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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신데렐라 언니'가 20회로 막을 내렸습니다. 마지막회 시청률 19.4%. 어쨌든 1위를 빼앗기지도, 위협받지도 않고 무사히 레이스를 마쳤습니다. 20%대로 내달릴 수 있는 기회는 놓쳤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성공이라고 평가할 만 합니다. 물론 시청률이 성공의 잣대냐...는 식의 뻔한 지적은 반사합니다. 당연히 '시청률 면에서의' 성공을 얘기한 겁니다. 사실 TV 드라마는 철저하게 민주주의가 반영되는 영역입니다.

품질면에선 어땠을까요. '신데렐라 언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봐도 좋을 드라마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드라마들이 악녀들을 그려냈고, 드라마가 끝날 때쯤 이 악녀들에게도 모두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는 변명거리를 마련해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그 '악녀'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심지어 그 악녀의 해피엔딩인 드라마는 없었을 겁니다. (물론 사실은 진짜 악녀가 아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신선했던 드라마는 과연 끝까지 신선했을까요. 솔직히 그렇게 말하진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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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많은 시청자들을 - 그러니까 이 드라마에 인질로 잡혀 있던 대략 전체 가구의 20%에 해당하는 시청자들을 - 애태우던 은조(문근영)과 기훈(천정명) 커플은 마지막 19회와 20회에서 연빵으로 키스신을 안겨주며 그동안의 속 태움을 보상했습니다.

사실 이 드라마의 초반 구성을 봐선 이렇게 뒷심이 달리는 듯한 모습을 보일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문제는 호흡 조절이었죠. 사실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드라마는 아버지 대성(김갑수)이 죽은 뒤부터 계속 쳇바퀴돌기를 계속했습니다. 회사는 망할듯 망할듯 망하지 않았고, 은조와 기훈은 될듯 될듯 되지 않았고, 효선(서우)은 매일 똑같은 투정과 응석을 맴돌았고, 정우(옥택연)는 정말이지 그럴 시간에 고시 공부를 했으면 변호사라도 되어 은조를 보쌈해가고도 남았을 정도로 끈질기게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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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앞부분, 10회까지 이 드라마가 한국 드라마 역사에 기록될만한 드라마였다면, 뒷부분은 그냥 '결말이 궁금해서 여기서 포기할 순 없다'는 자동시청모드 드라마였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뒷부분의 흐름을 30% 정도는 걷어내고 16부 정도에서 마무리했다면 훨씬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감히 해 봅니다.

(물론 이 드라마가 영원히 계속되기를 바랐던 분들에겐 전혀 씨알도 먹히지 않는 소리일 거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치상으로 보면 저같은 생각을 하신 분들이 결코 적지 않은 것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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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또 별다른 액션이나 사건 없이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비쳐 주는 것으로 한회 한회를 이어갔습니다. 그런 결과, 연기자 개개인의 기량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효과가 나타났죠.

칭찬은 문근영에게 집중됐고, 문근영은 정말 충분히 그런 칭찬을 받을만 했습니다. 구태여 여기서 칭찬을 더 보탤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다만 이 드라마를 끝까지 끌고 갔던 힘은 문근영보다는 역시 강숙 역의 이미숙에게서 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고전 신데렐라나 장화홍련에서도 드라마를 끌고 간 것은 역시 계모들이었죠.^ 문근영이 발군의 연기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드라마 전체로 볼 때에는 강렬한 캐릭터의 계모 역할이 역시 더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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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진짜 마음 속의 소리인 듯 좋은 말을 할 때에도 '나 계모 노릇 하는거야. 더 이상 나한테 뭘 바래?'라며 효선을 윽박지르는 강숙을 볼때는 절로 아, 하는 탄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밖에도 이 드라마는 천정명이 얼마나 낭독에 능한지, 서우에게 있어 작품과 캐릭터의 선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택연이라는 새로운 연기자가 수많은 다른 아이들 출신 남자 배우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얼마나 품격 있는 연기 자질을 갖췄는지를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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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김규완 작가의 죽은 사람 사랑은 참 여전하더군요. 마지막회 거의 마지막 장면에 김갑수의 등장 신은 '출연료 챙겨드리기'가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살 만도 했겠지만, 어쨌든 앞으로도 김규완 작가의 이름 뒤에 '아사다 지로'라는 이름을 붙이고 가게 하는 명장면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다음번에는 좀 밝은 이야기도 써 보셨으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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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한폭의 드라마 잘 봤습니다. 다만 조금 짧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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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호라... 영광이네요~ 1순위 ^^
    저도 강숙역 이미숙씨 덕분에 마지막까지 버틴 일인이어요..
    2010.06.04 08:59
  • 프로필사진 칠리 택연 캐스팅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의문스러웠는데 드라마를 보니 바로 수긍이 가더라고요. 기자님이 쓰신 대로 '품격 있는 연기 자질'을 갖추었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2010.06.04 09:26
  • 프로필사진 아자哲民 문근영양은 이제 성인연기자로 한발 더 다가갔나요?

