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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앵커가 뉴스를 진행하면서 옷을 하나씩 벗는다. 혹은 아예 아무 것도 안 입은 여자가 뉴스를 진행한다. 처음 들으면 참 솔깃한 아이디어이기도 합니다.

네이키드 뉴스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시작됐습니다. 엄청난 인기라는 사람도 있고, 정작 보니 시시하더라는 사람도 있더군요. 사실 그렇습니다. 성인물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다른 자극적인 성인용 오락물에 비해 지독하게 단순하고 심심하겠죠. 여기에 살짝 뉴스라는 서비스를 얹어 상품으로 개발해 낸 발상이 웃음을 짓게 합니다.

뉴스를 보기 위해 네이키드 뉴스를 찾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런 뉴스도 뉴스 아니냐?'고 누가 물어보면 아니라고 말하기가 좀 궁색해 질 수도 있었을 겁니다. 네이키드 뉴스는 왜 뉴스가 아닌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키드 뉴스만 욕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쓴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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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키드 뉴스

일본에 뇨타이모리(女體盛り)라는 묘한 풍속이 있다. 옷을 벗은 여자의 몸에 생선회나 초밥을 올려 놓고 먹는 것을 말한다. 최근엔 일본 음식 붐과 함께 미국과 유럽에서도 이런 풍습이 꽤 유행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생선회를 여자의 몸 위에 올리면 맛이 각별할까. 아무리 시각이 미각에도 영향을 미친다지만 맛 때문에 뇨타이모리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번 달 시작된 네이키드 뉴스가 화제다. 지난 1999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네이키드 뉴스는 근엄한 정장 차림의 앵커 대신 나체의 여자가 뉴스를 읽어준다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감출 것은 없다(Nothing to hide)'는 광고 문구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현재 세계적으로 1000만명에 가까운 유료 이용자를 확보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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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네이키드 뉴스를 놓고 뉴스의 질을 논하는 것은 뇨타이모리의 초밥 맛에 대해 얘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둘 다 벗은 여자를 보기 위한 핑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인터넷 방송의 음란성을 주목하겠다고 밝혔지만 성인용 유료 서비스를 놓고 새삼 이런 얘기를 할 때는 아닌 듯 싶다. 굳이 지적하자면 이 '뉴스 아닌 뉴스'의 진짜 문제는 단 한명의 기자도 없고, 단 한 건의 기사도 직접 취재하지 않으면서 뉴스 서비스라고 주장하는 데에 있다. 같은 뉴스라도 어떤 기자의 손을 거쳐 어떤 앵커가 보도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 된다는 상식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결국 이들 스스로 '뉴스는 그냥 구색 맞추기'라고 자백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긴 눈을 돌려 보면 이것이 네이키드 뉴스만의 문제는 아님을 알게 된다. 기자 없이도 뉴스를 생산하는 매체들이 이미 널려 있기 때문이다. '신문과 방송' 7월호에 따르면 올해 3월을 기준으로 한국의 인터넷 신문은 1399개나 된다. 절반은 유명무실이지만 실제로 기사가 공급되는 곳만도 706개에 이른다.

그나마 상당수는 실제 취재 인력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남이 쓴 기사를 '긁어다 붙여(copy and paste)'. 바이라인도 없는 기사를 양산하고 있는 곳이 부지기수다. 이 과정에서 기사의 저작권 따위는 깔끔하게 무시된다. 이런 '사이버' 사이비 언론들이 멀쩡히 숨쉬고 있는데 누가 네이키드 뉴스를 '무늬만 뉴스'라고 비난할 수 있을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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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CSI 뉴욕'을 보다가 이 뇨타이모리가 나오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검색을 해 보니 인터넷 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뇨타이모리와 관련된 사진은 서구인들이 등장하는 게 훨씬 더 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물론 서양에서 뇨타이모리를 그렇게 많이 즐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이걸 '변태 짓'이라며 아예 거론하기를 꺼리는 우리 쪽과는 달리, 서구에서는 그냥 신기한 서비스 정도로 생각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전혀 해보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습니다. 뜨뜻한 스시는 생각만 해도 별로일 것 같거든요. 아, 왜 남자들을 위한 서비스만 있냐고 분개하실 여자분들을 위해 난타이모리(男體盛り)라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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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위에도 썼지만 뇨타이모리의 스시와 네이키드 뉴스의 뉴스는 결국 같은 의미입니다. 그냥 눈가림이란 얘기죠. 물론 이 스시로도 배는 채워지고, 그 뉴스로도 시사 상식은 채워질 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왜 네이키드 뉴스의 뉴스가 '진짜 뉴스'가 아닌지는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습니다. 그리고 '기자 없는 뉴스'의 심각성은 인터넷의 폐해 중 하나입니다. 요즘 이쪽 업계에서는 '기사 도둑질'에 분노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른 매체에 나온 기사를 받아 쓰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매체가 똑같이 취재를 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기사가 사실인지, 혹시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 있는지 보충 취재를 한 다음에 기사를 쓰는 것이 상식이죠. 하지만 특종성 기사가 하나 보이면 다짜고짜 휙 긁어다 토씨 몇개를 고쳐 자신들이 취재한 기사인 양 내보내는 비양심 매체들이 만연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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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매체들의 비양심이 1차적인 문제지만, 그런 무자격 매체들의 기사를 싼 맛에(거의 공짜에 가까운 값이라고 합니다) 게재해 주는 포털들도 문젭니다. 이렇게 '무슨 일만 생기면 쌍둥이같은 기사들이 쏟아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써 둔 글이 있습니다.

