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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다가 있고 감독 류승완.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재미있는 여름 영화'의 간판으로 손색이 없다. 보고 나서도 만족. 
 
2. 2021년 촬영. 22년을 그냥 넘기면서 제작진이 했을 고민이 느껴진다. 코로나 이전의 관객과 이후의 관객은 어떻게 다를까. 어떤 영화를 보고 싶어할까. 그리고 그 선택은 강력한 다이어트로 나타났다.
 
2시간9분. 네 주연과 고민시 외의 다른 캐릭터들은 이 다이어트에서 살아남기 어려웠던 것 같다. <밀수>는 한눈팔지 않고 그냥 달린다. 물론 좋은 선택. 오해도, 갈등도, 굳이 오래 끌지 않는다.
불필요한 우리편의 희생(개인적으로 21세기 한국 관객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도 없다. 따져 보면 꽤 심각한 스토리인데 빠른 해결로 바로 치고 나가니 발걸음이 가볍고, 관객도 편안해진다. 확 눈에 띄는 김혜수-염정아 여성 투탑의 서사를 빼고도 이 시대에 잘 맞춰진 영화다.
 

 
3. 아쉬움이 있다면 조연 라인이 좀 낭비됐다는 느낌. 특히 김재화 박준면 박경혜로 구성된 해녀팀은 촬영중에는 꽤 큰 비중이었을 듯 한데 완성된 영화론 거의 존재감이 없다. 반면 이런 점을 생각하면 고민시의 활약이 놀랍다. 후반부는 고민시가 끌고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4. 물론 이 영화 최고의 수혜자로 조인성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주연 넷 중에선 등장시간이 가장 짧은 캐릭터. 하지만 조인성이 과연 지금까지 이렇게 '여심에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한 적이 있었던가 할 정도로, 훌륭한 변신을 보여준다. 조인성, 이제 느끼한 것도 된다!
 
5. 훌륭한 오락영화지만 아주 세심한 영화는 아니다. 이를테면 마지막 시퀀스에서 왜 닻줄이 끊어져도 배는 정지해 있나 같은 사소한 의문이 여러 곳에서 떠오른다. 이런 부분들이 디테일 마니아들에겐 다소 불편할수도 있겠으나 대세에 지장 없음. 편히 보시길.
 
6. <앵두>, <머무는 곳 그 어딜지 몰라도>, <내마음에 주단을 깔고>에서 <무인도>까지. 전곡을 다 따라 부를수 있는 OST(반갑다). 엔딩은 <그 얼굴에 햇살이> 정도도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P.S. 류승완 감독이 인터뷰에서 <영웅본색>을 언급했다던데, 그리 오래지 않아 오마주 지점이 나와 (코믹 장면은 아닌데)잠시 웃었다. 흰 바바리라도 입고 나오거나, 돈을 줄 때 바닥에 흩뿌려 줬더라면 더 선명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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