세 스타가 70년대 후.. 더보기
'하녀들', 그 속에 숨은 함흥차사의 비밀은? 우여곡절 끝에 '하녀들'이 방송을 재개했습니다. 금요일 밤 9시45분(정확하게는 금-토 9시45분)이라는, 드라마가 낯선 시간대에 처음 등장해서 '삼시세끼'와 '정글의 법칙'이라는 강력한 두 예능 프로그램에 '나는 가수다 3'까지 끼어든 뒤, 자력 생존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 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습니다. 어쩌면 '하녀들'이 갖고 있는 '(양반들의) 슈퍼 갑질에 대한 을(노비들)의 분노'라는 주제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땅콩 리턴' 사건과 맞닿아 일으킨 화학반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녀들'은 지금껏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연애사극'입니다. 템포와 주인공의 배치가 남다르죠. 지금까지의 사극들 가운데에도 '멜로 사극'을 연상시키는 작품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대부 계층의 남성 위.. 더보기
유나의 거리, 신 스틸러들의 총집합 김운경이라는 작가는 한국 드라마에 좀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이름입니다. 김수현 김정수 정성주에서 김은숙 홍자매에 이르기까지, 여성 일색인 한국 드라마의 스타 작가 그룹에서 정말 몇 안되는 남성 작가로서(물론 정하연 최완규 작가가 있습니다만), 오랜 시간 필명을 날리고 있는 대형 작가이기 때문입니다. 이 분의 드라마를 좋아하시던 분들이라면 대개 40대 이상일겁니다. 도지원과 양동근(!)의 실질적 데뷔작인 '서울뚝배기(1990)'를 비롯해서 최민식 한석규 채시라 트리오가 빛났던 1994년의 '서울의 달', '차력 연기자' 이상인을 하루아침에 국민 스타로 만들어 버린 '파랑새는 있다'(1997) 까지가 이 분의 황금기였다고 봐야 할테니까요. 오늘날까지도 효과 있는 백윤식의 도사형 캐릭터도 바로 .. 더보기
밀회,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피레스 [밀회 피아노곡 소개] '밀회' 3부 이후는 음악이 극의 중심이 아니어서 살짝 서운하셨던 분들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7,8회는 음악의 역할이 다시 전면에 나섰습니다. "누가 뭐라구 그래! 음악이 갑이야" 라는 말씀대로. 특히나 강조된 곡은 아무래도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본래 팬이 많은 곡이죠. 그밖에도 많은 곡들이 소개됐습니다. 더 쌓이기 전에 일단 4부 이후, 8부까지 쓰인 곡들을 정리합니다. 3부까지 쓰인 곡들은 이쪽 포스팅에 있습니다. http://5card.tistory.com/1246 자, 먼저 드라마 진행 순서대로. 5부에서 선재와 혜원이 듀엣으로 연주해 눈길을 끌었던 곡이 있습니다. 모짜르트의 '네개의 손을 위한 소나타' KV 521. '네개의 손' 시리즈가 슈.. 더보기
밀회, 빈틈없고 무서운 세계의 앨리스 '밀회'가 방송되기 전, 방송을 예고하는 기사에는 허튼 악플들이 많이 달렸습니다. 이모와 조카 같다느니, 저질스러운 불륜 드라마는 공해라느니 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딱 첫주 방송이 나간 뒤부터 이런 식의 이야기들은 싹 사라졌습니다. 한국 방송시장에서는 매주 20여편의 드라마가 방송됩니다. 개중에는 훌륭한 것도 쓰레기 같은 것도 다 있습니다. 하지만 '밀회'를 단 한 회라도 본 사람이라면, 이 드라마가 다른 드라마들과는 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어떤 물건이든 직접 써 보면 대개 품질이 드러납니다. 흔한 두루마리 휴지가 같은 길이라도 처음부터 세 겹인 휴지가 있고, 가격은 싸지만 홑겹이라 몇번을 겹쳐 써야 제 구실을 하는 것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밀도가 다르죠. '밀회'도 그렇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