    오늘 아침 스포츠신문 1면에는 다코타 패닝 파격노출 이라는 기사가 나오던데요.
    2010.06.04 10:08
  • 프로필사진 송원섭 할게 있을까요? 2010.06.06 07:57
  • 프로필사진 솔까말... 전 좀 생각이 다른데요...

    이 드라마는 알콩달콩 남녀커플의 사랑이야기도 아니고
    또다른 어느 악녀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드라마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지,
    어떻게 한 사람을 또 주변을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

    구은조는 처음부터 악녀가 아니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일견 악녀같습니다만
    그녀는 처음부터 양심적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자신과 엄마가
    떡하니 집안의 요지를 차지하고
    구혜선이 받을 수도 있었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는 데 대한
    미안함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구대성이 돌아가신데 대한 죄책감도 더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내면이 우그러져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구대성과 그의 딸 구효선의
    바보스러울 정도의 사랑이
    은조로 하여금 절대로 깨지지 않을 만큼 단단한 껍질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게 한 것이지요.
    아니 사랑으로 그 단단한 껍질을 점차 녹여낸 것이지요.

    어찌보면 좀 종교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구대성의 인간으로써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의
    헌신적인 사랑때문에
    절대로 치유될 수 없을 것 같았던
    무의식에까지 뿌리박은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잘 표현해 준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표면적으론 홍조커플의 이야기가 드라마의 축인 듯 하나
    두 자매가 아버지 구대성의 품 안에서
    진실로 하나가 되는 마지막 장면은
    구대성이 이 드라마의 실제 축이었음을 나타내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아쉬운 점은
    은조의 감정 변화(외부에 마음을 엶에)가
    좀 더 디테일 했었으면 하는 것과,
    아빠의 성품을 꼭 빼닮아
    엎치락 뒤치락 괴로워 하면서도
    주변을 모두 품을 수 밖에 없는 성품을 가진 효선을 다 담아내기엔
    서우의 연기력이 역부족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외에
    천정명, 옥택연, 이미숙의 연기는
    원섭님의 평과 대동소이합니다...^^

    ps.
    어떤 면에서 이 드라마가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하시는지요?
    2010.06.04 10:27
  • 프로필사진 솔까말... 앗, 쓰다보니 삼천포로...
    생각한 것을 담아내기엔 아직 한참 먼 글솜씨...;;

    전 이렇세 생각합니다.
    한 인간의 치유를 담기에 20회는 긴 것이 아니라고...
    다만 연기자들이 밀도있게 연기를 못해서
    길게 느껴진 것이라고...
    2010.06.04 10:42
  • 프로필사진 lomadr I Agree with you. 2010.06.04 13:21
  • 프로필사진 hera030 me too 2010.06.06 00:26
  • 프로필사진 송원섭 그만치 넉넉한 시간을 갖고도 은조의 내면에 대한 디테일이 부족하다 하심은... 저는 그게 너무 넘쳤다는 얘깁니다. 2010.06.06 07:58
  • 프로필사진 배리본즈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10.06.04 10:57
  • 프로필사진 Chic 좀더 짧았음 좋았을텐데 저도 너무 길었다에 한표요.

    이미숙의 연기력 때문에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미숙씨 정말 연기 잘하네요.

    또박또박 끊어읽는 듯한 대사가 약간 어색하긴 했지만 문근영도 많이 업그레이드 된거 같아요.
    2010.06.04 12:23
  • 프로필사진 저도 좀 짧았으면 더 좋았을거라고 생각해요,

    뒤로 갈 수록 질질끄는게 싫었거든요,,
    2010.06.04 13:13
  • 프로필사진 미영 "10회까지가 역사에 남을 드라마"
    백배 공감합니다...물론 죽은 구대성님의
    사랑이 여러사람을 변화시키고 감동시키는
    대목은 감동적이었지만 그렇게 길지 않아도
    되었을 듯 합니다...근영 자매가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머리를 나풀거리며 뛰던 장면도 기억에 남네요
    ...드라마 찍는게 운동 좀 되었을 것 같아요
    2010.06.04 13:35
  • 프로필사진 니자드 저와 거의 생각이 일치하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2010.06.04 14:54
  • 프로필사진 이미숙씨.. 이미숙씨 연기 좋았어요. 역시 내공이란 건 하루 아침에 되는게 아니란 것을..주연 네 은 그냥 뭐 무난..중간에 쫌 지루했었죠.그런데 택연의 품격있는 연기자질 부분은 반어법인가요? 첫 작품이라 기대치가 낮아서 뭐 무난하다고 보지만(지금 기사들에서 비난이 많긴 도) 다음 작품엔 첨이란 메리트가 없을테니 더 노력하길 바랄 뿐요.. 2010.06.04 17:18
  • 프로필사진 송원섭 택연을 비난하는 일부 시각은 과연 그걸 눈이라고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옥군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그게 실망스러웠다면 아마도 짐 캐리를 기대했던 걸까요? 2010.06.06 08:00
  • 프로필사진 nohwon 줄곧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1위로 들어오긴 했으나
    시종일관 똑같은,지루할 정도로 일정한 페이스로 달려 재미없는 레이스였다는 말씀ㅎㅎ