아무튼 결론은 이렇게 아무 기사나 척척 베껴서 내 기사인 척 하는 기괴한 매체들은 네이키드 뉴스에 비해 나을 게 없다는 얘깁니다. 그쪽은 그나마 '보여주기'라도 하죠.



댓글
  • 프로필사진 ironage 우와 나두 일등..~ 2009.07.11 10:41
  • 프로필사진 echo 만약 생리현상이라도 일어난다면 하고 생각하니 난타이모리고 뭐고 별로 안 땡기는군요.

    뜨끔;;;
    저도 가끔 AP나 AFP 기사 발췌할 때가 있는데..그런 것도 저작권에 걸리나요? 개네들이 한글을 모르는 것을 다행으로.
    2009.07.11 11:21
  • 프로필사진 송원섭 그런 끔찍한 상상을^ 전문을 갖다 번역하셔도 개인 블로그 갖고 뭐랄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심지어 그런 내용을 직접 쓰셨다고 주장하시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2009.07.11 12:08
  • 프로필사진 이인표 아잇 일등놓쳤당 2009.07.11 13:43
  • 프로필사진 이인표 내용이야 어찌됐건~ 좋아좋아~ ㅋㅋㅋㅋ 2009.07.11 13:44
  • 프로필사진 미령 맞습니다.
    누드던 아니던 제대로 된 내용이 있어야 인기를 끌 수 있고, 추성훈 선수도 일본인이던 한국인이던 실력이 있었기에 인기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실력없는 기자들이 너무 많은것 같습니다.
    실력이라기보다는 의지같은게 없는것 같아요.
    2009.07.11 13:44
  • 프로필사진 H 처음으로 순위권...!!

    이목을 끌기 위한 수단일 뿐이죠.

    처음에나 신기하서 보는거지

    나중엔 그냥 야동으로 다시.
    2009.07.11 14:08
  • 프로필사진 송원섭 ^^ 2009.07.12 20:03
  • 프로필사진 선우재우부 전에 몬트리올에서 몇 개월 지낸 적이 있었습니다.
    퀘벡이 프랑스풍이라서 그런지 폭력물의 심사는 엄격한데 성적인 것은 개방적입니다. 밤 1시 넘으면 TV에서 네이키드 뉴스를 하는 데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야만 하는 저로서는 소문만 들었지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 반드시 보아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밤늦게까지 자지 않는 와이프와 처제에게 그 시간에 깨워 줄 것을 부탁하여 보았는데 졸리기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워낙에 그쪽 지방 사람들은 뉴스를 안 보아서 고육지책으로 허용했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2009.07.11 15:02
  • 프로필사진 송원섭 심지어 그 지역은 거리에서도 토플리스는 경범죄가 아니라던데... 2009.07.12 20:03
  • 프로필사진 아자哲民 이쁘지 않은 분들이 많아서 실망했다는 동료의 발언이. 2009.07.11 16:33
  • 프로필사진 -_-;;; 공중파에서도 긁어다 붙이는 사례는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론사 전체의 문제인가요? 2009.07.11 22:28
  • 프로필사진 인생대역전 에로비디오 배우들이 '앵커'라고 나오더군요...
    한국판 네이키드 뉴스에서는요...
    글쎄요...언론매체의 다양성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정치적인 발언인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자꾸만 3S정책시대가 생각나는 것이 입이 씁쓸하군요.

