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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회 청룡영화상이 20일 개최됩니다. 물론 경쟁 매체의 행사지만 이 정도면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다른 건 다 접어 둔다 해도, 여자 MC가 김혜수라는 것만으로도 다른 행사보다는 30점 정도 가산점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시상식의 규모나 수준에서 볼 때 한국 영화 시상식 중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를 준비하고 지키기 위해서 노력한 사람들의 수고가 제대로 평가받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아무튼 올해는 이 불황의 그늘이 영 어둡긴 하지만 그래도 시상식이 가까워지고, 후보들이 발표되면 누가 상을 받을지에 관심이 몰리기 마련입니다. 과연 올해는 누가 트로피를 안고, 누가 통한의 눈물을 흘리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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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수상자는 시상식 직전에나 결정되는게 관례이니 아직 모든 후보가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게 좋겠지만, 이럴 때 밖에서 수상자를 점쳐 보는게 국외자들의 재미죠. 그래서 이번엔 하루 전인 19일, 순전히 재미로 수상자를 한번 찍어 보겠습니다.

물론 저라고 무슨 특별한 정보를 갖고 있을 리는 없습니다. 그냥 관객의 입장과, 다년간 이 영화제를 지켜봐 온 경험으로 찍을 뿐입니다.^^ 나중에 진짜 결과가 나왔을 때 너무 많이 틀렸다고 타박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사진은 청룡영화제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겁니다. 한줄씩 가져오느라 좀 길어졌습니다. 혹시 깨진 글자가 거슬리는 분들은 사진을 클릭하면 크고 선명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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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 사실 시상식에서는 가장 마지막에 해야 할 부분이지만 작품상이 맨 위에 올라와 있군요. 이제 와서 다시 순서를 바꾸기도 귀찮으니 그냥 이 부문부터 생각해 보렵니다.

소거법을 써서 일단 먼 후보부터 제외하면서 줄여 보겠습니다. 우선 개봉 시기가 먼 작품들은 수상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세븐 데이즈'와 '우생순'은 그런 의미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 것 같습니다. '추격자'도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이미 대상을 수상했으므로 좀 뒤쳐지는게 정상인데 올해는 좀 상황이 다릅니다.

왜냐하면 남는 작품이 '놈놈놈'과 '크로싱'인데, 두 작품 모두 정상적인 경우의 수상작들과 좀 거리가 있기 때문이죠. 특히 '놈놈놈'이 작품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기는 좀 힘듭니다. 돈을 건다면 '놈놈놈'에 20, '추격자'와 '크로싱'에 40씩을 걸겠습니다. 딱 한편만 찍으라면... 고민 끝에 '추격자'.

(사실 어느 해나 이변은 있기 마련입니다. 개인적으론 김기덕 감독의 '봄여름가을겨울...'이 '살인의 추억'을 제치고 청룡 작품상을 받았을 때의 충격이 아직 잊혀지지 않습니다 - 틀렸을 때를 대비한 탈출로 확보 차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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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상. 일단 나홍진 감독이 신인감독상 부문으로 빠진 게 변수입니다. 올해의 경우 감독상은 작품상 부문의 2위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을 듯 하기 때문에 좀 복잡합니다.

아무래도 작품상은 아니더라도, '놈놈놈'을 완전히 외면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볼 때 '놈놈놈'의 화사한 화면이 설득력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김지운 감독을 찍겠습니다.^ 어떤 경우든, 올해 작품상과 감독상을 한 작품이 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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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주연상. 후보가 여섯이 된 데서 주최측의 고민이 엿보입니다. '추격자'에서 김윤석과 하정우, '놈놈놈'에서 송강호와 이병헌이 들어섰기 때문입니다(정우성은...).

이런 점에 역점을 두고 볼 때 일단 김주혁과 설경구의 수상 가능성은 떨어진다 보겠습니다. 근접성의 원칙에 따르자면 아무래도 '놈놈놈'이, 연기의 밀도로 보면 '추격자' 쪽에 자연스럽게 점수를 주게 됩니다.