    p.s "OOO이 얼마나 낭독에 능한지....."
    (제가 좋아하는 유머ㅋㅋㅋ)
    2010.06.04 17:40
  • 프로필사진 송원섭 zzzz 2010.06.06 07:59
  • 프로필사진 zizizi 1, 2회의 뛰어남에 반해서 보기 시작해서 점점 힘빠져가는 드라마를 자동시청모드로 다 보고야 말았네요. 더 괜찮을 수 있었는데 참 아쉽더군요. 드라마 피디가 올린 글에는 방송국 고위층의 입김이 너무 강했다, 자기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고 하던데 과연 그런 이유일지..

    개인적으로, 끝까지 시청률 20%를 돌파하지 못한 이유를 작가의 스타일과 서우의 연기력으로 생각합니다. 지적하신 대로 구대성의 죽음 이후로 한없이 뺑뺑 돌기만 하는 구도도 그렇고, 짧게 치고 나가야 하는 순간에도 어이없이 질질이 늘어지는 대사는 답답할 때가 많았습니다. 어떨 때는 신파조로 느껴질 때도 있었죠. 특히 홍기훈이 하는, 아버지에게 다 놓고 낚시나 하고 내 나쁜 계집애랑 모시고 살 테니~ 이 긴 대사는 검찰에 끌려가는 순간까지 삼회반복되면서 처음의 아름다움을 잃었습니다. 아름다운 것도 자꾸 보면 질린다던데 전반적으로 문근영도 그렇고 모든 캐릭터들이 넋두리 조의 대사를 너무 많이 하더라는.

    어떤 기사를 보니 이 드라마 최고의 수혜주는 서우라던데, 전 드라마 보다가 서우의 그 똑같은 표정만 나오면 짜증이 나버리는, <추노>의 민폐언년 같은 상황에 몇 번 리모콘 들고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나만 그런 건지 원..

    나머지 평에 대해선 기자님의 글에 전적으로 끄덕끄덕. 이미숙 씨의 연기력에 대해서 정말 다시 한번 인정하게 되었던 계기. 참, 천정명이 얼마나 낭독에 능한지...역시 ^^b

    아니, 근데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은조는 막판에 왜 도망갔다온 겁니까? 영 쌩뚱맞던걸요.
    2010.06.05 00:17
  • 프로필사진 송원섭 자꾸 '어떤 기사'들 얘기를 하시는데 정말 요즘같으면 기자 아무나 합니다. 2010.06.06 08:02
  • 프로필사진 후다닥 민폐언년=서우...
    동감합니다..
    심지어 하녀를 보면서도 서우의 등장씬에는 몰입이 안되더라는..
    2010.06.06 08:21
  • 프로필사진 HK누라 "수많은 아이'들' 출신"이 아니라 "수많은 아이'돌'" 출신 아닌가요?
    괜한 오타 찾기 딴지인가요?
    2010.06.05 18:29
  • 프로필사진 송원섭 길게 설명하긴 그렇고, 아무튼 원래 그렇게 씁니다. 오타 아닙니다. 2010.06.06 08:02
  • 프로필사진 eunsook4155 뭘까.. 좀 어딘가 조금만 더...
    하는 아쉬움이랄까.. 그런게 자꾸 작가님한테 생기는
    드라마였읍니다. 글구 천정명이라는 배우에게는 굉장한
    실망감이 드는.. 저 배우가 연기가 원래 저랬나? 싶은 새삼 발견한 듯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였는데
    참 아쉽습니다. 글구 솔직히 서우라는 배우는 기대하지 않앗는데 오히려 더 잘하지 않앗나 햇습니다.
    정말 기대하지 않은 옥택연이라는 사람의 연기감은 아주 좋앗다고 봅니다.
    2010.06.06 20:57
  • 프로필사진 스칼렛 공감100프로입니다.일본처럼 11회정도로 끝났으면 좋았을텐데...살짝 지루했었다는 ...하지만 이미숙씨와 택연군 보는 재미에 끝까지 보긴 했습니다. 이미숙씨야 원래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택연군도 참 잘맞는 수트같은 튀지 않으면서도 균형을 잘 잡아준 것같아요^^ 아이돌이라 별 기대 안했는데 많이 놀랐어요 좋은 글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2010.06.09 17:06
  • 프로필사진 커피한잔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2016.06.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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