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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은동아] 관련 여덟번째 일지입니다.

 

지나간 글들은 이쪽입니다.

 

[사랑하는 은동아] 1. 왜 이 드라마를 선택했나 http://fivecard.joins.com/1312

[사랑하는 은동아] 2. 좋은 예고를 만들기 위해서 http://fivecard.joins.com/1314

[사랑하는 은동아] 3. 그렇다면 화양연화는 어떨까? http://fivecard.joins.com/1315

[사랑하는 은동아] 4. 주니어, 이자인이라는 보석의 발견 http://fivecard.joins.com/1316

[사랑하는 은동아] 5. 웹 드라마로 먼저 보여드리는 이유는? http://fivecard.joins.com/1318

[사랑하는 은동아] 6. 캐스팅은 어떻게 이뤄졌나? http://fivecard.joins.com/1319

[사랑하는 은동아] 7. 김태훈. 김민호. 김미진을 통한 완성 http://fivecard.joins.com/1320

 

 

벌써 몇달째 이 드라마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지만, 매주 시청자의 입장이 될 때가 있습니다. 각 회의 편집된 영상을 처음으로 보는 순간입니다. 물론 대본에서 다 읽은 대사고, 촬영할 때도 간혹 지켜보는 신들이지만 그것이 한편의 드라마로 만들어진 뒤의 모습을 처음 볼 때에는 역시 남다른 감동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드라마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점점 느끼게 되는 것은 주진모라는 배우의 가치입니다. 매주 '사랑하는 은동아'를 보면서, 그동안 이 배우가 얼마나 과소평가되어 왔는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사실 이 배우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주 오래 전, '댄스 댄스'라는 영화를 통해 황인영과 함께 데뷔했을 때부터, 이 배우의 깎은 듯한 얼굴은 정평이 나 있었습니다. '해피 엔드', '미녀는 괴로워' 같은 영화를 통해서도 충분히 빛을 발했습니다.

 

 

 

 

물론 어떤 배우도 나이를 먹습니다. 그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주진모도 이제는

 

 

 

 

더 이상 이런 모습으로 승부하지 않습니다.

 

 

 

 

이미 이런 풋풋했던 시절의 모습은 아닙니다.

 

또 영화 '쌍화점'과 '사랑', 드라마 '기황후' 등을 거치면서 주진모에게는 '근엄한 왕 역할이 어울리는 배우'라는 이름표가 붙었습니다. 이 말은 뒤집으면 '다소 경직된', 혹은 '멜로드라마에는 잘 맞지 않는'이라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주진모에게 아직 카드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몇해 전 본 '무릎팍 도사'에서의 모습이 생생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주진모는 결코 '무게만 잡는' 배우의 모습이 아닌, 인간의 얼굴을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사실 '사랑하는 은동아'의 남자 주인공은 첫째, 톱스타라는 직업에 어울리는 관록을 보여주는 배우여야 했고 둘째, 그러면서도 마음 속에 열일곱 악동 소년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이 두 조건을 다 갖춘 배우로 주진모를 떠올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역시 몇해 전, 한 술자리에서 주진모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거의 속내를 내보이지 않는, 지나치게 관리가 철저한 몇몇 배우들과는 달리 주진모는 술자리에서 밝은 웃음과 소탈한 자세로 좌중과 함께 진정으로 자리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시의 모습을 떠올려 보면 - 이미 '사랑하는 은동아'를 지켜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 매니저 동규(김민호)와 중학생 수준의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은호의 모습과 주진모가 아주 잘 겹쳐지는 조합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이런 확신이, 결코 싸지 않은 몸값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인공은 주진모'라는 주장에 힘을 싣게 한 것 같습니다.

 

 

 

 

대본에 대해 처음 얘기를 나눌 때, 주진모에게 "이 역할은 멋지게만 보이는 역할은 결코 아니다. 대신 진모씨의 연기 역정에서 뭔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주진모 역시 "나도 잘 알고 있다. 그게 바로 내가 이 대본을 선택한 이유"라고 대답하더군요.

 

그 자신에게도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었던 겁니다.

 

 

 

 

물론 이렇게 '다 내려놓은' 가벼운 연기로만 '사랑하는 은동아'의 주진모를 평가한다는 건 언어도단입니다. 그의 진가를 볼 수 있는 건 역시 눈물 어린 멜로 연기였습니다.

 

 

 

 

드라마를 보신 분이라면 이 장면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렇게 애타게 찾아 해메던 그 여자가 바로 근처에 있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한 은호. 그러나 이미 그녀에게 남편과 아이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도 알고 있는 상황.

 

그래서 그녀를 발견하고도, 섣불리 다가가서 나를 모르겠느냐고 나서지 못합니다. 이보다 안타까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 놓인 은호의 심정은 주진모의 안타까운 눈물을 통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흔히 가끔 지나치게 잘 생긴, 조각 같은 남자의 얼굴을 보면 '느끼하다'고 말하는 여자들이 있습니다. 주진모는 물론이고 20대 때의 장동건도 흔히 들었던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 눈물은 그런 선입견을 날려 버리기 충분했습니다.

 

못 보신 분이 있다면 한번 보시길. '심쿵' 준비가 필요합니다.

 

 

 

(안타깝습니다. 저기서 무너질듯 주저앉아 통곡하는 은호의 모습까지 화면이 이어져야 하는데... 이 장면을 못 보신 분들은 VOD를 이용하시길. 돈이 아깝지 않으실 겁니다.)

 

저렇게 망가질 땐 제대로 망가져 줬다가 이런 멜로 장면에선 시청자의 가슴을 쥐어 짤 수 있는 배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런 그의 호연 덕분에 이미 수많은 분들의 호평이 온/오프라인을 메우고 있습니다. 시청률 면에서도 곧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 TV평점순위에서 '사랑하는 은동아'는 700여명의 네티즌들로부터 9.9의 평점을 받았습니다.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들 가운데 단연 1위 입니다. 10점 만점에 9.9라는 점수가 나온다는 건 누구라도 상상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것도 한두명도 아닌, 700여명이 투표를 했는데 말입니다.

 

 

 

정말 신기할 따름...

 

어떤 분 말마따나 "이 드라마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편만 본 사람은 없을 것"이란 말이 실감납니다. 그런 호평들 덕분에, 용기를 잃지 않고 제작진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리고 있습니다.

 

 

 

 

다음번엔 '사랑하는 은동아'의 속살, 세트를 살짝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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