후보를 먼저 줄여 보면 '놈놈놈'에서는 송강호, '추격자'에서는 김윤석이 한발 앞서 있다고 봐야겠죠. 양쪽 모두 수상해야 할 이유에서는 백중세. 하지만 송강호가 지난해 드디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아 한풀이를 했다는 점에 눈길이 갑니다. 결론은 조심스럽게 김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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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주연상. 일반적인 시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연기를 뽑자면 단박에 공효진과 수애가 눈에 들어옵니다. 김윤진과 문소리는 근접성이 떨어지고, 손예진도 연기만 놓고 보면 훌륭하지만 '아내가 결혼했다'는 전통적으로 청룡상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가 아닙니다.

작품의 규모로 보면 수애가 유력하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청룡영화상의 연기상 부문은 가끔씩 의외의 선택을 하곤 합니다. 예를 들면 2004년 '아는 여자'의 이나영같은 깜짝 수상이 이뤄질 때가 있어서 대단한 백중세로 예상합니다. 아무튼 공효진 수애 둘 중에서 굳이 찍으라면 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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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조연상. 엄태웅과 임원희를 일단 제일 먼저 빼겠습니다. 정경호도 아직까지는 후보에 오른 걸 영광으로 여기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1감으로는 '영화는 영화다'에서 감독 역을 기가 막히게 뽑아 낸 고창석이지만, 시상식이 원하는 '얼굴'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죠. 그래서 박희순이 살짝 유리해 보입니다. 청룡상이 이제껏 유지했던 '시상을 통한 스타의 발굴'이라는 관점에서도 박희순에게 표를 던지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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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조연상. 여기서도 우선 김미숙과 박시연은 피하게 됩니다. 나머지 세 사람 중 사실 김해숙은 반칙입니다. '무방비도시'의 진짜 주인공은 손예진이나 김명민이 아니라 김해숙이기 때문입니다. 주연상 후보로 올라가야 마땅한 배우가 조연상에 들어 있다는 건...^

아무튼 발군의 연기를 보여준 김지영과 김해숙, 서영희 중 누가 수상자가 되어도 이유는 충분합니다. 심사위원들이 무엇을 중요시하느냐에 달렸죠. 일단 '영화상'의 순결성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영화배우'의 이미지가 강한 서영희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유동근이 한때 남우조연상을 받은 적도 있었고 이미 중견 배우이던 장동건이나 배용준도 영화배우로서 신인상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전통적으로 조연상은 영화계를 오래 지킬 새로운 얼굴에게 주는 게 보통입니다. 서영희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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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신인상. 아마도 가장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분야일 겁니다. 이 영화상이 장동건과 배용준에게 준 상이 이번엔 소지섭의 차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명도 뿐만 아니라 연기로도 이제는 인정해줄만 하다고 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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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신인상. '거물'과 '진짜 신인'의 싸움이군요. 한예슬에겐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수상이 약간 부담이 될 것이고, 서우와 황우슬혜는 같은 작품에서의 경쟁이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수상자들을 고려해 볼 때 한예슬과 황우슬혜로 과감하게 압축. 근접성의 원칙에서 황우슬혜에게 조금 더 점수를 주는게 그리 부당한 건 아닐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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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감독상. 사실 소지섭보다 조금 더 쉬운 예측이겠죠. '영화는 영화다'와 '미쓰 홍당무'의 높은 완성도가 안타깝지만, 나홍진 감독이 감독상 후보에서 빠진 이상 신인감독상을 다른 사람이 받는 건 정말 이변 중의 이변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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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주요 부문을 예측해 봤습니다만,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예측일 뿐입니다. 설마 심사위원들 가운데 이 글을 읽고 생각이 바뀌실 분은 안 계시겠죠.^^ 혹시 이 글에서 본인이 수상자가 아니었다고 해서 시상식을 불참하거나 하는 분들도 없길 바랍니다. 이거 그냥 장난이라니까요.

여러분도 같이 찍어 보셨습니까? 그럼 진짜 수상 결과를 기다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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