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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없는 꽃집'이라는 일본 드라마는 사실 제 관심사가 아니었습니다. 제목은 스치듯 들어본 기억이 있었지만, 사실 일본 풍의 순정 멜로 드라마는 제게 대부분 지루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호평일색인 '1리터의 눈물' 같은 드라마도 힘겨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본 드라마는 '미녀 혹은 야수' 풍의 코믹터치입니다.)

 

게다가 여주인공이 다케우치 유코라는 것도 그닥 관심이 가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미인이라는 데에 이견을 달 수는 없지만 취향이라는 것도 있어서...^^ 그런데 어쨌든 회사 일 때문에 이 '장미없는 꽃집'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네. 2일부터 JTBC에서 방송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장미없는 꽃집'은 정말이지 겉보기와는 전혀 다른 드라마였습니다. 그야말로 드라마의 내숭이라고나 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드라마는 '전혀' 순정 멜로 드라마가 아닌 겁니다.

 

 

 

줄거리. 에이지(카토리 신고)는 작은 역 앞 꽃집을 경영하며 살아가고 있는 30대 가장. 아이 엄마는 딸 시즈쿠(야기 유키)를 낳다가 죽었고, 그 추억 때문에 이 꽃집은 장미를 팔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비오는 날, 미모의 맹인 여성 미오(타케우치 유코)가 꽃집 앞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외로운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게 됩니다. 여기에 우연히 에이지에게 얹혀 살게 된 호스트(마츠다 쇼타)까지 얽히며 미오와 에이지의 밀당이 시작됩니다.

 

...뭐 이렇게 쓰면 역시 전형적인 순정 멜로드라마의 시작입니다. 남자 주인공 에이지는 심지어 슈퍼에 물건을 사러 가도 일부러 노인 뒤에 줄을 설 정도로 착하디 착한 남자. 이유는 "성질 급한 사람이 노인 뒤에 줄을 섰다가 빨리 계산하지 못한다고 구박이라도 받을까봐"입니다. 당연히 일본 드라마의 남주답게 절대 애정 문제에서도 박력이나 패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미오에게 끌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절대 미오에게 자신의 흑심을 드러내지 못합니다. '저쪽은 처녀고 나는 애아빠...'라는 식의 한국적인 생각 아닙니다. 그냥 일본 풍으로 주저하는 겁니다. 아주 그냥.

 

그런데, 문제는 이게 이 드라마의 주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우선 2회쯤 되면 미오가 사실은 맹인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새로운 사실. 즉 처음에 설정되어 있던 인물들의 구조가 회를 거듭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재구성된다는 게 이 드라마의 매력입니다. 즉 순정 멜로인 줄 알았던 장르가 미스터리 휴먼 성장 드라마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죠.

 

 (아니...뭐... 그렇다고 링은 아니고...)

 

출연진입니다.

 

薔薇のない花屋

 

2008年3月24日放送終了

 

香取慎吾  汐見英治
竹内結子  白戸美桜
釈由美子  小野優貴
松田翔太  工藤直哉
八木優希  汐見 雫 

 

 


 

가토리 신고는 일본 문화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도 들어봤음직한 슈퍼 아이돌 그룹 SMAP의 막내입니다. 아무리 막내라 해도 77년생. 이제 30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어쨌든 팀내 캐릭터는 장난꾸러기 막내라서 이전까지 '손오공' 류의 캐릭터나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황당무계한 변신이 그의 주업이었지만, '장미없는 꽃집'에서는 진지한 정극 연기자로 새롭게 탄생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이 친구가 나이가 들면 이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팬들이 보면 큰일나겠군요.)

 

 

 

타케우치 유코. 일본을 대표하는 순정파 여배우.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가녀린 선이 특기입니다. 90년대 이후 한국과 일본을 휩쓴 이른바 민폐형 여배우 캐릭터의 화신이라 할 수 있죠. 국내에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기무라 타쿠야와 공연한 '프라이드'.

 

2005년 나카무라 시도와의 결혼과 함께 활동을 중지했지만 2008년 이혼과 함께 복귀합니다. 그 복귀작이 바로 이 '장미없는 꽃집'입니다. 그 뒤로 다시 승승장구. 최근에는 미국 ABC 드라마 '플래시포워드'에도 출연합니다.

 

 

 

아마도 '로스트'의 김윤진이 성공을 거둔 이후 미국 드라마 시장에서 아시아 여배우에 대한 새로운 가치 판단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플래시포워드는 시즌1으로 제작 중단.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배우는 타케우치가 아니라 시즈쿠 역의 아역 야기 유키입니다. 눈물 연기는 기본. 물론 '백한번째 프로포즈'를 쓴 천재 작가 노지마 신지의 위력이기도 하겠지만, 드라마 중반에 나오는 명장면 '시즈쿠 찾기' 등을 통해 야기는 일본 최고의 아역으로 자리잡습니다.

 

 

 

그밖에 눈길을 끄는 배우는 '꽃보다 남자'에 나왔던 마츠다 쇼타,

 

 

 

그리고 일본의 야쿠자 전문 배우 데라지마 스스무가 아직도 '청춘의 로맨스'를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에이지 앞집의 카페 주인으로 등장, 웃음을 자아냅니다.

 

 

한번 보시면 다음 진행이 궁금해지는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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