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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쎈여자 도봉순] 1회가 성원에 힘입어 JTBC 드라마 사상 첫회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수도권 4.04, 전국 3.8이라는 저희로서는 꿈의 숫자가 나왔습니다. 진정 작가님, 감독님, 스태프, 제작사, 그리고 모든 출연진에게 감사드립니다.

지난번 예고대로 드림 트리오의 결성 계기로 돌아갑니다. 박보영-박형식-지수를 저희는 무적 트리오라고 부릅니다. 그냥 단지 남자 둘, 여자 하나의 축이라서가 아니라, 본래 드라마의 구성이 '도봉순의 힘, 안민혁의 돈과 기발함, 인국두의 수사력과 활동력'이 삼각편대를 이뤄 악의 무리들을 물리쳐 간다는 흐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셋이 모여야 '정의의 편'이 완성되는 구조였던 것이죠.

물론 삼총사라고는 하지만 뭣보다 우선, 당연히 타이틀 롤인 도봉순 역에 누구를 기용하느냐가 최대 관건이었습니다.

일단 이 드라마의 어머니인 백미경 작가님과 처음 대본을 놓고 마주했을 때부터, '일단 육체적으로 강건해 보이는 늘씬한 건강미녀 스타일은 배제하자'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JTBC 안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외형적으로 연약해 보이고, 전혀 힘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스타일'이 필요하다는 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공감했습니다. 

앞서 얘기한대로 도봉순은 단지 슈퍼히어로일 뿐만 아니라 한국 88만원 세대, 구직자 젊은이, 그 중에서도 여성 구직자를 대변하는 캐릭터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 귀여움이 필수. 당연히 체격도 크면 안 됨.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해 나가다 보니 거의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상적인 도봉순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바로 박보영이었죠.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도봉순 역으로 박보영을 데려올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다'가 당시의 염원이었습니다. 검증된 연기력. 천부적인 귀여움. 아담한 체격.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폭넓은 인기. 어디 하나 부정적인 요소가 없었습니다. 다만 작품 보는 눈이 까다롭고, 워낙 찾는 곳이 많아 모시고 오기가 어렵다는 것 뿐.

그런데 다행히도, 이미 박보영이 이 작품의 존재를 알고 있었습니다. 공동제작사 JS픽처스의 이경식 이사님이 일단 박보영 측과 교감이 있었고, 작품에 대한 호감도 형성시켜놓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게 곧 '최종 결심'은 아닌 상황이었죠. 아무튼 그 뒤로도 꽤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캐스팅을 하다 보면 늘 그렇지만 답답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정말 이 배우가 우리 대본을 좋아하기는 하는 걸까. 좋아한다면 대체 얼마만큼이나 좋아하는 걸까. 본인의 의사를 확인할 방법은 없을까.

그러던 어느날, 박보영과 친분이 두터운 어떤 인물과 우연히 통화를 했습니다.

그: 보영이가 요새 꽂혀 있는 대본이 있다던데요?

나: (헉) 그, 그게 뭔데요?

그: 제목은 모르겠고... 뭐 슈퍼우먼 이야기라던가? 여주인공이 힘이 엄청 세대요. 아무튼 재미있대요.

합창교향곡 4악장이 머리 속에서 울려퍼지는 느낌. 이거 되겠구나. 될 수 있겠구나.

그리고 기쁜 예감은 머잖아 현실이 되었습니다. 작가/감독님과 함께 CD만한 얼굴의 박보영을 처음 만난 날. 차오르는 환희를 느꼈습니다. 우리는 그냥 된거다. 이 다음부터 뭐가 어떻게 되든, 이 박보영/도봉순만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수 있을거야. 뭐 그런 느낌이었던 것이죠. (백미경 작가님: 어쩌면 그렇게 예뻐요. 쳐다 보고만 있어도 질리질 않네.)

