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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목장'이란 이름은 어린 시절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처음 들었다. 그런 우스꽝스런 이름의 목장이 실제로 미국 아리조나주 툼스톤에 있었고, 와이어트 어프라는 유명한 보안관이 전설을 남긴 역사적 사건의 현장이란건 한참 뒤에야 알았다.
 
결투라고 썼지만, 사실 진짜 결투는 아니었다. 카우보이와 보안관이 등을 지고 열 걸음을 걸어가 총을 쏘거나 하는 사건은 OK목장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아마도 영화 수입업자들은 Gunfight 라는 말을 '총격전'이라고 번역하는 것은 너무나 무미건조하고 손님을 쫓는 길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정말 볼게 하나도 없는 넷플릭스에서 <와이어트 어프와 카우보이 전쟁>을 근 한달에 걸쳐 봤다. 1881년 10월26일, 툼스톤의 보안관보로 일하던 어프 3형제와 와이어트의 친구 닥 할리데이는 카우보이 갱 두목인 아이크 클린턴과 그 무리들에게 추방 명령을 집행하러 OK목장으로 향했다.
 
반대로 아이크 패거리는 명령에 따르긴커녕 어프 형제를 손보러 시내로 향하던 길. 양쪽 모두 무장중이었으로 마주치자 바로 총격전이 벌어졌다. 어프 쪽이 4:6으로 불리했지만, 30초만에 아이크 쪽 3명이 사살됐고 나머지는 도주했다. 어프 쪽은 두명이 총에 맞았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완승.
 
이것이 잘 알려진 'OK목장의 결투'의 내용인데, 알고 보니 이 사건은 넷플릭스 6부작 다큐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이 유명한 총격전 이후, 와이어트 어프는 도박을 좋아하는 보안관에서 자경단(posse) 리더로 변신하는 기구한 운명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그 배경엔 남북전쟁의 상처인 '남북감정', JP모건의 사업 확장, 무능한 대통령의 대처 같은 복합적인 상황이 있었다. 흥미진진.
 
드라마와 사학자들의 증언이 엇갈리는 다큐드라마 형식. 한때 서부극에 관심을 두었던 사람이라면 중간에 끊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와이어트 어프 역을 맡은 팀 펠링햄은 어쩌면 차세대 비고 모텐슨이 될 수도 있을듯.
 
 
이건 실제 와이어트 어프.

 

그리고 이게 바로 전설의 영화 <OK목장의 결투>.

 

만년의 와이어트 어프. 초기 할리우드 서부극에서 '기술고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소림사 고승이 무술영화의 무술감독을 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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