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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식 상팔자]라는 드라마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유동근] 이라는 배우를 모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근 10년 이상 각종 여론조사에서 '왕 역할이 가장 어울리는 연기자' 순위의 1위를 석권해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자 중 하나죠.

 

그런 유동근이 최근 JTBC 주말드라마 '무자식 상팔자'에서 또 한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지금까지 주로 맡아 온 역할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말이죠. 생각해 보면 이 배우야말로 변신의 대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무자식 상팔자'는 부모도 감쪽같이 모르게 미혼모가 된 소영(엄지원)을 중심으로 한창 이야기가 진행중입니다. 소영도 소영이지만 그 소영을 바라보는 아버지(유동근)와 어머니(김해숙)의 마음고생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습니다.

 

 

 

위의 모습이 감동적인 것은 저 역할을 하고 있는 배우가 웬만하면 왕 아니면 대기업 회장 역만 하던 배우라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듯 합니다.

 

한국 드라마에서 '유동근=왕'이라는 공식은 매우 선명하지만 사실 유동근이 왕 연기를 그리 많이 한 것은 아닙니다. 곰곰 생각을 해 봐도 '용의 눈물'에서 태종 역할, '장녹수'에서의 연산군 역할 외에는 똑부러지게 왕이라고 할만한 역할이 거의 없었다고나 할까요. 더 거슬러 올라가면 왕년의 '파천무'라는 드라마에서 세조 역을 한 적이 있지만 이걸 기억하시는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물론 '명성황후'에서 대원군 역, 그리고 '연개소문'에서 연개소문 역 등이 있지만 이건 엄밀히 말해 왕 역은 아니죠. 어쨌든 '굉장히 많이 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리 왕 역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유동근=왕'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습니다. 횟수와는 무관하게 카리스마와 남성적인 힘 부문에서 비교할 만한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일 겁니다.

 

또 유동근은 '무자식 상팔자' 이전에도 몇 차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전력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황신혜와 공연했던 드라마 '애인'.

 

 

 

 

불륜에 대한 새로운 조명으로 장안의 화제가 됐던 드라마입니다. 더구나 '유동근의 멜로드라마'라는 점이 관계자들 사이에선 특히나 화제가 됐죠. 잉크색 셔츠나 멜빵 바지처럼 그 전까지 '아저씨'들에게선 전혀 볼 수 없었던 차림새가 이 드라마를 계기로 유행할 정도로 반향이 컸습니다.

 

아마도 이 '애인'을 유동근의 첫번째 변신이라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반면 유동근의 코믹 연기는 주 무대였던 드라마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영화 쪽에서는 두어 차례 선보인 적이 있었죠. 차태현 손예진과 공연한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에서 유동근은 말이 선생님이지 사실상 건달 두목같은 연기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 영화가 사실상의 데뷔작이라 청룡영화상 신인상까지 손에 쥐었습니다. 

 

그 다음엔 '가문의 영광'의 건달 가문 장남 역이 생각납니다. 제왕의 품격은 어디로 갔는지 영화 속 건달 연기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그 뒤로 이 '가문' 시리즈는 지금 5탄이 제작중일 정도로 한국 영화사에서 보기 드문 연작 성공사례가 됐습니다. 그 기틀을 닦은 것이 유동근의 건달 연기였다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이것이 두번째 변신이라고 봐도 좋을 듯.

 

 

그런데 '무자식 상팔자'에서 유동근은 또 한번 변신했습니다. 그가 연기하는 희재는 호식(이순재)의 삼형제 중 장남. 평생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일하다 정년퇴직했고, 당뇨와 혈압이 지병이라 '절대 흥분하지 말자'를 좌우명으로 삼은 인물입니다. 더구나 천성이 우유부단(좋게 보면 그냥 온유)이라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옳고 저 말을 들으면 또 솔깃한 양반.

 

어디를 보나 평소 유동근이 자랑하던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지만, 놀랍게도 유동근이 이 역할을 맡고 나자 너무나 입던 옷처럼 잘 어울리는 마술이 펼쳐집니다. 어려서부터 유난히 총명했고 커서 기대대로 판사가 된 딸(엄지원)이 어느날 갑자기 만삭이 되어 나타났을 때, 딸에 대한 배신감도 배신감이지만 무엇보다 딸의 남은 인생이 걱정되어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감동을 경험했습니다.

 

 

 

게다가 그 딸이 낳은 아기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놓고, 이 말도 들었다 저 말도 들었다 흔들리며 결정하지 못하는 희재의 모습은 과연 유동근이 이 역할을 맡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사실 체격은 크지만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남자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그런 캐릭터를 구상하고 드라마에 세운 것은 누가 뭐래도 김수현 작가의 힘이죠. 여기에 그 캐릭터가 유동근의 손에 들어가니 너무나 생기넘치는 모습으로 형상화됐고, 그것이 '무자식 상팔자'라는 드라마의 상승세에 큰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드라마의 중심은 아무래도 아이를 낳은 소영 본인이고, 그 뒤로는 아내와의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하는 희명(송승환) 쪽으로 서서히 주도권이 넘어갈 전망입니다. 여기에 아직은 고양이와 개처럼 싸우고만 있는 성기(하석진)과 선배(오윤아) 사이, 그리고 졸지에 애아버지가 된 준기(이도영)와 도저히 어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신인류 수미(손나은)도 충분히 흥미를 자아낼 듯 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기초가 있어야 가능한 법. 초반 이 드라마가 이만한 화제를 모으게 된 데에는 누가 뭐래도 유동근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연기가 다른 사람 아닌 유동근의 놀라운 변신에서 나왔다는 것 또한 다시 한번 감탄을 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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