그날의 만남 이후에도 우리의 보영님을 노리는 수많은 마수(?)들이 뻗어왔지만(정말 알게 모르게 수많은 제의가 쏟아졌습니다. 농담 아닙니다) 당대의 의리녀 보영님은 사악한 유혹을 모두 뿌리치고 일편단심 도봉순을 기다려 주었고, 결국 우리는 박보영이 연기하는 최상의 도봉순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피데스스파티윰 김상유 대표님. 사랑합니다.)

촬영이 시작된 이후 우리의 보영님은 한번도 저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박보영이 모니터를 가득 채울 때, 이형민 감독님을 비롯해 촬영장의 모든 스태프는 추위도 잊고, 배고픔도 잊고(이건 아니고), 그저 얼굴 가득 웃음을 띄우고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행복했거든요.

네. 글자로만 쓰여져 있던 도봉순의 이상을 200% 실사로 실현시킨 것은 바로 박보영이었습니다.

이미 드라마 본편 방송 전, '한끼줍쇼'를 통해서도 확인된 이 뽀블리의 위력.

박보영의 캐스팅 확정 이후 세상을 다 얻은 듯한 느낌에 헤벌레 하고 있었지만 사실 두 사람의 남자 주인공이 필요했습니다. 도봉순을 둘러 싼 두 남자, 안민혁과 인국두. 잠시 프로필을 살펴봅니다.

안민혁: 재벌가 5형제의 막내지만 부모 덕 안 보고, 게임 회사를 창업해 어린 나이에 자수성가에 성공한 능력자. 거기에 완벽한 꽃미남이지만 또 그런 만큼 오만불손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관심이 없음. 그리고 '어떻게 저런 생각을'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괴상한 사고방식의 소유자. 대 저택 지하에 AV룸+게임룸+지하 방공호 개념의 던전을 짓고 남자의 꿈을 실현하며 살고 있다. 자신의 상식을 넘어서는 초자연적 존재 봉순에게 관심을 갖고, 그 관심은 어느새...?

인국두: 완벽한 외모와 신체조건에 경찰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능력자. 성장 과정 내내 주위의 선망을 한몸에 받았던 엘리트. 피아노도 잘 치고 각종 무술에도 능함. 하지만 정의감이 지나쳐 윗선의 지시를 무시하고 고위층을 수사하는 똘끼를 발휘하는 바람에 좌천돼 집 근처 경찰서 수사팀으로 배치. 봉순의 초중고 동창이며 오랜 시간 봉순이 꿈꿔온 이상형. 다만 여자친구가 있다고는 하지만 봉순에게는 필요 이상으로 쌀쌀맞게 딱딱 끊는 철벽남. 알고 보면 츤데레...?

이 두 남자를 데려와야 환상의 트리오가 만들어지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특히 시장엔 정말 남자 배우 기근이 심각하고... 어떤 배우들은 1,2년 전부터 스케줄이 잡혀 있고... 더구나 영화 쪽에서는 '뭉쳐야 뜬다'는 생각이 세상을 지배하면서 웬만한 주연급 배우들이 한 영화에 3,4명씩 잡혀 있기도 하고....

(정말 이런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특히 '신과 함께' 같은 영화는 정말 생태계 파괴의 주범입니다. 영화 한편에 이정재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디오를 묶어놓고 있으면 대체 다른 사람들은 어쩌란 말입니까... 근데 재미있긴 하겠다.)

아무튼 너무 길어져서 남자들 이야기는 다음편에 하겠습니다.

 

P.S. 힘쎈여자 도봉순은 아직 안 깐 패가 너무 많습니다. 일단 웃음의 핵심병기 임원희 김민교는 아직 등장도 안 했고, 동네를 공포에 몰아넣는 연쇄 납치범 이야기도 이제 시작. 아울러 민혁을 위협하는 협박범의 정체도 아직 기미도 안 보이죠. 게다가 뒤로 가면 오돌뼈라는 신비의 인물(?)도 등장합니다.

한마디로 이제 시작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P.S.2. 아울러 특별출연해주신 JTBC 1등신부감 아나운서 강지영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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