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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에 처음 기사를 쓸 때부터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적이고 압축적인 표현'이라고 배웠습니다. 즉 가장 짧은 시간 사이에 사람들의 궁금증을 가장 잘 풀어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9번째 약혼'이라는 것이겠죠. 핵심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이미 8번이나 결혼한 적이 있는 엘리자베스 테일러(78)가 9번째 약혼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럼 그 다음 포인트는 뭘까요. '대체 누구와?'일 겁니다. 이름은 제이슨 윈터스(Jason Winters), 나이는 49세입니다. 그리고 흑인이죠. 지난 8번의 결혼 상대(사람 수로는 7명) 중에도 흑인은 처음입니다. 그럼 대체 몇살 차이일까요. 테일러가 올해 78세라고 되어 있군요. 29세 차이입니다.

따라서 저 제목은 과연 사람들이 '29세 연하'라는 것과 '흑인'이라는 것 가운데 어떤 팩트가 더 새롭고 호기심을 자극할까 하는 저울질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당연히 '흑인' 쪽이 더 자극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 매체들은 그것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인종차별로 치부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아예 이런 표현을 하지 않고 있지만, 아무래도 29세 연하라는 것 보다는 '첫 흑인 남편'이라는 쪽이 훨씬 관심이 갑니다. 8번째 남편이던 래리 포텐스키만 해도 이미 20년 연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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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쏟아진 외신 내용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테일러는 최근 9번째 결혼을 위한 약혼을 했는데 상대는 49세인 흑인 매니지먼트사 사장 제이슨 윈터스라고 합니다. 윈터스는 스털링 윈터스 매니지먼트 Sterling Winters Management 라는 LA의 연예 매니지먼트 회사의 공동 경영주라는군요.

얼마나 큰 회사인지는 확인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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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미 지난 2007년부터 공공연한 관계였고, 당시 테일러는 한 측근에게 "그 남자가 하와이에 멋진 집을 사줬고, 우리는 가능한 한 자주 그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78세. 1932년생. 참 멋진 할머니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너무나 한국적인 시각으로, 대체 49세인 중년 남자가 78세 된 할머니와 결혼해서 뭘 어쩌자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군요.^^ (남자와 여자의 나이를 맞바꿔도 일반 사람들의 시각은 그리 달라질 게 없을 듯 합니다. 하긴, 이 부문에선 44세 차이인 김흥수 화백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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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해서 궁금해 하실 분이 있을테니 테일러 여사의 종전 결혼 기록을 살펴봅니다. 첫 기록은 18세 때인 1950년입니다. 마지막 결혼이 1991년이니 근 20년만의 갱신이군요.

Conrad "Nicky" Hilton (6 May 1950 – 29 January 1951) (divorced)
Michael Wilding (21 February 1952 – 26 January 1957) (divorced)
Michael Todd (2 February 1957 – 22 March 1958) (widowed)
Eddie Fisher (12 May 1959 – 6 March 1964) (divorced)
Richard Burton (15 March 1964 – 26 June 1974) (divorced)
Richard Burton (again) (10 October 1975 – 29 July 1976) (divorced)
John Warner (4 December 1976 – 7 November 1982) (divorced)
Larry Fortensky (6 October 1991 – 31 October 1996) (divor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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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무래도 가장 유명한 사람은 리처드 버튼이겠군요. 제5대와 6대 남편 타이틀을 쥐신 분입니다. 꽤 옛날 일이지만, 버튼은 한 인터뷰에서 대체 테일러는 왜 그렇게 자주 결혼하느냐는 질문에 "리즈는 매우 고풍스럽고 순진한 여자라서, 한 남자를 사랑하면 그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는 배기지를 못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글쎄... 이해가 갈듯 말듯 합니다. 어쩌면 "사랑이 식으면 이혼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는 얘기를 우아하게 풀어서 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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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테일러의 걸작 중 하나인 '지난 여름 갑자기(Suddenly, Last Summer)'를 다시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 리즈의 우월한 미모를 보고 있자니 참 격세지감이 느껴지더군요. 얼마나 더 오래 사시고 또 결혼을 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국 기록은 아직 4회. 이미 도저히 따라잡을 수는 없을 듯 합니다. 어쨌든 이번엔 행복하게 해로하시길 바랍니다.


P.S. 테일러는 아마도 최고령 트위터 이용자 중 한명일 겁니다. 아직 이 아홉번째 약혼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직 올라와 있지 않군요. twitter.com/DameElizabe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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