    솔직하게 말해서...
    '이딴 것'이 과연 뉴스라는 말을 들을 자격이나 있는지...
    그냥 대한민국에서
    정식으로 허용한 AV라는 생각외는 들지 않습니다.
    차라리 "우리 매체는 허가받은 AV니까
    어른들은 누구나 들어오셔서 돈좀 벌게 해주세요"라고
    대놓고 말하면 좋겠습니다.
    2009.07.12 12:19
  • 프로필사진 송원섭 업계 분들과 아닌 분들이 주목하는 부분이 역시 다르군요.^^ 아무튼 그건 그냥 돈 벌자는 성인용 서비스라는 점을 인정하자구요. 2009.07.12 20:04
  • 프로필사진 찬별 일반 방송삼사도 아나운서 채용 기준 일순위는 인물인 듯 하야, 그냥 지금 방송국에서 아나운서 옷만 벗겨도 똑같은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2009.07.12 16:03
  • 프로필사진 송원섭 1)그건 가능할 리가 없다는 것과 2)그런 환상을 심어준다는 것이 N.N 서비스의 성공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09.07.12 20:05
  • 프로필사진 정민호 기자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좀 안타깝기도 합니다만 우리나라는 특히 남이 공들여 알게된 지식이나 기술을 공짜로 사용하는 것을 너무나 죄책감없이 당연시하는 풍토가 만연해있는듯 합니다.

    힘들여 얻은 것들에 대하여 귀하게 생각하고 보호해주고자 하는 것이 어쩌면 결국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인데 말입니다.
    2009.07.12 23:15
  • 프로필사진 후다닥 전에 어디선가 저작권 관련 글을 읽을 때 나왔던 얘기가
    우리나라가 예전부터 "책도둑"에 대해 관대했던 전통이 남아 있어서
    남의 기술이나 지식을 도용하는데 관대한 경향이 있다는 글을 본 기억이 나네요
    긁어서 붙이는 폐해야 송기자님이 전에도 쓰신 글에서도 몇번 나왔더랬죠?
    네이키드 뉴스라는 아이템은 L였나 A이었나 해외기반 성인방송에서 했던 아이템이었던것 같은데요
    옆에 있는 후배는 PC통신 시절에 봤다고도 하고...
    하여간 대체적인 총평은 요즘같은 시절에 저게 뭐 큰 이슈가
    될것같지는 않다고 하는 평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3일안에 P2P에 뜰거라고 생각합니다... ^^
    2009.07.13 09:36
  • 프로필사진 후다닥 그리고 그 네이키드 스시는 예쩐에 황인영씨가 진행하는
    "백만장자의 쇼핑백"에서 한번 나왔다가 혼쭐이 났더랬죠..
    전부터 영화에서 그걸 보면서 대체 저게 왜 고급 아이템이 되었을까가
    몹시 궁금했습니다.
    기자님 말씀대로 회라는게 원래 좀 시원하게 먹는건데 뜨뜻 미지근하면 그게 무슨맛일지 대략 상상이 안간다는...
    2009.07.13 09:40
  • 프로필사진 흐르는강물 잠깐의 흥미유발로 매출이 발생한다는 전제하에...

    한두번 입소문이 나면서 접촉자가 많아진다면, 사업적요소는 있을거 같습니다.

    아나운서의 환상이 우리나라도 좀 높지않습니까? 특히 남자들에게는...

    그런 남자들을 위한 특화서비스로 가는건 돈을 번다는 목적만 놓고보면 괜찮은 아이디어라 생각합니다.

    돈만 번다는 목적만 놓고 보는 사업이란게 100% 나쁜 사업이란건 다들 아실거구요.

    돈만 벌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그런 생각들이 사회적으로 만연되어 있다는 것의 방증이 이런 방송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네이키드뉴스의 앵커(?)들의 출연료를 턱없이 적게주고... 방송관계자들의 월급을 적게주면서 회사면 큰 이익을 보는건 않좋을거 같습니다.

    근데, 이게 케이블방송인가요? 아니면 인터넷방송인가요?

    어쨋든 방통위가 '뉴스'란 단어를 쓰게 한걸로 보면 뭔가 수상합니다.^^
    2009.07.13 10:58
  • 프로필사진 개멍 포탈 입장에선, 매체 같지도 않은 것들 기사 안 올려주면 진성호의원에게 일러바치기 때문에 올려줘야 한다는. 2009.07.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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