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99년 영화 <카라>의 한 장면입니다. <파이란>의 송해성 감독이 연출하고 송승헌 김희선 김현주 등 호화 출연진이 출동했는데도 흥행에서는 참패한 비운의 영화죠.
얼마전 이효리가 방송에서 고교시절 강타를 알고 지낸 이야기를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톱스타들이 데뷔하기 전에 서로 알고 지낸 경우는 생각보다 그리 드물지 않습니다. 거주지역이 비슷한 경우에는 대부분 안면이 있는 사이라고 보는 게 오히려 맞을 겁니다. 한혜진과 송혜교가 같은 학교 같은 학년에서 미모 대결을 벌인 얘기도 유명하죠.
물론 안면이 있다고 해서 다 좋은 관계일리는 없습니다. 성시경의 세화고 선배인 싸이는 학교 다닐 때 주먹 깨나 쓰는 친구들을 시켜 고분고분하지 않은 성시경을 '잡으려고' 시도한 적도 있었다는군요.^^
그런 의미에서 써 본 글입니다.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 톱스타가 되어 다시 만난다면?
톱스타 A와 역시 여성 톱스타인 B에게는 사실 남들이 모르는 비밀 하나가 있다. 바로 어린 시절 함께 발가벗고 물놀이하던 친구 사이라는 것. 이들은 자신들의 우정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우정이 사랑으로 바뀐다…?
할리우드의 로맨틱 코미디 같은 이야기지만 현실로 나타날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 한국의 스타들 중에서도 '어린 시절부터의 친구'였던 사이가 아주 없지는 않다. 국가대표급 미남 미녀라고 할 수 있는 송승헌과 김희선이 한 동네 친구라는 사실은 비교적 최근까지 거의 아는 사람이 없는 얘기였다. 송승헌이 나온 영훈고는 미아동, 김희선이 나온 혜성여고는 하계동에 위치하고 있어 한 커뮤니티에 속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송승헌은 "어린 시절부터 김희선이라는 예쁜 여학생이 있다는 사실은 인근 남학교 학생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서로 아는 친구들이 있어 어린 시절 몇 차례 얼굴을 마주치곤 했다"고 옛일을 회상하기도 했다.
물론 김희선은 고2때인 93년부터 연예 활동을 시작했으므로 당시 그냥 일반인이었던 송승헌과는 신분의 격차(?)가 있었던 셈. 송승헌도 96년 MBC TV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을 통해 방송에 데뷔한 뒤 지금의 톱스타로 성장했으니 결코 짧지 않은 이력을 자랑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1월 방송된 MBC TV <슬픈 연가>에 캐스팅되기 이전까지는 함께 일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나마 송승헌은 군 면제 파문으로 빠져나갔고, 송승헌의 역할은 연정훈이 대신 하게 됐다. 이들이 함께 <슬픈 연가>를 촬영했더라면 혹시 어떤 역사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이효리는 최근 동갑내기인 신화 멤버 김동완과 고교시절 소개팅을 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이효리가 서문여고, 김동완이 휘문고 출신이니 이들 역시 '강남 8학군'이라는 같은 커뮤니티 출신.
이효리는 일찍부터 '서문여고 짱'이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으므로 이들의 소개팅은 김동완이 '이효리를 소개시켜 달라'고 친구들을 졸라 이뤄졌다. 당시 김동완은 록 그룹 멤버로 활동하며 연기자 준비를 하고 있던 시절이라 가죽 바지 차림으로 소개팅을 나왔다는 후문이다.
이효리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김동완은 나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운 말투였다. 만나자마자 반말로 '네가 효리냐? 네가 예쁘다기에 한번 만나게 해 달라고 했다'며 천연덕스럽게 반말을 하는 태도에 질려 그날 이후로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과거의 비화를 소개했다.
김동완은 이때부터 연예인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이효리가 핑클로 데뷔한 것은 국민대 연영과 진학 뒤의 일. 만약 이효리가 나중에라도 김동완의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 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물론 이것 역시 그저 상상일 뿐이다.
'어린 시절부터의 친구'를 따지자면 세븐과 박한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안양예고 동기동창인 두 사람은 연예계에 데뷔한 것과 동시에 열애설의 주인공이 됐다는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본인들은 '별 사이 아니었다'고 극구 부인하지만(물론 10대들이 사귀었대봐야 무슨 일이 있었을까마는) 두 사람이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 이들의 관계에 대한 소문이 떠돈 것도 2002년 월드컵 현장에서의 응원 광경 사진, 그리고 안양예고의 소풍 기념 사진 등 인터넷에서 떠도는 온갖 사진마다 두 사람이 바로 옆에 꼭꼭 붙어있더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들 역시 앞날이 어찌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나이다.
이런 동화가 현실이 된 케이스라면 여의도중학교 선후배간인 손지창-오연수 부부의 스토리. 평소 너무 친해서 '혹시 사귀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조차 할 수 없었다'던 이들이 부부가 되어 잘 살고 있는 이야기처럼, 어린 시절의 친구가 함께 스타가 되어 맺어지는 순정만화같은 스토리가 어디선가 구현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연예계에 대한 흥미를 부풀리는 요인 중 하나다.
2006.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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