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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거침없이 하이킥'을 볼 때만 해도 김범이 이렇게 빨리 정상으로 치고 올라올 연예인인 줄은 몰랐습니만, '에덴의 동쪽'을 보다 보니 이미 그냥 한낱 미소년이 아니라 연기력 면에서도 정상급인 배우가 되어 있더군요.

아무튼 이 글은 그토록 연기 잘 하고 잘 생긴 김범이 왜 KBS 2TV '꽃보다 남자'에서는 주인공이 아니냐...는 내용입니다. 물론 이민호나 김현중이 김범만 못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지난번 '구준표의 정체는 인조인간?' 때 워낙 어처구니없는 댓글이 많아서 미리 말해 둡니다. '심각하게 보는 사람 바보.'

물론 이 블로그를 꾸준히 보신 분이라면 정답은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꽃보다 남자'에서 김범이 주인공이 아닌 이유는 이미 지난 번 포스팅에서 밝혔다시피, 김범이 현재 이중생활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소이정, 혹은 김범이라 불리는 이 소년은 '꽃남 월드'와 '하이킥 월드'라는 두 개의 세계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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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시작하기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단 밝은 세계, '꽃보다 남자'의 세계에서 김범은 소이정이라는 이름의 천재 도예가이자 유명 미술가의 아들로 등장합니다. 아버지 소**(김종진) 교수님은 대단한 재산가이자 미대 교수지만 딸같은 여자들을 수시로 농락하는 바람둥이이기도 하죠.

한편 그에게는 또 하나의 아이덴티티가 있습니다. 이 세계에서 그는 김범, 혹은 하숙범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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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김범이 자기 집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심지어 민호(김혜성)나 윤호(정일우) 형제까지도 김범의 집에 가 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 합니다.

이 세계는 소이정이 김범이라는 이름으로 구축하고 있는 또 하나의 삶입니다. F4 친구들과의 부자 놀음에 질렸을 때, 그는 이쪽 세계에서 서민으로 위장하고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는 겁니다. 바람둥이 아버지와 그에게 버림받은 어머니 때문에 가정의 따뜻함을 느낄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하이킥'의 이원장 댁에서 늘 아무 음식이나 먹고, 구박을 받으면서도 버티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이정이 금잔디나 추가을 같은 서민들의 삶을 이해하는 듯한 눈빛을 보이는 것은, 실제로 그가 일반인들의 생활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소이정은 심지어 수업도 민호, 윤호네 학교에서 들어왔습니다. (사실 소이정이 신화고에서 수업을 들어가는 장면을 본 사람이 없는 것도 이것 때문입니다. 신화고에서 소이정이 머무는 건 F4 멤버들과 어울릴 때 뿐이죠. 그 외의 시간은 모두 이원장 댁에서 죽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꽃보다 남자'에서 소이정의 아버지는 나왔지만, 어머니는 볼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어딘가에서 아버지 때문에 속이 썩을 대로 썩어 있다는 설정일 겁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미 그의 어머니가 누구인지 알고 있습니다.

바로 이 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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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이를 찾아 이원장네 집을 방문한 범이 엄마는 범이보다 더 이 집을 재미있어 하면서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범이네 엄마가 '우리 집은 재미 없다'고 한 이유는 뭘까요. 당연히 남편의 바람기 때문이죠. 이때만 해도 아마 이혼 전이었던듯 합니다.

중간 결론: 소이정은 김종진-최화정 부부의 아들이었다.


물론 간과해선 안될 것은, 이 시기는 소이정-김범의 고1때라는 겁니다. '꽃보다 남자'보다 2년 전이란 얘기죠. 그래서 '하이킥'은 '꽃보다 남자'의 프리퀄 역할을 합니다. '꽃보다 남자'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소이정의 프로필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형을 향한 열등감에 갇혀 밀어낸 첫사랑의 상처를 숨기고 산다. 대안이 없어 선택 되었다는 콤플렉스도, 당주로서 지위도 버리지 못하는 자신이 혼란스럽고 싫다. 불특정다수의 여자들과 깊이 없는 만남을 전전하며 F4 최고의 플레이보이로 부유하는 이유일 거다.
 
그렇다면 소이정의 첫사랑은 누구일까요?

이미 웬만한 분들은 다 알고 있죠. 소이정-김범이 첫 키스를 한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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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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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는 가장 친한 친구가 사랑하는 여자. 그리고 어디론가 종적을 감춰 버린 여자입니다. (...이러다 '꽃보다 남자'에 박민영이 나오는거 아닐까요.)

그래서 그날 이후로 소이정-김범은 마음의 문을 닫아 버렸고, 더 이상 '하이킥'의 이원장 가족을 만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외국으로 이민간다는 핑계로 김범은 사라지고, 소이정만 남게 됩니다. 이런 비틀린 첫사랑의 기억 때문에 아무에게도 진정으로 대하지 못하고, 바람둥이가 되어 버린, 알고 보면 불쌍한 소년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그렇다면 가을(김소은)은 왜 소이정을 그렇게 좋아하는 걸까요. 이건 이 두 사람의 전생과 관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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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김소은은 많은 사람들이 아시다시피 천추태후(채시라)였죠. 그리고 김범은 전생에 천추태후의 연인이었던 김치양(김석훈)이었습니다.

무슨 근거없는 얘기냐구요? 근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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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정은 한때 신분을 감추고 서민으로 살던 시절, 왕건이라는 부하를 거느린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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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왕건이는 전생에 사가문이라는 이름으로 김치양을 모신 적이 있었죠. 잘 보시면 왕건과 사가문은 동일인물입니다(당연합니다. 김형민이라는 같은 연기자기 때문이죠). 이걸 보면 소이정이 다시 태어난 김치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전생에 천추태후였던 가을은 그렇게 소이정을 그리는 겁니다.

이렇게 사연을 알고 보면 '꽃보다 남자'의 캐스팅은 참 신비롭고 정교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역시 또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물론 심각해지면 지는 겁니다.)

이상이 김범-소이정의 이중생활에 얽힌 비밀들이었습니다.




위에서 말하는 '저번 글'이란 이걸 얘기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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